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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letter of the KOREAN MATHEMATICAL SOCIETY KOREAN MATHEMATICAL SOCIETY ISSN 2508-2140 (Print) ISSN 2508-2159 (Online) 2018 Rio de Janeiro ICM 특집 산업수학에너지 산업혁명, 도전과 기회 수학자의 예술산책 우리 전통 건축을 바라보는 수학적 시선 NEWSLETTER Vol. 181 대한 수학회 소식 181 20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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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Newsletter MATHEMATICAL Vol. 181 SOCIETY · 이창형(울산과학기술대학교) | 진선숙(공주교육대학교) ... 37행사후기 제11회 일본수학회 계절학교(msj-si)

N e w s l e t t e r

of the KOREAN

MATHEMATICAL

S O C I E T Y

KOREAN MATHEMATICAL SOCIETY

ISSN 2508-2140 (Print) ISSN 2508-2159 (Online)

2018 Rio de Janeiro ICM 특집

산업수학▪에너지 산업혁명, 도전과 기회수학자의 예술산책 ▪우리 전통 건축을 바라보는 수학적 시선

NEWSLETTER Vol. 181

대한 수학회 소식

제181 호2 0 1 8 . 0 9

소식지_181호_수정.indd 1 2018-10-16 오후 5:28:08

Page 2: Newsletter MATHEMATICAL Vol. 181 SOCIETY · 이창형(울산과학기술대학교) | 진선숙(공주교육대학교) ... 37행사후기 제11회 일본수학회 계절학교(msj-si)

대한수학회소식 편집위원회 위원장: 황형주(POSTECH)위 원: 권오상(충북대학교) | 김석진(건국대학교) | 김재경(KAIST) 김종락(서강대학교) | 노재옥(한림대학교) | 선해상(울산과학기술대학교) 이영란(서강대학교) | 이은경(부산대학교) | 이지훈(중앙대학교) 이창형(울산과학기술대학교) | 진선숙(공주교육대학교)조 판: 심의경

제181호 2018. 09

Newsletter of the Korean Mathematical Society통 권: 제 181 호 (격월간) 등록번호: 마2588 (등록일 1996.05.25.)발행일: 2018년 9월 30일 발행인: 이향숙 편집인: 황형주발행처: 대한수학회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한국과학기술회관 본관 202호전 화: 02-565-0361(代) FAX: 02-565-0364 E-mail: [email protected]: http://www.kms.or.kr

22 산업수학

에너지 산업혁명, 도전과 기회 함일한

27 수학자의 예술산책

우리 전통 건축을 바라보는 수학적 시선 이한진

32 수학에세이

수학은 과연 골치 아픈 과목인가? 조열제

37 행사후기

제11회 일본수학회 계절학교(MSJ-SI) 참가후기 문상혁

39 올림피아드

제59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 (IMO) 문제

41 수학계 소식

․ 화제의 뉴스 ․ 학회 소식 ․ 공지 사항 ․ 세미나 & 학술회의 ․ 수학 관련 학과 박사학위 논문 목록 (2018년 8월)․ 제37회 대학생 수학 경시대회 포스터․ 2018 수학 용어 영상 콘텐츠 공모전 포스터

02 남반구에서 열린 최초의 세계수학자대회 이익권

06 이변의 연속, 2018 브라질 세계수학자대회 김우현

12 2018 필즈상 수상자 김완수, 최성락, 하승열, 하준수

2018 Rio de Janeiro ICM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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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대한수학회소식 제 181호

남반구에서 열린 최초의 세계수학자대회

이익권 (대한수학회 총무부회장, 인하대학교 수학과 교수)

지난 8월 1일부터 9일까지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

루에서 세계수학자대회가 열렸다. 120여 년의 세계수

학자대회(International Congress of Mathematicians,

이하 ICM) 역사상 처음으로 남반구에서 대회가 개

최되었다. 지난 2014년 서울 ICM에서 필즈 메달을

수상한 아르투르 아빌라(Artur Avila)의 나라이다.

한국과의 시차가 12시간이고 미국이나 유럽을

경유하면 비행시간만 24시간이 쉽게 넘어가는 거

리이다. 엄청난 거리와 불안한 브라질의 치안 등

가지 않을 이유를 찾고 또 찾았으나, 결국은 전차

대회의 주관국 수학회 임원으로서의 책임감으로 큰

맘 먹고 ICM 참가를 결정하였다. 두바이를 경유하

는 노선을 잡았는데, 인천공항에서는 자정 무렵,

리우에서는 새벽 2시경 출발하는 흔치 않은 일정

이었다. 운이 좋았는지, 인천-두바이 구간을 오고

갈 때 모두 비즈니스로 좌석이 상향되는 호사를 누

렸다. 현지 시간으로 7월 31일 오후 4시경 약간은

설레는 마음으로 리우데자네이루의 공항에 내렸다.

ICM 안내 데스크 주위로 백 명 가까운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주최 측에서 준비한 셔틀버스를

타고 한 시간을 이동하여 행사장인 리우센트로 컨

벤션 센터에 도착하였다.

등록을 하고 받은 가방엔 펜 하나와 ICM 기념

출판물인 Intelligencer가 전부다. 스케줄, 발표될

논문, 발표장 등을 알 수 있는 정보가 전혀 없다.

한국에서와 같이 ICM 공식 앱을 설치하여 모든 정

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데, 나는 앱을 찾을 수 없었

다. 김영록 교수의 도움을 받아 알아본 결과, 나의

스마트폰이 구식이라 설치할 수 없다고 한다. 다른

참가자들의 말로는 잘 만들어진 애플리케이션이라

아주 편리하다는데, 나한테는 가까이할 수 없는 공

허함이다. 행사 정보에 접근할 수 없는 상황 때문

에 내내 불편함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컨벤션 센터 내 호텔 그랜드 머큐어에 짐을 풀

고, 7시부터 진행된다는 welcome reception이 열

리는 장소를 찾았다. 행사 진행자는 없이 사람과

음식만 풀어 놓았다. 우리나라에서 진행되는 모든

행사에서처럼, 음식을 나누기 전에 환영사나 앞으

로 진행될 ICM에 대한 소개 등등을 기대하고 있던

나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에서 항상 있는

식전 행사가 조금은 지나치게 형식적이라고 생각하

던 차였다. 억지로 관심을 한곳으로 모을 필요 없

이, 참가자들이 주체적으로 섞여 서로를 알아가도

ICM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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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호 Newsletter of the KMS ∙ 3

록 놓아두는 것. 그런데, 몰려드는 많은 사람들에

비해 음식도 적고 공간은 너무 좁다.

개막식이 열렸던 8월 1일. 아침 기온은 20도 정

도였다. 서둘러서 나왔으나, 이미 수백 명이 줄을

서 있었다. 전혀 움직이지 않던 줄이 갑자기 쑥쑥

줄어들었다. 보안검색이 없어 의아했는데, 개막식

에 대통령 대신 교육부 장관이 참석하여 필즈 메달

을 수여했다. 어쩔 수 없는 브라질의 국내 정치 상

황 때문이겠지만, ICM의 전통이 깨진 것에 마음이

씁쓸했다. 국제수학연맹(International Mathematical

Union, 이하 IMU)의 다섯 개 상 수상자가 모두 소

개되었지만, 개막식에서는 필즈 메달(Fields Medal)

의 수여식만 진행하였다. 네반린나상(Nevanlinna

Prize), 가우스상(Gauss Prize), 천상(Chern Prize)

은 서울에서는 개막식에서 시상했었는데, 개막식에

몰려있는 시상식의 부담을 줄이려 대회 공식 만찬

에서 수여식을 진행하였다. 릴라바티상(Leelavati

Prize)은 폐막식에서 시상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다.

개막식의 꽃은 누가 뭐라 해도 IMU 상들, 특히

필즈 메달 수상자 발표다. 나는 특히 수상자들의

다양한 배경과 경력이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캠브

리지 대학(Univ. of Cambridge)의 코체르 비르카

르(Caucher Birkar)는 이란에서 태어난 쿠르드 족

으로, 성장과정에 이란-이라크 전쟁을 겪었다. 그

는 피난 중에 형에게서 배운 미적분학이 자신의 삶

을 수학자로 이끌었다고 말한다. 대학을 마치고 난

민으로 영국에 망명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취리

히 대학(Univ. of Zurich)의 알레시오 피갈리

(Alessio Figali)는 이탈리아인이며, 2012년 유럽

수학회상(EMS Prizes) 수상자이다. 근래 필즈 메

달을 받은 유럽 수학자의 전형적인 유형이다. 본

대학(Univ. of Bonn)의 페터 숄체(Peter Scholze)

는 천재라는 말이 어울리는 사람이다. 국제수학올

림피아드에서 금메달 세 개와 은메달을 받았다. 대

학에 입학하여 박사학위 취득까지 4년이 걸렸는데,

학위 취득과 동시에 모교의 정교수가 되었다. 독일

은 현재까지 두 개의 필즈 메달을 수상했는데, 다

른 수상자는 그의 지도교수인 게르트 팔팅스(Gerd

Faltings)이다. 프린스턴 고등연구소(Institute for

Advanced Study, Princeton)의 악사이 벤카테슈

(Akshay Venkatesh)는 인도에서 태어나 호주에서

성장하였다. 그는 11세 때 국제물리올림피아드, 12

세 때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각각 메달을 획득하

였으며, 양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한 유일한 호주인

이다. 필즈 메달을 수상한 호주인은 2006년 테렌

스 타오(Terrence Tao) 다음으로 그가 두 번째이

다. 4년 전 서울에서는 동역학계의 아빌라와 확률

편미분방정식의 마틴 헤어러(Martin Hairer)가 수

상하여 응용분야에 크게 방점을 찍었다면, 올해는

모두가 순수수학의 연구 분야를 가지고 있다.

정보과학 분야의 수학적 업적에 주어지는 네반린

나상은 MIT의 콘스탄티노 다스칼라키스(Costantinos

Daskalakis)에게 돌아갔다. 응용수학 분야에 주어지

는 가우스상은 image processing의 대가인 스탠포

드 대학(Stanford Univ.)의 데이비드 도노호(David L.

Donoho)에게 돌아갔다. 전 생애를 통한 업적을 기리

는 천상은 표현론을 비롯한 광범위한 분야에서 뛰어

난 업적을 남긴 마사키 가시와라(Masaki Kashiwara)

에게 주어졌다. 수학의 교육과 대중화에의 기여를

기리는 릴라바티상은 터키에서 수학 마을을 운영하

는 등의 활동을 해 온 알리 네신(Ali Nesin)에게

주어졌다.

개막식에서 누군가가 비르카르의 가방에서 필즈

메달을 가져간 것은, 이미 뉴스로 전 세계에 알려진

사실이다. 이틀 전의 화재로 인한 개막식 장소 이전,

허술해진 보안검색 등으로 인해 나쁜 의도를 가진

외부 인사들의 출입을 온전히 차단할 수 없었기 때

문이다. 쿠르드 난민이라는 독특한 이력으로 인해 언

론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비르카르가 기자회견장에

나타나지 않음으로 인해 온 세계가 그의 인생과 수

학에 대해 듣고 싶었던 이야기를 모두 놓치게 된 불

행한 사건이었다. 다행히 IMU에서 대체 메달을 준비

하여 전달하고, 비르카르 본인도 이러한 사건으로 자

신의 마음이나 수학에 대한 열정이 흔들리지 않음을

직접 천명함으로써 사건은 마무리되었다.

시상식 이외에 개막식의 볼거리라면, VIP의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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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대한수학회소식 제 181호

영사와 그 나라의 문화를 함축하여 보여줄 수 있는

공연이 있다. 환영사에는 수학과 수학자들을 바라

보는 국가적인 시각과 그들에 대한 기대 등이 드러

나게 된다. 교육부 장관이 VIP의 대리로 환영사를

하는데, 마르셀로 비아나(Marcelo Viana) 조직위

원장과의 개인적인 친분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브

라질의 역대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 메달 수상

자 백여 명이 파란색으로 옷을 맞춰 입고 모여 앉

은 것을 소개하는데, 왠지 모르게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아마존 림을 터전으로 생활하던 원주민

들의 춤이 남미 특유의 원색의 배경과 옷들에 어우

러져 흥겨운 공연이 펼쳐졌다. 대회 만찬에서는 현

대적인 팀이 삼바 공연을 하여 흥을 돋웠다. 서울

ICM 때 연맹의 회장이었던 잉그리드 도브시(Ingrid

Daubechies) 교수는 서울에서 선물로 받은 한복을

차려입고 만찬에 참석하여 눈에 띄었다.

ICM는 7일간의 논문발표, 개막식과 중간에 하루

쉬는 날까지 하여 총 9일간 진행된다. 기조강연은

매일 3건씩 총 21건이 있다. 분야는 19개의

section들로 구분되어 초청강연과 일반 논문발표로

진행된다. 이번 대회에서는 217건의 초청강연,

524건의 일반강연, 429건의 포스터발표가 있었다.

이 중 한국인의 발표는 3명(고등과학원의 금종해

교수, 서울대학교 통계학과의 박병욱 교수, 프린스

턴 고등연구소의 허준이 박사)의 초청강연과 6명의

일반강연이 있었다. 대회 참가자 중 한국인은 파악

된 수만 45명 정도였다. 대회의 총 참가 인원은 대

략 2,500명 정도로 들었다. 참고로, 4년 전 서울

ICM에서는 초청강연 177건, 일반강연 646건, 포

스터발표 388건이었으며, 총 참가 인원은 5,000명

이 넘었다.

리우데자네이루의 대표적인 명소로 거대 예수

상과 sugar loaf가 있다. 리우의 산들은 대부분 거

대한 돌산으로, 우리나라에선 보기 힘든 독특한 모

양이 여럿 있다. 예수 상은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심

국립공원 내에 최고봉인 코르코바도 언덕(Morro

do Corcovado) 위에 세워져 있다. 리우의 항구는

세계 3대 미항 중 하나이다. 항구 바로 옆에 거대

금종해 교수의 강연 박병욱 교수의 강연

허준이 박사의 강연 예수 상에서 내려다 본 sugar lo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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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호 Newsletter of the KMS ∙ 5

미르자카니 교수의 사진을 바라보는 한 참가자 미르자카니 교수의 저작

한 돌덩어리 두 개가 하나는 가로로 하나는 세로로 나

란히 세워져 있는데, 그 모양이 빵 덩어리처럼 보인다

하여 이름이 sugar loaf이다. 이번 ICM의 로고도 이

sugar loaf를 형상화하여 대수곡면 위에 그린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포스터 발표가

설치된 큰 전시장 한 쪽 구석에 몇 장의 사진들과

추모 글로 남겨진 마리암 미르자카니(Maryam

Mirzakhani)의 기억이다. 4년 전 서울에서 최초의

여성 필즈 메달 수상자로 우리에게 알려진 미르자

카니가 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났고, 그녀를 기억하

고 기념하기 위한 장소가 준비된 것이다. 그녀가

필즈 메달을 받기는 했지만, 젊은 나이에 세상을

위해 그리고 수학을 위해 아직 많은 것을 더 할 수

있는 인재가 우리를 떠났기에 더욱 아쉬운 것이다.

우리는 지인들이 세상을 떠날 때, 그들을 추억한다.

비록 필즈 메달은 받지 못했지만, 최초라는 기념비

를 세우지는 못했지만, 그들을 기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너무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에만

눈길을 두고, 우리의 일상들을 채우는 소소한 것들

을 백안시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K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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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대한수학회소식 제 181호

이변의 연속, 2018 브라질 세계수학자대회

김우현 (수학동아 기자)

“어떻게든 필즈상 수상자를 알아내도록!”

브라질 세계수학자대회까지 앞으로 두 달. 마침

내 세계수학자대회 현지 취재가 결정됐다. 예산 문

제에 치안 문제까지 겹쳐 쉽게 결정을 못 내리던

중 대한수학회로부터 예산 일부를 지원받아 기자

한 명이 참가하기로 한 것이다.

‘형평성에 맞게 돌아가면서 해외 취재를 맡는다.’

는 관례에 따라 이번 취재는 내 차례였다. 서울 세

계수학자대회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경험 덕분에 대

회를 어떻게 진행하는지 얼추 알고 있었지만, 국내

에서 대회에 참가하는 사람이 적다는 게 마음에 걸

렸다. 가령 필즈상 수상자의 업적을 보도하려면 수

상자와 비슷한 분야를 연구하는 국내 수학자의 도

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차도 문제였다. 한국 시각이 브라질 시각보다

12시간 빠르기 때문에 현지 시각으로 개막식이 열리

는 8월 1일 오전 8시 30분에 한국은 오후 8시가 훌

쩍 넘는다. 1일 자 신문에 싣는 건 불가능하고, 2일

자 신문에 싣는 것도 두 가지 경우의 수가 있었다.

2일 자 신문에 나갈 기사는 한국 시각으로 1일

이른 오후에 편집을 끝내야 해서 현지 시각으로 적

어도 1일 새벽 1시(한국 시각 오후 1시)까지 기사

를 써야 한다. 개막식이 열리기 전에 필즈상 수상

자를 미리 알아내야 하는 셈인데, 만약 개막식에서

수상자를 발표한 뒤 기사를 쓰면 수도권에만 배포

할 수 있다. 수도권에 배포하는 신문의 편집 마감

시간이 좀 더 늦기 때문이다.

애초에 브라질 세계수학자대회 조직위원회에서

엠바고를 건 필즈상 수상자 리스트가 담긴 보도 자

료를 배포하면 문제가 없지만, 조직위원회의 표현

을 빌리면 소위 BBC 같이 ‘믿을 만한(trusted)’ 매

체만 보도 자료를 받을 수 있었다. 시차로 인해 보

도 시점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점을 언급하며 다른

매체에 보도 자료를 배포할 생각이 없냐고 문의했

더니,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지난 서울세계수학자대회 당시

국제수학연맹의 실수로 몇몇 국가가 엠바고를 어긴

사건이 발생해 억지로 ‘믿어 달라’고 우길 수도 없

는 상황. 그래도 이향숙 회장님이 상파울루에서 열리

는 수학자 총회에서 모리 시게후미(Mori Shigefumi)

국제수학연맹 회장에게 부탁해 보겠다고 말씀하신

ICM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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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호 Newsletter of the KMS ∙ 7

게 희망적이었다.

예매한 항공권의 도착 예정 시간은 현지 시각으

로 31일 오후. 만약 보도 자료를 받지 못하면 대략

10시간 안에 수상자를 알아내야 전국에 보도할 수

있다. 30일 새벽 1시, 중요한 미션을 안은 채 비행

기에 올랐다.

7월 31일 뜻밖의 만남, 뜻밖의 화재

대략 26시간을 비행한 끝에 리우데자네이루 갈

레앙 공항에 도착했다. 조직위원회에서 마련한 셔

틀버스를 타고 호텔로 이동해 체크인을 기다리는데

로비에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실제로 본 적은 없

지만, 수학동아에서 예측한 필즈상 수상자 가운데

한 명인 시드니대학교(Univ. of Sydney)의 게오르

디 윌리엄슨(Geordie Williamson) 교수였다.

사실 브라질에 오기 전 윌리엄슨 교수에게 인터

뷰 요청 메일을 보냈는데 답변을 받지 못했었다.

조심스럽게 한국에서 온 기자라고 인사를 건네자

윌리엄슨 교수는 답변하지 못한 걸 사과하며 곧 일

정을 확인한 뒤 메일로 시간과 약속을 알려주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내 귀국 예정일인 5일 이후 시간

을 낼 수 있어 인터뷰할 수 없었지만, 다른 수상자

가 필즈상을 받는 바람에 그나마 다행이었다.

여담이지만 윌리엄슨 교수와 친분이 있는 허준

이 박사도 윌리엄슨 교수의 수상을 예상했다고 한

다. 업적도 뛰어나지만, 최근 독일이 윌리엄슨 교

수에게 시민권을 줬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2010년 필즈상을 받은 응오바우쩌우(Ngo Bao

Chau) 교수 역시 필즈상을 받기 전 프랑스 시민권

을 얻어 베트남과 프랑스 양국에 필즈상을 안겼는

데 독일이 발 빠르게 정보를 입수해 섭외했을 거라

고 예상한 것이다.

실제로 그런 의도였는지 모르지만, 예상은 실패

로 돌아간 것 같다. 오히려 프린스턴 고등연구소

(Institute for Advanced Study, Princeton)에서

허준이 박사의 옆 연구실에서 근무하는 필즈상 수

상자 악사이 벤카테슈(Akshay Venkatesh) 교수가

1년 전에 엄청난 대우를 받으며 스탠퍼드대학교

(Stanford Univ.)에서 프린스턴 고등연구소로 적을

옮겼는데, 이걸 보면 독일보다 프린스턴고등연구소

의 정보력이 뛰어난 것 같다고 농담했다.

뜻밖의 만남을 뒤로하고 필즈상 수상자에 대한

소문이라도 듣자는 생각에 짐을 풀자마자 무작정

대회장으로 향했다. 대회장 곳곳을 둘러보고 있는

데 또 다른 행운이 찾아왔다. 대부분의 수학자가

필즈상 수상자 1순위로 꼽았을, 장발의 수학자 페

터 숄체(Peter Scholze) 독일 본 대학교(Univ. of

Bonn) 교수가 1층에서 지인과 대화를 하고 있던

것이다. 주저할 틈도 없이 다가가 대화가 끝나길

기다렸다. 대화가 끝나자 숄체 교수가 먼저 말을

걸었다. 반갑게 인사하던 것과 달리 인터뷰를 요청

하자 숄체 교수는 생각에 잠겼다.

골몰하던 숄체 교수가 꺼낸 말을 정확하게 알아

듣지 못했지만, 대충 본 대학교의 규정에 따라 인

터뷰를 미리 요청하지 않았으면 ‘지금은’ 불가능하

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내일은 어떠냐고 묻자 그것

도 ‘확신’할 수 없다고 답했다. 원했던 인터뷰는 하

지 못했지만, 부자연스러운(?) 답변 덕분에 숄체 교

수가 수상자 중 한 명임을 거의 확신할 수 있었다.

숄체 교수에게 인사를 건네고 개막식이 열리는

장소로 향했다. 한창 개막식을 준비하고 있어야 할

시간인데 세계수학자대회에서 공지한 개막식 장소

에 불빛 하나 보이지 않았다. 자원봉사자에게 물어

보니 웬걸. 지붕에 불이 났다는 게 아닌가. 때마침

상파울루에 있는 이향숙 회장님으로부터 개막식이

열릴 건물에 불이 나 급하게 장소를 옮겼고, 그 바

람에 모리 회장이 먼저 떠나 만나지 못했다는 연락

이 왔다.

시계를 보니 10시가 넘었다. 전국에 배포하려면

3시간 안에 수상자를 알아내야 했다. 이향숙 회장

님께서 상파울루에서 돌아온 박형주 국제수학연맹

위원님이 참가자 환영 파티에 계실 테니 부탁해 보

자고 하셨다. 2층에서 열리는 파티장으로 가 사람

들을 헤치며 위원님을 찾아 나섰다. 족히 200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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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대한수학회소식 제 181호

될 것 같은 참가자 사이를 헤집고 파티장을 두, 세

바퀴쯤 돌았을 때 위원님 내외를 찾을 수 있었다.

사정을 들은 위원님은 곧장 브라질 세계수학자

대회 마르셀로 비아나(Marcelo Viana) 조직위원장

에게 보도 자료에 대해 직접 여쭤봐 주셨는데, 비

아나 회장은 2014년 서울에서 본 세계수학자대회

에 대한 관심을 높게 사 흔쾌히 엠바고를 건 보도

자료를 전달했다. 자정이 다 된 시간, 호텔에 돌아

와 미리 얼개를 잡아 둔 기사의 초고를 다듬어 편

집부로 보냈다. 지금부터는 예상하지 못한 두 수상

자, 악사이 벤카테슈 교수와 코체르 비르카르

(Caucher Birkar) 교수의 업적을 기사에 담기 위

해 한국에 있는 편집부가 활약해야 했다.

8월 1일 뒤바뀐 헤드라인

개막식이 펼쳐질 무대 바로 앞, 가운데 자리에

숄체 교수와 알레시오 피갈리(Alessio Figalli) 교

수를 포함해 낯선 수학자 2명이 함께 앉아 있으면

누구나 필즈상 수상자를 확신할 수 있을 것이다.

눈치 빠른 외국 기자들이 플래시를 터뜨리는데, 규

정상 수상자라고 말하지 못하고 아니라고도 말하지

못하는 4인방은 스마트폰을 보거나 서로 얘기하는

등 나름의 방법으로 기자들의 눈을 피했다. 가장 오

른쪽에 앉은 코체르 비르카르 교수 옆에는 곧 일어

날 사건의 원흉인 가방이 놓여있었다.

기자들의 눈을 피하는 수상자들

모리 회장의 인사에 이어 차기 개최지(러시아)

발표, 가우스상, 천상, 네반린나상의 소개가 끝나자

마침내 필즈상 시상식이 시작됐다. 첫 번째 주인공

은 4인방 중 한 명인 코체르 비르카르 캠브리지

대학교(Univ. of Cambridge) 수학과 교수였다. 의

외의 수상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쿠르드족 난민 출신

으로 고난을 이겨내고 뛰어난 업적을 이뤄냈다는

소개 영상이 상영되자 우레와 같은 박수-수상자

가운데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가 쏟아졌다. 이어

페터 숄체 교수, 알레시오 피갈리 교수, 악사이 벤

카테슈 교수의 이름이 호명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의외의 수상자가 나온 걸 빼면 ‘쿠르드족 난민 출

신 수학자 필즈상 받다.’에 버금가는 헤드라인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았다.

그때쯤 사건이 터졌다. 개막식이 마무리되는 사

이 부리나케 기자회견장으로 가 자리를 잡고 물어

볼 내용을 정리하고 있었다. 곧 수상자들이 등장했

는데, 비르카르 교수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담

당자는 ‘비르카르 교수가 아내와 가방을 찾고 있어

서 참가하지 못했다’는, 다소 이해할 수 없는 이유

를 댔다. 쿠르드족 난민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

때문에 물어볼 게 산더미인 기자들뿐 아니라 다른

수상자도 당황한 표정이었다.

기자들의 관심을 대변하듯 한 외국 기자가 벤카

테슈 교수를 비르카르 교수로 착각해 질문하는 촌

극이 벌어졌다. 표정을 보니 벤카테슈 교수보단 오

히려 주인을 잘못 찾아간 - 하필 유난히 길었던 -

질문을 듣고 있는 기자들이 가시방석이었다. 결국

질문은 수포가 되었지만, 덕분에 적어도 벤카테슈

교수가 무척 친절하다는 건 알 수 있었다. 질문을

끊지 않고 끝까지 들은 벤카테슈 교수가 정중하게

본인의 정체(?)를 밝혔기 때문이다. 그렇게 기자회

견은 비르카르 교수 없이 진행됐고 비르카르 교수

가 빠진 수상자의 사진이 인터넷에 퍼졌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관계자로부터 비르카르 교수

가 불참한 이유를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알고 보

니 필즈상을 넣어 둔 가방을 개막식장에서 도둑맞

았다는 것이다. 문득 머릿속에서 세계수학자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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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호 Newsletter of the KMS ∙ 9

헤드라인이 ‘쿠르드족 난민 출신 수학자 필즈상 받

다’에서 ‘난민 출신 수학자, 최초로 필즈상을 도둑

맞다’로 바뀌었다.

8월 3일 우연한 만남

본인에게 가장 의미 있었을 필즈상을 잃어버린

상심 때문인지 다음 날부터 비르카르 교수의 모습

을 볼 수 없었다. 세계수학자대회 홈페이지에는 비

르카르 교수의 초청강연과 필즈상 수상자 강연 일

정을 미룬 새 일정표가 올라왔다. 이미 ‘필즈 메달

도난 사건’이 전 세계에 퍼진 상황. 비르카르 교수

를 만날 수 없어 발을 동동 구르며 대회장 문 앞을

서성이던 때 세 번째 행운이 찾아왔다. 비르카르

교수가 사무국과 미리 약속한 영상 인터뷰 촬영차

대회장을 찾은 것이다. 마침 촬영 장소 부근에 사

람이 거의 없었는데, 비르카르 교수를 알아본 인도

기자 2명과 함께 인터뷰가 끝나길 기다렸다.

촬영이 끝나고 서둘러 말을 걸었더니 비르카르

교수는 정중하게 미리 약속한 것 외에 다른 인터뷰

는 안 하겠다고 답했다. 절호의 기회였지만, 상심

한 수상자를 조르는 건 실례이므로 더 조르지 않고

사진 촬영만 요청했다. 다행히 사진은 허락해서 같

은 처지(?)인 인도 기자와 서로 사진을 찍은 뒤 이

메일로 연락을 드리겠다는 말을 남기고-아직 답장

은 오지 않았다-헤어졌다.

같은 날 오후 5시 정도 됐을까. 브라질 세계수학

자대회 사무국에서 이메일이 도착했다. 8월 4일 정

오에 필즈상 ‘재’시상식을 열 예정이고 촬영을 원

하면 미리 등록하라는 내용이었다. 4일은 다른 필

즈상 수상자인 숄체 교수의 필즈상 수상자 강연이

있는 날이었는데, 강연 직후 점심시간을 쪼개 ‘필

즈상 재시상식’을 열기로 한 모양이었다.

8월 4일 필즈상을 두 번 받은 수상자 탄생

강연을 끝낸 숄체 교수가 무대에서 내려오자 곧

장 모리 시게후미 국제수학연맹 회장과 마르셀로

비아나 브라질 세계수학자대회 조직위원장이 무대

에 등장했다. 모리 회장은 필즈상 도난 사건의 경

위를 설명했다. 범인은 2인조로 가방을 들고 대회

장 뒤쪽 객석 쪽에서 메달과 지갑을 꺼낸 뒤 가방

만 두고 떠났으며 현재 수배 중이라고 했다. 이어

동료 수학자들이 추렴한다거나 보험사와 상의해 필

즈 메달을 다시 만든다는 소문과 달리, 2022년 러

시아에서 열릴 세계수학자대회의 필즈상 제작 예산

일부를 미리 써서 만들었다고 전했다.

무대에 등장한 비르카르 교수가 ‘다시’ 필즈상을

받은 뒤 마이크를 잡자 시상식장이 기자회견장으로

바뀌었다. 기자들은 “최초로 두 번 받은 걸 축하한

다”거나 “잃어버리지 않게 가슴에 꼭 품고 있어라”

라는 농담으로 운을 뗀 뒤 “기분이 어떠냐”라고 물

었고, 비르카르 교수는 비로소 미소를 지으며 “워

낙 고생을 많이 해서 이 정도는 별거 아니다”라며

“이 사건 때문에 필즈상과 내가 더 유명해졌다”라

고 유머를 뽐냈다. “훔쳐 간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냐”라는 질문엔 “필즈상은 생각만큼 비싸지

않다고 전하고 싶다”라고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

재밌는 건 이날도 문제의 가방을 들고 왔다는 건

데, 사진 촬영을 할 때는 모리 회장이 가방을 꼭

안고 있었다.

8월 5일 허준이 박사와의 산책

일요일엔 일정이 없었다. 호텔 로비엔 아침부터

투어를 가는 참가자로 붐볐다. 이날은 허준이 박사

두 번 필즈상을 받은 비르카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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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대한수학회소식 제 181호

와 함께 점심을 먹기로 한 날이었는데, 호텔 식당

에서 아침 식사를 하다가 허준이 박사를 미리 만나

게 됐다. 기왕 이렇게 됐으니 지금 산책을 하는 게

어떠냐는 허준이 박사의 제안에 대회장 주변을 돌

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막 브라질에 도착한 허준이 박사에게 대회장을

안내하고 필즈상 도난 사건부터 숄체 교수가 발표

자료를 손글씨로 써온 얘기, 피갈리 교수가 참가자

들과 사진을 백 번쯤 찍었다는 얘기 등 대회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했고, 허준이 박사는 윌리엄슨 교

수가 받지 않은 게 의외라는 이야기와 벤카테슈 바

사가 프린스턴 고등연구소 동료라는 이야기를 들려

줬다. 벤카테슈 교수는 뛰어난 수학자로 정평이 나

있었지만, 동료들도 필즈상을 받을지는 몰랐다고

했는데, 가족 모두와 브라질에 간다고 했을 때 눈

치를 챘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마지막 대화 주제는 필즈상 수상자 선정 기준이었

다. 허준이 박사는 ‘같은 분야에서 1명의 수상자만

뽑는다’는 관습이 깨졌다는 것에 관심을 보였는데,

비르카르 교수는 어려운 환경에서 수학을 공부하는

사람, 벤카티슈 교수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에게

귀감이 될 테니 수학자들을 ‘격려’하거나 ‘분발’을 촉

구하는 것에 잘 부합한다는 데 서로 동의했다.

필즈상 수상자 선정 기준에 대해선 늘 말이 많

다. 정확한 기준을 알 수 없지만, 각종 수학상 수

상자 선정에 잔뼈 굵고 이번 필즈상 선정위원회였

던 ‘테렌스 타오(Terence Tao)’ 교수가 블로그에

‘다른 어떤 상보다 훨씬 심사숙고한다’는 말을 남

긴 걸 보면 헤아릴 수 없는 뜻이 있을 것 같다.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편집 일정상 폐막식이 열리기 전에 돌아가야 했

다. 비행기 안에서 취재 자료를 정리하며 나름대로

브라질 세계수학자대회를 정리해봤다.

우선 숄체 교수와 피갈리 교수의 수상으로 눈여겨

볼 만한 기록이 생겼다. 숄체 교수는 수학 강국이지

만 필즈상 불모지였던 독일에 두 번째 필즈상을 안

겼는데, 앞서 필즈상을 받은 게르트 팔팅스(Gerd

Faltings)가 서독 소속으로 받은 걸 생각하면 엄 하

게는 독일의 첫 번째 필즈상 수상자다.

피갈리 교수는 스승인 세드리크 빌라니(Cédric

Villani)와 빌라니의 스승인 피에르루이 리옹

(Pierre-Louis Lions) 교수에 이어 ‘사제 간 3대째

필즈상 수상’이라는 기록을 썼다. 최근 프랑스 정

치인으로 활동 중인 빌라니 교수가 바쁜 와중에도

개막식에 참석해 직접 제자의 수상 장면을 보며 눈

물을 흘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피갈리 교수는

인터뷰에서 빌라니 교수에게 수상 소식을 알렸을

때 자식이 상을 받은 것처럼 기뻐했다며, 본인의

제자가 필즈상을 받으면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에

‘스승과 제자는 부모와 자식 같은 관계’라고 표현

했다. 이걸 보면 3대째 필즈상 수상의 비결이 무엇

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손글씨로 발표자료를 써온 페터 숄체 교수 팬들과 사진 촬영 중인 피갈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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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호 Newsletter of the KMS ∙ 11

댄스팀의 개막식 공연세계수학자대회에 참가한

브라질 수학올림피아드 수상자들

2018 필즈상 수상자들 기념사진

열정적인 공연, 푸드트럭 등 전반적으로 재밌는

대회였지만, 개최지가 멀고 치안이 불안정해 국내

수학자가 쉽게 참가하기 어려웠다는 점과 가드가

있었음에도 도난 사건을 미리 방지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 대회장이 리우데자네이루 시내와 떨

어져 있어 안전했지만, 택시를 타고 공항에서 내리

자마자 거칠게 돈을 요구하는 아이들이 있어 치안

문제를 배제할 수 없었다.

꼭 배우고 싶은 점은 브라질 수학올림피아드에

서 상을 받은 학생들을 대회에 참석하게 해 세계수

학자대회를 직접 경험하게 한 것이다. 필즈상 시상

식이 열린 그 장소에서 올림피아드 시상식도 열었

는데, 학생들이 상을 받으며 ‘나중에는 필즈상을

받겠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필즈상 수상자를 알아내는 것부터 예

상한 것보다 많이 진행한 인터뷰까지 많은 분의 도

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물심양면 도와주신 이

향숙 회장님과 박형주 위원님, 이익권 부회장님, 임

복희 교수님, 허준이 박사님, KBS 이재환 기자님,

그리고 고등과학원의 박정태 박사님, 오정석 박사

님, 이철규 박사님께 감사 인사를 전한다. K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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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대한수학회소식 제 181호

국제수학연맹(International Mathematical Union,

이하 IMU)은 지난 8월 1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

데자네이루에서 열린 ‘2018 세계수학자대회(ICM)’

2018 필즈상 수상자 시상식에서 코체르 비르카르

(Caucher Birkar, 이란, 40), 알레시오 피갈리

(Alessio Figalli, 이탈리아, 34), 페터 숄체(Peter

Scholze, 독일, 30), 악사이 벤카테슈(Akshay

Venkatesh, 호주, 36)를 필즈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수학 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우는 필즈상은

40세 이하의 수학자에게 수여되는 수학 분야의 최

고의 상이다. 지난 4년간 수학계에서 가장 중요한

업적을 이뤘거나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돋보이는

젊은 수학자에게 주어진다. 필즈상은 1936년에 제

정되었으며, 2014년까지 총 56명에게 수여되었다.

1. 코체르 비르카르(Caucher Birkar)

코체르 비르카르(Caucher Birkar)

는 대수기하학 분야 중에서도

쌍유리 대수기하학(Birational

Algebraic Geometry)이라는 분

야의 난제였던 파노 다양체의

유한성(boundedness), 극소모델

의 존재성 문제 등을 증명하여 대수기하학의 발전

에 앞장서고 있는 수학자이다.

쌍유리 대수기하학은 대수다양체의 분류에 근간

을 두고 있는 기하학의 한 분야이다. 곡선이라고

불리는 1차원 대수다양체, 그리고 곡면이라고 불

리는 2차원 다양체에 대해서는 종수(genus) 또는

코호몰로지의 정보를 이용한 분류법이 이미 오래

전부터 잘 알려져 있었다. 특히 곡면의 연구는 19

세기 말~20세기 초에 걸쳐서 이탈리아의 대수기

하학자들에 의해 활발히 진행되었으며 이를 바탕

으로 나중에 곡면에 대한 Enrique-Kodaira 분류

법이 완성되었다. 이 시기의 이탈리아 대수기하학

의 또 다른 성과 중의 하나는 2차원 극소모델의

존재를 밝혀낸 것이다. 주어진 두 대수다양체가

쌍유리적 동치(birationally equivalent)라고 하는

것은 두 다양체가 서로 동형(isomorphic)인 자리

스키 열린 집합(Zariski open subset)을 가질 때

를 말한다. 이탈리아의 대수기하학자인 귀도 카스

텔누오보(Guido Castelnuovo)는 주어진 곡면에 곡선이 존재할 경우 이 곡선을 점으로 찌

그러트리는 쌍유리적 변환인 축소사상(contraction)

이 존재하며 그러한 축소사상을 유한 번만 적용하

면 더 이상 곡선을 갖지 않는 극소모델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렇게 얻어진 극

소모델은 곡선을 갖지 않기 때문에 원래

주어진 곡면보다 더 간단한 기하학적 구조를 갖지

만 대부분의 중요한 기하학적 정보는 그대로 보존

하고 있어서 연구하기에 용이한 장점을 갖고 있다.

일반 차원의 경우에도 위에서 언급한 축소사상

처럼 기하학적 구조를 간단하게 만드는 쌍유리적

사상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그런 사상을 유한 번만

적용하면 극소모델을 실제로 얻을 수 있는지 대한

의문이 바로 극소모델 프로그램(minimal model

program, MMP)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극

소모델 프로그램의 기본적인 예상은 모든 다양체

는 다음 두 가지 부류의 적당한 특이점을 갖는 간

단한 형태의 다양체와 쌍유리적으로 동치일 것이

라는 것이다.

1. 극소모델 : canonical divisor 가 모

든 곡선과의 교차수가 0 이거나 양수.

ICM 특집기사

2018 필즈상 수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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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호 Newsletter of the KMS ∙ 13

2. Mori fibre 공간 →: canonical

divisor 가 Y에서 점으로 축소되는

곡선에 대해서 교차수가 음수.

극소모델 프로그램을 돌리기 위한 첫 번째 난관

은 위에서 언급한 곡면의 경우와 같이 곡

선을 점으로 축소시키는 사상처럼 극소모델에 더

가까운 다양체로 변환해 주는 사상을 어떻게 찾는

지에 대한 의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

체적인 방법을 제시한 사람이 시게후미 모리

(Shigefumi Mori)이다. (극소모델 프로그램을 종

종 모리 프로그램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2차원 다양체에 대한 극소모

델 프로그램은 1900년대 초반에 이탈리아 대수기

하학자들에 의해서 완성이 된 반면 3차원 극소모

델 프로그램이 완성되기까지는 70~80년이라는 세

월이 걸렸다. 1980년대에 이르러서야 모리가 flip

이라고 불리는 특수한 쌍유리적 변환의 존재성을

밝혀냄으로써 3차원 다양체에 대한 극소모델 프로

그램이 완성되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비르카

르의 지도교수인 뱌체슬라프 쇼쿠로프(Vyacheslav

Shokurov)에 의해서 극소모델 프로그램이 4차원까

지 확장됐는데 쇼쿠로프는 일반차원으로 확장하기

위해 풀어야 할 난관들을 조금 더 간단한 형태의

문제로 귀착시키는데 성공하고 수많은 중요한 예상

을 남겼다. 2010년에 코체르 비르카르-파올로 카

시니(Paolo Cascini)-크리스토퍼 하컨(Christopher

Hacon)-제임스 맥커난(James McKernan) 연구팀

에 의해서 모든 차원의 일반 형태의 다양체 (즉,

코다이라 차원이 다양체의 차원과 일치하는 경우)

는 극소모델을 갖는다는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극

소모델 프로그램이 엄청난 진전을 이룰 수 있었다.

이 결과는 대수기하학뿐만 아니라 기하학 분야 전

반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으며 대수기하학의 발

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비르카르는 2016년에 대수기하학의 또 다른 난

제로 남아 있던 Borisov-Alexeev-Borisov 예상

을 해결함으로써 다시 한번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극소모델 프로그램의 결과물은 위에서 언급한 것

처럼 극소모델 또는 Mori fibre 공간 두 가지로

나타난다. Mori fibre 공간이라고 하는 것은 같은

차원의 Fano 다양체를 fibre로 갖는 공간이다. 역

으로 같은 차원이면서 적절한 특이점을 갖는

Fano 다양체를 모두 모아놨을 때 이 집합에 속하

는 모든 다양체가 fibre로 나타나는 하나의 fibre

공간이 존재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Borisov-

Alexeev-Borisov 예상으로 이어졌다. 2016년에

비르카르가 발표한 논문에 의해서 이 예상이 해결

되었는데 이 결과는 고정된 차원의 적당한 특이점

을 갖는 Fano 다양체를 모은 무한 집합이 유한개

의 매개 변수만으로써 매개할 수 있다는 것을 의

미한다. 비르카르는 Borisov-Alexeev- Borisov

예상을 해결하기 위해서 쇼쿠로프가 개발한

complement라고 하는 새로운 이론을 발전시키고

적용했는데 이 결과와 증명을 이해하기 위해서 세

계 각 도처에서 워크숍 또는 학회가 개최되기도

하였다.

비르카르는 위에 소개한 결과뿐만 아니라 대수

기하학의 여러 중요한 난제를 해결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대수기하학 계에서 큰 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비르카르는 이미 언론을 통

해서도 잘 알려져 있듯이 쿠르드족의 난민 출신

수학자로서 기구한 삶을 살아왔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역경을 극복하고 수학 연구에 매진하여

위업을 이룩한 것이다. 쿠르드족뿐만 아니라 한국

의 젊은 수학자들에게도 영감을 불어 넣는 희망의

상징이 되길 바란다.

[약력]

코체르 비르카르는 1978년 이란의 코르데스탄

주에 속한 마리반이라는 곳에서 쿠르드인으로 태

어났다. 이란의 테헤란 대학(Univ. of Teheran)에

서 학부를 졸업했는데 이때부터 국제 대학생 수학

경시대회에서 수상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

했다. 망명자의 신분으로 영국의 노팅엄 대학

(Univ. of Nottingham) 대학원에서 유학을 하는

도중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Johns Hopkins Un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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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 대한수학회소식 제 181호

의 뱌체슬라프 쇼쿠로프 교수와 교류를 시작하면

서 연구 지도를 받고 사제지간이 되었다. 현재 캠

브리지 대학(Univ. Of Cambridge)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수상 경력으로는 레버훌룸상[Leverhulme

Prize(2010년)], Prize of the FSMP (2010년),

AMS Moore Prize (2016년) 그리고 필즈상(2018

년)이 있다.

최성락 (연세대학교 수학과 교수) KMS

2. 알레시오 피갈리(Alessio Figalli)

알레시오 피갈리는 이탈리아

수학자로는 엔리코 봄비에리

[Enrico Bombieri, 프린스턴 고

등연구소(Institute for Advanced

Study, Princeton)]에 이어서 두

번째로 필즈상을 수상하게 되었

다. 이미 각종 인터넷 사이트, 편

미분방정식을 전공하는 수학자들 사이에서는 피갈

리의 필즈상 수상 가능성에 대해서 몇 년 전부터

조심스럽게 이야기들이 나오곤 하였다. 1960년대

에 미국 수학자 존 내쉬(John Nash)와 함께 편미

분방정식의 정칙성에 큰 기여를 하고 기하학적 측

도론을 발전시킨 이탈리아의 엔니오 드 조지

(Ennio de Giorgi), 그리고 그의 수제자인 루이지

앰브로지오(Luigi Ambrogio, 피갈리의 지도교수)

에 이어서 드디어 3대째에 피갈리를 통해서 이탈리

아 해석학의 전통이 꽃을 피우게 된 것이다. 피갈

리의 사형인 카 로 데라리스(Camillo De Lellis)는

올 8월부터 미국 프린스턴 대학(Princeton Univ.)

의 고등연구소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드 조지로

부터 시작된 해석학 전통이 반세기 만에 세계 편

미분방정식을 주름잡는 시기가 온 것이다.

그럼 알레시오 피갈리가 어떤 업적들로 필즈상

을 수상하게 되었는지를 간단히 알아보도록 하자.

국제수학연맹이 밝힌 피갈리의 수상 업적은 ‘최적

운송이론과 최적운송이론의 편미분 방정식, 거리

기하학, 확률론에의 응용에 대한 기여’로 요약될

수 있다. 먼저, 피갈리의 업적에 대한 감을 잡기

위해서는 먼저 최적운송이론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에, 짧게 최적운송이론을 소개하고자 한

다. 최적운송이론(Optimal transport)은 1781년에

프랑스 수학자이자 행정가인 가스파드 몽지(Gaspard

Monge)의 질문 “한곳에 쌓여있는 모래더미를 옮

겨서 다른 곳의 웅덩이를 메꾸려고 할 때 가장 운

송비용을 적게 들여서 모래 더미를 옮기는 방법이

존재할까?”라는 간단한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좀

더 수학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같은 질량을 가진 두

확률 분포가 있을 때, 한 확률 분포를 다른 확률

분포로 최소의 비용을 들이고 옮기는 최적함수

(transport map)를 찾을 수 있을까라는 문제이다.

일반적으로 최적함수를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

일 것이다. 이후 몽지의 질문은 160여 년 동안 별

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다가, 1939년 구소련 수학

자인 레오니드 칸토로비치(Leonid Kantorovich)

가 부분적으로 해결하게 된다. 칸토로비치는 몽지

의 질문을 무한차원 확률공간에서의 선형 계획법

문제로 바꾸어서 최적함수를 찾는 대신에 최적 플

랜(측도)을 찾는 문제로 바꾸었다. 최적함수를 찾

는 것보다는 최적측도를 찾는 것이 쉬운 문제이다.

참고로 칸토로비치는  찰링 쿠프만스(Tjalling

Koopmans)와 공동으로 1975년에 ‘자원의 최적

분배이론에 대한 기여’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수학계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순수 수학자로

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첫 번째 사례이다. 칸토

로비치 이후 최적운송이론은 1980년대 후반까지

주로 확률론, 통계학 분야 연구자들에 의해서 연

구되어 왔으나, 19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에 프

랑스 수학자 얀 브레니어(Yann Brenier)는 몽지-

칸토로비치 최적운송이론에서 최적함수를 구하는

문제가 몽지-앙페르 방정식의 해와 관련이 있음을

보임으로써, 최적운송이론을 확률론 문제에서 편

미분 방정식의 문제로 바꾸는 큰 기여를 하게 된

다. 이후 편미분 방정식의 거장들인 루이스 까빠

렐리(Luis Caffarelli), 닐 투르딩거(Neil Trudi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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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호 Newsletter of the KMS ∙ 15

등이 최적운송이론연구에 뛰어들게 되면서 편미분

방정식 분야의 연구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게 되었

다. 이후에 캐나다 토론토 대학(Univ. of Toronto)

의 로버트 맥칸(Robert McCann), 막스플랑크연구

소(MPI, Leipzig)의 펠릭스 오토(Felix Otto), 캘

리포니아-로스앤젤레스 대학(Univ. of California,

Los Angeles)의 윌프리드 갱보(Wilfrid Gangbo),

이탈리아 피사 고등사범학교(Scuola Normale

Superiore di Pisa)의 루이지 앰브로지오 등에 의

해서 지난 20여 년 동안 편미분 방정식의 중요한

분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지난 2010년에 프랑

스 수학자 세드릭 빌라니(Cédric Villani, 피갈리

의 또 다른 지도교수)가 필즈상을 받았을 때, 수상

업적으로 최적운송이론을 리만기하학 문제에 적용

한 업적도 간단히 언급이 되기도 하였다.

이제 구체적으로 피갈리의 수상 업적들에 대하

여 이야기하도록 하자. 우선 편미분 방정식 분야

에 대한 기여를 보도록 하자. 몽지-앙페르 방정식

은 몽지-칸토로비치 문제의 최적함수뿐만 아니라,

주어진 가우스 곡률을 가진 삼차원 공간의 닫힌

볼록 곡면의 존재성에 관한 민코프스키 문제와도

접한 관련이 있다. 2013년에 귀도 디 필리피스

(Guido De Philippis)와의 공동연구로 몽지-앙페

르 방정식의 알렉산드르브 약해가 완전 볼록이면

약해의 약미분이 두 번까지 존재하고 정의역 내부

에서 국소적으로 적분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해

내어 몽지-앙페르 방정식의 정칙성에 많은 진전을

가져왔다. 이 업적으로 공동연구자인 귀도 디 필

리피스는 2016년에 유럽수학회상을 받게 되었다.

두 번째 업적으로 삼차원 세미지오스트로픽 방정

식의 약해의 존재성을 들 수 있다. 거시 스케일에

서의 기상학 문제는 비압축 나비어-스톡스 방정식

에 의해서 기술된다. 1980년대 중반에 영국의 기

상학자 마이클 쿠렌(Michael Cullen)과 제임스 퍼

서(James Purser)에 의해서 비압축 나비어-스톡

스 방정식을 단순화한 세미지오스토로픽 방정식의

수학적 해의 존재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특히 이차원의 경우에 세미지오스토로픽방정식의

약해의 존재성이 증명되었으나, 삼차원의 경우에

는 미해결로 남아 있었는데, 피갈리와 동료 연구

자들은 최적운송이론을 이용하여 약해의 존재성을

증명하였다. 이외에 해 토니언 시스템의 오브리-

마더 이론에 대한 기여, 슈뢰딩거 방정식에서 포

텐셜 함수가 부드럽지 않은 경우의 semi-

classical limit, 블라소브-포아송 방정식의 라그랑

지안해의 존재성, 편미분 방정식의 Obstacle 문제

에서의 특이점 집합에 대한 연구 등을 들 수 있다.

기하학 분야에 대한 기여로는 편미분 방정식,

거리 기하학에서 제기되는 여러 해석적/기학학적

부등식들, 예를 들자면 등주 부등식, 부룬-민코프

스키 부등식, 소볼레프 부등식, 가글리어도-니렌버

그 부등식 등이 있다. 이러한 부등식들은 편미분

방정식의 해의 점근적 수렴성을 구하는데 긴요하

게 쓰이고 있다. 피갈리는 최적운송이론을 이용하

여 이러한 부등식들의 안정성에 대한 새로운 결과

들을 제시하였다. 우선 부등식의 안정성이 무엇인

가를 등주 부등식을 예로 들어 설명하도록 하겠다.

등주부등식은 단순 폐곡선의 길이와 내부의 면적

과의 관계를 보여주는 부등식으로, 길이가 고정된

끈으로 둘러쌀 수 있는 단순 폐곡선 중에 가장 내

부 영역의 면적을 크게 할 수 있는 것은 원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이때, 등주 부등식의 안정성이란,

단순 폐곡선이 약간 변하더라도, 폐곡선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영역의 면적과 폐곡선의 길이의 제곱

비가 조금 변하겠는가 하는 문제이다. 물론 답은

그렇다이다. 피갈리는 이러한 부등식들의 안정성

을 최적운송이론을 이용하여 증명해 내었다.

마지막으로 확률론에 대한 기여로는 랜덤행렬모

델인 -행렬모델의 보편성(Universality)에 대한

증명이라고 할 수 있다. 랜덤행렬모델은 노벨물리

학상 수상자인 유진 위그너(Eugene Wigner)에 의

해서 원자핵에 대한 확률적 분석을 위해 1955년

에 제시된 물리 모델로서 현재 수리물리학 분야에

서 가장 큰 각광을 받고 있는 분야 중의 하나이다.

랜덤행렬이란 각 행렬의 원소들이 동일한 확률 같

은 분포를 따르는 독립적인 확률변수들을 의미한

다. 이런 랜덤행렬이 에르미트 행렬이면 고유치들

은 모두 실수이다. 랜덤행렬모델에서는 고유치들

로 만들어진 empirical 측도의 수렴성과 고유치

간의 간극에 대한 예측이 중요한 연구 주제 중 하

나이다. 위그너 행렬들의 경우에는 행렬의 크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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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 대한수학회소식 제 181호

무한대로 갈 때 empirical 측도의 극한이 위그너

Semi-circle law로 주어지고, 고유치의 간극이

= (in the bulk),

=

(near edge)

임이 알려져 있다. 피갈리는 프랑스 수학자 앨리

스 귀오넷(Alice Guionnet)과 -행렬모델에서 입

자들 간의 포텐셜 함수가 충분히 미분 가능하고

균등 볼록이면 포텐셜 함수의 고유치 간의 간극이

위에서 언급한 위그너 행렬에 대한 간극과 같은

예측을 만족함을 최적운송이론의 이용한 근사 최

적함수를 만들어서 증명해 내었다. 필자의 개인

견해로는 이 결과가 피갈리의 필즈상 수상의 결정

적인 한 방이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말해 본다.

결론적으로 피갈리의 필즈상 수상은 엔니오 드

조지부터 반세기 동안 쌓여온 이탈리아 해석학의

저력이 피갈리같은 천재적 수학자에 의해서 꽃을

피우게 된 것이다. 피갈리가 34세의 젊은 나이에

도 불구하고 많은 연구결과를 낸 것은 박사학위를

일찍(23세) 하고 세계적인 수학자들과의 활발한

공동연구를 통해서 본인의 연구 분야를 넓혀온 것

때문이 아닐까 한다. 필자는 지난 15년 동안 한국

에서도 피갈리와 같은 엄청난 지식 흡수력을 가진

한국형 천재들을 가끔씩 보아오곤 했다. 우리도

수학적 전통이 확립되고 열심히 실력을 닦고 전

세계 수학자들과 교류하면, 머지않아 한국인 필즈

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 보며

글을 마친다.

[약력]

1984년 이탈리아 태생인 알레시오 피갈리는 이

탈리아 피사 고등사범학교에서 2006년, 2007년에

각각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이후

2009년에 미국 텍사스 오스틴 대학교(Univ. of

Texas at Austin)에 부교수로 임용되었고 2011년

에 27세의 나이로 정교수로 승진하였다. 이후

2014년 취리히 공과대학(Swiss Federal Institute

of Technology Zurich)에 정교수로 임용되어 활

동하고 있다. 수상 경력으로는 2012년에 유럽수학

회상, 2015년에 스탬파치아메달(Stampacchia) 메

달, 2017년 펠트리넬리상(Feltrinelli Prize), 2018

년에 필즈상이 있다.

하승열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교수) KMS

3. 페터 숄체(Peter Scholze)

필즈상 수상자가 발표되기 훨

씬 전부터 페터 숄체는 필즈상 0

순위로 많이 거론되어 왔다. 숄체

의 박사과정 지도교수였던 미하엘

라포포르트(Michael Rapoport) 교

수가 숄체의 필즈상 수상을 축하

하는 비디오 메시지를 잠시 인용하겠다. “숄체의 필

즈상 수상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의 느낌은 ‘안도

(relief)’였습니다. 저는 숄체가 언젠가는 필즈상을

받을 것이라고 확신했고, 아마도 이번에 받을 것이

거의 확정적이라 생각했지만, 정말 이번에 받을지

에 대한 긴장감(tension)이 없지는 않았기 때문입니

다.” 숄체의 연구업적을 접해온 많은 대수적 정수론과

산술기하 전공 수학자 역시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숄체가 재직 중인 본 대학 산하 하우스도르프 수

학연구소(Hausdorff Center for Mathematics) 홈

페이지에 실려 있는 프로필에 따르면 숄체의 연구

분야는 ‘정수론과 대수기하의 접점으로, 디오판토스

방정식의 현대적 이해의 저변에 깔려있는 기본적 질

문과 구조를 다루는 것’이며, 좀 더 특정하면 한편으

로는 랭글랜즈 프로그램(Langlands programme),

다른 한편으로는 진 호지 이론(-adic Hodge

theory)을 들 수 있다. 숄체의 연구 결과는 상당히

추상적이며 기술적으로 난해하지만, 그 뿌리를 멀

리 거슬러 올라가면 정수 계수 다항식 방정식의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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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호 Newsletter of the KMS ∙ 17

수해와 유리수 해를 구하는 디오판토스 방정식에

이르게 된다. 숄체는 인터뷰에서 자신은 결국 산술

(arithmetic)에 관심이 있으며, 자신이 연구하는 추

상적인 이론이 돌고 돌아서 결국 숫자에 대한 결과

를 내놓을 때 가장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제 위에서 언급된 랭글랜즈 프로그램과 진 호

지 이론에서 숄체의 업적을 소개하겠다. 먼저 랭글

랜즈 프로그램이란 넓은 의미로는 아래 두 가지 다

른 성격의 개체를 연결하는 가설적 이론이다.

1. 산술기하에서 오는 개체; 예를 들면 수체 위

의 타원 곡선(elliptic curves)이나 갈루아

표현(Galois representation).

2. 해석적 혹은 위상적 개체; 예를 들면 모듈러

형식(modular form)이나 국소 대칭 다양체

(locally symmetric manifold)의 코호몰로지.

랭글랜즈 프로그램이 어려운 점은, 먼저 상관관계

의 양변이 무척 다르면서도 각자 극도로 복잡한 개체

라는 점이다. 유리수체의 갈루아 군(Galois group)만

하더라도 군의 구조는 미지의 세계이며, 갈루아 군

의 표현을 얻기 위해선 산술기하의 코호몰로지 이

론이라는 매우 추상적인 방법을 사용한다. 국소 대

칭 다양체의 코호몰로지도 마찬가지로 단순하지 않

다. 이렇게 상관관계의 양변을 따로 떼어놓고 보아

도 쉽지 않지만, 양 방향의 상관관계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역시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1990년대 앤

드류 와일즈(Andrew Wiles) 등이 랭글랜즈 프로그

램의 예측대로 유리수체 위의 타원곡선에 모듈러

형식을 대응시키고 이를 페르마 마지마 정리를 증

명하는 데 응용하면서, 랭글랜즈 프로그램은 정수

론에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현재까지 숄체의 출판된 업적 중 가장 유명한 것

을 꼽자면, 대수적 국소 대칭 다양체(예를 들면 실

변수 3차원의 쌍곡 다양체)의 torsion cohomology

class에 대응하는 수체의 갈루아 표현을 건설한 연

구업적(즉, 위상적 개체에서 산술기하 개체로 가는

방향의 화살표에 대한 업적)이다. 2013년에 발표된

이 연구결과는 이후 아나 카라이아니(Ana Caraiani)

와 일련의 공동연구 등 다양한 후속 연구를 파생시

키고 있으며 이미 여러 정수론 난제에 응용되고 있

다. 그중에서 가장 놀라운 응용은 현재 숄체 외 9명

의 공저자가 공동 진행중인 프로젝트로, 유리수에

-1의 제곱근인 를 넣은 소위 ‘가우스 수체’

위에 정의된 타원곡선에 보형형식(즉, 어떤 대수적이

지 않은 쌍곡다양체의 cohomology class)을 대응

시키는 잠재적 보형성(potential modularity)이란 결

과이며, 와일즈 등이 얻은 유리수체 위의 타원곡선의

보형성(modularity)의 부분 일반화이다. 또한 타원

곡선을 정의하는 이변수 삼차방정식의 ‘가우스 소수’

에 대한 합동근 개수의 균등분포(equidistribution)

에 대한 가설인 사토-테이트 가설 역시 해소하는

프로젝트이다. (사실 이 결과는 가우스 수체에 국한

되지 않고, 소위 CM 수체 위의 타원곡선에 모두 적

용된다.) 이 연구 프로젝트는 흥미롭게도 추상적인

이론이 결국 디오판토스 방정식에 대한 결과로 귀

결되는 연구이며, 또한 숄체가 만 16세 때에 처음

접하고 동경했던 와일즈의 페르마 마지막 정리의

증명에서 발전되어 온 이론을 다음 단계로 끌어올

리는 결과이다.

다음으로 진 호지 이론(-adic Hodge theory)

은 이름이 암시하는 것처럼 진수 위의 다양체에

대한 ‘호지 이론’이다. 고전적 호지 이론은 복소수 위

에 정의된 매끈한 사영 다양체(smooth projective

varieties)의 코호몰로지에 관한 이론으로, 특이 코

호몰로지와 드람 코호몰로지 사이의 관계를 밝히는

드람 정리와 드람 코호몰로지의 호지 분해 (Hodge

decomposition) 등의 고전적 결과를 기반으로 미분

형식의 사이클 위에서의 적분값(period) 등을 연구

하는 ‘해석적’인 분야이다.

정수론의 입장에서 보면 소수 에 대한 진수는

실수와 복소수보다 훨씬 더 유용한 수 체계이다. 진수체(field of -adic numbers)는 유리수에 일반

적인 절댓값 대신 의 거듭제곱에 대한 합동조건으

로 주어진 절댓값을 주어서 유리수체를 완비화한

것이다. 비록 복소기하보다 훨씬 추상적이고 덜 직

관적이지만, 방정식의 진수 해의 공간을 엄 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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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 대한수학회소식 제 181호

‘해석적 다양체’로 정의할 수 있게 해 주는 진 해

석기하(p-adic analytic geometry) 및 코호몰로지

이론 역시 지난 반세기 동안 확립되어 왔다.

진 다양체의 코호몰로지 이론에 대한 ‘호지 이

론’이 존재할 것이라는 추측은 아마도 1960년대에

알렉산더 그로텐디크(Alexander Grothendieck)에

까지 거슬러 올라갈 것 같다. 사실 진 다양체 위에

서는 특이 코호몰로지 사이클이나 조화 미분형식

등을 정의할 수 없지만, 형식적으로 드람 정리나 코

호몰로지 사이클에서의 적분값(period)과 유사한

구조가 진 코호몰로지 이론에서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이다. 이 막연한 기대는 1970년대 장마르크 퐁

텐(Jean-Marc Fontaine)에 의해 수학적 가설로 공

식화되었고, 1980~1990년대 게르트 팔팅스(Gerd

Faltings)에 의해 많은 부분 해소되었다.

숄체의 다른 주요 업적 중 하나는 단순히 말하자

면 진 호지 이론을 좀더 명료하고 깔끔한 기반 위

에 새로 쓴 것이다. 숄체가 확립하고 있는 진 호지

이론의 새로운 기반은 단지 기존의 결과를 명료하게

재증명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정수론과

산술기하의 여러 어려운 문제에 대해 새로운 결과를

증명하는 기술적 도구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앞

서 언급한 쌍곡다양체의 torsion cohomology

class에 갈루아 표현을 대응시키는 결과나 진 국

소 랭글랜즈 상관관계(-adic local Langlands

correspondence)에 대한 결과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언급한 랭글랜즈 프로그램과 진 호지

이론에 관한 숄체의 결과의 밑바탕에는 그가 박사

논문 연구의 일환으로 고안해낸 ‘퍼펙토이드 공간’

이 깔려 있다. 퍼펙토이드 공간의 엄 한 정의에 도

달하기 위해서는 많은 배경지식이 필요하지만, 대

략 진수 위의 다양체를 국소적으로 무한히 덮으며

깊이 분기되어 있는 (deeply ramified) 덮개공간으

로 생각할 수 있다. 퍼펙토이드 공간에 관련된 발상은

이미 1960~1970년대 존 테이트(John Tate), 퐁텐-뱅

탕베르제(Fontaine-Wintenberger), 그리고 이후 팔

팅스의 연구에서 희미하게 찾을 수 있지만, 이런 희

미한 흔적에서 퍼펙토이드 공간이라는 자연스러운

해석 공간을 끄집어낼 수 있다는 점이 사실 산술기

하 전문가 사이에서는 경이로운 일이었다.(숄체의

등장 이전에는 진 해석기하를 통해 ‘무한한 공간’

을 다루기 힘들다는 것이 통념이었고, 퍼펙토이드

공간은 정의 자체가 다양체의 국소적 무한 덮개 공

간이다.)

퍼펙토이드 공간의 중요한 예로는 원판에서 시작

하여 좌표의 승 제곱근을 무한히 취하여 얻는 공

간이 있다. 다른 중요한 예로는 모듈러 곡선(혹은

특정 시무라 다양체)에서 레벨을 만큼 무한히 곱

하면 퍼펙토이드 공간을 얻을 수 있다는 숄체의 결

과도 있는데, 이는 앞서 언급한 랭글랜즈 프로그램

에의 응용에 중요하게 쓰인다. 또한 퍼펙토이드 공

간 이론을 통해 진 다양체의 다양하고 새로운 코

호몰로지 이론이 정의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진

호지 이론이 훨씬 풍성해지고 강력해지고 있다. 숄

체의 2018년 필즈상 수상자 강연에서도 밝혔듯이,

이 일련의 코호몰로지 이론을 통해 숄체는 그로텐

디크가 꿈꾸었지만 실현하지 못했던 코호몰로지의

대통합 이론인 ‘모티브 이론’의 비전에 다가가려 하

는 것 같다. 또한 숄체는 퍼펙토이드 공간의 이론에

기반하여 국소 랭글랜즈 상관관계를 일반적으로 증

명하려는 연구도 지난 수년간 진행하고 있다.

IMU 홈페이지에서 언급한 숄체의 수상자 업적

은 ‘퍼펙토이드 공간의 도입으로 진수 위의 산술

기하를 혁신하며 갈루아 표현에 대한 결과를 얻었

고, 또한 새로운 코호몰로지 이론을 개발한 점’이

라고 되어 있다. 여기에 언급된 업적들은 이미

필즈상이란 영예에 합당한 엄청난 결과들이지만,

동시에 훨씬 더 놀라운 후속연구가 진행중인 분야

이기도 하다. 필자는 앞으로 숄체가 어떤 놀라운

연구로 정수론과 산술기하에 새로운 길을 열어갈

지 기대를 안고 지켜보고자 한다.

[약력]

페터 숄체는 1987년 12월 구 동독 드레스덴

에서 태어났다. 본 대학에서 미하엘 라포포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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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호 Newsletter of the KMS ∙ 19

교수의 지도 하에 학부, 석사, 박사과정을 속성

으로 마치고, 2012년 박사 취득 직후 24세의

나이로 본 대학 독일 최연소 교수 임용, 2018

년 7월부터는 막스플랑크 연구소(Max-Planck

Institute)에 디렉터로 재직중이다. 수상 경력으

로는 2013년 SASTRA Ramanujan Prize,

2014년 클레이 연구상(Clay Research Award),

2016년 페르마상(Prix Fermat)과 유럽수학회

상, 2018년 필즈상 등이 있다.

[참고문헌]

https://www.youtube.com/watch?v=B0OOw84PZ_E

http://www.hcm.uni-bonn.de/people/profile/pete

r-scholze/

https://www.quantamagazine.org/peter-scholze

-and-the-future-of-arithmetic-geometry-2016

0628/

https://www.mathunion.org/fileadmin/IMU/Prize

s/Fields/2018/Scholze-Citation.pdf

김완수 (고등과학원 수학부 연구원) KMS

4. 악사이 벤카테슈(Akshay Venkatesh)

이 글은 IMU에 게시된 공식 인

용문과 앨린 잭슨(Allyn Jackson)

의 소개글을 기초로 작성되었다.

IMU에서 밝히는 악사이 벤카

테슈의 공식 수상 인용 글에 따

르면, 그의 수상 사유는 ‘해석적

정수론과 균등공간 위의 동역학, 표현론, 산술기

하1)에 걸친 다양한 분야에 기여한 공로’라고 밝히

고 있다. 그는 많은 고전적인 문제를 겉보기엔 관

계없어 보이는 다양한 분야들을 통합하여 해결하

였으며, 고전적인 문제들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거나 광범위한 추측들을 제기하였다.

악사이 벤카테슈의 업적은 짧게 요약하기가 어

려운데, 그것은 다양한 문제를 여러 분야에 걸쳐

있는 도구를 사용해 해결하였다는 속성 때문이라

고 볼 수 있다. IMU 공식 인용 글에서는 그의 주

요 업적의 일부로 다음의 다섯 가지 업적을 꼽는다.

첫째로는 표현론과 균등공간 위의 동역학계 이론

을 통합하여 함수의 초볼록성유계(subconvexity

bound)를 증명한 것을 꼽는다. 이 이론을 통해 부

분적으론 필립 미셸(Philippe Michel)과의 공동연

구를 통해 정수체 위의 표현에 대한 -

함수의 초볼록성유계를 증명하였다.

해석적 정수론의 많은 문제들은 그와 관련된

-함수의 성질로부터 유도되는데 특히 중심선 내지

중심값에서의 함수의 크기를 컨덕터의 크기의

몇 제곱 이하로 표현할 수 있는지는 중요한 문제

로 꼽힌다. 이 크기는 (고전적인 경우) 복소함수의

성질에 의해 얻어지는 자명한 지수가 있는데, 이

를 볼록성유계라고 하고, 이보다 좋은 지수를 얻

어내는 경우에 초볼록성유계라고 한다. 이런 초볼

록성은 정수론의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는데, 리만제타함수의 초볼록성은 약수함수의

분포에 대한 결과를 주고 이차 디리클레 -함수

의 초볼록성은 이차 비잉여근의 정보를 줄 수 있다.

이러한 초볼록성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도구들이 사용되었는데, 예를 들면 리만제타함수

의 경우는 지수합에 대한 해석적 도구를 사용한

헤르만 바일(Hermann Weyl)의 결과, 디리클레

-함수(표현론적 점으로는 표현)에 대해서

는 베유의 유한체위의 곡선에 관한 리만가설을 이

용한 버제스의 결과가 널리 알려져 있다. 미셸과

벤카테슈의 결과는 그 도구에 있어 표현

에 대한 -함수에 균등하게 성립하는 초볼록성을

증명하였다는데에 큰 의의가 있다. 이 증명에서는

의 연구에서 많이 사용되어온 대각합공식

1) Short Citation에선 위상수학을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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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 대한수학회소식 제 181호

을 사용하는 대신 동역학계의 도구를 사용한 아델

상(adelic quotient)에서의 균등분포 정리들을 사

용하였다.

두 번째로는, 조던 엘렌버그(Jordan Ellenberg)

와 함께 하나의 이차형식이 다른 이차형식으로 표

현되는 문제에 대한 국소광역정리에서 중요한 발

견을 한 것을 꼽는다.

≥ 일 때 변수를 가진 이차형식에 선형

변수치환을 통해 변수의 다른 이차형식을 얻을

수 있으면 전자의 이차형식이 후자를 표현한다고

말한다. 정수계수 이차형식의 경우 국소적(진수

나 실수 상에서)으로 표현이 불가능한 경우들이

생기는데, 이때 국소적으로 표현불가능하다고 한

다. 국소적으로 표현불가능하면 표현이 불가능하

며, 역이 성립되는 경우 국소광역정리가 성립한다

고 한다.

엘렌버그와 벤카테슈의 결과는 변수 2차형식

이 주어질 때 어떤 상수 가 존재하여

≤ 2)인 변수 이차형식중 이렇게 국소적

으로 표현불가능한 경우를 제외하면 판별식이 제

곱수로 나눠지지 않고 최소표현수가 이상인 모

든 경우를 표현가능하다는 국소광역정리이다. 이

는 기존에 알려져 있던 결과인 (예외를 제외하고)

≥ 으로부터 발전한 결과인데, 잭슨에 따

르면 수십년간 수학자들이 믿어왔던 것은

≥ 정도가 최선일 것으로 예상했기 때

문에, 매우 놀라운 결과라고 한다. 이 증명에서는

격자점에 대한 동역학계의 직관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동역학계의 직관이 사용된 예로는 1990

년대 초반의 라트너의 정리를 꼽을 수 있는데, 이

것을 변형한 형태가 엘렌버그와 벤카테슈의 결과

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세 번째와 네 번째로 꼽는 것은 주기궤도의

균등분포 정리에 관한 것이다. 세 번째는

╲ 공간의 주기원환궤도를 3

차 강실수체(모든 갈루아 켤레가 실수인 수로 생

성된 정수체)의 아이디얼 클래스로 연결 지어서

볼 때 체의 판별값이 충분히 크면 궤도가 공간상

에서 균등분포함을 보인 만프레드 아인시들러

(Manfred Einsiedler), 엘론 린덴스트라우스(Elon

Lindenstrauss), 미셸과의 공동연구결과를 꼽는다.

네 번째는 다양한 반단순군(semi-simple groups)

에 대해 계산가능한 주기궤도의 균등분포 정리들

을 증명한 것을 꼽는다. 이는 만프레드 아인시들

러, 그레고리 마굴리스(Gregory Margulis), 부분적

으로 아미르 모함마디(Amir Mohammadi)와 함께

공동연구한 업적이다. 마지막으로, 엘렌버그와 크

레이그 웨스터랜드(Craig Westerland)와 함께 벤

카테슈는 함수체 위의 클래스 군에 대한 코헨-렌

스트라 추측을 증명하였다. 정수체의 정수환은 일

반적으로 소인수분해가 성립하지 않는데, 예를들

면 꼴의 수로 이루어진 환에서 6은 2

와 3의 곱이면서 동시에 ,

의 곱으로 분해된다. 클래스 수란 정

수환이 소인수분해가 성립하는 경우로부터 얼마나

벗어나있는지를 잰다. 코헨-렌스트라는 이 클래스

수의 분포가 만족해야 할 모델에 대한 정 한 추

측을 하였는데, 예를 들면 클래스 수가 3의 배수

가 될 확률이 약 43%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

만 이것이 왜 성립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이해하지

못하였는데, 이와 정수체와 비슷한 함수체(유한체

위의 1변수체의 대수적 확장체) 상에서 이를 보임

으로써 코헨-렌스트라의 추측에 대한 이해를 위한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이 증명은 함수체에서의 문제를 호몰로지 안정

성이라는 위상수학의 문제로 바꾸는데서 시작한다.

벤카테슈 등은 헐위츠 공간에서 이런 호몰로지 안

정성을 보임으로써 이를 증명하게 된다.

[약력]

벤카테슈 교수는 호주에서 자라 만 11세에 국

제물리올림피아드, 그 이듬해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에서 수상하며 일찍이 두각을 나타내었다. 1997년

2) 잭슨의 글에는 ≤ 으로 되어있으나 이 글에선 초기 preprint 버전을 기준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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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호 Newsletter of the KMS ∙ 21

호주에서 학부를 마친 뒤 2002년 프린스턴 대학

에서 피터 사르낙(Peter Sarnak) 교수의 지도하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MIT, 쿠란트 수학연구소

(Courant Institute of Mathematical Sciences)

등을 거쳐 2008년부터 2018년까지 스탠포드 대학

(Stanford Univ.)에서 교수를 역임했다. 최근 연구

년으로 프린스턴 고등과학원에 방문한 뒤 현재는

프린스턴 고등과학원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정수론 분야의 문제를 동역학, 위상수학, 표현론

등의 다양한 수학적 방법을 이용하여 해결하였으

며 특히 균질공간위의 동역학의 응용과 2차 함

수의 초볼록성에 관한 연구 등이 알려져 있다. 최

근에는 정수론의 대수적인 부분과 해석적인 부분

을 연결짓는 랭랜즈 프로그램(Langlands Program)

을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다. 2007년 Salem상,

2017년 Ostowski상, 2018년 필즈상 등을 수상

하였다.

하준수 (고등과학원 수학부 연구원) KMS

<자유기고 원고 접수 안내>

『대한수학회소식』 편집위원회에서는 독자님의 자유기고를 접수받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자유기고 주제]• 수학 관련 에세이

• 수학, 수학교육, 과학기술분야 정책에

관한 의견

• 수학 관련 학술대회 및 행사 후기

• 수학자 인터뷰

• 서평

[분량 및 제출방법]

• 접수일: 상시접수 (단, 게재 예정 호는 편집위원회의 기획에 따라 변동될 수 있습니다.)

• 분량: 7,000자 이내

• 제출방법: 한글파일(hwp)로 작성하여 이메일로 제출

• 보내실 곳: [email protected] (대한수학회 사무국)

『대한수학회소식』 편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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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 대한수학회소식 제 181호

에너지 산업혁명, 도전과 기회

함일한 (H-Energy 대표이사)

요즘 TV에서 이병헌, 김태리 주연의 ‘미스터 선

샤인’이 히트를 치고 있다. 드라마 속 한국은 1, 2

차 산업혁명으로 강성해진 제국주의 앞에 어떤 주

권도 없는 먹잇감으로 묘사되고 있다. 역사적 사실

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산업 혁명 시기 철저

한 변방이었던 우리나라는 이후 거의 1세기 동안

매우 힘든 터널을 지났고, 지금도 민족분단이 치유

되지 못하고 남아있기도 하다.

사람들은 지금이 산업혁명 시기라고 말한다. 3

차, 4차냐를 놓고 논쟁하는 사람들도 산업혁명기임

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재밌는 것은 여태껏

혁명적 변화를 주도한다거나, 동참한다거나 또는

피부로 느끼고 있다는 사람들을 찾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산업혁명이란 단어가 마치 유행어로, 치장

어구로, 패션 장식품으로 퍼지고 있지만, 여전히 대

부분은 혁명적 소용돌이의 중심에 있고 거대한 변화

를 주도할 기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감히” 인식

하지 못한다.

서론이 길었지만 필자는 오늘 에너지 산업혁명

에 대해 논의하려 한다. 에너지, 자원의 소유, 분배

방식의 변화는 산업혁명의 원동력이었다. 전력은

중앙집중의 관리와 분배체계를 가져왔고, 거대자본

의 전유물이었으며, 시민들은 단순한 소비자에 머

물러 있었다. 하지만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등 새

로운 에너지원-우리는 이것을 분산자원이라고 부

른다-이 퍼져가면서 개인, 소규모 사업자들이 이러

한 분산자원을 소유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지역

에서 거래할 수 있는 시장으로 변화되고 있다. *

<그림 1>

* <그림 1> http://www.thinkstockphotos.co.kr/image/%EC%8A%A4%ED%86%A1-%EC%9D%BC%EB%9F%AC%E

C%8A%A4%ED%8A%B8-%EC%8A%A4%EB%A7%88%ED%8A%B8-%EA%B7%B8%EB%A6%AC%EB%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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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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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호 Newsletter of the KMS ∙ 23

<그림 2>

비유하자면 영주가 모든 생산, 분배 수단을 소유하

던 시기에서 이제는 시민들이 생산하고, 남는 것을 저

장 및 거래하고, 또 어떤 이는 투자를 하며 수익을 나

누는 시장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맥쿼리(Macquarie

Group),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Group) 등 거

대 자본이 사업기회를 독점할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도 아니다. 시민들은 자신의 주택 지붕, 자가 주

차장 위에 태양광발전을 설치하고 잉여전력을 판매

할 수 있으면 될 것이다. 서울 지역의 시간당 ‘(우

리가 먹는) 딸기’ 판매량이 매시간 달라지듯이, 태

양광 발전은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변하기 때문에

어떤 이는 이를 저장하여 필요할 때 공급하는 저장

과 유통 사업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시장

이 그러하듯 수요와 공급의 차이를 메꾸며 수익을

창출하는 거래자들도 다수 참여할 것이다. 무슨 얘

긴가 싶을 정도로 이해가 안 될 수도 있겠지만, 농

산물 생산, 저장, 유통, 거래 시장을 생각해보면 그

리 다르지 않은 시장이다. 에너지 산업혁명이란 거

대한 에너지 자원의 생산, 소유, 분배구조가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시민 누구나 에너지를 생산하고, 저

장, 거래하는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우리가 통신 데

이터를 물리적 장치의 공유 없이 가족과 공유하듯이

에너지의 투자, 소유, 공유 또한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쯤 되면 이러한 시장과 산업수학이 무슨 연관

성이 있을 것인가 궁금할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위에서 기술한 우리 앞에 펼쳐질 시장은 저절로 오

지는 않는다. 많은 연구자, 기업가들이 현재 시장

의 문제를 해결하고, 투자하여야 실현될 수 있다.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거대한 물결에 동참한다는

것은 이러한 시장을 만들기 위해 투자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주도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이러한 시장을 실현하기 위해 풀어야 할 문

제를 살펴보고 중요한 문제를 논의해 보자. 이는

대단히 기술 중심이면서도 학문적인 이야기이다.

사업적인 이야기면서도 사회 구조에 대한 논의이다.

“우리는 잉여전력을 어떻게 시장에 거래할 것인가?”

이 문제는 에너지 전환의 핵심 사안이다. 땅이

있는 사람이 자기가 먹을 만큼만 농산물을 생산하

는 자급자족 시대는 그 생산량이 매우 제약적이고,

모두의 물자가 부족한 시대였었다. 전기도 또한 같

은 이치이다. 내 주택과 건물의 여유 부지에 태양

광을 설치하여 잉여전력을 판매할 수 있는 것은,

여태껏 개인들의 자급자족에 머물러 있던 태양광발

전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잉여

전력을 전력시장에 판매하기 위해서는 생산량을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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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 대한수학회소식 제 181호

<그림 3>

*

측하고, 입찰을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태양광발전

량 예측은 그 시간에 우리 집 지붕에 구름이 낄 가

능성을 예측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구름

이동정보가 없다면 예측은 무의미해질 수 있다. 하

지만 예측값이 많이 틀린다면 전력시장에서는 수

급불균형의 대가로 페널티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개인은 잉여전력을 판매하기 어렵다. 경제성이 전

혀 없게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개인들을 1만 명

모아서 전력시장에 거래하는 도매사업자를 생각해

보자. 이를 전력중개사업자라고 한다. 이 사업자는

물량이 많아 발전량 변동폭을 어느 정도 관리 가능

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전국의 시간당 구

름의 양은 아직 통계치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역시 시간당 발전량을 예측하여 입찰하고, 입찰량

에 못 미치게 발전되면 페널티를 내야 하는데 개인

보다는 덜 하지만 사업성이 그리 좋지는 않을 것이

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사업자는 어

떻게 0To1을 달성할 것인가? 두 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다. 1. 자원의 발전량을 가격결정 모델(Pricing

Model)과 결부시켜 투자비를 누군가 헷징(Hedging)

해주거나, 2. 인공지능 학습을 통해 예측변동패턴을

학습하며 예측과 다르게 변동할 시 빠르게 그 상황

을 파악하여 별도의 헷징 프로세스를 수행하는 것

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장은 수요와 공급을

정확히 예측하는 자가 아니라 그 예측을 벗어나는

것을 다른 사람들보다 한 발짝 빠르게 파악하거나

대처하는 사람이 주도한다는 것이다. 즉, 2번이 핵

심이고, 1번이 보완재 역할을 하게 된다. 2번을 간

략히 설명하면, 태양광발전량 예측이 그 한계치를

벗어날 가능성이 있을 때 이를 사전 인지하여 타

지역의 에너지저장소에서 부족분 만큼을 꺼내 쓰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 여기서부터가 누구도 접

해보지 않았던 데이터, 인공지능과 금융수학의 문

제이다. 하지만 이는 잠시 접어두고 먼저 에너지저

장에 대한 문제를 먼저 논의해보자.

“남을 때 저장하고, 필요할 때 꺼내 쓰는 전력저수지”

전력 저장은 많은 비용이 소모되어 경제성이 없

었지만, 우리가 휴대폰, 전기차에서 사용하는 리튬

이온배터리가 나오며 점차 에너지저장장치가 확산

되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전력저수지)를 지역 곳

곳에 설치한 후 남을 때 저장하였다가, 위에서처럼

태양광 발전이 적게 되었을 때 여기서 그 부족분을

꺼내 쓰면 된다는 개념이다. 그럼 꺼내 쓴다는 것

은 무슨 의미인가? 태양광발전소에서 그 전력을 꺼

내서 사용한다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우리가 가족

에게 데이터를 공유해 줄 때, 휴대폰 내 디스크를

공유해주지는 않지 않는가? 전력도 그러하다. 발전

량이 모자랄 때 다른 지역의 건물에서 전력수요를

대신 낮춰서 문제를 해결한다는 개념이다. 태양광

발전을 하는 세대의 발전량이 낮아질 때 지역 내

에너지저장장치를 설치한 건물에서 발전이 안된 만

큼의 저장장치에서 전력을 빼어 사용하면 그 마을

에 필요한 전력분은 균형이 맞춰지게 된다는 개념

이다. 보통 전력저장장치는 주로 전력을 많이 사용

하는 건물에 설치되어 건물의 전력피크(지난 1년간

15분단위 전력사용량 중 가장 큰 값)를 낮추어 전

기료를 절감하여 수익을 만들어 낸다. 이제 우리

건물에 전력저장장치를 설치한다고 가정해보자. 투

자비를 회수하기 위해서는 전력피크를 낮추어야 한

다. 이는 수요예측의 문제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건물의 내일 시간당 전력수요 예측은 아직은 매우

도전적인 문제이다. 전력피크란 1년 중 가장 높게

사용한 15분의 전력사용량이므로, 그 피크를 예측

하지 못할 경우 그 1년간의 투자회수는 없어지는

*<그림 3> Zero To One, Peter Thiele, Virgin Books,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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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호 Newsletter of the KMS ∙ 25

것이다. 내일 이 건물의 12시에서 1시 사이의 전력

수요가 낮다고 예측했는데 갑자기 행사가 잡혀서

피크가 발생한다면 이를 어떻게 예측할 수 있겠는

가? 처음에는 수요예측의 문제로 보았지만 결국 수

요예측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이를 해결

하기 위해 각 건물에 데이터 과학자가 상주해야 한

다면 그 시장은 형성되지 못할 것이다. 즉, 많은

건물에 전력저장장치가 설치될 것이고, 그 건물의

수요에 맞게 운전되며 전력피크를 낮추고, 다른 지

역의 태양광발전량이 부족할 때는 그중 일부를 빼

어 사용해야 하는데 이를 데이터과학자가 직접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여기서 인공지능이 많이 사용될

수밖에 없다.

길게 얘기해 왔는데 이제 새로운 에너지 시장과

이를 위해 해결할 문제를 정의하여 보자.

새로운 에너지시장(분산형 지역에너지 시장이라고 함)

• 누구나 여유 부지에 태양광발전을 설치하고 자

가소비 후 남는 전기를 시장에 판매한다.

• 시장 내 발전량 변동을 완충하기 위해 건물에

전력저장장치를 설치하고 평소엔 건물의 전력

피크를 낮춰 투자비를 회수하고 지역 내 발전

량이 부족할 때는 배터리 충전분을 공유하여

수익을 창출한다.

• 전력서비스 사업자는 전력저장장치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태양광발전 세대를 모집하여 잉

여전력을 시장에 거래한다.

• 시장에 전기가 넘칠 경우 사업자는 건물 내 배

터리에 충전을 하여 전력수급 균형을 유지한다.

• 이로써 인터넷과 같이 전력시장이 분산화되어

모든 개인, 사업자들이 상거래 하는 시장으로

가동된다.

이를 위해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는

• 무수히 많은 개별 사업장의 전력수요를 어떻게

예측하고 최적운전하여 수익을 만들어 낼 것인

가? 이는 수요예측의 문제인가? 학습의 문제인

가? 그룹핑을 통해 그 예측운용의 리스크를 범

위 내로 한정할 수 있는가? 리스크의 비용은

얼마인가?

• 무수히 많은 태양광발전소, 세대의 잉여전력량

을 어떻게 예측하여 시장에 입찰할 것인가? 개

별 사이트를 예측 오차를 그룹핑하여 범위 내

로 한정할 수 있는가? 페널티를 내지 않고 발

전된 것을 모두 시장에 판매하려면 어떻게 해

야 하는가?

• 1kW를 사용하는 세대에 10kW 태양광발전을

설치한 후 잉여전력을 시장에 판매한다면

10kW 태양광 설비의 특정 시점의 가치는 얼마

인가? 전력공급가격을 얼마에 입찰해야 하는가?

아직은 전력이 공유, 거래되는 아주 초기 단계이

므로 위의 문제는 앞으로 다양한 접근이 이루어지

고 세분화된 산업분야로 진화할 것이다. 무수히 많

은 건물 전력수요, 태양광발전소 데이터를 취득하여

매일, 매 순간 다양한 모델학습, 방법론을 적용시켜

보며 그 결과를 피드백 받아 진화한다는 것이다.

수학도들의 많은 도전과 참여를 바라며

산업수학의 많은 분야가 요즘 인공지능, 데이터

사이언스(Data Science)와 연계가 되어 보인다. 이

론적으로 접근하기에 버겁도록 쏟아지는 데이터를

다루는 수학자, 수학도가 과연 얼마나 있을지 궁금

하다. 그동안 빅데이터 시장에서 경험해 본 바로는

수학자에게 새로운 방법을 검토하고 설계하여 학

습, 피드백 받는 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수십,

수천가지 방법들을 적용해보며 빠르게 진화하는 것

이 아니라 한 가지씩 수개월 작업 후 피드백을 받

는다면 이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시대에 근본적 핸

디캡일 수 있다. 이 때문에 데이터 사이언스와 인

공지능은 수학보다 공학의 영역으로 넘어왔다고 생

각이 된다. 게다가 인공지능과 데이터 사이언스가

내놓은 해답은 맞는 것처럼 보이는데 해석하기 어

려워 비수학적라고 여길 수도 있을 것이다. 산업혁

명의 최전방에는 정리된 데이터도, 학과의 구분도

없고, 기존의 전수된 방법론이 큰 의미를 주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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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 대한수학회소식 제 181호

못할 것이며, “더욱이 세계 1위의 수준과 우리는

어느 정도 캐치업(Catch Up) 할 것인가”하는 접근

도 없을 것이다.

수학은 복잡한 현상을 추상화하여 그 구조를 파

악하여 현상을 해석하는데 일관성을 갖게 해 주는

학문이다. 이제 현상을 보는 관점이 바뀌고 있다.

데이터 과학자, 인공지능을 지망하는 수학과 석/박

사 학생들은 데이터를 통해 무엇을 볼 것이고 앞으

로 수학자로서 과연 무엇을 해결할 것인가를 좀 더

고민하며 새로운 분야에 접근해 가기를 희망한다.

산업혁명의 모두에게 대단한 기회이지만 그 물결은

항상 아주 소수만 타고 나머지는 혁명의 물결이 잦

아들고 나야 그것이 혁명의 물결이었다는 것을 인

지하게 되는 것 같다. 많은 수학도들이 지금껏 다

뤄보지 않은 에너지 데이터를 접하고 그 속에서 아

름다운 수학적 구조를 찾는 에너지 산업혁명의 핵

심 문제에 도전하기를 희망한다.

함일한 대표

(현)CEO & Founder, H Energy Co.,ltd

(전)CMO, Encored Technologies, Inc

(전)환경에너지사업팀장, LG CNS

수학 석사(Computer Vision), POSTECH

수학 학사, POSTECH KMS

<서평 참여 안내>

대한수학회에서는 국내에서 출판되는 수학 관련 도서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관련 학자들의 서평을 소식지에 게재함으로써, 국내 수학 관련 도서의 출판을 널리 홍보하고 건전한 비평 문화를 정착하는 데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1. 수학 관련 교재나 도서를 집필하셨거나 번역하신 분께서 해당 저서 2권을 학회로 보내주시면,편집위원회에서 적절한 분에게 서평을 의뢰하고 나머지 한 권은 학회 자료실에 보관하겠습니다.

2. 이미 서평이 실린 도서에 대한 저자 혹은 다른 이의 반론도 환영합니다.3. 강의에 사용하셨거나 읽으신 책에 대한 서평을 투고하실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책을 같이 보내주시면 서평과 함께 검토하고 책은 돌려 드리겠습니다. 4. 가급적이면, 권당 서평 내용을 A4 용지 2매 이내로 작성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5. 서평 원고는 한글파일(hwp)로 작성하여, 학회 사무국([email protected])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대한수학회소식』 편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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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호 Newsletter of the KMS ∙ 27

우리 전통 건축을 바라보는 수학적 시선

이한진 (한동대학교 글로벌리더십학부 교수)

<시리즈> 수학자의 예술산책

1. 제177호(2018년 1월호)

프랙털로 보는 잭슨 폴록의 그림

2. 제178호(2018년 3월호)

구조의 원리와 공간의 미: 조각가 김종영 회고전을

보고 나서

3. 제179호(2018년 5월호)

수학과 시(詩)

4. 제180호(2018년 7월호)

경계를 바라보는 수학과 건축의 시각

5. 제181호(2018년 9월호)

우리 전통 건축을 바라보는 수학적 시선

한국의 전통 건축물 보다는 서양의 전통 건축에

대해 이야기할 때 수학의 관점에서 풀어가는 것이

훨씬 용이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가

령 유럽인들의 문화적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고딕

성당을 보자. 고딕 성당의 디자인 철학을 제시한

사람들은 중세의 신학자들이었다. 그들은 성경과

플라톤 철학이라는 두 기둥 위에 미학적 기초를 세

웠다. 플라톤 철학의 출발점은 피타고라스의 수학

적 우주관이다. 우주는 수학적 원리에 의해 만들어

졌다는 것이 피타고라스의 기본 관점이다. 초기의

신학자들은 이 관점을 충실히 따랐다. 신학자 아우

구스티누스는 그의《음악론》에서 훌륭한 음악은

수학적 질서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였는데 이 역

시 철저하게 피타고라스를 따르고 있다. 중세 고딕

성당의 설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우주관은 플라

톤의《티마이오스》에서 발견된다. 우주의 건축자가

기하학적 비례를 따라 우주를 만들었으며 우주의

운행은 수학적 질서와 조화를 따른다는 것이 이 책

에서 주장하는 바 중 하나이다.

건축에서의 피타고라스적 관점은 르네상스 건축

에 잘 나타나 있다. 이 관점의 열렬한 추종자이자

전파자인 알베르티가 개축한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의 전면을 보면 모든 구성 요소들이 몇 가지의

정수비를 따르도록 되어있다. 건축이라기보다는 한

편의 음악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근대 이후에 피타

고라스적 질서를 더 이상 따르지 않는 건축 철학이

등장하였지만 그럼에도 오늘날까지 서양의 건축을

수학의 눈으로 보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수학자의 예술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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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 대한수학회소식 제 181호

<그림 1>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

*)

한국의 전통 건축은 놀라운 아름다움과 깊이를

갖고 있다. 우리의 건축이라 자화자찬하는 것이 아

니다. 우리의 전통 건축을 수학의 눈으로 볼 수 있

을까? 물론 이것이 꼭 필요한 시도인지 의문을 제

기할 수 있다. 훌륭한 문화유산을 경험할 때 따라

야 하는 감상의 기본선이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

는 누구나 자기만의 안경으로 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수학이라는 안경으로 세상을 보려는 수학자

의 일종의 짓궂은 시도라고 봐줄 수도 있지 않을까?

서양 건축은 태생적인 건축철학에서부터 수학이

있었던 반면 한국의 전통 건축은 유교, 불교, 도교라

는 전혀 다른 철학적 기반을 갖고 있다. 물론 이들

철학 및 종교는 수학적인 아이디어에서 출발하지 않

았다. 유가적 관점의 전통적 우주관은 다음과 같다.

“태극이 음양을 낳고 음양은 사상이 되며, 사상

은 팔괘가 된다. 선천과 후천의 팔괘가 결합하

여 주역의 64괘를 이루니, 비로소 세상 만물이

이루어진다”.

이 우주관은 1-2-4-8-64의 이진법적인 논리 전

개를 갖고 있다. 성리학적 우주론은 우리 건축에

가변성이라는 특성을 낳았다.

“가변성은 공간을 획일화하는 것이 아닌 원심성

과 구심성을 지닌 인간 중심의 공간 조직으로

표현된다. 건물로 진입하여 창을 모두 열어젖히

<그림 2> 담양 소쇄원의 광풍각

**)

면 하늘로부터 빛의 양기를 받아 음의 기운이

양화 되고, 내부에 활기를 불어넣는 인간의 생

명력에 힘입어 양의 공간이 된다. 반대로 내부

에서 조망하는 외부는 음의 공간이 된다. 인간

의 위치에 따라 변화하는 음과 양의 성질은 고

정적 음양의 개념과는 다른 가변적이고 상대적

인 개념이다.”

도가사상에 있어서 인간과 자연은 하나이며 서로

분리할 수 없는 존재이다. 노자의 도덕경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이를 잘 표현한다.

“사람은 땅을 본받고, 땅은 하늘을 본받으며,

하늘은 도를 본받고, 도는 자연을 본 받는다(도

덕경 34장).”

따라서 인간은 자연이 지닌 성격을 따라야 하며,

자연과 일치된 생활을 바람직하게 여겼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아야 하기에 건축에서 지세와 지형 등

주어진 물리적 환경의 특성을 크게 거스르지 않고

잘 활용하도록 건물의 위치와 형태를 설정하였다.

불교사상은 현실의 무상함을 강조함으로 소박한

삶을 추구하고 자연에의 귀의를 사모하게 하였다.

근본으로서의 체(體), 체의 작용이자 움직임으로서

의 용(用), 체의 양상으로서의 상(相)이라는 개념을

통해 인간과 생활, 공간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였다.

또한 공(空)의 개념을 통해 채움의 가능성이 열려

*) <그림 1> https://en.wikipedia.org/wiki/Santa_Maria_Novella

**) <그림 2> http://www.hankukmail.com/newshome/print_paper.php?number=19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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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호 Newsletter of the KMS ∙ 29

있는 충만하고 자연과 연속된 공간의 개념을 제시

하였다. 이 공간은 자연과 정신적으로 연결된 무한

대의 영역이다.

전통사상으로부터 온 건축적 지혜 중 하나가 풍

수지리설이다. 이에 따르면 “집이란 우주, 사회, 문

화적 질서가 형상화한 소우주이다. 이 질서는 삶의

근저에서 작동하는 인식의 조건이며 공간문화의 전

개에서 큰 역할을 한다. 그것은 물질성을 떼어내

버린 상태에서 본질로 드러나는 어떤 것이다. 시공

간의 흐름을 껴안고 있는 본질의 표현이다.”

유불선에 근거한 건축 철학을 종합해 본다면, 집

이 세워질 때 주변의 자연이 갖는 본래의 질서에 편

입한다는 의미에서 환경을 크게 거스르지 않고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집의

구조상 자연과의 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 집은 밖

에서 보는 것보다는 집에 거주하는 사람이 우주를

경험하고 우주를 집안으로 들이는 경험이 중요하다.

최근에 현대 건축을 설명하는 도구로써 위상수

학을 활용한 시도들이 발견된다. 위상수학은 기하

학적 대상의 연속적인 변형을 다루기 때문에 한국

의 전통 건축에서 발견되는 비정형적 구조를 다루

는데 사용할 수도 있다는 관점 또한 제시되기 시작

하였다. 저자는 건축학자들의 관점을 그대로 따르

는 것보다 어떤 점에서 위상수학과 우리 조상들의

공간감 사이에 연결점이 있을지 초보적인 수준에서

잠시 생각해보기로 하였다.

첫 번째, 건축물이 자리하는 주변 환경과의 관계

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궁궐인 창덕궁은 평지

가 아닌 구릉지대를 따라 건축되었다. 1830년 무

렵에 창덕궁을 그린 동궐도를 보면 M자형의 산줄

기 사이 궁궐들이 산을 향해 올라가며 배치되어 있

는 것을 볼 수 있다. 오늘날도 비교적 반듯한 평지

에 높낮이 없이 궁들이 반듯하게 배열된 경복궁과

는 사뭇 대조적이다. “창덕궁은 기념성보다 일상성

을 중요시하는 공간 구성을 따르고 있다. 지형을

잘 활용하여 실용적이고 친 한 공간이 되도록 설

계되어 있다.”

또 다른 예로 영주의 부석사를 살펴보자. 신라의

의상대사가 창건하여 화엄사상을 전파하였다는 부

석사는 산허리에 16도 경사의 비탈을 따라 사찰

건물들이 층층이 세워진 구조를 갖고 있다. 아래에

서 위로 총 3단계의 높이가 구별되는 지대가 계단

을 통해 한 단계씩 올라가도록 되어있다. 입구에

들어선 방문자가 경내에서 계속해서 계단을 올라야

마지막의 무량수전 건물까지 다다를 수 있는 공간

배치를 갖고 있다. 주어진 환경을 살려 지어진 사

찰이 그와 동시에 물리적으로 수행이라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건축물의 기능과

건축물과 환경과의 조화가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

는 예라고 할 수 있겠다. 부석사가 자리한 비탈은

또한 시계를 확보하는 점에서 적절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건물 배열에서 흥미로운 점은 전체 사

찰의 건물군에 질서를 부여하는 율선인 두 개의 축

이 30도의 각도를 이루며 만나도록 되어 있는 것

이다. 천왕문에서 문루까지의 한 축과 안양루와 무

량수전을 두 번째 축이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있

다. 무량수전의 축은 안산을 바라보고 있고, 천왕

문-범종각 축은 도솔봉을 향하고 있다. 그렇게 함

으로써 단조로운 구성 대신 각 위치에서 서로 다른

수려한 경관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기서 위상수학에서 이야기하는 몰입(immersion)

이나 매립(embedding)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 도움

이 될까? 주어진 한 공간 속으로 매립된 다양체가

환경 공간(ambient space) 안에 있음으로 어떤 유익

함이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클라인병(Klein bottle)

을 삼차원 유클리드공간 안으로 몰입시킬 수 있지

만 그 안에서 자기 자신과 교차해야 하는 클라인병

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이 핸디캡이 될 수도 있지

만, 그럼에도 물을 담을 수 없는 클라인 병의 신기

함은 삼차원 공간 안에 몰입시켰기 때문에 경험할

수 있는 부분이다. 환경 공간이 갖고 있는 구조와

그 안에 매립된 다양체가 가질 수 있는 특성에 대

한 예를 고민하다 복소다양체(complex manifold)

안의 실초곡면(real hypersurface)를 생각해보았

다. 복소다양체는 국소적으로 복소유클리드공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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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 대한수학회소식 제 181호

<그림 3> 부석사

*)

럼 보이는 공간이다. 복소다양체 상의 각 점에서

방향 벡터들에 대한 회전, 즉 복소구조(complex

structure)가 정의되어 있다. 그 회전은 두 번 작용

하면 반대 방향으로의 대칭이동과 같아야 한다. 실

초곡면은 자연스럽게 이 회전을 이어 받을 수 있지

만 실초곡면은 환경 공간과 실차원에서 하나가 작

다. 반면에 복소구조는 실차원 2차원에서 작동한다.

따라서 실초곡면은 환경 공간이 갖고 있는 회전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 대신 상실된 한 방향이 실

초곡면 위에 남는다. 이 때 실초곡면이 갖는 구조를

코시-리만 구조(Cauchy-Riemann structure)라고

한다. 코시-리만 기하학이라는 분야에서는 코시-리

만 구조가 갖는 기하학적 성질을 공부하는데 환경

공간의 복소구조와 실초곡면의 코시-리만 구조가

얼마나 유사한지 또는 얼마나 다른지 탐구한다.

공간과 그 공간에 들어설 건축물과의 관계에 남

다른 이해를 가졌던 우리의 조상들은 자신들의 마

*) <그림 3> http://blog.daum.net/ojin7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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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호 Newsletter of the KMS ∙ 31

음을 끌었던 한 장소, 아마도 좋은 풍수를 가졌던

수려한 장소에 서서 그곳에 세우고자 한 건축물을

꿈꾸었을 것이다. 유형의 공간이 자신을 이끌 정신

적 수련의 길도 기대했을 것이다.

두 번째, 전통 건축이 지향하는 공간적 경험에

대한 이해이다. 다시 창덕궁을 살펴보자. “창덕궁

의 내행각과 외행각의 공간축선은 직선이 아니라

직각으로 꺾여있다. 이런 동선이 결과적으로 본전

인 인정전을 비껴보게 한다. 금천교에 이르기 전에

인정전과 진선문, 금천교가 이루는 경관을 볼 수

있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부석사의 경우 두 개의

축이 안양루로 올라가는 입구에서 30도의 각도로

굴절되어 있다. 만약 두 축이 일직선이었다면 범종

루에서 올려다보는 안양루는 성곽의 망루처럼 전면

만이 튀어나와 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산의 정상

과 건물의 정점이 일치되지 않아 건물 후면에 배후

지가 형성되기 어렵고 두 개의 정점으로 인하여 주

제를 강조하기보다 주제를 흩어버린다.” 그러나 현

재의 배치에서 실제로 범종류에서 안양루를 올려다

보면 안양루는 한 덩어리의 건물처럼 보이며 수평

적 요소와 배후지를 등진 루의 출현으로 역동적인

방향성을 준다.

전통 건축에서 공간은 “단위 건물의 내부보다는

건물 사이의 부분 요소와 맺어지는 외부공간의 관

계성을 의미한다. 앞 건물과 뒷 건물, 건물과 담장,

건물과 배경이 되는 자연의 집합 모두가 형태로 정

의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창의 선운사는 “길과

물이 사찰 공간의 부분과 전체를 묶어준다. 사찰의

담장과 건물 벽들에 의해 구획된 재부 길인 줄 알

고 걸으면 자연스럽게 외부가 되어 뒷산 차밭으로

가게 된다.” 조르당(Camille Jordan)의 곡선 정리

에 의하면 아무리 복잡한 곡선도 단순폐곡선이라면

내가 그 내부에 있으면 아무리 담장을 따라 이리저

리 다녀도 경계에 있는 문을 통하지 않으면 밖으로

나갈 수 없다. 그렇다면 선운사의 길을 만드는 경

계는 사실상 폐곡선은 아니지만 경험적으로 폐곡선

처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으로 전통 건축을 수학으로 바라볼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약간의 시도를 해 보았다. 특별히

위상수학으로 그 가능성을 탐색해 보았지만 체계적

이고 깊이 있게 다루는 것은 아직 요원하다. 혹자

는 위상수학을 통한 전통 건축의 음미가 적절한지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하나의 가능한 시도로 보면

좋겠다. 현재 남아있는 전통 건축 또한 적지 않은

바 좀 더 체계적인 공부와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며 이 방향의 탐구가 한국의 건축미에 대한

흥미로운 통찰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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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미학, 로컬리티 인문학 (2009) 1권 1호

[2] 권영상, 김진균, 한국전통건축에 나타난 비정

형적 구성과 공간효과, 대한건축학회학술발표

논문문집 (1997) 17권 2호

[3] 김남수, 이재훈, 부석사 외부공간 구성요소의

상관성에 관한 연구, 대한건축학회학술발표논

문집 (1995) 15권 1호

[4] 박경애, 허범팔, 퍼어스 기호학에 의한 한국전

통공간디자인의 삼원론적 분석에 관한 연구,

한국실내디자인학회논문집 (2005) 14권 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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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학회논문집 (2004) 13권 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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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2017

[7] 이영은, 이영수, 전통건축의 비물질적 공간개념

을 적용한 복합치유공간에 대한 연구, 대한건

축학회 학술발표대회논문집 (2009) 29권 1호

K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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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 대한수학회소식 제 181호

수학은 과연 골치 아픈 과목인가?

조열제 (경상대학교 대학원 석좌교수)

1. 들어가며

아주 오래전, 아마 45년 전쯤, 대학원에 다닐 때

아르바이트하는 집에 계시는 할아버지께서 어린 신

동이 나타나서 미분적분 문제를 척척 푼다는 신문

기사를 보고 필자에게 물었습니다.

“학생, 도대체 미분적분이 무엇이요?”

그 당시에 필자는 갑작스럽게 이런 질문을 받고 얼

마나 당황했는지 모릅니다. 필자가 엉겁결에 수업

시간에 배웠던 정의를 대충 설명했더니, 할아버지

는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시며, “학생이

나 내나 역시 수학이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이구

나.”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수학을 배우고, 가르치고 연구하는 우리들이 아무

리 어려운 수학 문제일지라도 할아버지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잘 설명해 줄 수 있다면, 대부분의 학생들

이나 일반 사람들이 과연 수학이 아주 어려운 학문이

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잠시 생각해 봅니다.

이러한 할아버지의 질문이 계기가 되어 필자는

수학의 정의와 정리들을 이해하는 관점이 많이 달

라졌으며, 대학교수가 된 후에 학생들에게 수학의

정의와 정리들을 가르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

니다.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수학사와 수리철학이

수학을 쉽게 가르치는데 얼마나 중요한 과목인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수많은 수학교과교육학자들이 열심히

연구하여 수학교과교육, 즉 수학의 여러 현안문제

에 대한 수많은 연구논문들을 발표하였지만, 수학

을 포기하는 학생들은 점점 더 늘어나는 이때에,

수학을 배우고, 가르치고 연구하는 우리는 현재의

수학교육이 과연 무엇이 문제인지, 어떤 대안이 필

요한지, 또 교육부는 어떤 정책을 펼쳐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한 번쯤은 생각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주체는 ‘인간’입니다.

교육하는 우리 선생님도 ‘인간’이며, 교육을 받는

학생들도 ‘인간’입니다. 그리고 교육의 궁극적인 목

표는 ‘인간의 완성’입니다. 그런데 ‘인간의 완성’을

이루는 과정에서 우리 인간이 기계로 찍어낸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마다 성격, 사고, 능력, 취미 등

인간의 본성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수학

에서도 개인마다 여러 가지 능력의 차이가 날 수밖

에 없습니다. 한 가지 예로, 어떤 수학 문제에 대

해서 어떤 학생들은 빨리 답을 구하지만, 어떤 학

생은 시간을 많이 할애하여 답을 구하기도 합니다.

수학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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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호 Newsletter of the KMS ∙ 33

이렇게 학생들 개인마다 능력의 차이가 나는데

도 한국의 교육시스템은 학생들의 능력 차이를 인

정하지 않고 각 학년마다 학급 등을 편성하기 때문

에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 수학을 어려워하는 학생

등 많은 문제들이 덩달아 생기고 있다고 생각합니

다. 그러면, 이러한 교육시스템을 우리 스스로가

바꿀 수 없는 교육제도 하에서 이런 개인의 수학

능력 차이를 없애기 위해서는 수학을 배우고, 가르

치고 연구하는 우리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많은 중등학교에서는 이를 위한 자구노력으로 수준

별 수업, 확대학급 수업, 기초학력향상 수업 등을

실시하기도 하며 여러 가지 방안으로 많은 노력하

고 있지만,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은 점점 더 늘

어가기만 합니다.

이 글을 통해서 우리는 풀리지 않는 한국 수학

교육의 여러 현안 문제들을 상기해보고, 우리 모두

이러한 수학교육의 현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한 번쯤 생각하는 계기가 되

면 좋겠습니다.

2. 그럼, 왜 수학이 골치 아픈 과목인가?

“수학이란 어떤 과목인가요?” 이런 질문을 만나

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수학이 쉽고 재미있다는

사람들보다, 대부분의 사람들뿐만 아니라 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선생님들조차도 수학은 어려운

학문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결과가 어제오늘에 걸쳐

서 여러 가지 큰 사회문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6월, 2021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에

‘기하’ 과목을 제외하겠다는 교육부의 일방적인 발

표 때문에 대한수학회를 비롯해서 여러 수학 관련

단체들이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짐작하건대, 수학

이 너무 어려운 과목이라서 학생들의 시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여러 학부모 단체들의 여론에 려

교육부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물어보지 않고 이런

부당한 결정을 한 모양입니다. 또 일부 고등학교

수학교사들도 학생들의 과중한 시험 부담 때문에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기하를 제외해야 한다고 동

조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여러 수학 관련 단체들은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이공계 학생들이 고등학교에서 배

워야 할 필수 기초 소양과목조차 학습하지 않으면

국가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 주장하며, 교육부

등을 설득하는 큰 노력으로 2022년도 대학수학능

력시험에서는 ‘기하’ 과목이 ‘확률과 통계’, ‘미적분’

과 함께 선택과목으로 되었으나, 2021년도 대학수

학능력시험에서는 ‘기하’ 과목이 여전히 배제되었

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일부 수학교사들과 여러

학부모 단체들의 지속적인 반발로 수학능력시험이

나 대학입학시험 등에서 수학의 일부를 제외하자든

지, 수업시수를 줄여야 한다든지 등 수학의 비중을

줄이자는 요구는 계속 나타날 것입니다. 그래서 수

학교육 전문가들은 국민들에게 미래의 4차 산업혁

명의 기초학문이자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수학교

과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미래를 대비하는 교육을

해야 할 것입니다.

중등학교 수학 교과서는 대학에서 배우는 해석

학, 대수학, 기하학, 위상수학, 확률과 통계를 압축

해서 엮어져 있기 때문에 5영역의 어느 한 부분이

빠져버리면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어버립니다.

그러므로 수학을 배우고, 가르치고 연구하는 우

리 선생님들도 이런 일을 계기로

“수학을 왜 배워야 하는가?”

“수학이 왜 모든 학문의 기초과목인가?”

“수학이 왜 중요한가?”

“수학이 왜 국가 경쟁력의 중요한 과목인가?”

“수학이 왜 4차 산업혁명에 중요한 과목인가?”

“수학은 왜 이렇게 어려운가?”

“수학을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미분적분학을 왜 고등학교에서 꼭 배워야 하는가?”

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일반 국민들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답을 끊임없이

찾아서 수학의 중요성을 언제든지 잘 설명해주어야

합니다. 즉, 할아버지 할머니 또는 수학을 배우지

않는 사람들도 ‘미분적분이 무엇인가’를 알 수 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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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 대한수학회소식 제 181호

록 설명해 줄 수 있는 수학교육이 되어야 합니다.

물론, 그동안 수많은 수학교과교육 학자들이 이

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열심히 연구하여 많

은 논문을 발표하고 있지만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

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되

며, 이러한 물음에 답을 주기 위해서는 보다 더 피

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또,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

는 현상에는 정부 당국에 커다란 책임이 있습니다.

교육부 수장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바뀌니 교

육정책의 일관성을 잃은 지가 이미 오래전의 일이

되어버렸고, 교육부로서도 근본적으로 뚜렷한 정책

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으니 여러 학부모 단체의 여

론에 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라 수학

이 학부모들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골치 아픈 과목

들이라 여겨질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3. 우리의 학교 수학교실은 어떠한가?

각 학교마다 특색 있는 수학 수업을 하고 있지만,

문제는 우리의 수학 수업시간에 앞에서 언급한 여러

질문들에 대해서 선생님들이 학생들과 함께 고민하

고, 함께 답을 찾는 시간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수학 수업에서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서는 수학선생님이나 학생들이 수학 교과서 외

에도 수학에 관련된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데 그럴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특히, 필자의 경험에 의하

면, 어려운 수학 문제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

학사와 수리철학을 잘 알아야 되는 것이 필수인데

도 우리의 수학 수업 현실은 그렇지 못할 뿐만 아

니라, 우리의 학교교육 자체가 대학 입학시험에 초

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빡빡한 수업 일정과 수업

후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원 등에서 밤늦게까지 오

로지 대학수학능력시험이나 입학시험을 대비하여

공부하고 있는 현실 때문에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고민하고 토론할 시간이 전혀 없습니다. 이로 말미

암아, 선행학습 때문에 학교 수학 수업시간은 점점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렵게 되어가고, 수학에

대한 사교육비 문제도 더욱더 사회문제화 되어가는

현실입니다.

더욱이, 많은 고등학교에서 2학년까지는 수학 교

과서를 이용하여 배우고 있지만, 대부분의 고등학

교 3학년 수학 수업에는 수학 교과서 보다는 문제

해결력 향상을 위해 EBS 수학교재 등을 이용한 문

제풀이 수업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교육부

지침으로 수능의 70%는 EBS 교재에 나오는 문제

들과 유사하게 출제하도록 하였으니, 속된 말로

100점 만점에 70점은 거저 준다는데 어느 수학교

사가 정규 수학 교과서를 갖고 진도표에 따른 수업

만 하겠습니까? 이런 수학 수업이다 보니 수학 문

제를 잘 풀지 못할 경우에는 암기 또는 주입식 교

육에만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논리적인 생각과 창의적인 생각 없이 수학 공부를

하다 보니 학생들은 수학에 대한 흥미가 점점 사라

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입학한 대학에서는 공대 및 자연대 등의

학생들이 막상 고교 수준인 기초수학조차도 잘 몰

라 미적분 과목을 위해 과외선생들을 찾거나 학원

가를 기웃거리기도 하는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

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많은 학생들이 수학을 즐길

줄 알도록 하기 위해서는 중학교 및 고등학교의 수

학 수업시간에 여러 교구를 활용한 체험활동 위주

의 수업, 다양한 수학적 지식을 활용한 탐구중심

수업, 친구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프로젝트 수업

등의 다양한 수업방법의 도입과 이에 알맞은 다양

한 평가 방법이 일상화된 이런 수학 수업이 펼쳐져

야 합니다.

세계 각국의 대학입학시험제도, 각 교과목의 운

영방법 등 좋은 교육정책이 아주 많습니다. 지금

당장 교육부도 이러한 제도를 열심히 연구하여 이

때까지 잘못된 입시제도 등의 여러 가지 시행착오

를 거울삼아 대학 입학시험 제도를 과감하게 수정

보완해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이나 입학시험에 얽매이

지 않는 입시제도의 개선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

니다. 중·고등학교의 수학교과 운영에 교사의 수업

과 평가방법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그런 수학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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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호 Newsletter of the KMS ∙ 35

이 이루어지도록 하여 많은 학생들이 보다 더 즐거

운 마음으로 수학에 가까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 생각합니다.

4. 이런 상황의 해결 방법은 없을까?

어느 수학교육 발표회에서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2차함수 수학수업시간에 여러 가지 2차함수의 그

래프를 그리도록 하였는데, 여러 교구, 즉 컴퓨터

등을 사용하는 반과 그렇지 않은 반을 나누어서 수

업을 실시한 후에 치른 시험의 결과를 비교하였더

니 교구를 사용한 반 학생들의 수학 성적은 골고루

높게 나왔고, 그렇지 않은 학급 학생들의 수학 성적

은 격차가 크게 나면서 교구를 사용한 반보다 성적

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이러한 결과와 관련하여 최

근에 각 시도마다 수학체험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이 학생들이 수학에 흥미를 갖게 하는 중요한 정

책이라 생각하며,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싶습니다.

또, 어느 수학교과 논문에서도 이런 연구결과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학생들이 수학을 좋아하게 된

계기와 수학을 포기하게 된 원인은 수학선생님의 실

력과 선생님의 인성이 35%에서 40%를 차지한다.”

여러분들은 이 연구결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

하십니까? 저는 소름이 끼칩니다. 혹시 나 때문에

수학을 포기한 학생들이 있었는지 지난 40여 년간

의 교수 생활을 반성하는 마음으로 뒤돌아봅니다.

아주 원론적인 이야기이지만, 이 결과에 대해서 우

리 수학선생님들은 큰 책임감을 인식하고 학생들을

위해서 선생님으로서의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연구

하며 학생들을 잘 지도해야 할 것입니다.

한 가지 예로, 국내 한 대학의 생물학 전공 교수

님이 프랑스에 유학을 갔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어

느 날, 담당 교수님 연구실을 방문했을 때 휴지통

이 전부 지렁이를 그린 종이들로 가득한 것을 보았

답니다. 이상히 여기고 있는 차에, 다음 날 그 교

수님의 수업시간에 지렁이에 대해서 배우는데, 교

수님이 지렁이 사진과 거의 똑같게 칠판에 지렁이

를 그리며 설명하더라는 것입니다. 자기에게 가르

치기 위해서 그 교수님은 연구실에서 엄청난 시간

을 소비하며 지렁이 그리는 연습을 했다는 겁니다.

이 이야기가 내게도 큰 교훈이 되기도 하였지만,

이렇게 열심히 교재연구를 하시는 수학선생님 있다

면 어찌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생기겠습니까?

5. 이렇다 할 답이 없는 결론

이 글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1957년 구 소련이

인공위성 스푸트니크(Sputnik)를 발사했을 때 미국

은 우주전쟁에서 큰 위기를 직면했습니다. 미국은

그 원인이 수학에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먼저 그

이듬해인 1958년 미우주국(NASA)을 창설하고, 그

다음으로 ‘새수학 운동(The New Mathematics

Movement)’을 일으켰습니다. 수학교육에 대한 여

러 가지 비평을 받았으나, 결국은 우주전쟁에서 소

련을 따라잡을 수 있었습니다. 국가 경쟁력인 수학

때문에 미국이 지금은 우주과학뿐만 아니라, 세계

과학의 선두 국가가 되었습니다.

수학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던 것이, 바

로 어느 미국 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수학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라고 외쳤던 것과, 마이크로

소프트(Microsoft Corporation) 창업자인 빌 게이

츠(Bill Gates)도 “미국이 현재와 같이 강국을 유

지하기 위해서는 수학 및 과학이 필수다.”라고 강

조한 것입니다. 이웃나라 일본은 과학 분야의 노벨

수상자가 22명인데 반하여 우리는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수학의 필즈 메달도 마찬가지입니다. 중

국도 요즘 해외의 유명한 과학자들을 유치하기 위

해서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의 자료

에 의하면 미국 다음으로 기초과학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온 세계를

먹어 삼킬 듯이 노려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요? 맨날 한국의

과학과 수학의 역사가 일본, 중국보다 짧아서 그렇

다니 하는 우스갯소리만 늘어놓지 말고 수학자, 수

학교육학자들은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하며, 정부에

서도 이러한 현실의 심각성을 알고, 수학 등 기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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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 대한수학회소식 제 181호

과학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하여, 여러 국가에 흩

어져있는 한국의 젊은 과학자들을 불러와 마음 놓

고 연구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또,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지방대’라는 소리를

들어보았습니까? 지방에 있는 대학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학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러나 한국은 어

떠합니까? 지방분권이 무색할 정도로 지방에 있는

대학의 연구 환경은 날로 황폐화되고 있습니다. 이

러한 것도 정부 차원에서 국가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함은 두말할 필

요조차 없습니다. 특히, 학력인구의 격감으로 시골에

있는 초등학교 및 중등학교는 해마다 수없이 사라지

고 있고, 교육 환경은 날로 황폐화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크고 작은 수학 관련 학회마다 ‘수

학의 대중화’를 외칩니다. 앞에서 몇 번이나 강조

했지만, 말로만 이것을 외칠 것이 아니라 실제 수

학이 우리의 실생활 속에 얼마나 깊이 관련되어 있

는지를 구체적인 모델을 만들어 일반 국민들도 수

학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또, 수학을 가르치는 우리는 반드시 ‘수학의 대중

화’를 이루어 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우리나

라가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학을 배우고, 가르치고 연구하는 우리

모두가 다음의 질문에 대해서 어떤 답을 줄 것인가

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합시다.

“과연, 수학은 골치 아픈 과목인가요?”

그 답이 “네”이면, 우리는 수학책이 한 편의 재

미있는 소설처럼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요?

이 무지무지하게 거대한 질문 앞에 서있는 우리

는 겸손하게 묵묵히, 기원전 5000년 전부터 오늘

날까지 수학이 살아 숨 쉬면서 거대한 인류 문명을

일구어내며 발전해 왔듯이, 앞으로의 수학이 우리

의 미래 과학과 실생활에 어떤 큰 영향을 줄 것인

가를 밝히는데 우리는 온몸을 던져서,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모든 일반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그래 맞

아, 우리는 꼭 수학을 배워야 한다.”라고 무릎을

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의 완성’이기 때문

에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 없이 교육에 대한

방법론만으로는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없으며, 교육과 교육정책의 수립에 있어서도 인간

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전제된 가운데 이루어져야

하며, 아울러 정신적 물질적 투자가 함께 이루어져

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수학자의 말이 생각납니다.

“이 문제는 맞다. 그러나 나는 증명할 수 없다.”

“온 국민이 수학을 좋아하는 그날은 언제일까?”

이런 날이 올 것은 틀림없지만, 그러나 그게 언제

일지는 나는 모르겠습니다. K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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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호 Newsletter of the KMS ∙ 37

제11회 일본수학회 계절학교(MSJ-SI) 참가후기

문상혁 [카이스트(KAIST) 수리과학과 박사과정]

제11회 일본수학회 계절학교(MSJ-SI)가 2018년

7월 2일부터 13일까지 홋카이도 대학교 삿포로 캠

퍼스(Hokkaido univ., Sapporo campus)에서 개최

되었습니다. 이번 학회명은 ‘편미분방정식 이론에

서의 계량의 역할(The Role of Metrics in the

Theory of Partial Differential Equations)’로 평

탄하지 않은 계량(non-flat metric)들과 다양체 위

에서의 편미분방정식들이 관련되는 다양한 현상들

에 대한 주제들을 다루었습니다. 주제들의 범위가

넓어서인지 편미분방정식부터 조화해석, 기하학까

지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는 수학자들이 결과들을

발표하고 공부하는 자리였습니다. 학회의 오전 일

정은 몇 가지 큰 주제들과 관련한 교수님들의 3시

간 강의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오후에는 오전 주제

들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들과 결과들에 대한 강연

들이 있었습니다. 오후에는 강연자들이 두 교실로

나뉘어서 다른 발표를 할 정도로 많은 수학자들이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초록들을 보면서 오후에 어느 쪽 강연을 들으러

갈지 고민하기도 했었습니다.

학회의 내용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오전

강의 주제들을 간단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첫 번

째 주 오전에는 주로 상대성이론과 관련되는 주제

들에 대한 강의들이 있었습니다. 먼저 프린스턴

대학교(Princeton Univ.)의 세르규 클라이너만

(Sergiu Klainerman) 교수와 미할리스 다퍼모스

(Mihalis Dafermos) 교수가 블랙홀이론과 관련된

문제들과 결과들에 관하여 강의를 하였고, 파리

제13대학교(Université Paris 13)의 장 마르크

델로(Jean-Marc Delort) 교수가 콤팩트 다양체

위에서의 비선형 Klein-Gordon 방정식의 해의 장

기간 존재성에 대해 강의했습니다.

두 번째 주 오전은 주로 편미분방정식 모델들에

서의 경계면들 또는 기하학적인 곡면들의 움직임

에 관한 강의들로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막스플랑

크 연구소(Max-Planck Institute for Mathematics)

의 펠릭스 오토(Felix Otto) 교수는 몇몇 비선형

방정식 모델에서 경계면의 움직임을 그래디언트

흐름(gradient flow)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방법에

대해 강의를 했습니다. 다음으로 에콜 폴리테크닉

(Ecole Polytechnique)의 앙또네 샹볼(Antonin

Chambolle) 교수가 비등방성 평균곡률 흐름

(Anisotropic and crystalline mean curvature

flow)을 주제로 강의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워릭대

학교(Univ. of Warwick)의 찰스 엘리옷(Charles

M. Elliott) 교수의 강의 주제는 세포생물학에서

세포막을 모델링 한 변분법적, 기하학적인 편미분

방정식들이었습니다.

행사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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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 대한수학회소식 제 181호

훗카이도 대학교 훗카이도 대학교 종합박물관

주로 변분법적 방법론을 이용해서 타원형 방정

식들을 공부하던 저에게 첫 번째 주의 강의들은

새로운 내용들이었습니다. 상대성이론의 기본 개

념들과 중요한 문제들을 알게 되어 공부할 수 있

었고, 쌍곡선형 미분방정식에서 쓰이는 방법들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주의 내용들은 제가

공부하던 분야와 좀 더 가까운 주제들이었습니다.

그 예로 두 가지 안정적인 상태 사이의 경계면이

생기는 칸-힐리아드(Cahn-Hilliard) 방정식과 같

은 문제들을 접해보았기 때문입니다. 강의 내용들

이 시간변수가 들어간 방정식이라는 점에서는 차

이가 있었지만 곡면들의 변화, 평균곡률 흐름을

그래디언트 흐름으로 접근한 점들이 재미있었습니

다. 오후 강연들에서도 관련되는 다양한 주제들을

보고 공부할 수 있어서 저에게 매우 유익한 시간

이었습니다. 다양한 주제들을 보면서 느낀 점은

수학의 많은 분야들이 서로 관련되고 이어진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외에 포스터 발표 시간에 저는 처음으로 해

외학회에서 제가 연구한 내용을 발표해봤습니다.

또 최근에 참가한 학회들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학회여서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기에 좋았습니다.

강연 사이의 휴식시간도 넉넉하게 있었고, 저녁식

사 시간, 연회 등도 여러 번 있어서, 해외의 교수,

학생들과도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

다. 다양한 분야의 수학자들이 모인 만큼 제가 공

부한 편미분방정식 이외에도 기하학 분야를 주로

연구하는 사람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기간이 2주나 되었기에 학회 활동 외에도 주말

에 남는 시간에는 홋카이도청, 홋카이도 신궁 등

삿포로의 유명 관광지들도 가봤고, 오타루 운하와

오르골 전당이 잘 알려진 오타루도 다녀왔습니다.

또 일본의 음식문화도 체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좋은 경험을 하게 도움을 주신 대한수학

회, 일본수학회와 학회 주최자분들께 감사드리며

MSJ-SI 계절학교 참가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K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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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피아드

이번 호에는 지난 2018년 7월 9일(월)∼10일(화)양일간 개최되었던 제59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시험 문제를 소개합니다.

제59회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 문제

<2018년 7월 9일(월)>

1. 예각삼각형 ABC의 외접원을 Γ라 하자. 점 D와 E는 각각 변 AB와 AC 위에 있고 AD = AE를

만족한다. 선분 BD와 CE의 수직이등분선이 Γ의 호 AB 중 작은 호, 호 AC 중 작은 호와 각각 점 F ,

G에서 만난다. 두 직선 DE와 FG가 평행함(또는 일치함)을 보여라..

2. 다음 조건을 만족하는 실수 a1, a2, . . . , an+2가 존재하는 정수 n ≥ 3을 모두 구하여라.

(조건) an+1 = a1, an+2 = a2이고, i = 1, 2, . . . , n에 대하여

aiai+1 + 1 = ai+2

이다.

3. 정수들의 다음과 같은 정삼각형 모양의 나열을 역파스칼삼각형이라 하자: 가장 밑줄에 있는 수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각 수들은 바로 밑에 있는 두 수의 차(의 절대값)이다. 예를 들어, 다음 나열은 네 개의 가로줄로

이루어지고 1부터 10까지의 모든 수가 등장하는 역파스칼삼각형이다.

4

2 6

5 7 1

8 3 10 9

2018개의 가로줄로 이루어지고 1부터 1 + 2 + · · · + 2018까지의 모든 수가 등장하는 역파스칼삼각형이

존재하겠는가?

제한시간 각 4시간 30분 ; 문항당 7점

2018년 9월호 Newsletter of the KMS ·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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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10일(화)>

4. 좌표평면 위의 점 (x, y)에 대하여, x와 y가 모두 20 이하의 양의 정수일 때, 이 점을 지점이라 하자.

400개의 지점이 처음엔 모두 비어 있다. 수영과 상일이 번갈아 빈 지점에 돌을 놓고, 수영이 먼저

시작한다. 수영은 자기 차례에 빈 지점에 새로운 빨간 돌 하나를 놓되, 빨간 돌이 놓인 어떤 두 지점 사이의

거리도√5가 되지 않도록 놓는다. 상일은 자기 차례에 빈 지점에 새로운 파란 돌 하나를 놓는다. (파란

돌은, 돌이 놓여 있는 지점과의 거리에 상관없이, 빈 지점 어디에나 놓을 수 있다.) 이 게임은 한 사람이

더 이상 돌을 놓을 수 없을 때까지 진행한다.

상일이 어떤 전략으로 파란 돌들을 놓든지 상관없이, 수영이 항상 최소한 K개의 빨간 돌을 놓을 수 있는

K값 중 가장 큰 값을 구하여라.

5. 양의 정수들의 무한수열 a1, a2, . . .에 대하여 다음 조건을 만족하는 정수 N > 1이 존재한다고 하자.

(조건) 모든 n ≥ N에 대하여

a1a2

+a2a3

+ · · ·+ an−1

an+

ana1

이 정수이다.

다음을 만족하는 양의 정수 M이 존재함을 보여라.

모든 m ≥ M에 대하여, am = am+1이다.

6. 볼록사각형 ABCD가 AB ·CD = BC ·DA를 만족한다. 사각형 ABCD의 내부에 있는 점 X가 두 등식

∠XAB = ∠XCD, ∠XBC = ∠XDA

를 만족한다. 이때, ∠BXA+ ∠DXC = 180◦ 임을 보여라.

제한시간 각 4시간 30분 ; 문항당 7점

한국수학올림피아드 문제의 저작권은 대한수학회에 있습니다. 대한수학회의 허락 없이 문제의 전부 혹은

일부를 인쇄하거나 전자매체를 통하여 배포하는 것을 금합니다.

40 · 대한수학회소식 제 1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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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호 Newsletter of the KMS ∙ 41

금종해 교수(고등과학원), ‘제14회 경암상 자연과학부문’, ‘제63회 대한민국학술원상 자연과학기초부문’ 수상

금종해 교수가 제14회 경암상 자연과학부문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경암교육문화재단

이 지난 9월 17일 제14회 경암상 수상자를 발표하였다. 경암교육문화재단은 2004

년부터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 학자와 예술가의 업적을 기리고 연구와 작품 활동

을 지원하고자 학술상을 제정해 시상하고 있다.

금종해 교수는 20여 년 동안 난제로 여겨졌던 ‘유한체에서 정의된 K3 곡면의 유한

대칭군의 분류 문제’를 해결해 수학분야 최고학술지(Annals of Mathematics)에 게

재하는 등 탁월한 연구업적을 인정받았다. 그는 대수기하학 전반, 특히 대수곡면론

분야 및 양의 표수 기하학 분야 국제 석학으로 인정받고 있다. 시상식은 11월 2일 경암홀에서 열리며, 수상

자에게는 상금 2억원이 주어진다.

또한, 금종해 교수는 제63회 대한민국학술원상 자연과학기초부문도 수상하였다.

대한민국학술원상은 대한민국학술원이 국내 학술연구 진흥을 위해 세계 정상 수준의 우수하고 독창적인

연구업적을 이룬 학자에게 매년 수여하는 상으로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메달, 부상으로 상금 5천만원이

주어진다. 금종해 교수는 국내 수학 연구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공을 인정받았다. 시상식은 9월 17일

대한민국학술원 대회의실에서 개최되었으며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참석해 수상자들을 축하

하였다.

카오스재단·고등과학원·수학동아 공동 주관, ‘필즈상 해설 강연’ 개최4년마다 40세 미만의 연구자에게 수여되는 수학계의 가장 영예로운 상으로, 수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 수상자들의 2018년 연구 업적을 들을 수 있는 강연이 개최되었다.

카오스재단(이사장 이기형), 고등과학원(원장 이용희), 수학동아(발행인 장경애)가 공동 주관한 ‘2018 필

즈상 해설 강연’이 9월 6일, 7일 양일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저녁 7시 30분부터 두 시

간 동안 진행되었다.

이번 강연은 지난 8월 1일 세계수학자대회 개막식에서 발표된 필즈상 수상자 코체르 비르카르(Caucher

Birkar, 이란, 40), 알레시오 피갈리(Alessio Figalli, 이탈리아, 34), 페터 숄체(Peter Scholze, 독일, 30),

악사이 벤카테슈(Akshay Venkatesh, 호주, 36)의 연구업적을 중고등학생을 비롯한 일반 대중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고자 마련된 자리다. 강연에는 한국인 최초로 옥스퍼드대학교 교수로 임용된 김민형 교수(고

등과학원 CMC 석학교수, 옥스퍼드대학교 수학연구소 연구교수)를 비롯해 박지훈 POSTECH 교수, 하승

열 서울대 교수, 김완수 고등과학원 연구원, 임선희 서울대 교수가 참여하였다.

2018 필즈상 해설 강연은 사전 신청 후 무료로 참석이 가능하였으며, 강연은 양일 모두 네이버TV로 생

중계되었다.

수학계 소식 | 화제의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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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 대한수학회소식 제 181호

‘노원수학문화관’ 개관 예정

서울특별시 노원구(구청장: 오승록)가 수학의 대중화를 통한 수학 문화 확산과 발전을 도모하고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적합한 창의 융합적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건립하고 있는 노원수학문화관(서울특별

시 노원구 중계동 453-10, 연면적: 2,885㎡, 지하 1층, 지상 4층)이 2019년 9월 개관될 예정이다.

노원수학문화관의 외관은 직각삼각형으로 피보나치 수열과 황금 비율을 형상화하였으며, 건물 내 계단,

화장실, 벽, 바닥 등 내부 인테리어 하나하나에도 다양한 수학적 요소가 숨겨져 있어서 방문객들이 이들

을 찾아보는 또 다른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대의 수학에서부터 오늘의 수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학의 쓰임새를 보여 줄 계획이며, 다른 수학

체험관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다양한 콘텐츠와 유아, 초·중·고등학생을 위한 학습 프로그램과 아이와 부

모가 함께하는 프로그램, 일반인과 실버 세대를 위한 대중화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새로이 선임된 장세창 관장은 “노원수학문화관은 수학 문화의 대중화를 통해 수학은 어렵다는 인식을 바

꾸고, 수학이 우리 생활 속에 얼마나 깊이 연결되어 있는가를 보여줄 힐링의 장소가 될 것이다.”라고 하

면서, “노원수학문화관은 복잡하고 힘든 계산만이 수학의 모든 것이 아니며 과학뿐 아니라 인문학과 음악,

미술, 스포츠 속에도 수학이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우리나라의 중요한 장소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노원수학문화관은 미국의 국립수학박물관(MoMath)와 독일의 마테마티쿰, 일본의 이수피아 등과 같이 다

양하고 우수한 콘텐츠를 보유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며, 어린이부터, 청소년,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수학을

통해 힐링하는 대한민국 수학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문의: 노원구청 교육지원과 02–2116-4443)

층별 전시실 용도 주 사용자

3층 체험전시관수학체험을 통해 수학의 원리를 체득하고 상상을 실험

하는 공간초·중·고등학생, 일반인

2층

상설전시실 수학의 아름다움을 구현하고 느껴보는 공간 초·중·고등학생, 일반인

특별전시실미래 사회 변화를 선도하는 수학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초·중·고등학생, 일반인

1층 수학놀이터수학에 대한 즐거운 경험을 놀이와 함께

해 볼 수 있는 공간유치원, 초등학생

노원수학문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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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호 Newsletter of the KMS ∙ 43

POSTECH 포항수학연구소(Pohang Mathematical Institute) ‘L-함수 연구실’ 개소식 개최POSTECH 포항수학연구소(Pohang Mathematical Institute) ‘L-함수 연구실’ 개소식이 9월 3일 개최되었

다. POSTECH 포항수학연구소(PMI: 소장 최영주 교수) ‘L-함수 연구실’은 정수론 난제 해결의 핵심이 되

는 L-함수의 산술적 성질을 규명하여 21세기 정수론 난제에 도전하고자 하는 목표를 갖고 2018년 6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실 사업에 선정되었다. L-함수 연구실 구성원은 POSTECH 수학과 최영주(연구책

임), 최윤성, 박지훈, 조성문 교수이며, 정수론, 함수해석, 산술기하 등의 융합적 방법을 사용하여 난제에

도전하며 이를 기반으로 향후 우수연구센터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학회 소식

◑ 학회 활동 ∙∙∙∙∙∙∙∙∙∙∙∙∙∙∙∙∙∙∙∙∙∙∙∙∙∙∙∙∙∙∙∙∙∙∙∙∙∙∙∙∙∙∙∙∙∙∙∙∙∙∙∙∙∙∙∙∙∙∙∙∙∙∙∙∙∙∙∙∙∙∙∙∙∙∙∙∙∙∙∙∙∙∙∙∙∙∙∙∙∙∙∙∙∙∙∙∙∙∙∙∙∙∙∙∙∙∙∙∙∙∙∙∙∙∙∙∙∙∙∙∙∙∙∙∙∙∙∙∙∙∙∙∙∙∙∙∙∙∙∙∙∙∙∙∙∙∙∙∙∙∙∙∙∙∙

2018년도 정기 자체 감사 (08.30.)

박혜숙 감사, 이상철 감사가 2018 회계연도(2018.

01.01.~2018.07.06.) 기간의 재정 및 학회 운영 전반

에 대한 자체 감사를 실시하였다. 이번 감사 결과는 다

음과 같다.

- 사업 계획에 따라 제반 사업이 합법적으로 집행되었

으며, 회계면에서 증빙서류를 갖추어 잘 처리되었다고

인정합니다.

한국수학관련단체총연합회 활동

수학교육경쟁력제고 TF 7차 회의 (09.01.)

9월 1일, 서초역에서 개최된 한국수학관련단체총

연합회(이하 수총)산하 수학교육 경쟁력제고 TF

7차 회의에서는 8월 31일자로 활동 종료된 TF

활동 결과를 보고하였고, 이후 구성될 위원회 및

차후 수학과 교육과정 개발을 위한 준비에 대해

논의하였다.

◑ 회장단 동정 ∙∙∙∙∙∙∙∙∙∙∙∙∙∙∙∙∙∙∙∙∙∙∙∙∙∙∙∙∙∙∙∙∙∙∙∙∙∙∙∙∙∙∙∙∙∙∙∙∙∙∙∙∙∙∙∙∙∙∙∙∙∙∙∙∙∙∙∙∙∙∙∙∙∙∙∙∙∙∙∙∙∙∙∙∙∙∙∙∙∙∙∙∙∙∙∙∙∙∙∙∙∙∙∙∙∙∙∙∙∙∙∙∙∙∙∙∙∙∙∙∙∙∙∙∙∙∙∙∙∙∙∙∙∙∙∙∙∙∙∙∙∙∙∙∙∙∙∙∙∙∙∙

2018 세계수학자대회(ICM) 참석 (08.01.~08.09.)

교육부-과학기술계 대입제도 개편 관련 긴급 좌담회

참석 (08.10.)

2018년도 학술지 경쟁력 제고방안 워크숍 참석

(08.31.~09.01.)

2018년 과총 학술지발행역량강화 3차 워크숍 좌장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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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 대한수학회소식 제 181호

◑ 회의 및 위원회 개최 ∙∙∙∙∙∙∙∙∙∙∙∙∙∙∙∙∙∙∙∙∙∙∙∙∙∙∙∙∙∙∙∙∙∙∙∙∙∙∙∙∙∙∙∙∙∙∙∙∙∙∙∙∙∙∙∙∙∙∙∙∙∙∙∙∙∙∙∙∙∙∙∙∙∙∙∙∙∙∙∙∙∙∙∙∙∙∙∙∙∙∙∙∙∙∙∙∙∙∙∙∙∙∙∙∙∙∙∙∙∙∙∙∙∙∙∙∙∙∙∙∙∙∙∙∙∙∙∙∙∙∙∙∙∙∙∙∙∙

2018년도 제8차 운영위원회 (08.24.)

2018년도 학술지 경쟁력 제고방안 워크숍

(08.31.~09.01.)

2018년도 대한수학회상(공로상) 심사위원회

(09.07.)

2018년도 대한수학회상(학술상, 논문상,

상산젊은수학자상) 심사위원회 (09.07.)

2018년도 대한수학회상(디아이 수학자상)

심사위원회 (09.04.)

2018년도 제5차 이사회 (09.07.)

제1호. 신입회원 입회 및 회원구분 변경 승인

제2호. 2018년도 일반회계 중간결산 심의・의결

제3호. 2019년도 사업계획(안) 심의・의결

제4호. 2019년도 일반회계 예산(안) 심의・의결

제5호. 정관세칙 개정(안) 심의・의결

제6호. 대한수학회상(공로상, 학술상, 논문상,

상산젊은수학자상, 디아이 수학자상)

수상자 인준

2018년도 제9차 (확대)운영위원회 (09.20.)

2018년도 제2차 수학문화진흥위원회 (09.21.)

◑ 한국수학올림피아드 ∙∙∙∙∙∙∙∙∙∙∙∙∙∙∙∙∙∙∙∙∙∙∙∙∙∙∙∙∙∙∙∙∙∙∙∙∙∙∙∙∙∙∙∙∙∙∙∙∙∙∙∙∙∙∙∙∙∙∙∙∙∙∙∙∙∙∙∙∙∙∙∙∙∙∙∙∙∙∙∙∙∙∙∙∙∙∙∙∙∙∙∙∙∙∙∙∙∙∙∙∙∙∙∙∙∙∙∙∙∙∙∙∙∙∙∙∙∙∙∙∙∙∙∙∙∙∙∙∙∙∙∙∙∙∙∙∙∙∙∙

2018년도 가을학기 통신강좌 실시

제28기 한국수학올림피아드 여름학교 입교생을 대상

으로 실시하는 가을학기 통신강좌를 2018년 9월 6

일(목)~11월 8일(목), 총 8주간의 과정으로 진행하

고 있다. 통신강좌는 한국수학올림피아드 홈페이지

와 우편물을 통하여 진행되며, 진행방법은 다음과

같다. 매주 주요정리와 관련 문제를 한국수학올림피

아드 홈페이지 게시판에 게시하고 같은 내용을 각

학생들에게 우편으로 우송하면, 각 학생들은 주어진

문제를 풀어 이메일로 제출한다. 성실히 통신강좌를

수행하여 일정 기준 이상의 유효한 풀이를 보낸 학

생들에게 수료증을 수여한다.

제5회 이란기하올림피아드(IGO 2018)

2018년도 제5회 이란기하올림피아드가 2018년

9월 6일(목), 서울대학교, 카이스트에서 2018년

도 제28기 KMO 여름학교 입교생, 2018년도 제

31기 KMO 최종시험 우수상 이상 수상자, 2018

IMO 최종후보를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이란기하

올림피아드는 3개 분야(Elementary Level(중1, 중2),

Intermediate Level(중3, 고1), Advanced Level

(고2, 고3))로 실시하며, 각 나라에서 채점하여

성적을 산출한 후 분야별 상위 4명의 성적을 주

관국에 보고하면, 대회 결과가 나라별로 통보되

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국은 올해 처음으로 참

가하였다.

제32회 한국수학올림피아드 고등부 및 중등부 2차

시험 예정

제32회 한국수학올림피아드 고등부 및 중등부 2차

시험을 2018년 11월 11일(일), 전국 6개 대학(서울

대, 건국대, 충남대, 전남대, 부산대, 경북대)에서 실시

할 예정이다. 응시대상은 제32회 한국수학올림피아드

고등부 및 중등부 1차 시험 성적우수자와 한국수학

올림피아드위원회에서 추천한 학생들이며, 이 시험의

성적우수자를 선발하여 2019년 제32기 한국수학올림

피아드 겨울학교(1월 9일(수)~22일(화) 예정) 및 제32

회 최종시험(3월 예정)을 실시할 예정이다.

공지 사항1. 대한수학회-독일수학회 공동국제학술회의

(한독공동국제학술회의) 개최

① 일자: 2018.10.03.(수)~10.06.(토)

② 장소: 서울 코엑스

2. 2018년도 개인회비 및 대의원회비 납입 안내

9월 30일 현재 2018년도 회비납부 상황은 개인회

비 875명, 대의원회비(단체회비) 29개교입니다.

아직까지 회비를 납부하지 않은 회원이나 대의원

은 빠른 시일 내에 납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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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호 Newsletter of the KMS ∙ 45

세미나 & 학술회의

PMI-POSTECH 2018 Fall Number Theory Seminar

▪일자: 2018.10.11.~12.06.

▪장소: POSTECH

▪강연자: 장준명(울산대), 전병흡(UNIST), 황원태(KIAS),

김연수(전남대), 유화종(서울대), 이경석(IBS-CGP)

▪홈페이지: http://math.postech.ac.kr/

Math Colloquim

▪일자: 2018.10.19.~12.07.

▪장소: POSTECH

▪강연자: 공병돈(POSTECH), 백형렬(KAIST), 오병권(서울대),

김성연(KIAS), 최도훈(고려대), 이동현(POSTECH)

▪홈페이지: http://math.postech.ac.kr/

(Geordie Williamson 석학 강연) Representation

theory

▪일자: 2018.10.23.

▪장소: POSTECH

▪강연자: Geordie Williamson(Univ.of Sydney)

Wall-crossing formula, open Gromov-Witten in-

variants and related areas

▪일자: 2018.10.29.~10.31.

▪장소: POSTECH

자세한 사항은 대한수학회 홈페이지 ‘학술대회

캘린더’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www.kms.or.kr/event/main.html)

수학 관련 학과 박사학위 논문 목록 (2018년 8월)※ 전국 수학 관련 학과의 2018년 8월 박사학위 수여 논문 목록을 소개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박사학위 수여자 중 자료 제공에 동의한 사람 / 학교명 및 성명 가나다 순)

[이학박사]

부산대학교

김광수: Studies on Optimal Viral Therapy of Cancer : a Mathematical Modeling Approach

서울대학교

강승현: Uniqueness problems of diffusion operators on Euclidean space and on abstract

Wiener space

권달현: A Sharp Capturing Method for Irregular Surface Quantities

민찬호: Mathematical modeling and analysis of Cucker-Smale ensemble in a temperature field

서민재: Analysis of the Evaluation Attack on PLWE Problem

양창훈: On the small data scattering problem for the fractional Schrödinger equation with cubic

Hatree-type nonlinearity

윤상균: Multipliers and the similarity property for topological quantum groups

이기현: Pseudodifferential Calculus on Noncommutative Tori. Resolvents and Complex Powers

of Elliptic Operators

이상현: Geometry of moduli spaces of rational curves on Fano varie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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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 대한수학회소식 제 181호

이재승: Particle and kinetic descriptions of Kuramoto ensemble in the presence of adaptive

couplings and noises

정은희: Sharp boundedness of linear and bilinear multiplier operators

최동헌: On intersection forms of smooth 4-manifolds with boundary

하현수: Pseudodifferential calculus and Laplacians associated with Riemannian metrics on

noncommutative tori

홍순기: Martin boundary of Brownian motion on hyperbolic graphs

울산대학교

박동민: Filters of Heyting algebras on soft set theory

카이스트(KAIST)

김민기: On fractional Helly properties in graphs without complete minors

김준우: Three-Dimensional Volume Reconstruction Using Two-Dimensional Parallel Slices

최지은: Traveling waves and Turing patterns in predator-prey equ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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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MATHEMATICAL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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