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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인터뷰 2014년 6월 2일 월요일 1478호 nformation and ommunity echnology 미래 분쟁 해결할 예비 법조인을 만나다 본교 법학전문대학원생 15인, 전자책 「ICT 시대, 법률의 미래를 이야기하다」출간해 본교 최초 국제 테니스 심판 김효진씨 인터뷰 “애정과 끈기로 테니스 국제심판 해냈죠” 정보통신기술이 점차 발달하면서 이를 수 용할 수 있는 사회적 인식이 필수적이다. 새 로운 기술이 야기하는 갈등을 예측하고 이 를 해결하려는 논의를 무료 전자책 「ICT 시 대, 법률의 미래를 이야기하다」으로 출간한 이화인이 있다. 본교 법학전문대학원 5기생 15명(김유정, 김정현, 김하림, 류현주, 안은 선, 윤소린, 이지은, 이지원, 이혜인, 정혜림, 장정아, 최서현, 하현진, 현정민, 홍수진)으로 이뤄진 Project-C다. Creative의 약자인 C에 서 나타나듯 창조적인 사고를 모아 책 「ICT 시대, 법률의 미래를 이야기하다」를 5월14일 발간했다. 한 권의 책을 위해 뭉친 법학도 15 명을 5월28일 법학관 104호에서 만나봤다. 5월14일 출간된 「ICT 시대, 법률의 미래 를 이야기하다」는 미래기술의 발전과 그에 따라 새롭게 논의해야 할 법률적 쟁점을 다 룬 미래 예측서다. 이들은 빅 데이터 미디어 태블릿 3D프린팅 등 사회를 변화 시킬 ICT(정보통신기술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15가지를 선 정해 다뤘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기술이 변 화시킬 사회를 예측하고, 법학 논쟁거리를 예측해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이렇게 구성 한 전자책은 <법률신문>이 시행하는 ‘법률 가 저술지원 사업’의 첫 시범 사업으로 만들 어졌다. ‘법률가 저술지원 사업’은 비싼 출판 비용과 바쁜 일과 때문에 출판을 망설이고 있는 법률가들이 책을 쉽게 낼 수 있도록 도 움을 주기 위해 기획된 사업이다. 이들의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약 1년이 걸렸다. 작년 7월부터 15명이 모여 IT분야의 리서치 기업 가트너가 선정한 IT유망 기술 30 개 중 5년 이내 현실화 될 것 같은 15개의 기술 을 토론을 거쳐 선정했다. 그 후 각자 맡은 주 제의 첨단기술을 분석하고 그 기술에서 발생 할 수 있는 법률적 쟁점을 논의했다. 이들은 4 개 조로 나눠 각자가 맡은 주제에 대해 글을 쓰고 조별 윤독회를 거쳐 토론한 뒤 전체 윤 독회를 거치는 식으로 책 내용을 구성했다. 이 책은 법률적, 제도적 정비가 되어 있지 않은 ICT분야를 최초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ICT는 이 세상에 없었던 기술 이 새로 생겨난 것이기 때문에 ICT분야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그 해결 방법도 새로 찾아 야 하죠. 새로운 현상이 생길 때, 이해관계를 조율해 법 제도를 만들려면 시간이 많이 걸 려요. ICT분야도 그 과정을 거치는 중이죠. 이 책이 ICT분야의 법률적 정비에 가속을 가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들은 무료 전자책을 출간한 이유를 ‘차 별성’으로 설명했다. “ICT라는 주제에 맞춰 종이책과 차별화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 죠. 최신 기술을 활용해 책을 내고자 전자책 형태로 출간했고 접근성을 고려해 무료로 제공하는 방식을 택했죠. 단돈 천원이라도 결제해야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보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요.” Project-C는 다른 전공을 가진 15명이 모여 만들어졌다. 이들은 책을 만드는 동안 다양한 전공생이 모여 시너지 효과가 났다고 말했다. “ICT라는 주제 자체가 법학도로서는 접해보 지 못한 주제예요. 다양한 전공생이 있었던 덕 분에 새로운 시각을 공유할 수 있었죠. 법학 전공 학생은 법률적 관점을 가르쳐주고, 비법 학전공자는 일반인의 관점을 알려주기도 했 어요.” 보건학을 전공한 Project-C 구성원 중 한 명인 정혜림씨는 전공을 살려 홈헬스모니 터링(병원 외의 공간에서 개인의 호흡, 맥박, 체온, 혈압 등을 모니터링 하는 것)파트를 저 술했다. “홈헬스모니터링이나 전문적인 지식 이 필요한 분야를 법학 전공자가 썼다면 깊이 있게 다루지 못했을 거예요.” 이번 출간은 Project-C에게 든든한 동료 를 만들어줬다. “1년간 없는 시간을 쪼개 공 동 작업을 해왔죠. 이번 출간은 학점관리나 취업에 있어서 경쟁자일 수 있는 서로가 하 나의 목표를 가지고 창조적인 에너지를 발산 할 수 있었던 신선한 경험이었어요.” 이들은 앞으로도 법학이 일상생활과 연결 되는 실용적인 학문임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 다. “이번 출간으로 과학기술이라는 영역과 법학을 연결하면서 책 속의 법학이 아닌, 생 활 속의 법학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법조인이 되기에 앞서 일반인들에게 법학이 일상과 접목시킬 수 있는 학문이라는 것을 먼저 알리고 싶어요.” 전자책 「ICT 시대, 법률의 미래를 이야기 하다」는 출판사 사이트인 인터넷법률신문 (lawtimes.co.kr)에서 배너를 통해 내려 받 을 수 있다. 조은아 기자 [email protected] 무료 전자책「ICT 시대, 법률의 미래를 이야기하다」를 출간한 Project-C 제공=Project-C 수학자들의 축제 세계수학자대회 (International Congress of Mathematicians, ICM). 8월13일(수)~21일(목) 서울 삼성동 코엑 스(Coex)에서 열리는 이 대회를 준비하느라 동분서주하는 본교 교수가 있다. 2014 세계수 학자대회 집행위원회 수석부위원장 및 대외협 력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향숙 교수(수 학과)다. 이 교수는 일반인도 즐길 수 있는 세 계수학자대회를 만들기 위해 대외적인 홍보에 집중하고 있었다. 올해로 27회를 맞는 세계수학자대회는 수 학자들의 국제적인 연합과 지속적인 교류를 위해 1897년 처음 시작됐다. ‘수학계의 올림 픽’이라고 불리는 세계수학자대회는 수학분 야의 최고 영예인 필즈상(Fields Medal) 시상 식이 대회 첫 날 열려 세계 수학자들의 이목 이 집중되는 대회이기도 하다. 이번 세계수학 자대회는 약 100개국의 수학자 약 5000명이 참석해 대수학, 기하학 등 여러 수학분야에 대한 토론과 강연을 진행한다. 한국수학계는 한국 유치가 확정된 2010년 조직위원회를 구성하여 활동을 해왔다. 유치 과정에서 한국 수학계는 상대적으로 수학분 야의 발전이 더딘 개발도상국 학자들 대상으 로 교육의 기회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나눔(NANUM) 2014’를 제안해 브라질, 캐 나다와의 경쟁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나눔 2014는 개발도상국 출신 수학자 1000명을 초청해 그들이 자국으로 돌아가 그 나라의 수 학적 역량 및 교육을 통한 성장 등 수학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제 26회 세계수학자대회가 아시아에서 열 렸으니 보통 다음 개최지는 다른 대륙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아요. 6대륙을 돌면서 개최 하는 것을 지향하거든요. 그럼에도 같은 대 륙에서 연속으로 개최국이 정해진 이유는 우 리가 개발도상국의 수학분야의 발전을 지원 하는 비전을 담은 ‘나눔 프로그램’을 마련했 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 교수는 우리나라 수학자 및 대회를 잘 모르는 일반인들의 관심을 높이는 작업에 박 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일보>, <동아일보> 등 주요 언론사와 협약을 맺어 관련 기사를 보도하는 등 세계수학자대회를 알리고 있다. “지난 4월 한국일보가 연재를 시작한 ‘수 학으로 보는 세상’ 시리즈에 ‘스마트폰도 영 화 ‘겨울왕국’도 수학이 있어야 만들 수 있 죠’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어요. 우리 주변 곳곳에 수학적인 원리가 숨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전달하며 수학에 대한 일 반인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였죠” 이 교수는 세계수학자대회 참여를 독려하 기 위해 대회가 개최되기 전인 8월7일(목)~8 월11일(월) 계산적정수론(정수의 성질을 연구 하는 수학의 한 분야)연구에 대한 심포지움을 개최할 예정이다. 암호론을 전공하는 이 교수 는 이 포럼에서 ‘쌍둥이 소수(두 수의 차가 2 인 소수의 쌍) 추측(Twin Pime Conjucture)’ 증명의 출발점이 되는 명제를 증명한 이탄 장 (Yitang Zhang) 교수 및 석학급 학자 5인을 초 청연사로 초청했다. 세계수학자대회 전후로 수 학 분야별 학회가 약 50개 이상 열린다. 이 교수는 이번 세계수학자대회에 세 가지 기대를 걸고 있다. 수학분야에 대한 대중들 의 관심을 높이고 정부지원을 늘리는 것, 더 불어 이 대회가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 가 되는 것이다. “참가자 약 5000여명 중 외국인이 많은데, 이는 이 대회가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죠. 그 리고 전시회, 대중 강연 등을 통해 수학에 대 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수학연구가 활발해져서 국내외적으로 한국 수학계의 위 상이 더 높아지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이 교수는 일반인을 위한 축제도 마련돼 있다며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축제의 일 환으로 일반인들이 수학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전시회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일반인과 청소년들이 수학과 가까워질 수 있도록 마련 한 수학문화행사의 일부로 ‘IMAGINARY 체험전’, ‘Bridges Seoul 2014’가 대회 중에 열린다. ‘IMAGINARY 체험전’은 ‘쉽게 보 고 만지고 듣는 수학’이라는 주제로 과학 기 술에 적용되는 수학 등을 쉽게 풀어서 설명 하는 전시다. ‘Bridges Seoul 2014’에서는 예 술과 공학 등 수학과 융합한 결과 및 작품 등 을 통해 숨어있는 수학을 만나볼 수 있다. 박진아 기자 [email protected] 세계수학자대회 집행위원회 수석부위원장 및 대외협력위원회 위원장 이향숙 교수 김가연 기자 [email protected] 본교 최초로 국제 테니스 심판의 자리에 오 른 이화인이 있다. 학부시절부터 학업과 심판 직을 겸하며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했던 슈퍼 우먼 김효진(체육·10년 졸)씨다. 7년 동안 국내 에서 심판 경험을 쌓으며 국제심판으로 향하 는 발판을 마련한 김 씨는 지난 4월23일~4월 27일 서울에서 열린 ITF(International Tennis Federation·국제테니스연맹) 국제심판 시험 에서 화이트 배지 국제 심판 자격을 취득했다. 전 세계에 약 960명에 불과한 국제 심판의 대 열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심판 레벨은 국내· 외 심판을 구분하고 배지는 화이트, 브론즈, 실버, 골드 순으로 높은 실력을 의미한다. 크 고 작은 테니스 경기에서 공정한 저울로 활약 중인 그를 15일 만났다. 어려서부터 고무줄놀이보다 공놀이를 좋 아한 김 씨. 이러한 그의 성향은 자연스럽게 테니스 심판이라는 꿈으로 이어졌다. 테니 스 심판을 향한 첫 걸음은 학부생 시절 국내 심판 자격증을 딴 것에서 시작했다. 누구보 다 깊은 관심과 애정으로 그는 방학 동안 심 판 시험을 준비해 대한테니스협회 소속 테니 스 종목 심판에 합격했다. “심판 자격증을 딴 뒤, 첫 경기를 경험했을 때 제가 선수 출신이 아니라서 내심 걱정이 많았어요. 경기 내내 빠르게 오가는 공을 놓치지 않고 판정을 내 려야 했거든요. 찰나의 순간에 승패가 갈리 다보니 크고 작은 실수가 많았죠. 하지만 사 소한 상황에 집착하지 않고 바로 다음 공, 다 음 게임, 다음 경기에 집중하면서 심판에 임 했고 결국 공을 잘 보는 것은 선수 생활 여부 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점을 깨달았죠.” 가장 보람을 느낀 기억을 묻자 김 씨는 제 작년 하반기에 진행된 ‘KDB 코리아 오픈 국 제 여자 테니스 대회’를 꼽았다. 국내 테니스 대회 중 규모가 가장 큰 대회다. 당시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공원에 위치한 경기장에는 호 크아이(Hawk-eye, 360도로 영상을 촬영해 정확한 판정을 돕는 카메라 장비)가 10대 이 상 설치돼 있었다. “이 대회에서 선수가 서브 를 넣고 제가 그 서브가 라인 밖으로 나갔다 고(fault) 판정을 했는데 이 선수는 그 서 브가 들어왔다고 주장해 호크아이를 통해 재판정을 요구했어요. 선수가 호 크아이를 신청한 후 화면이 뜰 때까지 의 그 짧은 순간에 마음을 졸였지만 제 판정이 옳았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정말 뿌듯했죠.” 학생과 심판직을 병행하 던 김 씨는 국제 심판이라 는 더 큰 꿈을 꾸기 시작 했다. 테니스를 좋아하 는 사람으로서 보다 큰 경기에서 심판을 보고 싶다는 순수한 욕심이 든 것이다. “테니스에 대한 애정만큼 보다 큰 규모의 경기에서 선 수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성장하고 싶었어요. 한 매치, 한 매치를 거듭할수록 나의 눈, 판 단, 제스처 등 실력이 늘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테니스의 매력이죠.” 밤낮없이 국제 심판이 되기 위해 노력한 결과 김 씨는 국내에서 처음 열린 시험에 서 당당히 꿈을 이뤘다. 그는 4월23일~4월 27일 서울 방이동에서 4박5일 동안 치러진 ITF(International Tennis Federation·국제 테니스연맹) 국제심판학교 레벨2스쿨 시험 에 통과해 초보 국제 테니스 심판을 인증하 는 화이트 배지를 달았다. 본교생으로서는 국제 심판 자격을 사실상 처음으로 따낸 것 이다. 외국과 달리 여자 선수가 적은 한국의 상황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성취다. 김 씨가 국제 심판이 되기까지는 약 7년이 걸렸다. 국제 대회 심판을 50경기 이상 봐야 비로소 레벨2스쿨 시험에 지원할 자격이 생기 기 때문이다. 학생 신분이었던 김 씨는 느리지 만 꾸준한 경험으로 이 조건을 채웠다. “작년 에 태국에서 열린 레벨2스쿨 시험에 지원했지 만 심판으로 참여한 경기 수가 부족해 서류전 형조차 통과하지 못했어요. 방학이나 연휴 기 간을 틈타서만 심판을 보는 등 학업과 심판을 병행하다보니 7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계속해 서 심판 경기 수를 채워야 했죠. 하지만 다양 한 지역에서 심판으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국 내, 외 선수들과 심판, 관계자를 만날 수 있었 고 그러한 인맥과 경험이 모두 제 자산이 됐다 고 생각해요.” 이처럼 오랜 기간 공들인 노력이 결실을 맺는 순간, 김 씨는 뿌듯함을 감출 수 없었 다. “레벨2스쿨 시험 마지막 날 한명씩 4박 5일 간의 결과에 대해 듣는 시간이 있었어 요. 심사위원이 저에게 시험 결과가 들어있 는 황색 서류 봉투를 건네면서 그랜드슬램 처럼 규모가 큰 대회에서 또 보자고 말씀하 셨어요. 그 분이 저를 그렇게 인정해주신 것 을 잊을 수가 없어요.” 김 씨는 지금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 그는 심판 배지 중 최고 단계인 골드 배지를 얻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계획이 다. “차분히 한 단계씩 딛고 오 르다 보면 언젠가 우리나라 최 초로 여성 국제 테니스 골드 배 지 심판이 돼서 가장 큰 테니스 대회인 4대 그랜드슬램에 서 경기를 보는 주심 (chair empire)이 되는 날이 오리라 믿어요.” 글=공나은 기자 kne9516@ 사진=홍숙영 기자 jikkal@ 김효진씨 전 세계 수학박사, 서울 한복판에 모인다 2014 세계수학자대회 집행위원회 수석부위원장 이향숙 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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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미래 분쟁 해결할 예비 법조인을 만나다 - Ewhapdfi.ewha.ac.kr/1478/147812.pdf · 2014-06-01 · 음 게임, 다음 경기에 집중하면서 심판에 임 했고 결국

12 인터뷰 2014년 6월 2일 월요일 1478호

nformation and ommunity echnology

미래 분쟁 해결할 예비 법조인을 만나다본교 법학전문대학원생 15인, 전자책 「ICT 시대, 법률의 미래를 이야기하다」출간해

본교 최초 국제 테니스 심판 김효진씨 인터뷰

“애정과 끈기로 테니스 국제심판 해냈죠”

정보통신기술이 점차 발달하면서 이를 수

용할 수 있는 사회적 인식이 필수적이다. 새

로운 기술이 야기하는 갈등을 예측하고 이

를 해결하려는 논의를 무료 전자책 「ICT 시

대, 법률의 미래를 이야기하다」으로 출간한

이화인이 있다. 본교 법학전문대학원 5기생

15명(김유정, 김정현, 김하림, 류현주, 안은

선, 윤소린, 이지은, 이지원, 이혜인, 정혜림,

장정아, 최서현, 하현진, 현정민, 홍수진)으로

이뤄진 Project-C다. Creative의 약자인 C에

서 나타나듯 창조적인 사고를 모아 책 「ICT

시대, 법률의 미래를 이야기하다」를 5월14일

발간했다. 한 권의 책을 위해 뭉친 법학도 15

명을 5월28일 법학관 104호에서 만나봤다.

5월14일 출간된 「ICT 시대, 법률의 미래

를 이야기하다」는 미래기술의 발전과 그에

따라 새롭게 논의해야 할 법률적 쟁점을 다

룬 미래 예측서다. 이들은 ▲빅 데이터 ▲

미디어 태블릿 ▲3D프린팅 등 사회를 변화

시킬 ICT(정보통신기술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15가지를 선

정해 다뤘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기술이 변

화시킬 사회를 예측하고, 법학 논쟁거리를

예측해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이렇게 구성

한 전자책은 <법률신문>이 시행하는 ‘법률

가 저술지원 사업’의 첫 시범 사업으로 만들

어졌다. ‘법률가 저술지원 사업’은 비싼 출판

비용과 바쁜 일과 때문에 출판을 망설이고

있는 법률가들이 책을 쉽게 낼 수 있도록 도

움을 주기 위해 기획된 사업이다.

이들의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약 1년이

걸렸다. 작년 7월부터 15명이 모여 IT분야의

리서치 기업 가트너가 선정한 IT유망 기술 30

개 중 5년 이내 현실화 될 것 같은 15개의 기술

을 토론을 거쳐 선정했다. 그 후 각자 맡은 주

제의 첨단기술을 분석하고 그 기술에서 발생

할 수 있는 법률적 쟁점을 논의했다. 이들은 4

개 조로 나눠 각자가 맡은 주제에 대해 글을

쓰고 조별 윤독회를 거쳐 토론한 뒤 전체 윤

독회를 거치는 식으로 책 내용을 구성했다.

이 책은 법률적, 제도적 정비가 되어 있지

않은 ICT분야를 최초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ICT는 이 세상에 없었던 기술

이 새로 생겨난 것이기 때문에 ICT분야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그 해결 방법도 새로 찾아

야 하죠. 새로운 현상이 생길 때, 이해관계를

조율해 법 제도를 만들려면 시간이 많이 걸

려요. ICT분야도 그 과정을 거치는 중이죠.

이 책이 ICT분야의 법률적 정비에 가속을 가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들은 무료 전자책을 출간한 이유를 ‘차

별성’으로 설명했다. “ICT라는 주제에 맞춰

종이책과 차별화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

죠. 최신 기술을 활용해 책을 내고자 전자책

형태로 출간했고 접근성을 고려해 무료로

제공하는 방식을 택했죠. 단돈 천원이라도

결제해야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보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요.”

Project-C는 다른 전공을 가진 15명이 모여

만들어졌다. 이들은 책을 만드는 동안 다양한

전공생이 모여 시너지 효과가 났다고 말했다.

“ICT라는 주제 자체가 법학도로서는 접해보

지 못한 주제예요. 다양한 전공생이 있었던 덕

분에 새로운 시각을 공유할 수 있었죠. 법학

전공 학생은 법률적 관점을 가르쳐주고, 비법

학전공자는 일반인의 관점을 알려주기도 했

어요.” 보건학을 전공한 Project-C 구성원 중

한 명인 정혜림씨는 전공을 살려 홈헬스모니

터링(병원 외의 공간에서 개인의 호흡, 맥박,

체온, 혈압 등을 모니터링 하는 것)파트를 저

술했다. “홈헬스모니터링이나 전문적인 지식

이 필요한 분야를 법학 전공자가 썼다면 깊이

있게 다루지 못했을 거예요.”

이번 출간은 Project-C에게 든든한 동료

를 만들어줬다. “1년간 없는 시간을 쪼개 공

동 작업을 해왔죠. 이번 출간은 학점관리나

취업에 있어서 경쟁자일 수 있는 서로가 하

나의 목표를 가지고 창조적인 에너지를 발산

할 수 있었던 신선한 경험이었어요.”

이들은 앞으로도 법학이 일상생활과 연결

되는 실용적인 학문임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

다. “이번 출간으로 과학기술이라는 영역과

법학을 연결하면서 책 속의 법학이 아닌, 생

활 속의 법학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법조인이 되기에 앞서 일반인들에게 법학이

일상과 접목시킬 수 있는 학문이라는 것을

먼저 알리고 싶어요.”

전자책 「ICT 시대, 법률의 미래를 이야기

하다」는 출판사 사이트인 인터넷법률신문

(lawtimes.co.kr)에서 배너를 통해 내려 받

을 수 있다.� 조은아 기자 [email protected]무료 전자책「ICT 시대, 법률의 미래를 이야기하다」를 출간한 Project-C 제공=Project-C

수학자들의 축제 세계수학자대회

(International Congress of Mathematicians,

ICM). 8월13일(수)~21일(목) 서울 삼성동 코엑

스(Coex)에서 열리는 이 대회를 준비하느라

동분서주하는 본교 교수가 있다. 2014 세계수

학자대회 집행위원회 수석부위원장 및 대외협

력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향숙 교수(수

학과)다. 이 교수는 일반인도 즐길 수 있는 세

계수학자대회를 만들기 위해 대외적인 홍보에

집중하고 있었다.

올해로 27회를 맞는 세계수학자대회는 수

학자들의 국제적인 연합과 지속적인 교류를

위해 1897년 처음 시작됐다. ‘수학계의 올림

픽’이라고 불리는 세계수학자대회는 수학분

야의 최고 영예인 필즈상(Fields Medal) 시상

식이 대회 첫 날 열려 세계 수학자들의 이목

이 집중되는 대회이기도 하다. 이번 세계수학

자대회는 약 100개국의 수학자 약 5000명이

참석해 대수학, 기하학 등 여러 수학분야에

대한 토론과 강연을 진행한다.

한국수학계는 한국 유치가 확정된 2010년

조직위원회를 구성하여 활동을 해왔다. 유치

과정에서 한국 수학계는 상대적으로 수학분

야의 발전이 더딘 개발도상국 학자들 대상으

로 교육의 기회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나눔(NANUM) 2014’를 제안해 브라질, 캐

나다와의 경쟁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나눔 2014는 개발도상국 출신 수학자 1000명을

초청해 그들이 자국으로 돌아가 그 나라의 수

학적 역량 및 교육을 통한 성장 등 수학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제 26회 세계수학자대회가 아시아에서 열

렸으니 보통 다음 개최지는 다른 대륙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아요. 6대륙을 돌면서 개최

하는 것을 지향하거든요. 그럼에도 같은 대

륙에서 연속으로 개최국이 정해진 이유는 우

리가 개발도상국의 수학분야의 발전을 지원

하는 비전을 담은 ‘나눔 프로그램’을 마련했

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 교수는 우리나라 수학자 및 대회를 잘

모르는 일반인들의 관심을 높이는 작업에 박

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일보>, <동아일보>

등 주요 언론사와 협약을 맺어 관련 기사를

보도하는 등 세계수학자대회를 알리고 있다.

“지난 4월 한국일보가 연재를 시작한 ‘수

학으로 보는 세상’ 시리즈에 ‘스마트폰도 영

화 ‘겨울왕국’도 수학이 있어야 만들 수 있

죠’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어요. 우리 주변

곳곳에 수학적인 원리가 숨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전달하며 수학에 대한 일

반인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였죠”

이 교수는 세계수학자대회 참여를 독려하

기 위해 대회가 개최되기 전인 8월7일(목)~8

월11일(월) 계산적정수론(정수의 성질을 연구

하는 수학의 한 분야)연구에 대한 심포지움을

개최할 예정이다. 암호론을 전공하는 이 교수

는 이 포럼에서 ‘쌍둥이 소수(두 수의 차가 2

인 소수의 쌍) 추측(Twin Pime Conjucture)’

증명의 출발점이 되는 명제를 증명한 이탄 장

(Yitang Zhang) 교수 및 석학급 학자 5인을 초

청연사로 초청했다. 세계수학자대회 전후로 수

학 분야별 학회가 약 50개 이상 열린다.

이 교수는 이번 세계수학자대회에 세 가지

기대를 걸고 있다. 수학분야에 대한 대중들

의 관심을 높이고 정부지원을 늘리는 것, 더

불어 이 대회가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

가 되는 것이다.

“참가자 약 5000여명 중 외국인이 많은데,

이는 이 대회가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죠. 그

리고 전시회, 대중 강연 등을 통해 수학에 대

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수학연구가

활발해져서 국내외적으로 한국 수학계의 위

상이 더 높아지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이 교수는 일반인을 위한 축제도 마련돼

있다며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축제의 일

환으로 일반인들이 수학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전시회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일반인과

청소년들이 수학과 가까워질 수 있도록 마련

한 수학문화행사의 일부로 ‘IMAGINARY

체험전’, ‘Bridges Seoul 2014’가 대회 중에

열린다. ‘IMAGINARY 체험전’은 ‘쉽게 보

고 만지고 듣는 수학’이라는 주제로 과학 기

술에 적용되는 수학 등을 쉽게 풀어서 설명

하는 전시다. ‘Bridges Seoul 2014’에서는 예

술과 공학 등 수학과 융합한 결과 및 작품 등

을 통해 숨어있는 수학을 만나볼 수 있다.

박진아 기자 [email protected]

세계수학자대회 집행위원회 수석부위원장 및 대외협력위원회 위원장 이향숙 교수

김가연 기자 [email protected]

본교 최초로 국제 테니스 심판의 자리에 오

른 이화인이 있다. 학부시절부터 학업과 심판

직을 겸하며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했던 슈퍼

우먼 김효진(체육·10년 졸)씨다. 7년 동안 국내

에서 심판 경험을 쌓으며 국제심판으로 향하

는 발판을 마련한 김 씨는 지난 4월23일~4월

27일 서울에서 열린 ITF(International Tennis

Federation·국제테니스연맹) 국제심판 시험

에서 화이트 배지 국제 심판 자격을 취득했다.

전 세계에 약 960명에 불과한 국제 심판의 대

열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심판 레벨은 국내·

외 심판을 구분하고 배지는 화이트, 브론즈,

실버, 골드 순으로 높은 실력을 의미한다. 크

고 작은 테니스 경기에서 공정한 저울로 활약

중인 그를 15일 만났다.

어려서부터 고무줄놀이보다 공놀이를 좋

아한 김 씨. 이러한 그의 성향은 자연스럽게

테니스 심판이라는 꿈으로 이어졌다. 테니

스 심판을 향한 첫 걸음은 학부생 시절 국내

심판 자격증을 딴 것에서 시작했다. 누구보

다 깊은 관심과 애정으로 그는 방학 동안 심

판 시험을 준비해 대한테니스협회 소속 테니

스 종목 심판에 합격했다. “심판 자격증을 딴

뒤, 첫 경기를 경험했을 때 제가 선수 출신이

아니라서 내심 걱정이 많았어요. 경기 내내

빠르게 오가는 공을 놓치지 않고 판정을 내

려야 했거든요. 찰나의 순간에 승패가 갈리

다보니 크고 작은 실수가 많았죠. 하지만 사

소한 상황에 집착하지 않고 바로 다음 공, 다

음 게임, 다음 경기에 집중하면서 심판에 임

했고 결국 공을 잘 보는 것은 선수 생활 여부

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점을 깨달았죠.”

가장 보람을 느낀 기억을 묻자 김 씨는 제

작년 하반기에 진행된 ‘KDB 코리아 오픈 국

제 여자 테니스 대회’를 꼽았다. 국내 테니스

대회 중 규모가 가장 큰 대회다. 당시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공원에 위치한 경기장에는 호

크아이(Hawk-eye, 360도로 영상을 촬영해

정확한 판정을 돕는 카메라 장비)가 10대 이

상 설치돼 있었다. “이 대회에서 선수가 서브

를 넣고 제가 그 서브가 라인 밖으로 나갔다

고(fault) 판정을 했는데 이 선수는 그 서

브가 들어왔다고 주장해 호크아이를

통해 재판정을 요구했어요. 선수가 호

크아이를 신청한 후 화면이 뜰 때까지

의 그 짧은 순간에 마음을 졸였지만

제 판정이 옳았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정말 뿌듯했죠.”

학생과 심판직을 병행하

던 김 씨는 국제 심판이라

는 더 큰 꿈을 꾸기 시작

했다. 테니스를 좋아하

는 사람으로서 보다 큰

경기에서 심판을 보고

싶다는 순수한 욕심이

든 것이다. “테니스에

대한 애정만큼 보다 큰 규모의 경기에서 선

수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성장하고 싶었어요.

한 매치, 한 매치를 거듭할수록 나의 눈, 판

단, 제스처 등 실력이 늘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테니스의 매력이죠.”

밤낮없이 국제 심판이 되기 위해 노력한

결과 김 씨는 국내에서 처음 열린 시험에

서 당당히 꿈을 이뤘다. 그는 4월23일~4월

27일 서울 방이동에서 4박5일 동안 치러진

ITF(International Tennis Federation·국제

테니스연맹) 국제심판학교 레벨2스쿨 시험

에 통과해 초보 국제 테니스 심판을 인증하

는 화이트 배지를 달았다. 본교생으로서는

국제 심판 자격을 사실상 처음으로 따낸 것

이다. 외국과 달리 여자 선수가 적은 한국의

상황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성취다.

김 씨가 국제 심판이 되기까지는 약 7년이

걸렸다. 국제 대회 심판을 50경기 이상 봐야

비로소 레벨2스쿨 시험에 지원할 자격이 생기

기 때문이다. 학생 신분이었던 김 씨는 느리지

만 꾸준한 경험으로 이 조건을 채웠다. “작년

에 태국에서 열린 레벨2스쿨 시험에 지원했지

만 심판으로 참여한 경기 수가 부족해 서류전

형조차 통과하지 못했어요. 방학이나 연휴 기

간을 틈타서만 심판을 보는 등 학업과 심판을

병행하다보니 7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계속해

서 심판 경기 수를 채워야 했죠. 하지만 다양

한 지역에서 심판으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국

내, 외 선수들과 심판, 관계자를 만날 수 있었

고 그러한 인맥과 경험이 모두 제 자산이 됐다

고 생각해요.”

이처럼 오랜 기간 공들인 노력이 결실을

맺는 순간, 김 씨는 뿌듯함을 감출 수 없었

다. “레벨2스쿨 시험 마지막 날 한명씩 4박

5일 간의 결과에 대해 듣는 시간이 있었어

요. 심사위원이 저에게 시험 결과가 들어있

는 황색 서류 봉투를 건네면서 그랜드슬램

처럼 규모가 큰 대회에서 또 보자고 말씀하

셨어요. 그 분이 저를 그렇게 인정해주신 것

을 잊을 수가 없어요.”

김 씨는 지금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 그는 심판 배지

중 최고 단계인 골드 배지를 얻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계획이

다. “차분히 한 단계씩 딛고 오

르다 보면 언젠가 우리나라 최

초로 여성 국제 테니스 골드 배

지 심판이 돼서 가장 큰 테니스

대회인 4대 그랜드슬램에

서 경기를 보는 주심

(chair empire)이

되는 날이 오리라

믿어요.”

글=공나은 기자

kne9516@

사진=홍숙영 기자

jikkal@김효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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