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치료적 글쓰기와 인터뷰를 통한 대학생의 자아정체성 형성에 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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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교육재활과학연구 Journal of Special Education & Rehabilitation Science Vol. 54, No. 4, pp. 175~203, 2015.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인터뷰를 통한 대학생의 자아정체성 형성에 관한 내러티브 연구 정 성 옥 * 김 성 범 ** < 요 약 > 본 연구는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내러티브 연구를 통해 대학생의 자아정체성 형성과정을 살펴보고 자아정체성 하위변인들과의 관련성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D시에 소재하는 S대학교 1학년생 4명을 대상으로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인터뷰를 실시하고 내러티브 연구를 통해 대학생의 자아정체성 형성과정을 살펴보았다. 대학생의 문학치료적 글쓰기가 자아정체성 형성과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내러티브 연구를 통해 살펴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학생의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인터 뷰를 통한 중재가 자아정체성의 하위범주인 주체성 발휘와 자기수용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 으로 나타났다. 둘째, 대학생의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인터뷰를 통한 중재가 자아정체성의 하위 범주인 미래 확신성 향상과 목표지향성 의지를 형성하는 것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대학생의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인터뷰를 통한 중재가 자아정체성의 하위범주인 주도성 발휘와 친밀성 인식을 형성하는 것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어 : 문학치료, 대학생, 자아정체성, 인터뷰, 내러티브 연구 * 슈타이너심리상담연구소 소장 STEINER Psychology & Counseling Center ** 대구대학교 특수교육과 BK21플러스 연구교수(교신저자 : [email protected]) BK21plus, Department of Early Childhood Special Education, Daegu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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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수교육재활과학연구

    Journal of Special Education & Rehabilitation Science

    Vol. 54, No. 4, pp. 175~203, 2015.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인터뷰를 통한

    대학생의 자아정체성 형성에 관한 내러티브 연구

    정 성 옥* ㆍ 김 성 범**

    < 요 약 >

    본 연구는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내러티브 연구를 통해 대학생의 자아정체성 형성과정을

    살펴보고 자아정체성 하위변인들과의 관련성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D시에 소재하는

    S대학교 1학년생 4명을 대상으로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인터뷰를 실시하고 내러티브 연구를

    통해 대학생의 자아정체성 형성과정을 살펴보았다.

    대학생의 문학치료적 글쓰기가 자아정체성 형성과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내러티브 연구를 통해 살펴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학생의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인터

    뷰를 통한 중재가 자아정체성의 하위범주인 주체성 발휘와 자기수용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

    으로 나타났다. 둘째, 대학생의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인터뷰를 통한 중재가 자아정체성의 하위

    범주인 미래 확신성 향상과 목표지향성 의지를 형성하는 것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대학생의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인터뷰를 통한 중재가 자아정체성의 하위범주인 주도성

    발휘와 친밀성 인식을 형성하는 것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어 : 문학치료, 대학생, 자아정체성, 인터뷰, 내러티브 연구

    * 슈타이너심리상담연구소 소장

    STEINER Psychology & Counseling Center

    ** 대구대학교 특수교육과 BK21플러스 연구교수(교신저자 : [email protected])

    BK21plus, Department of Early Childhood Special Education, Daegu University

  • 특수교육재활과학연구(제54권 제4호)176

    Ⅰ. 서 론

    1. 연구의 의의

    현대사회에서의 인간 발달단계 관점에 따르면 대학생은 청소년기 후기(19~25세)에 속

    하는 시기로 부모로부터의 심리적, 물리적 독립을 시작하며 자신의 정체성과 관련된 실존적

    물음에 해답을 찾는 것을 주요한 발달과제로 들 수 있다. 물론 자아정체성 확립이 반드시

    청소년기에 국한되지 않고 전 생애에 걸쳐 일어나는 과정이라 하더라도 특히 청소년기에

    자아정체성 형성과제가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는 것은 신체적, 사회적, 심리적 측면에서의

    급격한 변화와 현실적인 갈등이 개인의 삶에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심화되는 시기인 것과 관련

    이 있다(Erikson, 1959). 이러한 청소년기를 Erikson(1968)은 자아의 정의(self-definition)

    와 자아존중의 문제에 정신에너지가 집중되어지는 시기로 보고 자아정체성의 확산과 갈등이

    정점에 이르는 때라고 말하였다. 또한 정체성 확립을 청소년기 후기에 이룩해야 할 핵심

    적인 발달과업으로 보았다.

    자아정체성은 태어나면서부터 이미 만들어져 발현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되고 발달된다. 에릭슨은 자아정체성에 대한 인식이 12세 전후의 사춘기부터 시작

    된다고 보지만,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을 고려한다면 대학생 시기에 가장 큰 자아정체성의

    변화를 겪게 된다(김희진, 2001). 물론 자아정체성의 형성은 전 생애에 걸쳐 계속 형성되고

    바뀌는 과정이지만 특히 대학생 시기는 개인의 정체성뿐만 아니라 대인관계, 사회적 관계가

    급격히 확대되는 시기로 부모로부터의 독립, 직업선택을 위한 준비, 이성교제 및 결혼 등

    인생의 전환기이자 자아정체성 확립을 위한 결정적 시기로 볼 수 있다. 특히 심리적 발달과

    사회적 상황을 고려할 때, 청소년 후기인 대학생 시기는 자아정체성 형성의 결정적 시기라

    할 수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40여 년간 고도의 성장을 이룩하는 사이, 어느새

    대학입학이 고교시절에 가장 중요한 과업으로 인정되고 강요되어 오면서 자신 또는 타인에

    대한 실존적 의문이나 성찰의 시간은 대학입학 이후로 미루어지게 되었다. 지금의 현실은

    대학생이 되어서도 무한 경쟁 속에서 스펙과 취업을 위해 자신의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는

    등한시 하게 된다. 그래서 대학생이 되어 자신이 처한 여러 환경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으며,

    미래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탐색해야 하는 시기에 이제까지 감춰진 많은 문제들이 부각

    되기 시작하고 정체성과 관련된 심리적, 경제적, 사회적 갈등이 문제로서 심각하게 대두된다.

    이 시기에 정체성 위기를 극복해 나가지 못할 때 정체성 혼미의 위험성이 따르게 된다.

    즉 수치심, 자존심의 결여, 소외, 자율성의 상실 등 부적응적인 증상을 갖게 하거나 불량

    집단, 범죄, 비행 등의 반사회적 행동을 발달시키게 한다(유가효, 1996). 또한 이러한 과정

  •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인터뷰를 통한 대학생의 자아정체성 형성에 관한 내러티브 연구 177

    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는다면 정체성 혼미 혹은 정체성 위기의 상태로 남게 되며 이것은

    이후 성인기 발달에 또 다른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보았다(안창일, 2010).

    Erickson의 이론은 1960년대 이래 다양한 경험적 연구에 사용이 되어 왔으며 국내에

    서도 대학생의 자아정체성 연구는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박아청, 2001; 오진령, 2009; 조

    승희, 2007; 양성은, 2005; 손해곤, 최정훈, 1992). 그러나 자아정체성 확립의 중요성에

    비추어 에릭슨이 제시한 자아정체성의 개념은 다소 다의적이며, 다른 연구들 또한 유형론

    에 근거한 정체성 지위에 따른 접근방식을 주로 취해 왔다(Marcia, 1966; 박진희, 2012;

    송현옥, 2008). 하지만 이러한 접근은 사회적 맥락과 정체성의 발달 측면, 그리고 경험에

    대한 개인의 해석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MacAdams, 2001). 이에

    최근에는 청소년기 정체성연구 경향에 있어 북미 심리학자들을 중심으로 서술적 접근을

    토대로 구성된 내러티브를 통한 자아정체성 연구가 대두되고 있다(김근영, 2012). 또한

    McAdams와 McLean(2013)은 이에 더 나아가 서술정체성의 개념을 확립하여 자아정체성

    이후에 나타나는 서술을 통한 정체성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그동안의 대학생의 자아정체성에 대한 연구는, 개인의 자아정체성 수준을 측정하거나,

    측정된 값에 대해 다른 변인들과의 관계에 대한 양적인 연구가 주류를 이루었다(김근영,

    2012; 문경숙, 2009). 이러한 양적연구들은 자아정체성을 구성하는 주요 구인들에 대한

    이해와 과학적 모델의 개발에 유용하였고, 자아정체성 관련 요인들 간의 관계에 대한 이론

    적 이해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김종백, 2014). 하지만 이러한 양적 연구는 자아정체성의

    다양한 양태 및 자아정체성 발달 과정(process)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의 틀을 제공하기

    에는 미흡한 면이 있다(김태희, 2015). 또한 양적연구는 자아정체성에 대한 규범적 이해

    에는 도움이 되지만 이를 벗어난 개개인의 다양한 자아정체성을 이해하기에는 한계를 나타

    낸다(김태희, 2015). 이러한 흐름에 따라, 최근의 자아정체성 연구 방법적 동향은 개인 중심

    적인 접근으로 변화하고 있다(Meeus, 2011). 양적인 측정이나 요인에 대한 방법에서 벗어

    나려는 접근 방식 중의 하나로 다수의 학자(McAdams, 2001; McLean, 2005; 김근영,

    2012; 문경숙, 2009)가 이용하는 내러티브 정체성(narrative identity)을 손꼽을 수 있다.

    내러티브 정체성이란 자아정체성에 대한 아이디어와 경험들을 이야기와 같은 형태로 조직

    하는 구조로서의 이야기를 의미한다(김태희, 2015). 즉 내러티브란 용어는 내러티브 정체

    성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표현할 때를 제외하고는 일반적 이야기와 혼용되어 사용되며, 이

    논문에서는 글쓰기 작업을 통한 이야기와 혼용하여 사용된다. 또한 Ibarra와 Barbulescu

    (2010)는 자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자아정체성 형성을 위한 중심활동으로 보고하였다.

    내러티브 혹은 글쓰기를 통한 자아정체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접근 방법으로 개인의 경험

    을 바탕으로 한 자서전 기법을 활용한 서술적 접근의 적용이 두드러지고 있다(Habermas

    & Bluck, 2000; McAdams, 2001).

  • 특수교육재활과학연구(제54권 제4호)178

    우리나라의 경우 청소년 또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저널쓰기, 자서전 쓰기, 성장서사 읽기

    -쓰기 통합교육, 자기성찰적 글쓰기, 자서전적 글쓰기 등의 방법으로 자아정체성 확립 또는

    형성과정을 이해하고자 하는 연구들이 있다(박소현, 김한별, 2012; 이정숙, 2014; 류동규,

    2010; 한래희, 2014). 이러한 서술적 접근법이 기존의 자아정체성 연구의 접근법과 가장

    큰 다른 점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한다는 것이다. 즉 자신의 경험을 서사화하는 자

    전적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면서 모호하거나 억압되었던 자신의 감정을 대

    면하여 인식해보고 자신을 둘러싼 삶의 조건 속에서 재구성해 봄으로써 자아정체성 형성

    과정에서 새로운 통찰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서술적 접근법에서는

    참여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스스로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세밀한 방법에 대한

    논의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특히 대상이 대학생인 경우 글쓰기는 과제로만 여겨 부담

    감을 가질 수 있으며, 또한 심리적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대학생인 경우는 자발적인 글쓰

    기는 더욱 어렵다.

    문학치료는 표현예술치료의 한 분야로 촉진자(치료사)와 참여자(내담자)와의 치료적 상호

    작용을 위해서 문학과 창조적 글쓰기를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Hynes & Hynes Berry,

    1994). 문학치료적 글쓰기는 일반적인 문학치료에서 참여자의 그림이나 동작, 시, 혹은

    놀이를 해석하기 위해 치료 활동을 추구하는 것과 달리, 참여자로 하여금 개인적인 의미

    를 발견하고 이해를 촉진시키기 위하여 노력한다(김성범, 2012). 문학치료적 글쓰기는 글

    쓰기 활동을 통하여 개인의 심리적 안정과 정서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치료적 교육중의 하나

    이다. 심리치료에서 글쓰기에 대한 논의는 치료행위 자체에서 일기쓰기의 유용함과 그것의

    활용방법, 치료과정에서 말을 대신한 진술 또는 표현방법, 이야기치료에서의 치료적 편지

    활용 등 글쓰기를 독자적인 치료영역이라기 보다는 보조적 기법으로 여겨 왔다(이정희, 김

    춘경, 2011). 뿐만 아니라 글쓰기는 그 이외에도 다양한 강점으로 인해 잠재적으로 영향력

    있는 심리치료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김성범, 2015). 문학치료적 글쓰기는 여러 가지

    다양한 이유로 인해, 자신의 고통스런 경험에 대해 타인과 이야기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고(Lepore et al., 1996; Pennebaker & Harber, 1993), 개인의

    내향성을 강하게 가진 내담자(France, Cadieax, & Allen, 1995; 김현숙, 1999)에게도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었다(이정희, 김춘경, 2011). 글쓰기를 이용한 문학치료의 대학생

    에 대한 국내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대학생들의 정서와 자기지각에 긍정적인 결과가 보고

    되었으며(이은정, 2000: 노미경, 2004), 대학생들의 신체건강을 증진시켰다(한덕웅, 박준호,

    김교헌, 2004). 본 논문에서 문학치료적 글쓰기라 함은 독일의 유럽정신 건강 아카데미

    EAG(Europäaische Akademie füur psychosoziale Gesundheit)와 독일 프리츠 펄스 FPI

    (Fritz Perls Institut)의 이론과 실습을 토대로 한 문학치료(Poesie-und Bibliotherapie)

    를 바탕으로 한 글쓰기를 말한다. 문학치료(Poesie-und Bibliotherapie)는 크게는 쓰기와

  •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인터뷰를 통한 대학생의 자아정체성 형성에 관한 내러티브 연구 179

    읽기치료로 분류할 수 있으며 문학, 연극, 영화, 음악(소리), 그림, 동작 등과 같은 인간의

    창의적인 표현매체를 기본적인 치료도구로 활용한다(채연숙, 2015). 이에 문학치료적 글

    쓰기는 창의적인 표현매체 또는 글쓰기의 소재를 제시해 연구 참여자가 자신의 텍스트를

    쓰는 것이다. 이러한 글쓰기는 스스로의 감정과 생각을 분리하여 어떤 거리감을 갖도록 해

    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우리는 이를 정서적 이해라고 한다(변학수, 2006). 이러

    한 정서적 이해는 연구 참여자 자신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의미부여 등을 체험하게 되어

    새로운 자아 정체성을 정립해 나가게 되는 것이다.

    프로이드의 정신분석 이론은 인간이 가진 유년의 경험이나 무의식, 트라우마나 몸의 기억

    이 억압이 완전한 화해 상황에 이르지 못한 것을 참여자의 자기 분석을 통해 스스로도 자신

    의 임상에 적극 활용하였던 글쓰기의 힘이 작용하게 된다. 무의식적 소망과 욕망들이 글로

    표현되어 문학 작품으로 승화된다고 보기 때문이다(김성범, 2015). 유년의 억압된 정서들이

    글쓰기 과정을 통해 자기 스스로의 의식세계로 전환된 것이다. 글을 쓰면서 차츰 자신의

    과거를 뒤돌아보면서 정리하게 되고 자신을 조정하던 무의식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힘을

    갖는 것이다(채연숙, 2010).

    게슈탈트 이론은 사람이 성숙하려면 자신의 생활방식을 찾고 개인적인 책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가정(김춘경, 채연숙, 변학수, 2007)한다. 이 이론은 치료자가 내담자에게 지금-

    여기에서 알고 있는 것들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주장(김춘경, 채

    연숙, 변학수, 2007)한다. 내담자들은 자신의 갈등을 말로만 하지 않고 직접 경험하도록

    격려 받는데, 그럼으로써 점차 자신의 인식수준을 넓히고 결국 자신의 분절되고 미처 몰랐

    던 측면을 통합하게 된다(박경애, 2006). 게슈탈트 이론으로 볼 때 문학치료적 글쓰기의

    내담자는 텍스트를 통해 과거의 이야기를 현재의 상황으로 불러와 자신의 문제를 재경험 함

    으로써 이들 사이에 불일치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텍스트를

    쓰고 난 후 “지금 기분이 어떠세요?” 라고 묻는 의식을 매우 중요하다. 이를 통해 게슈탈트 이론에서 말하는 ‘미해결의 감정’이나 ‘문제’ 들을 스스로 인지하고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거리 두기가 가능해지게 된다(채연숙, 2010).

    채연숙(2010)은 사람들은 글쓰기를 통해 심상을 구체적인 언어로 형상화하는 능력은

    물론 인지적인 능력 또한 현저하게 키울 수 있다고 보았으며 그 이유로는 글쓰기는 스스

    로의 감정과 생각을 분리하여 일정한 거리를 갖도록 해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

    이라고 주장하였다. 표현중심 문학치료교육의 중심인 글쓰기는 치료의 강력한 수단이며

    자기 평가의 훌륭한 방식인 동시에 정신적인 통제 또는 자기 평가나 자기 이미지의 발달

    의 반영이라 할 수 있다. 치료적 목적을 위해 글쓰기를 이용하며 자아의 감정적, 인지적,

    사회적인 면의 통합을 통해 개인과 집단의 안녕을 강화한다. “치료로써의 글쓰기”는 그 자체로도 대인 관계적 주제에 직면하는 역동적인 수단이다. 김춘경(2004)의 연구에 따르면

  • 특수교육재활과학연구(제54권 제4호)180

    Mikinney는 쓰기가 강압적인 면이 있는 반면, 강한 감정을 풀어놓음으로써 정화 효과를

    제공할 수 있음을 제안하였다. 쓰기는 내적 갈등, 불안과 혼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한 Landsman(1951)은 내담자가 말하는 것보다는 쓰기를 통해서 그들의 불안을

    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음을 발견하였고, Widroe와 Davidson(1961)은 심리치료에서 직접

    적인 쓰기가 특별한 감정과 연관된 감정의 검사와 재검사하기 위한 내담자를 위해 지속적인

    상징과 수단을 제공한다고 언급하며, 글쓰기가 그들의 일상적인 활동에서의 질서와 구상적

    관념을 표현하기 위한 매개물을 제공함으로써 정신분열증 내담자에게 특히 도움을 준다고

    하였다.

    이상과 같이 문학치료적 글쓰기의 두드러지는 강점은 우선적으로 감정을 분석하고 표현

    하기 위한 매개물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김성범, 2015). 이는 글쓰기가 사고

    와 느낌, 감정과 이미지와 깊은 연계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김춘경, 2004 재인용).

    더 나아가 더 깊은 수준으로 살펴보면 글쓰기는 첫째, 개인이 자신의 내부 자아를 형성하

    는 것을 돕고, 둘째, 개인적 완성과 자기 확인에 기여하며, 셋째로 정화적 감정의 이완을

    제공함으로써 지각을 강화 등의 영향을 미치고 있다(김춘경, 2004 재인용).

    내러티브 연구(Narrative Inquiry)는 Clandinin와 Connelly(2000)가 채택한 방법으로

    우리 삶의 경험을 하나의 이야기로 보고 연구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McLean과 Breen

    (2009)의 연구에 따르면 과거 경험을 되돌아보거나 타인과 그 경험에 대해 나누고 이야

    기하는 것 자체가 개인의 자아정체성을 발달시키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주장 하였다. 또한

    내러티브 연구는 개인의 삶의 목적과 통합성을 위하여 과거를 재구성하고 기대되는 미래

    (imagined future)를 내면화한 것(McAdams & McLean, 2013)으로서, 일관성 있게 구성

    되고, 의미로 채워진(meaning-filled) 생애 이야기(McLean & Mansfield, 2011)라고 정의

    할 수 있다(김태희, 2015). 이에 내러티브 연구 방법은 대학생들의 자아정체성 형성 과정을

    그들이 처한 시간적, 사회적, 공간적 맥락 속에서 생생하게 드러내 줄 수 있으며, 내러티

    브를 하나의 현상으로 연구하는데 그치지 않고 연구자와 연구 참여자간의 협력적 관계를

    통해 자아정체성 형성과정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는데 적합한 방법으로 볼 수 있다.

    2. 연구 문제

    본 연구는 D시에 소재하는 대학교 1학년생 4명을 대상으로 2015년 3월부터 2015년 8

    월까지 문학치료적 글쓰기, 인터뷰, 관찰을 실시하여 대학생의 자아정체성 형성과정은 어떠

    한지를 내러티브 연구 방법으로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박아청(2003)이 개발한

    자아정체성의 하위영역인 주체성, 자기수용성, 미래확신성, 목표지향성, 주도성발휘, 친밀

    성 인식의 양적 분류 6가지를 글쓰기 및 내러티브의 질적 분류방식에 맞게 변형, 재분류

  •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인터뷰를 통한 대학생의 자아정체성 형성에 관한 내러티브 연구 181

    해서 적용하였다. 재분류영역은 현실의 주체와 관련 영역인 주체성과 자기수용성, 미래의

    목표 관련 영역인 미래확신성과 목표지향성,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에서의 영역인 주도성

    발회 및 친밀성 인식으로 구성하였다. 이에 다음과 같은 연구 문제를 연구하고자 한다.

    1. 대학생의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인터뷰를 통한 중재가 자아정체성 형성과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1) 대학생의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인터뷰를 통한 중재가 자아정체성의 하위범주인

    주체성 발휘와 자기수용성 인정에 영향을 미치는가?

    2) 대학생의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인터뷰를 통한 중재가 자아정체성의 하위범주인

    미래 확신성 향상과 목표지향성 의지에 영향을 미치는가?

    3) 대학생의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인터뷰를 통한 중재가 자아정체성의 하위범주인

    주도성 발휘와 친밀성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가?

    Ⅱ. 연구 방법

    1. 연구 참여자

    연구 참여자는 D시에 소재하는 S대학교 1학년생 교양과목 시간에 연구의 주제 및 의

    의, 개인정보의 보호 등을 설명하고 참여 신청자를 모집하였다. 1차 연구 참여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하게 된 배경, 연구 진행 일정과 연구 참여자의 권리와 의무를 설명

    하는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하여 최종적으로 연구 동의서에 서명한 20대 초반에서 20대 중

    반의 남학생 3명과 여학생 1명을 선정하였다. 이렇게 선정된 연구 참여자를 대상으로

    2015년 3월 10일부터 2015년 8월 26일까지 문학치료적 글쓰기, 인터뷰, 관찰을 각각

    실시하였다. 본 연구 참여자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연구 참여자

    연번 참여자 나이 성별 장래희망 군필여부

    1 배민영 25세 남 탐색중 군필

    2 이정연 20세 여 청소년지도사 해당없음

    3 김정수 26세 남 탐색중 군필

    4 박지호 20세 남 청소년지도사 미필

  • 특수교육재활과학연구(제54권 제4호)182

    2. 연구 절차

    본 연구는 Clandinin와 Connelly(2000)의 내러티브 연구(Narrative Inquiry)방법을

    채택하였다. 내러티브 연구는 우리 삶의 경험을 하나의 이야기로 보고 연구하는 것이다.

    따라서 내러티브 연구 방법은 대학생들의 자아정체성 형성 과정을 그들이 처한 시간적,

    사회적, 공간적 맥락 속에서 생생하게 드러내 줄 수 있으며, 내러티브를 하나의 현상으로

    연구하는데 그치지 않고 연구자와 연구 참여자간의 협력적 관계를 통해 자아정체성 형성

    과정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는데 적합하였다. 내러티브 연구의 절차는 현장으로 들어가기,

    현장에서 현장텍스트로, 현장텍스트에서 연구텍스트로, 연구텍스트의 쓰기로 이루어졌다.

    1) 문학치료적 글쓰기

    본 연구에서 문학치료적 글쓰기는 총 6회에 걸쳐 실시되었다. 에서 제시한 바

    와 같이 첫 번째 주제는 자신의 삶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나는 누구인가’라는 주제를 제시하였다.

    문학치료적 글쓰기의 구성

    차시문학치료 유형

    (글쓰기 중심)주제 내용

    1 자유 내용 나는 누구인가지금까지 살아 온 나는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자유롭게 써보기

    2 체험 중심 삶의 파노라마 자신의 삶에 중요한 순간을 중심으로 써보기

    3 갈등 중심 가장 힘들었던 순간 지금까지 가장 힘들었던 순간 써보기

    4 체험 중심 가족인터뷰가족 중 한사람과 자신 또는

    다른 가족에 대해 인터뷰하기

    5 체험 중심 학교생활에 대해 글쓰기 대학생활에 대해 자유롭게 글쓰기

    6 자유 내용 나의 꿈/ 장래에 대한 계획 자신의 꿈이나 장래에 대해 써보기

    2) 인터뷰

    인터뷰는 각 참여자들의 문학치료적 글쓰기 내용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인터뷰횟수는

    참여자와 1:1로 총 6회씩 진행되었으며, 인터뷰시간은 평균 2시간 정도였다. 인터뷰 장소는

    참여자와 상의하여 참여자가 편안해하는 장소로 연구자의 연구소 또는 학교 상담실 등에서

    이루어졌다. 인터뷰과정은 모두 녹음하였고 다음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에 녹음된 내용을

  •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인터뷰를 통한 대학생의 자아정체성 형성에 관한 내러티브 연구 183

    전사하고 이해를 하지 못했거나 궁금한 사항은 메모하였다가 다음 인터뷰 때에 확인하였다.

    3. 자료 수집 및 분석 절차

    연구 참여자들로부터 수집한 글쓰기 자료와 면담 전사 기록을 현장텍스트로 구성하였고

    현장텍스트를 통해 연구텍스트를 구성하는 단계는 현장에서 수집된 자료들이 해석적 과정을

    거쳐 경험에 대한 의미 만들기를 하는 과정으로 연구자는 연구텍스트를 통해 ‘다시 이야기 되는 이야기로’ 초점을 옮겼다. 연구자는 현장텍스트와 재구성된 개별적인 경험이야기 텍스트를 토대로 중심적인 주제를 도출하여 4사례에서 보여지는 동질성과 상이성을 비교하여

    자아정체성의 하위변인들과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자료 수집 방법

    자료유형 시 간 내 용 비 고

    오리엔테이션 50분연구 목적 설명, 참여 동기 확인, 연구 진행 일정 안내하기

    연구 참여 동의서 작성하기

    문학치료적

    글쓰기(1회)50분 나는 누구인가

    1차 인터뷰 100~120분 쓴 내용 중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 부분, 경험의 의미 1:1 인터뷰

    문학치료적

    글쓰기(2회)50분 삶의 파노라마

    2차 인터뷰 90~130분 쓴 내용 중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 부분, 경험의 의미 1:1 인터뷰

    문학치료적

    글쓰기(3회)50분 가장 힘들었던 순간

    3차 인터뷰 100~120분 쓴 내용 중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 부분, 경험의 의미 1:1 인터뷰

    문학치료적

    글쓰기(4회)과 제 가족인터뷰

    4차 인터뷰 100~150분 쓴 내용 중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 부분, 경험의 의미 1:1 인터뷰

    문학치료적

    글쓰기(5회)50분 학교생활에 대해 글쓰기

    5차 인터뷰 90~120분 쓴 내용 중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 부분, 경험의 의미 1:1 인터뷰

    문학치료적

    글쓰기(6회)50분 나의 꿈/ 장래에 대한 계획

    6차 인터뷰 110~150분 쓴 내용 중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 부분, 경험의 의미 1:1 인터뷰

  • 특수교육재활과학연구(제54권 제4호)184

    Ⅲ. 연구 결과

    1. 개인별 자아정체성 형성과정 - 현장텍스트(field texts)

    이 장에서는 참여자들의 개인별 자아정체성 형성과정을 삶의 파노라마와 힘들었던 순간

    을 중심으로 한 자기 탐색,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관계적인 맥락을 통한 자기 탐색, 미래에

    대한 계획을 통한 자기 탐색으로 나누어 구성하였다. 이 때 본 연구자는 시간적으로, 공간

    적으로, 개인적 사회적 측면에서 어디에 위치해 있는가를 인식하며 3차원적 연구 공간속

    에서 현장텍스트를 구성하려 하였다. 내러티브 연구에서 현장텍스트(field texts)라는 용어

    를 사용하는 이유는 “발견되어지거나 찾아내어지는 것이 아니라 현장 경험의 양상을 나타내기 위해 참여자와 연구자에 의해 창조되는 것”(Clandinin & Connelly, 2000)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내러티브 연구에서의 자료 즉 현장텍스트는 기존에 이미 있던 것을 찾아

    내거나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자와 연구 참여자가 경험을 보는 견해에 따라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다.

    1) 배민영의 자아정체성 형성과정

    삶의 내러티브 -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면서 살아가려 한다”배민영은 26세 남학생으로 군대를 마치고 사회생활을 하다가 대학교에 늦게 입학한 학생

    이다. 어린 시절 B시에서 살았던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의 가정폭력으로 인해 어머

    니를 따라 여동생과 함께 몰래 도망 나와 A시에서 살게 되었다. 배민영은 어느 날 밤, 무작정

    어머니를 따라 다른 도시로 오게 되어 자신이 중학교를 이어서 갈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

    해서 아는 바도 없었다. 처음에는 학교를 포기할 생각이었지만 어머니가 이리 저리 알아

    본 끝에 간신히 전학처리를 할 수 있게 되어 무사히 학교를 다닐 수 있었다. 학창시절은

    공부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고등학교 졸업 후 해군을 지원해 갔다. 입대한 배민영은 자신의

    삶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생전 들어보지도 못하고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욕설을 들으며 자신이 왜 여기에 있어야 하는지도 모른 채 힘들게 지내게 되었다. 군대를

    제대한 후에는 몇 군데 직장을 다니다가 어머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어머니는 회사에 들어가 착실하게 돈을 모아 좀 더 넓은 아파트로 가자고 했지만

    지금은 어머니로부터 독립해 대학교 부근에서 혼자서 자취생활을 하고 있다.

    문학치료적 글쓰기(1회)에서 배민영은 자신을 이야기할 때 ‘스스로도 이해하기 힘든 성격’으로 이야기 했다. 어떤 때는 긍정적이고 부지런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어떤 때는 은둔형

    외톨이처럼 며칠씩 집밖을 나가 않을 때도 있다고 했다. 평소에 아주 성실히 일을 하다가도

  •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인터뷰를 통한 대학생의 자아정체성 형성에 관한 내러티브 연구 185

    어느 날 문득 하기 싫어지거나 마음에 걸리는 일이 생기면 출근도 하지 않고, 연락도 끊고

    그냥 회피해버린다는 것이다. 이런 모습 때문에 예전에는 정신과 치료라도 받아보고 싶었

    다고 했다. 하지만 요즘은 자신의 이런 면을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작은 명분이라도 만든

    다고 했다. 예를 들면, 대학교에서 학과대표직을 맡게 되면서 학교에 더 열심히 출석하게

    되고 힘들어 오기 싫을 때도 참고 온다고 했다. 이처럼 배민영은 스스로 자신의 문제점을

    고치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또한 그는 명분을 만드는 것 이외에도 친구관계 또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내 성격은 나도 이해할 수 없다. 이상하다. 한 없이 긍정적인 것 같으면서도 부정적 일 땐 이 세상

    이 끝난 것처럼 생각하곤 한다. 집밖에 며칠 동안 나가지 않는 은둔형 외톨이의 성향을 보일 때도

    있는 반면, 가끔 외출을 하거나 모임 장소, 여행을 갈 때면 기분이 좋아 노래를 흥얼거린다.

    (문학치료적 글쓰기(1회) 중에서)

    사회와도 단절되어있고 마음 놓을 사람도 없었던 거예요. 지금도 약간 그런 게 있어요. 의지를 많이

    해요. 좋아라 하는 사람한테 의지를 하고 어.. 많이 기대요 그 사람 모르게.. 그걸 표현을 잘 안하고

    그런 사람이 없으면은 학교라든지 직장이라든지 되게 힘들어요. 잘 못 견뎌요. (2차 인터뷰 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경험 -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배민영은 가장 힘들었던 경험에 대해서는 어린 나이에 들어간 해군생활의 경험을 이야기

    했다. 특히 사회와는 달리 의지할 수 있는 마음이 통하는 사람이 없어 더욱 힘들었다. 그래서

    언젠가는 어디에서 떨어지면 죽지는 않고 다쳐서 누워있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다고

    한다. 이러한 경험에 대해 그는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극복의 계기를 마련했다. 그리고 어떤 일을 처음 시작할 때 힘들어하는 모습과 좌절을 경험할 때 회피적

    으로 대처하는 자신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배민영은 이러한 자신에 대해 인식하고 변화

    시키고자 노력하기도 하고 자신의 성격 중 일부분은 수용하기도 했다.

    이른 나이에 군 입대를 하고 기초 군사 훈련을 수료 후 실무 배치를 받았을 때, 그 이후로 한 달이

    제일 힘들었지 않았을까 싶다. 친구들 중에서도 군대를 제일 일찍 갔고, 차츰 차츰 아버지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자리 잡으면서 커져 나갈 때 나는 그곳에서 새로운 경험들을 하게 되었다. 기존에

    갖고 있던 나의 성격과 군대의 문화가 맞물려, 처음엔 더 힘들었던 것 같다.

    (문학치료적 글쓰기(2회) 중에서)

    그때 그 같이 있었던, 제가 방황하고 있을 때 부대장님이랑 면담을 할 때가 있었는데.. 교육 때 같이

    받았던 동기가 그 친구는 제일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배 큰 군함 중에 독도함이 있어요. 그게 진짜

    크거든요 10 몇 미터가 되는데.. 근데 거기서 그 친구가 그 배로 배정을 받았는데 힘들어서 거기서

  • 특수교육재활과학연구(제54권 제4호)186

    뛰어 내렸다는 거예요. 혼수상태래요. 그 얘기를 들어가지고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엄마랑 전화를

    했는데.. 엄마 목소리를 듣는데 아무 말도 못하겠는 거에요. (2차 인터뷰 중에서)

    관계적 맥락에서의 경험 -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 없었던 상황이다”다음으로 배민영은 관계적 맥락에서 자신에게 영향을 끼친 사람으로 군인시절 선임에

    대해 이야기했다. 특히 배민영은 관계가 단절된 느낌, 어떤 상황에서 누군가와 연결되거나

    통하는 사람이 없으면 더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제일 힘들었던 건, 누구에게 의지할 수 없었던 상황이다. 사회와는 단절된 그곳에서 혼자라는 생각에,

    자살까진 아니더라도 아, 저쯤에서 뛰어내리면 적당히 다치고 병원에 좀 누워있을 수 있지 않을까.

    이 높이면 괜찮을까. 그런 위험한 생각도 했었고, 정말 내 마음대로 일탈도 해보았다.

    (문학치료적 글쓰기(2회) 중에서)

    그 일이 있은 뒤로는 마음을 다시 잡고 그리고 후에 의지가 되는 선임을 만나 무사히 군 생활을

    마칠 수 있었다. 그 선임이었던 형도 그 짧은 기간 이지만, 내 인생에 참 많은 영향을 미친 사람이다.

    그때 그 형과의 추억이 있다. (2차 인터뷰 중에서)

    미래에 대한 계획 -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배민영은 미래에 대한 글쓰기에서 청소년과 관련된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였다. 자율성

    인 있는 청소년 복지단체를 만들고 싶어 했다. 공부 또한 대학원까지 하고 싶어했으며 힘

    들어도 잠시 멈춰 섰다가 다시 갈 수 있다고 표현했다. 배민영은 자신의 진로 뿐만 아니

    라 자신의 삶에 대해서도 보다 선명하게 이야기하였다. 스스로가 자신의 성격이나 힘들고

    지쳤을 때 어떻게 앞으로 나오는 지 등에 대해 이야기하며 자신을 믿고 하루하루 잘 해나

    가는 자신에게 믿음과 격려를 보냈다.

    나의 꿈은 자율성이 있는 청소년 복지 단체를 만들어 청소년들에게 뭔가 활력이 되는, 생애 단 한번

    뿐인 그 시절을 보다 즐겁고 많은 추억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싶은 것이다. 아직 하고 있는 것은

    학교를 다니고 있는 것 밖에 없지만 점차 활동 촉을 넓히고 졸업을 하면 관련 기관에 일을 하며

    다시 또 공부를 할 생각이다. (문학치료적 글쓰기(6회) 중에서)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성격을 갖고 있는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힘들고 지쳤다고

    생각될 때에는 나 스스로의 방법으로 휴식을 갖고 충전을 갖는다. 아무리 힘들어도 밑바닥까지는

    내려가지 않으려 한다. 의지를 많이 하는 편이라서 내가 의지할 사람을 만들고 그러한 연결고리를

    찾는다. 나를 일어서게 하는 사람들. 단 한명이라도 누군가가 나의 뒤에 있다면 나는 다시 일어날

    수 있다. 그리고 나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6차 인터뷰 중에서)

  •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인터뷰를 통한 대학생의 자아정체성 형성에 관한 내러티브 연구 187

    2) 이정연의 자아정체성 형성과정

    삶의 내러티브 -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너무 우울하고 슬펐던 일들이 많이 있었다”이정연은 20세의 여학생으로 8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와 살아가고 있다. 그녀

    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면 눈물이 참 많았다고 했다. 이미 돌아가신 아버지인데 그 사실은

    12살 때 알게 되어 놀랐고 많이 울었다고 했다. 몇 년 뒤 오빠 또한 이복오빠라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어 충격에 휩싸였다. 중학교 시절 친한 친구에게 이러한 가족이야기를 했

    다가 그 친구가 싸우고 난 뒤, 다른 아이들에게 이야기하고 나중에는 친구들로부터 ‘아버지도 없다며’, ‘그러니 네가 가정교육은 잘 받았겠나?’ 등의 말을 듣게 되어 힘든 시간들을 보냈다. 그 후 이정연은 고등학교, 대학교 등 무언가 새롭게 시작되는 시점에서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적응이 힘들어 어머니에게 짜증과 화를 많이 내다보니 의지

    할 사람은 단 두 사람뿐인데 이정연과 어머니의 사이는 점점 좋지 않게 되어 혼자서 우는

    날이 많았다. 대학교에 들어 온 시점도 마찬가지로 몇 달이 지나지 않아 적응이 힘들어

    휴학이나 자퇴를 생각하다가 어머니와 크게 싸우게 되었다.

    내가 8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이 사실은 안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나는 그 때 그 사실

    을 믿을 수 없었고 그냥 그 사실을 엄마에게 듣고 그냥 그 자리에서 펑펑 울었다.

    (문학치료적 글쓰기(2회) 중에서)

    중학생 때 내가 믿었던 친구에게 나의 가정사를 얘기했었는데 그 아이는 나와 싸우고 난 뒤 친구

    들에게 다 말했고 그걸 안 친구는 나에게 연락이 와서 욕도 하고 아빠도 없다며 하며 비꼬고 네가

    부모교육은 잘 받았겠니 하는 등등 상처가 되는 말을 많이 했었다. 그리고 같이 놀던 그 친구마저

    나에게 등을 돌렸다. 그 날 나는 숨죽여 울고 있었고 나를 달래주던 엄마도 사실을 안 후 같이 울었다.

    (문학치료적 글쓰기(2회) 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경험 - “내가 이렇게 힘든 데 아무도 내 마음을 몰라주네”이정연은 가장 힘들었던 경험에 대해서는 최근에 있었던 일을 꼽았다. 대학에 들어와서

    고향친구의 힘든 일을 함께 고민하다가 그 일로 인해 대학교 초반기 생활에 적응하지 못

    하던 본인의 마음까지 보태져 방황했던 경험을 이야기했다. 대학생이 되고 초반기에는

    이런저런 일로 정신없이 지내던 중 고향 친구가 남자친구와의 일로 힘들어 해서 도와주다

    가 자신까지도 힘들어져 버렸다. 그 후 고향 친구는 사정이 나아졌지만, 이정연은 혼자 더

    힘들어져 자신의 이런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고 여기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어

    했다.

  • 특수교육재활과학연구(제54권 제4호)188

    나는 20살 지금 이 나이에 힘든 일을 많이 겪은 것 같다. 초반에는 적응하느라 힘들었고, 힘든 아이

    를 보살펴 주다보니 내 스스로가 너무 힘이 들었고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때 바보같이 행동했을까 싶기도 하고 지금 걔가 잘 되어 있으니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남의 일에

    너무 관여해서는 안 되겠다 하는 교훈도 얻었다. (문학치료적 글쓰기(3차) 중에서)

    지금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나는 누구이고 잘하고 있는 것인가?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을까?

    혼자 남겨지고 내 마음 알아주는 이 없다/ 나를 챙겨줄 사람이 없다

    나를 보살펴줄 사람이 없다.

    나를 보듬어 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 (문학치료적 글쓰기(3차) 중에서)

    관계적 맥락에서의 경험 - “엄마는 이럴거면 나를 왜 낳았냐고”평소 씩씩하고 어른스럽게 행동하는 이정연은 유독 어머니에게는 투정을 부리고 짜증내고

    화도 잘 낸다. 이정연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함께 지내면서 누구보다

    친하게 지냈지만 커가면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든 시간이 오면 오롯이 어머니에게 화풀이

    를 했던 것이다. 어머니 또한 옆에 있던 이정연에게 힘든 때는 의지도 하고 같이 울기도

    많이 했다. 그래서 유독 이정연은 ‘어른스러운 모습’으로 크고 있었다. 하지만 친구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힘든 일이 생기면 그 일을 고스란히 어머니에게

    이야기하고 화가 날 때는 이제까지 가슴속에 넣어두었던 모진 말도 하기도 했다.

    가족인터뷰를 통해 어머니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이정연은 평소 어머니에 대해

    모르던 사실을 알게 되었고, 자신을 낳았을 때가 가장 행복했었다는 어머니의 말에 무척

    기뻐했다.

    엄마도 저 뿐만 아니라 안 좋은 생각들 많이 하셨더라고요. 그때 이제 되게 웃겼던 게 이제 아빠

    가 돌아가신 다음에 힘이 빠져서 울고 있었대요. 제가 옆에서 엄마 나 배고파 이랬대요. 우리 딸

    까지 굶기면 안 된다고 내가 정신을 차려야지 하면서 그래 가지고.. 정신 차리고 힘냈다고요.

    (문학치료적 글쓰기(4회) 중에서)

    평소에도 엄마가 터치하는 것이 전혀 없었어요. 공부해라 이런 말도 없었고, 시험 못 치면 다음에

    잘 치면 되지? 엄마가 너 뭐할 건데 이런 질문도 없었고 그냥 제가 엄마 나 이런 거 하면 어떨까?

    이런 식이었어요. (4회 인터뷰 중에서)

    미래에 대한 계획 -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최선을 다하고 싶다”이정연은 미래에 대한 계획을 이야기할 때 자신과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을 돕고 싶어

    했다. 그녀는 자신의 성격이 많은 어려움과 노력 끝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성숙하고 있다고

  •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인터뷰를 통한 대학생의 자아정체성 형성에 관한 내러티브 연구 189

    믿기 때문에 자신과 같은 성향을 가진 사람을 잘 도울 수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아직 확실

    하게 진로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지금으로서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자신이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 했다.

    나는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다. 내가 가진 성향은 생각이 많고 앞서 걱정

    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잠이 많고 귀찮아하는 것도 많다. 이러한 성향들을 나는 고쳐나가고 있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다.

    (문학치료적 글쓰기(6회) 중에서)

    나는 돈이 많든 적든 그냥 일상생활에 있어 돈이 부족하지 않을 만큼만 있으면 살면서 내가 도움

    을 줄 수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사람이고 싶다. (6차 인터뷰 중에서)

    3) 김정수의 자아정체성 형성과정

    삶의 내러티브 - “친근하고 편안한 아빠가 되고 싶다”김정수는 20세의 남학생이다. 고등학교 시절 공부보다는 친구 사귀는 재미로 학교를 다

    녔다. 그렇게 보내다가 진로선생님과 상담을 하다가 진로선생님이 되는 꿈을 가지게 되어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공부하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김정수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하셨

    지만 은근히 하시던 수족관 일을 물려받기를 권했다. 김정수의 아버지는 김정수에게 특별히

    바라시는 것도 없고 그냥 잘 알아서 하겠지 생각하고 믿어주시는 편이다. 하지만 김정수는

    수족관 일보다 자신이 찾은 꿈을 위해 공부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아버지가 갑자기 암선

    고를 받게 되어 불안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김정수는 가족의 소중함과 가족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열심히 살아가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흐르자 게으른

    모습이 다시 나타나 혼란스러워 하고 있었다. 또한 김정수는 자신의 아버지가 자신에게 해

    주는 것처럼 편안하고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꿈을 이야기했다.

    공부가 잘 되지 않았는데 내가 하고 싶은 걸 할지 돈을 벌어야 할지 진짜 고민을 했었거든요. 계속

    아빠는 처음엔 수족관 했었거든요. 그냥 몇 백은 버니까 근데 진짜 하기 싫었거든요 나는 하고 싶은

    걸 할 걸 계속 고민을 했어요. 누가 장남이 이어받아서 성공했다더라. 이런 얘기하시더라고요.

    (2차 인터뷰 중에서)

    아빠 스스로는 저희한테 못해준다고 생각하거든요. ‘해 준 것도 없다’ 라는 말을 했었어요. 더 해주고 싶어 한다... 모르겠어요. 저한테 바라는 것도 없고, 포기는 아닌데 그냥 딱 잘 하고 있을 거라고

    믿으세요. (3차 인터뷰 중에서)

  • 특수교육재활과학연구(제54권 제4호)190

    가장 힘들었던 경험 - “19살 때 아버지 멈에 이상증세가 나타났다”김정수는 가장 힘들었던 경험으로 아버지가 암선고 받은 일을 이야기 했다. 아버지는

    어린 시절 가난하게 사셔서 열심히 돈을 모으고 싶어 하셨고 집안에서는 가부장적이셨다.

    그래서 즐기면서 살고 싶어 하시는 어머니와는 늘 사이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김정수에

    게는 요즘은 아버지처럼 하면 이혼하니까 여자한테 잘 해야 한다고 하신다. 그리고 김정

    수에게는 편안하고 좋은 아버지셨다. 그러다가 갑자기 병이 찾아오자 김정수는 아버지가

    돌아가실까봐 겁이 났고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런데 김정수가 보기에는 어머니가

    아버지를 잘 챙겨주지 않는 것처럼 보이고 또 아픈 아버지를 포기하는 듯 한 모습을 보여

    많이 섭섭해 했다. 수술이 무사히 끝나고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이 되었지만 김정수는 예전

    보다 가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책임감을 가지게 되었다 .

    19살 때 아빠 몸이 이상증세가 나타났다. 그래서 너무 걱정되어 가족들은 빨리 병원에 가보라고

    했지만 미루었고 결국 병원에 갔지만 매우 좋지 않은 병이었다. 진짜 어떻게 해야 될지 몰랐다. 수술

    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완전 심각할 때 다행히 서울에 있는 수술 가능한 병원을 찾아서 부모님만

    올라가시고 하루 종일 수술한 결과 성공했다. 하지만 완치는 아니라고 했다. 동생은 중3이라서 나에

    게만 부모님이 말했다. 힘들었다. 지금도 엄마나 동생이 전화 올 때, 앰뷸런스가 지나갈 때 마다

    무섭다. (문학치료적 글쓰기(3회) 중에서)

    물만 먹어도 배 터질 만큼 복수에 찼거든요. 간신히 그때에 서울에 병원을 찾아 갔어요. 포기하고

    있었는데, 사촌이 알아내 가지고 수술하고 와가지고 그때 제일 싸웠어요. 수술 받고 왔는데 엄마는

    엄마 힘들다고 아빠 서울에 내버려두고 먼저 갈 거라고 젤 싸우고 그거에 엄마에 실망했어요.

    (3차 인터뷰 중에서)

    관계적 맥락에서의 경험 - “제가 숨기고 싶으면 끝까지 숨겨요”김정수는 고등학교 시기에 공부하기보다는 많은 친구를 사귀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하

    지만 필요할 때만 김정수를 찾는 친구들을 보고 실망이 컸다. 그래서 대학교에 들어와서

    처음에는 친구는 사귀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공부만 했다. 그러다가 하루하루 대학 생활을

    하면서 교수님과 착한 친구들로 인해 부정적인 마음은 사라졌다. 그래서 친구들을 사귀고

    즐겁게 학교생활을 했다. 하지만 친구들 앞에서 자신의 생각이나 기분을 쉽게 이야기 하지

    않았다. 친구들 말을 들어주는 것은 잘하고 챙겨주기도 잘 하지만 정작 자신의 이야기는

    절대하지 않았다.

    처음 입학했을 때 학교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학력위주에 우리나라에서 내 꿈을 이룰 수 있는 가능성

    이 있을까? 라는 걱정이 너무 컸다. 그래서 ‘공부만 해야지’, ‘친구 안사귀어야지’ 라는 생각에 가득차

  •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인터뷰를 통한 대학생의 자아정체성 형성에 관한 내러티브 연구 191

    있었다. 그런데 하루하루 학교 다니면서 생각이 서서히 바뀌어갔다. 꿈을 가지고 입학한 친구들이

    많았고 착한 친구들도 많았다. 그리고 교수님들도 ‘진짜 이게 맞는가?’ 싶을 정도로 잘 해주셨다. (문학치료적 글쓰기(5회) 중에서)

    아까 말했듯이 제 친구들이 제 얘기하잖아요. 근데 전 아무한테도 얘기를 안 해요. 듣기만 해요.

    (5차 인터뷰 중에서)

    근데 제 얘기를 딱히 안 해요. 제가 숨기고 싶으면 끝까지 숨기구요. 이번에 글을 적으면서 이번기회

    에 그런 제 단점을 바꾸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용기내서 글을 쓰고 있어요. (5차 인터뷰 중에서)

    미래에 대한 계획 -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가정을 가진 가장이 될 것이다”김정수는 미래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로 진로선생님, 상담사 등을 꼽고 있지만 현재까지

    자신이 공부한 부분이 많이 부족하다 느끼고 있어 진로 자체가 구체적이지는 않다. 아직

    공부를 더 해서 보다 구체적인 진로를 정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현재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는 정확하게 깨닫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좋은 아빠, 행복한 가정에 대한 바람

    또한 분명히 가지고 있다.

    나는 좋은 아빠, 진로선생님, 상담사가 되고 싶다.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것 같다. 근데 나는 지금

    해야 할 일은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문학치료적 글쓰기(6회) 중에서).

    4) 박지호의 자아정체성 형성과정

    삶의 내러티브 - “하지만 나는 다시 돌아가야만 했었다”박지호는 26세 남학생으로 고등학교 졸업하고 아버지가 원하는 공무원이 되기 위해 다른 학교를

    2년간 다녔다가 군대를 해양경찰로 2년 다녔다. 아버지, 어머니가 장사를 하셔서 늘 바쁘고 힘드

    셔서 아버지는 우리 아들은 절대 장사 안 시킨다면서 공무원 되기를 소망하셨다. 박지호는 군대

    제대 후 경찰공무원 시험공부를 1년 6개월 하다가 포기를 하고 다시 대학에 들어왔다. 박지호는

    다른 사람들보다 먼 길을 돌고 돌아 지금 여기 있지만 돌아가는 길이 걱정했던 만큼 어둡지 않아

    다행이라 여긴다. 그리고 박지호는 집에 조용히 있는 것을 좋아하고 싸우는 것을 싫어한다. 그리고

    실제로 겁이 많고 걱정도 많은 편이다. 늦게 대학교에 다시 오게 되었지만 6년이라는 시간이 헛되

    다고 생각하지 않고 후회도 하지 않는다. 학교 활동 열심히 하고 여러 사람과 어울려 지내고 싶어

    한다. (문학치료적 글쓰기(5회) 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경험 - “첫사랑과 헤어졌고 수능까지 망쳤다”박지호는 자신이 좋아하던 교회에서 첫사랑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언젠가 여자

  • 특수교육재활과학연구(제54권 제4호)192

    친구 부모님의 한마디로 흐지부지 헤어지게 된 것을 가장 힘들었던 경험으로 꼽았다. 또한

    그는 그 교회에서 정말 사랑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하고 여자 친구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

    들도 많았기에 교회에 대한 아쉬움도 컸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만날 수 있다면 다시 만나고

    싶어 했다. 어린 시절을 무난하게 특별한 좌절 없이 보냈던 조용하고 말이 없던 박지호로

    서는 첫사랑과의 이별이 그 때까지 경험 중에서 가장 큰 상실감을 느꼈던 일이었다.

    내 나이 18살 때 첫사랑을 만났고 나는 인문계를 못갈 줄 알았다가 인문계를 입학하여서 나는 열심히

    공부를 하였고 성적도 괜찮았고 나름 보람된 고등학교 생활을 하였다. 그러다 19살 6월 달에 나의

    첫사랑과 헤어졌고 결국은 수능까지 후유증이 생겨 수능을 제대로 치지도 못하고 성적표를 받았다.

    그 날이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날이었다. 첫사랑을 교회에서 만났는데 이별을 계기로 나는 6

    년간 다니던 교회를 그만 다니게 되었고 그 이후로 나는 아직 교회를 못 다니고 있다. 첫사랑이

    너무 좋았고 그 교회가 너무 좋았다. 너무나도 좋고 행복했던 시절이 마무리가 너무 좋지 못해 아직

    아쉽고 기억에도 많이 남는 것 같다. (문학치료적 글쓰기(3회) 중에서)

    관계적 맥락에서의 경험 - “오빠는 좋겠다”박지호는 가족인터뷰를 여동생과 했다. 어린 시절 모범적인 학생이었던 박지호는 항상

    여동생에게는 정말 재미없었던 오빠였고 열등감을 느끼게 하는 오빠였다. 특히 아버지가

    박지호와 여동생을 비교했는데 여동생은 그게 정말 싫었던 것이다. 부모님은 오빠의 그런

    모범적인 모습이 당연한 모습인 듯 여겨 여동생은 억울했다. 이런 여동생의 마음을 박지

    호는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여동생이 아버지에게 혼날 때 여동생 편을 들어주기도 하고

    많이 챙겨주기도 했다. 그 후 여동생이 먼저 결혼을 하면서 박지호와 여동생 사이는 더욱

    돈독해졌다.

    오빠는 좋겠다.

    오빠는 좋겠다 / 나는 하루 용돈 천원 오빠는 이천원 / 나는 6시까지 놀 수 있고 오빠는 8시까지/

    내 자전거는 주운 거 오빠는 새 거 / 우리 엄마이름은 E 엄마가 아닌 박지호엄마 / 오빠는 좋겠다.

    (문학치료적 글쓰기(4회) 중에서)

    미래에 대한 계획 - “그저 오늘을 열심히 살 뿐이다”박지호는 당장은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정하지 않고 있다. 박지호는 자신에 대

    한 탄탄한 믿음과 자신감이 있는 만큼 하루하루 열심히 노력해서 더 큰 꿈을 펼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박지호는 가족들의 지지 속에서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고 있다.

    나는 믿을 만한 사람이다, 믿어주는 만큼 보답할 자신이 있다. (문학치료적 글쓰기(6회) 중에서)

  •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인터뷰를 통한 대학생의 자아정체성 형성에 관한 내러티브 연구 193

    2. 자아정체성 형성과정에서의 의미 - 연구텍스트

    본 장에서는 네 명의 연구 참여자들의 현장텍스트를 박아청(2003)의 한국형 자아정체성

    척도를 내러티브 연구에 적합하게 변형, 재분류하여 연구텍스트로 구성하였다. 연구 참여자

    들의 삶에서 가장 힘들었던 경험을 자아정체성 현실의 주체와 관련 영역인 주체성과 자기

    수용성, 미래의 계획은 관련 영역인 미래 확신성과 목표지향성, 그리고 관계적 맥락에서의

    경험은 타인과의 관계 영역인 주도성과 친밀성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1) 삶에서 가장 힘들었던 경험과 주체성, 자기수용성

    인생에서 대학생 시기는 청소년 후기에서 성인으로, 공부장면에서 일 장면으로 전환되는

    시기로 그 어느 때보다 자신에 대한 이해를 높여 자아정체성을 형성해나가는 때이다. 이때

    자신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방법으로 McLean와 Thonrne(2003)는 자신의 삶의 특정경험

    에 대해 서술하고 그 경험에 대해 어떠한 의미부여를 하였는지를 조사하는 방식을 취했다.

    McLean와 Thonrne는 ‘의미(meaning)’를 두 가지 요소로 나누었는데 첫 번째 요소는 교훈(lesson)으로 과거의 특정경험을 통해 이와 비슷한 사건에 이 과거 경험을 행동적으로 적용

    하는 것을 말한다(McLean & Thonrne, 2003). 두 번째는 통찰(insight)로 교훈을 넘어서

    더 큰 자아에 적용되는 경우를 말한다(McLean & Pratt, 2006).

    이에 본 연구에서는 연구 참여자들이 이야기하는 삶에서 가장 힘들었던 경험에 대해 어떠

    한 의미부여를 하였는지 조사하여 한국형 자아정체성의 하위변인인 주체성과 자기 수용성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였다. 배민영은 군대생활을 가장 힘든 경험으로 이야기했다. 그는 친구들

    중에서도 제일 먼저 입대해 군 생활에 대한 어떠한 사전정보도 없이 가게 되었다. 자신의

    성격과 맞지 않는 군대의 문화를 접하며 힘들게 지내게 되었는데 부대의 면담을 하면서

    동기 중에 한 명이 견디기 힘들어 자살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사령관이 어머

    니와 통화를 하게 해 주었다. 그는 전화기 속에 들려오는 어머니 목소리에 말 한마디 못하고

    펑펑 울었다. 그 때 그는 군대 생활이 자기 혼자만 힘든 게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어머니

    에게 말 한마디 못하고 울었던 것이 걱정을 많이 끼치게 한 것을 크게 미안해 했다. 그 후

    군대에서 마음이 맞는 선임을 만나게 되어 군대생활을 열심히 하게 되었다. 배민영의 경우

    그런 경험을 통해 ‘나만 힘든 것이 아니구나’ 라는 통찰을 얻고 이런 힘듦이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껴 자신의 문제를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배민영의 글쓰기

    자료에서 ‘하루하루 잘 해 나가는 나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문학치료적 글쓰기(6회) 중에서), ‘나는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엄마의 아들이고, 동생의 오빠이다.’ (문학치료적 글쓰기(4회) 중에서)와 같은 표현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자신에 대한 신뢰도가 높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모습, 환경을 적극적으로 지배하는 주체성영역에 영향을 미친

  • 특수교육재활과학연구(제54권 제4호)194

    것이라 볼 수 있다.

    이정연의 경우 역시 주체성과 자기 수용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표현을 볼 수 있다.

    이정연은 힘든 경험으로 대학에 들어와서 고향친구의 힘든 일을 함께 고민하다가 그 일로

    인해 대학교 초반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던 본인의 마음까지 보태져 방황했던 경험을 이

    야기했다. 이는 중학교 시절 믿었던 친구의 배신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힘든 가정사를

    믿었던 친구에게 이야기를 했는데 그 친구와 싸우게 되었다. 그러자 그 친구는 그런 가정사

    를 다른 아이들에게 말해버렸다. 그 후 이정연은 고등학교 가서도 처음 시작되는 관계에

    있어 적응의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힘든 경험을 통해 이정연은 아무리 친한

    친구라 하더라도 다른 사람 일에 지나치게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는 교훈을

    얻게 되었고 그런 힘든 경험이 자신에게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줄 수 있는 힘’이 생겼고, ‘자신의 일을 알아서 잘 해나가는 어른스러운 면이 있다.’고 자신을 평가했다(문학치료적 글쓰기(6회) 중에서).

    김정수의 경우 올해 초 아버지가 암 선고를 받은 이야기하였다. 처음 암선고를 받았을

    때는 수술도 어렵고 6개월 정도 밖에 시간이 남지 않았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하지만

    계속 치료방법을 찾고 병원을 수소문한 끝에 서울 한 병원에서 수술을 성공리에 마치게

    되었다. 김정수는 ‘아버지께서 돌아가시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불안감에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는데 어머니는 아픈 아버지를 쉽게 포기하시는 것 같아 섭섭하고 속상해 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정수는 그 후 ‘가족들에게 더 신경 쓰게 되고 자신의 일에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게 되었다’고 했다(문학치료적 글쓰기(3회) 중에서). 김정수의 경우는 힘들었던 경험에 대해 교훈을 얻고 자신의 생활 속에서 행동변화를 일으킨 것이다. 그는 3차 인터뷰 중

    에서 ‘나는 우리 집에서 꼭 필요하다. 내가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 알았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한편, 박지호의 경우 가장 힘들었던 경험으로 19살 때 첫사랑과 헤어진 이야기를 했다.

    그는 열심히 공부하며 보람된 고등학교 시절을 보내다가 6년간 다니던 교회에서 여자 친구

    를 만나 즐겁게 지내다가 고등학교 3학년 6월에 여자 친구와 헤어지게 되었다. 정말 좋아

    하고 행복했던 시간이었는데 여자 친구 부모님께서 신앙생활에 방해된다고 하시는 바람에

    애매하게 시간이 흐르고 어색하게 헤어지게 되었다. 박지호는 그 경험에 대해 자신이 남

    자답지 못했던 점을 아쉬워하고 지금이라도 다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였다.

    박지호의 경험에 대한 의미부여의 정도를 살펴보면 교훈 정도의 의미부여가 이루어졌다.

    사귀는 것도 아니고 헤어진 것도 아니고 서로 어색하게 지냈죠. 그때 제가 남자답지 못했죠.

    확실하게 이거면 이거고 저거면 저거다 했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좀..더 컸던 거 같아요. 지금도 만나고 싶다라는 생각하죠. (3차 인터뷰 중에서)

  •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인터뷰를 통한 대학생의 자아정체성 형성에 관한 내러티브 연구 195

    2) 관계적 맥락에서의 경험과 주도성, 친밀성

    Pals(2006)는 연구 참여자로 하여금 특정경험을 서술하게 하고 그러한 경험을 하였을 때

    자신이 무엇을 얻으려고 하였는지 혹은 부정적 경험을 최소화 하려는 반응을 보였는지에

    따라 개인의 개입방식을 평정하는 접근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연구 참여자의 관계적

    맥락에서 일어난 경험을 개인이 개입하는 방식에 따라 조사해보고 그것이 자아정체성의

    하위 변인인 주도성과 친밀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를 분석해보았다.

    배민영의 경우 힘든 군대 시절 큰 힘이 되어준 선임병사와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성격이

    아주 밝아 보이는 선임병사 한 명이 있었는데 배민영은 그에게 군대 생활에 힘겨워하며

    자신의 성격을 고치고 싶다고 이야기하였다. 그 후 그 선임병사는 내무반에서 배민영을

    챙겨주고 내성적이고 말이 없던 배민영에게 이런 저런 말도 친근감 있게 행동할 수 있도

    록 분위기를 만들어주었다. 배민영은 그 선임을 의지하며 힘든 시간을 조금씩 이겨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선임병사는 언제부터 왕따 아닌 왕따로 점점 혼자가 되어갔고 배민영

    에게도 다른 선임 병사들이 어울리지 말라는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 어느 날 선임병사는

    배민영에게 별다른 이유 없이 크게 화를 내고 뺨을 때렸다. 배민영은 당황했지만 가만히

    있었다. 그러자 선임병사는 왜 그렇게 참느냐며 소리를 질렀다. 그 순간 배민영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나서 울었다. 그 선임병사와 배민영은 서로 안고 펑펑 울었다. 배민영의 경우

    선임병사와의 관계 경험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힘듬을 이야기하고 도움을 받고자 하였다.

    하지만 선임병사가 힘든 상황이 되었을 때 배민영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선임병사를 도우지

    못했고 용기내지 못함을 크게 후회했다. 이러한 배민영의 개입방식은 경험 속에서 타인에

    대한 깊은 신뢰감을 얻었고 어느 상황에서는 의지할 수 있는 사람에 대한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게 했다. 이것은 자아정체성 하위변인인 주도성, 즉 자신 주변의 일을 스스로가 주도

    적으로 실행하려고 하는 영역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배민영의 경우 자신의 힘든 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도움을 구하는 모습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볼 수 있다. 특히 집단 속에서

    한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노출정도를 알아보는 친밀성은 배민영의 경우 많은 영향을 미쳤

    다고 볼 수 있다.

    나는 의지를 많이 하는 편이라서 내가 의지할 사람을 만들고 그러한 연결고리를 적극적으로 찾는다.

    나를 일어서게 하는 사람들. 단 한명이라도 누군가가 나의 뒤에 있다면 나는 다시 일어날 수 있다.

    그리고 나 또한 다른 사람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문학적 글쓰기 2회 중에서)

    이정연의 경우는 관계적 맥락에서의 경험으로 엄마와의 경험을 살펴보았다. 건강한 부

    모-자녀관계에서 특히 어머니와 딸의 애정 결속력은 부녀 또는 부자 간 보다 훨씬 강하

    다. 특히 이정연의 경우를 보면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뒤 편모슬하에서 자라며 모녀의

  • 특수교육재활과학연구(제54권 제4호)196

    애정 결속력은 더욱 강해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정연의 개입방식을 살펴보면 강한 애정만큼

    이나 어머니를 투정, 짜증, 화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쉽게 표출하는 대상으로 여기는 양가

    적인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정연의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양가적인 성향은 심리

    사회적 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정연은 이러한 개입방식으로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에 대해 결정적 주도성은 훨씬 자유롭게 하는 편이다. 하지만 친밀성에 있어

    서는 여러 사람과 어울릴 경우는 어색함을 느끼기도 한다.

    제가 하는 것에 있어, 믿고 따라주시고 네 하고 싶은 대로 해, 여행가는 것 친구랑 여행가는 것도

    막 투자해주시고 그러셨어요. 제 스스로 결정하고 판단했던 거 같아요. (4회 인터뷰 중에서)

    김정수의 경우 친구관계를 살펴보았다. 김정수는 친구들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친구

    들의 어려운 점, 힘든 점을 잘 들어주었다. 특히 친구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친구를 만났다. 그것은 자신의 욕심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김정수는 자신

    의 이야기는 다른 사람에게 절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숨기는

    것이라며 자신의 감정이나 일을 노출하는 것을 꺼려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숨기고 싶으면

    끝까지 숨기는 것이 자신의 단점이라 여기지만 쉽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문학치료

    적 글쓰기를 계기로 용기를 내어 적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래서 글을 쓰고 인터뷰를 하는

    동안 긴장도 하고 자신의 감정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서 힘든 때도 있었다고 했다.

    이런 김정수의 관계 경험에서 개입방식은 타인을 향해 초점이 맞춰져 있고 자아존중감이

    낮은 모습일 수 있다. 김정수는 이러한 자신의 모습을 문학 치료적 글쓰기를 통해 반성하

    게 되고 직접 글로 쓰고 이야기함으로써 행동으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김정수는

    마지막 인터뷰에서 예전보다 다른 사람의 생각에 영향을 적게 받게 되었다고 이야기하며

    주도성에 긍정적 영향을 받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아직도 여러 사람이 함께 있는 경우는

    자신도 모르게 눈치를 많이 보는 편이라고 했다.

    박지호의 경우 여동생과의 관계 살펴보았다. 박지호와 4살 차이 나는 결혼한 여동생과의

    관계 경험을 살펴보면, 어린 시절 아버지의 가부장적인 태도로 인해 본의 아니게 여동생은

    오빠인 박지호에 비해 많이 사랑을 못 받았고 차별적인 처우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이 때

    박지호의 개입방식은 여동생에게 미안함은 있지만 부당한 처우를 받고 있는 동생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못했다. 그래서 여동생은 모범적인 오빠를 많이 미워했다고 한다. 하

    지만 박지호는 성인이 되어서 보다 적극적으로 여동생을 챙기기 시작했고 미안한 마음도

    적극적으로 표현하게 되었다. 가족인터뷰를 여동생과 시간을 가진 것도 의미 있는 행동이다.

    또한 먼저 결혼한 여동생에게 오빠로서 함께 해야 할 자리에 참석해 당당하게 행동함으로

    써 여동생에게 든든한, 좋은 오빠의 모습을 심어주었다고 했다. 이러한 박지호의 모습은

  •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인터뷰를 통한 대학생의 자아정체성 형성에 관한 내러티브 연구 197

    여동생과의 관계경험에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개입방식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불편한

    감정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에서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몫을 함으로써 여동생에게

    미안했던 마음과 축하하는 마음을 같이 전달할 수 있었다. 이런 점에서 자아정체성의 하위

    변인인 주도성과 친밀성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스물세 살에 결혼을 해서 저번 주 토요일날 돌잔치를 했거든요. 거기 사돈어른도 계시는데 내 조카

    2번째 생일 때 안 올 거다. 나는 그냥 올해만 온 거지 담에는 안 올 거다. (4차 인터뷰 중에서)

    3) 미래에 대한 계획과 미래 확신성, 목표지향성

    배민영의 경우 청소년과 관련된 자신의 꿈을 분명히 밝히고 있었다. 자율성 있는 청소

    년 복지단체를 만들고 싶어 했다. 그리고 진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한 상태이고

    자신의 삶에 대해서는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살아갈 것인지를 선명하게 이야기하였다. 배

    민영은 꿈과 계획이 있는 가운데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로 ‘하고 싶은 일은 조금씩이라도 하고 살고 싶다’를 이야기했다. 그래서 미래확신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목표지향성에서는 ‘상황마다 다르겠지만 그럴려고 노력한다’의 반응을 보였다.

    이정연의 경우 아직까지 확실하게 진로를 결정한 상태는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과 비슷

    한 성향에 사람들을 돕고 싶어 했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있었다. 이정연은 미래 확신성에서는 확실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는

    진로의 확정여부와 관련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목표지향성은 예전보다 많이 좋아

    졌다고 이야기했다.

    김정수의 경우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리고 좋은 가장, 좋은 아버지

    가 되고 싶다는 꿈을 이야기하였다. 미래에 대해서는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지금부터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여기고 있었다. 그리고 목표지향성도 자신에 대해 이해가

    생기고 하고 싶은 공부가 생기면서 훨씬 뚜렷해졌다고 이야기했다.

    박지호의 경우 미래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이 없지만 오늘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자신의 좌우명이고 그렇게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분명 미래에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문학치료적 글쓰기 5회에서 어렵게 다시 시작한 대학교

    생활에 대한 기대감과 확신으로 출발은 늦었지만 당당하게 행동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박지호의 경우 미래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은 수립되어

    있지 않지만 현재 생활에 대한 자신의 평가가 긍정적이고 책임 있게 행동하고자 하는 의지

    가 강한 편이어서 미래에 대한 확신성이나 목표 지향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여겨

    진다.

  • 특수교육재활과학연구(제54권 제4호)198

    Ⅳ. 논의 및 결론본 연구는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내러티브 연구를 통해 대학생의 자아정체성 형성과정을

    살펴보고 자아정체성 하위변인들과의 관련성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대학생의 문학치료적

    글쓰기가 자아정체성 형성과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내러티브 연구를 통해

    살펴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학생의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인터뷰를 통한 중재가 자아정체성의 하위범주인 주체

    성 발휘와 자기수용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돌아

    보는 글쓰기와 인터뷰를 통해, 현재의 스스로가 형성된 환경과 과정에 대해 확인하고, 설명

    하는 절차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주관을 뚜렷하게 표현하는 체험을 통해 자아정체

    성을 형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둘째, 대학생의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인터뷰를 통한 중재가 자아정체성의 하위범주인

    미래 확신성 향상과 목표지향성 의지를 형성하는 것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거를 회상하고, 현재를 파악한 대학생들이 미래를 계획하고, 목표를 설정하는 것에

    대한 주관을 면밀히 검토하고, 상세히 표현하는 체험을 통해 자아정체성을 형성한 것으로

    불 수 있다.

    셋째, 대학생의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인터뷰를 통한 중재가 자아정체성의 하위범주인

    주도성 발휘와 친밀성 인식을 형성하는 것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학

    생들이 현재, 그리고 현재와 연결된 미래를 계획, 설정하는 경험을 통해 현재 환경에서의

    사회적지지 대상과의 관계에서의 역할 및 인식을 통해 자아정체성을 형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연구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역할이 주도적으로 변화해가는 모습을 스스

    로 인식하고, 친밀감 질문의 상호 표현을 통해 대인관계에서의 정체성을 형성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본 연구자는 이 연구를 통해 S대학교 학생들이 대학생으로서 갖는 경험을 이해하고, 그

    경험과 정서에 대해 스스로 가지는 그 의미를 탐색하고자 하였다. 또한 동시에 글쓰기와

    인터뷰를 통합적으로 실시하여, 학생들을 보다 더 잘 가르치고 이해 및 공감하기 위한 목적

    도 함께 가지고 있다. 연구과정과 결과물을 분석하며 다음과 같은 관점을 가지게 되었다.

    문학치료적 글쓰기가 가지는 인터뷰 진행의 윤활에 대한 효과성이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글쓰기를 통한 문학치료의 효과들(김성범, 2012; 김성범, 2015; 김현숙, 1999; 박소현,

    김한별, 2012; 이정희, 김춘경, 2011)은 이미 여러 연구에서 보고되었지만,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인터뷰를 순차적으로 실시한 연구는 그동안 미흡하였다. 이 연구를 통해 연구자는

    문어로 압축하여 표현하는 은유적 글쓰기 작업이 구어로 풀어서 상세히 표현하는 서사적

  •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인터뷰를 통한 대학생의 자아정체성 형성에 관한 내러티브 연구 199

    인터뷰 작업의 순환의 효과성에 주목하게 되었다. 우선 이성적 글쓰기와 정서적 발화하기

    는 자신의 생애와 현재를 표현하기에 상호보완적인 역할과 동시에 진행을 원활하게 하는

    윤활제의 역할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학치료적 글쓰기 과정에서 작성한 자신의 글을 보

    면서 자연스럽게 인터뷰내용을 풀어나가는 것은 기족의 상담이나, 인터뷰의 정형화 및 경직

    됨을 완화시키게 만들었고, 안정적이고 연결적인 흐름을 유지하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한 문학치료적 글쓰기 작업과 인터뷰를 순차적으로 진행함에 있어 생기는 추가적인 효과

    는 개인의 삶에 대한 일정한 거리두기와 공감하기의 동시 효과성을 나타내었다. 일반적으로

    문학치료의 집단프로그램의 형태에서는 참여자들 사이의 긍정적이고 따뜻한 공감하기와

    정서 되돌려주기를 통해, 내부적으로는 자신의 감정에 대해 일정한 거리를 확인하고, 외부

    적으로는 공감받고, 이해받고, 위로받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하지만 문학치료의 개인 치료

    프로그램에서는 외부와 내부의 순차적인 긍정적 경험에 대한 부족한 부분이 있었는데, 문학

    치료적 글쓰기 작업과 인터뷰를 순차적으로 진행함에 따라 글쓰기한 자신에게 인터뷰과정

    에서 발화하는 자아가 위로와 공감과 이해를 주는 과정들이 인터뷰(김정수 5차 인터뷰,

    이정연 6차 인터뷰, 배민영 6차 인터뷰)를 통해 발견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내러티브 연구를 통해 대학생의 자아정체성 형성과정을

    살펴보고 자아정체성 하위변인들과의 관련성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대학생의 문학치료적

    글쓰기가 자아정체성 형성과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내러티브 연구를 통해

    살펴보았다. 따라서 본 연구를 통해 얻어진 결과는 대학생의 자아정체성 형성에 대한 문학

    치료적 글쓰기와 인터뷰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여겨지며, 대학생의 자아

    정체성 형성과정을 스스로 순환적으로 경험하고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본 연구가 대학생을 주 대상으로 실시하였으나, 자아정체성형성에

    대상이 되는 중년여성이나 청소년을 포함한 다양한 대상으로 확장시키는 시도가 가능할

    것으로 여겨지고, 특히 취업이나 진학을 앞두고 있는 대상들을 상담하고 교육하는 기관에

    서의 중재적 활용에 적절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연구를 진행함에 있어 본 연구의 제한점은 참여대학생을 4명으로 하였고, 성별 또한 구분

    하여 진행하지 않았기에 모든 대학생의 자아정체성 형성경험을 일반화하거나 성별에 따른

    차이를 분석 할 수 없었지만, 문학치료적 글쓰기를 통한 중재 양상 및 인터뷰를 통한 자아

    정체성 형성의 내러티브 연구를 통해 질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의의

    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추후에 후속 연구로 이러한 문학치료적 글쓰기와 인터뷰를 활용한

    프로그램이 대학생의 자아정체성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는가를 실제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세부적이고 장기적인 관찰연구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 특수교육재활과학연구(제54권 제4호)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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