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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17일 금요일 7
8면힛플레이스
가파도 사라봉 수월봉
10면스포츠
K리그 역대 최고 짝꿍은 누구?
9면이책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4 3 그린 김홍모 빗창
따스한 봄기운에 섬 곳곳이 파릇해지는 4~
5월이면 제주 사람들은 바빠진다. 딱 이맘
때만 꺾을 수 있는 고사리를 만나기 위해서
다. 산과 들에서 마주하는 초록 줄기는 생
명력 넘치는 봄의 선물이다.
고사리 철이 돌아왔지만 올해는 몸가짐
이 조심스럽다. 코로나19 여파에 해마다 찾
아왔던 고사리축제도 취소됐다. 그래도 이
대로 한철을 보내긴 아쉽다. 고사리를 따는
것 만큼 이 계절의 맛을 만나는 것도 재미
다. 김진경 베지근연구소 총괄디렉터의 도
움을 받아 좋은 고사리를 색다르게 맛보는
방법 등을 정리했다.
# 제주사람에게 없어선 안될 식재료
제주 고사리는 예부터 귀한 대접을 받았다.
궐채 (蕨菜)라는 이름으
로 임금에게 진상되
기도 했다.
지 금 도
산 에
서 나
는
소고기 라 불리며 비싼 몸값을 자랑한다. 단백
질과 칼슘, 철분, 무기질 등 영양도 풍부하다.
제주에서 고사리는 없어선 안될 식재료다.
제사상에는 빠지지 않고 올랐다. 제주사람들
은 조상이 제사 음식을 싸서 간다고 여겨 고
사리를 가지런히 올리고 계란물을 부어 전처
럼 지진 보따리 를 만들기도 했다. 제사용
으로 올리던 나물이라 무덤가에 자란 고사리
는 따지 않았다.
고사리는 줄기가 세지 않은 것을 꺾어야
한다. 햇빛을 받으면 줄기가 억세진다고 해
새벽부터 고사리를 꺾는 일이 흔하다. 백
고사리 와 흑고사리 중엔 흑고사리를 더
쳐준다. 고사리를 전문적으로 따는 꾼 들
은 그늘에서 자란 진한 갈색의 통통한 흑고
사리를 따기 위해 가시덤불을 누비는 것도
마다 않는다.
고사리를 따는 것만큼 잘 삶는 것도 중요
하다. 고사리에 있는 독성을 빼기 위해서
다. 보통 끓는 물에 5분 정도 삶으면 되지
만 늦게 딴 고사리라면 좀 더 시간을 둬야
한다. 삶은 고사리는 건져서 물기를 빼고
식혀야 하는데, 이때 물에 담그면 고사리의
향이 떨어질 수 있어 최대한 헹구지 않는
게 좋다. 오래 두고 먹을 고사리는 한 번 삶
은 뒤 햇볕에 잘 말려 보관하면 된다.
#샌드위치부터 피클까지… 고사리의 새
로운 맛
제주에선 고사리를 다양하게 맛본다. 고소
하게 나물로 볶거나 돼지고기 육수에 푹 끓
여 육개장으로 먹기도 한다. 찾아보면 더 새
롭게 고사리를 맛볼 수 있는 레시피도 많다.
김진경 베지근연구소 총괄디렉터는 제
주사람들은 돼지고기에 고사리를 함께 볶
아 즐겨 먹었다 며 (국물 없이) 바싹 볶은
고사리 돼지고기 지짐 을 빵 속에 넣어 모
차렐라치즈를 뿌려 그릴에 구우면 고사리
돼지고기 파니니 샌드위치 를 만들 수 있
다 고 말했다.
고사리가 연하고 향이 좋다면 고사리를
넣고 밥을 해 먹어도 좋다. 푹 무르게 데친
고사리에 들깨가루와 쪽파, 으깬 두부를 넣
고 간장과 들기름으로 버무린 고사리 들깨
무침 도 입맛을 돋우는 음식이다.
음식을 먹을 때 상큼함을 더하는 피클
도 고사리로 만들 수 있다. 물과 설탕, 식초
를 2:1:1 비율로 해 피클링 스파이스(향신
료)를 넣고 끓이면 피클물 이 완성되는데,
이 물이 뜨거울 때 고사리를 넣어 실온에서
3일 정도 숙성하면 된다.
김 총괄디렉터는 고사리 피클은 갓 따서
한 번 삶은 고사리로 만들기 때문에 고사리
철에만 만들 수 있다 며 오래 두고 먹을
거라면 3일간 숙성을 거친 뒤 피클물을 다
시 한번 끓인 뒤 고사리를 넣어 냉장 보관
하면 된다 고 소개했다.
김지은기자 [email protected]
돌아온 고사리철… 제주 자연이 준 선물
산에서 나는 소고기 … 예부터 귀한 대접
영양도 풍부… 따는 것 만큼 삶는 것도 중요
지짐 파니니 샌드위치 피클 등 레시피 다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