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 강사 지 성 찬 · 2017-05-27 · 꽃 하나 피는 것도 기적이요 섭리려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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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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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 창 작

    담당 강사 : 지 성 찬

  • 생활의 변화가 시작되는 곳

    지성찬의 시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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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 차

    강의 회차 강의 제목

    1 회 문장개요

    2 회 정형시(시조)와 비정형시(현대시)

    3 회 시, 시조의 소재와 시적 표현방법

    4 회 감동을 시와 시조

    5 회 문장작법(I)

    6 회 문장작법(II)

    7 회 시, 시조와 기.승.전.결(起.承.轉.結)

    8 회 효과적인 시적 표현

    9 회 시, 시조의 소재선택과 창작응용방법

    10 회 시, 시조에서 체험과 상상력의 관계

    11 회 형용사, 형용사절이 시적표현에 미치는 영향

    12 회 이미지(Image)와 그 시적 표현효과에 대하여(I)

    13 회 이미지(Image)와 그 시적 표현효과에 대하여(II)

    14 회 비유에 의한 시적 표현

    15 회 역설적 표현과 그 표현효과

    16 회 시적표현에서 토씨가 갖는 기능

    17 회 시적분위기와 언어접합에 관하여

    18 회 시창작에서 유의할 사항 몇 가지(I)

    19 회 시창작에서 유의할 사항 몇 가지(II)

    20 회 시적표현에서의 비극적인 아름다움

    21 회 시에 과거의 정서 도입과 그 감동, 그리고 행사시, 기행시에 대하여

    22 회 좋은 시가 갖추어야 할 몇 가지 조건

    23 회 기타의 시적표현의 기법에 관하여

    24 회 현대시 창작과정을 마치면서

  • 생활의 변화가 시작되는 곳

    지성찬의 시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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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회차 문장개요

    1. 현대시 창작과정을 개설하면서

    비정형시인 현대시와 정형시인 현대시조를 창작하는 방법을 다룸

    이론적인 면보다, 창작의 실제적인 면을 다룸

    이 강좌에서 "시"는 현대시를 일컷는다.

    2. 문장이란?

    언어의 기록

    본대로 생각나는 대로 말을 하듯이 문자로 쓰는 것

    시와 시조도 문자의 한 종류이므로, 말을 하듯 써야함

    3. 산문과 운문에 대하여

    1) 산문

    뜻을 주로 하는 글

    표현을 널리 펼쳐서 의미를 확대시킴

    2) 운문

    음향(가락)을 중시하는 글

    가급적 내용을 응축하여 짧고 간결하게 표현

    4. 글을 어떻게 쓸 것인가?

    1) 관념으로 꾸미는 글은 쓰지 않는다.

    2) 아프지 않으면서 신음하는 글을 짓지 않는다.

    3) 옛사람의 글을 인용하지 않는다.

    4) 문법에 맞는 글을 써야 한다.

    5) 속된 말을 쓰지 않는다.

    6) 미사여구(美辭麗句)를 쓰지 않는다.

    7) 글의 내용은 진솔해야 한다.

    8) 객관적 표현으로 내용전달이 잘 되야 한다.

  • 생활의 변화가 시작되는 곳

    지성찬의 시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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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작품읽기와 해설

    1) 시조 - 아이와 어른 (지성찬)

    어른용 자전거를

    아이들이 더 잘 탄다.

    나이 많은 어르신들

    긴 의자에 앉아 있고

    아이들 신나게 달리는 시들한 오후 시간

    ▶ 해설

    어린이들이 성장하면서 어른보다 모든 것을 잘하게 된다.

    이로 인해 노인들은 점차 인생길에서 밀려나게 된다.

    2) 시조 - 꿈과 현실(지성찬)

    한 친구는

    큰 집을 꿈꾸며 나무를 심고

    다른 친구는

    아름다움을 그리며 꽃을 심었다.

    뒤에 온 입이 큰 사내

    풀을 뽑고 밭을 일궜네.

    ▶ 해설

    꿈을 그리면 그린 꿈 대로 현실이 이루어질 수 있다.

    인생의 방향이 그 인생의 무대를 다른게 만들고 있다.

  • 생활의 변화가 시작되는 곳

    지성찬의 시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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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시조 - 안성강(安城江)의 돌(지성찬)

    몸은 본래 뜨거운 불에서 태어났으되

    물이, 물이 좋아 물에서 살았느니

    천년이 또 흐른다 해도 물이 될 수 없구나.

    지척의 발걸음이 만년도 어려워라

    불치의 아픔을 먹고 그 자리에 버려져도

    모습을 뵈지 않는 물을 따라 나서지 않았다.

    나이를 먹을 수록 몸은 점점 작아지고

    차디찬 이끼들만 천형(天刑)처럼 푸르러라.

    얼만큼 세월이 흘러야 이 짐을 내려놓나.

    어쩌다 옮겨진 자리 새 하늘이 달려오네

    입을 열지 않아도 범접할 수 없는 말씀

    눈으로 볼 수 없는 무게여, 보이면 사라지는.

    아득한 달빛에서 펼쳐지는 광대무변(廣大無邊)

    어쩌면 가냘프게 들릴듯한 피리소리

    침묵의 강가에 앉은, 내 가슴의 돌이었네.

    ▶ 해설

    안성강의 돌을 소재로 함.

    인간의 실존적인 문제를 다룸.

    오랜 기간동안 만들어진 돌의 많은 이야기를 그림

    4) 현대시 - 철새 (감태준)

    바람에 몇번 뒤집힌 새는

    바람 밑에서 놀고

    겨울이 오고

    겨울 뒤에서 더 큰 겨울이 오고 있었다.

    "한번......"

    우리 사는 바닷가 둥지를 돌아보며

    아버지가 말했다.

    "고향을 바꿔보자"

    내가 아직 모르는 길 앞에서는

    달려갈 수도

    움직일 수도 없는 때,

    아버지는 바람에 묻혀

    날로 조그맣게 멀어져가고, 멀어져가는 아버지를 따라

    우리는 온몸에 날개를 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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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개 끝에 무거운 이별을 달고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환한 달빛 속

    첫눈이 와서 하얗게 누워 있는 들판을 가로질러

    내 마음의 한가운데

    아직 누구도 날아가지 않은 하늘을 가로질러

    우리는 어느새

    먹물 속을 날고 있었다.

    "조심해라, 얘야"

    앞에 가던 아버지가 먼저 발을 헛딛었다.

    발 헛딛은 자리,

    서울이었다.

    ▶ 해설

    우리 나라 공업화 시기 농촌 인구가 도시지역으로 이주하는 모습

    "발 헛딛은 자리, 서울이었다." 시를 생명력 있게 해준 구절

    5) 현대시 - 소주병 (공광규)

    술병은 잔에다

    자기를 계속 따라 주면서

    속을 비워 낸다.

    빈 병은 아무렇게나 버려져

    길거리나

    쓰레기장에 굴러다닌다.

    바람이 세게 불던 밤 나는

    문 밖에서

    아버지가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

    나가 보니

    소주병이었다.

    ▶ 해설

    소주병의 실체는 아버지

    아버지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과 아버지의 아픔을 그림

    "나가보니 빈 소주병이었다." 극적인 분위기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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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현대시 - 질문 (공광규)

    종은 자기가 아파서

    울음을 구름 너머 하늘가까지 보내고

    화산은 자기가 뜨거워

    스스로 터진다.

    나야!

    아프지도 뜨겁지도 않은

    너는 도대체 누구냐

    울음을 멀리 보내 본적도

    나를

    뜨겁게 안아본 적도 없는 너는.

    ▶ 해설

    자기를 반성하는 질문

    실존적인 문제에 접근

    6. 금주의 과제

    1) 시집을 3 권 이상 읽으세요.

    아래의 시인들의 작품집 중에서 선택하세요.(가나다 순)

    ▶ 시조

    강인순, 강현덕, 고정국, 권오신, 권혁모, 김남환, 김상묵, 김상옥, 김영재, 김원각, 김월한,

    김재황, 김제현, 김호길, 노중석, 문무학, 민병도, 박경용, 박권숙, 박기섭, 박시교, 박영교,

    박재두, 박재삼, 백이운, 서 벌, 선정주, 오종문, 유상덕, 유성규, 유재영, 윤금초, 윤현조,

    이근배, 이기라, 이병기, 이용상, 이우걸, 이우종, 이은상, 이정환, 이지엽, 이호우, 임종찬,

    장순하, 전원범, 전연욱, 전일희, 정광영, 정완영, 정해송, 조동화, 조오현, 조 운, 지성찬,

    진복희, 최중태, 허 일

    ▶ 자유시

    감태준, 고 은, 공광규, 공재동, 구 상, 권달웅, 기형도, 김관식, 김광림, 김광섭, 김기림,

    김동명, 김동환, 김수영, 김영랑, 김용택, 김종길, 김종삼, 김준환, 김지하, 김춘수, 나태주,

    노천명, 도종환, 마종기, 문삼석, 민 영, 박남수, 박남철, 박노해, 박두진, 박목월, 박용래,

    박인환, 박정만, 박진환, 백 석, 서정주, 송수권, 신경림, 신동집, 신석정, 오상순, 오순택,

    용혜원, 안도현, 유창섭, 유치환, 유 하, 윤곤강, 이생진, 이성복, 이수익, 이시환, 이 탄,

    이형기, 임 보, 임영조, 임홍재, 장만영, 전봉건, 정공채, 정지용, 정진규, 정현종, 정호승,

    조정권, 조지훈, 조태일, 지 순, 최승호, 최은하, 최영철, 피천득, 한성기, 한용운, 한하운,

    함동선, 허형만, 홍윤숙, 황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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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금주 중에 수필 작품 10 편 이상을 선별하여 읽고, 그 중 두 편의 작품에 대한 감상문을 200 자

    원고지 5-6 매 정도의 분량으로 쓰시기 바랍니다.

    3) 어휘 연습

    아래의 단어를 뜻을 음미하며 10회 이상 읽으세요.

    아래 단어중에서 20개 이상의 단어를 골라서 짧은 글을 지으세요.

    한 단어에 한 문장씩 가급적 시적 표현으로 아름다운 글로 지으세요.

    걸치다, 안다, 끄다, 받다, 먹다, 말리다, 지다, 만나다, 보이다, 가리다, 뜨겁다, 타고 있다, 볼

    수 없다, 날다, 얼어붙다, 얼다, 떠나다, 날리다, 비우다, 사라지다, 반복, 얼마쯤, 멀리서, 풀,

    바람, 아무도, 오늘, 뿌리, 짐, 음모, 울음, 소리, 씨앗, 피리, 갈대, 집, 강, 노래, 달, 나그네,

    새, 하늘, 알몸, 둥우리, 춤, 가슴, 비늘, 향연, 섬, 등불, 몸짓, 묵시, 문, 입술, 갈증, 나래,

    물결, 길, 응어리, 줄기, 적막, 가지.

    4) 시, 시조 짓기 : 제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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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회차 정형시와 비정형시

    1. 시조는 우리 고유의 전통문학 양식입니다.

    7백년의 역사를 지닌 민족 고유의 전통문학양식

    종류는 평시조, 엇시조, 사설시조가 있음

    고시조는 양반계층에서 쓰여지고 노래로 불렸으나,

    근세에 서민 계층으로 보급이 확대됨

    현재 창의 기능은 없어졌고, 읽는 기능만 남았다.

    2. 정형시(시조)와 비정형시(현대시)

    1) 정형시

    일정한 형식을 갖춘 시

    아름다운 율격

    우리나라의 시조, 영국의 소네트, 중국의 한시, 일본의 외까

    2) 비정형시

    일정한 형식을 갖추지 않은 시

    아름다운 가락이 없음

    현대시(자유시)가 이에 속함

    3. 시조의 형식과 율격에 관하여

    1) 평시조

    한 수(首)가 초장, 중장, 종장의 3장(三章)으로 구성

    각장(各章)은 각각 2구(二句)로 구성

    한 수(首)는 6구(六句)

    각 구는 두 마디의 음절로 구성

    한 수는 12음절(음보)

    한 음절은 기본적으로 3,4자로 이루어짐

    2) 예문 - 이우종의 산처일기 중 첫째 수

    초장..... 한 십년 / 살다 보면 // 가난도 / 길이 들어

    중장..... 열 두나 / 다랭이가 // 줄이 죽죽 / 금이 가도

    종장..... 당신이 / 웃는 동안엔 // 청산 위에 / 달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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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시조의 표기법에 관하여

    1) 각 장을 한 줄로 표기하는 방법

    한 십년 살다 보면 가난도 길이 들어

    열 두나 다랭이가 줄이 죽죽금이 가도

    당신이 웃는 동안엔 청산 위에 달이 뜬다

    2) 각 장을 구로 나누어 두 행으로 표기하는 방법

    장마루 놀이 지면

    돌아올 낭군하고

    조금은 이즈러진

    윤이 나는 항아리에

    제삿날 울어도 좋을

    국화주나 빚어야지

    또는

    장마루 놀이 지면

    돌아올 낭군하고

    조금은 이즈러진

    윤이 나는 항아리에

    제삿날 울어도 좋을

    국화주나 빚어야지

    3) 각 장을 두행으로 갈라서 표기하되 종장의 부분을 세행 또는 네행으로 표기하는 방법

    장마루 놀이 지면

    돌아올 낭군하고

    조금은 이즈러진

    윤이 나는 항아리에

    제삿날

    울어도 좋을

    국화주나 빚어야지

    또는

    장마루 놀이 지면

    돌아올 낭군하고

    조금은 이즈러진

    윤이 나는 항아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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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삿날

    울어도 좋을

    국화주나

    빚어야지

    4) 각 행의 네 마디를 4 행으로 표기하는 방법

    아직은

    두메산골

    덜 익은

    가을인데

    사랑이

    응어리로

    터져오는

    밤이 오면

    보리를

    쌀이라 해도

    묻지 않는

    양(羊)이어라

    5) 앞에서 예시한 표기법을 혼합하여 변형된 여러 표기법

    장마루 놀이 지면 돌아올 낭군하고

    조금은 이즈러진

    윤이 나는 항아리에

    제삿날

    울어도 좋을

    국화주나 빚어야지

    또는

    장마루 놀이 지면 돌아올 낭군하고

    조금은 이즈러진 윤이 나는 항아리에

    제삿날

    울어도 좋을

    국화주나 빚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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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작품읽기와 해설

    1) 시조 - 백마에서 온 편지 (지성찬)

    백마에 오시려면 전철 타고 오시구려

    무악재 쉬이 넘어 구파발서 기다리면

    화정역(化井驛) 꽃길을 따라 꽃구름이 필 겁니다.

    구름 속 백마(白馬)들이 바람처럼 내달리면

    천리(千里)를 뛰어도 좋을 동화 속의 들이 있고

    바람은 첫 손님에게 매달리며 안기리다.

    춘삼월(春三月) 오실 때에 흰 샤쓰를 걸치시면

    진달래 붉은 입술을 꼭꼭 찍어 드리리다

    개나리 고운 금관(金冠)을 머리에 얹어 주고.

    오월이 가기 전에 꼭 한 번 오시구려

    무릎 꿇고 들어보면 푸르른 관현악 소리

    그것이 시(詩)가 되나 봅니다, 푸른 글이 돋습니다.

    꽃 하나 피는 것도 기적이요 섭리려니

    수 많은 꽃이 앓는 계절의 절정에선

    능선도 가만히 내려와 그 자리에 멈춥니다.

    경황이 없으시면 일상(日常)옷을 걸치시고

    헐거운 풍경 속을 그렇게 걷다 보면

    그것이, 좀 모자라는 것이 넉넉하게 보입니다.

    비가 와도 괜찮아요, 촉촉히 젖어 와도

    그저 님을 그리듯이 세상사에 젖다 보면

    두고 간 발자욱마다 삶의 맛이 고입니다.

    마음이 구름처럼 흘러 가고 싶을 때면

    백마에서 말을 타는 그런 꿈도 꾸어 보고

    꿈 같은 얘기하면서 밤도 풀어 보시구려.

    큰 강도 이쯤에선 발걸음이 더딥니다

    바다가 멀지 않은 노을 빛도 서러워서

    한 번쯤 눈물을 닦고 흘러가고 있습니다.

    세상사 시끄러운 그런 소리 없습니다

    요즈음 사람들은 귀가 모두 고장나서

    웬만큼 큰 소리 아니면 꿈쩍도 안 합니다.

    세월은 물이지요 흘러서 간다지요

    모두들 흘러가서 흐를 것이 없다지요

    흐르는 그런 것 말고 영원을 만나리다

    섣달도 그믐밤은 길이 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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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을 보고 걸어가면 넘어지지 않습니다

    안개나 자욱한 밤엔 엎드려야 하구요.

    밤하늘 겨울새가 불을 끄고 울다 가면

    곱게 잠든 꽃가지에 그 울음이 떨어지면

    아파서 꽃이 핍니다 먼저 꽃이 핍니다.

    ▶ 해설

    친구나 친지에게 편지를 쓰듯 편안히 쓴 작품

    초심자들에게 시심을 일으키게 하는 작품

    2) 시조 - 가을바다로 오시구려 (지성찬)

    사색의 가지에서 한잎 두잎 낙엽이 되면

    모든 것 훌훌 털고 가을 바다로 오시구려

    이름이 없어 자유로운 들풀들을 만나리다.

    가슴을 활짝 열어 이 바다를 안아 보오

    당신의 그 얼굴도 그대로 비춰 보고

    들풀의 가만한 얘기도 한 번쯤 들어주고.

    물이 좋아 물에 살던 쇠잔한 배 한 척

    기우뚱 햇살도 기운 갯벌에 발이 묶여

    세월이 새는 바닥에 주저앉아 있을거냐.

    풍랑도 쉬이 넘던 푸른 날도 있었네

    은빛 비늘이 튀는 물고기를 가득 싣고

    가슴의 그 닻을 내릴 항구도 있었네.

    비에 젖다 보면 키가 점점 낮아지는 풀

    웬일인지 하늘은 멀어지듯 싶은 날엔

    파도는 율조(律調)를 타며 저녁 놀을 보라 하네.

    그대 해변에서 긴 그림자 보았는가

    해질녘 제 키보다 큰 동명이인(同名異人) 말일세

    세월로 기우는 해여, 그림자만 자라는가.

    ▶ 해설

    진정한 자유는 모든 것으로부터 떠나는 것

    바다와 배, 풀을 통하여 삶을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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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시조 - 풀잎은 풀잎끼리. 1 (지성찬)

    언제부터 이런 늪에 들풀들이 살아 왔을까

    바람엔 같이 흔들리며 서로 등을 받쳐 주며

    머리둘 뚝이 없어도 하늘 바라 꼿꼿하다.

    핏줄을 알 수 없는 사생아처럼 버려진 늪

    핏멍울도 삭혀진 갈꽃은 펴오르네

    '바람아! 나를 찾거든 벙어리가 되거라.'

    바람만 기웃거리는 허허로운 벌판에서

    풀잎은 풀잎끼리 오손도손 모여 산다

    조그만 입술이지만 소리만은 시퍼렇다.

    다리를 꼬고 앉아 먼 데만 바라보는 산

    낮은 들녘에서 키가 작은 들풀이야

    이웃에 맑은 눈빛만 고만고만 주고 산다.

    열이 오르는 몸, 가슴에 또 금이 가네

    피 맺힌 이슬로도 사랑의 구슬을 깎는

    우리는 같은 풀잎인 거야, 뿌리가 같은 거야.

    뉘 있어 마른 잎의 이 갈증을 풀어 주며

    불편한 이 다리를 곧게 펴서 묻어 주랴

    저문 날 산비둘기만 구, 구, 구, 앓고 있다.

    구름이 뿌리는 눈물, 들풀만 옷이 젖네

    오는 봄에 끼쳐줄 씨알 하나 없어도

    그 자리 의연히 서서 그 비를 다 맞느니.

    강 허리를 뚝 끊어서 우린 아예 버려진 자리

    욕심도 은혜러니 물벼락을 맞는 거다

    이런 날 개미 한마리 얼씬도 않는 풍경.

    ▶ 해설

    작은 풀잎이 서로 의지하는 모습처럼 사람도 서로 의지하며 꿋꿋하게 살아야 한다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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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현대시 - 鍾路, 탑골 공원에서 만난 바람 (지성찬)

    서울 鍾路에

    종소리가 끊긴지 오래되었고

    탑골공원의 큰 古木도

    화려하도록 슬픈 이 가을에는

    어쩔 수 없이

    나뭇잎을 버릴 수밖에 없나 보다.

    묵직한 돌덩이가 박힌 담장 너머로

    자동차소리가 목이 쉬도록

    바쁜 삶을 실어나르는 데

    노인들은

    이제는 실어나를 삶이 없는지

    싣고 갈 자동차가 없는지

    높은 담 밖의 소식과는

    끈이 떨어진 듯이 보였다.

    세월의 때가 절어

    조금은 맛이 간 사설(辭說)을 토해내는 사람

    거의 바닥난 남은 인생을 걸 듯이

    잡기(雜技)로 시간을 마구 흘려버리는 사람

    빳빳하고 시퍼런 풀끼가 빠져버린

    낙엽 같은 사람

    평생을 두루 찾아다니고서도

    아직도 찾지 못한 그 무엇이 있는 걸까

    사람들의 옷차림은 가지각색이었다.

    낙엽을 떨어뜨리는 바람이

    더는 잃을 것이 없는

    노인들의 주머니를 재수 없다는 듯이

    흘끔 들러보고 돌아가버린다.

    어둠은 어김 없이 내려와

    오늘의 풍경을 하나씩 지워버리고

    폐차 직전 자동차 타이어의 바람이 빠지듯이

    그렇게 노인들은 하나 둘 바람처럼

    어디론가 빠져나가고

    그 공허(空虛)한 자리에 풍성하게 남은 것은

    태워버린 담배 꽁초와

    잠시 목을 축였던 일회용 종이컵

    쓰레기 뿐이었다.

    ▶ 해설

    사회에서 대접받지 못하고, 일거리도 없는 노인의 현실

    마치 죽음을 기다리는 삶같이 불행한 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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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현대시 - 늙은 집 (공광규)

    머위 등나무꽃, 칡순이 움트며 내려다보는 길이

    가는 실처럼 겨우겨우 물길 따라 이어지는

    척산에서 이 십리 심수 골짜기에

    늙어서 등이 굽은 기와집 한 채가 누워있다.

    햇빛이 너무 무거워서 내려앉은 마루

    바람이 하도 드나들어 어긋난 문짝

    급한 빗발이 방안을 엿보다가 부러뜨린 문살

    세월의 이빨이 흑벽을 뜯어먹고 있다.

    토끼똥 노루똥이 수북한 마루 밑에는

    산짐승들이 몇 날 몇 밤 사랑을 나누다 간 다정한 흔적

    썩어 가는 기둥 옆 호로병은 입술이 깨져서

    옛이야기를 한마디도 들려주지 못하겠단다.

    망가진 샘터에는 미나리가 저 혼자가 크고

    마당을 덮은 풀들이 변소까지 달려가

    푸른 똥을 누고 있는 것을 늙은 감나무만

    옛날 그 자리에서 구부정하게 바라보고 있다.

    시간의 망치가 깨뜨리는 기왓장 소리에 놀란

    구렁이는 밤마다 지붕 위에 올라

    햇빛과 바람과 하염없는 물소리를 원망하며

    용마루에 서러움의 길이를 대볼 것이다.

    ▶ 해설

    산골짜기 오래된 기와집을 의인화하여 묘사

    풍경을 현란한 수사로 표현하여 사람의 냄새를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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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현대시 - 썩은 말뚝 (공광규)

    큰비에 무너진 논둑을

    삽으로 퍼 올리는데

    흙 속에서 누군가

    삽날을 자꾸 붙든다.

    가만히 살펴보니 오랜 세월

    논둑을 지탱해오던

    아버지가 박아놓은

    썩은 말뚝이다.

    썩은 말뚝 위로

    흙을 부지런히 퍼 올려도

    자꾸자꾸 빗물에

    흘러내리는 흙

    무너진 논둑을 다시 쌓기가

    세상일처럼 쉽지 않아

    아픈 허리를 펴고

    내 나이를 바라본다.

    살아생전 무엇인가 쌓아보려다

    끝내 실패한 채 흙 속에 묻힌 아버지를 생각하다

    흑- 하고 운다.

    ▶ 해설

    논둑을 지탱하는 말뚝에 인생을 비유

    버팀목이던 아버지를 말뚝에 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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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현대시 - 마음 산 칡덩굴 끊으러 (공광규)

    땔감이 연탄이나 기름으로 대체되면서

    사람이 산에 들어갈 필요가 없게 되자

    칡덩굴이 나무를 감아 죽이고 있다.

    내가 시골서 지게로 나무 안 한지가

    20년이 안 되는데 벌써 칡덩굴이

    무성하여 산을 망치고 있다니

    아찔하다, 그저 신나는

    어린 시절말고는 삼십 몇 년이나

    내가 키워 온 마음의 칡덩굴

    천지간 무슨 자취 남겨보겠다며

    안달하는 욕심의 철사줄 끊으러

    나, 오늘 마음 산에 들어가 봐야겠다.

    ▶ 해설

    사람의 마음속에 자라는 욕심의 칡덩굴을 끊어내야 한다.

    6. 금주의 과제

    1) 어휘연습

    아래의 단어를 뜻을 음미하며 10회 이상 읽으세요.

    아래 단어중에서 20개 이상의 단어를 골라서 짧은 글을 지으세요.

    한 단어에 한 문장씩 시적 표현으로 지어보세요.

    섰다, 돌다, 눕는다, 일어나다, 울다, 살아나다, 살다, 나서다,

    모르다, 죽어가다, 주저앉다, 놀다, 만나다, 없다, 아프다,

    이상이 없다, 고장나다, 생각나다, 불러놓고, 부르다, 짓다,

    깊어갔다, 잠들다, 외롭다, 찔리다, 떨고 있다, 숨죽이다, 태양,

    고개, 사람, 잘 익은, 설 익은, 둘레, 눈을 뜨면, 발걸음, 그림자,

    빨리, 기억, 세상, 밤, 어머니, 일기, 친구, 아직, 그림, 사진, 어깨,

    나이, 새벽, 어느새, 목소리, 거울, 골목, 까맣게

    2) 시조짓기 : 제목....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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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회차 시, 시조의 소재와 시적 표현 방법

    1. 시조는 음풍농월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과거의 시조는 고저 장단의 창으로 불리움

    현재는 내용을 감상하는 문학의 한 장르

    고시조는 선비들의 여가적 문화놀음

    현대시조는 본격 문학으로서의 예술성이 강조되어야 함

    2. 시, 시조에는 인생을 담아야 합니다.

    모든 예술에는 인생을 담아야 한다.

    시, 시조에도 사람의 냄새가 나야 한다.

    3. 이런 시, 시조는 짓지도 말고 청탁을 해서도 안됩니다.

    여행후 자연경관을 적당히 얽어서 작품을 쓰는 일

    빼어난 경치를 미화하여 시, 시조라고 쓰는 일

    회갑, 칠순, 팔순을 축하하는 글

    사람의 냄새가 나지 않는 작품을 쓰는 일

    4. 시, 시조에 역사를 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발자취가 역사입니다.

    역사는 사람들이 살다간 자취를 말한다.

    따라서, 역사를 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발자취를 쓰는 것이다.

    5. 작품읽기와 해설

    1) 시조 - 서울 건강진단서 (지성찬)

    빌딩은 하늘로 전진하는 점령군이다

    더 크고 무거운 지뢰를 묻었었다

    착하디 착한 풀들은 다리를 잃었다.

    점령당한 하늘은 저 멀리 철수하고

    하늘과 이 땅 위에 펼쳐진 불연속선(不連續線)

    하늘로 가는 통신(通信)이 두절된 까닭이다.

    빌딩은 땅에 번진 악성 종양이야

    도심의 심폐기능은 점점 더 약해지고

    종양은 밤의 불빛으로 피를 먹고 자란다.

    ▶ 해설

    풀과 나무도 살기 힘든 환경에서 살아야 하는 우리의 현실

    2) 시조 - 어느 인생 (지성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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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은 쓰다 보면

    낡은 빗자루 갖고

    어쩌면 쓰다 버린

    쟁깃날 같기도 하네

    끌어줄 황소도 없이

    깊이 녹이 슬었네.

    한겨울 온실에 핀

    장미꽃도 꺾어 봤고

    고궁(古宮)의 뜨락에 핀

    모란꽃도 보았지만

    벼랑에 간신히 버티고 선 나무는 예술이구나.

    ▶ 해설

    어려움 속에서 예술의 꽃이 피어난다.

    3) 시조 - 목련 (지성찬)

    봄은 높은 산에

    먼저 오는게 아니었다

    들녘의 작은 풀이

    봄의 손을 먼저 잡으면

    살며시

    펼쳐 보이는

    잊었던 기억 하나.

    ▶ 해설

    작은 풀잎들이 모여서 푸른 들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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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현대시 - 고향길 (권달웅)

    여보게, 고향에 오려면

    덜컹거리는 완행버스를 타고 오게.

    콩밭을 지나 호박밭을 지나

    인분내를 맞으며

    양복을 벗고 옛 길로

    낡은 밀짚모를 쓰고 오게.

    여보게, 고향에 오려면

    모든 사람과 욕심을 버리고

    흙 묻은 손 그대로 오게.

    넉세 삼베옷 입은

    옛 모습 그대로 오게.

    여보게, 꽁보리밥에 고추장맛

    고향의 물맛을 아는가.

    지금도 생활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하고 슬퍼 말라는 푸시킨의 시가

    마을 앞 이용소에 걸려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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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설

    그리운 고향을 찾아가는 모습을 정겹게 그림

    과거의 정서를 새롭게 불러 일으키는 작품

    5) 현대시 - 감을 보며 (권달웅)

    마을 사람들은

    다 어디로 나가고

    대문이 활짝 열린

    묵은 기와집에

    감이 빨갛게 익었네.

    청랑한 가을 햇살에

    절로 감이 익는 오늘은

    산까치 소리가

    더 가깝게 들리네.

    여보게, 여보게,

    서울을 떠나

    시끄러운 소리를 떠나

    가는 길을 모르면

    잠시 길을 멈추고

    서리내린

    감나무 가지 끝에 열린 감을 쪼아먹는

    산까치를 보게.

    맑은 하늘을 보게.

    ▶ 해설

    청명한 가을날의 시골의 풍경을 그린 작품

    6) 현대시 - 머슴 (권달웅)

    칠석날 낙동강에 은하수가 걸리면 안동포 백 필이 머슴의 가슴에 널리더라. 숨어 울던 새댁아,

    시퍼런 강물에 안동포 흔들어 빨고 살아온 한이 까마귀 울음떼로 사무치던가. 등굽은 허리로

    남도 수심을 오르는 머슴아,

    오늘은 물고기떼 하얗게 몰려와 네 울음 칠성판에 흩어주고 있다.

    ▶ 해설

    머슴의 가슴에 맺힌 한을 잘 묘사한 작품

    우리 모두의 아픔과 한을 대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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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현대시 - 치과에서 (권달웅)

    이가 아파서 치과에 갔더니 의사는 손전등을 켜고 내 입안을

    들여다보며 벌레먹은 이를 건드렸다. 그는 벌레먹은 내 이를 건드리면서

    나의 과거를 알아낸 듯 어허, 이 사람 지난날 형편없이 지냈군, 현편없이

    지냈어, 하고 중얼거렸다. 그에게는 내가 벌레먹은 인간으로밖에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아픈 이를 틀어막고 돌아서는 내 등뒤에서 어허,

    이 사람 지난날 형편없이 지냈군, 형편없이 지냈어, 하는 그의 소리가

    자꾸 들렸다.

    ▶ 해설

    자신의 삶을 충치에 비유

    작자 자신의 이야기이면서 우리 모두의 이야기임을 공감하는 작품

    6. 금주의 과제

    1) 어휘연습

    아래의 단어를 뜻을 음미하며 10회 이상 읽으세요.

    아래 단어중에서 20개 이상의 단어를 골라서 짧은 글을 지으세요.

    한 단어에 한 문장씩 시적 표현으로 지어보세요.

    적다, 살아왔다, 버려지다, 맞다, 열리다, 편하다, 흔들리다, 되다, 메마르다, 세우다, 건너다,

    넓다, 무겁다, 걸어가다, 넓다, 무겁다, 걸어가다, 넘다, 뚫리다, 울었다, 더디 오다, 열리다, 불을

    지르다, 차오르다, 입다, 뽑다, 헹구다, 자르다, 마주하면, 잔, 재 너머, 별, 높이, 인연, 줄, 단추,

    회색, 벽, 선율, 줄기, 기로등, 몸살, 감기, 저녁, 마을, 더러는, 무성한, 사투리, 빛살, 아침, 밤,

    풀꽃, 아직은, 눈짓, 항아리, 소리, 다시, 죄스런, 가난한, 마냥, 조심스레, 신들린

    2) 시, 시조짓기 : 제목....탑(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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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회차 감동을 주는 시와 시조

    1. 감동을 주는 시와 시조는 과거의 정서를 담고 있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해온 일, 경험한 일에 대하여 애착을 갖는다.

    과거의 정서를 시에 담으면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다.

    2. 글의 흐름이 유연하고 내용이 명확한 글이 감동을 줍니다.

    수식어만 있고, 내용이 없는 글을 쓰지 말아야 한다.

    처음과 끝이 하나로 통하고, 내용이 명확해야 한다.

    3. 손끝에서 언어의 유희처럼 만들어진 작품은 작품 같이 보일 수는 있으나 언어의 유희일 뿐, 결코

    작품이 아닙니다.

    마구잡이로 언어를 접합하는 것은 예술적 작품이 될 수 없다.

    시, 시조에는 아름답고 뜨거운 가슴이 느껴져야 한다.

    4. 내용이 없는 글은 글이 아닙니다.

    내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현란한 수사에 찬사를 보내는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다.

    5. 시조의 형식과 가락을 이탈한 시조는 시조가 아닙니다.

    시조의 형식을 이탈한 시조는 자유시이다.

    시조가 자유시를 따라가려는 경향을 경계해야 한다.

    6. 작품읽기와 해설

    1) 시조 - 흘러가다 보면 (지성찬)

    강은 넉넉하게

    흘러가고 있었다네

    가뭄에 말라 붙은

    척박한 가슴에는

    흘러도

    떠내려 갈 수 없는

    몇 개의 돌쯤은 있는 거다.

    ▶ 해설

    인생에서 누구에게나 있는 가슴에 맺혀 지워지지 않는 아픔을 노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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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시조 - 수산시장(水産市場) - 1999 (지성찬)

    새우나 밴댕이는

    소금 물에 튀기거라

    납작하게 엎드린 놈은

    칼로 저며 요절내라

    잘 생긴 도미 혈족은

    통속에 가둬 두고

    알을 많이 배는 명태는

    바람에 높이 걸라

    힘 좋은 장어 애비는

    토막내어 올리거라

    한 차(車)를 실어 보낸 후

    비린내만 흥건하다.

    ▶ 해설

    결코 없앨 수 없는 수산시장의 비린내로 변하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3) 시조 - 가을 풍경 - 백마에서 (지성찬)

    금촌(金村)으로 가는 철길은

    언제나 한가롭다

    백마중학 교장 선생님

    퇴임식이 있는 날

    고물상 야적장에서

    또 한 차를 부리고 있다.

    텃밭에서 참새들은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고

    가을 채소들은

    어리둥절한 얼굴이고

    어디쯤 기차가 오는지

    바람이 먼저 지나간다.

    ▶ 해설

    교장 선생님의 퇴임식을 고물상 야적장의 모습으로 조명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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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현대시 - 지식인 (공광규)

    개구리가 한 마리 울기 시작하니

    온 논에 개구리가 운다

    개가 한 마리 짖으니

    온 동네 개들이 까닭도 모르고 짖어댄다.

    헛기침 소리에도 놀라 울음을

    일제히 멈추는 개구리들아

    작은 막대기만 들어도

    꼬리를 내리고 도망치는 개들아.

    바람이 여닫는 부엌문 소리에

    깜짝깜짝 놀라 흩어지는 새들이

    무리에서 낙오되는 것이 두려워

    떼를 지어 방향을 자주 바꾸고 있다.

    ▶ 해설

    이 사회의 다중을 형성하는 지식인들의 행동을 비판하는 작품

    5) 현대시 - 망가진 기계 (공광규)

    허겁지겁 출근하는 나를

    앞집 개가 짖지도 않고

    멍하니 쳐다본다.

    "망가진, 덜그럭거리는,

    감가상각이 끝나 가는 기계가

    겨우 굴러가고 있구나."

    개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나보다.

    개도 거들떠보지 않는

    나는

    이 밀림의 누구인가.

    생산성과 헐떡이며

    성교를 벌이고 있는

    나는.

    ▶ 해설

    감가상각이 끝나가는 기계에 자기를 비유

    현대인들의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을 함께 그린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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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현대시 - 시작 (공광규)

    겨울을 견딘 씨앗이

    한줌 햇볕을 빌려서 눈을 떴다

    아주 작고 시시한 시작.

    병아리가 밟고 지나도 뭉개질 것 같은

    입김에도 화상을 입을 것 같은

    도대체 훗날을 기다려

    꽃이나 열매를 볼 것 같지 않은

    이름이 뭔지도 모르겠고

    어떤 꽃이 필지 짐작도 가지 않는

    아주 약하고 부드러운 시작

    갓난아이가

    장차 뭐가 되리라고 짐작이 가지 않는 것처럼

    시작은 다 이런 것.

    ▶ 해설

    겨울을 견딘 작은 씨앗을 통해 인생을 조명

    7. 금주의 과제

    1) 시집을 3 권 이상 읽으세요.

    아래의 시인들의 작품집 중에서 선택하세요.(가나다 순)

    ▶ 시조

    강인순, 강현덕, 고정국, 권오신, 권혁모, 김남환, 김상묵, 김상옥, 김영재, 김원각, 김월한,

    김재황, 김제현, 김호길, 노중석, 문무학, 민병도, 박경용, 박권숙, 박기섭, 박시교, 박영교,

    박재두, 박재삼, 백이운, 서 벌, 선정주, 오종문, 유상덕, 유성규, 유재영, 윤금초, 윤현조,

    이근배, 이기라, 이병기, 이용상, 이우걸, 이우종, 이은상, 이정환, 이지엽, 이호우, 임종찬,

    장순하, 전원범, 전연욱, 전일희, 정광영, 정완영, 정해송, 조동화, 조오현, 조 운, 지성찬,

    진복희, 최중태, 허 일

    ▶ 자유시

    감태준, 고 은, 공광규, 공재동, 구 상, 권달웅, 기형도, 김관식, 김광림, 김광섭, 김기림,

    김동명, 김동환, 김수영, 김영랑, 김용택, 김종길, 김종삼, 김준환, 김지하, 김춘수, 나태주,

    노천명, 도종환, 마종기, 문삼석, 민 영, 박남수, 박남철, 박노해, 박두진, 박목월, 박용래,

    박인환, 박정만, 박진환, 백 석, 서정주, 송수권, 신경림, 신동집, 신석정, 오상순, 오순택,

    용혜원, 안도현, 유창섭, 유치환, 유 하, 윤곤강, 이생진, 이성복, 이수익, 이시환, 이 탄,

    이형기, 임 보, 임영조, 임홍재, 장만영, 전봉건, 정공채, 정지용, 정진규, 정현종, 정호승,

    조정권, 조지훈, 조태일, 지 순, 최승호, 최은하, 최영철, 피천득, 한성기, 한용운, 한하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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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동선, 허형만, 홍윤숙 황동규

    2) 금주 중에 수필 작품 10 편 이상을 선별하여 읽고, 그 중 두 편의 작품에 대한 감상문을 200 자

    원고지 5-6 매 정도의 분량으로 쓰세요.

    3) 어휘 연습

    아래의 단어를 뜻을 음미하며 10회 이상 읽으세요.

    아래 단어중에서 20개 이상의 단어를 골라서 짧은 글을 지으세요.

    한 단어에 한 문장씩 가급적 시적 표현으로 아름다운 글로 지으세요.

    들어주다, 묶이다, 새다, 주저앉다, 싣다, 내리다, 낮아지다, 벌어지다, 기울다, 자라다, 받쳐주다,

    없다, 있다, 버려지다, 오르다, 산다, 바라보다, 깍다, 풀어주다, 묻다, 앓고 있다,잘라내다,

    만나다, 쓰다, 보인다, 많다, 나루터, 꽃잎, 풀잎, 신들린, 한 낮, 어차피, 삭은, 고향,

    잿빛, 깊이, 때로는, 고운, 서서히, 마디, 때묻은, 구름, 말씀, 이끼,

    잔잔한, 이슬, 가난한, 소나기, 산, 어느 날, 홀로, 시대, 한 자락, 바위,

    비밀, 나직한 죄스러워.

    4) 시, 시조 짓기 : 제목......겨울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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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회차 문장 작법

    1. 경험과 상상력에 대하여

    우리는 체험을 바탕으로 내세를 상상할 수 있다.

    경험은 시작(詩作)에 큰 영향을 준다.

    많은 경험 시의 내용과 표현을 충실하게 한다.

    2. 상상력, 새로운 세계, 그리고 영원과 진리를 사모하는 마음

    상상으로부터 얻은 독특한 느낌은 새로운 시적표현이 된다.

    누구도 표현하지 못한 것을 찾아내는 작업이 시인들의 역할

    3. 상상의 세계(초현실의 세계)와 시적 표현의 허구성(虛構性)

    시적 표현은 허구이면서도 현실적 느낌으로 자각된다.

    좋은 시는 허구로 짜여진 표현

    허구로 짜여진 표현

    -밤하늘 겨울새가 불을 끄고 울다가면

    -동동 뜬 붉은 고추는 맨발로 울었단다

    -동짓달 꺾인 달빛이 몸져 누워 있구나

    -갈대여, 숨 죽이며 토혈(吐血)하는 겨울 갈대여

    -두고 간 발자국 마다 삶의 맛이 고입니다.

    4. 문장력을 향상시키는 법

    1) 경험 쌓기

    시는 경험의 산물

    수필, 소설등을 통해 간접체험을 축적할 수 있음

    2) 작품 읽기

    시를 읽어본 사람만이 시를 알 수 있다.

    다른 작품을 통해서 자기 시의 세계를 열어 갈수 있다.

    3) 많은 창작 연습

    많은 창작 연습을 통해 많은 표현기법을 익힐 수 있고,

    문장력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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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력을 키우게 된다.

    4) 생각하기

    사색은 상상의 세계를 넓혀 준다.

    글은 생각의 진수를 뽑아 정리정돈하여 얻어지는 것이다.

    빈약한 생각은 빈약한 글로 나타난다.

    5) 시어 익히기

    평소 언어를 연습하여 익히면 창작에 큰 도움이 된다.

    잘 아는 말도 필요할 때마다 쉽게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

    6) 선별된 좋은 작품만을 읽어야 한다.

    교과서적인 좋은 작품을 접하게 되면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7) 작품 기억하기

    작품을 완전히 기억하는 단계는 작품완성의 단계로 간주한다.

    5. 작품읽기와 해설

    1) 시조 - 가을 추상화 (지성찬)

    가을은 짙은 화장을

    지우고 있었다

    사유(思惟)의 골짜기에

    두어 마리 새가 울고

    창백한 사내 하나가

    다가올 듯 싶구나.

    표정을 지운 산은

    하늘만 바라본다

    모두 다 하산(下山)하여

    호젓한 가을나무에

    수척한 소녀 하나가

    기대 설 듯 싶구나.

    ▶ 해설

    산의 쓸쓸하면서도 아름다운 풍경을 수채화 그리듯 표현

    사람이 없는 풍경은 결코 아름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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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시조 - 겨울 추상화 (지성찬)

    모두를 버린 후에

    하늘 바라 서 있구나

    하늘 폭 휘감으며

    비천(飛天)하는 겨울나무

    은백(銀白)의 휘장이 내리면

    여기가 바로 천국.

    장엄한 비경(秘境) 앞엔

    새들도 날지 못하네

    실낱 같은 고요로움

    천(千)의 소리보다 굵고나

    죄스런 눈빛으로는

    거기 닿지 못하네.

    ▶ 해설

    모든 더러운 것들을 덮어주는 하얀 눈을 노래함

    3) 시조 - 풀잎은 풀잎끼리 2 (지성찬)

    신경통이 도지는 날엔 시름시름 내리는 비

    풀잎은 놀라서 새파랗게 질린 눈빛

    그 밤에 고인 눈물이 구슬처럼 고와라.

    여린 풀잎이라서 흔들리며 사는 것을

    티 없이 개인 날엔 하늘 문이 열리려나

    비바람 부는 날에는 누워서야 편하다.

    어지러운 바람 속에 흔들리는 고질병

    익모초 뿌리 같은, 그 흔한 약쑥 같은

    풀꽃의 버려진 이야기도 들길에 피어 있고.

    날은 가물어서 달빛마저 메마른데

    한줄기 소낙비에 뭇매라도 맞고 싶다

    풀잎은 초롱한 눈빛, 일어서는 빛이여.

    ▶ 해설

    풀잎을 통하여 약한자의 아픔과 한을 표출

    주저앉지 않는 풀잎의 강인함을 보여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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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시조 - 어떤 상황 (지성찬)

    나무는 색(色)을 입고

    나들이를 떠나고

    풀꽃은 더 갈 수 없는

    종점(終點)에서 울고 있다

    나비는

    그늘 진 길목에서

    향기마저 훔쳐 갔다.

    ▶ 해설

    우리 인생의 종점도 꽃과 같이 아름답기를 노래

    5) 현대시 - 길을 잃었다 (공광규)

    맛있는 머루와 으름 덩굴을 좇아 다니다

    산골짜기에 들어가서

    길을 잃고 헤맨 적이 있다

    날이 어둡고

    산짐승들은 울고

    어린 나이에

    얼마나 울며불며

    길 잃은 것을 후회했던가

    맛있는 것에 눈이 멀어

    산을 둘러보지 못한 탓이었다

    오늘 도심 골짜기에 들어와서

    오, 이런 길을 잃었다

    먹고사는 데만 급급하거나

    쾌락의 토끼 꼬랑댕이만

    정신 없이 따라다니다

    인생을 조감하지 못한 탓이다.

    ▶ 해설

    사람의 본성을 조명하는 실존적 문제에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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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현대시 - 감로약수 (공광규)

    마당에 나온 지렁이가

    햇살을 몸에 박고

    모래 위에서 뒹굴고 있다

    몸이 말라 아무리 애써도

    집으로 기어가거나

    사람 발길을 피할 수 없다

    삽날이 와서 찍거나

    닭이 와서 주워먹으면 어쩌나

    개미떼가 달려들어 살점을 뜯어 가면

    그러니 지금

    지렁이에겐 구정물이라도

    감로약수

    눈도 머리도 뼈도 없이

    입과 항문으로만 기어다니는

    절제절명의 지렁이에게

    누가 물을 다오

    세파의 마당에서 목이 말라

    쓰러져 뒹구는 나에게.

    ▶ 해설

    절대 빈곤층을 지렁이게 비유

    소홀하기 쉬운 어려운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전하자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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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시조 - 추운 밥 (공광규)

    겨울 아침 인도 위

    비둘기 한 마리가

    깃털을 덮고 누워있다

    찍어먹다 남은 토사물이

    주검 옆에 얼어있다

    부러진 고개를 꺾고

    빨간 발을 오므린 채

    대리석 신축빌딩 아래서

    삶을 멈춘 그를

    매정한 바람만 감싸고 있다

    오늘 새벽 슬픈 부리로

    얼어있는 밥을 찍어 먹다

    사람의 발길에 채였거나

    갑자기 날아가려다

    세멘트벽에 부딪쳤을 것이다

    눈앞에 두고 간 밥을

    저승에서도 못 잊겠는지

    차마 감지 못한 눈으로

    서울 하늘 아래

    추운 밥을 바라보고 있다.

    ▶ 해설

    겨울에 죽어 있는 비둘기가 도시의 소외된 계층을 대변

    6. 금주의 과제

    1) 어휘연습

    아래의 단어를 뜻을 음미하며 10회 이상 읽으세요.

    아래 단어중에서 20개 이상의 단어를 골라서 짧은 글을 지으세요.

    한 단어에 한 문장씩 시적 표현으로 지어보세요.

    잔다, 안다, 닫기, 기울다, 침몰하다, 돌아서다, 들이키다,

    흐르다, 흔들리다, 되다, 마르다, 젖다, 묻다, 풀리다, 띄우다,

    솟다, 풀다, 오시다, 오다, 만나다, 알아보다, 필요하다, 끊어내다, 보이지 않다, 걸치다,

    비춰보다, 무릎, 비, 온종일, 가락,

    속살, 체온, 계절, 해살, 나룻배, 출렁이는, 얼굴, 벼랑, 골짜기, 나뭇잎, 눈을 뜨다, 철새, 낮달,

    초록, 적막, 조약돌, 울었네,

    등을 달고, 예서, 꿈, 여울, 울부짖는, 난간, 피, 피부, 묻기,

    불을 켜다, 눈보라, 아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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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시, 시조짓기 : 제목....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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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회차 문장 작법

    1. 창작에서 유의할 사항

    1) 글짓기가 아니라 말짓기라는데 확실한 인식

    글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마음과 생각

    2) 옛것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새로운 창작

    3) 문장의 흐름은 일관되어야 하고, 표현할 내용은 명확히 표현

    4) 문장은 간결하고, 단순화 해야 함

    복잡한 문장은 표현효과가 떨어짐

    5) 표현된 결과는 하나의 깨끗한 영상으로 떠올라야 함

    6) 사실적 표현으로 내용이 진솔해야 함

    7) 문장의 시작은 낮은 어조, 맺음은 최고조의 표현

    8) 많은 시간을 갖고 작품을 다듬어야 함

    어법이 맞는가, 내용이 충실한가, 새로운 표현인가

    감동을 줄만한가, 글의 형식에 맞는가 등을 검

    2. 시적표현에서 주의할 점

    1) 시적표현에서는 그 부분에 꼭 맞는, 하나뿐인 말을 찾아야 함

    2) 어감 (語感)있게 써야 함

    친근감

    발음의 강약 고려

    발음의 고저, 장단 고려

    모음의 변화 고려

    3) 내용이 주제로부터 이탈해선 안됨

    4) 많은 내용을 작은 형식에 담는 것은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담지 못함

    시창작의 어려움을 시조로 표현한 작품

    석 줄 시를 쓰기 위해 석달 잠을 설친다

    독에 글을 붓고 도로 쏟아 체로 받쳐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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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몰히 우주를 짜내면 피가 서말 자진다.

    오장(五臟) 어느 숲에서 피안으로 날아간 새

    국경 없는 높은 산에 시어(詩語) 물어다 집을 짓고

    삼천년 지난 후에도 절터처럼 남아라.

    3. 작품읽기와 해설

    1) 시조 - 겨울강 (박시교)

    오늘 이 아픔들을 말로 다 못할 것이라면

    무심히 그냥 그렇게 겨울강을 가 보아라

    은밀히 숨죽여 우는 겨울강을 가 보아라

    짙푸르던 강줄기는 얼붙어 멈추었고

    산도 굴릴 것 같던 그 몸부림도 멎었노라

    누구가 이 뜻 알겠노라면 죽어서 默禱하라.

    귀기울이면 선한 소리, 內心의 너 겨울강아

    근심의 잔뿌리랑 잔기침의 매듭꺼정

    이대로 잠보다 긴 꿈. 꿈에 갇힌 겨울강아

    이제 우리네는 밤중에도 눈을 뜨고

    가슴 속은 임의로 문신한 햇덩이가 탄다지만

    가진 것 다 뿌려 준 후에 가득하는 이 절망아

    한숨의 이 씨날에 날줄은 무얼 넣나

    없는 것은 다 좋고 하나쯤 있었으면 싶은

    뜨거움 숨의 뜨거움을 빙판 눕힌 겨울강아

    보겠는가. 눈뜨고 눈감고 보겠는가

    무심히 그냥 그냥 그렇게 겨울강을 보겠는가

    상류로, 상류로부터 걱정만 쌓은 겨울강아

    ▶ 해설

    얼어 붙은 강을 소재로 하여 절망감과 아픔을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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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시조 - 바람집 2 (박시교)

    갈대가 갈대끼리 몸부비는 언덕에 서면

    세상은 더없이 크고 공허한 바람집 한 채

    갈꽃만 헛말처럼 날리는 바람집 한 채

    이길 수가 없다. 오늘 이 벅참들을

    비늘 돋던 신명들은 강으로 흘러가고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일어서는 파도여

    갈대여, 네 가난한 생각 하나로는

    이 아득한 우주를 지킬 수가 없다.

    망연히 그저 섰을 뿐

    헛말만 흩뿌릴 뿐.

    ▶ 해설

    모든 더러운 것들을 덮어주는 하얀 눈을 노래함

    3) 시조 -바람집 3 (박시교)

    우리네 가슴 속

    허물어진 빈터에는

    저 靑山 푸른 자락도 아예 드리우지 않고

    뻐꾸기 피끓는 울음도

    비켜서 우는구나

    하나 남루한 꽃,

    그 흔한 풀씨마저도

    눈틔우지 못하는 황량한 빈터에는

    한 자락 찢어진 바람만

    펄럭이고 있구나

    ▶ 해설

    빈터를 공간으로 하여 공허함과 슬픔을 표현

    시의 분위기는 비극적인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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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현대시 - 木浦驛 (허형만)

    이제는 더 내려갈 곳이 없다.

    위로는 평양이나 신의주

    두만강 철교까지도 달릴 수 있지만

    아래로는 더 갈 곳이 없어

    열차시각표에는 항상

    하행선은 없고 상행선만 씌어있다.

    언제부턴가 木浦 사람의 고운 목이

    몇 센치쯤 유난히 길어보이고

    위로만 위로만 올려다보는 눈빛이 밝아

    유달산 번득이는 정기로만 알았더니

    웃녘으로 웃녘으로 오르는

    철길때문임을 뒤늦게야 눈치챘다.

    ▶ 해설

    종착역 목포는 인생에서 갈 곳 없는 사람의 비극을 생각하게 한다.

    5) 현대시 - 집짓기 (허형만)

    네살짜리 큰놈은 꼭 애비와 놀기를 주장했다.

    나무토막으로 된 장난감을 들고와 집짓기를 강요했다.

    원주형, 삼각형, 사각형의 나무토막을 방바닥에 쏟아놓고

    아빠가 멋진 집을 지어달라고 떼를 썼다.

    그래 멋진 집이나 지어볼까 외출도 포기했다.

    사각형 두 개를 맨 밑에 놓고 원주를 세우고

    삼각형으로 지붕을 씌워 집을 지었다.

    큰놈은 좋아라 손뼉치며 저만치서

    뿡! 뿡뿡! 장난감 자동차를 신나게 몰고왔다.

    차에 부딪쳐 집이 무너졌다.

    다시 지었다. 무너졌다. 다시 지었다. 무너졌다.

    큰놈은 부수고 애비는 짓고 부수고 짓고

    열두번은 더 짓고 지어도 단단한 내 집은 아니었다.

    내 집은 아니었다. 옆에서 바느질하던 아내가

    말했다. 여보, 가을 되면 이 집을 비워야 된데요.

    ▶ 해설

    사람들이 갖고 있는 평범한 욕망의 유한성을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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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현대시 - 물과 같은 사람 - 주자어류를 읽다가 문득 (공광규)

    흰 그릇에 담아도

    검은 그릇에 담아도 그대로인 사람

    바가지로 뜨면 바가지 가득

    항아리로 뜨면 항아리에 가득한 사람

    작은 도랑에서도

    좁음을 탓하지 않고 맑은 노래를 부르는

    탁한 강물로 흘러들어도

    불평없이 세상의 복판을 뚫고 가는

    그러다 세상이 마음에 안 들거나 화가 나면

    온 들판을 엎어버리고 새로운 물길을 내는 사람

    어떨 땐 내 마음의 물길로 흘러와

    찰랑찰랑 나와 한 몸이 되는

    마음처럼 고여있고 감정처럼 움직이는

    그러다 흘러 넘쳐 나를 적시고

    마침내 세상을 적시는 사람

    가끔 강하고 딱딱한 것들과 만나면

    부딪치고 다투고 허물어버리지만

    마음이 허공 같아

    달도 산도 꽃도 마침내 하늘도 담는

    그러다 햇빛을 담을 때

    내 마음 가득 눈부신 사람.

    ▶ 해설

    인간이 의지하고 경외하는 절대자에 대한 열망

    6. 금주의 과제

    1) 어휘연습

    아래의 단어를 뜻을 음미하며 10회 이상 읽으세요.

    아래 단어중에서 20개 이상의 단어를 골라서 짧은 글을 지으세요.

    한 단어에 한 문장씩 시적 표현으로 지어보세요.

    부풀게 하다, 경작하다, 보듬다, 되거라, 베어내다, 묻어나다,

    훔쳐내다, 무색하다, 삼키다, 녹이다, 씹다, 부드럽다, 배어있다, 베풀다, 엎드리다, 위로하다,

    벗고 나면, 시작하다, 속지 않다,

    떼어내다, 태우다, 무겁다, 살아있다, 비켜가다, 약해진다,

    뒤에서, 오후, 동구밖, 한치, 잠을 잔다, 상처, 바다, 은모래,

    오솔길, 눈짓, 옷자락, 저승길, 나들이, 서러워라, 신발, 다발,

    마구, 시리게, 불지르다, 문턱, 빈 방, 한 타래, 그대 옆에, 기억, 한 사발, 눈을 뜨다, 파도,

    밀려와, 심지, 뜨거운, 물보라,

    설운 빛, 치맛자락.

    2) 시, 시조짓기 : 제목....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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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회차 시, 시조와 기, 승, 전, 결(起.承.轉.結)

    1. 시조형식과 기, 승, 전, 결(起.承.轉.結)

    1) 시조의 형식은 3 장, 6 구, 12 음보로 되어 있다.

    2) 시조를 포함한 시의 구성은 기(起), 승(承), 전(轉), 결(結)

    3) 시조에서 초장은 기(起)에 해당

    낮은 어조의 언어를 사용하여

    중장과 종장에서 절정의 표현을 얻는다.

    4) 중장은 승(承)에 해당

    초장의 표현을 구체적으로 전개

    초장과 종장을 연결하는 중추적 역할

    5) 종장은 전(轉)과 결(結)에 해당

    전(轉)은 기(起)와 승(承)의 내용을 새롭게 바꾼다.

    시의 감동을 유도하는 핵심적 역할

    전(轉)과 결(結)의 표현기법 이해하기

    물끄러미 행인들을 바라보는 코스모스

    서러운 남의 땅에 타향 물을 마셨지만

    그 얼굴 그의 빛깔은 고향을 닮아갔다.

    비 바람에 잎새 하나도 떨구지 않았었네

    나만 홀로 고독한 섬, 띄워 놓고 가신 후에

    사모(思慕)의 깊은 상처가 꽃잎으로 터집니다.

    2. 시조에서 초장의 위치

    1) 초장의 표현은 낮은 어조로 담담하게 표현

    격한 표현, 강한 표현들은 삼가

    초장은 나침반과 같은 역할

    이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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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중장)

    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종장)

    2) 문장 구성 내용에 따라 표기해 보기

    이몸이 / 죽고 죽어 (3-4)

    일백 번 / 고쳐 죽어 (3-4)

    백골이 / 진토되어 (3-4)

    넋이라도 / 있고 없고 (4-4)

    임 향한 / 일편단심이야 (3-6)

    가실 줄이 / 있으랴 (4-3)

    3. 시조에서 중장의 위치

    중장은 초장이 제시한 상황을 확대, 심화,전개

    4. 시조에서 종장의 위치

    1) 초장과 중장의 내용을 토대로 결론적 마무리

    초장과 중장의 내용을 반전(反轉)

    주먹 같은 비를 맞아도 움직일 줄 모르는 산 (초장)

    돌틈 사이 흐르는 누를 길 없는 물줄기여 (중장)

    그래도 / 하늘을 우러러 / 푸른 가슴을 / 여느니 (종장)

    타인(他人)이 범할 수 엇는 우거진 수풀 속을 (초장)

    간신히 비집고서 밀어올린 여린 꽃대 (중장)

    하늘은 / 정녕 모르리니 / 스러지는 / 이 풀꽃을 (종장)

    산이 깊다 보면 눈물도 감춘 것일까 (초장)

    고뇌의 밤에 젖은 산의 가슴을 읽으리라 (중장)

    뻐꾸기 / 울음 소리엔 / 산도 눈을 / 감는다. (종장)

    2) 위 시에서 종장의 轉.結 처리

    푸른 가슴을 여는 산

    스러지는 풀꽃

    울음 소리에 눈을 감는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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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장과 중장의 내용을 새로운 분위기로 반전

    3) 종장의 기본틀

    초구가 3자

    둘째구는 최저 5자 이상 8자 이내

    둘째구 다음에 오는 글자의 수는 둘째구보다 숫자가 적어야 함.

    5. 현대시와 起.承.轉.結

    起 - 시심을 일으켜 세우는 도입부분

    承 - 起의 내용을 확대, 전개시키는 부분

    結 - 모든 내용을 근거로 반전시켜 결론을 맺음

    6. 작품읽기와 해설

    1) 시조 - 겨울 피리 (지성찬)

    겨울새 집을 짓는 겨울강은 깊어 갔다

    갈대는 잠 못들어 겨울피리 외로 우는

    사향(思鄕)도 아픈 노래여, 겨울새가 떨고 있네.

    비수에 깊이 찔린 겨울강 피리소리

    갈대여. 숨 죽이며 토혈(吐血)하는 겨울 갈대여

    급류(急流)에 떠내려 가는 달, 차마 볼 수 없겠네.

    갈대마저 꺾여 버린 무력(無力)한 들녘에서

    한겨울 나그네 새여 이 하늘 어이 날거나

    강물도 얼어붙어서 피리소리 떠나겠네.

    ▶ 해설

    타향으로 떠도는 철새들의 애환을 비극적으로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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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시조 - 어느 겨울 (지성찬)

    날씨가 하 추우니

    바람도 알몸으로 운다

    밤새 앓던 강물은

    신열(身熱)이 내리고

    바람의 깃털이 빠지는

    흰 눈발이 날린다.

    하늘로만 오르던

    미류나무 끝 둥우리

    집을 비운 까치는

    돌아올 줄 모른다.

    유난히 붉은 노을이

    비원(悲願)으로 타고 있다.

    ▶ 해설

    "하늘로만 오르던 미루나무 끝 둥우리" - 원초적 욕망을 상징

    무엇인가를 찾아서 방황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자 함

    3) 시조 - 바다, 송정포 (지성찬)

    송정포 가는 길에 하늘빛이 하도 고와

    흰구름 한두 점이 그대로 꽃이더라

    바람아 멈추어 서라, 하마 꽃이 지려 한다.

    세월만큼 밀어 올린 벼랑을 만났었다

    가진 것 다 내주고 맨살만 내보이는

    이 가을 물든 낙엽에 몸 가리고 있더라.

    그 바다 송정포는 가슴 뜨거운 젊은이들

    태양과 한바탕 어우러진 율(律)의 향연

    충만은 넘쳐 흘러서 섬이 되고 새가 되고

    물새가 춤을 추면 돌섬도 우쭐대는

    한마당 굿판이더라 물결이여 돌섬이여

    해마저 빙그르 도는 그 바다는 춤이더라.

    송정포 바다에는 한줄 시가 있더란다

    은빛 언어들이 그물 속에 걸려 오는

    싱싱한 물고기 같은, 시원(始原)의 비늘 같은.

    그 고운 바다에서 멸치새끼 건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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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의(下衣)를 벗기고서 대낮에 말리더라

    비틀린 갈비 사이로 그 하늘도 말랐더라.

    바퀴 달린 물탱크가 감시하는 이 바다에

    자유의 어족(魚族)들이 그물에 옭힌 오늘

    서족(庶族)은 칼을 맞거나, 귀족(貴族)은 물을 먹거나.

    기나긴 세월에도 바다는 바다였느니

    물새는 물새끼리, 물고기는 물고기끼리

    끝 없이 맴도는 회류(回流), 하늘은 이상 없음.

    나는 보았는니 증거로 남은 모래를

    나는 들었느니 솔숲의 푸른 진실을

    장엄한 묵시의 바다를 생명으로 받았나니.

    이렇게 맑은 날엔 솔나무를 꺾을까봐

    솔나무 붓을 들어 바다를 흠뻑 찍어

    힘차게 일자(一字) 한 획을 하늘에 긋고 싶다.

    문을 닫는 송정포여 등불을 끄지 마오

    어쩌면 오실지 몰라, 멀리서 오실 그대

    바람만 건 듯 불어도 약해지는 등불이여.

    송정포 밤바다는 물새를 안고 잔다

    몸을 뒤척일 때 일어서는 소리 있어

    저만큼 달도 비켜간다, 우람한 그 몸짓에.

    송정포 밤은 기울어 모두가 침몰할 듯

    오늘을 들이키는 저 갈증의 입술, 입술

    송정포 홀로 두고는 돌아설 수 없으리.

    ▶ 해설

    초심자들에게 시조의 형식을 익히는 데 유익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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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현대시 - 눈 (권달웅)

    나즉한 목소리로

    순결이 내리는 이 시간은

    밖으로 뛰어나가고 싶되

    나가지 말며

    문은 활짝 열어두되

    마당은 쓸지 말며

    하던 일이 있어도 멈추고

    지순하고 고요한 시간을 마중하기 위하여

    무릎을 꿇고 손을 모으고

    순은의 아침을 기다릴 일이다.

    밖으로 뛰어나가고 싶되 절대로

    나가지 말며 문 안에서 세상을 알 일이다.

    하늘의 질서를 알 일이다.

    ▶ 해설

    눈이 내리면 참선을 하듯 경건하게 대하라는 내용

    하늘에 순종하는 마음을 표현

    5) 현대시 - 대립 (권달웅)

    비둘기가 내리는 곳은

    초소지역이었다.

    양지꽃이 피는 곳은

    철조망지역이었다.

    산양이 뛰는 곳은

    지뢰매설지역이었다.

    노랑나비가 나는 곳은

    탱크지역이었다.

    아, 평화와 전쟁이

    서로 대립하고 있는 그 곳은

    구멍뚫린 철모에서

    풀꽃이 솟아나고 있었다.

    ▶ 해설

    남과 북이 대치하고 있는 휴전선의 모습을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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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현대시 - 드디어 썩어 가는 (공광규)

    목욕탕 거울을 보니

    허리가 없어졌다

    똥배를 밀어 넣으려고 애쓰다 그만 둔다

    계단을 조금만 올라도

    똥으로 가득찬 창자가 심장을 눌러

    숨이 턱 막힌다

    사람은 보통 1~3kg 의 똥을

    뱃속에 넣고 다닌다

    변비할 경우는 10kg 까지도 간다

    하느님도 너무하시다

    만물의 영장인 사람 뱃속에

    구린내를 넣고 다니게 하시다니

    늘어진 헌 푸대자루 삼겹살

    자랑스럽게 사용했다고 할 수 없는

    실수 투성이의 덜렁거리는 성기구

    엉덩이에 가려진 지독한 폐수구

    아첨과 불만으로 가득 찬

    악취를 풍기며 썩어 가는

    69kg 공광규

    ▶ 해설

    사람의 육체를 통해 인간의 본성의 문제를 표현

    7. 금주의 과제

    1) 시집을 3 권 이상 읽으세요.

    아래의 시인들의 작품집 중에서 선택하세요.(가나다 순)

    ▶ 시조

    강인순, 강현덕, 고정국, 권오신, 권혁모, 김남환, 김상묵, 김상옥, 김영재, 김원각, 김월한,

    김재황, 김제현, 김호길, 노중석, 문무학, 민병도, 박경용, 박권숙, 박기섭, 박시교, 박영교,

    박재두, 박재삼, 백이운, 서 벌, 선정주, 오종문, 유상덕, 유성규, 유재영, 윤금초, 윤현조,

    이근배, 이기라, 이병기, 이용상, 이우걸, 이우종, 이은상, 이정환, 이지엽, 이호우, 임종찬,

    장순하, 전원범, 전연욱, 전일희, 정광영, 정완영, 정해송, 조동화, 조오현, 조운, 지성찬,

    진복희,최중태, 허 일

    ▶ 자유시

    감태준, 고 은, 공광규, 공재동, 구 상, 권달웅, 기형도,

    김관식, 김광림, 김광섭, 김기림, 김동명, 김동환, 김수영, 김영랑, 김용택, 김종길, 김종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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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환, 김지하, 김춘수, 나태주, 노천명, 도종환, 마종기, 문삼석, 민 영, 박남수, 박남철,

    박노해, 박두진, 박목월, 박용래, 박인환, 박정만, 박진환, 백 석, 서정주, 송수권, 신경림,

    신동집, 신석정,

    오상순, 오순택, 용혜원, 안도현, 유창섭, 유치환, 유 하,

    윤곤강, 이생진, 이성복, 이수익, 이시환, 이 탄, 이형기,

    임 보, 임영조, 임홍재, 장만영, 전봉건, 정공채, 정지용,

    정진규, 정현종,정호승, 조정권, 조지훈, 조태일, 지 순, 최승호, 최은하,

    최영철, 피천득, 한성기, 한용운, 한하운, 함동선, 허형만, 홍윤숙 황동규

    2) 금주 중에 수필 작품 10 편 이상을 선별하여 읽고, 그 중 두 편의 작품에 대한 감상문을 200 자

    원고지 5-6 매 정도의 분량으로 쓰시기 바랍니다.

    3) 어휘 연습

    아래의 단어를 뜻을 음미하며 10회 이상 읽으세요.

    아래 단어중에서 20개 이상의 단어를 골라서 짧은 글을 지으세요.

    한 단어에 한 문장씩 가급적 시적 표현으로 아름다운 글로 지으세요.

    비워두다, 몰려오다, 날려 보내다, 다다르다, 쓸쓸하다,

    지울 수가 없다, 모른다, 끝이 없다, 혼절하다, 펄럭이다, 노래하다,

    새겨 넣다, 돌아가다, 손 벌리다, 나누다, 숨어운다, 묻히다, 멈추다, 가 보아라, 허허롭다,

    그립다, 이야기하다, 적중하다, 즐기다,

    잠들 수 없다, 부러뜨리다, 언덕, 빗물, 그늘, 버들가지, 숨소리,

    나직이, 그림, 미움, 철이 들어, 땅, 변치 않는, 머리, 무덤, 신, 인생, 어느덧, 촉촉히, 유년,

    메아리, 비탈길, 종소리, 가파른, 가시, 은밀한, 뜨락, 층계, 이마, 북, 꽃망울, 멀리서, 부끄러운,

    속삭이는

    4) 시, 시조 짓기 : 제목......물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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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회차 효과적인 시적 표현

    1. 주관적 표현과 객관적 표현

    1) 객관적 표현

    상대에게 내용이 잘 전달되어, 인쇄 매체 또는 언론 매체에 사용

    2) 주관적 표현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이해시키지 못함

    문법과 어법의 오류와 언어의 잘못된 접합이 이에 속함

    2. 역동적 표현이 감동을 줍니다.

    1) 글을 보고 움직이는 실체를 떠올릴 수 있어야 함

    힘 있는 동사와 그에 부합되는 적합한 부사의 도입으로,

    선명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중요

    3. 시적 표현을 단순화 시켜야 합니다.

    1) A. Richard 의 시의 구조적 특성

    ① exclusive poetry

    배제의 시

    필요한 부분만 선택하고 나머지는 삭제

    의역하면 "시적표현의 단순화"

    ② inclusive poetry

    포괄의 시

    여러 이미지와 내용들을 포괄적으로 수용하여 표현

    2) 많은 내용을 압축하여 단순하게 표현하는 것이 효과를 극대화

    4. 가급적 적은 수의 단어를 사용합니다.

    현대시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시적 표현의 방만

    시조의 작은 형식에 많은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나쁜 결과 초래

    5. 시의 제목은 그 내용 보다 더 중요하다.

    제목은 많은 상징과 비유를 포함할 수 있기 때문에

    시의 내용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6. 한자도 때로는 시적표현에서 무게를 더해 주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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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로 의미 전달이 미흡할 때 한자로만 표기하거나, 한글도 함께 표기

    고유명사는 한자로 표기하는 것이 효과적

    5. 작품읽기와 해설

    1) 시조 - 흉년 (윤현조)

    토광 속 찌든 가난 하얗게 핀 곰팡내음

    생각은 늘 몇 섬지기 호미날에 찍혀 나오고

    흉년에 몰매 맞은 전답 봇물 터진 가슴이여

    빈 여물통 넘나드는 새앙쥐의 허식만큼

    마른 수수깡 새로 까락만 날리는 가을

    빈 농가 소말뚝마다 품앗이만 매여 있다.

    ▶ 해설

    흉년의 살림살이를 아주 현실감 있게 표현한 작품

    2) 시조 - 굴렁쇠 (윤현조)

    고샅 돌담을 끼고 눈발이 휘덮인다

    눈속에 구르는 동심 담장보다 낮은 유년

    한 손을 호호호 불며 온 동네를 감는 녀석

    냇물 따라 구름 따라 코흘리게 두엇 따라붙고

    굴렁굴렁 굴렁쇠는 햇살 밟고 뒤어간다

    추위도 하얗게 잊은 채 온 동네 깨우는 녀석

    ▶ 해설

    과거의 정서를 다시금 새기게 한 작품

    3) 시조 - 매화 (윤현조)

    꼬질꼬질한 세사(世事) 수줍도록 해진 등걸 감추더니

    핏방울 핏방울이 마르도록 간직튼 순결

    봄 트자

    졸던 참새 한 쌍

    꽃문 열고 날아간다.

    ▶ 해설

    독특한 표현 - "졸던 참새 한 쌍 꽃문 열고 날아간다."

    4) 현대시 - 許松氏 (허형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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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이라 청자빛 우리나라 하늘 닮은

    만고에 순하디 순한 우리네 許松氏는

    일자나 한자도 무식에 무식이지만

    아들 딸 서울 유학에 발톱 빠진 許松氏는

    젊었을 적엔 머슴도 했다 소작도 했다

    고향 그리워 고향 찾아 돌아오던 날 밤

    젤 먼저 물꼬부터 훑으면서 눈물 씹던 許松氏는

    애국이 무언지 몰라도 권력이 무언지 몰라도

    하늘이 주신 햇살 받아 얼굴 검은 許松氏는

    국법을 조심하고 국토를 중히 하야

    전라도 순천땅 닷마지기 논빼미에 혼을 거두는

    초야의 잡초보다 질긴 심줄 許松氏는

    이마에 흐르는 땀이 푸르딩딩 번득거린

    허허청청 달도 밝은 이 한밤

    짚가리 옆에 쭈그려 지성으로 낫을 가는 許松氏는

    조선낫이사 잘 들어야지야, 암 잘들어야지야 다짐하며

    황토내음 오금 박힌 손바닥에 탁탁 침 뱉는 許松氏는

    살아야 밍(命)인께, 먹어야 뵉(福)인께

    푸른 댓잎 서걱이는 소리로

    하얗게 하얗게 밤이슬로 젖어드는

    낼 모래가 환갑이신 우리네 許松氏는.

    ▶ 해설

    무식하지만 꿋꿋하게 살아온 한 사람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표현한 감동적인 이야기

    인생의 아름다움은 지조있고 깨끗하고 정을 주고 받는 삶에 있다.

    5) 현대시 - 아들과 기차 (허형만)

    네살짜리 아들놈은 기차를 좋아한다

    귓볼이 좋아선지 귀도 밝아

    방안에서 놀다가도 기적소리만 들리면

    아빠, 기차보러 가자고 졸라댄다

    시장 다녀오다가도 기적소리만 들리면

    엄마, 기차보고 가자고 우뚝 선다

    오늘은 특급으로 광주 외갓집에 다녀온 날

    일로, 학교, 영산포, 송정리, 광주

    역이름을 줄줄줄 외우더니

    지쳐 쓰러진 잠 속에서도

    은하철도를 신나게 달리는지

    방글방글 웃으며 온 방을 구른다.

    ▶ 해설

    자라나는 아들의 모습에서 행복을 표현

    6) 현대시 - 安貧 - (허형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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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제자들은 밤낮없이 드나들고

    공산명월인가 쌀독은 비었어도

    외상라면 끓이며 콧노래 부르며

    그냥 그냥 웃기만하는 이쁜 아내여

    고물흑백 TV 에선 보도본부 24 시

    오늘의 증권시세가 오르내리고

    고관대작 인사이동이 소개되는데

    주택은행 국민은행 부금때문에

    주판알만 튕기다 잠든 아내여

    휘영청 저 밝은 달도 우리 것이요

    어얼싸 저 고운 이슬도 우리 것인데

    그 누가 뭐라느뇨, 나의 아내여

    뜨락엔 풀꽃 하나 방금 지누나.

    ▶ 해설

    풍요속에서는 행복을 찾을 수 없음을 표현

    6. 금주의 과제

    1) 어휘연습

    아래의 단어를 뜻을 음미하며 10회 이상 읽으세요.

    아래 단어중에서 20개 이상의 단어를 골라서 짧은 글을 지으세요.

    한 단어에 한 문장씩 시적 표현으로 지어보세요.

    흘리다, 졸고 있다, 추락하다, 범람하다, 벗기다, 피어나다, 구겼다, 일렁이다, 여의다, 굴러가다,

    덮이다, 모이다, 허리, 절벽, 산마루, 목숨, 가지, 물보라, 바람, 창, 무리, 벌판, 들판, 작은, 키,

    내일, 산마루, 수 많은, 세상, 한가롭게, 주름살, 안경, 줄기, 그물, 솔바람, 들녘, 한가로운, 피,

    시름시름, 가늘게, 따가운, 이야기, 신발, 맨발, 섣달, 동짓달, 편지, 빗장, 한나절, 차마,안개,

    다리, 말씀.

    2) 시, 시조짓기 : 제목....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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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회차 시, 시조의 소재 선택과 창작응용방법

    1. 시, 시조에 담아야 할 내용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진솔한 모습

    삶의 이야기

    표현이 진솔하고 따뜻한 느낌의 작품

    초대 받은 사람처럼 들길을 걸어보자

    울룩불룩 꽃파도가 바람에 흔들리면

    노랗게 웃는 얼굴을 보태주고 싶구나.

    엽서 한 장 던지고 간 우체부가 가던 길을

    너와 나랑 손을 잡고 덩실덩실 걸어보자

    저 하늘 조개구름따라 고운 노래 부르자.

    나무는 옮겨가며 그림자 비춰줄 때

    내가 잡은 동생 손은 따뜻해서 좋구나

    밭머리 돌아 돌아서 옹달샘을 찾아가자.

    2. 시, 시조의 소재에 대하여

    내용을 비유적, 상징적, 우화적인 방법으로 표현하는 재료

    시의 내용과 소재는 서로 연관성이 있어야 기대하는 표현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음

    작으면서도 약한 물질명사를 사용하는 것이 창작에 도움

    3. 시, 시조의 창작동기와 소재와의 관계에 대하여

    1)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통해 시상을 얻어서 창작하는 경우

    어떤 영감으로 떠오르는 구절이 시의 부분으로 형성되어 완성하는 경우

    이러한 영감으로 좋은 구절이 많이 얻어짐

    2) 내용을 먼저 확정하고, 관련있는 소재를 찾아 창작하는 경우

    평소 생각했던 내용이나 소재를 가지고 의도적으로 창작하는 경우

    4. 작품읽기와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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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조 - 남도천리(南道千里) (지성찬)

    영산강 피로 흐르는 남도천리(南道千里) 길

    물결 따라 흔들려도 다시 피는 풀꽃이여

    물새의 젖은 나래는 마를 날이 없구나.

    강으로 가는 길을 바람에게 묻는다

    바람은 산에 숨어 흰구름으로 내민 답신(答信)

    세월은 아픈 응어리 젖줄기로 풀리겠지.

    강물을 길어 올려 둥근달을 띄우면

    그 산은 바위로 솟아 먼 하늘만 치받는데

    적막은 갈대잎으로 몸을 풀고 있구나.

    ▶ 해설

    "강"은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 그들의 생각, 정치적, 사회적 모든 환경 의미

    그 가운데서 소외되고 낙오된 이들을 생각하며 쓴 작품

    2) 시조 - 설야(雪夜) (지성찬)

    나무들이

    은(銀)빛 고운 드레스를 입는다.

    밤을 맞이하는

    가슴은 달아오르고

    외딴 집

    작은 불빛이

    금(金)단추를 풀고 있다.

    ▶ 해설

    눈 덮인 시골 풍경을 그리며, 첫날밤의 신랑 신부의 모습을 상상

    "금(金)단추"는 드레스의 단추와 멀리서 바라본 외딴집의 불켜진 문을 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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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시조 - 목련꽃 밤은 (지성찬)

    나무는 서성이며

    백년을 오고 가고

    바위야 않아서도

    천년을 바라본다

    짧고나, 목련꽃 밤은

    한 장 젖은 손수건

    ▶ 해설

    사람의 인생을 목련꽃의 짧은 밤에 비유

    4) 현대시 - 나비, 그 이름을 얻기까지 (지성찬)

    노란 장다리 꽃이

    하늘에 봄을 뿌리던

    어느 날 오후

    한 남자가

    우연히 나비의 번데기 하나를 발견했다.

    며칠이 지난 후

    그 번데기의 작은 구멍이 뚫린 것을 보고

    그 작은 구멍으로

    나비가 빠져나오려는 것을

    오랫동안 지켜보고 있었다.

    있는 힘을 다해서

    나비는 그 작은 구멍으로 나오려고

    수 없이 나래를 파닥이며 시도해 보았지만

    조금도 진전이 없었다.

    안타깝게 지켜보던 그는 친절하게

    나비를 도와주기로 결심하고는

    가위를 꺼내와서 그 번데기의 구멍을

    크게 잘라 주었다.

    나비가 아주 쉽게 번데기에서

    빠져나왔을 때

    몸통은 크게 부풀어 있었고

    날개는 주름이 접힌 재 쭈글쭈글한 모습이었다.

    때가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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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개는 더 커지고 몸을 지탱할만큼

    튼튼해지리라 믿었기에

    계속해서 그 나비를 지켜보았지만

    결코 아무런 변화도 없었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결국 날 수 없는 나비는

    퉁퉁한 몸과 쭈글쭈글한 날개로

    일생을 땅을 기어다니며 살았다.

    -결코 날 수 없는 나비는 나비가 아니었다-

    나비에게 장애물처럼 보였던 그 작은 구멍은

    하늘을 날 수 있는 福의 門이었다.

    ▶ 해설

    나비가 되기까지의 어렵고 힘든 과정을 묘사하여 시련을 통해 사는법을 알아가는

    사람의 인생을 그리고 있다.

    5) 현대시 - 안개꽃 (권달웅)

    논두렁 밭두렁을 지나

    닳고 닳은 호미를 들고 걸어오는

    우리 어머니 한숨 같은 꽃이여

    어려운 살림살이 무슨 꿈으로

    하하하하하하하 하얗게

    웃으며 눈물 참는가.

    눈물 참으며 웃는가.

    해 저문 아득한 하늘에

    공부하는 자식 생각하고 돌아오는

    우리 어머니 눈물 같은 꽃이여.

    ▶ 해설

    호미날이 닳도록 땅을 파서 자식을 공부시키는 어머니의 눈물 겨운 모습

    어머니가 한숨을 쉬면 안개꽃이 필 것같다고, 어머니를 미화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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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현대시 - 패랭이 꽃 (권달웅)

    너를 만나기 위해

    홀로 가는 길에는

    패랭이꽃이 피고 있었다.

    너를 만나지 못하고

    홀로 오는 길에는

    패랭이꽃이 지고 있었다.

    너와 나 사이의 길에

    패랭이꽃은 항상 빨갛게

    피고, 지고 있었다.

    ▶ 해설

    꽃이 시들면 새로운 꽃이 피어나듯 변화는 계속 되는 것이다.

    7) 현대시 - 옹기전에 가면 (권달웅)

    사라져가는

    옹기전에 가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옹기들이

    지난 날을 그립게 하네.

    미워도 어려운 살림살이

    같이 살아오느라

    반들반들 정이 들어

    버릴 수 없네

    ▶ 해설

    옹기들을 보고 옛날 어려웠던 시절의 삶을 생각해 보는 내용

    옹기는 정들었던 삶, 오래 사귄 친구나 이웃등을 상징

    5. 금주의 과제

  • 생활의 변화가 시작되는 곳

    지성찬의 시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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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휘연습

    아래의 단어를 뜻을 음미하며 10회 이상 읽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