2008 마지막여행 나를보다 산후안(san juna)_비간(vigan)_파굿풋(pagudpud)

18
아듀 2008, ''를 보다. 여행일 : 2008년 12월 29일~31일 여행자 : Leo Danny

Upload: sung-jong-park

Post on 14-Aug-2015

39 views

Category:

Travel


3 download

TRANSCRIPT

Page 1: 2008 마지막여행 나를보다 산후안(San Juna)_비간(Vigan)_파굿풋(Pagudpud)

아듀 2008,

'나 '를 보다.

여행일 : 2008년 12월 29일~31일

여행자 : Leo

Danny

Page 2: 2008 마지막여행 나를보다 산후안(San Juna)_비간(Vigan)_파굿풋(Pagudpud)

아듀 2008, '나'를 보다.

- 1 -

Ⅰ 여행목적 왜 가야했는가?

한해를 돌아보며...새해를 준비하며...

그저 한 번쯤은 필리핀을 홀로 여행

해 보고 싶었다. 생각해야할 것도 많고,

정리해야할 것도 많았다. 돌아봐야 할

것도 많았고, 또 계획해야 할 것도 많

았다.

여행, 그 긴 인생 여정의 단면을 '지

금'으로 옮기는 것만으로도 나는 그동안

많은 것들을 차곡 차곡 정리해내지 않

았던가?

필리핀 7천여 개의 섬 중에 가장 큰

섬, 루손(Luzon). 그 큰 섬 중에 몇 개

의 도시. 그 도시 중에 바로 몇 곳.

나는 아마도 필리핀 루손지역 전 지

역을 다 돌아 보고 온 것처럼 말하겠지...

하나님 앞에, 자연 앞에, 역사 앞에, 그리고 사람들 앞에 겸손해 질 수 밖에 없었던

아주 짧았던 '벌써'의 추억들을 조용히 되짚어 본다.

준비물

세면도구, 성경, 노트, 책(가르칠 수 있는 용기), 놋북, 카메라(SD 2GB),

속옷, 양말, 긴팔 1벌, 긴바지 1벌, 담요, 수영복세트, 돈

Page 3: 2008 마지막여행 나를보다 산후안(San Juna)_비간(Vigan)_파굿풋(Pagudpud)

아듀 2008, '나'를 보다.

- 2 -

Ⅱ 여행일정 세부일정 소개

날짜 출발시간 목적(지) 이동수단 요금/가격 비고

12.29

7:10 SAN JUAN(LAOAG행) PARTAS P104SAN FERDINANDO CITY

SeBay 하차

9:05SeBay/Billabong Resort 트라이시클 P50 SeBay에서 하차하면 절약

Surfing~WOW Surfing Board P400/1hr 강습비(P200) 포함, 2hrs

12:00 점심식사 SeBay 내 식당 P365/2인 꽤 비싼 편이지만...

13:30 비간 시골(^^)버스 P150SeBay 정문에서 승차

완전시골버스, 속도최고

17:00 숙소탐방: Gordion Hotel 트라이시클 P40 Standard P1800 으악~

17:30 숙소결정: EL JULIANA 트라이시클 P40 Standard P900 오예~

19:00 Cafe Leona 두 다리 P445/2인Bagnet, BBQ, Ice Tea

P.445/2인, Ice Tea 최고

12.30

7:00~11:00 비간

아침식사 Mc Donald P60 난 금식

헤리티지빌리지

칼레사(Calesa)마차한대 P150/1hr

2시간 정도면 거의 다 돌

수 있을 것 같았다.

P300/2.5hr (칼레사

아저씨가 잘 해주셨다)

종탑 및 성당

박물관/동물원

히든가든

12:00 점심식사 Max's R. 두 다리 P255/2인

12:50 PARTAS 버스터미널 트라이시클 P45

13:35 LAOAG PARTAS P121

15:45 파굿풋행 버스터미널 트라이시클 P25 ※내린 곳과 다름

16:00 파굿풋 미니버스 P70 2시간소요

18:00 숙소: 준&캐롤 트라이시클 P50 Soud 비치, 민박수준

18:30 EmohruoBeach Restobar 두 다리 P264 숙소 바로 옆

12.31

7:00 해변즐기기 추웠다

8:45 라왁 미니버스 P70 1시간 45분 소요

10:55 비간 완행버스 P120PARTAS 운행안함 ㅜㅜ

2시간 50분 소요

13:55 산 페르디난도 완행버스 P180 4시간 40분 소요

18:40 바기오 완행버스 1시간 50분 소요

21:15 바까껭 노르떼 택시 P200 200페소 짜리 치킨과 바꿈

여행일정은 네이버 지식IN을 참고했다.

JIC어학원에 다니는 한 여학생이 친구들과 여행한 내용을 잘 정리해 놔서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그 외 떠다니는 정보들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만나보지는 못

했지만 같은 지역을 동일하게 밟아 보았던 그들께 감사드린다.

세부일정 정리

Page 4: 2008 마지막여행 나를보다 산후안(San Juna)_비간(Vigan)_파굿풋(Pagudpud)

아듀 2008, '나'를 보다.

- 3 -

Ⅲ 여행지 San Juan Vigan Pagudpud

San Juan 첫째 날 이곳에서 반드시 파도를 타보고 싶었다. 미국 캘리포

니아 해변에서 Surfing하는 미국 남자들이 얼마나 멋져

보였는지 모른다. 난 못할 것만 같았던 파도타기,

Nothing is impossible~

찾아가는 법

SM CITY 바로 아래 PARTAS 버스 터미널에서 라왁

(LAOAG)행 버스를 타고 가다가 산페르디난도(SAN

FERDINANDO CITY) 지나서 5~10분 정도 더 가다보면

왼쪽 편에 Surf Central SeBay라는 간판이 보이는데 거

기서 내리면 된다.

SAN JUAN에서 내려서 찍은 사진

PARTAS 버스터미널 LAOAG

Page 5: 2008 마지막여행 나를보다 산후안(San Juna)_비간(Vigan)_파굿풋(Pagudpud)

아듀 2008, '나'를 보다.

- 4 -

Surfing1)

보기 보다 쉬운 것도, 그렇다고 어려운 것도 아니

었다. 한 10분 설명 듣고 1 시간 Wigi라는 강사(중

2 정도 보이는 아이)에게 파도 타이밍을 맞추는 법

을 배웠다. 사실 배웠다기 보다는 그 강사님이 친절

히 'Pedal~'하며 밀어 주셨다. 난 그 소리만 기다렸

다가 열심히 팔을 젓고 타이밍에 맞춰 재빨리 보드

에 몸을 맡겼다. 이번 11월

체험학습 때

보드를 탔던 것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

역시 나란~^^ㅋ

그렇게 1시간 동안 한 열 번 정도

Surfing을 즐겼고, 'Surfing 별 거 아니

잖아' 라는 자만심으로 파도를 무시할

때 쯤 약속했던 1시간이 다 지났다.

한 시간 더~?

대니와 '한 시간 더 이제 우리만의 운

동신경으로 맘껏 즐기자' 는 암묵적 합

의를 보고, 힘껏 물살을 저어 바다 한

가운데에서 파도를 기다렸다. 그런데 이

게 웬일인가? 남들은 잘도 타는 것처럼

보이는데, 나는 타이밍 맞추는 것도 이

렇게 어려울 줄이야! 심지어 내 옆의 어

린 아이까지 5번이나 환성을 지르며 보드에 오르는데 나는 1시간 동안 한 번도 보드 위에 올라가

보지도 못했다. 한 없이 더 큰 파도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결국 힘이 빠졌다...

'어쩌면 이 일정한 파도처럼, 우리 각자의 인생에 주어지는 기회도 일정한지 모른다. 그런데 나는

그 기회를 올라탈 준비가 되어있었던가? 혹여나 나의 자만심으로 인해 몇 시간을, 아니 몇 년을 기

다리다 그냥 흘려 보낼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아니었던가? 파도에 오르기만 하면 되는 것인데도...'

1) Surfing :널판지에 올라 파도를 타는 것으로서, 엎드려 팔을 저어야 하므로 가슴이 매우 시리다. 두 남자의 사진 중 한 남성

의 빨개진 가슴을 보라. 2시간 타면 거의 다 저렇게 된다. ※파도에 대한 예의로 반드시 상의를 착용할 것!

Page 6: 2008 마지막여행 나를보다 산후안(San Juna)_비간(Vigan)_파굿풋(Pagudpud)

아듀 2008, '나'를 보다.

- 5 -

Vigan으로 가는 버스 안의 풍경 가는 길에 바다가 보이고, 날이 저물었다

Vigan 첫째 날 도착 둘째 날 여행

바기오에서 북쪽으로 140km 떨어진 남중국해 연안에 있다. 코르디예라센트럴산맥에서 흘러드는

강어귀의 북쪽에 자리한다. 1572년 스페인에 의해 세워진 오래된 도시로, 창설 당시의 도로가 아직

도 남아 있다. 이곳은 Unesco World Heritage로 지정되어 있고, 그 당시 성당과 종탑으로 유명하

다.

이동방법

굳이 PARTAS 버스터미널로 다시 갈 필요가 없다. SeBay 앞에서 기다리면, Vigan 이라는 명찰

을 달고 수많은 버스가 지나간다. 그저 맘에 드는 버스를 고르기만 하면 된다.

우리는 필리핀 현지인이 애용하는 청정바람 나오는 버스를 타고 3시간 30분을 달렸다.

여행을 떠날 때 동무가 있다는 것은 항상 즐거운

일이다.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날 지 모른다는 것도

여행의 묘미 아니겠는가.

'아무 것도 해 준 것이 없는데도 나를 좋아 해줬던

이 아이에게 감사한다. 그 때 내가 이 아이에게 줄만

한 것이 있었다면 많은 것을 내 주었을 것이다.'

Page 7: 2008 마지막여행 나를보다 산후안(San Juna)_비간(Vigan)_파굿풋(Pagudpud)

아듀 2008, '나'를 보다.

- 6 -

World Heritage Vigan City의 이모저모

여행 팁

비간에는 칼레사(Callesa)라는 마차가 트라이시클 만큼 많이 있다. 트라이시클은 한 명당 10페소

이고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곳에서 칼레사만큼 운치 나는 것은 없다. 칼레사에는 5명까지도 탈

수 있지만 대개 2~3명 타면 만석이다. 칼레사 한 대당 한 시간에 담합된 그들만의 가격은 150페소

인 것 같다. 하지만 필리핀 여행의 장점은, 가격에 관한 한 언제 어디서나 '협상의 법칙'이 적용된다

는 것! 우린 아저씨가 친절히 잘 구경시켜주셔서, 2시간 30분에 300페소를 아깝지 않게 지불했다.

칼레사의 이동경로

출발

도착

Page 8: 2008 마지막여행 나를보다 산후안(San Juna)_비간(Vigan)_파굿풋(Pagudpud)

아듀 2008, '나'를 보다.

- 7 -

Vigan의 야경

비간의 야경은 마치 유럽의 한 도시에 빠져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는 말을 들어서 인지 아직

유럽여행을 못해 본 나로서는 적어도 어떤 감흥의 단서라도 잡아볼 수 있지 않을까 했건만...어쨌든

사진으로라도 감상해 보자.

비간의 야경은 유럽의 건축양식과 한국의 풍물시장문화가 오묘하게 조화된 듯한 느낌이다. 자갈로

깔린 길과 고풍스런 분위기의 집이 어우러져 유럽을 만들어 내는가 하면, 좌우의 문 곳곳에서 골동

품과 기념품을 판매하는 것을 보노라면 이내 내가 황학동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곤 했다.

비간에서 유명하다던 Cafe Leona.

이곳을 찾았을 때의 감사함은 이루 말 할 수 없었지만,

음식은 글쎄다. 수많은 메뉴 중에 두 개 밖에 맛을 안

봤기에 장담할 수 없지만 그래도 가격대비(총 P445) 글쎄다.

다만, 아이스티는 정말 최고였다.

입안의 모든 잡다한 맛을 휩쓸어 목을 넘어가는 그 시원함이여~!!!

Page 9: 2008 마지막여행 나를보다 산후안(San Juna)_비간(Vigan)_파굿풋(Pagudpud)

아듀 2008, '나'를 보다.

- 8 -

Vigan의 숙소

원래 우리가 묵고자 했던 곳은 인터넷 왈, 다 좋

으나 온수가 안 나온다고 정평이 나있던 Gordion

Hotel이다. 그래서 별다른 고민 없이 버스에서 내

렸을 때 트라이시클을 타고 Gordion Hotel로 가

자고 했다. 그런데 이럴 수가!

가는 날이 장날이었던 지라, 이미 방이 다 찼고,

1800페소 짜리와 2400페소 짜리 Suites Room이

남아 있다는 것 아닌가! 이곳에서 자면 교사와 학

생 간에 우애가 더욱 더 깊어질 수도 있겠지만, 우

린 그 우애를 잠시 미루기로 했다.

다시 트라이시클을 잡고, 아무 곳이나 가격 적당한 Hotel이나 Inn으로 가자고 했다.

첫 번 째 이름 모를 호텔은 3200페소짜리 밖에 남지

않았다기에 두 번 고민 안하고, 다시 Go Go~

두 번 째 도달하게 된 EL JULIANA HOTEL.

트라이시클 기사가 우리들이 800~900페소 짜리 방

을 찾는다고 설명하자, 아주머니가 900페소에 합의하자

고 했다. 난 두 번 고민 안하고, OK.

겉으로 보기엔 허름했으나, 속은 그래도 실속 만점.

풀장도 있고, 숙소시설도 나름 깨끗한 편이었다. 특히

온수가 나온다는 것은 Gordion Hotel에 비해 정말 큰

경쟁력이었다.

어짜피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지역으로 간 여행.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아니라, 찾는 만큼 알게 된다.'

Page 10: 2008 마지막여행 나를보다 산후안(San Juna)_비간(Vigan)_파굿풋(Pagudpud)

아듀 2008, '나'를 보다.

- 9 -

칼레사 vs 트라이시클

VS

• 장점: 경쾌한 말발굽소리와 함께하는 고풍스러움

• 단점: 비싼 가격과 기동력 떨어짐

• 유사점: 말똥냄새

• 장점: 신속 정확한 기동력과 가격경쟁력

• 단점: 비좁은 의자와 먼지 먹는 하마신세

• 유사점: 오토바이 매연냄새

필리핀의 단면

그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성당벽에서는 아이러니하

게도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나 있다.

사람이 잘 보는 곳은 치장이 되어있지만, 사람이

잘 보지 못하는 곳은 전혀 관리가 되어있지 않았다.

거의 400년에 가까운 전통적인 가슴 아픈 역사를 완

벽하게 재현하고 싶지는 않아서일까...그들의 성당은

야누스가 되어 있었다.

'나는 겉과 속이 어떤 사람인가?

보여주기 위한 속과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겉이 이

성당처럼 교묘히 공존하고 있지는 않은가?'

Page 11: 2008 마지막여행 나를보다 산후안(San Juna)_비간(Vigan)_파굿풋(Pagudpud)

아듀 2008, '나'를 보다.

- 10 -

그 외 비간에서의 사진들

Page 12: 2008 마지막여행 나를보다 산후안(San Juna)_비간(Vigan)_파굿풋(Pagudpud)

아듀 2008, '나'를 보다.

- 11 -

Pagudpud 둘째 날 도착 셋째 날 여행

비간과 파굿풋에 관한 기사(매일경제 2008년 7월 6일자)가 있어서 이것으로 설명을 대신해 본다.

그렇다. 우리는 이러한 곳을 기대하면서 그 머나먼 여정을 마다않고 엉덩이가 짓누르도록 북쪽으

로 오르고 또 올라 갔다. 그러나 우리가 가장 기대했던 것은 그 어떤 경관보다도 498페소면 먹을

수 있다던 랍스타였다. 랍스타는 시즌이 아니었고, 날씨는 추웠기에 파굿풋은 결과적으로 그 어느

것 하나 우리의 기대감을 채워주진 못했다. 우리가 챙겨간 라면이 그나마 큰 위로가 되었을 뿐...

Page 13: 2008 마지막여행 나를보다 산후안(San Juna)_비간(Vigan)_파굿풋(Pagudpud)

아듀 2008, '나'를 보다.

- 12 -

깨끗한 외관쾌적한 실내

비간행 버스 파굿풋행 버스 외관 파굿풋행 버스 속내

이동방법

비간에서 파굿풋까지 직통으로 가는 교통수단은 단 한 가지, 걸어서 가는 것이다. ㅋㅋ 따라서 파

굿풋으로 가기 위해서는 LAOAG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 파굿풋행 미니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버스 총집합 비교 • 대조

1. PARTAS 고속버스

필리핀에 이런 버스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좋은 버스이다. 실내

내부도 깨끗하고, 가격이 비싼만큼 에어컨이 있어 춥다.

그러나 우리나라 우등버

스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

로 비좁다는 것과, 이 버

스의 품격상(^^) 정거장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

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여

기저기 정차하지 않는 곳

이 없다는 것이 큰 장점이

자 단점이다.

2. 완행버스(미니버스)2)

몇 개의 고속버스 회사가 있는 지 파악이 안될 만큼 다양하다. 이 버스는 가격이 저렴하고, 바깥

의 청정공기를 그대로 마시거나 머리 말리는 것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승객의 집앞마

다 정차해 주는 것과 노선 내 도시 정거장에서는 사람이 거의 다 탈 때까지 몇 십분이고 기다려 준

다는 배려심이 넘치는 버스이다.

2) '완행버스'라는 명칭은 필자의 자의적 정의임. 엄연히 이 버스들도 '고속버스'라고 적혀 있음

Page 14: 2008 마지막여행 나를보다 산후안(San Juna)_비간(Vigan)_파굿풋(Pagudpud)

아듀 2008, '나'를 보다.

- 13 -

라왁행 버스 외관

산 페르디난도행 버스 내부바기오행 버스 외부

라왁행 버스 내부 & 안내원

버스로 알게 된 문화충격

• 안내원이 있다: 기억력 좋은 안내원은 승객이 어느 곳에서 탔고, 어디에서 내리는지에 맞추어

가격표를 떼어주고, 돈을 받는다. 정차할 땐 음료를 배달해주는 일명 '번개'가 되기도 한다.

• 버스시간표만 믿었다가는 큰 일 날 수 있다: PARTAS같은 경우는 출발시간이 정해져있어서

신뢰해도 된다. 그런데도 정작 12월 31일에는 한 해의 마

지막이라고 오전 10시에 바기오행 막차로 갈음해 버린, 내

생각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 그 전날 라왁에서 그

런 공지가 떡~ 붙어 있었다면 우린 파굿풋에서 아침 산책

을 그렇게까지 즐기지는 않았을 것이다. 30분 전에 떠나버

린 바기오행 막차를 놓치고 나서의 허전함과 불안함이란...

우린 결국 끝없는 '유랑자적 상상력'을 동원해 분명히 완

행버스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고, 트라이시클 기사의

도움으로 비간행 완행버스, 산페르디난도행 완행버스, 바기

오행 완행버스를 갈아타고 바기오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물론 몇 번 정차했는지, 얼마나

졸았는지도 모른다. 거의 13시간 동안 정차와 기다림을 반복해서 파김치가 되었지만, 그래도 밤

11시 송구영신예배를 드릴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했던지...

Page 15: 2008 마지막여행 나를보다 산후안(San Juna)_비간(Vigan)_파굿풋(Pagudpud)

아듀 2008, '나'를 보다.

- 14 -

깨끗한 숙소 내부 공사가 마무리 안 된 숙소 외부

파굿풋의 숙소

파굿풋엔 숙소가 많은 것 같다. 다만 밝은 날에 살펴본 바에 의하면 APO IDON을 제외하면 나머

지는 대개 우리나라의 민박집과 같다. 우리가 묵었던 'Jun & Carol'도 공사가 끝나지 않은 것인지

그냥 중단해 버린 지 모를 형태의 민박집이었다. 인터넷의 정보대로 트라이시클 기사에게 숙소를

물었더니, 두 말 않고 Jun & Carol로 모셔다 주었다.^^

가격은 1000페소. 그러나 나는 인터넷에 다녀가신 분은 800페소에 묵었다고 말했더니, 아주머니

께서 800페소에 아래와 같은 방을 제공해 주셨다.

Emohruo Beach Restobar

우리가 파굿풋에 거는 기대 중 하나는 랍스타였다. 그

기대감에 어둠을 헤치고 찾아간 음식점에서의 대답은

NO. 얼마나 매정하던지...다른 것이라도 개척해보자고 주

문했던 'New York Cut'. 오호 통재라! 먹는 데 10분도

안 걸린 이 음식이 나오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1시간 30

분. 그리고 그날은 매우 바람이 많이 불었다는 것...ㅠㅠ

Page 16: 2008 마지막여행 나를보다 산후안(San Juna)_비간(Vigan)_파굿풋(Pagudpud)

아듀 2008, '나'를 보다.

- 15 -

밤에 보였던 백사장

낮에 보았던 깨끗한 모래사장

모래사장에서 만난 야자수, 안녕~

리틀 보라카이, 파굿풋의 해변

우리가 갔던 비치는 Soud 비치였다.

그곳은 여기 파굿풋의 3대 비치 중 하나라고 한

다.

야심한 밤에 도착하여 바라보게 된 바닷가는 내

가 그리워해 왔던 보라카이의 일면이었던 지라 나

는 내일 행하게 될 침례식을 거룩히 기다리는 입

교자의 마음으로 잠을 청하였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밤새 불었던 바람소리에 모래가 놀랬던지 모래

의 색깔이 잠시 홍조를 띄고 있었다는 것을 제외

하고는 바다는 아름다웠다.(난 모래의 창백함을

기대했었다.^^) 어제 밤 손 발 불어가며 기다리던

저녁식사 때의 너스레는 온데 간데 없어 지고, 차

분한 일상으로 돌아와 바다와 모래를 밟았다.

파도만 보면, 파도타기가 생각나는, 온기

가 아직 떠나지 않은 뜨거운 경험과는 다

르게, 하늘에 걸린 야자수만 보면 생각나

는, 냉기가 덮칠 수 없는 따뜻한 추억이 있

다.

암미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의 한 달.

저 야자수가 봉화대가 되어, 내 소식을

그곳에 전해 줄 것만 같다.

'난 아직 잘 있다고...잘 하고 있다고...

그 때의 약속 잊지 않고 있다고...'

Page 17: 2008 마지막여행 나를보다 산후안(San Juna)_비간(Vigan)_파굿풋(Pagudpud)

아듀 2008, '나'를 보다.

- 16 -

아직도 가야할 길과 금세 묻혀진 길

파굿풋에서의 묵상

모래 위를 걸으면 발자국이 선명하게 생긴다.

그러나, 조금만 지나보면 금세 그 발자국은 파도에 의해 사라진다. 불과 몇 초도 안 된 사이에 내

행적은 도무지 형체를 알 수 없게 된다.

인생도 이와 비슷한 것 같다.

힘을 내어, 혹은 열정을 가지고, 혹은 사명을 가지고, 혹은 야망을 가지고 길을 걷다보면 인생의

무게는 분명 깊이 있는 발자국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인생의 시간이라는 파도는 어느

새 그 행적을 비웃기라도 한 듯 한 순간 그것을 휩쓸어 버린다. 내가 뒤돌아 보지 않았다면 내 발

자국이 그렇게 희미해졌는지도 알지 못했으리라. 아직도 걸어 가야 하지만 현재는 금세 사라져 파

편만 남기는 것이 나의 삶...난 무엇을 쫓아 그리도 황급히 가고 있는가?

다시 한 번 뒤를 돌아 본다.

파도가 발자국을 덮치는 그 순간, 나의 모든 과거가

사라지고 미래도 기약없어지며, 바로 지금만 남는 그 순

간의 내 마음을 들여다 본다. 절망과 희망이 현재라는

현실로 수렴하고 있는 파동의 중첩이 내 눈에 들어온다.

나의 과거를 앗아간 파도의 아지트에 쌓여있을 내 발내

음이 맡아진다.

"Leo, 지금 넌 어떻할꺼니?"

"그래도 난 꿋꿋히 걸어 갈꺼야!"

Page 18: 2008 마지막여행 나를보다 산후안(San Juna)_비간(Vigan)_파굿풋(Pagudpud)

아듀 2008, '나'를 보다.

- 17 -

- 끝. -

Ⅳ 여행을 마치며 아직은...

마지막 에피소드

머나 먼 여정을 마무리하고 바기오에 무사히 도착했을 때,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어쩌면 한해

를 마무리 하는 것과 새해 아침을 맞이하는 것을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보낼 수 도 있었는데 유랑

자적 상상력의 도움으로 바기오까지 무사히 올 수 있었으니 말이다.

바기오 번햄파크 옆의 터미널에 내린 우리는 한 해를 놀래켜 떠나보내는 필리핀 사람들의 폭죽소

리를 들었다. 그 소리도 잠시...내리 완행버스를 타느라 챙기지 못한 끼니 때문에 배고픈 속을 달래

기 위해 숯불구이 치킨을 한 마리 샀다. 한 마리당 199페소였으니 여기 음식치고는 꽤 비싼 편이었

다. 치킨의 온기에 따뜻한 손, 이것을 먹으려는 생각에 따뜻한 마음, 그리고 이젠 바기오라는 안도

의 따뜻함이 내게 평안을 가져다 주었다.

그리고 난 후 대니와 택시를 잡으려고 손을 뻗었다. 그러나 이게 웬일인가! 30분이 지나도 택시

가 잡히지 않았다. 사람이 타지 않은 택시는 분명 많이 있는데 집에 간다며, 같은 방향이 아니라며

태워주지 않는 것이었다. 혹은 본인도 연말을 집에서 보내야하니 그냥 집에 가야한다는 것이었다.

대니와 번햄파크 이곳 저곳을 누비며 택시를 잡아보았으나, 잇따라 실패하고 우리는 왠지 한적할

것 같은 키사드로드 쪽으로 발걸음을 옯겼다. 그리고 택시든 아니든 보이는 대로 수차례 손을 흔들

었지만, 역시나 택시 한 대를 잡지 못했다.

그러던 중에 택시 한 대가 지나갔다. 운전수만 있는 것을 보고 달려가서 물었다. 택시기사의 대답

은 참 엉뚱하였다. "I'm hugry." 배가 고파서 운행안하겠다는 것이었다. '9시 반이 넘어가는데 식사

도 안하시고 운전하시나' 라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내 입에서 "I have a chicken. I will give it to

you." 하는 소리가 재빠르게 빠져나왔다. 그리고 그 기사가 호감을 보이자 마자 동시에 이것은 200

페소 짜리라고 큰소리를 쳤다. 택시기사님의 대답은, "OK." 였다. Oh~Yes!!!

얼마나 택시가 안 잡혔으면, 그렇게 먹고 싶던 치킨을 팔아 택시를 잡아야만 했던가. 꼭 택시비보

다 훨씬 많은 값을 지불해야만 했던가! 이젠 다 왔는데, 이젠 안전지대인데, 이젠 정말 조금만 더

가면 되는데... 안심궤도로 진입했던 그 순간 예상 밖의 아주 사소한 일이

얼마나 나를 조급하게 만들었던가!

이번 여행의 결말은 다시 한 번 나를 돌아보게 하였다.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된다.

아직 모든 목표가 완결지어진 것은 아니다.

아직도 가야한다. 조급해하지 말고 즐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