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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미분과 적분 김영욱 고려대학교 이과대학 수학과 2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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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미분과적분

김영욱고려대학교 이과대학 수학과

2005년 7월

ii

목차

제 1 장 기본공식의 한 가지 특징 3

제 1 절 맨 처음에 나오는 공식 . . . . . . . . . . . . . . . . . . . . . . 3

제 2 절 이 공식이 하는 이야기 . . . . . . . . . . . . . . . . . . . . . . 4

제 3 절 이런 특징을 갖는 공식들 . . . . . . . . . . . . . . . . . . . . 6

제 4 절 일차함수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8

제 2 장 연속의 필요성 11

제 1 절 연속성의 뜻 . . . . . . . . . . . . . . . . . . . . . . . . . . . 11

제 2 절 물리적 현상에서의 연속성 . . . . . . . . . . . . . . . . . . . . 13

제 3 절 조금 더 복잡한 연속성 . . . . . . . . . . . . . . . . . . . . . . 13

제 3 장 왜 미분을 하는가? 17

제 1 절 최대 최소 문제 . . . . . . . . . . . . . . . . . . . . . . . . . . 17

제 2 절 어떻게 푸는가? . . . . . . . . . . . . . . . . . . . . . . . . . . 18

제 3 절 그러면 어떻게 하는가? . . . . . . . . . . . . . . . . . . . . . . 19

제 4 장 지수함수 23

제 1 절 지수법칙?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3

제 2 절 새로운 정의 . . . . . . . . . . . . . . . . . . . . . . . . . . . 25

제 3 절 제대로 만든 것인가? . . . . . . . . . . . . . . . . . . . . . . . 26

제 5 장 삼각함수와 쌍곡선함수 29

제 1 절 라디안은 실수이다? . . . . . . . . . . . . . . . . . . . . . . . 29

제 2 절 선생님은 라디안을 더 좋아하는가? . . . . . . . . . . . . . . . 30

제 3 절 삼각함수는 어떤 함수인가? . . . . . . . . . . . . . . . . . . . 31

제 4 절 삼각함수를 정의하는 여러 가지 방법 . . . . . . . . . . . . . . 32

iii

iv 목 차

제 5 절 삼각함수와 쌍곡선함수 . . . . . . . . . . . . . . . . . . . . . . 34

제 6 장 극한이란? 37

제 1 절 수열의 극한 . . . . . . . . . . . . . . . . . . . . . . . . . . . 37

제 2 절 논리(logic) . . . . . . . . . . . . . . . . . . . . . . . . . . . . 42

제 7 장 Taylor의 급수 표현 47

제 1 절 삼각함수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47

제 2 절 로그 함수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48

제 3 절 다른 예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50

제 4 절 Taylor의 전개식의 의미 . . . . . . . . . . . . . . . . . . . . . 51

제 5 절 안 되는 것도 있다 . . . . . . . . . . . . . . . . . . . . . . . . 52

제 6 절 참고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52

제 8 장 합성함수의 미분법 53

제 1 절 미분은 무엇을 재는가? . . . . . . . . . . . . . . . . . . . . . . 53

제 2 절 합성함수와 그 미분 . . . . . . . . . . . . . . . . . . . . . . . 55

제 3 절 현실에서는 . . . . . . . . . . . . . . . . . . . . . . . . . . . . 57

제 9 장 평균값의 정리 59

제 1 절 당연한 말은 증명하기가 어렵다? . . . . . . . . . . . . . . . . 59

제 2 절 그림은 뭘 하고 있는가? . . . . . . . . . . . . . . . . . . . . . 61

제 3 절 그럼 그림은 진짜로 뭘 하고 있는가? . . . . . . . . . . . . . . 61

제 4 절 롤의 정리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63

제 5 절 평균값의 정리 . . . . . . . . . . . . . . . . . . . . . . . . . . 64

제 6 절 코시의 평균값의 정리 . . . . . . . . . . . . . . . . . . . . . . 65

제 10 장 부분적분을 보는 방법들 69

제 1 절 부분적분 공식 . . . . . . . . . . . . . . . . . . . . . . . . . . 69

제 2 절 치환적분법 . . . . . . . . . . . . . . . . . . . . . . . . . . . . 70

제 3 절 조금 간단한 부분적분 공식 . . . . . . . . . . . . . . . . . . . 71

제 4 절 적분이 가지고 있는 정보는 얼마나 되는가? . . . . . . . . . . 72

제 5 절 미분이란 무엇인가? . . . . . . . . . . . . . . . . . . . . . . . 74

제 11 장 외적과 행렬식 77

제 1 절 외적이란?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77

목 차 v

제 2 절 외적 공식의 이해 . . . . . . . . . . . . . . . . . . . . . . . . 78

vi 목 차

목 차 1

미적분학에들어가면서

미적분학을 공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사실 대학 4년간 수학을 전공하는 이들에게도 미적분학은 어렵다. 왜 1학년 과목이 그렇게 어렵다고 하는가?

물론 내용의 수준 면에서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 어려워진다고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 하면 조금 달라진다. 1학년의 미적분학을 잘 살펴 보면 우리가 계산법을 응용하는 수학의 방법을 총 망라하고 있다.1 다른 과목들은 이에 비하여 조금은 전문적이다. 즉, 어떤 한 가지 내용이나 관점에 집중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따라서 전공과목들이 비록 수준 높은 내용을 다루고 있다고 하여도 그 내용의 흐름이 단순하고, 어려운 기법을 다룬다고 하여도 잡다하지는 않다. 이런점에서 보면 미적분은 기초적이지만 잡다한 많은 계산법의 집합체이며 그깊이도 계산법 하나하나마다 얼마든지 깊어질 수 있는 과목이 된다.

따라서 미적분학은 1학년 1년 동안에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을 선별한 과목이어서 조금 더 잘 이해하고 싶으면 훨씬 더 많은 공부를 하여야 하고 또 할 수있는 과목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에서 진정으로 미적분학을 공부하려고 하면 한이없으며, 수학의 모든 분야를 총 망라하는 이론으로 발전되게 된다.2

우리는 쉬운 미적분학의 계산법을 익히는데 주력할 것이지만 이것이 고등학교의 계산법과 다른 점에 주목하며 공부하여야 한다. 특히 단순히 문제의 답을 얻는과정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과정이 옳은과정이 되는 이유를 이해하고 다른 문제에 적용할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달성하려면 어떻게 할 까? 우선,

1. 계산법을 익히려면 공부하는 각각의 계산법에 대한 문제를 많이 풀어 보아서 계산법을 잘 습득하여야 한다.

2. 그리고 이 계산법이 성립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하여 여러 각도에서 이 계산법을 바라보고 생각해 보아야 한다. 특히 계산법에서 사용하는 정리들이나타나는 이유를 알아내야 한다.

이 두 가지는 꼭 필요한 것이다. 나누어 주는 부교재의 두 가지 내용은 이러한 두1보통 미적분학에 해당하는 서양의 명칭은 보통 calculus이고 이는 계산법이라는 뜻이

다.2이러한 점은 전 세기 중반의 명 교과서로 이름 높은 Smirnov의 “수학교과서”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것은 당시 수학의 기본을 전부 서술한 책으로 전 5권으로 되어 있는데,

요즘의 수학처럼 분야를 나누어 따로 따로 쓰지 않고, 전체를 하나의 과정으로 쓰고 있다.

크게 다섯 내지 여섯 분야로 나누고 있기는 하지만 그 내용은 모두 미적분학의 발전으로설명하고 있다.

2 목 차

가지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활용하기에 따라 목표한 바에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씀

제 1장

기본공식의한가지특징

고등학교에서 그리고 대학교 1학년에서 미적분학과 관련된 많은 공식을 배운다.

여기에는 미분법과 적분법의 여러 공식들이 있지만 이 밖에도 이러한 계산을 잘하기 위하여 필요한 인수분해 공식과 같은 대수적 계산법 공식도 많이 있다.

이 많은 공식들은 요소요소에 필요한 것이라서 모두 잘 익히고 잘 기억하고 있어야 함에 틀림 없다.1 공식을 외우라고 하면 많은 학생들이 고개를 흔든다. 잘 외워지지도 않고, 외웠다고 하는 것도 조금만 틀리면 아무 쓸모가 없고, 그리고 잘기억해도 어떻게 쓰는지 몰라서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런 공식의 특징들은 잘 찾아보다 보면 기억하기도 쉽고 또 사용하는법도 알아내기 쉬운 것이 수학 공식이다. 수학공식의 특징은 여러 가지가 있고 이러한 특징을 알아내고 이용하는 것은 학생 개개인이 스스로 찾아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어떤 공식들은 특별한 공통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 특징은 사람들이 잘 찾지 못하고 그리고 쓸모도 별로 많아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 장에서는 이특징에 대하여 알아본다.

제 1 절 맨처음에나오는공식

우리가 알아보려는 공식들은, 같은 주제를 다루는 수학책이 모두 언급하는 공식들1공식을 잘 기억하고 있는 것, 보통 외운다고 하는 것은 쉬운 작업이 아니다. 가끔은 기

억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있고 한 번 본 것은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는다고 하기도 하지만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잊어버린다. 따라서 기억하는 방법도 많이 개발되어 있다. 그러나 수학의 공식을 기억하는 것은 조금은 다르다. 무턱대고 외우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에 좋은 방법이 아니다. 그 공식의 배경을 이해하고 그 공식이 사용되는 상황(예)를 생각하면 많은 부분은 외우지 않아도 저절로 기억되는 것이 수학 공식이다.

3

4 제 1 장 기본공식의 한 가지 특징

이고, 언제나 그 주제의 맨 처음에 나오는 것들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잘알고 있지만 그것이 공식으로 있었는지는 잘 모르는 그런 것이다.

우선 극한을 공부하였으니 거기서 배운 공식들을 보자. 함수의 극한을 계산하기 위하여 맨 처음 배운 공식은 “극한의 성질”이란 이름으로 공부한 다음과 같은공식이다.

limx→c{ f (x) + g(x)} = lim

x→cf (x) + lim

x→cg(x)

이다. 이 공식은 극한을 공부한 사람들은 모두 다 잘 알고 있고 또 잘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limx→3

(x + 2) = limx→3

x + limx→3

2 = 3 + 2 = 5

라는 계산을 하는 도중에 첫 번째 등호는 위의 공식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공식을 사용하는 것은 어렵지 않고 따라서 공식이랄 것도 없다는 식으로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면 왜 이 공식은 교과서 맨 처음에 마치 가장 중요한 것 처럼 나와 있는 것일까?

선생님께 물어보면 물론 가장 옳고 교과서적인 대답을 해 주신다. 이 성질은극한 계산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라든가, 이 성질 없이는 아무런 극한 계산도 할 수 없는 것이니까라든가, 이 공식을 모를 수는 없는 것이지만 이론 전개를 위하여 적어도 한 번은 증명을 해 두지 않으면 안되니까 라는 답을 듣게 될 것이다. 이 답들은 백번 옳은 답이며, 이것만 가지고도 이 공식을 공부해 두어야 할충분한 이유가 된다. 그렇지만 이런 상투적인 이유 말고는 아무런 다른 이유가 없는가? 다른 이유가 없다면 우리도 상투적인 방법으로 제껴버리고 말면 될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제 2 절 이공식이하는이야기

이제 이런 공식을 보면서 단순한 계산법 이상의 무엇인가를 얻고자 한다면, 어떻게 해서 이 무엇인가를 찾아낼 수 있나?

수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한 가지 이상의 관점에서 접근하여 봄으로써 눈 앞에 주어진 현상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한다. 다시 말하면 현재 눈에 보이는 식으로 생각하지 않고 전혀 다른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면 지금까지는 보지 못하던 새로운 이해가 생기고 새로운 길이 보인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공식을 다시 한번 보자.

limx→c{ f (x) + g(x)} = lim

x→cf (x) + lim

x→cg(x)

제 2 절 이 공식이 하는 이야기 5

이 공식을 보면 별로 생각할 거리가 많지 않다. 그러나 이 공식은 미분법에서 나오는

ddx

x2 = 2x

라는 공식과는 조금 다른 모양이다. 두 공식은 어떻게 다른가? 우리 극한 공식은미분공식과는 다르게 덧셈이 들어있다. 덧셈이 들어 있는 것은 물론 별로 특별한특징이 아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 덧셈 때문에 이 공식을 조금은 다른 식으로 말해 볼 수 있다.

우리 극한 공식을 이렇게 말해 보자.

“두 함수 f (x)와 g(x)가 있을 때 우리는 두 함수를 합한 함수 f (x)+ g(x)를 생각하여 x→ c 일 때의 극한을 계산하려 한다. 이 때 극한값은 각각의 함수 f (x)와g(x)의 x→ c 일 때의 극한값을 계산하여 더한 값과 같다.”

이것을 보고 아마도 누구나 이렇게 말 할 것이다.

“뭐 별로 뾰족한 것도 없고 특별히 새로운 눈으로 본 것 같지도 않은데. . .나도 아마 이렇게 말했을거야.”

사실 그렇다. 별로 특별한 것이 없다. 이제 위의 설명에 나오는 말(개념)들은어떤 것이 있는지 모아 보자. 우선 함수가 있다. 그리고 덧셈이 있으며, 극한이 있다. 이제 이것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 모든 것이 꼭 두번씩 나온다. 물론이다.

한 번은 공식의 왼쪽에, 또 한 번은 공식의 오른쪽에 나온다.

이제 이것들이 어떻게 다르게 쓰이고 있는가를 물어보면 어떤가? 별로 달라보이지 않는다. 함수는 함수이고, 극한은 극한이며, 덧셈은 실수의 덧셈이다. 양쪽 다똑같다. 그럼 왼쪽과 오른쪽은 뭐가 다른가? 잘 들여다 보면 다 똑 같은데 어디에덧셈기호가 있고 어디에 극한기호가 있는가만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무슨 말인가?

왼쪽에서 계산을 해 보면서 이것들이 계산 속에 등장하는 순서를 잘 보면 이렇게 된다. 우선 함수가 제일 먼저이다. 즉,

f (x) 와 g(x)

가 가장 먼저 생각하는 값이다. 그 다음에 이 함수들의 합을 구하여 합함수를 생각한다. 즉,

f (x) + g(x)

를 만든다. 그리고 나서 이 함수의 극한값을 x→ c일 때에 구한다. 즉,

limx→c{ f (x) + g(x)}

6 제 1 장 기본공식의 한 가지 특징

을 얻는다. 이렇게 해서 얻은 것이 등호의 왼쪽이다.

이러한 순서이다. 그러면 오른쪽은 어떤가?

위에서와 똑같은 방법으로 써 보면 이렇다. 우선 함수가 제일 먼저이다.(이것은 앞에서와 같다.) 즉,

f (x) 와 g(x)

가 가장 먼저 생각하는 값이다. 그런데 그 다음에는 이 함수들의 극한값을 먼저 구한다. 즉,

limx→c

f (x) 와 limx→c

g(x)

가 그 바로 다음에 구하게 되는 값이다. 그리고 나서 이 두 값을 더한 것을 구한다. 즉,

limx→c

f (x) + limx→c

g(x)

이다. 이렇게 해서 등호의 오른쪽이 완성된다.

자 이제 양쪽의 차이가 조금 보이는가? 위에서 살펴본 바에 의하면 공식의 좌변과 우변은 두 함수 f (x)와 g(x)를 가지고 두 가지 조작을 하고 있다. 그 하나는덧셈이며, 또 하나는 극한을 구하는 조작이다. 이 두 조작은 전혀 다른 두 조작이다. 그런데 위의 공식에서는 이 두 조작은 이렇게도 해 보고 저렇게도 해 보고 있다. 다시 말하면 덧셈을 먼저 하고 극한을 구해보기도 하고(좌변), 극한을 먼저 다구한 다음에 더해보기도 한다(우변).

이렇게 비교해 보면 비교적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좌변의 식과 우변의 식의차이는 덧셈과 극한계산의 순서를 바꿔서 해 본 것이다. 그리고 이 공식은 이 두조작(덧셈과 극한)의 순서를 바꾸어 보았을 때 결과에 차이가 없다는 말을 하고 있다. 이를 형식적으로 나타내면 이렇게 쓸 수 있다.

(극한셈) ◦ (덧셈) = (덧셈) ◦ (극한셈)

제 3 절 이런특징을갖는공식들

이제 이것이 얼마나 당연한 공식인가를 생각해 보자.

두 가지 조작의 순서를 바꾼 결과는 원칙적으로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 이것은 예를 들어 “나의 어머니의 아버지”와 “나의 아버지의 어머니”를 비교해 보거나, 평면의 도형을 “원점을 중심으로 90◦ 회전한 후, 벡터 (1, 0) 만큼 평행이동한 것”과 이 도형을 “벡터 (1, 0) 만큼 평행이동한 후, 원점을 중심으로 90◦ 회전한 것”을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보통 우리가 사용하는 두 가지의 조작을 순서

제 3 절 이런 특징을 갖는 공식들 7

를 달리 해서 적용할 때 결과가 같게 나온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면 이러한 공식은 단순히 계산을 하기 위한 공식이라는 점 외에도 또 뭔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생각이 든다.

이런 공식들은 또 있는가? 얼마나 더 있는가? 우선 이 공식과 같이 등장하는공식들이 있다.

limx→c{a f (x)} = a lim

x→cf (x)

limx→c

f (x) g(x) = (limx→c

f (x)) (limx→c

g(x))

이 두 공식도 위와 똑 같은 식의 해석을 할 수 있다.

문제 1.1. 이 두 공식을 분석하여 두 가지 조작의 순서를 바꾸었을 때 결과가 동일하게 나온다는 형식으로 설명하여라.

이 공식들에 대하여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으로, 이 공식들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와 함께 이 공식들이 어째서 성립하는가 하는 ε − δ 논법의 증명이 있었으나,

이제는 이 공식들이 두 가지 조작의 순서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 하나 덧붙게 되었다.

이제 이러한 공식을 많이 찾아보자. 이미 고등학교에서 공부한 공식 가운데 많은 것이 이러한 범주에 들어간다. 예를 들어 셈법의 공식인

a(b + c) = ab + ac

가 그런 것이다. b와 c에 대하여 a를 왼쪽에 곱하는 것과 덧셈을 하는 것에 대한이야기이다. 그런가 하면

√ab =

√a√

b (a, b > 0)

도 그런 모양이고, 집합에 대하여 성립하는

A ∩ (B ∪ C) = (A ∩ B) ∪ (A ∩ C)

와 같은 공식도 그런 것이다. 수열의 극한에 대한 공식

limn→∞(an + bn) = lim

n→∞ an + limn→∞ bn

과 같은 공식도 그런 것이요, 미적분에 관한 공식

( f + g)′ = f ′ + g′,∫{ f (x) + g(x)} dx

∫f (x) dx +

∫g(x) dx

8 제 1 장 기본공식의 한 가지 특징

도 그렇다. 정말 많은 공식들이 이런 꼴이고 이것들은 모두(?) 너무 당연해서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마치 우리 생활에 공기가 중요해도느끼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

문제 1.2. 1.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이러한 공식을 더 찾아보아라.

2. 이런 모양으로 쓰면 틀리는 공식의 예를 들고 이에 대한 올바른 공식을 찾아보아라.

제 4 절 일차함수

이러한 특징은 과연 무엇인가? 이것을 알아보기 위하여 다음 두 함수를 비교하여보자.

f (x) = 2x, g(x) = 2x + 1

이 두 함수는 우리가 1차함수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별로 좋은 용어는 아니다. 우리는 보통 2x와 2x + 1을 모두 1차다항식이라고 부른다.(이것은 정확한 용어이다.) 이 때, 두 다항식의 차이점은 한 다항식은 상수항이 없고(0이고)

또 한 다항식은 상수항이 있다(0이 아니다)는 것이다. 이 두 함수는 덧셈과 어떤관계를 갖고 있는가를 생각해 본다.

우선 정비례함수인 f (x) = 2x는 덧셈과 순서를 바꾸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두 수의 합을 구하는 것과, 어떤 실수에 대한 함수 f의 값을 셈하는 두 조작은 위에서 처럼 좋은 관계에 있는가? 즉, f (a + b)와 f (a) + f (b)는 같은가? 답이 ‘그렇다’라는 것은 금방 알 수 있다. 이것은

2(a + b) = 2a + 2b

라는 분배법칙과 똑같은 이야기이다. 즉 정비례함수는 덧셈과 순서를 바꾸어도 문제가 없다.

그럼 함수 g(x) = 2x + 1은 어떤가? 계산하면

g(a + b) = 2(a + b) + 1 = 2a + 2b + 1

g(a) + g(b) = (2a + 1) + (2b + 1) = 2a + 2b + 2

이니까 잘 안 된다. 이 함수 g는 덧셈과 별로 잘 지낼 수 없다.

보통 f와 같이 덧셈과 잘 지내는(순서를 바꿀 수 있는) 연속함수를 일차함수라고 부른다. 사실 이러한 함수는 항상 정비례함수꼴이다.(증명이 필요하다.) 즉,

순수한 1차항만으로 나타낼 수 있는 함수이다.

제 4 절 일차함수 9

이런 사실을 알고 보면 앞에서

f 7→ limx→c

f (x)

와 같이 대응시키는 함수는 덧셈과 잘 지내는 함수가 된다. 즉 마치 일차함수같은것이다. 그래서 이런 대응도 일차함수라고 부른다. 이러한 일반적인 일차함수를 공부하는 이론을 선형대수학이라고 부른다.

문제 1.3. 우리 주변에서 서로 다른 두 가지의 조작을 순서를 바꾸어서 시행하였을 때, 같은 결과가 나오는 예와 다른 결과가 나오는 예를 각각 찾아보아라.

10 제 1 장 기본공식의 한 가지 특징

제 2장

연속의필요성

미적분학을 공부하는데 가장 기본되는 개념은 극한이며 이 극한을 사용하는 가장중요한 방법은 연속성이다. 연속성을 잘 이해하는 것은 현대수학의 90%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해도 된다.

수학은 물론이요 우리가 과학을 이해하고 적용하는 것은 모두 다 연속성에 기초하고 있으며 이는 마치 사람이 생활하는데 공기가 필요한 것 처럼 과학의 모든곳에서 이것 없이는 아무것도 되는 것이 없으면서도 사람들은 잘 느끼지 못하고지나가는 것이다.

우리는 몇 가지 관점에서 연속성의 역할을 조명해 본다.

제 1 절 연속성의뜻

함수의 극한 개념을 이해하고 나면 연속성은 간단히 고등학교 때의 조건으로 돌아간다. 즉, 함수 f가 x = a에서 연속이라는 뜻은

1. 함수 f가 x = a에서 함수값 f (a)를 가지며 (즉, 점 a가 함수f의 정의역에 들어 있으며),

2. 함수 f가 x = a에서 극한값 limx→a f (x)를 가지며

3. 이 두 값이 일치한다. 즉, limx→a f (x) = f (a) 이다.

라는 것이다. 이말은 복잡해 보이지만 구조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바꾸어 쓸 수 있다.

11

12 제 2 장 연속의 필요성

limx→a

f (x) = f (limx→a

x)

물론 모든 부분이 계산 가능하다는 가정을 포함하고 있다. 이것은 앞장에서 이야기 했던 것에 해당하는 한 가지 예이다. 즉, 실수 x에 함수 f를 적용하는 것과x → a 일 때의 극한을 적용하는 것은 두 가지의 서로 다른 조작(function)이다.

이 두 가지 조작이 순서를 달리 해도 같은 결과를 줄 때, 이 두 조작은 같이 사용하기 편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즉, 함수 f가 연속이라는 것은, f가 이 두 조작을 편리하게 섞어 쓸 수 있게하는 그런 함수라는 말이다.

이러한 편리성은 여러분이 이미 잘 사용하고 있다. 다음과 같은 극한 계산을생각해 보자.

limx→3

ex = e3

limx→a

(x + b) = a + b

limx→π

cos2 x + 1ex + e−x =

2eπ + e−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계산을 할 때 함수의 변수 x에 간단히 극한값을 구하는점의 값 3, a, π 등을 대입하고 만다. 과연 그렇게 대입해도 되는가? 아무 문제가없는가? 하고 물어보자. 위의 계산에서는 그렇게 해도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주어진 함수가 극한값을 구하는 점에서 모두 연속이기 때문이다.

물론 연속이 아닌 점에서 극한값을 구할 때는 이렇지 못하다는 것을 고등학교 때배워서 알고 있다.(기억하는가?)

문제 2.1. 이렇게 대입하여 극한을 구하려고 하면 틀린 결과를 얻게 되는 극한 문제의 예를 될 수 있으면 서로 다른 종류로 세 가지만 들어라.

우리가 이러한 계산에만 익숙해지다 보면 극한의 계산에서 대입할 수 있는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를 구별하여야 한다는 사실을 잊게 된다. 그리고 실제로 이러한 구별이 필요하게 되는 현장에서는 잘못된 생각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1

1우리가 극한을 공부하는 이유는 한편으로 극한의 계산을 잘 할수 있게 하려는 것도 있지만, 이와 함께 극한의 계산이 평상적인 계산으로 되지 않을 때, 또는 극한이 존재하지 않을 때, 이러한 것을 쉽게 인식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도 있다. 실제로 고급 과정으로 갈수록 후자와 같은 문제가 훨씬 더 중요한 문제가 된다.

극한의 계산 문제를 연습문제로 줄 때는 이 문제가 어떤 경우에 해당하는가를 따져 보게하고 나서 극한값을 구하게 하려는 의도지만 실제로 극한값이 존재하는 경우만 많이 물어보다 보면 이러한 목표가 가려지고 잘못된 길로 이끄는 결과가 되기도 한다.

제 3 절 물리적 현상에서의 연속성 13

제 2 절 물리적현상에서의연속성

꼭 물리학에서만의 현상은 아니지만 쉽게 우리가 경험하는 일상생활에서의 물리는연속성문제 투성이이다.

우선 고등학교에서 공부하는 평면 위의 질점(point mass)의 운동을 생각하여보자. 이 점의 좌표는 시간에 대한 함수로

(x(t), y(t))

라고 쓸 수 있다. 이 때 우리가 고전 물리를 공부하는 첫번 째 가정은 이 함수들이연속이라는 것이다.2 이 사실은 무슨 말인가? 직관적으로 이야기하면 시간에 따라질점이 움직이는 동안 살펴볼 때, 어떤 순간에 어느 지점에서 이 질점이 사라지고같은 순간에 이 지점에서 떨어져 있는 다른 지점에 (짜잔 하고) 나타나는 일이 없다는 뜻이다.

문제 2.2. 더 복잡한 불연속 함수를 하나 잡고(또는 상상하고) 이 함수를 위치함수로 가지는 질점의 운동현상을 설명해 보아라.

이러한 것은 여러분이 이미 많이 생각해 본 현상일 것이다. SF영화—예를 들어 스타트렉—를 보면 우주선에 있는 사람이 한 순간에3 사라지고 곧바로 저 행성 위의 어느 지점에 다시 나타나는 것은 매우 매력적인 상상이다. 어렸을 때는 이런 공상을 많이 하면서 지내고 이러한 공상 가운데 나중에 현실로 나타나는 것들도 있지만, 앞에서 말한 현상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양자이론을 포함하지 않는 고전물리학에서는 이러한 현상은 절대로 일어나지않는다고 가정하고 이론을 시작하고 있다.4 즉, 영화만큼은 재미 없는 공부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연속함수를 다루는 만큼 그렇지 않은 함수를 다루어야하는 공부보다는 수월하게 할 수 있는 공부가 될 것이다.

제 3 절 조금더복잡한연속성

앞절에서우리는 시간에 따라 변하는 점의 위치함수를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이론적으로 많이 공부하는 대상은 시간이 아닌 다른 상황적인 요인을 변수로 잡고 이

2점의 좌표함수는 항상 연속이라고 생각하지만 항상 미분가능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3사실 약간 긴 순간이다.4양자물리학에서는 이러한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는 것 같다. 글쓰는이는 양자 물리를

잘 모르므로 그냥 제외해 둔다.

14 제 2 장 연속의 필요성

에 따라 나타나는 시간적인 변화량을 점 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보자.

우리가 지구로 날아오는 소혹성을 막기 위해 폭발물을 실은 우주선을 쏘아보내기로 했다고 하자. 이를 위하여 우리는 많은 계산을 하고, 여러 요인을 검토하여 적절한 시간과 적절한 위치를 선정한다. 그리고 그 시간에 그 위치에서 우리의우주선이 날아오는 소혹성과 만나도록 하려고 한다. 이제 지구 위의 어느 지점에서 어느 순간에 어떠한 속도로 우주선을 쏘아 올리고, 우리가 계산한 대로 소혹성과 만나기를 바란다.

이러한 계산의 과정에는 많은 요인을 고려하여 계산하게 되지만 가장 기본이되는 요인 가운데 하나는 우리가 쏘아 올리는 우주선의 무게 이다. 우리가 계산하는 동안 이 우주선의 질량은 m0라고 잡고 계산 했다고 하자. 그러면 이 우주선이날아가는 궤도 함수는 벡터함수로

x(t) = (x(t), y(t), z(t))

와 같이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 이 궤도함수를 계산하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주어진 조건으로부터 만들어진 미분방정식 F = ma를 푸는 것이다. 그리고 이 방정식에서 m = m0이다.

이제 이 우주선을 쏘아 올리려고 하는데 그 우주선 안에 혹시라도 파리가 한마리 들어가 있었다고 하자. 그 파리의 질량을 ε이라고 하자. 그러면 이 방정식에서 m = m0 + ε이 된다. 이러한 m에 대하여 이 방정식을 풀어 얻는 궤도함수는 아까의 궤도함수와는 다른 것이 될 것이다. 문제는 얼마나 다른 함수가 되는가이다.

혹시라도 이 파리로 인하여 쏘아올린 우주선이 전혀 반대방향으로 날아간다거나 하는 일이 생긴다고 하여보자. 그렇다면 우주선을 쏘는 사람들은 항상 노심초사하지 않을 수 없다. 혹시 0.1g이라도 무게가 더 나가지 않을까가 중요한 문제가된다. 따라서 우주선에 타는 조종사들의 몸무게도 매우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타기 전에 몸무게를 재어 보아서 모자라면 물이라도 마시게 하고 태워야 할까? 넘치면 우주선에 실어 놓은 장비 중에서 어떤 것을 내려 놓고 보내나?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 걱정을 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왜 그런가? 우주선의 무게가 ε만큼 더 무거워지거나 가벼워진다고 하여도 우주선이 나아가는 궤도는 별로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미분방정식의 풀이에서 알 수 있으며 실제로 물리 현상에서도 쉽게 확인된다. 이러한 사실은 이 모든 과정에서 우주선이 날아가는 궤도함수는 우주선의 질량 m0를 변화시키며 볼 때 m0에 대하여 연속적으로 변화한다고 말할 수 있다. 즉, 우리가 물리현상을 보며 그 정확성에 대하여 대

제 3 절 조금 더 복잡한 연속성 15

단히 걱정하지 않는 것은, 그 현상들이, 그것을 결정하는 요인들을 변수로 볼 때연속적으로 변화하는 현상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비슷한 예로 우리가 대포를 쏘며 대포알의 무게가 조금만 달라도 혹시 이것이내 머리 위로 떨어지지 않을까 하고 걱정하지 않으며, 밤중에 CD를 틀어놓고 노래를 듣다가 volume을 조금 올리면서도 혹시 노래 소리가 집이 떠나가라고 커질까를 걱정하지 않는다든지, 야구장의 피쳐가 공을 던질 때, 손가락 힘을 정말 정확하게 하지 않으면 홈으로 던지는 공이 혹시 1루로 날아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절대로 하지 않는 것과 같은 것은 모두 이러한 현상이 이를 조절하는 요인들의연속함수와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 2.3. 주변의 일상적인 일에서 이러한 연속적인 변화를 주는 현상을 하나 이상 찾고 이 현상의 변수와 결과를 찾아 연속성을 설명하여라. 또, 이 현상이 연속적으로 변화하지 않을 경우에 (가상적으로) 생기는 이상한 현상을묘사하여라.

문제 2.4. 우리가 보는 현상 가운데서 이러한 연속성이 깨지는 현상을 하나만 찾아라.(꼭 물리적인 현상이 아니어도 된다.)

16 제 2 장 연속의 필요성

제 3장

왜미분을하는가?

미분법을 공부하고 나서 이를 이용해서 해결하는 문제의 대부분은 최대값, 최소값을 구하는 문제이다. 미분법은 정말 이런 문제에 적용하기 좋은 이론이다.

그런데 대학에서 공부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공부는 단연 미적분학이다.

대학 1학년 때 1년을 투자해서 꼭 공부해야하는 필수과목이며, 대학 4년 또는 그이후까지도 계산하는 대부분의 문제는 미적분학의 문제이니 그 중요성은 자꾸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면 미분법은 왜 그렇게 중요한가? 물론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최대, 최소 문제에 정말 딱 맞으니까이다. 그러니까 질문은 이렇게 해야 한다: 최대, 최소문제는 왜 그렇게 중요한가?

우리는 왜 최대값 최소값을 찾는 문제를 풀려고 하는가? 시험문제에 내기 좋기 때문만은 아닌 것일 것이 확실하다.

제 1 절 최대최소문제

최대 최소 문제들을 살펴보자. 여기 열거하지 않지만 교과서에서 최대 최소 문제들을 훑어보면 정말 다양한 문제들이 있다. 최대 최소 문제들은 정말 여러 분야에등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하다.

우선 우리의 삶을 돌아보자.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일을 하고, 그 과정에서많은 문제에 부딛힌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무슨 말인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무엇을 향하여 노력하는 것인가?

17

18 제 3 장 왜 미분을 하는가?

우리가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보통 우리가 마주친 상황에서 우리가 목표하는 바에 가장 가까운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즉, 최선의 방법을찾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를 수를 사용하여 해결하려고 할 때는 최대 최소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최선이라고 말하는 것은 가능하다면 어떤 잣대를 세워 놓고 이 잣대에 맞추어 보아서 가장 좋은쪽으로 치우친 결과를 원한다는 것이고, 이말은 가능한 모든 경우에 대하여 이 잣대의 눈금을 읽은 숫자로 나타낸 다음 이숫자 가운데 가장 큰 값, 또는, 가장 작은 값을 찾는다는 말이다. 즉, 경우들을 모두 모아 놓고 각 경우마다 실수값을 주는 어떤 함수의 최대, 최소값을 찾는 것이라고 하여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1 즉, 우리가 최선을 다하여 해결하고자 하는 모든 문제는 원칙적으로 일종의 최대, 최소 문제라는 것이다.

제 2 절 어떻게푸는가?

최대, 최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를 알기 위하여 보통 고등학교에서 잘 다루는 미분 문제를 하나 알아보자.

구간 [0, 1]에서 함수 f (x) = x2 − x의 최대, 최소값을 구하여라.

이 문제를 어떻게 푸는가를 생각해 보자.

함수 f (x)를 미분하여 도함수 f ′(x)를 구하고, f ′(x)의 값이 0이 되는점을 찾은 다음 함수 f (x)의 증감표를 만든다. 그러면 이 함수가 어디서 최대가 되고 어디가 최소가 되는가가 명백하게 나온다.

어떤 문제라도 다 이렇게 풀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쉽다. 그럼 더생각할 점은 없는가? 그렇지 않다. 모든 함수가 이렇게 쉽지 않다. 우선 함수가3차함수이면 도함수가 2차함수가 되니까 도함수의 근을 구하기가 위의 문제보다훨씬 어렵다. 만일 주어진 함수가 4차함수라면, 3차함수인 도함수의 근을 구할 수

1이러한 말은 물론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수치화할 수 있고 따라서 경우들의모임의 영역 위에 적어도 실수값을 갖는 함수로 바꿀 수 있는 경우에만 적용되는 설명이다. 현실의 모든 문제가 수치화 가능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문제는 수치화가 불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은 최대한 수학적인 최대, 최소 문제와 유사한 방법으로 생각하며 이러한 문제의 모범을 따라서 문제를해결하고자 한다고 생각된다.

제 3 절 그러면 어떻게 하는가? 19

있는가?2 주어진 함수가 6차 이상의 함수라면 도함수의 근이 있어도 어떻게 나타낼 수 있는지 아무도 잘 모른다. 일상적인 방법(사칙연산과 근호)으로는 나타낼 수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으니까3 미분은 할 수 있어도 다른데 복병이 있는 셈이다.

물론 복병(사실은 숨어있지 않다고 생각되지만)은 또 있다. 우리가 최대, 최소문제를 풀고 싶어하는 대상이 되는 함수가 미분가능한 함수인가? 그렇다는 보장이 있을 리는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혀 미분가능한 점이 없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미적분을 사용하는데 절대적으로 불리한 경우이다. 그래도 연속함수라면 좀낫다.4 우리가 상대하는 함수가 연속함수도 아니라면 정말 힘들어진다. 아마 아무도 최대, 최소값을 구하는 방법을 모를 것이다.

우리가 미적분학을 현실 문제에 적용할 때는 이러한 복병을 다 무찌르고 나가야 한다. 지금 공부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문제가 다 해결되어 실제로 최대 최소문제가 미분가능한 함수의 문제가 되었다는 가정 하에서 하는 이야기인 것이다.

제 3 절 그러면어떻게하는가?

이제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은 과연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하는가 이다. 다시 말하면 어느 정도 나쁜 함수에 대하여 어디까지 말할 수 있는 것인가를 알아내자는 것이다.

미적분학에서 공부하는 것을 잘 알고 나면 답이 있다.

우리가 공부한 정리 가운데 한 두 가지를 살펴보자. 책에 나와 있는 것 가운데 어디다 사용하는지 잘 알 수 없는 정리가 있다. 서술하여 보면

실수값을 갖는 실변수 함수가 유한한 닫힌 구간에서 정의되어 있고 이구간에서 연속함수이면 이 함수는 이 구간에서 꼭 최대값과 최소값을가진다.

2여러분은 본 적이 없을 지 모르지만 3차함수의 근의 공식도 있다.3수학사에서 유명한 Abel의 여러 중요한 업적 가운데 하나가 5차 이상의 방정식의 근

을 이 방정식의 계수에 사칙연산과 근호만을 사용하여 나타내는 것은 불가능함을 보인 것이다.

4모든 점에서 연속함수이면서도 거의 모든 점에서 미분 불가능한 함수도 있다. Weier-

strass는f (x) =

∞∑

k=0

sin(πk2x)πk2

라는 함수를 정의하였다. Hardy(1916)에 의하면 이 함수는 적어도 모든 무리수 점에서는미분계수가 유한한 값이 아님이 알려져 있다.

20 제 3 장 왜 미분을 하는가?

이다.(이 정리는 좀 어려워서 대학 1학년에서도 증명을 보여줄 수가 없다. 적어도미적분학을 1년 공부하고 다시 한 학기 정도를 더 공부한 후에야 겨우 증명에 나오는 모든 용어를 안다고 할 수 있다.) 최대, 최소 문제를 풀 때 이 정리는 잘 사용하는 것 같지 않다. 그런데 이 정리는 왜 있는가? 이 정리는 어떻게 사용하는가?

앞 절에서 알아본 문제를 다시 생각하자.

구간 [0, 1]에서 함수 f (x) = x2 − x의 최대, 최소값을 구하여라.

앞절에서 알아본 이 함수의 풀이법은 쉽고 직관적인다. 고등학교의 풀이법으로는딱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그러나 이렇게 풀어보자.

함수 f (x)를 미분하여 도함수 f ′(x)를 구하고, 이 도함수의 값이 0인점을 모두 찾아 이 점에서의 함수값과 구간의 경계에서의 함수값 f (0),

f (1)을 모두 모아 놓은 다음 이 가운데서 가장 큰 값이 최대값이고, 가장 작은 값이 최소값이다.

이 풀이법도 옳은 풀이법임을 알아보기 위하여 고등학교에서 공부해서 알고 있는다음 사실 부터 보자.

미분가능한 함수가 최대, 최소값을 갖는 점은 극점 또는 경계점 뿐이다.

이제 위의 문제의 함수, 구간 [0, 1]에서 함수 f (x) = x2 − x를 생각하여 보면, 우리의 정리에 따라, 이 함수는 유한한 닫힌 구간 [0, 1]에서 연속인 함수이므로 이구간에서 최대, 최소값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위의 사실 때문에 이 함수의최대, 최소값은 경계점에서의 함수값이나 극점에서의 함수값 중에 있지 않으면 안된다.

이제 중요한 마지막 사실은

미분가능한 함수의 극점은 모두 이 함수의 미분계수가 0이 되는 점 가운데 있다.

이다. 이로 부터 위의 이야기에서 극점 대신 미분계수가 0이 되는 점을 생각해도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이 함수의 최대, 최소값은 경계점에서의 함수값이나미분계수가 0인 점에서의 함수값 중에 있어야 한다.

물론 함수의 최대값(최소값)은 그 함수가 가지는 모든 값 보다도 작지(크지) 않

제 3 절 그러면 어떻게 하는가? 21

으니까 미분계수가 0인 점에서의 함수값이나 경계에서의 함수값보다도 작지(크지)

않다. 따라서 미분계수가 0인 점에서의 함수값과 경계에서의 함수값을 모두 모아놓은 가운데서 가장 큰(작은) 값이 최대값(최소값)이 된다. 쉽다.(!)

그래서 이 절의 방법도 옳은 풀이법이다. 그럼 고등학교에서 왜 이런 풀이법은 배우지 않았는가? 이 풀이법이 틀리지 않는다면 증감표를 안 그려도 되니 훨씬좋은 풀이법이 아닌가?

이 문제를 이 절의 방법으로 풀 때, 우리는 무엇보다도 이 연속함수가 주어진구간에서 최대, 최소값을 가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 사실을 모르고는 이 방법을 사용할 수 없다. 이것이 고등학교에서 이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 가운데하나이다.5 즉 설명하거나 증명해 주기 어려운 정리를 사용해야 하는 벙법이라서고등학교에서는 잘 말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이러한 어려운 점에도 불구하고 가치가 있다. 이것은 증감표를 그리기 어려운 경우에는 매우 훌륭한 방법이다. 이번 강의에서는 아니지만 심화 미분적분 강의에서는 이런 문제를 다루게 되고, 이 때에 이런 풀이법이 중요하게 된다. 즉 어떤 면에서 더욱 많은 문제를 해결해 주는 방법이 되는 것이다.6

5물론 이 밖에 학생들이 미적분학의 기본적인 이해를 갖도록 하는데 증감표의 방법이 교육적 효과가 더 크다는 점도 있을 것이다.

6현실에서의 미적분 문제는 여러 개의 변수를 가질 수 밖에 없게 된다. 변수가 2개 이상인 미분가능한 함수는 쉽게 증감을 나타낼 수 없다. 이런 경우에 최대 최소를 찾는 방법으로 이 절의 방법은 매우 유력한 방법이다.

22 제 3 장 왜 미분을 하는가?

제 4장

지수함수

우리가 공부하는 교과서의 4장을 보면 고등학교 때와는 많이 달라보인다. 고등학교 교과서를 기억해 보면 우선 지수법칙을 공부하고 그로부터 지수함수를 정의하고 그리고 그 역함수로서 대수(로그)함수를 정의한다. 그러면 지수법칙은 대수법칙으로 승화되며 매우 쓸모 있는 것이 된다.

그런데 우리 미적분학 교과서는 뚱딴지 같이 로그함수를 먼저 정의하는데 그것도 적분을 써서 정의한다. 왜 그럴까?

제 1 절 지수법칙?

제대로 알아보려면 우선 고등학교에서 공부한 부분부터 잘 알아보아야 한다. 시작은 지수법칙이니까. . . , 지수법칙을 알아보자. 어떻게 공부했었는가?

a > 0인 실수 a와 자연수 n을 잡고 우선 거듭제곱

an = a · a · · · a (n 개)

이라는 것을 정의한다. 그리고 나면 이러한 것들은 지수법칙을 만족시킨다. 이제나눗셈을 도입하면 자연수 n에 대하여

a−n

이란 것을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a0 = 1

이라고 정의한다. 즉 지수가 정수로 확장되었다. 정수로 확장된 지수에 대하여도지수법칙이 잘 성립함을 확인할 수 있다.

23

24 제 4 장 지수함수

그 다음 단계는 유리수 지수에 대한 이야기이다. 즉, 두 정수 m,n에 대하여

am/n

이란 무엇인가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n > 0인 경우에

a1/n

을 방정식 xn = a의 유일한 양의 실근으로 잡고, 이를 사용하여 정의한다.

여기까지 조금 길기는 하지만 아무 문제 없이 잘 해 왔다. 그런데, 여기서 그다음 단계인 실수 지수로 가는 데는 어떤가? 고등학교 교과서를 보면 이 부분은 별설명이 없다. 아마도 대부분의 교과서는 지수법칙이 유리수 범위를 넘어서서 실수의 경우에도 성립한다는 말 만을 하고 있지 어째서인지는 설명하지 않고 있을 것이다. 제대로 된 설명은 아닌 것이다.

왜 그런가?

물론 이 부분을 설명하는 것은 조금 어렵기 때문이다. 간단히 이 부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를 알아보자. 우선 모든 실수는 유리수들로 만들어진 수열의 극한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예를 들면

√2 = 1.4142 · · · , π = 3.141592 · · ·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수 들은 유한한 소수(=유리수)의 극한이다. 이 유리수의수열을 {bn}이라고 하고 원하는 실수 x를

x = limn→∞ bn

으로 나타낸다고 하면

ax = limn→∞ abn

이라고 하고 싶다. 그러려면 우리는 bn이 수렴할 때 오른쪽 수열 abn이 항상 수렴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것은 사실이지만 증명하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고등학교 교육과정에는 이 부분에 대하여

지수가 실수까지 확장될 수 있음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도록 까지만 가르쳐라.

제 2 절 새로운 정의 25

라고 되어 있다. 이제 대학생이 되었으니 이 부분을 제대로 증명하고 나가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고등학교 때 식으로 밀고 나가는 것은 대학생에게도 그리 쉽지만은 않다. 그리고 역시 복잡한 방법이다.

혹시라도

limx→c

ax = ac

를 사용하면 되지 않는가? 또는 증명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지만 이것은 지수함수 ax을 실수 x 까지 제대로 정의한 다음의 문제라는 것을 알고 나면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혹시 정의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이 함수 ax이 연속함수라는 말이고 이 또한 증명이 필요한 문제이다.

자, 이제 대학 교과서의 방법이 한 가지 답이라지만, 그래도 이 방법이 좋은방법이 되려면 고등학교 식의 어려운 방법을 뚫고 나갔을 때 우리가 얻는 지수함수와 대학 교과서 식으로 만든 지수함수가 같은 함수여야 할 것이다. 이것은 사실이다. 나중에 확인하여 보자.

제 2 절 새로운정의

대학 교과서는 이러한 지수의 정의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로그함수부터정의한다. 그리고 이 방법은 미적분의 기본정리와

ddx

ln x =1x

라는 사실을 활용하여

ln x :=∫ x

1

1t

dt

라고 정의하는 방법이다. 우리는 고등학교에서 공부하여 이렇게 정의된 함수가 e를밑으로 하는 로그함수임을 잘 알고 있다. 이렇게 정의하면 부수적으로 로그함수의연속성과 미분가능성 그리고 그 미분이 1/x라는 사실까지 얻게 된다. 많은 불로소득이 있다.1 뿐만아니라 로그법칙도 조금의 적분계산으로 얻게 된다. 이 다음의단계는 고등학교 때와 반대로 로그함수의 역함수로서 지수함수 ex을 정의하고 로그법칙에서부터 실수범위의 지수법칙을 얻는다.

1불로소득은 항상 나쁜 것은 아니다.

26 제 4 장 지수함수

이 과정을 잘 살펴 보면 고등학교 때의 전개에 비하여 아주 매끄럽다는 것을알 수 있다.

물론 물어보아야 한다, 고등학교 때는 왜 이렇게 하지 않았지 하고. 답은 물론잘 알고 있을 것이다. 로그함수를 적분으로 정의하고 시작하게 되면 왜 이런 함수를 정의하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없다. 별로 자연스럽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지수법칙이 발견된 이유도, 이렇게 실수까지 확장해서 쓰는 것이 어떤 것인지도 잘알 수 없게 될 것이다. 교육적으로는 고등학교 식의 방법을 한번 밟아보지 않으면안 된다. 이제 고등학교 방법을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대학교의 방법을 알게 되면 모든 것을 잘 알게 되는 것이다.

제 3 절 제대로만든것인가?

이제 대학 교과서의 적분에 의하여 정의된 로그함수나, 이의 역함수로 정의된 지수함수는 고등학교 때의 지수, 로그함수와 똑같은 함수인가?

대학 교과서의 내용을 공부하고 나면 이를 확인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다.

우선 정의된 로그함수는 연속함수이고 미분가능하다. 그리고 로그법칙을 만족시킨다. 이제 이의 역함수로 정의된 ex도 연속함수이고 역함수의 미분법 정리에 의해미분가능하다. 지수법칙도 만족시킨다.

이제 고등학교에서 정의한 내용을 따라가 보자. 정수에 대하여

en = e · e · · · e

인가를 확인하는 것은 우리의 새로운 함수 ex이 지수법칙을 만족시키기 때문에 당연하다.

n이 정수일 때, 또 유리수로 확장되었을 때도 새로운 함수가 실수에 대하여 지수법칙을 만족시키기 때문에 고등학교 때의 지수함수와 같은 값을 가질 수 밖에없다. 따라서 우리가 만든 새로운 지수함수는 고등학교 때 만들려고 했던 그 함수와 같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새로운 함수는 연속함수이므로 고등학교에서 하고자 했던

limx→c

ex = ec

를 만족시킨다. 즉, 고등학교에서 하고자 한 이야기가 사실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자 이제 지수함수는 잘 정의되었다. 아마도 아직까지 지수함수를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었겠지만 이 글을 통해서 그렇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을지도 모르고

제 3 절 제대로 만든 것인가? 27

또 다시 잘 알게 되었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다시 예전으로 돌아갔다.)

별로 한 것이 없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그래도 괜찮다. 이해는 이러한 과정을통해서 깊어진다.

28 제 4 장 지수함수

제 5장

삼각함수와쌍곡선함수

삼각함수는 우리가 사용하는 함수 가운데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함수라고 생각된다. 동양 사상의 중심이 되는 것은 모든 사물은 반복하여 같은 과정을 되풀이한다는 사상이다. 서양의 과학은 자연현상의 많은 부분이 이러한 양태를 보인다는 것을 증명하여 왔다. 이러한 부분을 수치적으로 나타내게 되고 수학이 개입됨으로써주기함수는 자연과학의 가장 중요한 대상이 되었으며, 이러한 주기함수의 기본이되는 삼각함수는 계산법의 바탕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는 삼각함수의 정의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한 두개 들어 생각해 보고 삼각함수나 이와 관련된 대상들을 살펴보아 서로 어떠한 관계에 있는가를 살펴보려고한다.

제 1 절 라디안은실수이다?

삼각함수를 다루면서 맨 처음 잘 갈피를 잡지 못했던 것은 각도의 단위인 도(◦)와라디안(radian)이다. 중학교까지 공부하는 동안 ‘도’라는 단위를 잘 사용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라디안이 나타나면서 각도를 재는데 복잡하게 만들어 버렸다. 그래도 이것은 다음과 같은 공식만 기억하면 괜찮다.

1◦ =π

180rad, 1 rad =

(108π

)◦, 180◦ = π rad.

문제는 다음과 같은 선생님의 말씀에 있다: “이제 부터 라디안(rad)은 실수와 같이 생각하여 그 단위를 생략하고 쓰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이 말을 단지 공식과 같이 받아들여서 선생님 말씀대로 잘 사

29

30 제 5 장 삼각함수와 쌍곡선함수

용한다. 그러나 조금 생각을 해 보면 이상한 점이 있다.

그럼 도(◦)는 실수가 아니어서 기호를 생략하면 안된다는 말인가?

암만 보아도 도를 단위로 하는 수도 실수인데 왜 라디안만 실수라고 하는가? 라고생각하게 된다. 특히 삼각함수를 배우게 되면 삼각함수의 변수는 항상 라디안이라고 생각해서 실수를 쓴다고 한다. 이것도 왜 꼭 라디안인가? 라는 물음을 갖게 된다.

이러한 의문을 해결하지 않으면 공부하기가 싫어지는 사람들이 있다. 습관을들일만큼 좋은 태도는 아니지만, 이러한 태도는 실제로 사물을 잘 이해하도록 유도하는 좋은 점도 가지고 있다. 이런 생각이 안 드는 사람은 이런 생각을 갖도록노력하고, 너무 이런 생각이 많이 들면 “과한 것은 부족한 것만 못하다”는 옛말을떠올리자.

이 물음은 왜 생기는가? 뭐가 잘못되었는가?

이를 위하여 우리가 공부한 것을 조금만 정리하여 놓자. 우선 각의 단위 도는한 바퀴를 360개로 똑 같이 나누었을 때의 한 개의 각을 단위로 하는 것이다. 이에 비하여 라디안은 원주를 따라 그 원의 반지름만큼 움직일 때 지나간 호의 중심각을 단위로 하는 것이다.

이제 이 두 개를 비교하여 보면 두 단위는 똑 같은 단위이다. 어느 것이 더 낫고 못하고는 둘째 문제이고 어느 하나만 실수이고 다른 것은 실수가 아니라고 할부분은 보이지 않는다.

수학을 많이 공부해 본 사람은 뭔가 말이 잘못 전달되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될것이다. 수학에서 만드는 개념들은 보통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며 인위적인 제약을가하는 일은 매우 적으므로. 그렇다. 이 두 가지 단위는 동등한 단위이다. 특별히라디안이 더 좋다는 점은 아직 발견할 수 없다.

제 2 절 선생님은라디안을더좋아하는가?

그럼 왜 선생님은 라디안을 특별히 좋아하는가?

사실 선생님들도 라디안을 특별히 더 좋아하지 않는다. 많은 선생님들이 라디안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를 가지고 고민을 하고 있으며, 안 쓰면 안 되는가라고 묻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라디안은 버리기 힘든 좋은 단위이다. 이것은 ‘도’라는 단위가 정말 익숙해서 이것만 쓰고 싶더라도 라디안을 쓰지 않을 수 없게 하는 무엇이 있다. 문

제 3 절 삼각함수는 어떤 함수인가? 31

제는 어디에 있는가 하면 삼각함수이다.

삼각함수를 어떻게 정의하는가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삼각함수는 삼각비로부터 나온다. 중학교 때 직각삼각형에 대하여 삼각비라는 것을 배웠다. 높이와 빗변의 비를 밑변과 빗변 사이의 각에 대한 사인(sine)이라 하고, 밑변과 빗변의 비를 같은 각에 대한 코사인(cosine)이라 부르기로 한다. 이 각은 기하학적 각이라서 도형일 뿐이지만, 이 각을 수를 써서 표현하면서 단위가 필요하게 되고 우리는‘도’와 ‘라디안’이라는 두 개의 단위를 가지고 있다.(그러나 아직 아무런 문제도 없다.)

문제는 이 삼각비를 각의 크기에 대한 함수로 보기 시작하면서이다. 각의 크기는 단위를 가지고 있지만 우리는 실수에서 정의되고 실수를 값으로 가지는, 그리고 단위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함수(마치 y = 2x 같은)를 만들어 쓰고 싶은 것이다. 그러면

sin 90 = 1 과 sinπ2

= 1

가운데서 어느 것이 맞는가?

이 때, 어느 것이 맞는가 라는 물음은 적절한 물음이 아니다. 적절한 것은 어느 것을 옳다고 하는 것이 더 좋은가 이다. 다시 말하면 어떤 것을 정의로 사용하면 다른 점에서 더 편리한가 하는 것이다. 위의 둘 가운데 어느 것을 정의로 해도아무 문제 없이 삼각함수를 만들어 쓸 수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하나는 다른 많은 함수들과 비교적 쉽게 섞어 쓸 수 있는데 다른 것은 이 보다 조금 복잡한 일이더 생긴다. 이 때, 수학을 하는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편리한 쪽을 선택한다. 조금만 더 복잡하게 만들어도 계산하기가 매우 힘들어지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자, 문제는 위의 두 가지 가능성 또는 이 밖에도 생각할 수 있는 많은 가능성가운데서 어느 것이 가장 편리한가 하는 것이다. 이것은 이 뒤의 계산을 다 해 보고서야 알 수 있는 것이다. 맨 처음에는

sin 90 = 1

이라는 식으로 오래 동안 계산해 보았을 것이지만 누군가가 라디안을 개발하고 이를 사용하여 보면서 이것이 더 편리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문제는 어디서 편리한가 하는 것이다. 이것은 삼각함수를 삼각비에서 분리하여 단순한 함수로서 계산에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부터이다.

제 3 절 삼각함수는어떤함수인가?

그럼 삼각함수는 어디에 쓰이는 함수인가? 삼각비에서 출발할 때는 분명히 삼각형

32 제 5 장 삼각함수와 쌍곡선함수

의 변의 비였다. 이것은 각을 변수로 하는 기하학적인 양이었다. 그러나 삼각함수로 탈바꿈하면서부터 많은 주기적인 변화는 삼각함수를 써서 나타내어지게 되었고이 때 변수는 각 외에도 여러 가지 양을 나타내는 변수들이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물리에서 같으면 많은 경우에 시간이 변수가 되며 거의 모든 변량을 모두 변수로쓸 수 있다.

이렇게 추상적인 함수로 변한 삼각함수는 변수의 현실적 의미를 잊고 단순한함수로서 계산도구가 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미분법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우리가 앞절에서 이야기한 편리함의 예를 들면 다음 식과 같은 것이다.

limx→0sin x

x= 1

이 식은 우리가 삼각함수의 미분을 계산하는데 가장 중요한 식이다. 실제로 이 식은

ddx

∣∣∣∣∣x=0

sin x = 1

과 같은 뜻이지 않은가?

문제 5.1. 삼각함수가 ‘도’를 단위로한 삼각비에서 만들어졌다고 하면 위의두 식은 어떻게 표현되겠는가?

교과서에서 이 식을 증명하는데 도형을 사용하였다. 그러면 왜 이미 도형에서떠난 삼각함수의 공식을 증명하는데 도형의 삼각비를 사용하는가?

이것은 삼각함수에서 계산하는 맨 첫 공식이고 이 때는 삼각함수의 정의를 사용할 수 밖에 없게 때문이다. 삼각함수의 정의의 시작은 라디안을 각의 단위로 하는 삼각비이기 때문이다.

제 4 절 삼각함수를정의하는여러가지방법

그럼 진짜로 고급 과정에 오면 삼각함수를 어떻게 다루는가?

수학의 많은 이론을 알고 계산할 수 있게 되면 삼각함수를 다른 방법으로 정의하여 쓸 수 있게 된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것의 하나는 도형과 관계 없이 미분방정식을 사용하는 것이다.

삼각함수는 특수한 함수이다. sin x와 cos x는 다음과 같은 성질을 가진다.

d2

dx2 sin x = − sin x,d2

dx2 cos x = − cos x

제 4 절 삼각함수를 정의하는 여러 가지 방법 33

그러면 거꾸로

d2

dx2 f (x) = − f (x)

라는 조건을 만족시키는 미분가능한 함수 f (x)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이미 알고있는 사실을 사용하면

f (x) = a sin x + b cos x

라는 함수는 모두 위와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 이 밖에 이런 함수는 더 있는가? 조금 어려운 이론이지만 f (x) = a sin x+

b cos x 말고는 위의 조건을 만족시키는 함수는 없다는 것을 보일 수 있다. 그러니까

S′′(x) = −S(x) 이고, S(0) = 0,S′(0) = 1

인 함수를 S(x)라 하고,

C′′(x) = −C(x) 이고, C(0) = 1,C′(0) = 0

인 함수를 C(x)라 하면

S(x) = sin x, C(x) = cos x

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삼각비와는 전혀 다른 조건 f ′′ = − f 를 사용해서 삼각함수를 정의할 수 있다.

문제 5.2. 함수 S와 C가 위에 주어진 조건을 만족시키고, 또, f ′′ + f = 0을만족시키는 함수는 f (x) = a S(x) + b C(x) 꼴 뿐임을 사용하여 다음을 증명하여라.

ddx

S(x) = C(x)

(힌트: 함수 T = S′도 T′′ + T = 0을 만족시킴을 보이고, T(0), T′(0)를 계산해 보아 a, b를 결정하여라.)

한편, 조금 있으면 배우게 되는 멱급수(xn의 무한급수)를 이용하면

sin x = x − 13!

x3 +15!

x5 − · · · ,

cos x = 1 − 12!

x2 +14!

x4 − · · ·

34 제 5 장 삼각함수와 쌍곡선함수

라고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을 공부하게 된다. 그러니 오히려 이것을 정의로 사용하게 되면 복잡한 라디안과 도형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이러한 새로운 정의들은 나름대로 훌륭한 정의가 되어 계산의 많은 부분을 편하게 하여 준다.

제 5 절 삼각함수와쌍곡선함수

우리는 교과서에서 삼각함수와 유사한 쌍곡선함수를 공부하였다. 쌍곡선함수는 많은 점에서 삼각함수와 유사하다. 이러한 이유를 몇 가지 점에서 바라보자.

위의 멱급수 전개를 보면 삼각함수의 특수한 면모를 볼 수 있다. 우선 지수함수의 멱급수 전개를 보면

ex = 1 + x +12!

x2 +13!

x3 +14!

x4 +15!

x5 + · · ·

이다.(이 사실은 나중에 공부한다.)

이것과 위의 삼각함수의 경우와 비교하면 매우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조금 생각을 발전시켜서 ex의 멱급수의 지수를 순허수 ix라고 써 보면

eix = 1 + ix +12!

(ix)2 +13!

(ix)3 +14!

(ix)4 +15!

(ix)5 + · · ·

이 되고,1 이는

eix = (1 − 12!

x2 +14!

x4 − · · · ) + i(x − 13!

x3 +15!

x5 − · · ·

와 같이 써져서 결국

eix = cos x + i sin x

라는 식을 얻게 된다.2 이제

eix = cos x + i sin x, e−ix = cos x − i sin x

이므로 이로부터1이런 계산을 해도 되는 것인가는 언젠가 알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혹시 할 수 없더라

도 이러한 생각을 해 보는 것은 자유이고, 또, 유익한 것이다.2이는 Euler의 유명한 공식이다. 위의 계산 과정을 이 공식의 증명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왜냐하면 이 과정의 많은 부분은 정의조차 안 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Euler의공식이 정의이고, 위와 같은 계산은 Euler 공식을 사용하여 가능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

제 5 절 삼각함수와 쌍곡선함수 35

cos x =eix + e−ix

2, sin x =

eix − e−ix

2i

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관계식은 복소수를 사용하는 것이 삼각함수의 계산에 매우 유용하리라는 것을 보며준다.

이제 이러한 사실을 알고 나서 보면 쌍곡선함수의 정의

cosh x =ex + e−x

2, sinh x =

ex − e−x

2

는 어째서 자연스럽고, 아마도

cosh x = 1 +12!

x2 +14!

x4 + · · · ,

sinh x = x +13!

x3 +15!

x5 + · · ·

이 될 것이라는 추측이 옳은 추측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36 제 5 장 삼각함수와 쌍곡선함수

제 6장

극한이란?

대학교 미적분학 교과서를 보면서 고등학교 교과서와 다른 점을 들라면 증명을 많이 한다는 것과 직관적으로 이해되는 것도 꼭 증명을 하고 나간다는 것이다. 증명이 많다는 것은 배우는 것이 많다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왜 고등학교때는 그냥 몇 가지 예를 가지고 설명하고 지나갔던 것은 굳이 증명하려고 하는가?

이것은 많은 생각을 필요로 하는 문제이지만 간단히 결론만 이야기하면 우리가 미적분학을 공부하여 사용하고자 하는 목적이 고등학교 때보다 훨씬 넓고 깊다는 말로 설명할 수 있다.1

이러한 예를 처음 공부하는 것으로 보통 극한의 정의를 사용한다. 이 장의 이야기는 아마도 이 노트의 읽을거리 가운데서 가장 어려운 부분일 것이다. 실제로여기서 다루는 ε− δ 또는 ε−N 논법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도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은 부분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을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도록 천천히 생각할 수 있게 나누어 놓았다. 끈기만 있으면 어렵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다.

제 1 절 수열의극한

첫 번째 해 보려고 하는 것은 수열의 극한의 정의이다. 이 극한의 정의를 분석하고, 분해하여 좀 느낌이 오게 만들어 보았으면 하는 것이다.

1고등학교에서 공부하는 내용은 일상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크게 부족하지 않다.

그러나 대학교의 공부 내용은 이후의 전공연구를 목표로 하고 있고 각각의 전공에서 맞부닥치는 문제들은 일상적인 문제가 아닐 때가 많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일상적인 계산이 성립하는 가능한 최대한의 이론을 알거나, 일상적인 계산법이 성립하지 않는 경우의 현상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제대로 하려면 당연히 계산법 자체의 의미를 잘 이해하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37

38 제 6 장 극한이란?

예를 들어 “실수의 수열 {an = 2 − 1/n}이 2에 수렴한다”고 할 때, 우리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가? 고등학교 때 식으로 실수 an이 2로 무한히 가까워진다는 말은 별로 좋은 표현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설명을 들었을 것이다. an이 2로무한히 가까워진다면 an은 3으로도 무한히 가까워진다. 맞는가? 그렇다는 사람도있고 아니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혼돈의 원인은 “무한히”라는 단어에있다. 위에서와 같이 쓰면 “무한히”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별로 확실하지가 않다.

사람에 따라서 제멋대로 해석하게 되며 어떤 사람은 옳다, 어떤 사람은 틀리다고주장해도 해결할 방법이 없게 된다. (이것이 고등학교에서 공부한 극한이 갖는 한계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문제를 처음으로 깊이 있게 분석한 사람은 프랑스의 위대한 수학자 Cauchy(코–시, 1789 ∼ 1857)이다. 코–시가 어떤 생각을 했었는가는 지금 잘 알 수 없다. 그러나 우리 나름대로의 가정과 생각으로 그가 만든 극한의 정의를 우리도 만들 수 있는가를 시험해 보려고 한다. 이를 위하여서는논리로 무장을 잘 해둘 필요가 있다.

이에 필요한 논리는 이 장의 마지막에 정리하여 둔다.

우선 수열 {an}이 0에 수렴한다면 어떤 경우에 수렴한다고 말하는가? 수열{1/n}, {−1/n} 또는 {(−1)n/n}과 같은 것들은 모두 0으로 수렴한다고 해도 좋은수열들이다. 한편 {1 + (1/n)}과 같은 수열은 0으로 무한히 가까이 간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1로는 수렴해도 0으로 수렴한다고 하고 싶지는 않다. 여기서 알 수있는 것은 수열이 수렴하려면 우선 수열의 항 an과 극한이 될 0과의 차이가 매우작아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매우 작다는 말도 조금은 애매한 말이다.) 실제로 수열이 매우 복잡한 변화를 보일 때 수렴하는가 아닌가를 생각하는 것은 쉽지않은 작업이다.

이제 수열 an = 1/n이 있을 때, 다음과 같은 수열 bn을 생각하여 보자. bn은처음에는 a1에서 시작하여 an과 똑같이 0을 향하여 나아간다. 그러다 10항에 이르면, 다시 되돌아와서 a1에서부터 다시 시작한다. 즉 이 수열의 제 11항 b11은a1과 같고, 제 12항 b12는 a2와 같다는 식이다. 그리하여 다시 100개의 항을 나아간다. 즉, b110은 a100과 같다, 그리고 111항 b111은 다시 a1으로 되돌아와서 an을따라 1000개의 항을 나아간다.

{bn} = { 12

,13

, . . . ,110

,12

,13

, . . . ,1

100,

12

,13

, . . . ,1

1000,

12

,13

,

. . .1

1000,

12

,13

, . . .1

10000,

12

,13

, . . .1

100000,

12

,13

, . . . . . . }

제 1 절 수열의 극한 39

이런 식으로 되풀이하여 만들어진 수열 {bn}은 0으로 수렴하는가? 비록 {bn}이0을 향하여 열심히 그리고 무한히(?) 가까이 가고 있지만 0으로 수렴하지는 않는다. 이 수열에서 보면 b11은 1이고 b111도 1이고, b1111도 1이다. 이런 식으로 이수열은 한참 0에 가까워지다가도 다시 1로 되돌아와서 새로 시작하고 하기를 반복하게 된다. 이 수열은 비록 많은 항들이 0에 가까워지더라도, 0에 가깝지 않은1이라는 항이 11번째, 111번째, 1111번째 등등 계속하여 되풀이하여 나오게 되므로 전체적으로는 0에 수렴한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수렴이다.

이제 이 수열과 같은 것은 수렴하지 않는다. 즉 수렴한다의 부정이라고 하고싶다. 그러면 수렴하지 않는 이와 같은 수열이 수렴하지 않는 근거는 무엇이라고말할 수 있는 것인가? 우선 드는 생각은 “0에서 1만큼 떨어진 1을 값으로 갖는항이 자꾸 나오니까”라고 말 할 수 있다. 그래서 수렴하려면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우게 된다. 즉,

0에서 1 이상 떨어진 값을 갖는 항이 무한히 되풀이해서 나오는 수열은 0으로 수렴하지 않는다.

라고 하기로 하자.

이제 이것이면 충분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에 대해서 아니요 라고 말할 수있는 이유는 위에서 만든 수열 {bn}의 반이 되는 수열 {bn/2}를 생각해보면 금방알 수 있다.

이 수열은 위에서 생각해낸 조건에 걸리지 않는다. 즉 0에서 1 이상 떨어진 값을 갖는 항이 무한히 나오는가 하고 생각해 보면 그렇지 않다. 그러니까 “됐다 이수열 bn/2는 0에 수렴하는구나”하고 생각하면 안 된다.

왜?

이 수열에서는 0에서 1만큼 또는 그 이상 떨어진 수는 하나도 없지만, 스케일만 반으로 줄었지 아까 일어났던 일이 그대로 똑같이 일어나고 있다. 즉 0을 향해서 잘 가다가 다시 1/2로 되돌아오기를 계속한다. 이것도 0으로 수렴한다고 하기에는 “별로”이다. 이런 놈은 수렴하면 안 된다. 그러면 이것은 어떤 조건을 내세워서 제거하는가? 물론 앞에서와 똑같이 하면 된다. 즉,

0에서 1/2 이상 떨어진 값을 갖는 항이 무한히 되풀이해서 나오는 수열은 0으로 수렴하지 않는다.

를 주면된다.

자 이제 생각해 보면 위에서 나온 숫자 1/2은 그냥 잡은 것이지 1/3에 대하

40 제 6 장 극한이란?

여도 똑같은 일이 일어나고, 1/100도 그렇고, 어떤 양의 실수 ε에 대하여도 마찬가지 일이 생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요구하는 바는 다음과 같이쓸 수 있다.

어떤 양수 ε을 잡아보더라도 이 가운데 어떤 한 ε에 대하여서만이라도 0에서 ε 이상 떨어진 값을 갖는 항이 무한히 되풀이해서 나오는 수열은 0으로 수렴하지 않는다.

이제 이 말을 잘 정리하여 보면, 수렴하는 수열에서는

임의의(∀) 실수 ε > 0에 대하여 (살펴보아도) |an − 0| ≥ ε 인 n의 개수는 무한히 많지 않다.

즉, 임의의(∀) 실수 ε > 0에 대하여, |an − 0| ≥ ε 인 n의 개수는 유한하다.

이러한 유한개의 n(|an − 0| ≥ ε 인 n) 가운데 가장 큰 n보다 하나 더 큰 자연수를 N이라고 하자. (이런 n의 개수가 유한하다는 말은 이러한 자연수 N을 찾을수 있다는 말과 똑같은 말이다.) 그러면 n ≥ N이면, 이런 n들에 대하여는 더 이상|an−0| ≥ ε가 아니라는 말과 같다. 즉, n ≥ N인 n들에 대하여는 항상 |an−0| < ε이라는 말이 된다. 그리고 이제 위의 말을 다시 한번 정리하면,

임의의(∀) 실수 ε > 0에 대하여, (위에서와 같이) 자연수 N을 찾을 수있어서 N 이후의 n에 대하여는 (즉, n ≥ N이면) 항상 |an − 0| < ε이된다

라는 말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남은 일은 이 말이 교과서 “미적분학과행렬”의 136쪽의 수렴의 정의와 똑같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런 복잡한 생각을 하고 나서 이런 정의를 써낸다는 것이 매우 힘들게 느껴진다. 그러나, 몇 번만 이런 생각을 되풀이하고 나면 금방 익숙해져서 별로 힘들지 않게 복잡한 정의를 다룰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수렴을 훨씬 잘 이해하게 되었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실제로 수렴과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 매 번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에 수학자들은 수렴의 정의를 단순히 기억하는 것만으로 문제를 처리한다. 그러나 어떠한 구체적인 수렴 문제에서 특별한 수열을 잘 이해하려고 할때는 이 수열의 항들이 이러한 뜻에서 어떻게 행동하는가를 바라봄으로써 이해한다.

제 1 절 수열의 극한 41

이제 연습삼아 위의 말을 부정하여 보자. 즉 수렴하지 않는다는 말은 어떤 뜻인가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이 때는 논리의 법칙을 사용하여 차근 차근 풀어나가면 된다.

위의 말은 다음과 같이 생겨 있다.

임의의 실수 ε > 0에 대하여 (어쩌구저쩌구)가 성립한다.

이를 부정하면

적당한(∃) 실수 ε > 0에 대하여 (어쩌구저쩌구)가 성립하지 않는다.

가 된다. 이제 맨 앞부분의 부정을 정리하는 것은 끝났다. 남은 일은 (어쩌구저쩌구)부분의 부정인 “(어쩌구저쩌구)가 아니다”를 정리하는 일이다. 이 부분은

적당한 자연수 N을 찾을 수 있어서(∃N) (어쩌구저쩌구2)이다.

이므로 부정하면

임의의 자연수 N에 대하여 (어쩌구저쩌구2)가 성립하지 않는다.

이다. 따라서 전부 정리하면

적당한(∃) 실수 ε > 0을 잡을 수 있어서, 이 ε에 대하여는 임의의 자연수 N에 대하여 [n ≥ N 이면 |an| < ε]이 아니다.

즉, 적당한(∃) 실수 ε > 0을 잡을 수 있어서, 이 ε에 대하여는 임의의자연수 N에 대하여 [∀n ≥ N에 대하여 |an| < ε]이 아니다.

즉, 적당한(∃) 실수 ε > 0을 잡을 수 있어서, 이 ε에 대하여는 임의의자연수 N에 대하여 적당한 n(≥ N)이 존재하여(∃n ≥ N) |an| < ε이아니다.(즉, |an| ≥ ε 이다.)

이제 이 말이 맨 처음에 했던 말과 똑같다는 것을 확인하여 보자. 앞에서 만들었던 수열 {bn}은 0으로 가까워지다가 다시 1로 되돌아오는 일을 자꾸 되풀이하는 수열이다. 이 수열에 대하여 위의 명제를 확인하려면 ε을 0.5정도로 잡아주면 충분하다. (즉, “적당한 양의 실수 ε = 0.5를 잡을 수 있어서”가 된다.) 그러

42 제 6 장 극한이란?

면 임의의 자연수 N을 잡아 놓고 보아도 그 N보다 더 큰(뒤쪽에 있는) n 가운데 bn이 다시 1로 돌아오는 놈이 있게 마련이고, 이 때, bn이 너무 크게 된다 즉,

|bn − 0| = 1 ≥ 0.5가 된다. (이 이야기가 시작점이다.)

지금 까지 한 이야기는 교과서 136쪽에서 138쪽에 걸쳐서 설명하고자 하는 내용이다. 교과서 6쪽에서 9쪽에 걸쳐 설명하고 있는 내용은 함수의 극한의 정의이며 이도 수열의 극한과 마찬가지 생각을 하여 탄생하였다. 이제 함수의 극한에 대하여도 위와 같이 풀어서 이해해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부분은 여러분의 숙제로 남겨둔다.

문제 6.1. 함수의 극한의 예를 3가지 이상 찾아서 이로부터 함수의 극한의정의를 위와 비슷한 방법으로 설명하여라.

제 2 절 논리(logic)

다음은 수리논리(mathematical logic)에서 사용하는 기본 공식이다. 이것들이 옳음을 확인하는 것은 논리학의 공리에 근거한 것이며 진리표(truth table)을 이용하면 간단하다.(여기서는 다루지 않는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러한 공식이 의미하는 바를 실제 상황에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음에서는 논리학의 기호를 사용한다: ¬(negation), ∧(and), ∨(or), ∀(for

all), ∃(there exists).2

규칙. 1. 미리 가정으로 공표하지 않은 사실을 증명에 사용하면 안 된다.

2. 명제 H ⇒ C를 증명할 때, C의 부정 ¬C를 가정하고 진술(statement)

H를 사용하여, 절대로 성립할 수 없는 결론을 이끌어내면 된다. (귀류법)

3. 진술 ¬[¬S]는 진술 S와 동일하다.(=동치이다)

4. 진술 ¬[H⇒ C]는 진술 H ∧ [¬C]와 동일하다.

5. 진술 ¬[S ∧ T]는 진술[¬S] ∨ [¬T]와 동일하다.2이러한 논리 기호를 제대로 정의하여 사용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수리논리를

이러한 기호를 써서 처음으로 엄밀하게 전개한 것은 Russell과 Whitehead가 쓴 유명한 책Principia Mathematica에서 이며 이 책은 제대로 읽어본 사람이 많지 않기로 유명한 책이다. “이책을 반 이상 읽어본 사람은 없으며, 꼭 반을 읽어본 사람은 단 두 사람(Russell과Whitehead) 뿐이다.” 라는 우스개소리가 있다.

제 2 절 논리(LOGIC) 43

6. 진술 ¬[∀x S(x)]는 진술 ∃x [¬S(x)]와 동일하다.

7. 진술 ¬[∃x S(x)]는 진술 ∀x [¬S(x)]와 동일하다.

8. 명제 P⇒ Q와 명제 P가 옳으면, 명제 Q도 옳다.

9. 다음은 옳은 명제이다.

P⇒ [P ∨Q], Q⇒ [P ∨Q], [P ∧Q]⇒ P, [P ∧Q]⇒ P,

[[¬Q]⇒ [¬P]]⇔ [P⇒ Q], [[P⇒ Q] ∧ [Q⇒ R]]⇒ [P⇒ R]

10. 모든 진술 P에 대하여, 두 진술 P와 ¬P 가운데 하나가 옳다.

위의 규칙을 간략하게 음미하여 보자. 규칙 2는 우리가 잘 알고 사용하고 있는 귀류법(歸謬法, reductio ad absurdum, RAA) 또 는 배리법(背理法)이라는증명법이다. 규칙 1, 3, 8, 10은 너무 당연하다. 규칙 5, 6, 7, 9는 이미 중학교 때잘 공부하여 알고 있을 것이다.

이 가운데 규칙 10은 이분법(二分法, dichotomy)이라고 하며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논리의 기본 가정 가운데 하나이다. 그래서 우리 논리를 이가(二價)논리라고도 부른다. 이 가정이 좋지 않다고 회의를 품는 사람들도 있으며, 다가(多價)논리를 만들어 사용하려는 시도도 일어나고 있다.

규칙 9의 성질들은 여러 가지 예를 통하여 잘 이해하고 있겠지만, 실제 상황을가정하고 연습하여볼 필요가 있다. 이 가운데 명제와 그의 대우(對偶;contraposition)의동치성을 이야기하는 것이 있다. 이것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많다. 이것을 조금 음미해 보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상황을 생각하여 보자.

비가 오면 우산을 쓴다.

이 명제는 두 진술 “비가 온다”와 “우산을 쓴다”를 ⇒ (implication(내포, 內包) 기호)로 연결한 것이다. 이 말은 사실 조금은 애매한 구석이 있다. 이 말을 다음과 같이 바꾸어 쓰기로 하자.

(1) (A는) 비가 오고 있으면 (항상) 우산을 쓰고 있다.

이 때 이 말이 항상 옳다면, 즉, 어떤 사람 A가 비만 오면 우산을 꺼내 쓴다면, A가 우산을 쓰지 않고 있다는 것은 당연히 비가 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 말은 다시 쓰면

44 제 6 장 극한이란?

(2) (A가) 우산을 쓰고 있지 않으면 비가 오지 않고 있다.

이다. 이것이 바로 위쪽의 문장의 대우가 된다. (1)이 성립하면 (2)도 성립한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이제 (2)가 항상 성립하는 말이라고 하자. 즉 A가 우산을 쓰지 않고 있을 때날씨를 보면 항상 비가 안 오고 있더라는 사실을 안다면, 비가 오고 있을 때는 안봐도 A가 우산을 쓰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즉 (2)가 성립하면 (1)이 성립한다.

대우에 대하여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점이 있는 사람은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여러 상황에서 가정과 결론이라는 도식에 해당하는 것을 뽑아보고 이를 설명하는 명제와 그 대우를 놓고 차근차근 음미하는 습관을 들여 보면 좋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대우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대우와 매우 유사한 것이지만 사람들이 더욱 어려워하는 것이 규칙 4이다. 규칙4는 말로 쓰면 다음과 같다. 어떤 implication([H⇒ C])의 부정, 즉, “[H⇒ C]가아니다”라는 말은 “H인데도 불구하고 C가 아니다”라는 말이라는 것이다.

이 두 진술이 비슷한 이야기라는 데는 누구나 동의한다. 그러나 똑같지는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예를 들어, “비가 오면 우산을 쓴다.”라는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누구나 이 말에는 “비가 오지 않으면 우산을 쓰지 않지만,”이라는 전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사람들이 일상적인 말을 사용할 때는 이러한 뉘앙스를 짙게 풍기며 말을 사용한다. 즉, 이들은 ¬[H ⇒ C]의 설명에 H가 아닌 경우에 대한 언급이 없으면 완벽히 같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즉 앞의 진술 “[H ⇒ C]가 아니다”라는 말은 H가 성립하는 경우와 H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 모두에 대하여 무엇인가 말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수학에서 사용하는 논리에서는 그렇지 않다. 비록 “비가 오지 않으면우산을 쓰지 않지만,”이라는 전제가 확실히 누구나 따르는 옳은 전제임에도 불구하고, 명제에 언급되지 않았을 때는 “비가 오지 않을 때 우산을 쓰는지 안 쓰는지는 모르지만,”이라는 전제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따라서

비가 오면 우산을 쓴다. (H⇒ C)

비가 오는데 우산을 쓰지 않고 있는 일은 없다. (¬[H ∧ [¬C]])

는 사실만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즉, H⇒ C는 ¬[H ∧ [¬C]]라는 말

제 2 절 논리(LOGIC) 45

이 된다.

이러한 논리를 일상적 형태의 언어에 잘 적용하려면 일상적 표현을 논리적인표현으로 바꿀 줄 알아야 한다.

문제 6.2. 다음 표현을 논리적 기호를 사용하여 나타내어라. 그리고 이 표현의 부정을 적어보아라. 생략된 모든 기호를 써서 뜻이 분명하게 하여라.

(1) 사람은 빵 만으로는 살 수 없다. (2)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 (3)

짝수인 소수는 2뿐이다.

참고도서. Marvin J. Greenberg, Euclidean and non-euclidean geometries,

chapter 2.

46 제 6 장 극한이란?

제 7장

Taylor의급수표현

교과서에서 공부한 무한급수는 실제로 변수 x의 다항식 꼴의 무한급수의 수렴 발산을 따지기 위한 도구이다. anxn 꼴의 항들의 무한합으로 만들어진 급수를 멱급수(power series)라고 불렀다.1

멱급수에서 중요한 것은 이 급수가 어디서 수렴하고 발산하는가이고, 이의 가장 중요한 응용인 Taylor의 급수에서 중요한 것은 어느 지점에서 Taylor의 정리를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급수의 모양과 수렴반경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한 두가지 함수의 Taylor 급수와 그의 수렴의 모양을 computer 계산을 통하여 직접 보려고 한다.

제 1 절 삼각함수

삼각함수 sin x의 Taylor 전개를 x = 0에서 몇 개의 부분합으로 구하여 보고 그수렴하는 모양을 그려보자.

다음 그림은 sin x의 그래프와 sin x를 x = 0에서 전개한 Taylor 전개식에서상수항부터 각각 제 1차, 3차, 4차, 7차, 9차 및 19차 항까지로 이루어진 다항식의 그래프까지 7개의 그래프를 그린 것이다.

1이 급수는 실제로 강력한 도구이지만, 이 급수가 power series라고 불리는 것은 이 때문은 아니다. 보통 xn을 x의 n-th power라고 부른다. 이 이름은 여기서 딴 것이다.

47

48 제 7 장 TAYLOR의 급수 표현

-10 -5 5 10

-4

-2

2

4

어느 그래프가 어느 다항식인지 알아볼 수 있는가?

이를 보면 차수가 올라갈수록 다항식의 그래프는 sin x의 그래프로 다가가며(수렴하며) 그 수렴하는 범위는 점점 넓어짐을 알 수 있다.

교과서에서 계산을 통하여 sin x의 수렴반경은 무한대임을 알 수 있었다. 그림에서 이 사실을 알 수는 없지만 그 사실이 어떤 식으로 성립하는지를 볼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다음 그림은 cos x의 그래프와 이의 테일러 다항식들의 그래프를 그린 것이다. x = 0에서의 전개식이며, 각각 제 0차, 2차, 4차, 6차, 8차 및20차항 까지의 다항식들이다. 수렴반경을 알아보고 이를 그림에서 확인하여 보자.

-10 -5 5 10

-4

-2

2

4

제 2 절 로그함수

로그함수 ln x의 경우의 전개식은 교과서에 나와 있다. 그리고 이 함수를 x = 1에서 전개했을 때의 수렴반경은 1이다. 이 말은 0 < x < 2에서는 이 급수가 수렴하지만 그 경계의 바깥쪽에서는 발산한다는 말이다.

두 개의 점에서 ln x의 전개를 구해보고 이의 부분합의 그래프를 그려 수렴하는 모양을 직접 보자. 우선 x = 1에서의 Taylor다항식의 모양을 보자. 각각 3차,

제 2 절 로그 함수 49

5차, 7차 다항식이다.

0.5 1 1.5 2 2.5

-2

-1

1

2

이것을 보면 이 급수의 수렴영역이 (0, 2)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비하여 x = 5에서 전개한 Taylor 다항식의 그래프들은 다음 그림과 같다.

50 제 7 장 TAYLOR의 급수 표현

2 4 6 8 10 12 14

-7.5

-5

-2.5

2.5

5

7.5

공부한 방법으로 계산하여 보면 알 수 있지만 이 급수의 경우의 수렴반경은5이고, 수렴구간은 (0, 10) 이다. 여기서 수림구간에서의 급수의 모양과 그 밖에서의 모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알 수 있다.

특히 위의 계산을 보면 같은 구간 (0, 2)에서 위의 두 가지 Taylor 전개를 모두 사용하여 값을 구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실 이 구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전개식은 두 개 정도가 아니라 모든 양의 점에서 전개한 무한히 많은 서로 다른전개식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제 3 절 다른예

한 함수의 수렴이라도 불연속점을 건너서 다른 구간에서 만든 Taylor 전개식들은서로 연관성을 갖지 않는다. 다음 함수

f (x) =10

(x − 1)(x − 5)(x − 10)

를 x = 3에서 전개한 것과 x = 7에서 전개한 것은 둘 다 당연히 불연속점 x =

1, 5, 10을 건너 양쪽에서 사용할 수 없다. (한 전개식은 x = 1, 5, 10 으로 나누어진 4개의 구간 가운데 한 구간 안에서만 유효하다.)

제 5 절 TAYLOR의 전개식의 의미 51

실제로 x = 3에서의 전개식은 (1, 5)에서 유효하며, x = 7에서의 전개식은(5, 9)에서 유효할 것이다.

다음 그림은 이것을 나타낸 것이다. 붉은 선이 함수 f (x)의 그래프이고 녹색선이 x = 3에서의 테일러 다항식, 파란선이 x = 7에서의 테일러 다항식이다.

2 4 6 8 10 12

-4

-2

2

4

제 4 절 Taylor의전개식의의미

이 그림들을 보면 Taylor전개를 하는 의미를 알 수 있다. 처음의 삼각함수들에서부터 각각 주어진 점에서 주어진 차수의 다항식 가운데 주어진 함수에 가장 잘 들어맞는 다항식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다항식은 전개점에서 함수의 미분계수가 Taylor 다항식의 차수 만큼의 계수(order)까지 다항식의 미분계수와 일치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 계수(order)까지의 미분계수만 놓고 본다면 Taylor의 다항식이 그 함수만큼이나 좋다. 즉 마치 이다항식을 보고 있다고 생각해도 된다는 말이다. 또 다시 말하면 이만큼 쉽게 생각할 수 있다는 뜻이다.

52 제 7 장 TAYLOR의 급수 표현

제 5 절 안되는것도있다

미분가능한 모든 함수에 대하여 Taylor 정리가 성립한다. 그러나 이것은 나머지항(remainder term)을 끼고 있을 때만 성립한다.(그리고 이것은 한 치의 오차도없이 정확하게 성립한다.) 그러나 과연 이렇게 만든 Taylor 급수가 수렴하는가도문제이고, 이 급수가 수렴하는 값이 원래 함수의 값과 일차하는가는 더 문제이다.

앞에 수렴하는가 안 하는가는 수렴반경의 계산으로 구별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수렴하더라도 함수값으로 수렴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나머지항이 얼마나 나쁜가 하는 문제이다.

나머지 항이 매우 나빠서 Taylor 다항식이 함수값으로 수렴하는 점(나머지 항이 0으로 수렴하는 점)이 전개점 말고는 하나도 없는 그런 미분가능한 함수는 별로 좋지 않다.2 이런 함수가 어떤 것이 있는지 적어도 하나는 알아야 한다.(연습문제를 잘 볼 것.)

좋은 함수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Taylor 정리에서 좋은 나머지항을 가지고 있는 함수라서, 어떤 점을 잡아 보아도 이 점을 포함하는 어떤 구간에서 나머지항이0으로 수렴하여 Taylor급수가 함수값으로 수렴해 주는 그런 함수를 이름하여 해석함수(analytic function)라고 부른다.

이 세상에는 좋은 함수보다 나쁜 함수가 많다. 미분가능한 함수들 가운데서 해석함수는 매우 희귀하여 눈을 감고 미분가능한 함수 가운데서 한 개를 뽑아 해석함수가 될 확률은 0이다. 마찬가지로 해석함수 가운데서 다항함수가 뽑힐 확률도0이다. 물론 연속함수 가운데서 미분가능한 함수가 뽑힐 확률도 0이다.

제 6 절 참고

이 강의록의 그림과 계산 결과들은 Mathematica를 사용하여 만든 것이다. 이러한 계산을 해 보는 것은 매우 쉽다. (이 파일들은 적당한 곳에서 download 받을수 있다.) 파일을 전산실에서 직접 실행시켜 계산하고 그려 볼 수 있으며, 이를 조금 바꾸면 많은 함수에 대하여 다시 해 볼 수도 있다.

2좋지 않은 함수도 얼마든지 쓸모가 있다. 나쁜 것을 잘 알아야 좋은 것도 왜 좋은지 잘알 수 있다.

제 8장

합성함수의미분법

합성함수의 미분법 공식을 공부하면 조금 어렵게 느껴진다. 다른 미분법의 공식과는 달리 공식은 간단한 듯 하면서도 실제로 응용하여 계산할 때는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합성함수 미분법 공식이다. 모양은 여러 가지로 나타나서 대표적으로 다음 두 가지 형태로 쓴다.

dydx

=dydu

dudx, {g( f (x))}′ = g′( f (x)) · f ′(x)

이 밖에도 조금 어렵게(g ◦ f )′ = g′ ◦ f ′

이라는 식으로도 나타낸다. 이제 이 공식에 대하여 생각하여 보자.

제 1 절 미분은무엇을재는가?

합성함수의 미분을 잘 이해하려면 우선 미분을 잘 이해하여야 한다. 미분 하면 가장 먼저 사람들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미분 즉 미분계수는 접선의 기울기라는 것이다. 이것은 미분계수의 훌륭한 해석이며 많은 경우에 이러한 해석으로 문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1

그러나 합성함수의 미분을 이것으로 이해하는 것은 조금 복잡하다.(불가능한것은 아니다.) 같은 대상이지만 조금 다른 해석이 필요한 문제이다.

우선 미분이 가장 단순한 1차함수를 생각하자. 그림과 같이 일차함수의 미분계수인 이 함수의 그래프의 기울기는 사실 그림에서 ∆y와 ∆x의 비이다.(그림1)

1최대 최소값 문제에는 이러한 해석이 가장 중요하다.

53

54 제 8 장 합성함수의 미분법

물론 이것이 미분계수의 정의의 출발점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그림을 다음과같이 그리고 싶다.(그림2)

이 그림에서 우리는 정의역 좌표축과 치역 좌표축을 직교좌표계와 같이 수직으로 놓지 않고 나란하게 놓았다. 이런 경우에는 함수의 그래프를 그릴 수 없지만대신 함수의 대응관계를 그림에서와 같이 화살표로 나타내 볼 수 있다. 여기서 대응함수가 1차함수라면 어떤 구간에 대한 ∆y와 ∆x의 비도 모두 미분계수(=기울기)이지만 1차함수가 아니라면 이것은 단순히 미분계수의 근사값이며 실제로 구간이 작아질 때의 비의 극한값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기로 하자.

이제 한 가지 상상을 한다. 이 그림에서 화살표는 x–축에서 나온 빛이 y–축으로 향해 나아가는 것을 나타낸 것이라고 하자. 원래 x–축에서 나오는 빛은 x–축에 수직한 방향으로 나오게 되어 있다면 이것은 마치 중간의 어떤 지역에서 이 빛의 방향을 꺾어서 y–축의 원하는 지점에 도달하도록 하는 것과 같다. 이러한 중간물질로 렌즈나 이와 유사한 것을 상상하면 좋다. 즉, x–축과 y–축 사이에는 성능 좋은 렌즈가 있어서 이 렌즈는 x–축 위의 점 x에서 나온 빛을 y–축 위의 점f (x)에 도달하도록 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다.(그림3 참조)

제 2 절 합성함수와 그 미분 55

이제 함수 f가 복잡하다고 하는 것은 이 렌즈가 복잡하여 빛이 꺾어지고, 흩어지기도 하며, 모이기도 하고, 서로 교차하여 가기도 하여 함수 f를 나타내 준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제 한 점에서의 미분계수란 무엇인가? 이것은 ∆y와 ∆x의비이므로 대략 이 렌즈가 길이 ∆x인 구간에서 나온 빛을 ∆y의 구간으로 보낸다는 말이고, 다시 말하면 이 렌즈가 빛을 얼마나 흐트러뜨리는가를 재는 양으로 이렌즈의 배율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2

특히 한 점에서의 미분계수는 이 배율이 점마다 모두 다를 때 한 점에서는 과연 어느 정도의 배율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가를 극한으로 나타낸 것이라고생각하면 된다.

자 이제부터 미분은 이러한 것이라고 이해하기로 하자.

제 2 절 합성함수와그미분

이제 두 개의 함수 f와 g가 있다.(물론 모두 실수 변수에 실수 값을 갖는 함수이다.) 이 함수들의 합성인 g ◦ f를 생각해 보자. 과연 그림으로는 어떻게 되는가?

다음과 같다.

2또는 배율의 역수라고 할까? 실제로 이러한 렌즈는 부모님이 쓰시는 bifocal 렌즈를 보면 알 수 있다. 렌즈의 어느 점을 통과하느냐에 따라 배율이 달라지며, smooth한 렌즈는이 배율이 연속적으로 변한다.

56 제 8 장 합성함수의 미분법

이 그림에는 (그려져 있지 않지만) 두 개의 렌즈가 있는 셈이다. x–축에서 나온 빛은 두 개의 렌즈를 차례로 통과하면서 u–축을 거쳐 y–축에 도달하게 된다.

이렇게 도달한 점은 출발한 점에서 보면 두 함수 f와 g를 차례로 합성하여 얻은합성함수 g ◦ f의 함수값이 되며 이 함수의 미분계수를 알고 싶은 것이다.

그럼 이 미분계수는 어떻게 계산하면 되는가? 그림을 다시 보면 매우 쉽다는것을 알 수 있다. 우선 출발점에서의 f의 미분계수는 첫째 렌즈의 배율

∆u∆x

가 되고, f (x) 근처에서의 g의 미분계수는 둘째 렌즈의 배율

∆y∆u

가 되며, 그를 합성한 함수의 x에서의 미분계수 ∆y와 ∆x의 비는 두 렌즈를 포개놓았을 때의 배율이므로 각 렌즈의 배율을 곱한 값이 될 수 밖에 없다. 즉,

∆y∆x

=∆y∆u· ∆u

∆x= g′( f (x)) · f ′(x)

가 됨을 알 수 있다.(여기서는 그림으로 대략적으로 나타낸 것이며 실제로는 극한값을 원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즉, 우리는 이 그림을 보면서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제 3 절 현실에서는 57

우선 두 함수를 합성했을 때의 미분계수는 각 함수의 미분계수의 곱이라는 것이다. 즉 대략적으로

(g ◦ f )′ = g′ · f ′

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도함수들은 어디서 계산해야 하는가? 그림을 보면 명백하다. 우선f와 g ◦ f는 모두 x에서의 값을 원하는 것이고, g는 f에 의한 x의 상인 f (x)에서의 값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의 공식

(g ◦ f )′(x) = g′( f (x)) · f ′(x)

가 된다.

고등학교에서 잘 공부하는 공식인

dydx

=dydu

dudx

는 이 가운데 앞부분에 치중한 공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합성함수의 미분법을잘 알고 있는 사람은 이것만 가지고도 충분하다. 어디서 계산하여야 하는가는 당연히 안다고 할 수 있으니까. 그러나 처음 배우는 사람들은 한 문제 한 문제에서이러한 사실을 거듭 따져보고 나가야 한다. 쉬운 문제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문제가 복잡해지면 헛갈리기 쉬우니까.

제 3 절 현실에서는

합성함수의 미분법은 너무 많은 곳에서 사용되므로 특별히 예를 들어 둘 필요는없다. 계산에서도 별로 걱정할 것이 없다고 본다.

문제 8.1. 삼각함수의 미분법을 사용하여

cos2 x + sin2 x

는 상수함수임을 보여라. 그리고 x = 0에서의 이 함수의 값을 계산하여

cos2 x + sin2 x = 1

를 증명하여라.

58 제 8 장 합성함수의 미분법

단순히 합성함수 미분법에서 유도된 것으로 많이 쓰이는 공식을 알아두자.

ddx{ f (x)}a = a{ f (x)}a−1 · f ′(x) (8.1)

ddx

1f (x)

= − f ′(x){ f (x)}2 (8.2)

ddx

ln f (x) =f ′(x)f (x)

(8.3)

ddx

e f (x) = e f (x) f ′(x) (8.4)

ddx

f (ax + b) = a f ′(ax + b) (8.5)

앞절에서 설명한 렌즈 현상이 실제로 나타나는 명백한 예는 망원경이나 현미경에서이다. 배율을 높이고 색수차를 줄이기 위해 카메라나 망원경 등은 여러 개의 렌즈를 포개놓고 사용한다. 단순한 두 개의 렌즈를 가진 현미경의 두 렌즈(접안, 대물 렌즈)의 배율을 각각 a, b라고 하면 이 현미경의 배율은 당연히 ab가 된다. 이것이 가장 간단한 합성함수 미분의 예이다.

이렇게 여러 개의 함수가 계속하여 합성될 때 합성함수의 미분계수가 각각의 미분계수가 연속하여 곱하여지는 사실로부터 서양에서는 이 법칙을 연쇄법칙(chain

rule)이라고 잘 부른다.

제 9장

평균값의정리

미적분학은 미분의 개념과 연결된 몇 개의 중요한 도구로 이루어져 있다. 이 도구는

1. 최대, 최소값을 구하는 방법.

2. 미분의 역연산으로서의 부정적분의 개념.

3. 넓이함수(정적분)과 부정적분의 관계를 이어주는 미적분학의 기본 정리.

4. 멱급수를 이용한 함수의 표현과 그 의미.

5. 좌표 변환에 따른 미분과 적분의 계산법.

등을 들 수 있다. 이를 구성해 나가는데 이론적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에 평균값의정리가 있다.

제 1 절 당연한말은증명하기가어렵다?

평균값의 정리를 적어보자.

함수 f가 폐구간 [a, b]에서 연속이고, 개구간 (a, b)에서 미분가능하다고 하면, 적당한 점 c ∈ [a, b]가 존재하여 다음이 성립한다:

f ′(c) =f (b) − f (a)

b − a

이 정리는 간단히 다음과 같은 그림을 가지고 설명한다.

59

60 제 9 장 평균값의 정리

이것은 함수의 그래프가 매끈(smooth)하다면 거의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이렇게 당연해 보이는 것은 항상 증명이 어렵다.

너무 당연한 것이라서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에 대하여 조카가 갑자기 “이건왜 그래?”라고 물어서 당황한 경험은 없는가? 당황한 적이 있다면 어떻게 설명해주어야 할 지 몰라서였을 것이다. 왜 당연한 것의 증명이 어려운가를 좀 생각해 보자.

우선 증명을 한다는 것이 무엇인가부터 생각해봐야 한다. 증명을 하는 것은 우리가 옳다고 인정하고 있는 사실들로부터 논리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설명하는 것이다. 따라서 증명할 때는 항상 이의 근거가 되는 사실들이 있어야 한다. 즉, “이러이러한 사실이 옳으므로 이에 근거하여 이것도 옳다”는 식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그런데 당연한 것을 증명할 때를 보자. 이 때는 이의 근거가 되는 것을 이와유사한 형태로 갖고 있지 않은 때이다. 즉 증명하고자 하는 것이 경험상 옳아보이면서도, 이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이보다 더 근본적인 부분은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설명할 근거를 금방 찾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보통

“봐라 이게 어떻게 그렇지 않을 수가 있니?”

라는 정도의 말로 때우려고 한다.1 이런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문제를 다루는몇 가지 기술(technic)이 있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결국 지금까지 생각하던 방식보다 더 깊이있는 방식으로 생각을 전환하여야 한다. 그리고 여러분이 이러한 생각의 전환을 많이 해 볼수록 여러분은 사물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고 느낄 것이

1여러분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면 항상 반성하라. 그러나 이런 말을 하지 않기 위해서 입을 꼭 다물고 있지는 더욱 말아라. — 김영욱

제 3 절 그림은 뭘 하고 있는가? 61

다.

제 2 절 그림은뭘하고있는가?

질문이 생긴다. 위의 정리는 그림을 보면 그 내용이 쉽게 이해가 된다. 그리고 거의 증명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그럼 그림은 뭐길래 따로 증명을 하는가?

특히 증명은 암만 들여다 보아도 그림처럼 이해가 가게 만들어 주지 않는다.

그런데도 선생님은 그림보다 증명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이에 대하여는 물론 좋은 답이 있다. 백이면 백 모든 선생님이 이렇게 답하신다.

“그림은 특별한 경우만을 나타내고 있으니까, 이 경우가 아닌 다른 경우가 있어서 이 때는 우리가 증명하려는 명제가 옳지 않은데, 그림만보면 그런 경우가 있을지를 잘 알 수 없으니까 그림만 보고 ‘됐다’ 하면 안 된다”

고 하신다. 이 말은 정말 중요한 것이어서 여러 번 들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집합에 대하여 배울 때 선생님께서 “Venn의 diagram을 써서 집합을 이해하는 것이직관적이고 쉽지만 이것으로 증명이 되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말을 하셨다.

이 밖에도 이러한 예는 기하를 배울 때도 나온다. 여러분은 다음 명제의 (잘못된) 증명을 보았는가?

모든 삼각형은 이등변삼각형이다.

사실 수학의 모든 곳이 이런 것 투성이이다. 항상 수학은 뭔가 실수를 하고 이것이 틀렸다는 것을 현실과 비교하여 알아낸 다음 이것이 제대로 되도록 틀린 것을 바로잡는다. 이 과정에서 이전에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것이 전혀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이 가운데서 새로운 개념이 생겨난다. 여러분이 공부하는 모든topic은 이런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졌다.

제 3 절 그럼그림은진짜로뭘하고있는가?

자 그렇게 못미더운 그림이라면 진작에 버리지 않고 왜 아직까지 그리고 있는가?

왜 선생님은 문제를 풀 때마다 칠판에 그림을 그리시는가?

62 제 9 장 평균값의 정리

분명히 그림은 우리가 대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어떤 식으로 주는가?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가장 바람직한 과정을 소개해 보자.

1. 맨 처음에는 명제를 나타내는 그림을 보면서 문제에 대한 직관적인 이해를갖는다. 이 때는 눈에 보이는 방식은 받아들이지만 이와 다른 경우가 있다면 어떻게 있을 수 있는지는 잘 모른다. 또는 알고 있더라도 모든 경우를 다알지는 못한다.

2. 그 다음에는 이 명제에 대한 제대로 된 증명을 읽어보고 그 과정을 따져 본다음 이 증명을 기억한다.(기억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3. 그리고 이 명제가 성립하는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를 최대한 많이 생각해보며, 이 때 명제가 성립하는 경우는 왜 그런지, 성립하지 않는 경우는 또왜 그런지를 나름대로 생각하고 그 이유에 대한 가설을 세운다. 이 때 여러가지 그림을 그려보며 가능한 그림과 명제의 경우를 match시키며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4. 명제의 증명을 따라가며 각각의 그림에서 이 증명의 각 step이 어떠한 말을하고 있는가를 생각해서 그를 이해하고 자신의 가설들과 맞아들어가는가를알아본다. 이 때 각 step에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경우를 상정하며 자신이빠트린 경우를 채워넣는다.

이러한 과정을 제대로 수행하고 나면 이 정리를 교수님 수준으로 이해했다고말할 수 있다.2

그럼 그림은 무엇인가? 이것은 마치 물리학을 공부하는 것과 비슷하다. 물리학은 ‘현상’을 가지고 있다. 이 현상을 주로 수식을 써서 설명한다. 이 때 물리를이해하는 것은 이 현상도 익숙하고 이를 설명하는 수식도 익숙하여 이 둘 사이의관계를 잘 기억하게 되는 상태이다. 우리 수학에서는 현상이 매우 복잡하다. 이는명제로 표현되어 있지만 그 현상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즉 상상이 안 된다. 이상상할 대상이 되어 주는 것이 수학적 현상을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다. 눈에 보이는 물리의 현상이 모든 그런 현상을 다 보여주지는 못하는 것 처럼, 그림은 어떤수학 현상의 모든 부분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그렇지만 현상(그림)이 익숙해지고

2모든 내용을 당장 이와 같이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는 말아라. 자신이 가장 궁금한 것부터 이렇게 하고, 또 선생님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 것부터 이렇게 하여라. 한 개씩 해나가다 보면 갑자기 모든 것이 눈 앞에 펼쳐져 다 이해되는(이해할 수 있는) 순간이 온다.

제 4 절 롤의 정리 63

이를 설명하는 수식이 익숙해져서 둘 사이의 관계를 잘 기억할 수 있게 되면 수학을 잘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3

물론 모든 정리에 그림을 주기는 어렵다.(모든 물리현상이 눈에 보듯이 상상이가능한 것이 아니다.) 그림이 없는 이론은 훨씬 어려운 이론이다.4

제 4 절 롤의정리

쓸데 없는 말이 길어졌다. 평균값의 정리의 증명이 어렵다면 맨 처음 쓰는 tech-

nic은 이 정리의 가장 쉬운 version을 증명하는 것이다. 가장 쉬운 경우도 증명못 한다면 아무 것도 못 하는 것이다.

가장 쉬운 version으로 잡은 것이

f (a) = f (b)

인 경우이다.5 더 쉽게f (a) = f (b) = 0

이라고 가정하기도 한다. 이 경우를 롤(Rolle)의 정리라고 한다.

그러나 이렇게 한다고 많이 쉬워지지는 않았다. 아직도 어떻게 증명하면 될지가 바로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 증명을 보자.(우리는 어떻게 이런 증명을 발견했는가는 감히 설명하려고 하지 않는다.) 증명은 미분의 정의를 사용하고 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려는 것은 맨 처음 증명한 사람 이전에는 없었지만 증명에 꼭 필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보는 것이다.

맨 처음의 생각은 분명히 “롤의 정리의 조건을 만족하는 함수는 어딘가 최대최소 같은 점(사실은 극점)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을 것이다. 이런 극점이 무엇인가를 수학적으로 나타내지 않으면 안 되었고 이것은 미분계수가 0이 되는 점이라고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이 과정은 사실 어려운 과정

3조금 더 깊이 있게 생각해 보자. 우리가 어떤 처음 보는 현상을 이해한다는 것은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어떤 현상 또는 이의 변형과 처음 본 현상 사이에 밀접한 관계를 맺어서 이 둘 사이의 관계를 잘 기억하는 것쯤 된다. 즉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는 현상이있어야 사물을 이 것에 빗대어 이해한다는 말이다. 수학을 이해할 때도 이런 잘 아는 것이필요하다. 평균값의 정리를 이해할 때 이런 도구로 삼는 것이 맨 처음에 보여준 그림인 것이다.

4많은 사람들이 계산도 그림처럼 이해하는 도구로 사용한다. 그리고 놀라운 몇몇 사람은 정말로 계산을 본다.(내게 계산은 하는 것이지 보는 것이 아니지만.) 어떤 계산을 보는사람은 그림을 보는 사람을 보고 놀라워하기도 한다.(이해는 안 된다.)

5진짜 쉬운지는 모른다. 그냥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64 제 9 장 평균값의 정리

이다. 이미 미분을 배운 우리에게는 아니더라도 미분을 아직 제대로 정의한 적이없는 사람이 롤의 정리와 같은 것을 그림으로 느끼고 이를 증명해 보겠다고 한다면 정말 어렵다. 자신에게 무엇이 부족한지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6

이것이 바로 창조적인 과정이다.

롤의 정리의 증명은 여러분이 보고 이해할 수 있다. 어떻게 이해하는 것인지는 위에 자세히 설명했다. 그림을 많이 그리고, 생각하고, 증명을 보고, 비교한다.

이해 되었는가?

제 5 절 평균값의정리

이제 물어보자. 평균값의 정리는 왜 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가? 즉, 평균값의 정리는 어디에 쓰는가? 여러분이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평균값의 정리가 왜 나오는지를 알려면 끈기가 있어야 한다. 고등학교 교과서를 통틀어 꼭 한 군데에 나오며문제를 푸는데는 한 번도 쓰이지 않는다.7 이것을 찾으려면 교과서를 자세히 읽어보아야 하지만 정말 잘 보지 않으면 쉽게 지나쳐 버린다.

자 답은 다음 명제에 있다.

모든 점에서의 미분계수가 0인 함수는 상수함수 뿐이다.

이것은 우리가 부정적분을 공부할 때 당연하게 나오는 이야기이다. 이것이 사실인줄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증명을 보기 전에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 재미 있다.

이런 명제는 어떻게 증명하는가?

우선 귀류법을 써 보자.(이것이 당연해 보일 때 쓰는 첫 번째 technic이다.)

무엇을 생각하는가? 모든 점에서 미분계수가 0이면서 상수함수가 아닌 함수가있는가? 있다면 어떻게 생겼는가? 이것이 바로 귀류법으로 생각해 보려는 대상이다. 여기서 바라는 것은, 이런 것이 없는 이유를 찾는 것이다.

그림으로 보자. 모든 점에서 그래프가 수평 방향으로 움직인다. 그런데 함수값은 증가한다. 이것이 가능한가?(물론 불가능해야 한다.) 왜 불가능한가?

6여러분이 이것을 한 시간이나 하루에 하겠다고 하면 안 된다. 처음 발견할 때는 몇 달,

몇 해가 걸렸는지 모르는 어려운 작업이었다. 여러분도 이 정도의 시간을 쓰면 해 낼 수도있다고 생각되지 않는가?

7대학교 미적분학에서는 Taylor의 정리를 증명하는데도 쓰인다.

제 6 절 코시의 평균값의 정리 65

이 말은 좌표평면에서 보면 마치 이런 말과 같다. 당신은 항상 정확하게 동쪽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런데 똑바로 동쪽으로 가지 않고 조금 삐딱하게 나간다. 이런 것이 가능한가?라고 묻는 것과 같다. 물론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왜 그런지는 설명하기 어렵다.

정말 어렵다. 나는 이 정리를 평균값의 정리를 가지고 설명하는 것 밖에 다른식으로 설명한 것을 본 적이 없다. 다른 방법으로는 안 되는 것인지 정말 궁금하다.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증명을 찾아보자. 증명이 있었다는 것을 알기나 했는지도 궁금하다.

문제 9.1. 평균값의 정리를 이용하여 다음을 증명하여라.

1. 어떤 구간에서 f ′(x) ≥ 0 이면, 이 구간에서 함수 f (x)는 단조증가한다.

2. 모든 x > 0 에서 정의된 미분가능한 함수 f (x)가

limx→+∞ f ′(x) = 0

을 만족시키면lim

x→+∞[ f (x + 1) − f (x)] = 0

이다.

제 6 절 코시의평균값의정리

교과서에는 코시의 정리가 있다. 그리고 이 정리는 로피탈의 정리의 증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8

8로피탈의 정리가 맨 처음 소개된 로피탈의 미분법 교과서를 보고 싶으면 다음 링크

66 제 9 장 평균값의 정리

이 정리를 보자.

함수 f와 g가 폐구간 [a, b]에서 연속이고 개구간 (a, b)에서 미분가능하며 임의의 x ∈ (a, b)에 대하여 g′(x) , 0 이라고 하자. 그러면 적당한 점 c ∈ (a, b)가 존재하여 다음이 성립한다.

f ′(c)g′(c)

=f (b) − f (a)g(b) − g(a)

이 정리는 어떻게 이해하고 증명하는가?

우선 증명을 따라가 보면, 적절한 함수를 만들어서 평균값의 정리를 적용할 수있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증명은 있지만 그림은 없다. 그러니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어떤 그림을 그리면 좋은가?

실제로 무슨 그림을 그려야 하는지 알 수 없다. 이를 위하여는 조금 새로운 생각을 한다. 우리는 좌표평면 위에 좌표가

( f (x), g(x))

인 점을 생각한다.(아래의 그림을 보며 생각하자.)

이제 x가 구간 [a, b]를 움직이면 점 ( f (x), g(x))는 평면 위를 움직인다. 그리고 동시에 f ′(x) = 0이고 g′(x) = 0인 점만 없으면, 이 점이 그리는 궤적은 매끈(smooth)하다. 이제 이 점이 움직인 각 점에서 이 점이 나아가는 방향, 즉, 속http://gallica.bnf.fr/ 에서 l’hospital 로 검색해 볼 것. 애석하게도 불어로 쓰여져 있다. 교과서 이름은 ‘Analyse des infiniment petits, pour l’intelligence des lignes courbes’ 이다.

제 6 절 코시의 평균값의 정리 67

도벡터를 보자. 속도벡터는 ( f ′(x), g′(x))가 된다. 이제 정리의 비가 같다는 말은두 벡터

( f ′(c), g′(c)), ( f (b) − f (a), g(b) − g(a))

가 같은 방향이거나 반대 방향이라는 말과 같다.

이제 이 정리가 무슨 말을 하는지 생각해 보자.

“점 ( f (a), g(a))에서 떠나 매끈한 궤적을 따라 점 ( f (b), g(b))에 도달했다면 그궤적 가운데 어떤 점(x = c)에서인가 이 점이 나아가는 방향이 ( f (a), g(a))에서 점( f (b), g(b))를 바라보는 방향과 평행하다. ”

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정남쪽에 있는 어떤 지점으로 매끈한 곡선을 따라 이동하려 한다면 그 중간 언젠가 남쪽으로 움직이고 있는 순간이적어도 한 번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대우를 보면 무슨 말인가. 내가 매끈한 곡선을 따라 이동하는데 정남향을 향해선 때가 한번도 없다면 절대로 정남쪽에 있는 점에는 도달할 수 없다는 말이기도하다.

이것은 그럴듯하다.

이 정리의 증명도 평균값 정리를 거의 그대로 사용하지만 이 정리를 설명하는그림도 평균값 정리의 그림과 그리 다르지 않다. 그렇게 어려운 정리는 아닌 것이다.

문제 9.2. 위에 나오는 움직이는 점의 속도벡터가 ( f ′(x), g′(x))가 되는 것을설명해 보아라. (참고: 속도벡터는 위치벡터의 순간변화율이다.)

68 제 9 장 평균값의 정리

제 10장

부분적분을보는방법들

미적분학의 적분법 계산에서 가장 사용하기 어려운 것이 부분적분법이다. 이것은묘하게도 지금까지 배웠던 공식들과 달리 적절히 적용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은 공식이고 항상 바람직한 결과를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여러분에게 선택의여지가 있고 그런 만큼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부분적분법은 사실 매우 중요한 기법이고 이를 해석하기에 따라서 대단히 깊은 곳에 이를 수도 있다.

제 1 절 부분적분공식

부분적분의 공식은 교과서에 다음과 같이 나와 있다.∫

f (x) g′(x) dx = f (x) g(x) −∫

f ′(x) g(x) dx

또는 ∫ b

af (x) g′(x) dx =

[f (x) g(x)

]ba −

∫ b

af ′(x) g(x) dx

이다. 이 공식을 유도하는 것은 간단하였다. 단순히

{ f (x) g(x)}′ = f ′(x) g(x) + f (x) g′(x)

의 양변을 적분한 것에 불과하고, 이는 곱의 미분법, 즉, Leibniz의 법칙을 조금달리 쓴 것이라고 하여도 된다.

그런데 이 공식을 잘 사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보통 이 공식이 잘 적용되는예를 하나 들어보자.

∫x ex dx =

∫x (ex)′ dx = x ex −

∫(x)′ ex dx = x ex −

∫ex dx = x ex − ex

69

70 제 10 장 부분적분을 보는 방법들

(부정적분의 적분상수는 항상 들어가는 것이므로 생략하기로 하여도 큰 문제가 없다.) 이 적분을 계산하는 다른 방법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단순히 guess and try

라는 방법 정도가 있다. 부분적분은 단순한 방법으로는 구할 수 없는 많은 함수의부정적분을 구하는 길을 열어 주었다.

제 2 절 치환적분법

적분법에서 이미 치환적분에 대하여 공부했을 것이다. 치환적분은 다음과 같은 공식으로 주어진다. ∫

f (g(x)) g′(x) dx = F(g(x))

여기서 F 는 f의 부정적분이다. 즉,∫

f (u) du = F(u)

이다.

이것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맨 처음에는 위의 공식이 전부였다. 그렇지만 이공식이 항상 옳다면 이 공식에서 항상 똑 같이 나타나는 부분을 생략한 것도 공식처럼 사용할 수 있다. 위의 공식을 분석하여 보자. 이 공식을 다시 쓰면

∫f (g(x))

dg(x)dx

dx = F(g(x))

이고 여기서 g(x) = u 라는 일상적인 치환을 하게 되면 이는 다시 써서∫

f (u)dudx

dx = F(u) =

∫f (u) du

라는 말이다. 여기서 항상 나오는 적분기호와 f (u)를 생략한(지운) 것도 공식이라고 하려는 것이다.1 즉, 다시 쓰면

dudx

dx = du

이다. 이 식의 양 변의 표현이 무엇인가는 아직 묻지 말기로 하자. 아직은 이것이무엇인지 적당한 개념을 찾기 힘들다. 그래도 이것은 적분에서는 항상 이런 모양으로 되니까 어떤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냥 아직 모르는 채로도 의미가 있기는 있기 때문에 그 (우리는 아직 모르는) 의미에서 개념은 있을 것이고 그개념이라고 받아들이기로 하자.

1공식이란 항상 사용하는 규칙을 적은 것이고 적분 기호가 없는 상태로 의미가 있건 없건 항상 옳게 사용할 수 있는 규칙이면 이에 의미를 부여하여 공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제 3 절 조금 간단한 부분적분 공식 71

이렇게 하면 고등학교 때는 하지 말라던 것을 한 것이 된다. 즉, 우리의 공식dudx

dx = du

은 좌변의 Leibniz의 미분기호를 마치 분수인 것 처럼 보아 계산한 것이라고 보이는 것이다. 이를 u = g(x)를 사용하여 조금 다르게 쓰면

g′(x) dx = dg(x)

이다. 이것은g′(x) =

dg(x)dx

의 양변에 dx를 곱하고 분수와 같이 계산한 것이 된다. 이렇게 얻은 dg = g′(x) dx

꼴의 표현을 미분(differential) 또는 미분형식(differential form)이라고 부른다.

우리의 새로운 생각에 따르면 적분을 계산하는 상황에서는 위와 같은 공식을사용하여도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 3 절 조금간단한부분적분공식

이러한 치환적분의 이야기를 부분적분 공식에 적용하여 보자.

우선 곱의 미분법 공식부터 살펴보자. 곱의 미분법을 Leibniz 식으로 써 보면d(uv)

dx= u

dvdx

+dudx

v

이다. 부분적분법은 여기에 적분을 할 것이므로 위의 생각대로 적분을 할 것이면dx를 곱하고 분수처럼 계산하여도 적분공식을 망가뜨리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그러므로

d(uv)dx

dx =

{u

dvdx

+dudx

v}

dx

를 계산하면d(uv) = u (dv) + (du) v

라고 간단히 할 수 있다. 같은 종류의 항을 같은 쪽으로 몰고 싶어하는 수학에서의 경향에 따라 다시 적으면

d(uv) = u dv + v du

이 된다. 그리고 우리가 이미 그랬듯이 이 꼴의 곱의 미분법을 다시 적분하여 (적분기호를 붙여) 부분적분 공식을 만들면 다음과 같다.

∫u dv = uv −

∫v du

72 제 10 장 부분적분을 보는 방법들

꽤 간단하다. 그렇다고 사용방법이 쉬워졌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전혀 차이가없다고는 할 수 없다.

우리가 부분적분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다른 한 가지 예를 보자.∫

ln x dx = x ln x − x

라는 적분공식이 있다. 이 공식은 부분적분을 사용해서 얻을 수 있으며 그 과정은다음과 같다.

∫ln x dx =

∫ln x (x)′ dx = x ln x −

∫x (ln x)′ dx = x ln x − x

이렇게 원래의 부분적분 공식을써서 계산하려면 조그만 어려움이있다. 함수 g(x)가없는 것이다. 물론 공부한 사람들은 다 안다. g′(x) = 1 이라고 생각하기로 한다.

그러나 처음 보고 이것을 알아낼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제 우리가 만든 새 공식을 적용해 보자. 여기는 g′(x) 같은 것이 없다. 따라서 u = ln x, v = x로 하여 곧바로 공식을 적용할 수 있다. 즉,

∫ln x dx = (ln x) x −

∫x d(ln x) = x ln x −

∫x

1x

dx

라는 식으로 계산하면 된다. 훨씬 쉽다. 부분적분 공식은 이렇게 쓰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한 가지를 더 보자.

∫tan−1 x dx = x tan−1 x −

∫x d(tan−1 x)

= x tan−1 x −∫

x1 + x2 dx

= x tan−1 x − 12

ln(1 + x2)

이다.

제 4 절 적분이가지고있는정보는얼마나되는가?

부분적분 공식의 우변의 적분에 대하여 생각하여 보자. 이 적분은 부호만 바꾸면∫ b

af ′(x) g(x) dx

이다. 이것은 함수 f ′(x)가 들어 있는 적분이다. 이 적분을 g(a) = g(b) = 0인 모든 미분가능한 함수 g(x)에 대하여 계산한 값을 알 수 있다면 실제로 f ′(x)의 값을 모든 점에서 알 수 있다.

제 4 절 적분이 가지고 있는 정보는 얼마나 되는가? 73

이 사실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지만 증명하기는 쉽지 않으므로 우리는 대충 그럴 것 같다고 느끼는 정도로만 알아보고 가기로 하자. 다음 설명을 이해하기 힘들면 그냥 넘어가도 된다.

우선 h(x)는 연속함수라고 하자.(중요한 가정이다.) 우리가 말하고 싶은 것은다음과 같다.

만일 위와 갈은 모든 함수 g(x)에 대하여 다음 적분∫ b

ah(x) g(x) dx

의 값을 알고 있다면 함수 h(x)를 알고 있다(결정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제 적분값에 대하여∫ b

ah1(x) g(x) dx =

∫ b

ah2(x) g(x) dx

가 항상 성립하면 두 함수 h1(x)와 h2(x)에 대하여 위에서 이야기한 적분값을 모두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두 값들이 서로 완전히 일치하므로 h1(x)과 h2(x)이서로 다를 수 없다는 말을 하고 있다.2

이제 이 적분은 변형하면 다음과 같은 말이 된다. 위의 조건을 만족시키는 모든 함수 g(x)에 대하여

∫ b

a(h1(x) − h2(x)) g(x) dx = 0

이라면 h1(x) − h2(x) ≡ 0 이라는 말이다. 즉,

∫ b

a(h(x)) g(x) dx = 0

이라면 h(x) ≡ 0 이라는 말과 같은 말이 된다.

이제 이 말이 옳은가를 생각해 보기로 하자. 이 말의 대우를 생각하면 다음과같다: h(x)가 모든 점에서 0이 되지는 않는다면, 즉, h(x)가 0이 아닌 점이 적어도 하나 있다면 위의 적분값이 0이 아닌 그런 함수 g(x)가 있다는 말이다. 이것은

2이 두 가지 말의 관계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모든 g(x)에 대하여 계산한 적분값을 알고 있으면 h(x)를 알 수 있다는 말은 이런 적분값들을 갖는 h(x)는 단 하나뿐이라는 말이다. 만일 이런 함수가 두 개가 있다면 그럼 우리는 이 값들을 다 알아도 이 두 함수 가운데 어느 것인지를 모르는 셈이다. 따라서 h(x)가 어느함수인지 안다는 말은 이런 함수가 두개 있을 수는 없다는 말이 된다.

74 제 10 장 부분적분을 보는 방법들

옳은 이야기인가? 함수 h(x)의 그래프를 생각해 보면 아마 옳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생각해 보자.

우선 h(x)는 점 x = c에서 함수값이 0이 아니라고 하자. 그러면 h(x)가 연속함수이므로 x = c의 근처에서는 h(x)는 절대로 0이 될 수 없다.(이 h(x) , 0인x = c의 근처는 매우 작아야 할지도 모른다.)3 따라서 이 조그만 부분에서 h(x) > 0

아니면 h(x) < 0 둘 가운데 하나만이 성립된다. 이제 이 조그만 부분에서 g(x) >

0인 (그리고 나머지 부분에서는 g(x) = 0인) 함수를 생각하면 문제의 적분은 도저히 0값을 가질 수 없다.

이 복잡한 이야기의 결론은 무엇인가?

∫ b

ah(x) g(x) dx

와 같은 적분의 적분값들을 충분히 많은 g(x)에 대하여 안다는 말은 h(x)를 알고있다는 말과 같다는 말이다.(여기서 충분히 많다는 말이 어떤 뜻이었는지 위를 다시 보면서 음미해 보자.)

제 5 절 미분이란무엇인가?

부분적분을 보면 묘한 점이 있다.

∫ b

af (x) g′(x) dx =

[f (x) g(x)

]ba −

∫ b

af ′(x) g(x) dx

부분적분 공식의 양쪽에는 적분항이 하나씩 있고 이 밖에 또 한 개의 항이 있다.

이 가운데 적분항들은 그 안의 모양이 비슷하다. 두 적분에서 모두 한 함수는 미분된 상태이고, 다른 함수는 미분되지 않았다. 그러나 양변에서 보면 미분된 함수와 미분되지 않은 함수는 서로 바뀌어 있다. 그리고 적분이 아닌 또 한 개의 항만아니면 이 공식은 부호만 빼면 대칭꼴로 되어 있다.

이 공식을 잘 활용하기 위하여 특별히 적분이 아닌 항이 없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언제 이 항이 사라질 수 있는가? 이것은 f (x)g(x)가 양 끝점 x = a, b 에서함수값으로 0을 가질 때라면 확실이 0이 되어 나타나지 않게 된다. 언제 이런 일

3왜 그런가 혼자 생각해 보아라. 함수가 연속이라는 뜻을 잘 음미해 보아야 한다. 좋은 한가지 방법은 아무리 작은 x = c의 근처에도 h(x)가 0이 되는 점이 있다고 하고, h(x) , 0이면서 h(x)가 연속이 될 수 있는 예를 상상해 보는 것이다. x = c에서 이런 h(x)를 상상할수 있는가?

제 5 절 미분이란 무엇인가? 75

이 생길 수 있는가? 이것은 두 함수 가운데 하나가 양 끝점에서 0 값을 가지면 된다.

이제 g(x)가 그런 함수라고 하자. 즉,

g(a) = g(b) = 0

이라 하자. 그러면 부분적분 공식은∫ b

af (x) g′(x) dx = −

∫ b

af ′(x) g(x) dx

가 된다. 즉, 이 공식은 위의 조건을 만족시키는 모든 미분가능한 함수 g(x)에 대하여 성립하는 공식이다.

이제 앞 절에서 알아본 성질을 우변에 적용해 보면, 이 적분값을 모든 우리가생각하는 모든 g(x)에 대하여 알면 함수 f ′(x)를 알게 된다. 그런데 위의 식의 좌변을 보자. 좌변에서 보면 함수 f (x)의 도함수는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니까 앞절의 이야기는 이렇게 된다: 적분값∫ b

af (x) g′(x) dx

를 우리의 g(x)에 대하여 모두 알고 있으면 함수 f ′(x)를 알 수 있다.

이제 묘한점이 눈에 보인다. 우리가 함수 f (x)의 도함수를 알기 위해서 계산해 보는데 그냥 함수 f (x)의 어떤 적분값만 알아보아도 된다는 말이다. 뭐가 묘한가? 잘 생각해 보자.

만일 f (x)가 미분할 수 없는 함수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혹시라도 이런함수도 위의 적분 ∫ b

af (x) g′(x) dx

를 계산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이렇게 해서 f ′(x)를 알아낼 수는 없을까?

정말 황당한 생각이지만 실제로 이것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다음과 같은 함수이다.

f (x) =

0, x < 0

1, x ≥ 0

이 함수는 x = 0에서 연속도 아니다. 이제 이 함수가 도함수를 가진다면 x = 0 근처에서는 어떤 함수가 될까? a < 0 < b 일 때, 계산해 보면

∫ b

af ′(x) g(x) dx = −

∫ b

af (x) g′(x) dx = −

∫ b

0g′(x) dx = g(0) − g(b) = g(0)

76 제 10 장 부분적분을 보는 방법들

이다. 즉, f ′(x)는 ∫ b

af ′(x) g(x) dx = g(0)

인 그런 함수이다. 어떤 함수 f ′(x)가 이럴 수 있는가? 이 적분값이 단지 g(0)이려면 f ′(x)는 x , 0 인 점에서는 f ′(x) = 0 이어야 한다. 그렇지만 x = 0에서는 f ′(x) , 0일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위의 적분값 g(0)이 0이 아니어야 하므로f ′(x)는 x = 0 지점에만 뭔가가 있는 매우 이상한 것이 된다. (물리적으로 이야기하면 x = 0에 black hole이 있는 것과 같다.) 즉 우리는 위의 불연속함수의 도함수 같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고, 이것이 함수는 아니라도 적분값은 계산할 수 있는 그런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새로운 생각을 통해 만들어진 f ′(x)과같은 것도 일종의 함수라고 생각할 수 있고, 이런 생각은 현대 수학의 중심이 되고 있다.4

이러한 idea는 부분적분 공식을 잘 보고 얻어낸 것이다. 여러분이 공부하는 수학의 하나 하나는 모두 이런 가능성을 가진 것들이다. 이 가운데 단 하나의 공식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되어도 수학의 역사가 바뀐다. 그리고 이것은 여러분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다. 절대로 소홀이 넘겨버릴 수 없는 대상들인 것이다.

4이것은 20세기의 위대한 수학자의 한 사람인 프랑스의 Laurent Schwartz의 업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