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되어주겠다는 광고가 봇물을 이룰 것이다 - oricom · 2014-02-27 · 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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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REPORT ORICOM BRAND JOURNAL 03 을 따서 인쇄광고의 메인 비주얼로 쓴다. TV 광고의 키 카피는 인쇄광고의 헤드라인이 된다. TV 광고는 소비자에게 인사하지만 인쇄광고, 특히 신문광고는 신문사에게 인사한다. 인쇄광 고에는 잉크냄새가 난다. 광고의 원형에는 잉크 냄새가 났었다. 광고의 적자가 서자가 되어버렸 다. 억울할 것도 없다. 광고를 만드는 사람도 광 고를 사는 사람도“인쇄광고니까”하며 만들고, 산다. 그래도 가끔은 광고의 서자에게도 애정 을 베푸는 광고인들이 있어서, 광고는 인쇄광 고라고 믿는 필자 같은 사람에게 눈에 번쩍 띄 는 인쇄광고를 선물한다. 한글날, 한글의 아름 다움을 폰트로 표현한 SK텔레콤 광고의 아름 다움은 인쇄광고가 아니면 도무지 표현할 길이 없다. 30초짜리 TV 광고는 기껏해야 30초 동 안 소비자를 앞에 앉혀 놓을 수 있지만, 시티뱅 크와 애셋플러스의 신문광고는 글로벌 투자라 는 그 어렵고도 긴 이야기를 풀어놓을 동안 소 비자의 눈을 잡아둘 수 있다. TV 광고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을 잘 만든 인쇄광고는 쉽게 해낸 다. 유한킴벌리의 인쇄광고는 명태가 사라져 금 태가 되어가는 바다의 기별을 숲에게 전한다. 바다와 숲, 그 먼 거리를 명태가 이어주고 있다. 2008년의 인쇄광고 가뭄 중에서 그나마 몇 개 건진다. 2009년에도 인쇄광고는 광고의 서자 노릇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영영 없어 지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광고의 서자에 게도 애정을 주어야 하지 않나. 힘이 되어주겠다는 광고가 봇물을 이룰 것이다 2009년에는 온 국민이 어렵고 힘든 시기를 겪 게 될 것이다. 광고 역시 그 어려움을 피해가기 어렵다. 줄어드는 제작편수 속에서 광고인이 할 일이라고는 모처럼의 광고물 하나하나에 시간 과 정열을 쏟는 것이다. 모차르트도, 베토벤도, 고흐의 명작들도 그들의 행복한 시기에 만들어 지지 않았다. 오히려 결핍 속에서 만드는 작품 일수록 명작이 되는 건가보다. 2009년에는 광 고의 르네상스를 맞을지도 모르겠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한파가 몰아친 2008년. 외환위기를 겪은지 10년 만에 다시 찾아온 경제 어려움 속에 광고시장 역시 직격탄을 피 하기 어려운 한 해였다. 연초 새로운 정권교 체와 경제도약의 희망 속에 힘차게 디딘 발걸 음은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다소 힘겹게 그 행보를 마무리 하고 있다. 그럼에도 올 한해 소비자의 관심을 끈 캠페인 측면에서의 주요 이슈들과 내년도 전망을 해본다. 어느해 보다 두드러졌던 스포츠 스타 마케팅 올 한해 국민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스 타들은 영화배우도 가수도 아닌 스포츠 선수 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우리에겐 불모지 나 다름 없었던 수영과 피겨 스케이팅 종목에 서 세계적 스타의 반열에 오른 박태환과 김연 아는 전 국민적 영웅으로 대접받기에 부족함 이 없었고 수많은 연예 스타들의 존재감을 무 색하게 만들었다. 아울러 올림픽을 통해 새롭 게 등장한 장미란, 최민호 등과 남다른 성장 배경 속에 이종격투가로의 변신에 성공한 추 성훈 역시 국민적 사랑과 관심의 대상에서 마 생존의 어려움 속, 그 해법을 제시할 묘약이 필요한 때 박병철 전략1본부 본부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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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힘이 되어주겠다는 광고가 봇물을 이룰 것이다 - ORICOM · 2014-02-27 · 는 인쇄광고를 선물한다. 한글날, 한글의 아름 다움을 폰트로 표현한

TREND REPORTORICOM BRAND JOURNAL 03

을 따서 인쇄광고의 메인 비주얼로 쓴다. TV

광고의 키 카피는 인쇄광고의 헤드라인이 된다.

TV 광고는 소비자에게 인사하지만 인쇄광고,

특히 신문광고는 신문사에게 인사한다. 인쇄광

고에는 잉크냄새가 난다. 광고의 원형에는 잉크

냄새가 났었다. 광고의 적자가 서자가 되어버렸

다. 억울할 것도 없다. 광고를 만드는 사람도 광

고를 사는 사람도“인쇄광고니까”하며 만들고,

산다. 그래도 가끔은 광고의 서자에게도 애정

을 베푸는 광고인들이 있어서, 광고는 인쇄광

고라고 믿는 필자 같은 사람에게 눈에 번쩍 띄

는 인쇄광고를 선물한다. 한글날, 한글의 아름

다움을 폰트로 표현한 SK텔레콤 광고의 아름

다움은 인쇄광고가 아니면 도무지 표현할 길이

없다. 30초짜리 TV 광고는 기껏해야 30초 동

안 소비자를 앞에 앉혀 놓을 수 있지만, 시티뱅

크와 애셋플러스의 신문광고는 글로벌 투자라

는 그 어렵고도 긴 이야기를 풀어놓을 동안 소

비자의 눈을 잡아둘 수 있다. TV 광고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을 잘 만든 인쇄광고는 쉽게 해낸

다. 유한킴벌리의 인쇄광고는 명태가 사라져 금

태가 되어가는 바다의 기별을 숲에게 전한다.

바다와 숲, 그 먼 거리를 명태가 이어주고 있다.

2008년의 인쇄광고 가뭄 중에서 그나마 몇 개

건진다. 2009년에도 인쇄광고는 광고의 서자

노릇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영영 없어

지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광고의 서자에

게도 애정을 주어야 하지 않나.

힘이 되어주겠다는 광고가 봇물을 이룰 것이다

2009년에는 온 국민이 어렵고 힘든 시기를 겪

게 될 것이다. 광고 역시 그 어려움을 피해가기

어렵다. 줄어드는 제작편수 속에서 광고인이 할

일이라고는 모처럼의 광고물 하나하나에 시간

과 정열을 쏟는 것이다. 모차르트도, 베토벤도,

고흐의 명작들도 그들의 행복한 시기에 만들어

지지 않았다. 오히려 결핍 속에서 만드는 작품

일수록 명작이 되는 건가보다. 2009년에는 광

고의 르네상스를 맞을지도 모르겠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한파가 몰아친 2008년.

외환위기를 겪은지 10년 만에 다시 찾아온

경제 어려움 속에 광고시장 역시 직격탄을 피

하기 어려운 한 해였다. 연초 새로운 정권교

체와 경제도약의 희망 속에 힘차게 디딘 발걸

음은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다소 힘겹게 그

행보를 마무리 하고 있다. 그럼에도 올 한해

소비자의 관심을 끈 캠페인 측면에서의 주요

이슈들과 내년도 전망을 해본다.

어느해 보다 두드러졌던 스포츠 스타 마케팅

올 한해 국민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스

타들은 영화배우도 가수도 아닌 스포츠 선수

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우리에겐 불모지

나 다름 없었던 수영과 피겨 스케이팅 종목에

서 세계적 스타의 반열에 오른 박태환과 김연

아는 전 국민적 영웅으로 대접받기에 부족함

이 없었고 수많은 연예 스타들의 존재감을 무

색하게 만들었다. 아울러 올림픽을 통해 새롭

게 등장한 장미란, 최민호 등과 남다른 성장

배경 속에 이종격투가로의 변신에 성공한 추

성훈 역시 국민적 사랑과 관심의 대상에서 마

생존의 어려움 속, 그 해법을 제시할 묘약이 필요한 때

박병철 전략1본부 본부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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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 힘이 되어주겠다는 광고가 봇물을 이룰 것이다 - ORICOM · 2014-02-27 · 는 인쇄광고를 선물한다. 한글날, 한글의 아름 다움을 폰트로 표현한

케팅의 중심으로 자연스런 자리이동을 하였다.

경제적 혜택 소구 마케팅

언제나 소비자의 관심을 받는 부분이긴 하겠지만 올

해 특히 금융 등 여러 분야에서 고객들의 실질적 경

제혜택을 소구하는 캠페인이 활발했다. 웅진페이프

리, 현대카드, ERGO다음다이렉트, 이동통신의 가

족할인 프로그램 등 소비자들의 얇아진 지갑을 고려

한 실질적 가계 경제 혜택 캠페인들이 눈에 띄었다.

세상을 떠난 스타들의 환생 마케팅

몸은 떠났지만 기억만은 아직도 생생한 코미디언 이

주일씨의 모습, 젊은 남성들의 로망이자 전세계 쌍절

곤 판매 1등 공신 이소룡, 만인의 연인 오드리헵번,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상징이었던 정주영 전 현대그

룹 회장과의 브라운관을 통한 만남은 잊혀졌던 향수

와 함께 소비자들의 관심과 공감을 얻기에 충분했다.

CM SONG의 새로운 부활

이동통신시장에서 KTF SHOW의 거센 반격을 막

아내기 위해 등장한 SKT의‘되고송’은 전통적 크

리에이티브 아이디어인 CM송을 다시 국민들의 마

음속에 환기시킨 장본인이었다. 사실 SONG이라는

소재만큼 전해야 할 얘기를 효과적으로 각인시키

는 툴은 흔치 않다. 이것이 바로 오랜 세월 광고표현

의 한 축으로 사랑 받아온 이유이기도 하다. LG그

룹 역시 예전 CI런칭 캠페인에 대대적으로 활용했던

‘사랑해요’캠페인을 리메이크해서 새로운 느낌으

로 고객들에게 다가갔다. 이외에도 여러 소비재 분

야에서의 SONG의 활발한 등장은 그 효과 측면에

서 결코 소홀히 대접받을 수 없는 전통적 소재의 부

활을 알리는 것이기도 했다.

그 외 눈에 띄었던 새로운 캠페인의 시도들

기업PR광고에서 새롭게 픽토그램과의 결합을 시도

한 두산인프라코어, 담수와 발전이라는 글로벌 기

술력을 공익적 틀에 담아 전개한 두산중공업, 강력

한 비쥬얼 상징을 통해 소비자의 관심을 높였던 대

우증권 글로비편과 하나은행 빅팟 광고 그리고 마

치 사용설명서를 읽듯 사실적이고 군더더기 없는

표현으로 제품의 혜택을 효과적으로 전달한 닌텐도

위 등 새로운 접근 방법으로 눈에 띄는 광고 캠페인

들이었다.

2009년 불황기 브랜드 및 광고트렌드 전망

지난해 금융분야에서 촉발된 경제위기가 실물경제

에도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될 2009년은 그

어느 해 보다도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때 과연 브랜드, 그리고 광고는 어떤 길을 가

야 하는가? 필연적으로 맞이할 수밖에 없는 경제적

어려움 속에 찾아야 할 진로를 불황기의 전략과 연

계하여 소비자 행동 측면과 광고 캠페인 측면에서

고민해 본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소비자들은 기본 기능을 강조하는 제품에 관심이 많아진다

경제적 어려움은 고객들의 의사결정과정을 보다 냉

정하게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제품의 가장 본질적

인 부분에 충실하면서도 COST-DOWN이 가능한

제품에 고객들은 눈을 돌릴 것이다. IMF 경제위기

시절, 기본 기능을 강조하는 광고들은 많은 주목을

받았었다. 애경 퍼펙트는 당시 타제품보다 훨씬 적

게 쓰면서도 세척력은 우수한 신제품으로 소비자들

의 큰 사랑을 받았으며, 삼성 냉장고 따로 따로는

냉각기가 따로따로 있어서 냉각력이 좋으면서도 에

너지 소비효율이 좋다는 점을 강조한 캠페인을 펼

침으로써 큰 호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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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3: 힘이 되어주겠다는 광고가 봇물을 이룰 것이다 - ORICOM · 2014-02-27 · 는 인쇄광고를 선물한다. 한글날, 한글의 아름 다움을 폰트로 표현한

TREND REPORTORICOM BRAND JOURNAL 05

불황기의 특징, 가족 공동의 의사 결정

가족구매결정은 남편, 주부, 자녀의 영역과 공통영

역으로 구분되지만 불황기에는 이들이 결합하여

의사결정을 하는 경향이 강해지며, 호황이 되면 이

들은 다시 각각의 영역에서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가족 전체를 하나의 경제 단위로 생각하고 이를 타

겟으로 할 수 있는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

다. SKT의 가족할인요금제 광고는 이러한 마케팅

을 잘 활용하였다고 생각한다.

소비자들은 호경기 때의 소비패턴을 유지하고 싶어한다

경제적 제약을 받는 중산층의 경우 최고급 제품에

대한 성취욕구를 작은 사치품 구매로 해소하는 경

향을 보인다. 불황으로 고가의 명품 의류, 가방 등

을 구입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은 명품 스타킹, 명품

핸드폰 줄 등 소품류의 명품 구매를 통해 자기 위안

을 찾는 보상심리가 강해진다.

소비행동의 양극화

불황기의 소비자들은 두 가지 구매패턴을 보인다.

가치를 사거나 실리를 사거나, 최근 시장 트렌드에

서 중가의 개념이 모호해지고 고가시장과 저가시장

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비자

들은 많은 돈을 지불해서 그 브랜드의 가치를 사거

나 철저한 가격비교와 효용성 판단을 통해 최저가

제품을 통해 실리를 추구하는 이원화된 패턴을 보

다 명료하게 보일 것이다. 최근 국내 경기 악화로 핸

드폰 가격 부담을 줄여주는 SHOW의 마케팅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초고가 스마트폰 T옴니아

의 일일 판매량이 최고 1000여대까지 솟구치며 판

매량이 상승하고 있다.

향수를 자극하는 복고광고의 등장 가능성

우리 인생도 그렇듯 앞만 보고 달릴 때는 뒤를 돌아

볼 여유와 needs가 생기지 않지만, 그 숨가쁜 달리

기를 잠시 멈췄을 때 지나온 길을 생각하고 향수에

젖기 마련이다. 다시 한번 지나온 과거를 되돌아보

며 숨 고르기를 할 것으로 보이는 2009년 역시 복

고적 기법을 활용한 캠페인의 등장이 예상되는 시

점이다. IMF 경제위기 당시 복고적인 소재를 사용한

‘갈아만든배, 키움닷컴, 데이콤002’의 광고들은 소

비자들에게 큰사랑을 받았다.

또 한번의 애국심 광고

외환위기 당시 가장 우리들의 가슴에 깊은 인상을

남긴 말은‘BUY KOREA’였다. 물론 그때의 상황

과는 다르지만 국가적 경제위기 속에 국민적 단합

과 공감을 이끌어낼 애국심 호소 캠페인의 등장을

조심스레 예상해 볼 수 있는 시점이 아닐까 생각된

다. 현대증권은 외환위기 당시 국민들에게 큰 힘을

주었던 BUY KOREA 캠페인을 진행하였다. 근래에

는 삼성기업이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발돋움까지

의 수많은 시련을 이겨낸 자랑스런 국가임을 말해

주면서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는 캠페인

을 통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어려운 현실을 잊자! 스트레스 해소 캠페인

몇 년전 불었던 웰빙마케팅 열풍까지는 아니더라도

복잡하고 어려운 현실을 잠시나마 잊게 해줄 소비자

휴식과 엔터테인먼트 캠페인의 등장을 예상해 볼 수

있다. KTF SHOW, LG텔레콤의 오주상사, 한국야쿠

르트의 왕뚜껑 광고들도 올 한해 유머소구를 통해

소비자들로부터 큰사랑을 받았다. 2009년은 문화

적 트렌드의 선봉에 있는 광고가 경제적 효과를 뛰

어넘어 고객들에게 사회문화적 영향력을 보다 적극

적으로 발휘하는 모습을 보이는 한 해가 될 것이다.

2009년 경제계의 화두는 아마도‘생존’이라는 단

어가 아닐까 싶다. 이런 혹독한 시련의 시기에 과연

광고는 그리고 마케팅은 어떤 묘약을 준비해야 할

까?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

싶다.

[출처]

· 손영석,“불황기 광고 효과 재고를 통한 광고 활성화 방안”

<한국방송광고공사·한국광고학회 공동주최 특별세미나>(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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