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it 협력과 갈등: 반도체 산업과 인터넷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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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IT 협력과 갈등: 반도체 산업과 인터넷 규제 사례 * 배 영 자 **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부교수 본 연구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협력과 갈등이 IT부문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를 중국의 표준 수용 및 도전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중국이 기존 IT표준을 수용하는 경우 미중 협력 속에 경쟁이 진행되고 있으며, 반면 중국이 기존 IT표준을 수용하지 않고 이에 도전하는 경우 미중 경쟁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음을, 각각 반도체산업과 인터넷 규제(특히 구글의 중국 철수)를 사례로 구체적으로 고찰하였다. 반도체산업에서 중국기업들은 자국 산업발전 을 위해 세계 반도체생산 네트워크의 구조, 생산방식, 핵심기술 등을 표준으로 수용하고 생산네트워크 안에서 자사의 위상을 강화하는 전략을 선택하였고 미 국 기업들로부터 장비, 생산 방식, 핵심기술의 라이선싱 등의 형태로 표준적인 지식을 제공받아 기술발전을 이루었다. 인터넷 검열, 해킹, 지적재산권 여부 를 놓고 벌어진 중국정부 대 구글 및 미국정부의 갈등은 IT부문에서 중국의 위 상이 부상하면서 ‘인터넷 국가주권(Sovereignty over Internet)’을 명분으로 내세 운 중국과 ‘인터넷자유(Internet Freedom)’를 주장하는 미국 표준이 부딪친 대 표적인 사례이다. 현재까지 중국은 부문에 따라 기존 표준의 수용 혹은 도전이 라는 복합적인 표준전략을 구사해 왔으나, 향후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과 함께 기술력이 향상되면서 기술과 규범 표준에 대한 중국의 도전이 더욱 거세 * 본 연구는 2008-9년 건국대학교 학술진흥연구비 지원에 의해 수행되었습니다. 논문에 대해 유익한 조언을 해주신 익명의 심사자들께 감사드립니다.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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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과 중국의 IT 협력과 갈등:

    반도체 산업과 인터넷 규제 사례*

    배 영 자**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부교수

    요 약

    본 연구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협력과 갈등이 IT부문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를 중국의 표준 수용 및 도전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중국이

    기존 IT표준을 수용하는 경우 미중 협력 속에 경쟁이 진행되고 있으며, 반면

    중국이 기존 IT표준을 수용하지 않고 이에 도전하는 경우 미중 경쟁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음을, 각각 반도체산업과 인터넷 규제(특히 구글의 중국 철수)를

    사례로 구체적으로 고찰하였다. 반도체산업에서 중국기업들은 자국 산업발전

    을 위해 세계 반도체생산 네트워크의 구조, 생산방식, 핵심기술 등을 표준으로

    수용하고 생산네트워크 안에서 자사의 위상을 강화하는 전략을 선택하였고 미

    국 기업들로부터 장비, 생산 방식, 핵심기술의 라이선싱 등의 형태로 표준적인

    지식을 제공받아 기술발전을 이루었다. 인터넷 검열, 해킹, 지적재산권 여부

    를 놓고 벌어진 중국정부 대 구글 및 미국정부의 갈등은 IT부문에서 중국의 위

    상이 부상하면서 ‘인터넷 국가주권(Sovereignty over Internet)’을 명분으로 내세

    운 중국과 ‘인터넷자유(Internet Freedom)’를 주장하는 미국 표준이 부딪친 대

    표적인 사례이다. 현재까지 중국은 부문에 따라 기존 표준의 수용 혹은 도전이

    라는 복합적인 표준전략을 구사해 왔으나, 향후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과

    함께 기술력이 향상되면서 기술과 규범 표준에 대한 중국의 도전이 더욱 거세

    * 본 연구는 2008-9년 건국대학교 학술진흥연구비 지원에 의해 수행되었습니다. 논문에

    대해 유익한 조언을 해주신 익명의 심사자들께 감사드립니다.

    ** [email protected]

  •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보, 통권 제28 권 1호 (2011년 3월)54

    질 것으로 예상하였다.

    키워드: 미중경쟁, 미중갈등, IT표준, 반도체산업, 인터넷규제

    1. 문제제기

    1980년대 중반 반도체, 자동차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일본의 도전과 미

    국 무역 및 재정적자 증가를 근거로 미국패권 상대적 쇠퇴가 인구에 회자

    되었다. 당시 폴 케네디(Kennedy)는 강대국 재정적자와 군사비 증대간의

    관계를 역사적으로 분석하고 제국의 과대팽창(imperial overstretch)이

    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미국패권 상대적 쇠퇴를 예견해 큰 반향을 불러 일

    으켰다(Kennedy 1987). 그러나 1990년대 초반 이후, 정보통신혁명으로

    지속된 약 10년간의 호황기를 거치면서 미국패권 쇠퇴론은 슬그머니 사라

    졌다.

    2008년 말 금융위기 이후 미국 경제 불황이 장기화되는 조짐을 보이

    면서 다시 미국패권 쇠퇴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두 번

    째 라운드 미국쇠퇴론은 군사 및 경제적 측면에서 미국 영향력 약화를

    기정사실로 인정하면서 다극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다

    극화 시대 미국 위상에 대한 예측은 학자마다 조금씩 다르다. 예컨대 폴

    케네디(Kennedy)나 조셉 스티글리츠(Stiglitz)는 현재의 경기 침체가

    대공황 이후 최악임을 거듭 강조하면서 미국의 상대적인 퇴조를 막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한다(Kennedy, 2009; Stiglitz, 2009). 프랜시스

    후쿠야마(Fukuyama)는 세계 경기가 곧 회복되고 미국 경쟁력이 유지되

    는 가운데 다른 국가들이 부상하여 본격적인 다극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

  • 미국과 중국의 IT 협력과 갈등 55

    주장한다(Fukuyama, 2008).

    향후 세계정치경제질서에서 미국이 어떤 위상을 차지할 것인지에 관한

    논의에서 중심 내용 가운데 하나가 바로 중국의 부상에 관한 것이다. 개혁

    개방 이후 급속한 경제성장과 중국의 부상에 주목하면서(Ferguson, 2010;

    Ikenberry, 2008; Nye, 2006) 많은 연구들은 21세기 중반이후 중국

    이 세계를 이끄는 명실상부한 강대국이 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미중

    관계는 2009년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지칭한 그대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관계’로서 21세기 세계정치를 규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양국관계는 오바마 행정부 초기 상호인정에 기반을 둔

    협력관계를 유지하다가 대만문제, 달라이 라마 방미, 구글 사태, 위안화

    절상 등을 둘러싸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도 했다. 이슈에 따라 갈등 및

    경쟁과 협력의 양축을 오가는 진폭이 넓은 양국관계를 반영하여 미중관

    계를 지칭하는 다양한 개념들이 제시되고 있다. 패권을 둘러싼 전면전이

    불가피한 갈등관계, 전략적 경쟁자(strategic competitor), 책임있는

    이익상관자(responsible stakeholder), G2, Chimerica, 글로벌 파트

    너 등 미중관계를 지칭하는 다양한 용어들이 생산되고 있다(한석희, 2004;

    Gertz, 2000; Yee & Storey, 2002; Zoellick, 2005).

    미중관계는 본질적으로 갈등적인가, 아니면 필연적으로 협력으로 갈 수

    밖에 없는가? 미중관계가 협력과 갈등을 반복할 것이라면 어떤 조건에서는

    협력이 가능하고 어떤 경우에는 갈등이 두드러지는가? 본 연구는 협력과

    갈등을 반복하는 미중관계라는 큰 주제를 IT(information technology)

    분야의 사례를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IT부문은 정보화

    시대 세계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산업으로 미국과 중국의 협력과 경쟁이

    매우 역동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최첨단 IT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면서 IT분야의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반도체, LCD 등 IT분야에

  •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보, 통권 제28 권 1호 (2011년 3월)56

    서 미국, 일본, 한국 기업 등의 중국 투자와 기술이전에 힘입어 기술능력

    이 빠르게 향상되면서 주요 IT생산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끊임없는 기술

    혁신에 토대하여 세계 IT산업을 이끌어 나가는 미국과 막대한 시장 잠재

    력과 제품 생산능력을 갖춘 중국의 협력 없이 두 나라 IT산업은 물론 세

    계 IT산업 전체가 현재의 형태로 발전해 올 수 없었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해나가기 어렵다. 다른 한편 중국은 자국 IT산업이 미국의 영향력 아

    래 있을 것을 우려하여 MS윈도우의 경쟁자로서 리눅스를 비롯한 오픈소

    스 소프트웨어에 다양한 지원정책을 펼쳐왔고, 미국 ICANN(Internet

    Corporation for Assigned Names and Numbers) 주도의 인터넷

    거버넌스에 우려를 표시하는 한편, 영어로만 이루어진 현 도메인네임체

    계에 대한 대항으로 자국어 도메인 추진에 활발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신철범, 2006; Hughes & Ermert, 2003). 또 중국정부는 최근 인터넷

    검열과 규제에 관해 구글 및 미국정부와 첨예한 갈등을 겪기도 하였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진행된다. 먼저 미중 IT 협력 및 경

    쟁을 설명할 수 있는 개념이나 분석틀을 모색하기 위해 국제정치에서 국

    가간 갈등과 협력을 설명하는 이론들과 이들의 미중관계 전망을 간단히

    살펴본다. 미중관계 협력과 갈등에 관한 이론들은 중국이 미국 주도 국

    제질서내에서 자국의 입지를 강화하는 정도로 경제 및 군사발전의 속도

    를 조절하고, 세계 및 동아시아 전략의 범위를 제한하며, 민주주의, 자유

    등을 보편적인 가치로 수용하고 내재화하느냐, 아니면 보다 근본적으로

    현존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을 염두에 두면서 새로운 이념이나 가치를 기

    준으로 내세우고자 하느냐에 따라 협력 혹은 경쟁의 가능성이 다르게 현

    실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본 연구는 유사한 논리로 IT부문에서는 미

    중관계 낙관과 비관의 교차점이 중국의 기존 IT표준 수용과 도전 여부로

    해석될 수 있다고 보고 이에 입각하여 미중 IT 협력과 경쟁을 분석한다.

    중국은 현재 기존 IT표준 수용 혹은 도전이라는 복합적인 표준 전략을

  • 미국과 중국의 IT 협력과 갈등 57

    구사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중국이 기존 IT표준을 수용하는 경우 미

    중 협력 속에 경쟁이 진행되고 있으며, 반면 중국이 기존 IT표준을 수용

    하지 않고 이에 도전하는 경우 미중 경쟁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음을, 각

    각 반도체산업과 인터넷 규제(특히 구글의 중국 철수)를 사례로 구체적

    으로 고찰한다.

    미국과 중국은 향후 다양한 영역에서 경쟁과 협력관계를 지속해 나갈

    것이고 이를 표준설정을 둘러싼 갈등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은 향후 미

    중관계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기여한다. 특히 중국이 어떤 경우

    에 기존의 IT표준을 수용하고 어떤 경우에 이에 도전하는지, 표준을 둘

    러싼 양국 협력과 갈등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으며 향후 어떻게 전개되어

    나갈지를 생각해 보는 것은 21세기 세계정치의 가장 중요한 변수인 미중

    관계를 전망하는데 의미 있는 시사점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2. 이론적 배경

    대표적인 국제정치이론인 현실주의는 무정부상태인 국제관계에서 국가

    들 간의 협력이 지속되기 어렵다고 주장하였다. 고전적 현실주의는 국가의

    권력 추구 본성 내지 권력 경쟁으로 협력이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본 반면

    (Morgenthau, 1948), 신현실주의는 무정부라는 국제관계의 특성 자체

    가 국가 간 협력 가능성을 제약한다고 설명하였다(Waltz, 1979). 즉 무

    정부상태에서 스스로의 생존을 지켜내야 하는 국가들에게 협력으로 인한

    절대적 이득(absolute gain)보다는 상대적 이득(relative gain)이 문제

    시될 수밖에 없고, 협력으로 인한 이득을 상대국이 더 많이 가져갈 수 있

    는 위험을 피하려고 하기 때문에 협력이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Grieco, 1988). 더욱이 협력이 이루어지는 경우에도 국익에 중요하지

  •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보, 통권 제28 권 1호 (2011년 3월)58

    않은 부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국제관계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고 본다.

    현실주의이론과 국제정치현실이 국제정치에서 국가들 간 협력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확산시켜 왔음에도 불구하고 국제관계에서 협력의 가능

    성과 조건을 찾으려는 이론 및 현실적 노력이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왔

    다. 고전적 자유주의가 민주주의나 교역의 확대가 국가간의 갈등을 줄이

    고 협력 내지 평화를 증대시킬 수 있다고 본 반면, 신자유제도주의에서

    는 국제기구나 제도들이 국가 간 상호작용에서 발생하는 거래비용을 줄

    이고 국가들간 공동의 규범 등을 확산시킴으로 국가 간 협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Haggard & Simmons, 1987). 경제적 상호의

    존, 민주주의, 국제기구는 소위 ‘칸트의 삼각형’으로 불리면서 자유주의 이

    론에서 국가들간의 협력을 증대시키는 요인으로 인식되어 왔다(Russet

    & Oneal, 2001). 신자유제도주의자들은 국가에게 절대적 이득의 획득

    도 중요하다고 본다. 아울러 국가들간 정보를 교환하는 비용이 크지 않

    는 경우에 의사소통과정을 통해 서로의 선호(preference)를 파악하고

    이해의 차이를 좁혀나갈 수 있어서 협력이 가능하다(Morrow, 1994).

    또 반복되는 갈등상황이 진행되면서 국가들이 학습을 통해(shadow of

    the future)협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고 보았다(Axelrod, 1984).

    구성주의이론은 국제관계에서 협력을 촉진하는 혹은 방해하는 고정된

    행위자의 속성이나 구조가 존재한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국가

    의 선호, 정체성, 이익과 국제정치구조는 외부로부터 주어지거나 고정된

    것이 아니라 행위자들 간의 일련의 상호작용 속에서 역사적으로 형성되

    고 변화한다(Katzenstein, 1996; Wendt, 1999). 구성주의는 물질적

    기반과 함께 관념, 제도 등이 동시에 현실을 구성한다고 보고, 국가의 정

    체성이나 이익을 규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규범, 제도 등의 역동

    성에 관심을 가진다(Wendt, 1992). 이에 따르면 국제정치의 무정부성

  • 미국과 중국의 IT 협력과 갈등 59

    역시 고정된 실체가 아닌 제도이며 무정부상태에서도 국가의 정체성이나

    이익을 스스로가 어떻게 규정하는지에 따라 경쟁국간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본다(Ruggie, 1998).

    각 이론들은 미중 경쟁 및 협력 가능성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제공한다.

    심지어 이론 내에서도 미중 협력에 대한 상반되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한다

    (Friedberg, 2005). 대표적인 현실주의자인 미어샤미어(Mearsheimer)

    는 강대국들 사이에 단기적 협력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불균

    등 발전과 상대적 이득의 차이가 발생하면서 갈등은 피할 수 없다고 주

    장한다(Mearsheimer, 2005). 양자간 협력을 위한 제도의 존재나, 의

    사소통, 중국의 정체성 및 의도에 관계없이 중국의 부상은 미국에게 위

    협이 되고 양국 간의 대립 및 갈등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중

    국의 경제력 및 군사력 증강, 세계문제에 대한 관심과 개입 증대, 동아시

    아에서 중국의 패권 도전 등은 미국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만들고 있

    다고 인식된다. 부시행정부 1기에서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strategic

    competitor)라 규정한 것이 이러한 맥락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주의 입장에서 미중협력에 대한 낙관론이 제기되기도 한다. 중

    국의 경제력과 군사력 증대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어 생각

    보다 위협적이지 않으며(Segal, 1999),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를 중

    국이 일면 수용하고 있어 반드시 패권도전자라고만 볼 수 없고(Suettinger,

    2004), 양국의 이해가 얽히는 지역범위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기 때문에

    한계 내에서 미국과 중국의 협력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자유주의는 중국의 성장과 강대국화에도 불구하고 미중 협력이 가능하다

    고 본다. 이들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상호의존 증대, 중국의

    WTO, NPT, APEC, ARF 등 다양한 국제기구에의 적극 참여 등으로 미

    국과 중국간 대화의 통로가 증대되고 양국관계의 불확실성이 감소되었다(김

    용우 외, 2010). 이러한 맥락에서 자유주의자인 아이켄베리(Ikenberry)는

  •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보, 통권 제28 권 1호 (2011년 3월)60

    중국의 부상이 미국에 반드시 위협적이지 않다고 진단한다(Ikenberry,

    2008). 그는 중국이 현재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거부하지 않고 오히려 현존

    질서의 참여자가 되고 있으며 중국이 강대국이 될수록 세계적 이슈에 대한

    책임을 더 많이 지게 될 수밖에 없다고 보았다. 이런 의미로 미국 부시행정

    부 2기에서 중국을 책임있는 이익상관자(responsible stakeholder)로 규

    정한 바 있다. 반면 자유주의 안에서도 중국의 권위주의 정치체제 지속, 민

    족주의 부상, 자유와 민주주의 이념을 둘러싼 양국 간의 갈등 등이 미국과

    중국의 협력을 어렵게 한다는 견해도 제시되고 있다(Gilley, 2004).

    구성주의 입장 역시 미중 협력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을 동시에 제기

    하고 있다(Friedberg, 2005). 낙관론자들은 중국이 각종 국제기구 및

    제도에 적극 참여하면서 이러한 제도의 기반이 되는 보편적인 가치들을

    내재화하고 미국과 공동 이해와 협력을 확대해 나갈 기회를 가지게 된다

    는 점을 강조한다(Johnston & Ross, 1999). 반면 미국과 중국의 상

    호 불신이나 의심은 오랜 역사적 경험 속에서 형성된 것이어서 변화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고, 양자관계가 진전되고 상호작용이 보다 빈

    번해지면서 협력의 측면보다는 갈등의 측면이 오히려 강화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양국 협력에 대해 비관적인 주장도 제기된다

    (Shambaugh, 2000).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국제정치 주요이론들 및 각 이론들 내에서

    미중협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으며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

    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양한 이론적 전망들 속에서 특히 중국의

    군사 및 경제적 부상 속도, 중국의 동아시아 및 세계전략의 내용, 중국의

    정치체제전환과 민족문제 관리 여부, 국제기구 참여 등을 통한 보편적

    규범의 수용여부 등을 분기점으로 미중 경쟁 및 협력 가능성이 다르게

    해석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즉 양국의 물적 이해관계에 대한 상반된

    해석(충돌/조화), 중국의 현존 질서 및 규범 수용 여부, 미국과 중국의

  • 미국과 중국의 IT 협력과 갈등 61

    공동 정체성 창출 가능성 여부 등에 따라 미국과 중국의 협력 혹은 경쟁

    의 가능성이 다르게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IT부문에서 미중관계는 기본적으로 협력적인가 아니면 갈등적인가?

    어떤 조건하에서 양국은 IT부문에서 협력할 것이며 어떤 경우에 협력이

    잘 이루어지지 않을 것인가? 미중관계 전반에 관한 이론적인 분석과 전

    망은 IT부문에서 진행되고 있는 미중경쟁 및 협력을 분석하는 데에도 많

    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위에서 제시된 미중 협력 및 경쟁에 관한 주장은

    유사한 논리로 IT부문에도 적용될 수 있다. 즉, 현재 IT부문에서 미국과

    중국의 이해가 충돌하고 있는지 아니면 조화될 수 있는지, 중국의 세계

    IT질서 수용 혹은 도전 여부, 양국의 공동이해 창출 여부 등이 협력과

    갈등의 분기점이 된다. 이 가운데 특히 세계 IT질서의 수용 혹은 도전은

    IT표준 수용 혹은 도전이라는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고 미중 협력과 경

    쟁을 가르는 중요한 분기점이 된다.

    IT부문에서 핵심적인 경쟁이 표준설정을 둘러싸고 이루어진다는 점은

    이미 널리 알려져 왔다(김상배, 2007; 삼성경제연구소, 2001). PC운영

    체계, 가전, 이동통신 등 IT 부문에서 표준 장악이 기업과 국가 경쟁력

    의 관건이 되어 왔다. 네트워크의 외부성(network externality)이라는

    특성을 갖는 IT부문에서 표준을 선점한 승자가 이익의 대부분을 취한다.

    공인기관이 인증하는 공식표준(de jure standard), 시장지배력에 근거

    한 사실상의 표준(de facto standard) 등 다양한 표준설정 방식이 존

    재하며 표준설정은 기술의 우수성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첨예하

    게 이해가 부딪치는 정치적 과정이다. 아울러 기술표준 수용은 단순히

    기술 만이 아니라 그 기술에 내재된 제도나 이념을 함께 받아들이는 것

    이다. 예컨대 컴퓨터 운영체계를 대표하는 MS윈도우와 이에 대항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리눅스는 기술과 제품의 차이를 넘어 소프트웨어가

    생산 및 활용되는 방식에 대한 상이한 제도와 이념을 구현하고 있다.

  •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보, 통권 제28 권 1호 (2011년 3월)62

    중국은 IT부문에서 기존 표준 수용과 도전이라는 복합적인 표준 전략

    을 구사하고 있다(Ernst, 2010).1) 중국은 어떤 조건에서 기존 표준을

    수용하며 어떤 경우에는 기존 표준에 도전하는가? 중국은 이제까지 IT

    산업 발전과정에서 서구 국가들에 의해 만들어진 기존 표준을 수용하면

    서 그 안에서 자국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중국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기술수준이 향상되면서 최근 이동통신, 가전,

    반도체 등 몇몇 분야에서 기존 IT표준을 수동적으로 수용하기보다 기존

    IT표준에 도전하며 독자적인 표준을 제정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어 주목

    받고 있다(Lee et al., 2008). 아울러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보안, 규제,

    지적재산권, 도메인네임체제 등 IT거버넌스 영역에서는 처음부터 중국이

    기존 표준제품이나 규범을 수용하지 않고 중국 표준을 내세워 갈등의 소

    지가 많았다. 중국은 특히 첨단 기술에 대한 로얄티 지불이 증대되면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여 표준으로 설정하려 하거

    나, 혹은 국가안보나 정치체제 유지와 관련된 IT보안 및 규제 부문에서

    기존 표준을 수용하지 않고 중국식 표준을 수립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

    다(Suttmeier et al., 2006).

    본 연구는 IT부문에서 중국이 기존 표준을 수용하면서 자국의 위상을

    강화하는 경우 경쟁과 갈등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근본적인 이해 충돌의

    소지가 적어 협력 속에서 경쟁이 이루어지는 반면, 표준이 명백히 설정

    되어 있지 않거나 기존 표준을 중국이 수용하지 않고 독자적인 표준을

    내세우는 경우 미중관계가 보다 갈등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본다. 이 글

    에서는 특히 반도체산업에서 보여지는 미중 경쟁 및 협력을 전자의 사례

    1) 일반적으로 IT하드웨어 부문에서는 일정정도의 기술 능력을 갖춘 후에 독자 표준 설

    정이 가능하게 되어 발전 초기에는 기존의 표준을 수용하는 양상을 보인다. 반면 인

    터넷 규제 등 규범과 관련되는 IT거버넌스 영역에서는 이해의 충돌 여부에 따라 초기

    부터 독자 표준을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 미국과 중국의 IT 협력과 갈등 63

    로, 인터넷 규제를 둘러싼 양국 갈등을 후자의 사례로 보다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반도체산업과 인터넷 규제 사례 고찰을 통해 현재까지 중국은

    부문에 따라 기존 표준의 수용 및 도전이라는 복합적인 표준전략을 구사

    해 왔으나, 최근 중국이 기존 표준에 도전하면서 독자 표준을 개발하거

    나 주장하는 경우가 점차로 늘어나고 있어 미중 갈등의 요인이 심화되고

    있음을 확인한다. 본 논문은 중국이 독자적인 표준으로 내세운 기술이나

    규범이 명실상부한 세계표준으로 미국이나 여타 국가들에 의해 인정되고

    수용되는 경우가 드물어 IT표준을 둘러싼 미중 갈등은 더욱 증대될 것으

    로 전망하였다.

    3. 미중 IT 협력과 갈등 사례 분석

    1) 반도체산업: 중국의 기술발전과 미중 협력

    IT산업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부문으로 구성되며 2000년

    이후 급속히 성장하였고 2008년 현재 OECD 국가 전체 GDP의 8%를

    차지하면서 세계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모두 IT산업

    을 전략산업으로 인식하고 미국은 첨단 기술 부문의 우위를 지키기 위

    해, 중국은 미국의 우위에 도전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양국 간

    의 치열한 경쟁은 다양한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전개되어 왔다. 반도체산

    업의 경우 미국 반도체기업들은 핵심 설계기술만을 남기고 공정 및 조립

    시험 부문을 아웃소싱하는 과정에서 중국기업들을 활용하였고, 중국기업

    들은 미국 반도체기업들의 조립시험 기지로서 네트워크 안에 편입하여 기

    술 및 경영방식 등을 전수 받으며 기술력을 향상시켜 왔다. 중국기업들은

    자국 산업발전을 위해 세계 반도체생산네트워크의 구조, 생산방식, 핵심

  •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보, 통권 제28 권 1호 (2011년 3월)64

    기술 등을 통째로 표준으로 수용하고 생산네트워크 안에서 자사의 위상을

    강화하는 전략을 선택하였고 미국과 중국은 반도체 산업에서 부분적으로

    는 경쟁하지만 근본적인 대치나 갈등 없이 협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반도체 시장은 1980년대 초반 개인용 컴퓨터의 대중화 이래 크게 성

    장해 왔다(배영자, 2005). 세계반도체생산은 1980년대 초까지 미국 기

    업에 의해 주도되었다(Ferguson & Morris, 1993). 1980년대 초 반

    도체칩 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일본 기업들의 막대한 투자에 힘입어

    일본이 미국의 경쟁국으로 부상한다. 1980년 중반에서 1990년대 초반

    사이 일본 반도체산업이 생산이나 수출규모에서 미국을 추월하였으나

    1990년대 중반 미국의 대일 재역전이 진행되었다. 1990년대 미국의 대

    일 역전은 설계기술력, 소프트웨어 개발, 지적재산권에 힘입어 이루어졌

    으며, 미일 반도체무역협정도 일조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크게 메모리부문과 비메모리부문으로 나뉘며, 칩 설계 및 디자인, 웨이

    퍼 공정, 조립, 시험 등의 과정을 거치는 반도체 생산은 전통적으로 대기

    업에 의해 일괄적으로 수행되었다. 표준화된 범용 칩을 대량생산하는 메모

    리업계는 이러한 추세를 이어 지속적으로 거대화되고 과점화 되어 삼성,

    하이닉스, 도시바 등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반면 칩의 설계에서 생산까지

    의 과정이 복잡하고 제품 또한 소량 다품종이지만 메모리에 비해 전체시장

    규모는 훨씬 큰 비메모리 부문에서는 기능별 분업화가 급속히 진행되어 왔

    다. 즉 칩 설계, 규격설정, IP개발에 특화하여 라이센스로 고수익을 올리

    는 IP제공 및 용역전문(Chipless), 반도체 칩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특정

    용도 칩의 설계 및 마케팅에 특화한 설계전문(Fabless), 생산기술 및 생

    산비용의 우위를 바탕으로 타기업이 의뢰한 칩의 생산만을 전문으로 하는

    공정전문(Foundry), 조립시험전문(Packaging & Testing) 등으로 기

    능이 분리되고 분업구조가 형성되면서 각 기능을 수행하는 다양한 군의 기

    업이 생겨나고 있다.

  • 미국과 중국의 IT 협력과 갈등 65

    미국은 세계 반도체 생산의 약 45%를 차지하고 있으며 비메모리 반

    도체중심의 생산구조를 구축해 왔다(Dewey & LeBoeuf, 2009). 비메

    모리 반도체 부문에서는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고도의 설계기

    술이 경쟁력의 핵심이고 이 기술을 가진 종합반도체기업이나 설계 전문

    기업이 비메모리 반도체 생산네트워크를 주도하는 핵심기업이다. 미국

    반도체산업은 시장규모도 크고 부가가치도 가장 높은 설계부문에서 압도

    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새로운 전자제품의 등장은 그 안에 내장되는 반

    도체칩 설계기술에 의해 밑받침될 때 가능하다. 첨단 전자제품 시장을 이

    끌고 있는 선진국에 우수한 비메모리반도체 설계기업들이 모이게 된다.

    미국은 풍부한 인력과 기술, 자본 등 우수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2008년

    현재 세계 반도체 설계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고, 세계 반도체 설계

    기업 상위 10대 업체 가운데 7개가 미국 기업이다(김윤지, 2010). 인텔

    의 경우 1980년대 중반 비메모리 반도체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메모리

    반도체에서 철수를 선언하였고 이후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 분야 가운데

    하나인 마이크로프로세서 공급의 80%를 차지하며 20년 동안 세계 반

    도체산업의 선두를 지키고 미국 반도체산업의 상징적 존재로 인식되어

    왔다. 미국은 세마텍(SEMATECH: Semiconductor Manufacturing

    Technology) 등 정부와 기업들이 참여하는 연구조합을 통해 첨단 설계

    기술을 개발 및 확보하고 있으며 지적재산권을 바탕으로 설계 기술 국제

    표준을 주도하고 있다. Intel, TI, 퀄컴, 브로드컴 등 미국 반도체기업들

    은 핵심 설계기술 부문은 남기고 나머지 부문을 한국, 대만, 중국기업 등

    에 아웃소싱하는 방식으로 반도체산업의 생산네트워크를 세계적으로 확

    산시켜왔다. 이러한 미국반도체기업들의 전략이 중국기업의 네트워크 편

    입 계기로 작용하였다.

    중국 반도체산업은 미국 반도체기업이 아웃소싱한 노동집약적인 조립

    시험 부문에서 시작하여 점차로 기술 수준이 높은 공정과 설계 부문으로

  •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보, 통권 제28 권 1호 (2011년 3월)66

    확장되어 왔다. 중국은 반도체부문의 기존 표준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세계반도체산업 생산네트워크에 진입한다. 중국이 수용한 반도체부문 표

    준은 전체 반도체산업구조, 반도체칩의 사양과 구체적인 공정 및 조립시

    험방식, 반도체 장비에 내재된 생산라인 운영방식, 반도체칩 관련 기술

    등 다양하다. 중국정부는 2000년 전후로 반도체산업 지원정책을 본격적

    으로 실행하였고 인텔 등 세계반도체 기업들은 시장 확보, 세제 및 금융

    등 지원정책, 원가절감 등의 이유로 중국에 적극 투자하였다(Dewey &

    LeBoeuf, 2009). 반도체 조립시험 부문은 설계나 공정부문에 비해 진

    입장벽이 낮은 편이어서 인텔, ST-마이크로, 인피니온, 르네사스, 도시

    바 등 해외 종합반도체업체들이 중국 진출 초기에 조립시험부문에 집중

    투자하였다. 반도체 조립 및 시험 부문은 표준적인 장비와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 미국 기업들은 중국에 조립 및 시험에 필요한 장비들을 공급

    하고 표준적인 절차에 따라 이루어지는 조립시험 매뉴얼을 제공하였으며

    중국기업들은 대개 합작 형태로 이들이 제공하는 표준적인 기술과 지식

    을 받아들여 반도체 조립시험과정을 진행하였다. 미국 기업의 입장에서

    는 반도체 생산의 효율성 증대와 생산비 감소를 위한 표준 기술 이전이

    었고, 중국기업의 입장에서는 세계 반도체 생산네트워크에 진입하고 그

    속에서 자국의 기술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이었다고 볼 수 있다. 중

    국기업들의 기술발전과정에 관한 연구들은 중국기업의 미국 주도 세계

    반도체생산네트워크 편입이 중국 기술혁신능력 향상에 결정적이었다고

    주장한다(Ernst, 2008; Liu PingQing, 2007; Xie & White, 2004).

    이러한 과정을 통해 중국은 세계 반도체 조립시험 중심지로 부상해왔다.

    현재 세계 반도체조립시험 설비의 20%가 중국에 위치해 있고 이 설비들

    가운데 3분의 1은 중국 국내기업이, 나머지는 미국, 한국 등 해외투자기

    업이 소유하고 있다(정동영, 2009; PWC, 2009).

    중국 반도체 산업 발전에서 특히 주목을 받고 있는 부문은 공정전문업

  • 미국과 중국의 IT 협력과 갈등 67

    체이다. 공정과정 역시 미국이 주도하는 설계기업이 요구하는 표준적인

    사양과 표준적인 절차에 따라 이루어지는 작업이다. 미국은 1990년대 이

    후 공정부문을 대만, 한국 기업에 아웃소싱했다. 최근 중국기업이 해외기

    업을 통해 표준적인 공정 기술을 이전받고, 해당기업에 전용 칩을 제공하

    면서 세계 수준의 공정전문업체로 성장하였다. 현재 중국 반도체 공정과

    정은 HH-NEC, ASMC 등과 같이 중국 국영기업과 외국기업이 합작한

    형태, SMIC, GSMC 등 화교자본 및 대만과 관련된 형태 등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2009년 1분기 세계 공정전문업체 순위에서 SMIC가 4

    위, HH-NEC가 5위를 차지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공

    정전문업체는 2008년 전 세계 공정의 12%를 차지하였고 2011년 23%

    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정동영, 2009; PWC, 2009).

    반도체 부문에서 중국이 기술을 축적하면서 표준기술이 수용되는 방

    식이 변화하여 왔다. 초기에는 미국기업의 직접투자나 합작 투자가 압

    도적이었으나 점차로 해외 자본 및 기술과 국내 시장 적응능력을 결합

    한 혼합기업(hybrid foreign-invested enterprise)이 주목받고 있다.

    풀러(Fuller)는 중국 반도체 설계 부문에 종사하는 기업 가운데 순수

    국내기업보다는 자본과 기술을 미국 등 해외에서 조달하면서 중국 시장

    에 전략적 중요성을 부여하는 혼합기업에서 기술혁신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됨을 밝혔다(Fuller, 2009). 직접투자나 합작투자 단계에서는 표

    준 기술이 반도체 장비, 표준적인 조립시험 매뉴얼 등의 형태로 수용되

    었고 이후 중국 기업의 기술력이 향상되면서 반도체칩 공정관련 핵심적

    이고 표준적인 기술들이 라이선싱 구입이나 로얄티 지불 등의 방식으로

    수용된다. 예컨대 IBM은 2007년 중국 최대의 공정전문업체인 SMIC에

    CMOS기술을 라이선스 형태로 판매하였고 2009년 중국 파운드리

    CSMIC와 핵심통신반도체기술 라이센스 판매 계약을 맺었다(EE TIMES,

    2009/10/19).

  •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보, 통권 제28 권 1호 (2011년 3월)68

    중국은 최근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 및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부가

    가치인 설계 분야에 진입하면서 표준적인 반도체칩을 스스로 만들 수 있

    는 능력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부터 룽신(龍芯),

    드래곤 등 중국 독자적인 CPU 개발 노력이 이루어져 왔지만 크게 성공

    을 거두지 못했다. 최근 중국의 가전, 컴퓨터, 통신 시장이 급속히 성장

    하면서 디지털TV, 휴대폰, DVD 등에서 중국 표준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이러한 제품에 내장될 반도체칩을 설계할 수 있는 국내기업

    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반도체 설계기업 창업

    을 지원하는 한편 이들을 화웨이, ZTE, 레노버, 콩카, TCL 등 중국의

    대표적 전자통신기업의 협력 업체로 육성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세계 반

    도체 설계업체 가운데 중국기업의 비중은 2001년 1%에서 2008년 6%

    로 급속히 성장하였으나 이들의 설계능력은 현재까지 미국 기업에 견주

    어 많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한국 반도체연구조합, 2009). 중

    국 정부는 미국 반도체 기업들에게 단순 조립시험 생산라인 보다는 공정

    이나 설계 부문에 투자할 것을 요구하면서 세제 및 금융 지원, 토지 제

    공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으나 특히 반도체설계 부문에서 기

    술이전은 조립시험 및 공정 부문보다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반도체분야를 조립시험, 공정, 설계 분야로 나누어 보았을 때 미국은 설

    계부문에서의 압도적 우위에 토대하여 세계 반도체 생산네트워크를 이끌

    고 있으며, 중국기업들은 미국 기업들과의 협력, 구체적으로 합작투자, 다

    양한 형태의 기술이전 등 조립시험부문에서 시작하여, 현재 공정, 설계 부

    문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음을 보았다. 전체적 규모로 보면 2009년 현재

    인텔이라는 개별기업의 반도체생산이 매출액 기준으로 중국 전체 반도체

    생산의 8배에 이를 정도로 미국이 앞서 나아가고 있다(PWC, 2009). 하

    지만 세계가 중국 반도체산업을 주목하는 이유는 성장속도와 시장 규모 때

    문이다. 반도체산업은 경기부침의 영향을 민감하게 받아 성장률이 고르지

  • 미국과 중국의 IT 협력과 갈등 69

    못하지만 예컨대 2004년에서 2008까지 세계반도체 성장률이 9%일 때 중

    국은 36%의 성장률을 기록하였다. 아울러 중국은 세계최대의 반도체 시

    장으로 2009년 중국이 세계반도체의 38%, 미국은 15%를 소비하고 있

    다.

    중국 반도체 산업의 성장과정에서 미국 반도체기업들과의 협력이 매우

    중요했음은 자명하다. 중국기업들은 세계 반도체 생산네트워크의 구조,

    구체적인 공정 및 조립시험방식, 반도체장비, 반도체칩 공정 및 설계 관

    련 기술 등 기존 반도체산업 표준을 수용하면서 네트워크 안에서 자사의

    위상을 강화하는 방식의 전략을 선택하였고 현재까지 핵심 설계부문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기업을 크게 위협하지 않아 큰 갈등 없이 협력관계

    를 유지할 수 있었다. 미국 기업들은 중국정부의 다양한 지원 속에서 조

    립시험부문을 중국기업에 아웃소싱함으로써 중국기업이 초국적 생산네트

    워크에 진입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미국과 중국기업의 협력은 공

    정부문으로 옮겨가면서 장비나 생산 방식을 넘어 핵심기술의 라이선싱,

    로얄티 지불 등의 형태로 바뀌었으나 설계부문을 주도하는 미국 기업이

    제공하는 표준적인 공정과정을 수용하는 상황은 지속되고 있다. 최근 중

    국정부가 반도체설계기업을 육성하여 자국 전자제품의 독자표준 설정을

    지원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면서 반도체산업에서도 중국이 기존 표준을 수

    동적으로 따르지 않고 독자적으로 반도체 칩을 설계하려는 시도가 시작

    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러한 도전이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반도

    체산업에서 포괄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표준적인 반도체산업 구조나 기능

    분화방식, 공정 및 조립 시험 절차, 핵심 기술 등을 위협하고 있지 않다.

    현재 많은 연구들은 중국이 지속적인 기술혁신을 통해 성장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미국의 우위에 도전할 수 있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OECD, 2009; Suttmeier, 2008). 중국정부는 자원형(資源型)국가발

    전전략에서 혁신형(創新型)국가발전전략으로 나가가야 함을 강조하면서

  •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보, 통권 제28 권 1호 (2011년 3월)70

    ‘자주창신(自主創新)’에 기반하여 혁신형 국가를 구축한다는 목표하에 ‘중

    장기 과학기술 발전계획(2006~2020년)’, ‘2050 과학기술발전 전략’ 등

    을 통해 자주적 기술혁신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여 왔고

    이 가운데 독자 기술표준 마련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中国科技

    部, 2006; 中国科学院, 2009). 중국 IT기업의 로얄티 지급규모가 매출

    액의 2.5~5%에 달하는 상황에서 독자적인 기술개발요구는 당연한 것

    으로 보인다(중앙일보, 2005/01/25). 중국은 이미 이동통신부문의 TD-

    SCDMA, 차세대 DVD표준인 EVD, 영상 압축기술부문의 AVS 등 독

    자적인 기술표준을 개발하고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여 왔다.

    향후 중국 기술력의 지속적 상승 가능성에 대해 어떤 연구들은 매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는 한편, 다른 연구들은 중국이 곧 미국을 추

    월할 것이라며 중국을 과도하게 위협적으로 보고 있다.2) 현재의 관점에

    서 보면 미국 기업들이 주도해 온 초국적 반도체 생산네트워크의 구조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설계 등 핵심 분야에서 미국의 우위가 크게 흔들

    리지 않지만, 조립시험, 공정, 설계 등 전 분야에서 중국의 위상이 빠르

    게 증대되고 독자적으로 표준적인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중국의 도전이

    가속화되면서 미국과 중국기업의 경쟁이 보다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 미국과 중국기업들은 초국적 반도체 생산네트워크 안

    에서 자본, 기술, 인력, 시장을 축으로 촘촘한 상호의존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양국 모두 자국 반도체산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상대국

    과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중국기업들이 기술과 시장을 미국에

    의존하는 만큼 미국도 설계부문 중심인 자국반도체 산업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중국 공정, 조립시험 전문 기업들과의 협력 및 중국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세계 반도체 생산네트워크의 구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네트워크 안에

    2) 중국의 기술력 향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은 George Gilboy(2004), 중국을 과도하

    게 위협적으로 보는 입장은 USCC(2005) 각각 참조.

  • 미국과 중국의 IT 협력과 갈등 71

    서 미국과 중국기업의 역동적인 경쟁 및 협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 인터넷 규제: 구글 중국철수와 미중 갈등

    중국이 IT하드웨어부문에서 기존 표준을 수용하면서 자국 기술력을 증

    대시켜왔고 최근 몇몇 분야에서 독자기술표준 마련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소프트웨어나 IT거버넌스 부문에서는 처음부터 기존

    의 표준을 받아들이기보다 도전하며 중국 표준을 세우기 위해 노력해 왔

    다. IT하드웨어에서 중국 표준을 설정하려는 노력이 특허료 증대 등 경제

    적 요인에 의해 동기부여된 것과는 달리 IT소프트웨어나 거버넌스 부문

    에서는 정치체제유지, 국가 안보 및 위신에 대한 고려가 중요하게 작용하

    고 있다. 중국 정부가 공공기관에서 PC용 마이크로 소프트웨어 윈도우

    대신 리눅스 등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사용을 권장하고 적극 지원하는 것

    이나 중국어 도메인네임의 사용을 적극 추진해온 것 등이 이러한 맥락에

    서 이해될 수 있다. 최근 인터넷 검열, 해킹, 지적재산권 여부를 놓고 벌

    어진 중국정부 대 구글 및 미국정부의 갈등은 IT부문에서 중국의 위상이

    부상하면서 ‘인터넷 국가주권(Sovereignty over Internet)’을 명분으로

    내세운 중국과 ‘인터넷자유(Internet Freedom)’를 주장하는 미국 표준

    이 부딪친 대표적인 사례이다. 여기서는 구글 사례를 중심으로 중국이 기

    존 IT표준에 도전하면서 벌어지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을 고찰한다.

    컴퓨터 네트워크의 발전으로 출현한 인터넷을 국가가 어떤 방식으로

    어느 정도로 규제할 것인지의 문제가 논의되어 왔고(Zittrain, 2008)

    현재 미국, 유럽, 한국, 중국 등 각국 정부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인터넷

    접근, 개인정보보호, 불법 유해정보 차단, 저작권보호 등에 관한 규제를

    실행하고 있다(김유승, 2006; 장우영, 2006). 인터넷 규제의 정당성과

    실효성, 적절한 규제방식의 모색 등 인터넷 자유와 규제를 둘러싼 논의

  •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보, 통권 제28 권 1호 (2011년 3월)72

    가 현재 활발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오프라인에서 개인의 언론 및 표현

    의 자유가 보장되듯 인터넷공간에서도 자유로운 의사표현 권리가 보장되

    어야 하고 정부의 검열이나 개입을 최소한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소위 인

    터넷자유의 입장이 많은 국가들에 의해 기본적인 규범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중국은 인터넷이 확산되는 초기부터 엄격한 인터넷 검열체계를 구

    축하여 왔고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끊이지 않아 왔다. 중국은 인

    민의 알 권리와 발표할 권리를 중시하는 동시에 정부의 감독할 권리를

    중시하는 인터넷 국가주권을 주장해 왔다. 정권 전복은 물론 민족분열,

    포르노, 폭력 등과 관련된 정보의 경우 국가와 사회의 안정, 인민의 이익

    에 관계된 것이기 때문에 법률에 기초한 규제는 중국의 국정 및 국제관

    행에 합치한다며 검열의 정당성을 강조한다.

    구글의 중국철수는 미국을 위시한 서구국가들이 표준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인터넷자유를 중국이 수용하기를 거부하고 이에 대항하여 인터넷

    국가주권이라는 중국식 표준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진행된 갈등으로 이해

    할 수 있다. 여기서는 서로 다른 이해를 가진 구글, 미국정부, 중국정부

    의 관계가3) 복잡하게 얽혀 있음을 분석하고 중국이 부상하면서 IT거버

    넌스 부문에서 서로 다른 표준을 주장하는 양국 간 갈등이 불거질 가능

    성이 점차 늘어나고 있음을 밝힌다.

    중국인들의 인터넷이용이 확산되면서 중국정부는 1998년부터 소위 금

    순공정(金盾工程 Golden Shield Project), 혹은 인터넷 만리장성(防火

    长城, Great FireWall of China)으로 불리는 국가 인터넷 검열체계를

    구축해 왔다(Hughes, 2010; Mulvenon, 2008; Zixue Tai, 2006).

    IP 주소나 키워드를 기반으로 접속 가능한 웹사이트를 제한하고 특정한

    3) 각각의 이해를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구글(인터넷자유옹호, 중국정부의 인터넷

    검열과 해킹 견제, 중국시장확보), 미국정부(인터넷자유옹호, 자국기업보호, 중국의 해

    킹 및 첩보전 견제), 중국정부(인터넷 국가주권 주장, 외국기업견제, 정보전 방어).

  • 미국과 중국의 IT 협력과 갈등 73

    내용을 담은 게시물을 삭제하며, 일반적인 웹페이지뿐만 아니라 메일,

    게임, 휴대폰 문자 등을 모두 포괄하는 광범위한 검열 시스템으로 알려

    져 있다. 물론 일부 네티즌들은 번장(翻墻, 방화벽을 뚫고 제한을 걸어

    놓은 IP에 접속을 하는 해킹) 등을 통해 해외 사이트 등에 접속하지만

    인터넷 만리장성과 중국정부의 대대적인 인터넷 통제는 대다수 중국 네

    티즌들에 대한 정보통제, 표현의 자유 침해 등을 이유로 국제사회에서

    비난을 받아왔고 해외 IT기업이 중국시장에 진출할 때 중국정부의 인터

    넷 검열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 역시 논란거리가 되어 왔다.

    2006년 구글이 중국에 진출할 때에도 국제적으로 논란이 야기되었다.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검색시장에 진출하면서 중국내 법규 위반을 피한다

    는 명분으로 중국 당국의 검색 심사제도 등 언론자유 제한조치를 받아들인

    구글의 선택에 대해 많은 비난이 제기되었다(Amnesty International,

    2006; Brenkert, 2009; 정의철, 2009).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기준

    에 따르면 검색엔진 이용자는 방화장성(防火长城)검열 시스템을 거친

    뒤 검색결과를 열람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중국어판 구글에서는 대만독

    립, 티베트독립, 천안문사태, 파룬궁, 민주, 자유 등 중국 정부가 민감

    하게 반응하는 단어를 입력할 경우 검색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구글은

    국제사회의 비난에 대해 사용자의 이해를 만족시키는 것이 자사의 목적

    이며 정보접근기회를 전적으로 차단하는 것보다 제한적인 접근을 통해

    서라도 정보를 확산해 나가는 것이 더 자유로운 세계를 만들어 가는 데

    도움이 되고 이를 위해 각 국가에 적합한 전략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하였다.4)

    4) Testimony of Google Inc. before the Subcommittee on Asia and the Pacific, and

    the Subcommittee on Africa, Global Human Rights, and International Operations

    Committee on International Relations, United States House of Representatives

    February 15, 2006 (googleblog.blogspot.com/.../ testimony-internet-in-china.html

    검색일 2010년 5월).

  •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보, 통권 제28 권 1호 (2011년 3월)74

    많은 논란 속에서 중국시장에 진출한 구글은 중국 검색시장에서 지속

    적인 성장세를 보여 왔고 2009년 말 중국검색시장에서 30% 내외의 점

    유율을 보유하였다(中国互联网络信息中心, 2009). 이 기간 동안 구글은

    인터넷 검열문제로 중국정부와 자주 부딪쳤으나 기본적으로 중국정부의

    지침을 받아들이는 입장을 취하였다. 예컨대 2009년 6월 중국정부가 구글

    검색결과에 포르노가 검색된다는 이유로 검열의 수위를 높였을 때 구글은

    일부 링크를 제한하면서 문제제기 없이 운영을 계속했다(Economist,

    2010/01/13). 2009년 12월 중국 인권운동가 두 명의 구글메일 계정과

    구글 인프라가 해킹당한 사실이 밝혀지고 구글이 강경하게 대응하면서

    중국정부와 갈등이 본격화되었다. 구글은 당시 자사의 홈페이지에 중국

    에 대한 새로운 접근(A New Approach to China)이라는 글을 싣고,

    자사의 전자메일 서비스가 중국 현지 해커들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고

    해킹이 중국 인권 운동가들의 전자메일을 노렸다는 증거를 확보했으며

    중국정부의 개입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중국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혔다.5) 이에 대해 중국정부는 중국의 법률은 어떠한 형

    식의 해킹도 금지하고 있고 중국은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법에 의거하

    여 인터넷을 관리하고 있으며 국제적인 인터넷 기업이 중국내에서 중국

    법률에 의거하여 발전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CNN News,

    2010/01/25). 즉 해킹 주장은 사실무근이며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은

    중국 법을 지켜야 한다고 반박하였다. 아울러 중국의 인터넷은 개방되어

    있고 중국정부는 인터넷 발전을 지원해 왔으며 이를 위해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 왔다고 주장했다.

    중국정부와 구글 간의 갈등은 힐러리 미 국무장관이 인터넷 검열은 인

    권을 부정하는 행위라며 중국을 인터넷 자유가 없는 나라로 지목하고 중

    5) “A new approcah to China.” Jan 12 2010, (http://googleblog.blogspot.com/ 2010/01/

    new-approach-to-china.html 검색일 2010년 5월).

  • 미국과 중국의 IT 협력과 갈등 75

    국정부의 인터넷 검열을 정면으로 비판함으로써 양국 정부가 정면 대치

    하는 보다 복잡한 양상으로 발전되었다(Clinton, 2010).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구체적으로 구글로부터 심각한 우려와 문제점을 보고받았

    다고 언급하고 구글이 중국사업 전략에서 인터넷자유를 중요시하기로 한

    결정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미국정부가 구글 사태에 대한 개입을 결정한

    것은 구글이라는 미국 기업을 지원한다는 것을 넘어 중국의 인터넷 해킹

    과 첩보 행위에 대한 우려와 견제 때문이라고 해석된다(Kekel, 2009).

    구글 철수라는 카드를 놓고 중국정부, 구글, 미국정부의 팽팽한 신경

    전이 지속되는 가운데 구글은 더 이상 중국어판 구글의 검색결과를 검열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히면서 천안문 등 모든 금칙어를 해제하였고

    2010년 4월 마침내 중국본토의 검색사이트를 폐쇄하고 홍콩사이트를 통

    해 검색서비스를 우회적으로 제공하게 된다. 구글은 검색사업과 관련한

    연구개발 및 광고영업 부문 등은 중국에서 그대로 존속시켰다. 즉 중국

    정부의 엄격한 검열 행위를 피하고 해킹위협에 대응하면서, 다른 한편

    세계 최대의 인터넷 시장인 중국에서 모든 사업을 철수하지는 않는 전략

    을 선택하였다. 2010년 7월 구글은 홍콩을 통한 자동 우회 서비스를 중

    단하고 중국 국내법을 위반하는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뒤 영업허가권을 갱신하고 현재 검색서비스를 제외한 음악, 쇼핑, 번역

    등 컨텐츠 심사를 받지 않아도 되는 3개 분야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연합뉴스, 2010/07/06).

    구글의 철수 결정에 대해서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구글이 중

    국의 인터넷 검열을 비판하고 중국 네티즌의 인권침해에 강력히 반발하

    자 인권단체들은 이러한 구글의 입장에 적극 지지를 표명한다. 그러나

    구글의 중국 철수에 대해서는 보다 복잡한 동기와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

    고 있다. 구글은 중국 검색시장에서 현지에 맞는 서비스 개발 등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토종기업 바이두(百度)의 시장점유율 60%에

  •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보, 통권 제28 권 1호 (2011년 3월)76

    접근할 수 없었고 철수 당시 구글의 중국 매출액은 구글 전체 매출액의

    1%에 불과하였다. 따라서 구글의 신속한 철수 조치는 이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적었기 때문에 비교적 수월하게 결정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Forbes, 2010/01/15). 인터넷 검열에 대한 구글 내부의 치열한 입장

    차이의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중국에서 구글의 자체 검열 문제를 두고

    구글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에릭 슈미트 최고경영자(CEO) 사이에

    격론이 벌어졌다(The Wall Street Journal, 2010/01/14). 러시아 태

    생으로 언론 자유 수호와 검열 반대 입장인 브린과 사업의 실용성을 중

    시하며 검열 수용을 주장한 슈미트가 팽팽히 맞섰고 2009년 말 해킹을

    기점으로 전자가 힘을 얻어 철수 결정이 이루어졌다는 추측도 제기된다.

    결국 복잡한 계산 끝에 구글은 IT기업에 매우 중요한 언론자유와 인권

    수호자라는 이미지를 선택하였고 이후 사태는 구글 개별기업 차원을 넘

    어 미국 외교정책과 맞물리는 상황으로 발전되었다(NewYork Times,

    2010/03/26).

    중국정부는 구글 철수에 대해 한편으로는 강하게 비난하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이로 인해 미중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막으려는 조심스러운 입

    장을 동시에 표명하였다. 중국의 인터넷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국무원 신

    문판공실(国务院新闻办公室)은 구글이 중국내 검색서비스를 중단하고 해

    킹 피해 책임을 중국에 돌린 것은 중국정부와 명문화한 약속을 깨는 일

    이자 완전히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하였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구글이

    중국 시장에 들어올 때 법에 따라 유해 콘텐츠를 검열하기로 한 약속을

    갑자기 깨는 것은 부당하다고 보도하였다(중앙일보, 2010/03/23). 이에

    반해 중국 외교부는 중국 본토에서 철수하겠다는 구글의 결정은 개별기

    업의 행위라고 의미를 축소하면서 이를 중미 관계와 중국의 이미지 훼손

    등과 결부시키는 것은 침소봉대이자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이라고 대응하

    였다(디지털타임즈, 2010/03/23). 즉 구글이 본토에서 철수한 것은 개

  • 미국과 중국의 IT 협력과 갈등 77

    별기업의 선택일 뿐, 이 일로 양국 관계가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란

    사실을 강조하는 동시에 미국 정부가 이를 배후조종하지 않았다고 판단

    하고 있음을 드러내면서 구글 사태를 양국 관계 차원의 문제로 비화시켜

    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인터넷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국

    무원과 국제관계를 관장하는 외교부 입장의 차이가 대조되어 흥미롭다.

    구글 철수 이후 양국정부의 자제에도 불구하고 중국 제2의 휴대폰 통신

    업자인 차이나 유니콤은 구글 검색기능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한편

    미국 의회는 마이크로소프트사 역시 중국의 검열제도를 거부하고 중국과

    의 인터넷 전쟁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대립이 지속되고 있다. 구

    글은 중국의 인터넷 검열이 불공정한 무역장벽이라며 이를 폐지하도록 압

    력을 행사해줄 것을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요청했다(Businessweek,

    2010/03/02). 구글은 인터넷 검열이 인권 문제를 넘어 무역장벽이고 중

    국은 정치적 목적이외 중국 시장에서 외국기업들에 불이익을 주기 위한

    수단으로 검열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글 사태에서 누가 승자인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구글은 경제적으

    로 그리 큰 손실을 입지는 않았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시장을 잃지

    않기 위해 홍콩 등의 우회로를 활용하면서 미국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중국 인터넷 통제에 압력을 넣을 것을 원하고 있다. 미

    국정부는 구글을 지원하면서도 지나치게 중국 정부를 자극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가운데 의회나 무역대표부를 중심으로 중국 인터넷 통제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국제사회로부터 인터넷 검열국으로

    많은 비난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국 인터넷을 자국이 관리한다는

    입장을 지속하면서 자국 시장접근 기회 등을 내세워 외국기업으로 하여

    금 중국정부의 방침을 따르도록 하고 있다. 구글 사태가 여기서 일단락

    될지 아니면 다시 양국 간 무역 분쟁으로 비화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 사건 이후 미국과 중국정부, IT 기업들, 국제 인권단체들 사

  •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보, 통권 제28 권 1호 (2011년 3월)78

    이의 복잡한 관계가 명분상으로는 인터넷 국가주권을 주장하는 중국과

    인터넷 자유와 개방을 옹호하는 미국 간의 갈등을 축으로 모아지고, 현

    실에서는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 및 인터넷상 정보전, 첩보전으로의

    확산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지속적으로 양국관계 갈등의 불씨로 작용할

    소지를 남기고 있다.

    4. 결론을 대신하여

    국제정치 주요이론들은 미중협력과 경쟁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

    여 왔다. 이들은 미국 주도의 국제정치경제 질서 내에서 중국이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는 정도로 자국의 세계 및 동아시아 전략을 제한하거나,

    민주주의, 자유 등을 보편적인 가치로 수용하고 내재화하느냐 아니면 보

    다 근본적으로 현존 국제정치질서에 대한 도전을 염두에 두면서 새로운

    이념이나 가치를 기준으로 내세우고자 하느냐에 따라 양국 간 협력 혹은

    경쟁의 가능성이 다르게 현실화된다고 보고 있다. 결국 양국 간 공동 이

    해 및 정체성 창출여부나 중국의 현존 질서 및 규범 수용 여부 등 이 미

    국과 중국의 협력 혹은 경쟁을 결정짓는 주요한 요인으로 해석된다.

    본 연구는 유사한 논리로 현재 IT부문에서 미국과 중국 이해의 충돌

    혹은 조화 여부, 중국의 세계 IT질서 수용 혹은 도전 여부, 양국의 공동

    정체성 창출 여부 등이 협력과 갈등의 분기점이 된다고 보고, 특히 세계

    IT질서의 기본이 되는 IT표준 수용과 도전의 관점에서 반도체산업과 인

    터넷 규제 사례를 통해 미중 IT 협력과 경쟁의 동학을 분석하였다. 반도

    체산업의 경우 미국 반도체기업들은 생산성향상과 생산비 절감을 위해

    핵심 설계기술만을 남기고 공정 및 조립시험 부문을 아웃소싱하는 과정

    에서 중국기업들을 활용하였다. 중국기업들은 미국 반도체기업들의 조립

  • 미국과 중국의 IT 협력과 갈등 79

    시험 기지로서 네트워크 안에 편입하여 표준적인 기술 및 경영방식 등을

    전수 받으며 공정 및 설계부문으로 확장하면서 기술력을 향상시켜왔다.

    중국이 수용한 반도체부문 표준은 전체 반도체산업구조, 반도체칩의 사

    양과 구체적인 공정 및 조립시험방식, 반도체 장비에 내재된 생산라인

    운영방식, 반도체칩 관련 기술 등 다양하다. 반도체 부문에서 중국이 기

    술을 축적하면서 표준기술이 수용되는 방식이 변화하여 반도체칩 공정관

    련 핵심적이고 표준적인 기술들이 라이선싱 구입이나 로얄티 지불 등의

    방식으로 수용된다.

    최근 중국정부가 반도체설계기업을 육성하여 자국 전자제품의 독자표

    준 설정을 지원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면서 반도체산업에서도 중국이 기존

    표준을 수동적으로 따르지 않고 독자적으로 반도체 칩을 설계하려는 도

    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까지 이러한 도전이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산업에서 포괄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표준적인 반도체산업 구조나

    기능분화방식, 공정 및 조립 시험 절차, 핵심 기술 등을 위협하고 있지

    않지만 반도체부문에서 중국의 위상이 빠르게 증대되고 독자 표준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중국의 도전이 지속되면서 미국과 중국기업의 경쟁이 보

    다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IT하드웨어부문에서 기존 표준을 수용하면서 자국의 기술력을

    증대시켜왔고 최근 들어 몇몇 분야에서 독자기술표준 마련이 적극 추진

    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IT거버넌스 부문에서는 처음부터 기존의

    표준을 받아들이기보다 표준에 도전하며 중국 표준을 세우기 위해 노력

    해 왔다. IT하드웨어에서 중국 표준을 설정하려는 노력이 특허료 증대

    등 경제적 요인에 의해 동기부여된 것과는 달리 IT소프트웨어나 거버넌

    스 부문에서는 정치체제유지 및 국가 안보 및 위신에 대한 고려가 중요

    하게 작용하고 있다. 최근 인터넷 검열, 해킹, 지적재산권 여부를 놓고

    벌어진 중국정부 대 구글 및 미국정부의 갈등은 IT부문에서 중국의 위상

  •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보, 통권 제28 권 1호 (2011년 3월)80

    이 부상하면서 ‘인터넷 국가주권(Sovereignty over Internet)’을 명분

    으로 내세운 중국과 ‘인터넷자유(Internet Freedom)’를 주장하는 미국

    표준이 부딪친 대표적인 사례이다. 구글의 중국철수는 미국을 위시한

    서구국가들이 표준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인터넷자유를 중국이 수용하기

    를 거부하고 이에 대항하여 인터넷 국가주권이라는 중국식 표준을 주장

    하는 과정에서 진행된 갈등으로 이해할 수 있다. 중국이 부상하면서 인

    터넷 규제이외 도메인네임, 지적재산권 등 다양한 IT거버넌스 부문에서

    서로 다른 표준을 주장하는 양국 간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점차 증대

    되고 있다.

    IT부문에서 중국의 도전은 반도체산업에서와 같이 기존 표준을 인정

    하고 이에 도달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는 방식과, 구글의 중국철수에서

    보여지듯 기존표준에 도전하며 중국표준을 주장하는 방식으로 동시에 진

    행 중이다. 현재까지 중국은 부문에 따라 기존 표준의 수용 및 도전이라

    는 복합적인 표준전략을 구사해 왔으나, 앞으로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과 함께 기술력이 향상되면서 기술과 규범 표준에 대한 중국의 도전

    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독자적인 표준으로 내세운 기

    술이나 규범이 명실상부한 세계표준으로 미국이나 여타 국가들에 의해

    인정되고 수용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IT표준을 둘러싼 미중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미국과 중국의 IT 협력과 갈등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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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문 게재 확정일 2011년 00월 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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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STRACT

    The Cooperation and Conflict between the USA and the China:

    The Cases of the Semiconductor Industry and the Internet Regulation

    Young Ja BaeProfessor, Department of Political Science, Konkuk University

    This paper aims to investigate the argument regarding the cooperation and conflict between the USA and China, in particular, in the areas of Information technology and internet governance. The paper argues that the competition between the two countries is more dominant and intense when they have been involved in the conflicts on standard- setting. In the case of the semiconductor industry where the Chinese firms accept the existing transnational semiconductor production network as the standard, the cooperation between the US and Chinese firms has been possible. However, the case of the recent withdrawal of the Google from the China is shown to see the conflict on the standard regarding the internet regulation- the internet freedom for the USA and the sovereignty over internet for China and result in the intense conflicts among the firms and governments in the both countries.

  •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보, 통권 제28 권 1호 (2011년 3월)88

    Key words: Cooperation between USA and China, Conflict between USA and China, Information Technology Standard-Setting, Semiconductor Industry, Internet Regu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