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9회 일본속의 한민족사 탐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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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제 39회 일본속의 한민족사 탐방을 다녀와서.. 산곡여자중학교 이정숙 1. 들어가는 말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가까이 있기 때문에 과거 상호교류가 많아 문화적으로 비슷하지만, 가까이 있음으로 인해 가장 많은 아픔을 준 나라가 일본이다. 하지만 과거 한일관계 역사를 돌아보면서 앞으로 한일관계를 어떻게 발전해 나가야 하는 것이 지금 현재 우리들의 숙제이 다. 일본 문화 속에 남아있는 우리나라 문화를 탐방하고 학생들에게 좀 더 생생한 역사를 가르 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우연치 않게 내게 왔다. 마치 로또에 당첨된 듯한 느낌... 5박 6일간 의 탐방일정을 정리해 보려한다. 2. 일본속의 한민족사 탐방 일정 가. 2017년 2월 19일: 오리엔테이션 및 학술강연 나. 2017년 2월 20일 : 후쿠오카, 다자이후, 후나야마 고분 다. 2017년 2월 21일 : 이삼평 도예지, 요시노가리 유적, 시모노세키(청일강화 기념관, 아카마신궁, 조선통신사 상륙 기념비) 라. 2017년 2월 22일 : 도다이지, 호류지, 다카마쓰 고분, 아스카테라 (나라, 아스카) 마. 2017년 2월 23일 : 니조성, 고류지(교토), 바. 2017년 2월 24일 : 오사카성, 백두학원 건국학교(오사카) 3. 일본속의 한민족사 탐방기 가. 첫째 날(2월 19일) 2월 19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 일본속의 한민족사 탐방은 19일 오후 1시부터 인천 공항공사 청사에서 시작되었다. 전국에서 온 240여명의 선생님들과 함께 일본에서 탐방할 지역들의 문 화재 및 유물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답사이전에 실내에서 먼저 왜 이곳에 가는지, 일본과 한일관계를 어떻게 지속해 나가야 되는지 등에 대한 진지한 강의가 진행되었다. 무려 5시간동 안... “역사는 유적과 유물을 낳고 유적과 유물은 역사를 증언한다. 역사는 점, 선, 면으로 설명한 다.” 등의 심도 있는 교수님들의 강의를 통해 한일관계 및 역사를 새롭게 정립하는 소중한 시 간이 진행되었다. 나. 둘째 날 (2월 20일) 11시 비행기에 몸을 싣고 후쿠오카 공항에 12시 30분에 도착하였다. 일본이 이렇게 가까운 곳이라니? 공항에서 준비된 벤토(도시락)를 점심으로 차안에서 먹고 다자이후로 향했다. 가는 길에 차창너머로 본 일본의 주택은 아파트로 즐비한 우리나라와는 달리 기와 지붕을 한 2층 주택이 대부분이었다. 주택의 색깔도 기와지붕에 맞춰서 회색빛이 많이 도는 것이 특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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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제 39회 일본속의 한민족사 탐방을 다녀와서..tour.chosun.com/review/201701-ljs.pdf · 2017. 3. 13. · - 1 - 제 39회 일본속의 한민족사 탐방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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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9회 일본속의 한민족사 탐방을 다녀와서..

산곡여자중학교 이정숙

1. 들어가는 말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가까이 있기 때문에 과거 상호교류가 많아 문화적으로 비슷하지만, 가까이 있음으로 인해 가장 많은 아픔을 준 나라가 일본이다. 하지만 과거 한일관계 역사를 돌아보면서 앞으로 한일관계를 어떻게 발전해 나가야 하는 것이 지금 현재 우리들의 숙제이다. 일본 문화 속에 남아있는 우리나라 문화를 탐방하고 학생들에게 좀 더 생생한 역사를 가르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우연치 않게 내게 왔다. 마치 로또에 당첨된 듯한 느낌... 5박 6일간의 탐방일정을 정리해 보려한다.

2. 일본속의 한민족사 탐방 일정 가. 2017년 2월 19일: 오리엔테이션 및 학술강연 나. 2017년 2월 20일 : 후쿠오카, 다자이후, 후나야마 고분 다. 2017년 2월 21일 : 이삼평 도예지, 요시노가리 유적, 시모노세키(청일강화 기념관, 아카마신궁, 조선통신사 상륙 기념비) 라. 2017년 2월 22일 : 도다이지, 호류지, 다카마쓰 고분, 아스카테라 (나라, 아스카) 마. 2017년 2월 23일 : 니조성, 고류지(교토), 바. 2017년 2월 24일 : 오사카성, 백두학원 건국학교(오사카)

3. 일본속의 한민족사 탐방기

가. 첫째 날(2월 19일) 2월 19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 일본속의 한민족사 탐방은 19일 오후 1시부터 인천 공항공사 청사에서 시작되었다. 전국에서 온 240여명의 선생님들과 함께 일본에서 탐방할 지역들의 문화재 및 유물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답사이전에 실내에서 먼저 왜 이곳에 가는지, 일본과 한일관계를 어떻게 지속해 나가야 되는지 등에 대한 진지한 강의가 진행되었다. 무려 5시간동안... “역사는 유적과 유물을 낳고 유적과 유물은 역사를 증언한다. 역사는 점, 선, 면으로 설명한다.” 등의 심도 있는 교수님들의 강의를 통해 한일관계 및 역사를 새롭게 정립하는 소중한 시간이 진행되었다.

나. 둘째 날 (2월 20일) 11시 비행기에 몸을 싣고 후쿠오카 공항에 12시 30분에 도착하였다. 일본이 이렇게 가까운 곳이라니? 공항에서 준비된 벤토(도시락)를 점심으로 차안에서 먹고 다자이후로 향했다. 가는 길에 차창너머로 본 일본의 주택은 아파트로 즐비한 우리나라와는 달리 기와 지붕을 한 2층 주택이 대부분이었다. 주택의 색깔도 기와지붕에 맞춰서 회색빛이 많이 도는 것이 특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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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다자이후는 규슈지방의 행정관청이 있었던 곳으로 현재는 터만 남아있었다. 한반도 문물이 들어오고 나간 곳, 견당사, 견수사가 출발한 곳, 백제유민의 선진기술을 이용해 백제식 토성과 산성을 만들어 신라의 침입에 대비한 수성이 세워져 있던 곳으로 백제를 생각나게 하는 유적지였다. 이어 내가 탄 6호차는 후나야마 고분으로 향했다. 이 고분은 전방후원분으로 출토된 유물들이 우리나라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유물들과 비슷한 점이 많아 백제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루의 일정이 끝나고 후쿠오카 힐튼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가이드님의 인도하에 같은 버스를 탄 선생님들의 소개와 탐방지원동기 등등을 들으면서 우린 금방 친숙해졌다.

< 다자이후> <후나야마 고분>

다. 셋째날 (2월 21일) 셋째날 아리타현의 이삼평 도예지로 향했다. 먼저 출발시간 1분이라도 늦으면 그냥 출발한다는 가이드님의 지시가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한 날이다. 정말 출발 직전, 1분 늦으신 선생님이 버스 앞에 서 있었지만 그대로 출발하는 것을 보면서 시간 엄수, 규칙준수가 얼마나 중요한지 경각심을 갖게 되었다. 이런 일을 우리 학생들 수학여행에도 적용해 본다면 어떨까? 충남 공주 출신의 이삼평씨는 조선시대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끌려와 정착한 인물이다. 그 당시 힘든 상황을 극복하고 도자기 생산에 적합한 흙을 찾아 떠돈지 20년만에 아리다 동부의 이즈미산에서 양질의 백자석을 발견해 백자를 만들어 내기 시작, 이것이 아리타 도기의 출발점이 되었다. 그 후손들이 대대로 가업을 이어오고 있으며, 13대 이삼평씨는 우리가 찾아간 하루전날 돌아가시고 14대 이삼평씨가 상중에도 불구하고 잠깐 나와서 간단한 인사를 하였다. 언덕 위 이삼평씨를 기념한 기념비위에 올라가 주변을 돌아보니 그분들의 아픔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이어 우린 점심을 먹고 요시노가리 유적지로 향하였다. 한반도의 청동기 문화가 전래된 요시노가리는 야요이시대 최대의 환호, 독널무덤 유적으로 꽤 넓었다. 여기서 한국계의 청동기와 무문토기가 나와 한국의 세형동검 집단의 일본 진출과정을 연구하는 귀중한 자료가 된다. 특히 실제 옹관묘 모습이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고 옹관묘 형성과정을 세밀하게 그림으로 그려놓아 보는 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이어 우린 시모노세키로 향했다. 시모노세키는 혼슈의 서쪽 끝자락에 위치한 도시로, 약 110년전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의 이토 히로부미와 청의 이홍장이 시모노세키조약을 맺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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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이곳에서 굴욕적인 조약이 체결된 청일 강화 기념관을 둘러보니 우리나라 운명이 갈라진 굴욕적인 조약의 소식을 들은 조선 사람들의 어두운 마음이 상상되었다. 또한 조선통신사가 일본에 첫 상륙을 한 기념비와 조선통신사의 숙소로 사용된 아카마 신궁 등을 둘러보고 우린 다시 큐슈의 신모지항으로 와서 세토내해를 건너가는 훼리호에 몸을 실었다. 우리가 탄 훼리호는 밤 내내 세토내해를 가로질러 다음 날 아침 8시 30분이 경 오사카 항에 도착한다. 세월호 사건이 있어 배에 대한 안좋은 인상이 있었으나 막상 배를 타보니 배안에 있는 식당, 사우나시설, 목욕탕, 매점 등의 편의시설을 이용하면서 배가 그렇게 염려할 것만은 아니라는 인상을 받았다. 파도가 잔잔해서인지 거의 흔들리지 않았고 선실이 침대칸으로 정비되어 있어서 생각과 달리 편안하게 단잠을 잤다.

<요시노가리 유적> <요시노가리 유적-옹관묘>

<조선통신사 상륙기념비> <청일강화기념관>

라. 네쨋날 (2월 22일) 아침 5시 기상, 7시10분경 아카시 대교를 바라보며 오사카에 온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른 조식을 먹은 우린 도다이지로 향했다. 세계 최대의 목조 건물인 도다이지는 백제인의 도움으로 창건했지만 2번의 화재 끝에 원래모습이 많이 사라지고 일본식의 풍이 나타나는 건물이다. 일본학생들도 현장체험 학습 차 많이 오고 있고 특히 사슴이 많이 돌아다니는 모습이 특이하다. 주변에 신라 촌락문서가 발견된 정창원이 있지만 시간관계상 직접 가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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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쇼토구 태자가 건축한 호류지로 향했다. 이곳은 법주사 팔상전을 닮은 듯한 5층 목탑과 담징이 그린 것으로 알려진 금당벽화가 있고 또 일본이 자랑하는 백제관음이 있다. 학창시절 국사시간에 배웠던 것을 실제로 보니 더욱 감개무량하였다. 특히 우리나라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유물을 보면 더욱 가슴이 뿌듯하고 한일관계를 새롭게 조명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어서 고구려 문화를 확실히 알수 있는 다카마쓰 고분을 거쳐 일본 최초의 절이라는 아스카테라로 향했다. 이 절은 도다이지의 웅장함에 비해 규모가 작은 아담한 절이다. 백제의 많은 기술자를 초청해 불당과 탑을 축조한 절로서 백제의 왕흥사를 모델로 했다는 의견이 한일 양국의 역사학계에서 정설로 굳어지고 있다.

<도다이지> <호류지>

<다카마쓰 고분>

마. 다섯째날(2월 23일) 니조성 답사, 중식, 아라시야마 산책, 고류지 답사, 오사카 시내 자유 시간을 일정으로 진행되었다. 니조성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일본왕이 있는 교토를 방문할 때 머물 숙소로 지은 성이다. 일본성은 우리나라와 달리 평지에 세운 평성이며 위험에 대비하여 해자를 만든 것이 특징이었다. 고류지는 신라의 금동미륵보살반가상과 쏙 빼닮은 일본 국호 1호인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있는 곳이다. 큰소리로 떠드는것과 사진 촬영 금지, 엄숙하게 관람할 것을 강조하는 일본을 보면서 문화재를 너무 소중히 다루는 점은 배워야 하나 너무 폐쇄적인 모습이 아닌가 하는 거부감(?)이 살짝 생겼다. 오사카 시내 산책, 먹다가 서서히 망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먹거리, 상가 등으로 밀집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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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시를 둘러보면서 우리나라 명동, 부산의 남포동을 연상하게 되었다.

<니조성> < 니조성 주변의 해자> 바. 여섯째날(2월 24일) 이번 탐방의 마지막 날 오사카성으로 향했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만든 성으로 그 규모에 감탄했다. 적의 침입에 대비하여 만든 해자가 안쪽과 바깥쪽에 있었고 천수각은 역사박물관으로 꾸며져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중에 하나가 이순신 장군이라면 일본은 토요토미 히데요시라고 한다. 토요토미 히데요시를 미화한 전기, 문학작품, 영화 등등이 만들어졌고 천수각은 역사박물관으로 활용한 것을 보고 우리나라도 이순신장군의 업적을 더욱 기리고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탐방의 마지막은 백두학원 건국학교 방문, 해방이후 일본에 남아 있는 한국인의 자녀들을 위해 만든 학교, 한국인의 정신과 전통이 이어져 가고 있는 모습을 복도 게시판과 학생들의 사물놀이 공연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은 사물놀이에 일본 속 한국학생들이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연습과 공연을 준비하는 모습에 가슴 뭉클해졌다. 특히 일본은 방과후 자신의 특기와 흥미를 찾아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모습이 우리나라 학교에도 잘 적용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다.

<오사카성-천수각> <오사카성 주변의 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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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학원 건국학교> <백두학원 건국학교 게시판>

4. 정리하면서

이번 탐방을 통해 한반도의 삼국 문화가 고스란히 일본에 전해져 일본 고대문화 형성에 많은 영향을 끼쳤음을 알 수 있다. 가까이 있기에 상호교류를 통해 문화적으로 비슷하지만 다른 나라가 일본이며, 과거의 아픈 상처 때문에 가까워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나라라고 생각했던 나라가 일본이다. 하지만 이번 탐방을 계기로 한일관계를 다시 한번 조명해보고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고 합리적일까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계속 아픔을 준 나라라고 생각하고 미워하고 갈등관계로 가느냐?, 이제는 함께 협력할 동반자로 생각하고 바라보아야 하느냐? 끝으로 역사를 점으로만 생각하고 암기하는 과목이 아닌 선으로 시대를 연결하고 전체 면을 바라볼 수 있는 올바른 역사교육을 할 수 있도록 많은 깨달음을 갖는 탐방이기에 더욱 감사하다. 또한 현장에 있는 교사에게 이런 탐방기회를 제공해주신 조선일보사와 신한은행, 그리고 올바른 역사관을 갖도록 노력하시는 세분의 교수님 등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