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ok2 우리가 음악을 아름답다 말하는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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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K2 음악의 비밀을 탐구하는 EBS 다큐멘터리 허다흰 작가 사진 <다큐프라임 음악은 어떻게 우리를 사로잡는가> 제작팀 다큐프라임 <음악은 어떻게 우리를 사로잡는가> 우리가 음악을 아름답다 말하는 이유 누구나 음악을 듣는다. 그런데 음악이 어떻 게, 왜 우리를 사로잡는지에 대해서는 질문하 지도 답하지도 않는다. 음악은 이미 물과 공 기 같은 것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우리는 음악의 감동을 말로 표현하려 할까. 아마도 그것은 우리가 음악과 만난 아름다운 순간을 전해주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알면 알수록 더 깊은 감동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음악. EBS 다큐프라임 <음악은 어떻게 우리 를 사로잡는가> 3부작은 피아니스트 박종훈 과 함께 더 큰 감동을 위한 음악듣기의 기술 을 모색하는 시간이다. Track 1. 시간의 주인 태초에 박동이 있었다. 그리고 리듬이 생겼다. 리듬은 사람들이 일어나 춤을 추 고 발을 구르게 만든다. 2박자, 3박자, 4박자. 정박은 지루하다. 정직한 리듬은 음악가를 가두는 틀이다. 이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 음악가들은 갖은 애를 쓴다. 싱코페이션, 루바토, 랙타임…. 이 낯선 단어들은 모두 ‘리듬’이 ‘정박’에서 벗어 나기 위해 애를 쓴 흔적들이다. 삶이 그러하듯 리듬도 다양하다. 리듬의 특성만 가지고도 역사 속에선 하나의 독립된 장르가 탄생하기도 했다. 때론 한 가지가 아닌 여러 가지 패턴의 리듬 이 뒤섞여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이질적인 박자들이 동 시에 연주된다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리듬으로 탄생하기도 한다는 사 실이다. 그리고 음악가는 리듬으로 시간을 쪼갠다. 과거를 재현하기도 하고 미래를 만 들어나가기도 한다. 리듬은 살아가면서 느끼는 삶의 시간을 조직하는 것과 같 고 이 작업은 주로 즉각적이면서 거의 본능적으로 이루어진다. 이처럼 리듬은 음악을 앞으로 나가게 하는 힘이다. Track 2. 집으로 가는 길 입가와 귓가에 계속 맴도는 음악, 한번 들은 음악을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는 이유 는 무엇일까. 한 옥타브에 적당한 간격으로 벌어져 있는 12개의 음이 만드는 마술, 바로 멜로디 덕분이다. 음악은 어디론가 떠나서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여행 같은 구조를 가진 다. 여행을 떠난 멜로디는 별의별 일을 다 겪고 결국은 집(으뜸음)으로 돌아온다. 그래서 멜로디가 여행에서 겪는 일들이 얼마나 드라마틱하게 구성되는가 그리고 그 멜로디는 어 떻게 집으로 돌아오는가를 음미해보는 경험을 통해, 우리는 음악이 어떻게 우리를 사로 잡는지를 알 수 있다. 화성(하모니)도 마찬가지다. 멜로디를 깊고 두텁게 만들어주는 화성은 멜로디가 훨씬 풍 부하게 여행을 하며 집으로 돌아 올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다시 말 해, 음악을 처음부터 끝까지 듣는 일은 멜로디가 화성이 만든 길 위에서 여행을 시작해 결국 끝을 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음악의 끝)을 지켜보는 일이다. 멜로디와 함께하는 여정을 보다 즐겁게 만드는 것은 음악가의 임무다. 음악가는 사람들 의 익숙한 기대를 멋지고 기분 좋게 배반하기 위해 수많은 밤을 보낸다. 그렇게 그들은 사람들의 음악에 대한 기대를 만족시키기도 하고, 또 배반하기도 하면서 음악의 아름다 운 여정을 오늘도 만들어낸다. Track 3. 삶의 색깔 지휘자 정명훈은 음악을 통해 꿈속에서 살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음악가로서 그는 음악 을 들을 때면 항상 그 음악을 듣게 될 당시의, 다른 세상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 다. 살면서 지치고 힘들 때도 많지만, 항상 아름다운 음악이 있기에 모든 것을 다 잊어버 릴 수가 있다. 지휘자 정명훈의 음악이 모든 것을 잠시 잊을 수 있게 하는 꿈이라면, 첼 리스트 조영창의 음악은 모든 것이 다 들어있는 현실이다. 음악에선 인생을 찾을 수 있 고, 슬픔과 기쁨을 느낄 수 있고, 음악 안으로 파고드는 만큼 원하는 모든 것을 다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음악은 음악을 듣는 사람 자체이기도 하다. 음악이라는 세계가 있다면 그것과 동떨 어져서는 음악가란 존재할 수 없다고 믿는 기타리스트 신윤철은, 음악가는 곧 음악이어 야한다고 이야기한다. 도대체 음악은 어떤 방식으로 우리를 사로잡는가? 모든 음악가들이 공통적으로 하고 있 는 고민이다. 클래식에서 대중음악, 재즈, 일렉트로닉까지. 각 분야 최고의 음악가들을 찾아가 던져본 이 질문에 과연 그들은 뭐라고 대답했을까. 다큐프라임 <음악은 어떻게 우리를 사로잡는가> 8월 27일(월)~8월 29일(수) 21:50~22:40 기획 이연규 / 연출 백경석 / 촬영 이창열 음악이 우리에게 선물하는 행복한 감정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음악에 대한 즐거운 이해와 실제 음악가들의 목소리를 통해, 누구나 한번쯤 궁금했을 음악이라는 매력의 근원을 탐구해보는 다큐멘터리. EBS 2012. AUGUST 22 박종훈 피아니스트 EBS 다큐프라임 <음악은 어떻게 우리를 사로 잡는가>의 스토리텔러는 이탈리아 산레모 국 제 피아노 콩쿨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박종 훈이 참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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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LOOK2 우리가 음악을 아름답다 말하는 이유 - EBSabout.ebs.co.kr/files/about/files/pr/magazine201208/22... · 2012. 7. 30. · look2 음악의 비밀을 탐구하는 ebs

LOO

K2

음악의 비밀을탐구하는 EBS다큐멘터리

글 허다흰 작가

사진 <다큐프라임 음악은 어떻게 우리를 사로잡는가>제작팀

다큐프라임<음악은 어떻게 우리를 사로잡는가>

우리가 음악을 아름답다 말하는 이유

누구나 음악을 듣는다. 그런데 음악이 어떻

게, 왜 우리를 사로잡는지에 대해서는 질문하

지도 답하지도 않는다. 음악은 이미 물과 공

기 같은 것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우리는 음악의 감동을 말로 표현하려 할까.

아마도 그것은 우리가 음악과 만난 아름다운

순간을 전해주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알면

알수록 더 깊은 감동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음악. EBS 다큐프라임 <음악은 어떻게 우리

를 사로잡는가> 3부작은 피아니스트 박종훈

과 함께 더 큰 감동을 위한 음악듣기의 기술

을 모색하는 시간이다.

Track 1. 시간의 주인

태초에 박동이 있었다. 그리고 리듬이 생겼다. 리듬은 사람들이 일어나 춤을 추

고 발을 구르게 만든다. 2박자, 3박자, 4박자. 정박은 지루하다. 정직한 리듬은

음악가를 가두는 틀이다. 이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 음악가들은 갖은 애를 쓴다.

싱코페이션, 루바토, 랙타임…. 이 낯선 단어들은 모두 ‘리듬’이 ‘정박’에서 벗어

나기 위해 애를 쓴 흔적들이다.

삶이 그러하듯 리듬도 다양하다. 리듬의 특성만 가지고도 역사 속에선 하나의

독립된 장르가 탄생하기도 했다. 때론 한 가지가 아닌 여러 가지 패턴의 리듬

이 뒤섞여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이질적인 박자들이 동

시에 연주된다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리듬으로 탄생하기도 한다는 사

실이다.

그리고 음악가는 리듬으로 시간을 쪼갠다. 과거를 재현하기도 하고 미래를 만

들어나가기도 한다. 리듬은 살아가면서 느끼는 삶의 시간을 조직하는 것과 같

고 이 작업은 주로 즉각적이면서 거의 본능적으로 이루어진다. 이처럼 리듬은

음악을 앞으로 나가게 하는 힘이다.

Track 2. 집으로 가는 길

입가와 귓가에 계속 맴도는 음악, 한번 들은 음악을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는 이유

는 무엇일까. 한 옥타브에 적당한 간격으로 벌어져 있는 12개의 음이 만드는 마술, 바로

멜로디 덕분이다. 음악은 어디론가 떠나서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여행 같은 구조를 가진

다. 여행을 떠난 멜로디는 별의별 일을 다 겪고 결국은 집(으뜸음)으로 돌아온다. 그래서

멜로디가 여행에서 겪는 일들이 얼마나 드라마틱하게 구성되는가 그리고 그 멜로디는 어

떻게 집으로 돌아오는가를 음미해보는 경험을 통해, 우리는 음악이 어떻게 우리를 사로

잡는지를 알 수 있다.

화성(하모니)도 마찬가지다. 멜로디를 깊고 두텁게 만들어주는 화성은 멜로디가 훨씬 풍

부하게 여행을 하며 집으로 돌아 올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다시 말

해, 음악을 처음부터 끝까지 듣는 일은 멜로디가 화성이 만든 길 위에서 여행을 시작해

결국 끝을 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음악의 끝)을 지켜보는 일이다.

멜로디와 함께하는 여정을 보다 즐겁게 만드는 것은 음악가의 임무다. 음악가는 사람들

의 익숙한 기대를 멋지고 기분 좋게 배반하기 위해 수많은 밤을 보낸다. 그렇게 그들은

사람들의 음악에 대한 기대를 만족시키기도 하고, 또 배반하기도 하면서 음악의 아름다

운 여정을 오늘도 만들어낸다.

Track 3. 삶의 색깔

지휘자 정명훈은 음악을 통해 꿈속에서 살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음악가로서 그는 음악

을 들을 때면 항상 그 음악을 듣게 될 당시의, 다른 세상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

다. 살면서 지치고 힘들 때도 많지만, 항상 아름다운 음악이 있기에 모든 것을 다 잊어버

릴 수가 있다. 지휘자 정명훈의 음악이 모든 것을 잠시 잊을 수 있게 하는 꿈이라면, 첼

리스트 조영창의 음악은 모든 것이 다 들어있는 현실이다. 음악에선 인생을 찾을 수 있

고, 슬픔과 기쁨을 느낄 수 있고, 음악 안으로 파고드는 만큼 원하는 모든 것을 다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음악은 음악을 듣는 사람 자체이기도 하다. 음악이라는 세계가 있다면 그것과 동떨

어져서는 음악가란 존재할 수 없다고 믿는 기타리스트 신윤철은, 음악가는 곧 음악이어

야한다고 이야기한다.

도대체 음악은 어떤 방식으로 우리를 사로잡는가? 모든 음악가들이 공통적으로 하고 있

는 고민이다. 클래식에서 대중음악, 재즈, 일렉트로닉까지. 각 분야 최고의 음악가들을

찾아가 던져본 이 질문에 과연 그들은 뭐라고 대답했을까.

다큐프라임 <음악은 어떻게 우리를 사로잡는가>

8월 27일(월)~8월 29일(수) 21:50~22:40

기획 이연규/연출 백경석/촬영 이창열

음악이 우리에게 선물하는 행복한 감정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음악에 대한 즐거운 이해와 실제 음악가들의 목소리를

통해, 누구나 한번쯤 궁금했을 음악이라는 매력의 근원을 탐구해보는 다큐멘터리.

EBS 2012. AUGUST

22

박종훈 피아니스트

EBS 다큐프라임 <음악은 어떻게 우리를 사로

잡는가>의 스토리텔러는 이탈리아 산레모 국

제 피아노 콩쿨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박종

훈이 참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