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정상 오른 7인조 보이그룹 ‘방탄소년단’ · 방탄소년단 콘텐츠의...

2
80 201807 201807 81 이매진 스페셜 7인조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이 지난 5월 빌보드 정상에 우뚝 섰다. 이들은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로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1위, 앨범의 타이틀곡 '페이크 러 브'(FAKE LOVE)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 10위를 차지했다. 이 앨범 은 디지털 음원 시대에 국내 판매량 166만 장이라는 경이적인 수치도 기 록했다. 한국 대중음악 100년사 최초로 빌보드 정상 가수가 탄생했다는 소식에 가요계에선 '승전보 넘어선 대첩' '빌보드 정복' 등 흥분 섞인 수식어들이 쏟아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축전을 보내 는 등 각계의 축하 물결도 이어졌다. 방탄소년단의 성과는 여러 분야에서 파장을 일으키는 나비효과로도 나타 났다. 아직 상장되지 않은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기업 가치는 1조원이 넘을 것으로 평가됐고, 방탄소년단과 업무 관련성이 있는 기업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이들의 성공을 분석한 책들이 잇달아 출간됐고, 멤버들 이 가사의 영감을 얻거나 차용한 문학 작품 판매량이 급증했다. 빌보드 정상 오른 7인조 보이그룹 ‘방탄소년단’ 한국대중음악 100년史 최초…그 의미와 비결은 이은정 기자 그런 점에서 방탄소년단이 한국어 앨범으로 세계 팝 시장의 성공 척도인 빌보드 정상을 밟은 것은 미국 주류 틴팝(teen pop) 시장을 뚫었다는 것 을 의미한다. 지금껏 빌보드 메인차트(빌보드 200, 핫 100)에 진입한 한국 가수는 싸 이를 비롯해 빅뱅, 지드래곤, 씨엘, 엑소, 원더걸스 등 여럿이었지만, 신보 를 낼 때마다 순위를 끌어올리며 진입하는 지속성을 보여준 가수는 방탄 소년단이 유일하다. 이들은 2015년 12월 '화양연화 파트.2'로 '빌보드 200' 171위에 처음 진입한 뒤 이번 3집(일본어 앨범 한 장 포함)까지 총 7장의 앨범을 이 차 트에 진입시켰다. 정상 등극까지 걸린 시간은 2년 5개월이었다. 그중 지난해 9월 발표한 앨범 '러브 유어셀프 승 허'(LOVE YOURSELF 承 Her)는 '빌보드 200'과 '핫 100'에 한국 가수 최초로 동시 진입한 데 이어 '빌보드 200'(7위로 첫 등장)에서 올해 6월까지 장기간 머물러 이들 의 견고한 팬덤을 확인시켜줬다. 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는 "방탄소년단의 음악은 10대의 지지가 절대적 인 팝스타 저스틴 비버처럼 주류 틴팝에 속한다"며 "앞으로 미국 시장에서 보편적이고 지속적인 활동, 오프라인으로 누적되는 행보들이 쌓인다면 세 대를 넘는 성공이 가능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메시지 보편성 · 팝 트렌드 읽은 음악 지난 2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방탄소년단의 성공 요인에 대한 분석이 각계에서 쏟아졌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음악과 10대와 교감하는 보 편적인 메시지, 완성형 퍼포먼스로 불린 '칼 군무', 다량의 콘텐츠 공급을 통한 친근한 SNS 소통…. 그중 미국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2연패 한 점 을 들어 한동안 SNS 소통이 성공 비결로 집중되기도 했다. 해외 팬들이 유입된 초기에는 유튜브와 SNS의 힘이 컸다. 뉴미디어에 친 숙한 '유튜브 세대'들은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비주얼과 화려한 군무, 트 렌디한 음악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SNS가 팬 유입 경로가 됐지만 '코어 팬'들이 쌓인 기반은 역시 음악이다. 미국 빌보드의 실비오 피에로룽 차트 총괄 부사장은 "그동안 많은 평론 가는 K팝의 소모적이고 비슷한 음악 스타일과 캐릭터를 비난했다. 심지어 공장에서 찍어내는 인형에 불과하다고까지 했다"며 방탄소년단은 K팝 가 수들과 확연히 다른 음악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대중음악 전문지 롤링스톤 역시 "방탄소년단이 모범적인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비판적인 노래를 만들었다"고 소개하며 "덕분에 천편일률적 인 'K팝 기계'를 비판하던 평론가들과 팬들에게 신선한 인상을 준다"고 분석했다. 방탄소년단이 한국어로 노래하는 K팝 가수임에도 팬들이 K팝과 선을 그 으며 'BTS 팝'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랩과 보컬 라인이 뚜렷한 이들은 소속 프로듀서들과 손잡고 음악을 직접 또 방탄소년단과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11월부터 유니세 프와 손잡고 펼치는 '러브 마이셀프' 캠페인은 총 모금액이 11억원을 돌 파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은 어떻게 글로벌 팬덤 '아미'를 이끌며 세계 시장에서 우뚝 설 수 있었을까.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은 지난 1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요한 것 은 음악과 퍼포먼스의 퀄리티가 무조건 좋아야 한다는 점이며 그걸 갖춘 상태에서 우리가 말하고 싶은 진심과 메시지, 우리가 꾸준히 한 소통 빈도 수가 합쳐졌고, 이 모든 걸 방시혁 PD님이 선구안을 갖고 밀어줬다"고 강 조했다. 이들의 빌보드 정상 등극 의미와 성공 비결을 분석했다. 한국어 앨범으로 미국 주류 틴팝 시장 뚫다 아시아 시장이 거점인 K팝은 그간 미국과 유럽 등 서구 시장에서는 변방의 장르였다. 서구의 10~20대가 뉴미디어를 접점으로 뜨겁게 호응했지만 비 주류 음악에서 '매스 컬처'(mass culture·대중문화)로 도약하진 못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18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방탄소년단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국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리허설 모습 방탄소년단의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가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1위를 차지했다. 외국어 앨범이 이 차트 정상을 차지하기는 12년 만이다. 사진 / 유튜브 제공 사진 / 빌보드 홈페이지 캡처 사진 / AMAs 공식 SNS 제공 사진 / 빅히트 제공 EPA=연합뉴스

Upload: others

Post on 07-Jul-2020

0 views

Category:

Documents


0 download

TRANSCRIPT

Page 1: 빌보드 정상 오른 7인조 보이그룹 ‘방탄소년단’ · 방탄소년단 콘텐츠의 전파력은 유튜브와 sns 등 뉴미디어 소통이 기반 이 됐다. 멤버

80 201807 201807 81

이 매 진 스 페 셜

7인조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이 지난 5월 빌보드 정상에 우뚝 섰다.

이들은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로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1위, 앨범의 타이틀곡 '페이크 러

브'(FAKE LOVE)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 10위를 차지했다. 이 앨범

은 디지털 음원 시대에 국내 판매량 166만 장이라는 경이적인 수치도 기

록했다.

한국 대중음악 100년사 최초로 빌보드 정상 가수가 탄생했다는 소식에

가요계에선 '승전보 넘어선 대첩' '빌보드 정복' 등 흥분 섞인 수식어들이

쏟아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축전을 보내

는 등 각계의 축하 물결도 이어졌다.

방탄소년단의 성과는 여러 분야에서 파장을 일으키는 나비효과로도 나타

났다.

아직 상장되지 않은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기업 가치는 1조원이

넘을 것으로 평가됐고, 방탄소년단과 업무 관련성이 있는 기업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이들의 성공을 분석한 책들이 잇달아 출간됐고, 멤버들

이 가사의 영감을 얻거나 차용한 문학 작품 판매량이 급증했다.

빌보드 정상 오른 7인조 보이그룹 ‘방탄소년단’한국대중음악 100년史 최초…그 의미와 비결은글 이은정 기자

그런 점에서 방탄소년단이 한국어 앨범으로 세계 팝 시장의 성공 척도인

빌보드 정상을 밟은 것은 미국 주류 틴팝(teen pop) 시장을 뚫었다는 것

을 의미한다.

지금껏 빌보드 메인차트(빌보드 200, 핫 100)에 진입한 한국 가수는 싸

이를 비롯해 빅뱅, 지드래곤, 씨엘, 엑소, 원더걸스 등 여럿이었지만, 신보

를 낼 때마다 순위를 끌어올리며 진입하는 지속성을 보여준 가수는 방탄

소년단이 유일하다.

이들은 2015년 12월 '화양연화 파트.2'로 '빌보드 200' 171위에 처음

진입한 뒤 이번 3집(일본어 앨범 한 장 포함)까지 총 7장의 앨범을 이 차

트에 진입시켰다. 정상 등극까지 걸린 시간은 2년 5개월이었다.

그중 지난해 9월 발표한 앨범 '러브 유어셀프 승 허'(LOVE YOURSELF

承 Her)는 '빌보드 200'과 '핫 100'에 한국 가수 최초로 동시 진입한 데

이어 '빌보드 200'(7위로 첫 등장)에서 올해 6월까지 장기간 머물러 이들

의 견고한 팬덤을 확인시켜줬다.

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는 "방탄소년단의 음악은 10대의 지지가 절대적

인 팝스타 저스틴 비버처럼 주류 틴팝에 속한다"며 "앞으로 미국 시장에서

보편적이고 지속적인 활동, 오프라인으로 누적되는 행보들이 쌓인다면 세

대를 넘는 성공이 가능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메시지 보편성·팝 트렌드 읽은 음악

지난 2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방탄소년단의 성공 요인에 대한 분석이

각계에서 쏟아졌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음악과 10대와 교감하는 보

편적인 메시지, 완성형 퍼포먼스로 불린 '칼 군무', 다량의 콘텐츠 공급을

통한 친근한 SNS 소통….

그중 미국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2연패 한 점

을 들어 한동안 SNS 소통이 성공 비결로 집중되기도 했다.

해외 팬들이 유입된 초기에는 유튜브와 SNS의 힘이 컸다. 뉴미디어에 친

숙한 '유튜브 세대'들은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비주얼과 화려한 군무, 트

렌디한 음악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SNS가 팬 유입 경로가 됐지만 '코어 팬'들이 쌓인 기반은 역시 음악이다.

미국 빌보드의 실비오 피에로룽 차트 총괄 부사장은 "그동안 많은 평론

가는 K팝의 소모적이고 비슷한 음악 스타일과 캐릭터를 비난했다. 심지어

공장에서 찍어내는 인형에 불과하다고까지 했다"며 방탄소년단은 K팝 가

수들과 확연히 다른 음악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대중음악 전문지 롤링스톤 역시 "방탄소년단이 모범적인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비판적인 노래를 만들었다"고 소개하며 "덕분에 천편일률적

인 'K팝 기계'를 비판하던 평론가들과 팬들에게 신선한 인상을 준다"고

분석했다.

방탄소년단이 한국어로 노래하는 K팝 가수임에도 팬들이 K팝과 선을 그

으며 'BTS 팝'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랩과 보컬 라인이 뚜렷한 이들은 소속 프로듀서들과 손잡고 음악을 직접

또 방탄소년단과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11월부터 유니세

프와 손잡고 펼치는 '러브 마이셀프' 캠페인은 총 모금액이 11억원을 돌

파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은 어떻게 글로벌 팬덤 '아미'를 이끌며 세계 시장에서 우뚝 설

수 있었을까.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은 지난 1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요한 것

은 음악과 퍼포먼스의 퀄리티가 무조건 좋아야 한다는 점이며 그걸 갖춘

상태에서 우리가 말하고 싶은 진심과 메시지, 우리가 꾸준히 한 소통 빈도

수가 합쳐졌고, 이 모든 걸 방시혁 PD님이 선구안을 갖고 밀어줬다"고 강

조했다.

이들의 빌보드 정상 등극 의미와 성공 비결을 분석했다.

한국어 앨범으로 미국 주류 틴팝 시장 뚫다

아시아 시장이 거점인 K팝은 그간 미국과 유럽 등 서구 시장에서는 변방의

장르였다. 서구의 10~20대가 뉴미디어를 접점으로 뜨겁게 호응했지만 비

주류 음악에서 '매스 컬처'(mass culture·대중문화)로 도약하진 못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18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방탄소년단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국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리허설 모습

방탄소년단의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가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1위를 차지했다. 외국어 앨범이 이 차트 정상을 차지하기는 12년 만이다.

사진 / 유튜브 제공

사진 / 빌보드 홈페이지 캡처사진 / AMAs 공식 SNS 제공

사진 / 빅히트 제공

EPA=연합뉴스

Page 2: 빌보드 정상 오른 7인조 보이그룹 ‘방탄소년단’ · 방탄소년단 콘텐츠의 전파력은 유튜브와 sns 등 뉴미디어 소통이 기반 이 됐다. 멤버

201807 83

만들며 '자체 제작돌'로서의 '진가'를 보여줬다. 방시혁 PD가 자발성에 대

한 동기 부여를 해줬고 이들은 음악에 자신들의 진심을 녹였다. 장르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학교 3부작, 청춘 시리즈,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 등

스토리텔링이 탄탄한 연작 앨범을 내며 청춘과 교감하는 화두를 던졌다.

강점은 메시지의 보편성과 팝 시장 트렌드를 읽은 장르의 융합이다.

음악 속 메시지는 '희로애락'을 노래하는 여느 K팝 그룹보다 광범위하다.

가깝게는 자신들 이야기인 청춘의 성장통부터 사회 이슈, 기성세대와 위

계질서에 대한 비판까지 아이돌 가수들이 금기시하는 영역을 아울렀다.

때론 '1Q84' '데미안'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등 문학 작품에서 영감

을 얻기도 했다. 이들의 가사는 언어와 국경을 넘어 밀레니얼 세대가 공감

할 보편타당성이 있다.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에선 '자신을 사랑하자'는 사람 중심의 화두를 꺼

냈다. 이 시리즈 앨범인 3집 곡 '낙원'에서는 무한경쟁 사회에 내몰린 이들

에게 '꿈이 없어도 괜찮아' '뭐가 크건 작건 그냥 너는 너잖아'라고 등을

두드렸다.

이런 메시지가 담긴 트랙은 소속사 프로듀서인 방시혁·피독 등과의 작업

을 통해 완성된다. 국내 유명 작곡가들은 팝 트렌드에 적확한 장르 '융

합'을 높이 평가했다.

아이돌 그룹의 히트곡을 다량 낸 작곡가 신사동호랭이는 "유럽과 일본 작

곡가들을 만나면 방탄소년단 음악을 듣고 '어떻

게 이런 장르를 섞었지?'라고 놀라워한다"

고 전했다.

그는 "한 곡 안에서 힙합을 베이스로 두고

트랩, 퓨처베이스 등을 섞고 서정적인 멜로디

를 가미한다"며 "팝 트렌드를 읽은 장르적

시도는 프로듀서들의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기발한 접근"이라고 평했다.

매년 데뷔일인 6월 13일을 앞두고 멤버들이 참여한 콘텐츠를 SNS와 유

튜브, 사운드클라우드 등에 순차적으로 공개하는 축제인 'BTS 페스

타'(BTS FESTA)도 열었다.

물론 SNS 소통이 이들만의 차별점은 아니다. 대다수 아이돌 가수는

SNS를 활용하지만 K팝 시장의 고정관념을 탈피한 운영 방식의 '묘미'를

보여줬다.

2000년대 기획사들은 K팝을 일군 선두 기업들의 시스템을 받아들여 과정

대신 '완성형' 콘텐츠만 공개했다. '우상'의 이미지를 장착한 가수들은 '풀

메이크업'에 '풀 착장'을 하고, 노래와 안무를 완벽하게 구사할 때 대중과

만났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은 무대에서는 완성도를 기하되, 온라인에서는

마치 과정을 보여주듯 소탈한 일상과 정제되지 않은 친근한 말투로 다가

갔다. 입을 벌리고 곯아떨어진 모습도, 막 잠을 자고 일어난 듯 부스스한 얼

굴도 개의치 않았다. 전략적이지 않더라도 '투 트랙' 접근이었다.

멤버들은 SNS 소통 원칙을 "최대한 솔직하게, 진심을 담아서"라고 소개

했다. 멤버들은 '욕하지 않기' '개인 계정 만들지 않기' '음주 트윗 하지 않

기' '노출 사진 올리지 않기' '심각한 엽사(엽기적인 사진)는 상대방 동의

없이 올리지 않기' 등을 자신들만의 '룰'로 꼽았다.

대중음악평론가 강문 씨는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친구같이 친근한 수평적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며 "방탄소년단이 10대를 끌어들였다기보다는 10

대가 기다린 문법을 정확하게 꿰뚫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콘텐츠를

통해 무대 밖 멤버들의 캐릭터와 인성이 자연스럽게 전달됐다는 것이다.

10대 문법 꿰뚫은 친근한 SNS 소통

방탄소년단 콘텐츠의 전파력은 유튜브와 SNS 등 뉴미디어 소통이 기반

이 됐다. 멤버 슈가는 인터뷰에서 "SNS를 너무나도 당연하게 숨 쉬듯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 세대'에 친숙한 플랫폼을 통해 친밀감과 접

근성을 높인 점은 성공의 한 축이다.

개인 SNS 계정이 없는 방탄소년단 공식 트위터 팔로워 수는 1천527만여

명, 유튜브 채널 '방탄TV' 구독자 수는 약 903만 명·총 조회는 약 14억4

천만 회다. 트위터에서 이들의 언급량은 지난해 말 기준

으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팝스타 저스틴 비

버 관련 트윗양을 합한 것의 2배인 5억여 회다.

중소기획사 출신인 이들은 데뷔 전부터, 출연이 쉽지

않은 TV 대신 온라인을 지향하며 방대한 콘

텐츠를 쏟아냈다. 트위터에는 '셀카'부터

멤버들의 일상 및 활동사진과 영상들을,

유튜브에는 영상 일기인 '방탄 로그'나

활동 비하인드 영상인 '방탄밤' 등을 공

개했다.

'탈 국경' 가능케 한 콘크리트 팬덤 '아미'

팬덤으로는 이례적으로 유명해진 아미(ARMY)는 방탄소년단을 "전 세계

에서 가장 훌륭한 보이밴드"로 격상시키는 밑거름이 됐다.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외부로 터져나온 것도 한국의 유서 깊은 충성과 응원 문화가 전이

된 듯한 글로벌 팬덤 아미의 강력한 행동력 덕이었다.

팬들은 SNS에서 방탄소년단의 콘텐츠를 '리트윗'하며 폭발적으로 반응

했다. 그 결과 이들은 빌보드 메인 차트뿐 아니라 빌보드 '소셜 50' 차트

1위를 78번이나 차지했고, 지난해 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남성 그

룹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유튜브에 공개된 뮤직비디오는 돌파 기준으로 4억 뷰 1편, 3억 뷰 3편, 2

억 뷰 4편, 1억 뷰 5편으로 총 조회 수가 26억 건을 넘었다.

평론가 김작가는 "방탄소년단은 소셜에 가장 친숙한 밀레니얼 세대에 가

장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탈국경'적인 존재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지난 5월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호스트인 팝스타 켈리 클락슨은 방탄

소년단의 무대를 소개하면서 "여러분의 환호성에 대비해 귀마개를 썼다"

며 이미 엄청난 반응을 읽고 있었다.

카메라에 잡힌 객석의 팬들은 "BTS!"를 연호하며 출시 이틀 된 신곡 '페

이크 러브'의 후렴구를 '떼창'했다. 청중의 절반은 방탄소년단 팬처럼 보

일 정도로 큰 함성이었다.

이들이 '강남스타일'로 글로벌 센세이션을 일으킨 싸이와 다른 점도 콘크

리트 팬덤 아미가 있다는 점이다. '핫 100' 7주 연속 2위를 기록한 싸이의

경우 가수보다 코믹한 뮤직비디오와 '말춤'이 한꺼번에 대중적으로 소비

됐다면, 방탄소년단은 멤버들에 호응하는 팬덤을 차근차근 다진 끝에 화

력이 터져나왔다.

팬들은 방탄소년단의 가치관이 담긴 사회공헌 캠페인에도 적극적으로 동

참했다. 방탄소년단과 소속사가 5억원의 기부금으로 시작한 '러브 마이

셀프' 캠페인 모금액은 6개월 만에(5월 31일 기준) 총 11억5천460만원

(5억원 포함)으로 집계됐다.

'러브 마이셀프'는 자신에 대한 진정한 사랑을 바탕으로 성숙하고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데 노력하자는 캠페인으로, 메시지에 공감한 국내외 팬들

이 기부에 동참했다. 태국 팬들은 헌혈로 20만cc의 피를 모으는 선행을

실천했다.

방탄소년단이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제27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시혁 대표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호텔에서 해외 팬들이 '2018 빌보드 뮤직 어워즈'의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하는 방탄소년단을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 / 트위터 캡처

AP=연합뉴스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