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청국장이 익는 계절 - pdf.dailycc.netpdf.dailycc.net/2019/11/15/20.pd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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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20 2019년 11월 15일 금요일 사설 올 수능 특징과 수험생 진로선택 및 향후 과제 2020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4일 전국 1185 개 시험장에서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이번수능의 특징은 응시생이 27년 역사상 가장 적은 54만8734명이라는 소식이 눈길을 끈다. 학령인구 감소로 재학생 지원자가 대 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반면에 졸업생수는 크게 늘어나 대조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변화가 표준점수나 등급에 어떤 영향 을 미칠지 주목된다. 졸업생 지원자가 늘어 난 이유는 우선 올해 수능이 2009 개정 교육 과정이 적용되는 마지막 수능이라는 점이 꼽 힌다.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모집 비율이 2019학 년도보다 소폭 늘어난 점도 졸업생 지원자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입시 전문가들은 재수생들이 원래 수능에 서 강세를 보였는데 올해는 그런 현상이 더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 수능의 예상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시험을 치른 수험생을 비롯해 학부모와 학 교, 교육 당국, 교통·안전 관계자 모두에게 격 려와 위로를 보낸다. 수능은 연례행사로 치르는 일이지만 그 중 요성만큼 문제제기와 혼란을 빚기 마련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은 학 교수업 및 생활 패턴에 변화가 뒤따른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긴장했던 자세가 풀렸 음은 물론이다. 수험생들의 향후 진학·진로 지도를 차질 없이 준비해야 하는 이유이다. 수능을 치렀지만 대학입시는 이제 부터이 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끝이 아니라 시작’인 것이다. 당장 내일부터 다양한 진학 컨설팅 이 필요하다. 자칫 잘못 판단하면 되레 낭패 를 보기 십상이다. 학생의 능력과 취향을 오랜 기간 관찰한 교사들의 견해를 참고해 응시와 재도전을 선 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진학지도 못지않게 생활지도도 향후 주요 과제이다. 가정과 학교, 사회적으로도 학생이 미래설계에 몰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한다. 공백기가 아닌 귀중한 시기라는 점부터 제대로 인식시켜야 할 것이다. 특히 매년 되풀이되는 현상이지만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의 긴장 완화와 심리적 해방감 으로 인한 탈선과 비행도 염두에 둬야한다. 수능 이후 여기저기서 불거지는 청소년들 의 일탈소식이 바로 그것이다. 수능시험의 긴장감 해방과 곧 다가올 연말 분위기 속에 편승해 탈선의 길로 빠져들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학교나 가정에서는 학생 신분에 어긋난 유 해업소 아르바이트 금지와 불법취업 차단에 주력해탈선과 비행으로부터 청소년들을 보 호해야 한다. 경찰은 교육당국과 지자체 등과 협조해 번 화가 등 청소년 비행 예상지역을 대상으로 합동순찰을 벌이되 유흥업소 밀집지역과 학 교폭력 및 청소년범죄 우범지역에 대한 순찰 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종료는 우리 모두에게 이 같은 주요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우리의 자녀들이 밝은 미래를 향해 꿈꾸고 도전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철저한 준비를 주문한 다. 가능한 역량을 모두 동원해 남은 고교생 활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 을 기울여야 함은 주지의 사실이다. 수험생 들 또한 경쟁을 강요했던 교육에서 잠시 벗 어나 자아(自我)를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인생은 수능 점수로 판가름 나는 것은 아 니지만 지금까지의 정성과 열정이 헛되지 않 도록 진정한 꿈을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가야 한다. 낙심하거나 포기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자 신의 적성을 찾아 긴 안목에서 진로를 선택 할 수 있도록 응원을 보내자. 그것은 우리사 회 모두의 책임이자 과제이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보도 및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청국장은 사시사철 맛있는 음식이다. 봄 여 름 가을 겨울 언제 먹어도 좋겠지만, 유독 찬 바람이 불고 날씨가 겨울로 접어드는 11월에 는 그 맛이 더욱 좋은 것 같다. 올해로 50의 나이에 접어든 필자도 그동안 세계 여러 나 라들을 돌아 다녀 보기도 하고, 미국에서는 8 년을 넘게 살아가며 여러 외국 음식들을 경 험해 보았다. 하지만 청국장만한 것이 없는 것 같다. 청국장의 맛은 적어도 한국인인 나에게 본 능과도 같다. 타고난 선천적 본능은 아니더라 도 어린 시절을 청국장을 즐겨 먹는 한국의 음식 문화 속에서 자랐기 때문에 어릴 때 습 관화 되어 버린 문화적 본능이다. 만일 내가 외국에서 나고 자란 교포이고, 따라서 한국의 음식문화를 한국만큼 접해볼 수 있는 기회가 적었다면, 이토록 11월이 되면 청국장을 찾지 는 않을 것 같다. 어렸을 때 나의 몸과 마음 속에 깊이 배어 든 청국장의 맛은 할머니와 어머니의 손맛이 기도 하다. 서양 속담에 “어머니는 세계 최고 의 요리사이다.”라는 말이 있다. 할머니께서, 그리고 어머니께서 흰 두부와 김치를 함께 넣 어서 뚝배기에 끓여주신 청국장은 세계 최고 의 맛이다. 지금은 연세 드신 어머니께 청국 장을 끓여 달라는 말씀을 못 드린다. 끓여도 오히려 내가 끓여서 드려야 한다. 그러나 내 가 아무리 맛있게 끓여도 어머니의 청국장 맛 이 나지 않는 것은 마치 잃어버린 낙원을 다 시 찾고자 하는 부질없는 노력과도 같아서 약 간은 서글프기도 하다. 필자의 어린 꼬마 시절은 하루 종일 동네를 뛰어 다니며 노는 것이 일과였다. 계절에 따 라서 친구들과 숨바꼭질, 무궁화 꽃이 피었습 니다., 구슬치기, 딱지치기, 개울에서 물고기 잡기, 썰매타기 등 사방이 자연친화적 놀이기 구였다. 요즘처럼 롤러 코스터가 있는 놀이공 원이나 인공파도가 있는 워터파크 같은 것들 이 아니었으나, 내 어릴 적 시냇가의 나무위 에 올라가 다이빙하고, 붕어와 피라미, 송사 리를 잡으러 다닐 수 있었던 그때가 더 좋았 던 것 같다. 11월의 점심은 때때로 이처럼 친구들과 재 밌게 노느라고 건너뛰기도 하였다. 물론 추워 서 여름처럼 물속에는 들어 갈 수 없지만, 나 가서 친구들을 만나면 놀 수 있는 것들이 무 궁무진했다. 할머니께서는 손주에게 밥을 먹 이고 싶으셔서 점심때가 되면 동네에서 내 이 름을 부르고 다니시기도 하셨다. 그러다 해가 서산으로 기울며 저녁이 오는 5시쯤 되면, 동 네에선 밥 짓는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그리 고 굴뚝을 통해 지붕 위로 흰 연기가 모락모 락 올라오면 청국장 냄새가 콧속으로 스며든 다. 이것은 점심때 할머니의 부르심보다 훨씬 더 강력한 부름이었다. 청국장의 맛은 온 몸으로 체득하는 그 맛이 다. 11월의 날씨는 차갑고 쌀쌀하지만, 그럴 수록 뚝배기 속에서 끓어대는 청국장의 뜨거 운 온도는 영혼 깊숙이 스며든다. 그 속에서 새콤하고 적당히 아삭하게 익은 김치와 부드 럽고 말랑말랑해진 뜨거운 흰두부를 청국장 의 고소한 콩들과 함께 씹으면 무한히 행복하 고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먹는 방법도 각자 편한대로 하면 된다. 이처럼 그냥 국물과 함 께 숟가락으로 떠먹어도 되고, 밥 한 술 떠서 젓가락으로 그 위에 얹어 먹기도 하고, 아니 면 흰 밥에 비벼서 먹기도 한다. 어릴 적의 추억이 깊이 배어버린 청국장은 정감 있는 음식이다. 이것은 때로 병을 치유 하는 효과도 있나보다. 수년 전 한 TV 프로에 서 암에 걸렸던 의사가 청국장을 꾸준히 먹으 면서 결국은 치료가 되었다는 내용이 나오기 도 하였다. 특히 그 의사는 암 전문의였는데, 자신이 막상 암에 걸리자 너무도 당혹스러움 을 느꼈다고 한다. 곧이어 치료방법을 찾던 중, 이모께서 끓여 오신 청국장을 먹으며 결 국은 나았다고 하였다.(이 내용은 필자의 기 억에 의존하는 것이므로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청국장인지 된장인지 어쨌 든 장류였던 것은 확실합니다.) 약식동원, 즉 약과 음식은 원래 같은 것이라고, 이토록 맛 있는 음식이 또한 암을 치료할 정도로 귀한 약리 효과마저 있을 수 있다 것이 놀라울 뿐 이다. 일본음식인 나또가 발효된 생 청국장에 간장으로 살짝 간을 하여 휘휘 젓가락으로 저 어 잘 섞은 뒤 그대로 먹는 것인데, 이것도 어 쩌면 약리 효과가 있을 수도 있겠다. 이처럼 청국장은 발효음식이다. 인류가 발 견한 가장 위대한 10가지 수퍼 푸드 가운데 발효음식은 가장 최상위권의 하나로 손꼽힌 다. 나의 삶 또한 청국장과 함께 발효되는 것 같다. 어릴 적 할머니와 어머니의 손맛, 친구 들과 뛰어 놀았던 동네의 밥 짓는 저녁 풍경 들이 청국장과 함께 나의 삶 속에서 더욱 맛 있게 발효되어 지는 것 같다. 그런데 참 주책 이다. 나이를 먹어 가니 어쩔 수 없나보다. 후 반기에 이르러 약이 어떻고, 건강히 어떻고 하는 내용들이 글 속에 절로 실린다. 그렇다 건강이 최고이다. 차가운 겨울 날씨에 사랑이 실린 청국장을 먹고 이기고 힘을 내자! 이노신 호서대 인문융합대학 교수 충청포럼 11월은 청국장이 익는 계절 아침저녁 다소 쌀쌀해진 날씨로 인해 전기장 판 또는 실내 난방을 해야하는 계절이 어느덧 다 가왔다. 전국의 소방관서에서는 매년 11월이 되면 전 국 불조심의 강조의 달 이라 하여 불조심 의식의 저변 확대를 위해 캠페인, 인터넷 등 각종 홍보 매체를 활용한 화재예방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때론 소 방관의 힘만으로는 부족할 때가 있다. 그러므로 국민 스스로가 전기장판이나 난방용 품 사용에 관한 철저한 안전의식이 강조된다. 이에 화재없는 안전한 겨울을 보내기 위한 실 천방안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당부드리고자 한 다. 찻째, 전열기를 사용시에는 주위에 이불이나 소파 등 불이 쉽게 옮겨 붙을 수 있는 물건을 정 리하고 사용하여야 한다. 둘째, 전기장판이나 난로 등의 전원을 차단하 지 않고 외출할 때는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있으 므로 반드시 외출할 때는 난방기기 전원을 차단 하여야 한다. 셋째, 전기장판류는 접어서 사용하거나 잘못 된 보관으로 내부에 전선이 구부러져있거나 끊 어져서 그 부분에 열이 발생하여 화재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사용 시나 보관 시에 특히 유의하여 야 한다. 넷째, 멀티 전기콘센트 사용빈도를 낮추고 관 리를 철저히 하여야 한다. 한 개의 콘센트에 여 러 개의 코드를 꽂아 사용하면 과부하가 걸리기 쉽고 관리시에는 배선에 이상이 없는지 먼지가 쌓였는지 수시로 체크를 하고 주변 청소를 깨끗 하게 하여야 한다. 자칫 스파크가 일어났을 때 주변의 먼지에 옳 겨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재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화재에 대 한 대비책을 미리 세워두는 것도 중요하다. 각 가정에서는 눈에 잘 보이는 곳에 소화기를 비치 하고 주방이나 거실에는 최소한 단독경보형 감 지기를 설치하여 유사시 신속하게 화재에 대처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일정규모 이상 높이의 나파트나 숙박시 설 등에는 완강기가 설치되어 있어 화재발생으 로 탈출구가 막혀 있을 때 실내에서 신속하고도 안전하게 재피할 수 있으므로 미리미리 사용법 을 숙지하여야 한다. 순간의 부주의와 방심으로 화재는 언재나 일 어날 수 있다. 그 화재로 인해 자칫 평생 일궈온 재산뿐만 아니라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철저한 안전의식과 대비책만이 화재로부터 나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들 더 나아가서는 국민 모 두를 지킬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정진형 서천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장 기고 겨울철 화재예방 실천하고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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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20 2019년 11월 15일 금요일

사설

올 수능 특징과 수험생 진로선택 및 향후 과제

2020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4일 전국 1185

개 시험장에서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이번수능의 특징은 응시생이 27년 역사상

가장 적은 54만8734명이라는 소식이 눈길을

끈다. 학령인구 감소로 재학생 지원자가 대

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반면에 졸업생수는

크게 늘어나 대조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변화가 표준점수나 등급에 어떤 영향

을 미칠지 주목된다. 졸업생 지원자가 늘어

난 이유는 우선 올해 수능이 2009 개정 교육

과정이 적용되는 마지막 수능이라는 점이 꼽

힌다.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모집 비율이 2019학

년도보다 소폭 늘어난 점도 졸업생 지원자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입시 전문가들은 재수생들이 원래 수능에

서 강세를 보였는데 올해는 그런 현상이 더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 수능의

예상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시험을 치른 수험생을 비롯해 학부모와 학

교, 교육 당국, 교통·안전 관계자 모두에게 격

려와 위로를 보낸다.

수능은 연례행사로 치르는 일이지만 그 중

요성만큼 문제제기와 혼란을 빚기 마련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은 학

교수업 및 생활 패턴에 변화가 뒤따른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긴장했던 자세가 풀렸

음은 물론이다. 수험생들의 향후 진학·진로

지도를 차질 없이 준비해야 하는 이유이다.

수능을 치렀지만 대학입시는 이제 부터이

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끝이 아니라 시작’인

것이다. 당장 내일부터 다양한 진학 컨설팅

이 필요하다. 자칫 잘못 판단하면 되레 낭패

를 보기 십상이다.

학생의 능력과 취향을 오랜 기간 관찰한

교사들의 견해를 참고해 응시와 재도전을 선

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진학지도 못지않게 생활지도도 향후 주요

과제이다. 가정과 학교, 사회적으로도 학생이

미래설계에 몰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한다. 공백기가 아닌 귀중한 시기라는

점부터 제대로 인식시켜야 할 것이다.

특히 매년 되풀이되는 현상이지만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의 긴장 완화와 심리적 해방감

으로 인한 탈선과 비행도 염두에 둬야한다.

수능 이후 여기저기서 불거지는 청소년들

의 일탈소식이 바로 그것이다.

수능시험의 긴장감 해방과 곧 다가올 연말

분위기 속에 편승해 탈선의 길로 빠져들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학교나 가정에서는 학생 신분에 어긋난 유

해업소 아르바이트 금지와 불법취업 차단에

주력해탈선과 비행으로부터 청소년들을 보

호해야 한다.

경찰은 교육당국과 지자체 등과 협조해 번

화가 등 청소년 비행 예상지역을 대상으로

합동순찰을 벌이되 유흥업소 밀집지역과 학

교폭력 및 청소년범죄 우범지역에 대한 순찰

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종료는 우리 모두에게

이 같은 주요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우리의

자녀들이 밝은 미래를 향해 꿈꾸고 도전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철저한 준비를 주문한

다. 가능한 역량을 모두 동원해 남은 고교생

활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

을 기울여야 함은 주지의 사실이다. 수험생

들 또한 경쟁을 강요했던 교육에서 잠시 벗

어나 자아(自我)를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인생은 수능 점수로 판가름 나는 것은 아

니지만 지금까지의 정성과 열정이 헛되지 않

도록 진정한 꿈을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가야

한다.

낙심하거나 포기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자

신의 적성을 찾아 긴 안목에서 진로를 선택

할 수 있도록 응원을 보내자. 그것은 우리사

회 모두의 책임이자 과제이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보도 및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청국장은 사시사철 맛있는 음식이다. 봄 여

름 가을 겨울 언제 먹어도 좋겠지만, 유독 찬

바람이 불고 날씨가 겨울로 접어드는 11월에

는 그 맛이 더욱 좋은 것 같다. 올해로 50의

나이에 접어든 필자도 그동안 세계 여러 나

라들을 돌아 다녀 보기도 하고, 미국에서는 8

년을 넘게 살아가며 여러 외국 음식들을 경

험해 보았다. 하지만 청국장만한 것이 없는

것 같다.

청국장의 맛은 적어도 한국인인 나에게 본

능과도 같다. 타고난 선천적 본능은 아니더라

도 어린 시절을 청국장을 즐겨 먹는 한국의

음식 문화 속에서 자랐기 때문에 어릴 때 습

관화 되어 버린 문화적 본능이다. 만일 내가

외국에서 나고 자란 교포이고, 따라서 한국의

음식문화를 한국만큼 접해볼 수 있는 기회가

적었다면, 이토록 11월이 되면 청국장을 찾지

는 않을 것 같다.

어렸을 때 나의 몸과 마음 속에 깊이 배어

든 청국장의 맛은 할머니와 어머니의 손맛이

기도 하다. 서양 속담에 “어머니는 세계 최고

의 요리사이다.”라는 말이 있다. 할머니께서,

그리고 어머니께서 흰 두부와 김치를 함께 넣

어서 뚝배기에 끓여주신 청국장은 세계 최고

의 맛이다. 지금은 연세 드신 어머니께 청국

장을 끓여 달라는 말씀을 못 드린다. 끓여도

오히려 내가 끓여서 드려야 한다. 그러나 내

가 아무리 맛있게 끓여도 어머니의 청국장 맛

이 나지 않는 것은 마치 잃어버린 낙원을 다

시 찾고자 하는 부질없는 노력과도 같아서 약

간은 서글프기도 하다.

필자의 어린 꼬마 시절은 하루 종일 동네를

뛰어 다니며 노는 것이 일과였다. 계절에 따

라서 친구들과 숨바꼭질, 무궁화 꽃이 피었습

니다., 구슬치기, 딱지치기, 개울에서 물고기

잡기, 썰매타기 등 사방이 자연친화적 놀이기

구였다. 요즘처럼 롤러 코스터가 있는 놀이공

원이나 인공파도가 있는 워터파크 같은 것들

이 아니었으나, 내 어릴 적 시냇가의 나무위

에 올라가 다이빙하고, 붕어와 피라미, 송사

리를 잡으러 다닐 수 있었던 그때가 더 좋았

던 것 같다.

11월의 점심은 때때로 이처럼 친구들과 재

밌게 노느라고 건너뛰기도 하였다. 물론 추워

서 여름처럼 물속에는 들어 갈 수 없지만, 나

가서 친구들을 만나면 놀 수 있는 것들이 무

궁무진했다. 할머니께서는 손주에게 밥을 먹

이고 싶으셔서 점심때가 되면 동네에서 내 이

름을 부르고 다니시기도 하셨다. 그러다 해가

서산으로 기울며 저녁이 오는 5시쯤 되면, 동

네에선 밥 짓는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그리

고 굴뚝을 통해 지붕 위로 흰 연기가 모락모

락 올라오면 청국장 냄새가 콧속으로 스며든

다. 이것은 점심때 할머니의 부르심보다 훨씬

더 강력한 부름이었다.

청국장의 맛은 온 몸으로 체득하는 그 맛이

다. 11월의 날씨는 차갑고 쌀쌀하지만, 그럴

수록 뚝배기 속에서 끓어대는 청국장의 뜨거

운 온도는 영혼 깊숙이 스며든다. 그 속에서

새콤하고 적당히 아삭하게 익은 김치와 부드

럽고 말랑말랑해진 뜨거운 흰두부를 청국장

의 고소한 콩들과 함께 씹으면 무한히 행복하

고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먹는 방법도 각자

편한대로 하면 된다. 이처럼 그냥 국물과 함

께 숟가락으로 떠먹어도 되고, 밥 한 술 떠서

젓가락으로 그 위에 얹어 먹기도 하고, 아니

면 흰 밥에 비벼서 먹기도 한다.

어릴 적의 추억이 깊이 배어버린 청국장은

정감 있는 음식이다. 이것은 때로 병을 치유

하는 효과도 있나보다. 수년 전 한 TV 프로에

서 암에 걸렸던 의사가 청국장을 꾸준히 먹으

면서 결국은 치료가 되었다는 내용이 나오기

도 하였다. 특히 그 의사는 암 전문의였는데,

자신이 막상 암에 걸리자 너무도 당혹스러움

을 느꼈다고 한다. 곧이어 치료방법을 찾던

중, 이모께서 끓여 오신 청국장을 먹으며 결

국은 나았다고 하였다.(이 내용은 필자의 기

억에 의존하는 것이므로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청국장인지 된장인지 어쨌

든 장류였던 것은 확실합니다.) 약식동원, 즉

약과 음식은 원래 같은 것이라고, 이토록 맛

있는 음식이 또한 암을 치료할 정도로 귀한

약리 효과마저 있을 수 있다 것이 놀라울 뿐

이다. 일본음식인 나또가 발효된 생 청국장에

간장으로 살짝 간을 하여 휘휘 젓가락으로 저

어 잘 섞은 뒤 그대로 먹는 것인데, 이것도 어

쩌면 약리 효과가 있을 수도 있겠다.

이처럼 청국장은 발효음식이다. 인류가 발

견한 가장 위대한 10가지 수퍼 푸드 가운데

발효음식은 가장 최상위권의 하나로 손꼽힌

다. 나의 삶 또한 청국장과 함께 발효되는 것

같다. 어릴 적 할머니와 어머니의 손맛, 친구

들과 뛰어 놀았던 동네의 밥 짓는 저녁 풍경

들이 청국장과 함께 나의 삶 속에서 더욱 맛

있게 발효되어 지는 것 같다. 그런데 참 주책

이다. 나이를 먹어 가니 어쩔 수 없나보다. 후

반기에 이르러 약이 어떻고, 건강히 어떻고

하는 내용들이 글 속에 절로 실린다. 그렇다

건강이 최고이다. 차가운 겨울 날씨에 사랑이

실린 청국장을 먹고 이기고 힘을 내자!

이 노 신호서대 인문융합대학 교수

충청포럼

11월은 청국장이 익는 계절

아침저녁 다소 쌀쌀해진 날씨로 인해 전기장

판 또는 실내 난방을 해야하는 계절이 어느덧 다

가왔다.

전국의 소방관서에서는 매년 11월이 되면 전

국 불조심의 강조의 달 이라 하여 불조심 의식의

저변 확대를 위해 캠페인, 인터넷 등 각종 홍보

매체를 활용한 화재예방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때론 소

방관의 힘만으로는 부족할 때가 있다.

그러므로 국민 스스로가 전기장판이나 난방용

품 사용에 관한 철저한 안전의식이 강조된다.

이에 화재없는 안전한 겨울을 보내기 위한 실

천방안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당부드리고자 한

다.

찻째, 전열기를 사용시에는 주위에 이불이나

소파 등 불이 쉽게 옮겨 붙을 수 있는 물건을 정

리하고 사용하여야 한다.

둘째, 전기장판이나 난로 등의 전원을 차단하

지 않고 외출할 때는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있으

므로 반드시 외출할 때는 난방기기 전원을 차단

하여야 한다.

셋째, 전기장판류는 접어서 사용하거나 잘못

된 보관으로 내부에 전선이 구부러져있거나 끊

어져서 그 부분에 열이 발생하여 화재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사용 시나 보관 시에 특히 유의하여

야 한다.

넷째, 멀티 전기콘센트 사용빈도를 낮추고 관

리를 철저히 하여야 한다. 한 개의 콘센트에 여

러 개의 코드를 꽂아 사용하면 과부하가 걸리기

쉽고 관리시에는 배선에 이상이 없는지 먼지가

쌓였는지 수시로 체크를 하고 주변 청소를 깨끗

하게 하여야 한다.

자칫 스파크가 일어났을 때 주변의 먼지에 옳

겨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재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화재에 대

한 대비책을 미리 세워두는 것도 중요하다. 각

가정에서는 눈에 잘 보이는 곳에 소화기를 비치

하고 주방이나 거실에는 최소한 단독경보형 감

지기를 설치하여 유사시 신속하게 화재에 대처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일정규모 이상 높이의 나파트나 숙박시

설 등에는 완강기가 설치되어 있어 화재발생으

로 탈출구가 막혀 있을 때 실내에서 신속하고도

안전하게 재피할 수 있으므로 미리미리 사용법

을 숙지하여야 한다.

순간의 부주의와 방심으로 화재는 언재나 일

어날 수 있다. 그 화재로 인해 자칫 평생 일궈온

재산뿐만 아니라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철저한 안전의식과 대비책만이 화재로부터 나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들 더 나아가서는 국민 모

두를 지킬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정 진 형서천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장

기고

겨울철 화재예방 실천하고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