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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혁신의상징’이자‘세기의경영자’로불리던애플의

공동창업주스티브잡스가 10월5일타계했다. 파

산직전의애플을세계에서가장가치있는정보기술(IT)

업체로일으켜세우는데성공했지만정작자신은지병인

췌장암을 이겨내지 못하고 56살의 짧은 생을 마감해야

했다.

전세계가그의죽음을애도했다. 버락오바마미국대

통령은“지구상에서가장성공적인기업을키워냄으로써

미국창조정신의전범을보였다”고치켜세웠고빌게이

츠마이크로소프트(MS) 전회장은“그와함께일했던것

은미치도록대단한명예였다”고추모했다. 안철수서울

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에디슨이80년전에죽었지

만모든사람이기억하듯100년후사람들은모두잡스를

기억할것”이라며아쉬움을나타냈다.

그의추도식은10월16일미국캘리포니아주샌프란시스

코의스탠퍼드대학교내교회에서철통같은보안속에2

시간30분간 비공개로 엄수됐다. 추도식에는 IT업계 명사

들과 고인의 지인들만 참석했으며 애플의 새 최고경영자

(CEO) 팀쿡의초청을받은이재용삼성전자사장도자리

를 같이했다. 이 사장은 추도식 다음날 쿡의 사무실에서

2~3시간동안별도로만나양사의관계개선에대해논의

한것으로알려졌다. 이사장은“부품공급은내년까지그

대로가고2013~14년에는어떻게더좋은부품을공급할

지에대해얘기했다”고말했다. 삼성과애플간의특허소

송에대해서는“소비자를위해더치열하고공정하게경쟁

하겠지만양사는동반자가돼야한다”면서“추가소송은필

요하면하겠지만생각해봐야한다”고덧붙였다.

인류역사에영향끼친 4번째‘사과’

미술평론가모리스드니는인류역사에영향을끼친사

과로이브, 뉴턴, 화가 폴세잔의사과를꼽았다. 애플의

로고인‘한입베어먹은모양의사과’는여기에네번째

로추가되기에부족함이없다는게세인의중론이다. 잡스

와애플이세계에끼친영향이그만큼크다는의미다.

스티브잡스타계, 그리고그후인류에‘혁신의사과’선사한‘IT계 전설’

애플과세계 IT업계의향방은?

‘

‘혁신의상징’이자‘이시대의가장뛰어난경영자’로불리는스티브잡스. 파산을

앞둔 애플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IT기업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병마는

이겨내지못하고타계했다. UPI_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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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잡스가타계했다. 각지에서추모의물결이이어지는가운데애플의미래는물론전세계 IT업계의향방,

새롭게주목받는인물, 국내업계에미칠영향등에관심이집중된다.

잡스는천재공학도스티브워즈니악을설득해1976년

애플컴퓨터를공동창업한후‘애플Ⅰ’을출시했고이듬

해‘애플Ⅱ’를내놓았다. 컴퓨터전문가뿐만아니라개인

용컴퓨터(PC)시장까지겨냥한애플은 1980년대초까지

50%를 넘는 시장점유율로 업계를 제패했다. 이어 1984

년‘그래픽 사용자 환경(GUI)’과‘마우스’를 적용한 매

킨토시는컴퓨터사용환경에일대혁신을가져왔다. PC

시대를열고진화시킨주인공은모두애플이었다.

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애플이“PC시대의 개

척자에서파괴자로변신하고있다”고지적했다. ‘주머니

에넣고다닐수있는컴퓨터’라는개념을적용한스마트

폰의첫작품‘아이폰’을2007년내놓아PC시대의종말

을알리더니 2010년 초에는‘아이패드’로반(反)PC시대

를선언했다는이유에서다.

잡스는시대의화두인‘융합’에도탁견을과시했다. 지

난해애플세계개발자대회(WWDC)에서잡스는“애플을

돋보이게하는것은인문학에서가져온인간성과기술을

연결한것”이라고강조했다. 잡스와애플의제품이융합

과관련한논의를앞당기는촉매가됐다고평가하는이들

이많다.

잡스는출생후몇주만에양부모에게입양됐다. 커서

명문인리드대학에들어갔으나6개월만에중퇴했으며한

동안생활고에시달렸다. 21살에애플창업후승승장구하

다 30세의 젊은 나이에 이사회에 의해 쫓겨나는 아픔을

겪기도했다. 2004년췌장암수술에이어2009년에는간

이식수술까지받는등힘든투병생활을지속했다.

그러나 어떤 시련에도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성장의

계기로 역전시켰다는 데 잡스의 위대함이 있다. 그에게

불운은 곧‘최고의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였던

셈이다. 암 선고를받고죽음에직면한상황에서아이폰

과아이패드신화를일궈냈다. “죽음은삶이만든최고의

발명품”이라며 죽음까지도 혁신의 도구로 활용했다. 성

혁신적인사고와꼼꼼함으로세계 IT업계에서‘장기집권’했던스티브잡스의사망으로전세계 IT업계의향방에관심이쏠리고있다. DPA_ 연합뉴스

It

공과좌절이교차하는인생을살면서“늘갈망하라. 우직

하게!”라고 외쳤던 잡스. 그는 실제로도 그런 자신의 신

념에따라치열한삶을살았다.

애플, 그리고전세계 IT업계어디로?

혁신적인사고와꼼꼼함으로세계IT업계에서‘장기집

권’한잡스의사망으로세계 IT업계의향방에관심이쏠

리고있다. 잡스의사망직전인10월4일에발표된신제품

‘아이폰4S’의시장반응이과거와달리실망스럽다는평

가가나옴에따라‘잡스없는애플’의향방도주목거리다.

애플미래‘안갯속’지난8월잡스가CEO에서물러난후

애플은쿡이이끌어왔다. 그러나잡스가경영진에게계

속조언할수있었던상황과그가죽고없는상황은완전

히다르며어떤형태로든애플의미래도영향을받을것

으로보인다. 잡스가보여준창조적혁신을애플이계속

이어갈수있을지가관심의대상이다.

일단‘유화적인물’로알려져있는쿡은추진력이강력

했던 잡스와 경영 방식이 다를 것이라는 예상에 무게가

실린다. 팀쿡에대한시장과대중의반응은아직까지신

통치않다. ‘운영의전문가’쿡이잡스의통찰력과직관

을따라갈수있는지의문이라는것이다. 일각에서는쿡

의리더십으로는안되므로새로운지도자를찾아야한다

는말까지도나온다.

창조성이나 혁신 면에서 잡스를 이을 수 있는 인물로

는수석제품디자이너조너선아이브와인터넷서비스담

당에디큐부사장등이거론된다. 아이브는잡스가애플

에 복귀한 1997년 입사해 아이맥, 아이팟, 아이폰, 아이

패드등의개발을지휘했다. 그러나제품의외관과이미

지가전문분야인탓으로잡스의창조성과혁신성을대신

할수있느냐는회의적이다. 큐는애플의차세대서비스

인‘아이클라우드’사업을키우고있다.

일각에서는 토머스 왓슨 주니어가 사임했을 때의

IBM, 월트디즈니가사라진후의디즈니, 게이츠가떠난

MS 등위대한지도자를잃은기업들을예로들며비관적

인전망을제시하고있다.

새롭게주목받는 IT 리더들 애플뿐만아니라잡스의자리

를 물려받을 세계 IT업계의 선두주자가 누가 될 것인지

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

버그, 아마존의제프베조스, 구글의래리페이지와세르

게이브린, 트위터의잭도시등이잡스의뒤를이어업계

를선도할인물로꼽히고있다.

이중 저커버그는 사람들을 연결시켜 콘텐츠를 공유하

게하는인터넷허브‘페이스북’의공동설립자로최근에

는‘잡스스타일’의가장큰특징인프레젠테이션(PT) 기

술과 함께 제품 디자인에 대한 안목이 크게 향상됐다는

평을듣고있다. 자신의목표에대한신념이확고하고대

중에 영합하지 않는 성격도 잡스와 닮았다는 지적이다.

이와관련, 스콧갤러웨이뉴욕대경영대학원교수는“페

이스북이 시장가치 측면에서 2년 내에 애플을 뛰어넘는

기업이될것”이라고전망했다.

아마존의성장을이끌고있는베조스는최근애플의아

이패드에강력한도전자가될것으로예상되는태블릿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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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잡스가사망하자각지에서추모의물결이이어지는가운데애플본사앞에

서 잡스의 유명한 경구“Think different!(달리 생각하라)”가 쓰인 셔츠를 입고 한

남성이헌화하고있다. AP_ 연합뉴스

를내놓으며차세대인물로떠올랐다. 구글의공동창업자

래리페이지와세르게이브린은세계최고의검색엔진을

지속적으로발전시켰을뿐아니라달탐사와무인자동차

등특이한분야의혁신을주도하고있어주목받고있다.

그러나미국 IT산업의중심지실리콘밸리의역사가와

분석가들은잡스가떠난빈자리는한사람에의해채워질

수없을것이라는데의견을같이한다. 그누구도잡스처

럼대중의마음을정확히파악하기는어렵다는게업계의

중론이다.

아이폰·안드로이드폰·윈도폰 향후 판도 애플의 아이폰

과구글·삼성을주축으로한안드로이드폰진영, MS의

윈도폰 진영으로 짜인 업계의 판도도 잡스의 사망 이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우선은‘잡스 없는’아이폰4S에

대한시장반응이냉담해질가능성이있는만큼안드로이

드폰 진영의 세계 시장 지배력이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실제로도애플은최근삼성과MS의협공에밀리며

시장에서고립되는조짐이엿보이고있다.

국내 IT업계“큰영향없어”

국내 업체들은 잡스의 사망이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

두세우고 있다. 겉으로는“지난 8월부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애써

반응을 자제하면서도 내심으로는 아이팟과 아이폰 등을

잇따라내놓으며몇년동안세계 IT업계를호령하던잡

스의무게가결코가볍지않을것으로예상하는눈치다.

업계 관계자는“후발주자인 애플이 MP3시장과 스마

트폰시장에서성공을거둔것은앱스토어등혁신적비

즈니스모델을만들줄아는잡스의천재성때문”이라고

지적하고“그러나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있는 지금은

국내업체에유리한상황”이라고분석했다. 하드웨어기

능이나완성도가중시되면서제조와관련해노하우가풍

부한국내업체에유리한판도가형성됐기때문에잡스의

사망이미칠영향은크지않으리라는설명이다.

잡스의 부재가 소비자들의 애플 제품 선호에 어떤 영

향을미칠지도여전히물음표로남아있다. 다만아이폰

4S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과거와 달리 열광적이지

않고오히려실망스럽다는평가가있어아이폰에대한선

호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점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해

보인다.

잡스의 사망이 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소송에 미칠 영

향에 대해서는 논란이 분분하다. 현재의 소송전 양상에

서바뀔것이없다고보는쪽에서는이미경영일선에서

물러난창업주의사망이기업의소송과특별히관련될것

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삼성과 애플의 소송이 3G 네

트워크관련분쟁이란점도변화의가능성을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반면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점치는 쪽에서는 애플을 새

롭게이끌고있는쿡이잡스같은강한추진력을갖고있

는지 알 수 없는 데다 삼성-애플의 소송전이 양쪽 모두

에보탬이되지않는‘치킨게임’이란점에주목한다. 전

자업계 관계자는“애플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출신인

쿡은 그동안 부품 생산과 관련해 삼성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고상기시키고“애플을쿡이이끌고있는만

큼극적인타결가능성도없지않다”고말했다.

임상수샌프란시스코특파원 nadoo1@yna.co.kr

주종국뉴욕특파원 satw@yna.co.kr

권영전미디어과학부기자 com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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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업체들은 잡스의 사망에 대해“지난 8월부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기 때문

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수년간 세계 IT업계에서 차지해 온 잡스

의무게를무시하기는어렵다는분위기다. 사진_ 이경욱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