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48
FASHION ARCHIVE JOHNNY HATES JAZZ VOLUME ONE. FALL 2010 - FALL 2009 reborn[ ribbon] graphy

Upload: shin-dongwoo

Post on 10-Mar-2016

227 views

Category:

Documents


6 download

DESCRIPTION

ⓒ 2010 Reborn Graphy. All right reserved.

TRANSCRIPT

Page 1: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FASHION ARCHIVE

JOHNNY HATES JAZZVOLUME ONE. FALL 2010 - FALL 2009

reborn[ribbon] graphy

Page 2: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Page 3: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나는 땅 끝까지 가 보았다.

물이 있는 곳 끝까지 가 보았다.

나는 하늘 끝까지도 가 보았고,

산 끝까지도 가 보았다.

하지만 나와 연결되어 있지 않은 것은

하나도 발견할 수 없었다.

나바호족의 노랫말 중

Page 4: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들어가는 글

내가 인터뷰집을 내겠다고 했을 때 주위에선 이렇게 말했다. “네 일이나 잘하지 누가

누굴 인터뷰해? 그것도 네 돈 들여가며.” 참으로 혹독한 반응이었다. 디자이너가 디

자이너를 인터뷰한다는 게 충분히 의아한 일일 수 있다. 그것도 패션에 대해 쥐뿔도

모르는 그래픽 디자이너가 패션 디자이너를 인터뷰한다니. 이같이 무모한(?) 인터뷰

작업을 시작하게 된 건 패션 산업에서 아카이브(Archive, 기록 보관소)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국내 패션 브랜드의 수와 그 규모는 파악이 불가능할 정도로 방

대하며 상당한 양의 옷을 디자인하고 있지만 그렇게 디자인한 옷에 대한 아카이브는

전혀 디자인되고 있지 않다. 아니, 디자인하기 어렵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시

즌을 마치면 바로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하고, 이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브랜드(?)

하나가 자리 잡아간다. 그렇게 자리 잡은 브랜드의 안을 들여다보면 아카이브가 전혀

존재하지 않아 뿌연 안개 속을 걷는 기분이다. ‘전지전능한 인터넷에는 그 흔적이 조

금은 남아 있겠지?’라는 일말의 기대를 가지고 서핑을 시도해보지만 건진 건 단편적

인 홍보 기사와 이미지들뿐이다. 그들의 아카이브가 체계적으로 잘 디자인된다면 상

당히 고무적인 결과와 함께 패션이 좀 더 흥미롭게 느껴질 것이라고 생각해 디자이너

를 직접 찾아가 보았다.

“상당히 많은 옷이 디자인되고 있지만 그에 관한 기록은 정보로서의 가치를 찾기 어려

운 자료뿐이다. 또한 지금까지 패션은 상품적인 부분만 강조해 그 안에 담긴 이야기가

표출되지 않아 아쉬웠다. 결과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부터 디자이너의 가치관을 담은

아카이브 작업을 인터뷰라는 라이브한 형식으로 부드럽게 풀어보고자 한다. 이를 통

해 패션을 공부하고 즐기는 이들에게 작으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라는 멋쩍은 홍

보(?) 멘트에 디자이너 최지형은 이렇게 답변했다. “상당히 의미 있는 작업이다. 나도

그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일부 블로거들이 단편적인 이미지로 보여주는 수

준이다. 해외에서도 국내 패션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알고 싶어 하지만 내비게이션

‘디자인’이 필요한 그들의 아카이브

Page 5: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이나 매핑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이 같은 작업이 쌓이면 그것에 대한 모태가 만들

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진심 어린 격려에 힘을 얻으며 매체가 지녀야 할 속성

과 브랜드 PR 사이에서 외로운 줄다리기를 시작했다.

쟈니 헤잇 재즈에 대한 관심은 지난해 제너레이션 넥스트 컬렉션이 열렸던 더 베일리

하우스에 걸린 대형 플래카드 속 최지형의 프로필 사진에서 시작됐다. 머리를 깔끔하

게 뒤로 묶고 옆으로 돌아 무언가를 응시하는 최지형의 모습에서 묘한 에너지가 느껴

졌고, 그때부터 그녀의 컬렉션에 관심을 갖게 됐던 것이다. 그 후로 반년이 지나 제너

레이션 넥스트로써 주어지는 세 번의 컬렉션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나서 휴가도 제대

로 다녀오기 어려웠던 그녀에게 ‘최장 시간의 인터뷰였다’는 몹쓸 훈장을 받아내게 되

었다. 그녀가 인터뷰 내내 보여준 유연한 말솜씨와 중성적인 보이스는 파워풀하게 성

장한 브랜드를 대변하기에 충분할 만큼 위엄 있었고, 끊이지 않는 요청 사항에도 필요

한 자료를 꼼꼼하게 챙겨주신 길희주 팀장님을 비롯한 쟈니 헤잇 재즈 식구들 모두에

게 특별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디자이너 최지형의 인터뷰 아카이브를 통해 그를 좀 더 잘 이해

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그로 인해 패션이 더욱 즐거워졌으면 좋겠다.

2010년 6월

신동우

Page 6: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Page 7: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Page 8: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CONTENTS

FALL 2010

DREAM OF NAVAJO

SPRING 2010

COSMIC BLOOM

FALL 2009

CONNECTION

CHOI JI HYUNG

DESIGN PHILOSOPHY

8

20

28

34

인터뷰 내용 중 외래어나 외국어의 경우 따로 원어 표기를 하지 않았으며,

패션 전문 용어를 사용했음을 밝힙니다.

Page 9: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Page 10: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8 | 9

리본그라피(이하 리본): 지난 시즌에 이어 많은 호평을 받았는데요, ‘나바호족’이라는

에스닉한 소재를 브랜드 특유의 색깔을 유지하며 흥미롭게 푸셨어요.

최지형(이하 지형): 이번 시즌에 ‘Dream of Navajo’라는 주제로 쇼를 전개해봤어요.

매체를 통해 사라져가는 원주민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 번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

을 가지게 되었고, 리서치를 하다 보니 나바호족이 인디언 부족 중에서 규모와 생활력

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문화를 형성했다는 걸 알게 되었죠. 영화 <아바타>에 나오는

나비족의 모티브로도 유명하고요. 재미있는 요소가 많았고, 그들이 지닌 화려하고 전

통적인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면 굉장히 멋진 쇼가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표면

적으로 보이는 면 말고도 좋은 메시지가 있잖아요. 이런 이유로 시작하게 됐는데, 접

근할수록 더욱 흥미가 생겼어요. 그들의 나바호 러그나 블랭킷 패턴을 그래픽적으로

재구성하고, 장신구를 컨템퍼러리하게 해석하고 상품화할 수 있는 디테일이 많아 작

업 과정 내내 즐거웠던 컬렉션이었어요. 쇼 전반부는 저희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보

여주는 클래식한 아이템으로 구성했어요. 베스트나 클래식한 세미 슈트로요. 저 같은

경우 컬렉션 초반에는 콘트라스트를 강하게 보여주지 않고 브랜드의 주력 아이템으

로 전개하거든요. 이번 컬렉션의 첫 번째 피스도 베이식한 베스트 아이템이잖아요. 포

켓을 위트 있게 배열하고 허리는 밴드랑 맞물려서 버튼이 채워져요. 팬츠에 단추가 달

려 있어서 베스트에 단추를 채우면 점프슈트 느낌이 나면서도 따로 떨어지기도 하는

디자인이에요.

리본: 이번 컬렉션을 보면서 MBC에서 방영했던 <아마존의 눈물>이 생각나더라고요.

이슈를 잘 반영한 컬렉션이었다고 생각해요. 뿐만 아니라 음악, 영상 등의 코워크가

흥미로웠어요.

FALL 2010

DREAM OF NAVAJO

SEOUL FASHION WEEK GENERATION NEXT

MARCH 28, 2010

Page 11: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FALL 2010 DREAM OF NAVAJO

Page 12: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지형: 저희 브랜드가 컨템퍼러리 디자이너 브랜드잖아요. 에스닉한 무드로 느껴질 수

있는 ‘인디언’이라는 모티브를 반전시켜 옷으로 나타내는 부분을 모던하게 풀어냈고,

그 외적인 장치로 영상이나 퍼커션 연주 또한 에스닉 무드를 살리되 모던한 느낌을 잃

지 않도록 했어요.

리본: 어떤 분들과 함께 진행하셨나요?

지형: 음악은 DJ 테오라는 분이 맡아 일렉트로닉한 음악을 만드셨고, 영상은 미디어

아티스트 이재엽 씨와 함께 진행했어요. 그리고 전체적인 음악과 영상 콘셉팅은 아트

디렉터 박건영 씨와 프로듀서 안혜정 씨와 함께 했어요. 즐거운 작업이었어요.(웃음)

리본: 쇼 오프닝에 사용하는 영상이 세련미가 떨어져 컬렉션을 해하는 경우도 많은데,

콘셉트를 명확하게 보여주면서 밸런스가 잘 유지되었던 거 같아요. 영상에서 특별히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요?

지형: 일단 그들의 모션 자체가 굉장히 에스닉하잖아요. 그걸 모던하게 푸는 것에 포

커스를 맞추었어요. 보통 ‘인디언’ 하면 화려한 색깔을 떠올리는데 저희는 기존 컬러감

을 재해석해 모던한 블랙&화이트를 사용했죠.

리본: 타악기 연주도 상당히 재미있었어요. 전체적인 구성에 신경을 많이 쓰신 거 같아요.

지형: 네, 인디언적인 소스를 가미한 영상과 음악을 만들어 쇼의 흐름을 도왔어요. 저

희 브랜드 초반부터 함께 작업해온 아트 디렉터 박건영 씨와 함께 컬렉션에 대한 이야

기를 나두던 중 ‘기존 음악을 믹싱하지 말고 직접 만들어보면 어떨까’라는 의견이 나

나바호족은 인디언 중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종족으로 약 9만 명에 이른다.

북아메리카 남서부인 뉴멕시코, 애리조나, 유타주 등에 살며 원래는 수렵과

식물채집으로 생활하였으나 이웃에 사는 푸에블로족으로부터 농경기술을

도입하였다. 모계적 친족조직을 가지며 결혼하면 처가 근처에 자리를 잡는

경향이 많다.

10 | 11

Page 13: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쟈니 헤잇 재즈의 세번째 컬렉션 ‘Dream of Navajo’에서 선보인 오프닝

영상은 나바호족이라는 에스닉한 소재를 블랙&화이트의 모던한 컬러감

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적이다.

왔어요. 지금까지 저희 컬렉션 음악의 맥락을 이어갈 일렉트로닉적 요소가 있는 음악

을 만들어주실 분을 소개받았는데 그분이 DJ 테오 씨예요. 그분에게 우리 브랜드에 대

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 영상 콘셉트와 옷을 소개했어요. 그리고 기존의 그루브하

고 펑키한 리듬의 음악을 함께 들으며 우리가 원하는 리듬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어요.

퍼커션 하시는 분들도 일렉트로닉 음악이 녹음된 몇 초 분량의 데모 테이프를 듣고 컬

렉션 현장에서 바로 리듬을 들려주셨죠. 일렉트로닉과 퍼커션의 비대칭적 느낌을 조

화롭게 구성해 모던하면서도 에스닉한 무드의 리듬을 찾는 데 포커스를 맞추었어요.

처음 믹싱할 때는 젬베 같은 토속적인 악기만 사용하려고 했는데 퍼커션 하시는 분들

이 패션쇼임을 감안해 볼륨감을 높이는 게 좋겠다고 하면서 다른 악기들을 제안해주

FALL 2010 DREAM OF NAVAJO

Page 14: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자연과 초자연적 영감을 더해 한번에 한줄씩 짜내는 나바호 러그와 블랑켓.

지그재그, 질서정연한 문양들이 독특하며 기하학적인 패턴을 가지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깔개에도 나바호 보호구역에 따라 서로 다른 스타일이 생기

게 됐다. 뉴멕시코의 투 그레이 힐스 지역 것은 검정, 회색, 갈색의 염색하지

않은 털실로 짠 복잡한 기하학적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아리조나의 테엑 노스

포스 것은 테두리가 대담하고, 아리조나주 가나도 것은 붉은 배경이 특색이다.

셨어요. 그렇게 맞춰보다가 쇼 당일에야 비로소 음악이 완성되었죠. 2009 F/W 첫 컬

렉션 오프닝을 LDP 무용단과 같이 할 때 놀라웠던 점이, 서로 콘셉트에 대한 얘기를

몇 마디 나누었을 뿐인데 쇼 당일 우리 컬렉션과 어우러지는 완벽한 퍼포먼스를 보여

줬다는 것이에요. 이러한 컬래버레이션은 서로 다른 분야임에도 서로의 작업에 대한

공감과 믿음으로 깜짝 놀랄 만한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것 같아 매번 흥미로워요.

리본: 패턴을 연구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자료를 리서치하셨을 것 같아요.

지형: 그들의 전통 의복이나 나바호 러그, 블랭킷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은 모던

하면서도 그래픽적이에요. 이를 우리 브랜드의 콘셉트에 맞게 재조합하고 새로운 비율

로 재구성해 우리만의 패턴을 만들었어요. 리서치하던 중 알게 된 안타까운 사실은 나

바호족이 보호구역 안에서만 생활하다 보니 사회에서 서바이벌할 수 있는 능력이 점점

사라지고 러그나 블랭킷을 생산하는 일이 생계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거죠.

리본: 기하학적 프린트를 이용한 니트 판초, 저지 슈트, 보디 팬츠 등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이셨어요.

지형: 이번 컬렉션에서 주력했던 부분이 ‘나바호족의 패턴물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패

턴화시킬까’ 하는 것이었어요. 옷이나 암 워머에 적용할 패턴을 여러 가지 만들어보며

패턴을 배치할 위치와 크기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했어요. 여러 가지 패턴을 보여주

는 것보다는 하나의 패턴만을 반복하거나 맥시멀하게 보여준 것이 인디언적 요소를

너무 노골적이지 않으면서 모던하고 위트 있게 표현할 수 있었던 요인인 것 같아요.

12 | 13

Page 15: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FALL 2010 DREAM OF NAVAJO

Page 16: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리본: 가죽이나 퍼를 활용한 아이템도 인상적이었어요.

지형: 원주민의 의상에서 보이는 원시적이고 와일드한 요소를 우리 브랜드에 맞게 풀

어내는 것에 포인트를 두었어요. 텍스처와 길이가 다른 양털과 폭스를 믹스하거나,

그들이 많이 착용하는 판초 아이템을 패턴을 사용한 니트로 제작하여 퍼 숄과 함께

매치하고 퍼 소재의 럭셔리한 느낌을 보다 캐주얼하게 표현했죠. 가죽 아이템 같은

경우는 기존의 가죽 재킷보다는 쟈니 헤잇 재즈가 지닌 중성적인 느낌의 빅 셔츠로

구성해 셔츠지만 아우터로도 입을 수 있게 아이템에 변화를 주기도 했어요. 그 외에

도 나바호족의 원시적인 요소를 보여주는 아이템으로 무스탕으로 제작한 판초를 선

보였어요. 울과 가죽을 믹스 매치한 재킷에 원시적인 느낌을 주는 소뿔 단추를 사용

하기도 했고요.

앙털과 폭스를 섞어 쟈니 헤잇 재즈만의 젊고 모던한 느낌을 선보이려고

했던 퍼 아이템과 기하학적 패턴을 사용한 니트 아이템

14 | 15

Page 17: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FALL 2010 DREAM OF NAVAJO

Page 18: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리본: 나바호족의 타투를 응용한 마지막 피스가 상당히 신선했어요.

지형: 원주민들의 보디페인팅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디자인한 보디슈트인데 피부 톤과

비슷한 원단에 나바호 패턴을 프린팅해 전신 타투의 이미지를 보여주려 했어요. 컬렉

션 오프닝 영상과도 잘 연결되어 컬렉션의 콘셉트를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효과가 있

었던 것 같아요.

리본: ‘생동감 넘치는 이번 컬렉션을 통해 스타로 떠올랐다’, ‘인디언 프린트의 그래픽

적 요소를 스트리트적인 감각으로 변화시켜 젊고 신선하게 느껴졌다’ 등 많은 호평을

받았어요. 이번 컬렉션이 끝나고 어떤 후문이 있었는지도 궁금한데요.

지형: 우선 저도 컬렉션이 끝나고 예상외의 뜨거운 반응에 놀랐어요. 하비 니콜스 바

이어부터 오크 바이어, 지난 시즌에 만났던 노 시즌, 레 클레어 바이어까지 쇼 이후에

부스로 찾아와 많은 관심을 나타냈어요. 바잉으로 이어지기도 했고요. ‘커머셜한 시장

성과 쇼적인 완성도가 잘 조화를 이룬 컬렉션이었다’고 격려해주기도 했어요. 저는 컬

렉션을 통해 그 브랜드만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일즈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탄탄한 시장성은 감동적인 컬렉션만큼이나 중요

하죠. 그래서 컬렉션 피스도 커머셜한 요소를 많이 생각하면서 디자인해요. 시즌 콘셉

트에 따른 리서치를 통해 디자인의 큰 가닥을 잡아가지만 현대 여성들이 원하고 입고

싶어 하는 요소가 어떤 것인지도 많이 고려해요. 또 가격적인 면에서도 신중을 기하는

편이에요. 이번 컬렉션이 끝나고 뉴욕이나 유럽에서도 경쟁력 있는 가격대라는 반응

이었고, <코리아 헤럴드>나 <뉴욕 타임스> 등 주요 매체에도 좋은 평이 실려 기뻤어요.

하지만 많은 디자이너들이 그렇듯 컬렉션이 끝나고 나면 아무리 많은 호평을 받아도

개인적으로는 여러 가지 아쉬움이 남죠.

컬렉션의 피날레 장면과 컬렉션을 마치고 프레스들에게 시즌 콘셉트를

설명하는 디자이너 최지형

16 | 17

Page 19: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FALL 2010 DREAM OF NAVAJO

Page 20: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18 | 19

Page 21: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FALL 2010 DREAM OF NAVAJO

Page 22: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리본: 티셔츠에 프린트된 그래픽이 상당히 위트 있었어요. ‘다음 시즌에는 어떤 그래픽

모티브가 나올까’ 하는 기대도 하게 되고요. 그동안 여성복 브랜드에서 사용하지 않았

던 그래픽적 요소가 쟈니 헤잇 재즈의 컬렉션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 같아요.

지형: 제가 평소 인형보다는 로봇에 더 관심이 많았어요. ‘JOHNNY HATES JAZZ’

라는 브랜드 이름을 지을 때도 ‘여성복이지만 중성적인 텍스처가 포함되고, 너무 심

각하지 않으면서 스마트한 위트가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JOHNNY

HATES JAZZ’에서 ‘JOHNNY’는 성별을 떠나 브랜드의 주인공이 될 ‘그 누군가’

이고, ‘HATES’은 재즈를 정말 좋아하면서도 “너무 싫어”라고 표현하는 반전의 ‘위

트’이며, ‘JAZZ’는 브랜드에 담아내고자 하는 고급스러우면서도 조화로운 ‘리듬감’

을 의미해요. 이러한 세 단어가 ‘JOHNNY HATES JAZZ’라는 한 문장으로 조합되

었을 때 ‘이게 뭐지? 왜 재즈를 싫어하지?’라는 의문이 생기고 그 내용을 궁금해하게

되잖아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궁금해지는 이야기를 매 시즌 새로운 이슈로 위트 있

게 들려주는 게 우리 브랜드가 컬렉션을 하게 된 이유이기도 해요. 그래서 매 시즌

들려줄 스토리를 콘셉트에 맞게 그래픽적인 프린트로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첫 번째 컬렉션에서는 교감의 의미로 ‘Connection’을 ‘꼬임’이라는 그래픽적 요소로

풀었고, 두 번째로 브랜드가 점차 블루밍되어가는 모습을 쟈니 헤잇 재즈스럽게 표

현한 ‘Cosmic Bloom’ 컬렉션에서는 직선적이면서 조형적인 꽃을 형상화한 그래픽

을, 세 번째 컬렉션에서는 인디언 모티브를 모던하게 재조합한 나바호 패턴을 만들

었던 거예요.

리본: 퓨처리스틱한 액세서리가 인상적이었던 컬렉션이었어요.

지형: 문화가 가장 왕성하게 꽃폈던 르네상스 시대의 네크피스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그 시대의 조형적 형태를 빌리고 퓨처리스틱한 소재를 믹스하니 현대적인 멋진 액세

SPRING 2010

COSMIC BLOOM

SEOUL FASHION WEEK GENERATION NEXT

OCTOBER 20, 2009

20 | 21

Page 23: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SPRING 2010 COSMIC BLOOM

Page 24: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서리가 탄생했어요. 또한 매 시즌 매니시한 재킷이나 베스트, 셔츠 아이템을 재구성하

는 작업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2009 S/S 시즌에는 남자 셔츠의 커프스 형태를 응용해

브레이슬릿을 만들기도 했어요.

리본: 튜브톱 원피스도 이슈가 되었는데 판매가 가능한가요?

지형: 아니요. 튜브톱 원피스는 쇼피스였는데 오더하는 분도 있었어요. 스커트 부분의

장식을 만드는데 정말 힘들었어요. 고무 PVC에 구멍을 뚫고 연결해 한 줄씩 셔링을 잡

고 이를 쌓아 올려 메시 원단에 고정시키고 이것을 또 스커트에 일일이 손바느질로 고

정한 거죠. 쿠튀르 성격이 강한 작업이었어요.

‘Cosmic: 우주의, 장대한, 어마어마한’ 이라는 의미와 ‘Bloom: 개화하다, 번영하다’라

는 의미를 결합하여 전개한 ‘코스믹 블룸’은 14세기 인간 중심의 문화와 예술이 꽃피

던 르네상스 시대를 쟈니 헤잇 재즈 특유의 퓨처리스틱한 위트로써 모던하고 클래식

한 신 르네상스로 다시 태어나게 하였다. 또한 블루밍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곡선

의 느낌을 뒤집어 엎어 직선적이고 퓨처리스틱한 느낌으로 디자인을 풀었다.

22 | 23

Page 25: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SPRING 2010 COSMIC BLOOM

Page 26: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리본: ‘10 꼬르소 꼬모 서울’과의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인 ‘리틀 클럽 드레스 바이 쟈

니 헤잇 재즈’는 선정 자체부터 많은 이슈가 되었어요. 어떻게 진행된 건가요?

지형: 처음에는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인지 모르고 미팅을 했어요. 요즘 우리나라

20~30대 여성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를 찾다가 우리 브랜드에 대한 얘

기를 듣게 되었다고 했어요. 처음에 ‘어떤 콘셉트의 룩을 보여줄지’에 대해 얘기를 나

누었어요. ‘쟈니 헤잇 재즈가 다른 곳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피스를 보여주었으면 좋겠

다’는 말씀을 했고, 2010 S/S 시즌 컬렉션 피스 중 우리가 주력으로 하지 않는 파이널

드레스 피스를 좀 더 새롭게 발전시켜 진행하기로 의견을 좁혀나갔어요. 요즘 젊은 친

구들이 가볍게 하는 하우스 파티 룩이나 클럽 룩으로도 입을 수 있는 원피스, 드레스,

그리고 여기에 함께 스타일링할 수 있는 아우터 피스를 매치해 데이웨어로도 활용할

수 있게 제안해보자는 취지였어요. 그래서 주제가 ‘Little Club Dress’가 된 거죠.

리본: 10 꼬르소 꼬모 서울 외의 다른 매장에는 입점되지 않은 피스들이라는 거죠?

지형: 네, 맞아요. 10 꼬르소 꼬모 서울과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진행한 라인이에요.

리본: 파란색 라벨이 너무 예쁘네요. 로고타이프는 누가 디자인한 건가요?

지형: 저희 브랜드 아트 디렉터 박건영 씨가 ‘JOHNNY HATES JAZZ’라는 브랜드

네이밍부터 로고 디자인까지 했어요. 원래 건축을 전공하신 분이라 조형적이면서도

심플한 디자인이 우리 브랜드와 잘 맞아요.

2010년 3월, ‘10 꼬르소 꼬모 서울’이 한국 디자이너를 후원하는 프로젝트의 일환

으로 디자이너 최지형과 함께 브랜드 ‘리틀 클럽 드레스 바이 쟈니 헤잇 재즈’를

론칭했다. 이 협업은 10 꼬르소 꼬모 서울의 디자이너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의

두 번째 리미티드 컬렉션이며 클럽 파티를 콘셉트으로 한 ‘리틀 클럽 드레스’ 컬렉

션은 블랙과 화이트의 기본 컬러에 블루, 실버, 네이비 등 포인트 컬러를 더해 경쾌

한 스트리트적인 감각이 특징적이다.

24 | 25

Page 27: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SPRING 2010 COSMIC BLOOM

Page 28: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26 | 27

Page 29: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SPRING 2010 COSMIC BLOOM

Page 30: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리본: 첫 컬렉션부터 퍼포먼스를 진행하시다니, 과감한 시도였어요.

지형: 첫 컬렉션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과감함 아닐까요?(웃음)

리본: LDP 무용단과의 작업은 어땠나요?

지형: LDP 무용단의 신창호 단장님은 국내외에서 많은 호평을 받고 있는 무용수예요.

컬래버레이션 전에도 LDP 무용단의 공연을 보고 국내에도 이런 뛰어난 무용수들이

있다는 것에 많이 놀랐어요. 컬래버레이션 내내 그들의 뛰어난 실력과 겸손함에 감동

받고 자극받았어요. 지금은 서로 공연과 컬렉션을 꼭 보고 응원해주는 사이고요. 컬렉

션 당시 많은 여성 에디터분들과 오빠 부대가 너무 멋지다고 난리였어요. 이후에 이용

우 씨, 김판선 씨는 패션 매거진 화보를 찍기도 하셨고요.

리본: 사실 퍼포먼스에 대해 다들 조심스러워하시잖아요. 자칫 잘못하면 어설퍼져 쇼

를 해할 수도 있는데 경험이 많은 분들이라 부드럽게 잘 진행됐던 거 같아요.

지형: 저도 고민을 많이 했는데 전체적으로 컬렉션과 조화를 잘 이루었어요.

리본: 요즘 또 빅터앤롤프가 ‘퍼포먼스가 너무 강해 옷이 남지 않았다’는 평을 듣고

있고요.

지형: 점점 쇼에 대한 쿠튀르적인 접근 방식이 사라지고 컬렉션 의상 자체를 집중도

있고 심플하게 보여주잖아요. 쇼적인 요소나 장치가 너무 강하면 구시대적인 접근 방

식처럼 느껴지고.

FALL 2009

CONNECTION

SEOUL FASHION WEEK GENERATION NEXT

MARCH 30, 2009

28 | 29

Page 31: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FALL 2009 CONNECTION

Page 32: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리본: 첫 번째 컬렉션의 ‘Connection’이라는 주제는 어떤 접근으로 보면 될까요?

지형: 컬렉션을 시작하면 지속적으로 보여줘야 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컬렉션을 하

는 이유에서부터 많은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브랜드를 론칭할 때 사람들과 재미있

게 소통해보자는 생각이었거든요. 예전에는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내가 이런 옷을 만

드니 이걸 좋아하는 사람들은 모여라’ 이런 설득 위주의 마인드였는데 요즘은 패션 마

켓과 소비자들의 소비 형태가 많이 바뀌었어요. 이런 변화에 따라 브랜드 이야기를 재

미있고 즐겁게 나누고 싶었어요. 일방적이 아닌 소통이죠. 가격 면도 그렇고, 옷을 디

자인하는 콘셉트도 기본에서 시작하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고 ‘아!’ 하고 느낄 수 있는

요소로 시작해요. 첫 컬렉션에서 ‘나는 당신들과 이런 커넥션을 하길 원한다. 이런 관

계를 맺길 원한다’라는 의미를 담아 진행했던 것처럼요.

리본: 첫 컬렉션에서부터 보여주었던 그래픽적 접근이 어느새 ‘JOHNNY HATES

JAZZ’의 시그너처로 자리 잡았어요. 브랜드의 시그너처,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

한데요?

지형: 저 역시 컬렉션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그래픽적인 프린트예요.

그래도 우리 브랜드의 시그너처 아이템이라면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테일러드 재킷

이죠. 클래식한 실루엣에 가미된 위트 있는 특유의 디테일이 브랜드의 콘셉트를 잘 드

러내는 것 같아요.

쟈니 헤잇 재즈의 첫 컬렉션 ‘Connection’은 아따르발레또(Aterballetto, 이탈리아

현대 무용단)의 ‘로시니 카드(Rossini Cards)’에서 보여지는 무용수들간의 규칙적

이며 반복적인 패턴의 연결을 이룬 퍼포먼스에서 영감을 얻어 80년대 룩의 실루

엣 안에서 접기, 땋기. 꼬기 등의 기법 등의 이미지로 표현되었다.

30 | 31

Page 33: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FALL 2009 CONNECTION

Page 34: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32 | 33

Page 35: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FALL 2009 CONNECTION

Page 36: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리본: 학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을까요? 에스모드 재학 당시부터요.

지형: 제 전공이 원래 패션이 아니라 독어독문학이었어요. 3학년 때 전공을 바꾸고 에

스모드에 들어갔어요. 3년 동안 정말 재미있었어요. 국내 대부분의 대학과는 다른 에

스모드의 커리큘럼은 저에게 패션에 대한 자발적인 흥미를 끌어내주었고, 국내 ‘중앙

디자인 콘테스트’와 일본의 ‘마쿠하리 컴페티션’에 입상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며 열

정적으로 공부했어요. 그러고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일을 시작했어요. 제 디자

인 성향과 많이 다른 디자이너 브랜드였지만 우리나라 디자이너 브랜드만이 가진 스

피드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였어요. 처음에는 손바느질을 하며 ‘디자이너가

왜 이런 일도 해야 돼?’라는 생각도 했는데, 그때 경험했던 다양한 일이 지금 저에게

어떠한 상황이 닥쳐도 거침없이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을 길러준 것 같아요.

영국으로 유학 가기 전 제 나이가 스물일곱이었어요. 집에서는 나이도 있으니 결혼을

하라고 하셨는데 저는 결혼 자금을 들고 유학을 갔죠. 미국보다는 유럽이 제게는 훨씬

흥미로웠고, 당시 제가 좋아하는 디자이너도 후세인 샬라얀, 마틴 마르지엘라 같은 유

럽 디자이너들이었어요. 그때는 좋아하는 디자이너에 대한 막연한 동경도 있었고, 일

단 해외로 나가고 싶은 욕망이 있었죠. 세 나라 정도를 여행했어요. 여행이라기보다

는 내가 지낼 나라에 대한 일종의 리서치였죠. 그중 가장 강하게 다가온 나라가 영국

이었어요. 유럽만이 지닌 보수적인 성향과 미국의 진보적인 성향이 공존하고, 알렉산

더 맥퀸 같은 영국 디자이너들이 부상하고 있었고, 게다가 영어권이고, 그런 여러 가

지 이유로 영국을 택하게 됐어요. 그곳에서 공부하면서 우리나라와 그곳의 교육의 차

이점을 느낄 수 있었어요. 디자인적인 면에서 봤을 때 국내에서는 어떻게 먹어야 하는

지부터 무엇을 먹을지까지 직접적으로 가이딩해준다면 그곳에서는 큰 울타리만 쳐주

고 무엇을 먹을지, 어떻게 먹을지를 본인 스스로 찾아가도록 간접적으로 가이딩을 해

요. 처음에는 ‘학비는 비싼데 이게 뭐야!’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나중에 돌이켜 생각해

CHOI JI HYUNG

DESIGN PHILOSOPHY

APRIL 2010, CHOI JI HYUNG

34 | 35

Page 37: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보니 그게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게 했던 터닝 포인트가 되었어요. 떠나

기 전 경험했던 여러 가지가 자양분이 되기는 했지만,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고 뽑아낼

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거든요. 영국에서 지내며 일상 속에서 겪은 여러 가지 문

화적인 충격으로 인해 그때까지의 보수적인 사고방식이 많이 깨지지 않았나 하는 생

각이 들어요.

그 후 학교를 졸업할 때쯤 어디서 일해보고 싶냐고 튜터가 물었을 때 영국을 대표하

고 영국에 하우스를 둔 비비안 웨스트우드나 후세인 샬라얀 같은 브랜드를 말했어요.

가장 먼저 비비안 웨스트우드와 인터뷰를 하게 됐고 인터뷰 결과가 좋아 일을 시작하

게 됐지요. 골드라벨, 레드라벨, 앵글로매니아 등 라벨마다 한두 명의 디자이너가 있

고 나머지는 서브를 하는데 거기서 패턴 커팅도 하고, 패턴을 떠보기도 하고, 드레이

핑을 잡아보기도 하고, 디렉션이 내려진 피스에 대해 디자인을 해보기도 하며 여러 가

지 경험을 했어요. 제가 들어갔을 때가 마침 컬렉션을 하기 몇 주 전이어서 컬렉션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바로 옆에서 경험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다음 시즌까지 같

이하게 되면서 내부적인 시스템이 국내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느꼈어요. 그런데 굉

장히 큰 디자이너 브랜드지만 우리나라로 치면 부티크 정도의 조그마한 조직에 의해

모든 게 움직인다는 것에 놀랐어요. 영국에서 일하며 더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은 욕

심도 있었는데 모든 유학생에게 해당되는 비자나 워크 퍼미션에 대한 문제는 그야말

로 사람의 인내심을 시험하더라고요. 영국에서는 자국의 디자인 관련 산업을 보호하

려는 이유 때문에 디자이너로 워크 퍼미션을 받기가 힘들어요.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

제인데 여러 가지 난관에 부딪치면서 ‘내가 이걸 얻기 위해 들이는 노력을 한국에 들

어가 내 브랜드를 만드는 데 쓰면 더 가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련

없이 한국에 들어와 1년도 안 되는 시점에서 브랜드를 시작하게 된거죠.

리본: 자신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를 론칭하겠다는 큰 결심을 하고 현실과 맞닥뜨리면

서 브랜드를 어떻게 시작하고 꾸려나갈지에 대해 상당히 막막하셨을 거 같은데요.

지형: 다행히 좋은 기회들이 찾아왔어요. 처음에 ‘후즈 넥스트’에 나가게 된 것도 서울

시에서 5명의 디자이너를 뽑아 후원해준다는 걸 알게 돼 ‘그럼 여기에 옷을 선보이자’

고 마음먹고 했던 건데 다행히 선정되었어요. 제가 좋은 시점에 시작한 것 같아요. 디

자이너를 후원하는 여러 가지 국가사업이 활발하게 시작되던 때였거든요. 우리가 컬

렉션에 세 번 참가한 ‘제너레이션 넥스트’도 그렇고, 해외 트레이드 쇼도 그렇고, 이러

한 후원이 여기까지 브랜드를 키워나갈 수 있는 디딤돌이 되었던 것 같아요.

DESIGN PHILOSOPHY

Page 38: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리본: 에스모드 재학 당시부터 테일러링에 관심이 많았던 건가요?

지형: 아니요. 처음에는 아방가르드한 디자인을 좋아했어요. 후세인 샬라얀이나 비비

안 웨스트우드를 좋아하면서 패션에 처음 접근했고, 그런 브랜드의 컬렉션을 소장하

고 입기도 했는데 영국에서 유학하는 동안 많이 바뀌었어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좋아

하는 브랜드였던 비비안 웨스트우드에서 일해보고 그 옷을 계속 입으면서 매 시즌 ‘디

자이너 레이블의 옷이면 그 안에 그 브랜드 특유의 독특한 디자인이 있어야 한다’는

걸 느끼고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소장하는 옷’과 ‘입는 옷’이 많이 다르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옷을 적정선 이상의 돈을 지불하고 구입하면 오랫동안 그 옷

과 함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데 디자인이 너무 도드라지다 보니 다음 시즌에는 그

옷을 입지 못하게 되는 거예요.

리본: 발망처럼 말이죠?

지형: 네. 발망의 파워 숄더 재킷처럼요. 다음 시즌에 입으면 바로 올드 패션처럼 보이

는 것이 너무 아쉽더라고요. 적정선에서 조화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요. 그래서 오래되어도 변하지 않는 클래식한 테일러링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디

자인을 하면 할수록 느껴지는 게, 한 아이템에 여러 가지 디테일을 더하는 건 쉬운데

적절히 덜어내는 건 정말 어렵다는 거예요. 그 수위를 잘 조절해서 이 아이템에 꼭 남

겨야 할 것과 뺄 것을 선별해 조화를 이루려고 하죠.

리본: 아직까지는 잘 지키고 계시는데, 못 지키시는 거 같으면 연락 드릴게요.(웃음)

지형: 회초리 들고 오시는 거 아니에요?(웃음) 셀린느의 피비 필로 같은 경우도 그녀

가 했던 클로에의 작업과 브랜드 성격에 차이도 있지만 ‘덜어낸다’는 과정이 보이는

거 같아요. 하지만 모든 트렌드가 변하듯 디자이너들의 성향도 미세하게 변화하는 것

같아요. 나도 가끔은 이해할 수 없는 끝까지 한번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작업을 하다 보면 이런 작업도 해보고 싶고 저런 작업도 해보고 싶거든요. 지금 내가

아방가르드 쪽으로 접근한다면 예전과는 다른 형식의 아방가르드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만의 아방가르드를 다시 한 번 표현해보고

싶어요.

리본: 조만간 파리 오트 쿠튀르로 진출하시겠는데요?(웃음)

지형: 아이고 참.(웃음)

36 | 37

Page 39: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리본: 오트 쿠튀르 시장이 상당히 침체되었잖아요. 크리스찬 라크르와 같은 경우도 어

렵게 무대에 옷을 올리고 있고요. 고객층이 너무 다양해져 고객의 취향을 맞추기가 쉽

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게다가 장인들의 과도한 기술 전수로 여기저기서 모조품이 생

겨나고 있고요.

지형: 패션 브랜드들이 가는 방향을 보면 시장 자체가 그렇게 흐르고 있는 게 느껴져요.

몇 년 사이에 시장이 많이 달라졌잖아요. 인터넷을 통해 국내에서도 세계적인 패셔니스

타를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고, 모든 정보나 기술력이 공유돼버렸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오트 쿠튀르가 가진 장인정신이 약해질 수밖에 없지 않나 싶어요. 그렇지만 그게 극으로

치닫다 보면 언젠가는 반대급부로 그에 대한 니즈나 향수가 다시 나타날 것 같아요.

리본: 패션업계가 거대 SPA 브랜드들의 독식으로 파이가 상당히 작아졌어요. 지난 시즌

디자이너분들을 뵐 때마다 이러한 시장 구조에서 어떤 경쟁력으로 임하는지에 대한 질

문을 빠뜨리지 않고 했어요. 당시 H&M이 명동 오픈을 앞두고 있었거든요. 뚜껑을 열어

보니 오프닝 매출이 600억이라는 소식을 듣고 저는 할 말을 잃었어요. 이처럼 세계 패션

시장의 얼굴을 동질화시키고 있는 SPA 브랜드를 어떤 관점으로 보고 계신가요?

지형: 물론 그들이 각 도시의 얼굴을 획일적으로 만들어내기는 하지만 그런 브랜드를

사서 입는 고객은 더 다양한 자기 모습을 주도적으로 연출하잖아요. 예전에는 ‘마인이

나 타임의 정장을 입고 페라가모 구두를 신거나 클로에나 발렌시아가 가방을 들어야

한다’는 등의 패션 공식 같은 게 있었잖아요. 그러한 공식이 굉장히 탄탄하게 존재했는

데 요즘에는 일반인도 디자이너 못지않은 스타일링 감각을 가지고 있는 걸 보면 다양

성에 대한 존중도는 훨씬 더 높아졌다고 생각해요. 우리 같은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시장에서 서바이벌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를 찾는 고객이 많지 않았거든요. 그런 현상이 디자이너가 존재할 수 없는 상황을 만

들었고, 이 같은 상황이 쳇바퀴 돌 듯 반복되다가 갑자기 패션 시장의 소비 구조가 바

뀌면서 소비자들이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드는 데 과감해지

고 적극적으로 바뀐 것 같아요. 브랜드의 레이블을 먼저 생각하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

맞고 원하면 사거든요. 솔직히 저희 브랜드 제품에 지불하는 가격이라면 이자벨 마랑

이나 바네사 브루노같이 인지도 있는 해외 브랜드에서 살 수 있는 아이템도 있거든요.

예전에는 ‘같은 값이면 해외 브랜드 옷을 사지 왜 이름도 없는 국내 소규모 디자이너

브랜드 옷을 사나’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저만 해도 그렇고 많이 바뀐 것 같아

요. 그리고 예전에는 백화점에서 쇼핑을 많이 했다면 요즘은 콘셉추얼한 셀렉트 숍에

DESIGN PHILOSOPHY

Page 40: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서 쇼핑하는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있잖아요. 최근 들어 소비자들이 다양한 채널로 소비

하는 것에 대해 거리낌이 없는 거죠. 그러다 보니 한 브랜드가 많은 시장 점유율을 차

지한다는 게 점점 더 어려운 일이 됐지만, 더 다양한 시장이 존재한다는 건 좋은 일 아

닐까요?

리본: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더 무서운 시장은 동대문이겠네요. 또한 많은 디자이너들

이 백화점 입점에 대해서도 많이 조심스러워하잖아요. ‘카피하고 환불하는’ 것에 대한

고충도 있고, 수수료에 대해서도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요.

지형: 부담 되죠. 하지만 브랜드를 처음에 전개할 수 있는 곳이 국내 시장에는 많지 않

잖아요. 그렇다고 개인이 단독 매장을 운영하게 되면 일단 생산 규모가 상당히 커지고

요. 그런 부분이 더 부담 되지요. 재고 부담도 그렇고. 저희가 그런 것을 100퍼센트 케

어할 수 있으려면 아직은 준비가 더 필요하지만 단독 매장이 아닌 숍 인 숍으로 입점

할 수 있는 셀렉트 숍도 많지 않아요. 국내 시장에서 유통 채널을 찾기가 힘들거든요.

그래도 최근에는 FLOW 같은 디자이너 셀렉트 숍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늘고 있는 거

같아요. 백화점에서도 그렇고. 예전에는 수입 셀렉트 숍만 선호했는데 요즘 들어서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입점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것 같아요.

리본: 머천다이저(이하 MD)를 따로 두고 계세요.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매니지먼트 인

력을 운용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일 텐데 말이죠. 전문적인 교육을 받으신 분인가요?

지형: 아니요. 저희는 아직 소규모 브랜드라서 다른 내셔널 브랜드의 MD에게 요구하

는 역할과는 많이 달라요. 유통 채널도 그렇고 브랜드의 여러 가지 상황도 그렇죠. 지

금 저희 브랜드 MD 같은 경우도 디자이너 출신이지만 이성적인 측면이 강한 친구이

다 보니 디자인도 이해를 하면서 우리 브랜드의 상황에 맞는 MD 역할을 강화시키려

고 노력하고 있어요. 주위의 백화점 바이어분들이나 다른 내셔널 브랜드 MD분들을

만나서 데이터적인 부분이나 시스템적인 것을 배워가면서요.

리본: 디자이너 브랜드가 많이 들어섰던 가로수길이 최근 눈에 띄게 달라졌어요.

지형: 보시다시피 카페촌으로 변하고 있죠.

리본: 그렇게 변모하는 가로수길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보고 느끼셨을 거 같은데, 어

떤 현상으로 보시나요?

38 | 39

Page 41: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지형: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이에요. 문화적으로 어떤 곳이 이슈가 되

면 바로 음식점과 카페가 덮치더라고요. 로데오도 그랬고, 청담동도 그랬고, 가로수길

도 그런 현상이 똑같이 되풀이되고 있어요. 가로수길도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거리 문

화를 만들었던 것들이 갑자기 밀려나고 그 자리에 자본이 밀려들어 오면서 먹고 마시

는 데 중점을 두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저렴한 가격대의 비슷한 보세 숍들이 즐비해지

고, 디자이너 브랜드 숍은 또 다른 곳으로 옮겨 가게 되고요. 디자이너들이 무슨 철새

도 아니고…. 프랑스 마레 같은 거리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고유의 모습을 잘 간직

하고 있잖아요. 우리나라는 10년이 뭐예요, 몇 년만 지나면 잠식돼버리니 ‘또 다른 곳

을, 또 다른 길을 개척해나가야 하지 않나’ 이런 얘기를 많이 해요. 처음 이곳에 왔을

때도 이미 그런 움직임이 일고 있었지만 지금처럼 이런 정도는 아니었거든요. 1년, 아

니 몇 달 단위로 바뀌고. 제가 여기서 자리 잡은 지 2~3년쯤 돼가는데 우리 맞은편도

전부 바뀌었어요.

리본: 분위기를 좀 바꿔볼게요.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시즌 2에 참가했던 쟈니 헤

잇 재즈 디자인 팀장 최형욱 씨는 그만두신 건가요?(웃음)

지형: 네.(웃음) 프로그램이 끝나기 전까지 함께 일했고 촬영하는 동안에도 자주 왔었

어요. 원래 앞에 나서는 성격이 아니라서 우리도 “한번 해봐” 하고 가볍게 이야기했는

데 어느 날 담담히 “신청서 내고 왔어요” 하는 거예요. “어? 진짜?” 이러면서 직원들이

깜짝 놀랐죠. 합숙 촬영에 들어가고 방영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너무 궁금했어요. 마지

막 컬렉션에서 2위를 해서 안타까웠지만 여기서처럼 참 잘해줘서 매회 방영할 때마다

우리 디자인실에서 최고의 화젯거리였어요. 지금은 본인 작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자

주 놀러 와서 얘기도 나누고 해요.

리본: 최형욱 씨가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에 출현하면서 ‘쟈니 헤잇 재즈’라는 브랜

드가 홍보된 것도 사실이잖아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TV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긍정적으로 작용한 부분이 있을 거 같은데요.

지형: 네, 맞아요. 그리고 거기서 워낙 좋은 모습으로 잘해줬고.

리본: 최형욱 씨도 자신의 라인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시고, 많은 디자이너들이 브랜드

를 론칭하고 있어요. 이렇게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자신만의

브랜딩에 성공한 브랜드를 찾기는 쉽지 않은데요.

DESIGN PHILOSOPHY

Page 42: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지형: 인터뷰 같은 걸 하면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한마디’ 이런 요구를 많이 하시는데,

디자인적으론 잘하시는 분이 워낙 많잖아요. 저는 다른 건 잘 모르겠고 날카로움이 더

욱 필요할 것 같아요. 예전에는 내가 하고 싶은 디자인을 우선시하고, 그다음에 어떤

사람들을 향해 내 브랜드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은지, 내 옷을 어떻게 프레젠테이션할

지를 생각했다면, 지금은 그 순서가 바뀐 거 같아요. 물론 자신이 하고 싶은 브랜드의

성격에 따라, 가치관에 따라 그 방법과 순서가 달라지겠지만 적어도 대중에게 사랑받

는 브랜드를 꿈꾼다면 내 옷을 입었으면 하는 대중을 먼저 생각하고, 거기에 대해 리

서치하고, 그러고 나서 내가 어떤 옷을 하고 싶은지를 생각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컬

렉션을 세 시즌 해보면서 느낀 게, 브랜드를 시작하기는 쉽지만 유지하는 건 어렵다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이걸 왜 하는지 자신만의 이유가 확실해야 하는 것 같아요. 브

랜드의 가치관이나 철학 또는 삶의 목표가 될 수 있는 확실한 무엇이 있어야 딜레마에

빠지지 않을 거예요. 디자인을 할 때부터 유통을 할 때까지 갈등이 되는 상황이 많은

데 그런 순간에 ‘내가 뭐 하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하지만 그 순간에 흔

들리지 않거나 그 흔들림이 덜하도록 하려면 그런 것이 확고해야 돼요. 저도 처음 브

랜드를 시작하면서 그런 고민을 많이 했고요.

리본: 이제 뉴욕과 파리에 선보일 다음 시즌 의상을 준비하셔야겠어요. 이번 ‘트라노

이’ 트레이드 쇼는 어떻게 진행된다고 하던가요?

지형: 심사위원들이 점수를 매겨 10명을 선정했고, 트라노이에 개별 부스를 주고 트라

노이 페어 안에서 프레젠테이션 쇼도 해요. 이번에 선정된 10명 중 한 명을 뽑아서 노

시즌이 세일즈 에이전트를 하게 되고, 토템이 프레스 에이전트를 맡게 돼요. 이에 앞

서 4월 30일부터 한 달 동안 프랑스 이에르에서 ‘한국에서 이런 디자이너들이 트라노

이에 참가한다’라는 리셉션 행사를 진행해요. 6월에는 남성복 트레이드 쇼를 하고 10

월에 여성복 트레이드 쇼를 하고, 또 10월에 남성복과 여성복 같이 프레젠테이션 쇼를

하는데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한 사람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한다고 해요.

리본: 많은 준비를 하고 예산을 들인 프로젝트로 알고 있는데, 이슈화에 그치지 않고 가

시적인 성과로 이어졌으면 좋겠네요. ‘제너레이션 넥스트’라는 타이틀을 걸고 할 수 있는

세 번의 컬렉션을 이번 시즌으로 마쳤어요. 느끼는 부분이 상당히 많으실 것 같아요.

지형: 컬렉션은 보시는 분이 느끼는 것처럼 하는 사람도 같이 느끼는 것 같아요. 사실

첫 컬렉션에서는 나는 이만큼을 표현하고 싶은데 여러 상황적인 것에 제약이 있어서

40 | 41

Page 43: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어요. 물론 지금도 100퍼센트는 아니지만 시즌을 거듭할수록

컬렉션의 흐름이나 완성도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니까 보는 사람들도 편안하게 느끼

는 것 같아요. 처음엔 ‘컬렉션 자체를 어떻게 해야 되나’ 하는 부담감이 상당히 컸어요.

물론 전에 일했던 곳에서 컬렉션을 경험했지만, 컬렉션을 리드한다는 건 다른 포지션

이다 보니 막막했는데 첫 번째, 두 번째, 그리고 이번에 세 번째 컬렉션을 진행하다 보

니 점점 전체를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던 부분이

세 번째 컬렉션을 준비할 때는 ‘아, 이런 부분을 놓치고 있었구나’라고 알게 되고, 전

체적인 리듬감에 대해서도 ‘내가 원하는 리듬감이 이런 것이구나’라고 느끼게 되면서

컬렉션을 즐기게 된 것 같아요. 처음에는 긴장을 많이 했거든요. 이제는 나도 그 안에

서 즐기고 리듬을 탈 수 있게 됐어요. 하지만 컬렉션에 대한 평가가 좋으면 그다음에

는 그만큼의 기대가 따르잖아요. 그나마 저는 낙천적인 성격이라 그런 것에 크게 스트

레스 받지 않지만 그래도 가끔씩 긴장될 때가 있어요. 해를 거듭할수록 주위의 기대에

따른 책임감과 긴장감은 더 커질 것 같아요.

리본: 앞으로 보여주실 게 더 많잖아요. 그래도 지난 세 시즌 동안 호평뿐이라서 혹평

에 대한 마음의 준비도 어느 정도 하셔야겠어요.

지형: 네. 그것에 대한 마음가짐도 준비하고 있어요.(웃음)

리본: 사내 분위기가 밝아 보기 좋네요. 이런 분위기가 잘 전달되어야 할 텐데.

지형: 잘 나왔으면 좋겠네요. 제가 했던 인터뷰 중 최장 시간 인터뷰였는데.(웃음)

리본: 조만간 누가 깨겠죠.(웃음) 지난 세 번의 컬렉션을 이번 기회에 정리했다고 생각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지루하진 않으셨나요?

지형: 즐거웠어요.(웃음)

리본: 그럼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DESIGN PHILOSOPHY

Page 44: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Dream of Navajo’ 서울컬렉션 2010 F/W 참가

‘10 꼬르소 꼬모 서울’ 입점

‘Cosmic Bloom’ 서울컬렉션 2010 S/S 참가

갤러리아백화점, 웨스트 GDS 입점

신세계백화점, 블루핏 입점

국립중앙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 패션쇼 ‘옷에 문화를 입히다’ 초청

‘LDP 9th Performance-Platform’ 의상 디렉팅

‘Connection’ 서울컬렉션 2009 F/W 참가

서울컬렉션 2009 F/W 전시

‘Rooms’, 도쿄 참가

‘The Train’, 뉴욕 참가

서울컬렉션 2009 S/S 전시

‘Walking on the Cloud’, ‘Wako’, 한화 유니폼 디렉팅

‘Who’s Next’, 파리 참가

‘Vendemoda’, 밀라노 참가

서울컬렉션 2008 F/W 전시

‘Daily Project for Johnny hates jazz’ 프레젠테이션

‘Daily Projects’ 입점

‘Flow’ 입점

‘La Chatte’ 입점

‘Who’s Next’, 파리 참가

‘Dinner at Mars’ 서울컬렉션 2007 F/W

서울컬렉션 2007 S/S 전시

‘Johnny hates jazz’ 론칭

‘Choi ji hyung’ 론칭

‘Vivienne Westwood’ 런던 근무

‘Oh Eun Hwan’ 근무

2010

2009

2008

2007

2006

2005

2001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40 명호빌딩 202호

02-6406-4688

[email protected]

www.johnnyhatesjazz.co.kr

PROFI LE

SHOW ROOM

Page 45: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Ryu kyung-yoon: pp5, 7, 15, 20, 26

Johnny Hates Jazz: pp9, 11, 13-33, 42

Navajo: p10

Edward S. Curtis: p10

leahleaf: p12

heavensdarkangel: p22

Tlacuilo Pilo: p22

Polyhedra: p22

10 corso como: p24

My Newsbeat: p24

Aterballetto: p30

REFERENCE

Page 46: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FASHION ARCHIVE

JOHNNY HATES JAZZCHOI JI HYUNG, -- FALL 2010

Copyright 2010 reborn[ribbon] graphy. All rights reserved.

www.rbgraphy.com

일시

장소

인터뷰이

인터뷰어

사진

참관

2010년 4월 23일 금요일 오후 2시~

‘쟈니 헤잇 재즈’ 쇼룸

최지형 (‘쟈니 헤잇 재즈’ 대표)

신동우 (‘리본그라피’ 대표)

류경윤 (‘321 프로젝트’ 실장)

길희주 (‘쟈니 헤잇 재즈’ 팀장)

INTERVIEW INFO.

발행처

발행일

편집

교열

디자인

인쇄

문의

리본그라피

2010년 6월 28일

신동우

한정아

리본그라피

EAP Korea Co.

[email protected]

PUBLISHING INFO.

Page 47: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Page 48: Reborn Graphy Presents: Johnny Hates Jazz, Fashion Archive Vol.1

Copyright 2010 reborn[ribbon] graphy. All rights reserved.

www.rbgraph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