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이 미디어를 바꾼다 보는 영상을 넘어, 느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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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이 미디어를 바꾼다 보는 영상을 넘어, 느끼는 영상으로 VR은 영상의 개념 자체를 바꾸어놓았다. 이제 영화와 광고, 뮤직비디오 등의 영상 콘텐츠는 보는 것을 넘어 느끼고 체험하는 것이 되었다. 이런 시대에 세계의 미디어와 콘텐츠 업계는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도전적인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송순진 전 <영화기술> 기자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의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 다. 세계 굴지의 IT 기업들이 ‘VR의 해’로 선언한 2016년이 절 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지금, 세계의 미디어・콘텐츠 업계는 미래시장을선점하기위해도전적인실험을계속하고있다. 영화, VR로 다시 태어나다 최근 할리우드에서는 VR을 이용한 영화 제작을 비롯, VR 전 용 영화관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버추얼 리 얼리티 컴퍼니(Virtual Reality Company, VRC)를 설립한 <아바타>의 미술감독 로버트 스트롬버그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등 할리우드 거물들이 VR 콘텐츠 연구를 시작했다. 그 후주요회사들도이대열에뛰어들고있다. 구글과 제휴를 맺은 아이맥스는 영화관에서 상영할 만 한 수준의 고화질 VR 플랫폼인 ‘점프 VR’에 참여하면서, 크리 스토퍼 놀란, J. J. 에이브럼스, 잭 스나이더 등 주요 감독의 영 화에 고프로의 VR 전용 카메라 ‘어레이’와 점프 VR을 도입하 겠다고 발표했다. 5월에는 스웨덴의 VR 게임 회사 스타브리 즈(Starbreeze)와 협력해 자사의 극장 시스템 일부로, 또는 독립체험관형식으로운영되는아이맥스VR을발표했다. 현재 VR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전용 HMD(Head Mounted Display) 등 관련 기기는 가격이 매우 높은 편이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극장 형식의 VR 체험관이 오히려 승산이 있으리라는 것이 아이맥스의 계 산이다. 월트디즈니역시VR을잡는데나섰다.휴대폰제조회사 노키아와 협력하기로 한 디즈니는 노키아가 개발한 전문가용 VR 카메라 ‘오조(OZO)’를 자사 영화에 적극 활용할 방침이 다. 올해 4월 노키아와 소프트웨어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자 리에서 디즈니는 향후 오조를 영화 제작 및 프로모션용 콘텐 츠에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영화 <정글북>의 인터뷰 영상이 그첫번째결과물이다. 선댄스와 칸을 비롯한 국제영화제에서도 VR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특히 선댄스영화제의 실험과 도전 정신은 세계영화계에서가장돋보인다. 2012년, 오큘러스 창업자 팔머 럭키의 단편영화 <로스 트>(Lost)를 처음으로 소개한 선댄스영화제는 매년 점점 더 많은 VR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10주 년을 맞이한 뉴프론티어 부문은 VR 영화를 대거 선보였다. 거 대한 운석과 행성의 충돌을 생생하게 그린 <비이성적 과열> (Irrational Exuberance), 전쟁 지역에서 살아남기 위한 한 가 족의 분투를 담은 <자이언트>(Giant) 등 모두 31편의 VR 영 화가 상영됐다. 선댄스는 또한 VR 전문기업 전트(Jaunt)와 함께 ‘뉴프론티어/전트 VR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개설해 VR 영화에 관심 있는 젊은 예술가들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이 런 분위기 속에서 올해 칸영화제도 VR을 이용한 10분 내외의 짧은영화30여편을전시했다. 광고하고 중계하고 보도하는 VR 광고 분야도 VR을 활용한 프로모션용 영상을 속속 내놓고 있 다. 가장 최근 등장한 VR 프로모션 영상 중 주목을 받은 것은 아랍에미리트 국영 항공사인 에티하드 항공이 내놓은 5분 분 량의 VR 영상 <리이매진>(Reimagine)이다. 니콜 키드먼이 출연하는 <리이매진>은 뉴욕에서 아부다비로 향하는 에티하 드 항공의 에어버스 A380 이곳저곳을 구경할 수 있는 영화 형식의 광고 영상이다. 이 영상은 구글플레이와 애플스토어 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기어 VR과 구글 카드보드뿐 아니 라일반스마트폰으로도관람할수있다. 언론계도 최근 부쩍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VR 콘텐 츠에 관한 방송과 언론계의 고민은 스포츠 방송에서 먼저 구 VR영화<비이성적과열> 38 39 2016 05 06 Issue Insight Zoom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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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VR이 미디어를 바꾼다 보는 영상을 넘어, 느끼는 영상으로sitehomebos.kocca.kr/k_content/vol19/vol19_09.pdf · vr은 영상의 개념 자체를 바꾸어놓았다

VR이 미디어를 바꾼다

보는 영상을 넘어, 느끼는 영상으로VR은 영상의 개념 자체를 바꾸어놓았다.

이제 영화와 광고, 뮤직비디오 등의 영상 콘텐츠는 보는 것을

넘어 느끼고 체험하는 것이 되었다. 이런 시대에 세계의

미디어와 콘텐츠 업계는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도전적인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글송순진전<영화기술>기자

VR(VirtualReality,가상현실)의시대가빠르게다가오고있

다.세계굴지의IT기업들이‘VR의해’로선언한2016년이절

반을향해달려가고있는지금,세계의미디어・콘텐츠업계는

미래시장을선점하기위해도전적인실험을계속하고있다.

영화, VR로 다시 태어나다

최근할리우드에서는VR을이용한영화제작을비롯,VR전

용영화관을준비하는움직임이가시화되고있다.버추얼리

얼리티컴퍼니(VirtualRealityCompany,VRC)를설립한

<아바타>의미술감독로버트스트롬버그와스티븐스필버그

감독등할리우드거물들이VR콘텐츠연구를시작했다.그

후주요회사들도이대열에뛰어들고있다.

구글과제휴를맺은아이맥스는영화관에서상영할만

한수준의고화질VR플랫폼인‘점프VR’에참여하면서,크리

스토퍼놀란,J.J.에이브럼스,잭스나이더등주요감독의영

화에고프로의VR전용카메라‘어레이’와점프VR을도입하

겠다고발표했다.5월에는스웨덴의VR게임회사스타브리

즈(Starbreeze)와협력해자사의극장시스템일부로,또는

독립체험관형식으로운영되는아이맥스VR을발표했다.

현재VR콘텐츠를이용할수있는전용HMD(Head

MountedDisplay)등관련기기는가격이매우높은편이다.

따라서상대적으로저렴한가격에즐길수있는극장형식의

VR체험관이오히려승산이있으리라는것이아이맥스의계

산이다.

월트디즈니역시VR을잡는데나섰다.휴대폰제조회사

노키아와협력하기로한디즈니는노키아가개발한전문가용

VR카메라‘오조(OZO)’를자사영화에적극활용할방침이

다.올해4월노키아와소프트웨어공급계약을체결하는자

리에서디즈니는향후오조를영화제작및프로모션용콘텐

츠에적용한다고발표했다.영화<정글북>의인터뷰영상이

그첫번째결과물이다.

선댄스와칸을비롯한국제영화제에서도VR을어렵지

않게만날수있다.특히선댄스영화제의실험과도전정신은

세계영화계에서가장돋보인다.

2012년,오큘러스창업자팔머럭키의단편영화<로스

트>(Lost)를처음으로소개한선댄스영화제는매년점점더

많은VR영화를소개하고있다.올해도마찬가지였다.10주

년을맞이한뉴프론티어부문은VR영화를대거선보였다.거

대한운석과행성의충돌을생생하게그린<비이성적과열>

(IrrationalExuberance),전쟁지역에서살아남기위한한가

족의분투를담은<자이언트>(Giant)등모두31편의VR영

화가상영됐다.선댄스는또한VR전문기업전트(Jaunt)와

함께‘뉴프론티어/전트VR레지던시’프로그램을개설해VR

영화에관심있는젊은예술가들을적극지원하기로했다.이

런분위기속에서올해칸영화제도VR을이용한10분내외의

짧은영화30여편을전시했다.

광고하고 중계하고 보도하는 VR

광고분야도VR을활용한프로모션용영상을속속내놓고있

다.가장최근등장한VR프로모션영상중주목을받은것은

아랍에미리트국영항공사인에티하드항공이내놓은5분분

량의VR영상<리이매진>(Reimagine)이다.니콜키드먼이

출연하는<리이매진>은뉴욕에서아부다비로향하는에티하

드항공의에어버스A380이곳저곳을구경할수있는영화

형식의광고영상이다.이영상은구글플레이와애플스토어

에서다운로드할수있으며,기어VR과구글카드보드뿐아니

라일반스마트폰으로도관람할수있다.

언론계도최근부쩍빠른행보를보이고있다.VR콘텐

츠에관한방송과언론계의고민은스포츠방송에서먼저구

VR영화<비이성적과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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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05 06Issue Insight Zoom 4

Page 2: VR이 미디어를 바꾼다 보는 영상을 넘어, 느끼는 영상으로sitehomebos.kocca.kr/k_content/vol19/vol19_09.pdf · vr은 영상의 개념 자체를 바꾸어놓았다

체화되고있다.미국의스포츠전문매체폭스스포츠는VR

전문기업넥스트VR과협력,폭스가방송권한을소유한스포

츠콘텐츠대부분을VR로제작할예정이다.그리고이를삼성

VR기어이용자들에게무료로배포한다.

축구중계에서는유로2016이처음으로VR과접목된

다.유로2016을주관하는유럽축구연맹은오조수십대를

이번경기에투입하기로했다고5월12일밝혔다.유럽축구

연맹은유로2016공식홈페이지등을통해본경기와락커

룸,선수및스태프인터뷰등을담은다양한VR영상을공개

할예정이다.

최신VR소식을앞다퉈보도하는언론계도이행렬에서

빠질수없다.미국의<뉴욕타임즈>는지난해이미11분분

량의다큐멘터리<난민>을내놓으면서시범적인VR뉴스제

작을시작했다.또VR뉴스어플리케이션을따로만들고정

기구독자들을대상으로대대적인프로모션을벌였다.CNN

역시지난해미국민주당대선후보토론회중계에가상현실

기술을활용하는파격적인행보를보였다.<USA투데이>와

ABC뉴스도VR콘텐츠연구개발에힘을쏟고있다.

콘텐츠가 없다면 VR도 없다

이제껏VR산업을가장앞에서이끌어온것은리프트를내놓

은오큘러스와바이브를내놓은HTC였다.두회사가내놓은

HMD는페이스북,구글등과같은IT기업들을자극했고,이들

을VR산업의주체로끌어들이면서보다큰가능성을열었다.

최근HMD와VR카메라등하드웨어관련업체들은기

기업그레이드와저가형모델연구에집중하고있다.그러면

서도한편으로는보다높은차원의체감을연구중이다.사용

자의시각뿐만아니라동작까지감지해가상공간안에서사

용자의행동을반영하는‘동작인식’기반기기들이주목받고

있는것이다.버툭스의옴니(Omni)와사이버리스의버추얼

라이저(Virtualizer)등인데,트레드밀과흡사한본체를이용

해사용자가걷거나뛰는등의동작을인식하고,이를콘텐츠

진행에반영할수있게만든기기들이다.

그러나화두는다시콘텐츠로돌아오고있다.40억달러

에육박하는글로벌VR시장의관건은결국소프트웨어에있

다는것이다.5월23일,<월스트리트저널>은“성능좋은새

VR헤드셋이나왔지만얼마나많은콘텐츠를활용할수있는

지,얼마나깊이있는체험을할수있는지는의문”이라면서

“현재까지는콘텐츠가많지않고깊이도매우얕다”는논평을

내놨다.‘2016년은VR의해’라는업계의기대가무색해지는

비판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TV가그러했듯제조사들이직접

콘텐츠육성에도나서야한다”는주문을내놓았다.이미지난

해에오큘러스와HTC가콘텐츠분야에각각1천만달러와1

억달러를투자한바있지만아직까지이렇다할성과는없는

상황이다.

대륙의 거인들이 움직인다

이러한시점에서중국의거대기업들이VR플랫폼및콘텐츠

개발과제작에적극뛰어들겠다고잇달아선언했다.먼저바

이두가소유한동영상플랫폼아이치이가5월6일,베이징에

서VR플랫폼‘iVR+’를전격발표했다.iVR+는아이치이의

VR비디오스트리밍어플리케이션‘iVR파노라마시네마’와

‘iVR게임룸’을통해VR콘텐츠를즐기도록하는플랫폼이다.

특히최근에출시된모든종류의VR디바이스와호환이가능

하다는점은iVR+의최대강점이될듯하다.

아이치이는VR플랫폼을론칭하면서VR관련업체300

여곳과도협력관계를맺었다.마케팅,생산,운영지원을제

공하고,‘VR파트너인센티브프로그램’을통해현존하는영

화또는드라마10편,게임100편을VR버전으로제작한다

는것이다.여기에는최근중국박스오피스에서흥행에성공

한영화<모진:잃어버린전설>(Mojin:TheLostLegend)의

제작사,중국에서가장영향력있는비즈니스잡지인<카이징

매거진>,온라인예매서비스업체다마이등이참여할예정

이서주목할만하다.

아이치이설립자이자CEO인공위는“가상현실하드웨

어개발에대한투자는상당한성과를얻었지만적절한콘텐

츠플랫폼이없다면일반대중에게VR은그저먼이야기일

뿐”이라고말했다.중국의VR플랫폼사업을선점해VR콘텐

츠의생산과유통,호환을아우르는큰그림을그린다는것이

아이치이의전략이다.

뒤를이어전자상거래거인알리바바가소유한유쿠도

나섰다.5월14일,유쿠는홍콩의디지털도메인홀딩스와계

약을체결하고,디지털도메인홀딩스가보유한VR및CGI콘

텐츠를공급받기로했다.더불어유쿠가직접VR콘텐츠제

작과스트리밍서비스에나설것이라며구체적인프로젝트도

밝혔다.대만의전설적인가수등려군을되살린홀로그램콘

서트를제작한바있는디지털도메인홀딩스의기술력을바

탕으로,2003년세상을떠난홍콩의여배우이자가수매염방

이주인공인콘텐츠를선보이겠다는것이다.두회사의일명

‘가상인간(VirtualHuman)’프로젝트다.

전세계VR콘텐츠를주도했던구글은아이치이와유쿠

에이어뒤늦게플랫폼을열겠다는계획을밝혔다.구글은5

월19일,VR플랫폼‘데이드림(Daydream)’을오는3분기에

선보이겠다고발표했다.데이드림은VR기기용게임과각종

어플리케이션을개발할수있는플랫폼으로,여기에참여할

콘텐츠협력사는게임분야의EA와유비소프트,동영상분야

의유튜브와넷플릭스,훌루,HBO등이다.또<뉴욕타임즈>

와<USA투데이><월스트리트저널>,CNN,MLB,NBA등도

합류했다.

어쩌면기대했던VR의해는2016년이아닐지도모르겠

다.그러나한가지분명한것은가상세계를둘러싼치열한싸

움이바로눈앞으로다가오고있다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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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에티하드항공의광고영상<리이매진>

2, 3VR영화<자이언트>

아이맥스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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