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화폐개혁과 '현금 없는 사회'의 꿈 · 인도의 화폐개혁과...

지난 11월 8일, 모디 총리는 전격적인 화폐개혁을 단행했다. 인도 시장은 현

금 거래 비중이 약 87%에 이르며 지하 경제가 인도 국내 총생산의 약

23.2%에 이르는 등 탈세와 불법자금 세탁이 사회 문제가 된지 오래이다. 모

디 총리는 이번 화폐개혁을 불법 자금 세탁, 세금 회피에 대한 척결이자 처

방으로 내놓았다.

화폐개혁 발표 이후부터 구권 지폐사용이 바로 중지되었고 신권 공급이 더

디게 이뤄지면서 돈이 제대로 돌지 않아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갑작스

러운 화폐개혁으로 신용카드보다 현금 사용에 의존하는 중산층과 빈곤층이

심각한 혼란을 겪고 있다. 일반 생필품, 부동산, 귀금속, 자동차, 모바일 등의

시장은 물론 온라인 시장에서도 소비 위축이 이어지고 있다. 상인, 기업들은

물론 국가 경제 성장률도 악영향을 받고 있고, 모디 정부의 일방적 정책에

항거하는 시위도 이어지고 있다. 인도가 화폐개혁으로 부패, 암거래, 지하경

제 등 만연한 문제들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 지도 아직 의문이다.

하지만, 현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상

인들의 카드기기 주문이 폭주하였고, 모바일 결제시스템이 생선 가게에도 도

입되었다, 자동차 업계는 당장의 현금 지불이 필요 없는 원금 100% 할부 상

품도 개발하였다.

결국 화폐개혁의 궁극적인 목표는 구 화폐의 신규 화폐로의 원활한 대체가

아니라 현금결제 중심체제를 신용결제, 디지털 결제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모디 총리도 화폐개혁 이후 연설을 통해 “우리의 목표

는 현금이 필요 없는 사회로 가는 것이다”라고 선포하고 디지털화 확대에 총

력을 다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모디 총리의 정책이 혼란을 일으키고 있지만 많은 이들이 화폐개혁을 지지하

고 디지털화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며 부가세 단일화 등과 같이 모디의

다른 개혁 정책들도 그 중요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 이번 화폐개혁 후 모디의

정치적 위상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면 인도의 변화와 개혁의 흐름은 보다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2016. 12. 19

1. 배경

2. 화폐개혁 이후 상황

3. 인도 경제의 적응 양상

4. 향후 전망

이태영 정윤석

인도의 화폐개혁과 ‘현금 없는 사회’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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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1. 배경

현금 위주의 거래방식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2016년 11월 8일 고액권인 500루피(한화 약 8600원)

와 1000루피(한화 약 1만7,000원)의 유통을 중단하는 화폐개혁을 단행했다. World

Bank에 의하면 2011년 기준 15세 이상의 인도인 중에 신용카드를 보유한 사람은 전

체의 약 1%에 불과했으며[1], 현금 거래 비율은 약 87%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인도

에서 가장 번화하다는 수도 델리에서 조차 신용카드 소유자는 전체 주민의 약 9%였다

[2]. Reserve Bank of India가 2016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인도의 일인당

연간 카드 사용 거래 횟수는 6.7회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편에 속했다. 이는 한국의 일

인당 카드 사용 거래 횟수인 260.8회는 물론이고 인도와 함께 BRICS에 속해 있는 브라

질 (54.8회), 러시아 (47회)와 비교해봐도 상당히 낮은 수치이다. 인도의 현금 거래 선

호 현상은 오프라인 거래에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니다. 심지어 온라인 거래에서 조차 인

도 소비자들은 카드 사용에 회의적이며 현금 사용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Morgan

Stanley Research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인터넷에서 주

문한 물품이 집에 배송되면 현금을 지불하고 구매하는

방식인 Cash on Delivery (COD) 이용률이 60%를 차지

하며, 신용카드로 온라인 선 결제를 하는 경우는 16%에

그친다고 한다[3].

위와 같은 현금 위주의 거래 방식은 카드 거래에 비해

기록이 남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세수를 정확하게 파

악하기 어렵다. CNN Money에 따르면 인도에서 수입

신고 비율은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약 2.9% 정도에 머

무른다.

GDP의 1/4에 달하는 지하경제

World Bank는 2007년 기준 인도 지하경제 규모를 인도 국내총생산(GDP)의 23.2%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약 20%라 가정 한다 해도, 2016년 기준 인도 지하경제 규모

는 4,600억 달러 (한화 약 541조원) 정도라는 것이다. 이 수치는 태국이나 아르헨티

나와 같은 국가의 GDP보다도 큰 규모이다. 지하 경제는 특히 부동산과 금 거래 시장

에서 많이 형성되어 있다. 부동산 시장의 경우, 지금껏 불완전한 거래정보가 정부에

보고되지 않고 있었고, 정부에 제출되는 일부 거래 문서도 실질 거래가격이 아닌 공

시가격으로 작성되었기 때문에 부동산 투기와 함께 유입된 검은 돈을 통제 할 수 없

1

12

3

37

5

인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폴 태국

인도의 신용카드 보유율(%) 1

자료 : World Bank (2011)

2 LG경제연구원


었다. The American Interest에 따르면 천연 자원 관련 거래를 포함한 토지 거래는

매년 20억 달러(한화 약 2조 3,500억원)에서 40억 달러(한화 약 4조 7,000억원)의

검은 돈을 발생시킨다[4]. 금 시장의 경우, 미국 금융위기와 유럽경제위기가 금값 상

승에 많은 영향을 끼쳤지만 지속적으로 높은 가격이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인도에

서 경제성장과 함께 끊임없이 금 수요가 창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GFMS Gold

Survey Q3 2015 Review and Outlook에 따르면 2015년 세계에서 가장 큰 금 소비

국은 인도였으며, 2015년 인도의 지하 시장에서 적발되어 압수된 금의 가치만 1억 5

천억달러(한화 약 1800억원) 이상이라고 한다[5].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반부패 정책

모디 총리는 이번 화폐개혁을 불법 자금 세탁 및 세금 회피를 척결하기 위한 처방으

로 내놓았다. 하지만, 이번 개혁이 지하 경제 자금 양성화를 위한 모디 총리의 첫 노

력은 아니다. 모디는 총리 당선 전부터 부패와의 전쟁을 선거공약으로 내걸었으며,

취임 이후에도 소득 불평등 심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꾸준히 부패 척결과 탈세 근

절에 많은 힘을 기울여왔다.

2015년에 모디 총리는 탈세를 목적으로 은닉한 자산이 드러나면 해당 자산에 30% 세

금, 세금 외에 90% 벌금을 매기고 10년 이하 징역형으로 처벌하는 내용의 '검은 돈 방

지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2016년에는 스위스를 방문해 요한 슈나이더-암만 스위스 대

통령에게 인도가 검은 돈을 없앨 수 있도록 협력을 요청하는 등 국제적 협력에도 노력

을 기울였다[6]. 또한, 2005년 이전에 발행된 500루피 지폐를 사용 금지하고 교환하게

함으로써, 위조지폐와 검은 돈을 척결하려고 노력했다. 뿐만 아니라, 2016년에는 20만

루피(약 331만원) 이상의 제품을 구매할 때 납세자 번호를 신고하도록 강제하였고, 여

기서 더 나아가 2016년 9월까지 ‘수입 신고 정책’(Income Declaration Scheme)을 폈다

[7]. 신고된 수입에 45%의 세율로 벌금을 물릴 뿐, 수입의 출처에 대해선 일절 묻지 않

기로 하면서 신고를 독려하는 정책이었다. 이 정책으로 모디 정부는 최대 45억달러(한

화 약 5조 2,300억원)에 가까운 세수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는 전체 은닉 자

산의 극히 일부일 뿐이며 여전히 부족한 정책이었다는 평가도 많았다[8].

이번 화폐개혁의 골자는 인도 통용지폐 가운데 가장 고액권인 500루피와 1,000루피

에 대한 유통금지 및 무효선언이다. 500루피와 1000루피는 유통량으로는 전체 화폐

유통의 24.4%의 비율을 차지하지만 가치로는 전체의 86.4%를 차지 하는 화폐[9]이기

때문에, 이 두 화폐에 대한 개혁을 하는 것만으로도 지하 경제에 숨겨진 돈을 사회로

나오게 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폐기된 500루피와 1,000루피 화폐를

대신해 새로운 500루피 지폐와 2,000루피 신권을 발급하였으며, 현재 ATM을 통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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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인출은 하루 기준 최대 2,500루피이고, 은행을 통한 인출은 1주일 기준 최대 24,000

루피이다. 기업을 포함한 모든 인도 국민은 2016년 12월 31일까지 기존에 사용되던

구권을 은행 계좌에 입금하거나 은행을 통해 신권으로 교환해야 한다. 또한, 25만 루

피 이상의 구권을 은행에 입금하거나 신권으로 교환하면 소득에 견줘 탈세 여부를 조

사하고 자금 출처가 해명되지 않으면 최대 95.5%까지 세금을 부과하며 과징금에 형

사처분까지 받을 수 있게 했다. 다만, 스스로 신고하고 은행에 예치하면 50%를 소득

세와 과태료로 부과하고 나머지 25%는 4년간 출금 제한만 함으로써 자금 양성화의

길을 터놓았다. 모디 총리의 발표 이후 열흘 동안에만 은행에 모두 4조 루피(69조

원)가 예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화폐개혁 이후 상황

신권 가뭄이 서민 혼란 가중

'검은 돈' 근절이라는 화폐개혁 목표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대세이지만, 인도 당국의

의도와는 달리 화폐개혁 발표 이후부터 기존 500루피 이상 구권 지폐사용이 바로 중

지되었고 구권 지폐를 대체할 500루피 및 2,000루피 신권 공급이 더디게 이뤄지면

서 돈이 제대로 돌지 않아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갑작스러운 화폐개혁으로 신

용카드보다 현금 사용에 의존하는 중산층과 빈곤층이 심각한 혼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연일 은행으로 몰려들고 있지만, 화폐개혁 시행 후, 첫 2주 동안 전

체 구권의 7%에 해당하는 1조 루피만 신권으로 교체되는 등 신권 보급이 더디다. 열

악한 교통 인프라와 현금 수송 차량 미흡으로 전국 은행 별 지점과 ATM에서 일시적

모디 정부의 인도 자국 내 탈세 및 불법 자금 세탁 방지 활동 2

년도 활동 내용

2015

부동산 법안 개정 부동산 거래시 20,000 루피 이상의 금액에 대한 현금 거래 금지

검은돈 방지 법안은닉 자산에 30% 세금 및 세금 외 90% 벌금. 10년 이하 징역형으로 처벌

과거 화폐 금지 2005년 이전 500루피 지폐 사용금지 및 수표로 환전

2016

세금 납부 투명화 부가세 및 제조세, 인터넷 뱅킹을 통한 납부 의무화 실행

납세자 번호 신고 제도 납세자 번호 신고로 탈세 방지

수입 신고 정책신고한 수입에 45%의 세율로 벌금. 수입의 출처에 대해서는 묻지 않음

화폐 개혁 500루피와 1,000루피에 대한 유통금지 및 무효선언

4 LG경제연구원


으로 광범위하게 많은 양의 신권을 공급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그 영향으로 벵

갈루루, 델리, 콜카타, 뭄바이 등 대도시에서도 현금인출기(ATM) 내 신권 보급 부족으

로 해당 현금인출기를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현금인출기의 절반은 현금

입출금구 사이즈를 바꿔야 한다. 신권의 크기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Hindustan

Times는 입출금구 사이즈 변경에는 최소 한 달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10]. 이

처럼 신권 수요 대비 공급을 맞추지 못해 서민들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 냉각으로 소비재 시장의 성장 침체

인도 중앙은행에 따르면, 화폐개혁 이후 약 42일 동안 12조 4,000억 루피 가량이 수거

됐지만, 공급된 신권은 약 4조 6,000억 루피에 불과하다. 부족한 현금 유통으로 인해 소

비자 및 현금 거래 중심의 노점상, 야채가게, 일용직 노동자 등 비정형화 산업 부문이 타

격을 입게 되었으며, 부동산 건설업과 귀금속, 자동차/전자 제조업 및 e-Commerce 시

장 등 소비재와 밀접한 여러 주요 시장에서도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① 부동산 시장 위축과 신규 공사 지연

인도의 부동산 시장은 현금 중심의 거래가 가장 많이 이루어 지던 시장 중에 하나였

다[11]. Times of India는 델리 주변 아파트, 주택 등 주거 시장의 경우 화폐개혁 이후

20~30% 정도 매매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파악했다[12]. 또한, 온라인 부동산 중개 업

체 99acres는 현재 부동산 매매가 전년 동기 대비 80% 이하 수준으로 감소하였으며,

향후 부동산 거래가 재개되어도 대대적인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같은 부동산 경기의 냉각과 시중 신권의 공급 부족은 건설 업체와 일용직 노동

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Hindustan에 따르면 대다수 건설 업체들이 일용

직 노동자들에게 일당으로 줄 현금이 없어 당분간 공사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

다. 수표나 계좌 입금 방식으로 일당을 지급해도, 일용직 노동자들은 대부분 은행 계

좌를 보유하고 있지 않고 당장 쓸 돈을 인출하기 위해 다음날 공사 현장이 아닌 은행

으로 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HARE Homes 등 부동산 개발 사업자의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주거단지 개발 프로젝트를 상당수 중단한 상황이다.

② 중소 귀금속 상인들의 휴업

화폐개혁 이후, 귀금속 시장의 분위기도 냉랭한 상황이다. 인도는 전 세계 2위 금 수

입국으로 8월부터 12월까지 결혼 시즌 시기에 수요가 가장 많다. 하지만 인도 귀금속

거래 협회(India Gems and Jewelry Trade Federation) 의장 Sreedhar GV에 따르

면 대부분의 중소상인들은 신용카드 결제 기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고, 금융 사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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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 등으로 현금 외 수표 거래는 여전히 꺼리는 상황이다. 따라서, 화폐개혁 이후 전

년 동기 대비 최대 70~80%의 매출 감소가 지속 되고 있는 상황이다[13]. Sreedhar

GV는 향후 단기적으로 신권 보급의 시장 내 유통이 이루어 지지 않을 경우, 중소상

인들의 휴업이 불가피할 것이라 예상하였다.

③ 신차 판매 역신장으로 라인가동 축소

인도자동차협회는 인도 신차의 80%를 차지하는 승용차 판매율은 7~9월에는 15%

성장률을 보였으나, 11월에는 1.7% 증가하는데 그쳤고, 상용차는 지난 해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지난 12월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화폐개

혁 이후 인도시장에서 일본 혼다의 승용차 판매는 45% 감소, 마힌드라 앤 마힌드라

(M&M)는 33% 감소하였다. M&M측은 고액권이 폐지되면서 소비자들이 물건을 사

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포드 인도법인의 경우, 올 연말부터 내년 연초

까지 약 20일간 공장 가동 중단을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 졌다. 한편, 오토바이

의 경우에도 인도 1위 생산업체인 히어로 모토(Hero Motor Corp)의 11월 판매량은

45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하였다. 혼다는 매달 50만대 가까운 오토바이를

생산하고 있었지만, 11~12월에는 20% 가량 감산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현재 주 4일

근무체제로 운영 중에 있다[14].

④ 모바일 업계, 실적 저조로 감원 검토

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은 이번 화폐개혁으로 현금 소비가 대부분인 중소

도시와 농촌 지역 중심으로 태블릿PC와 휴대폰 판매량이 감소 한 것으로 발표하였

다. 2016년 4분기 스마트폰과 피처폰의 판매량은 각각 작년 동기 대비 17.5%와

24.6% 감소하였고, 태블릿 PC의 경우 2016년 3분기 약 106만대가 판매되었으나, 4

분기에는 23% 이상 감소하였다. 게다가, 인도의 직영점과 대형 유통 매장에서의 판

매는 50%가 현금 거래 중심으로 이루어졌었기 때문에 당분간 매출 감소는 지속될 것

인도 내 전년 동기 대비 2016년 11월 차량 판매 현황 3

Category 2015.11 2016.11 % Change

Passenger Vehicles(PV) 236,664 240,979 1.72

Two-Wheelers 1,320,552 1,243,251 -5.85

Three-Wheelers 45,425 33,662 -25.9

LCVs 31,622 28,274 -10.59

M&HCVs 20,144 17,499 -13.13

자료 : Society of Indian Automobile Manufactures(SI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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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전망된다[15]. 따라서, 인도 주요 로컬 스마트폰 제조 업체인 Karbon은 공장직원

1,200명~2,000명, Intex는 최대 600명을 연말까지 감원할 것을 검토 중이다. 한편,

인도 로컬 기업 Lava International의 경우, 현재 공장직원 5,000명에 대해 12월 12

일부터 7일간 무급 휴가를 사용하게 하였다.

⑤ 전자상거래, 현금 결제 서비스 제약

Times of India는 Flipkart, Amazon, Snapdeal과 같은 주요 전자상거래 업체 역시

11월 매출이 10월 대비 25~30%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리서치 업체 Redseer

Management에 따르면, 온라인 소비자들의 70% 이상이 ‘선 배송 후 지불’의 ‘Cash-

on-Delivery(CoD)’ 방식으로 대금 거래를 선호했지만, 화폐개혁 발표 직후, Amazon

은 COD결제 방식을 일시 중단하였으며, 카드 결제 시 25% 추가 할인이라는 파격 조

건을 시행하였다. Flipkart와 Snapdeal의 경우, 1,000루피 미만의 금액만 COD 서비

스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Flipkart의 대변인은 기존 전체 매출의 60% 이상이 COD

주문이었던 만큼 매출 실적 감소는 당분간 감내해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16].

3. 인도 경제의 적응 양상

위의 사례에서와 같이, 화폐개혁이 소비를 위축시키며 소비재 관련 시장은 매출 감소

의 위기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하지만, 곳곳에서 화폐개혁으로 인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자 다양한 대응 방안 또한 모색되고 있다.

① 신용카드 결제 기반 강화

현금 순환이 어려워지며 상인들도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상인들은 소비

자들이 현금이 없어짐에 따라 결제를 위해 은행에 카드 결제기기를 신청해 카드 거래

를 준비하고 있다. The Indian Express에 따르면 HDFC 은행은 한 달 평균 약

5,000개 정도 카드 결제 기기 주문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하루 5,000대 정도까지 증

가했으며, Axis 은행은 최근 며칠 동안 카드 결제기기 수요가 3배 넘게 증가했다[17].

이런 현상은 규모가 큰 기업들만이 아닌 미용실, 동네 잡화점, 심지어 길거리의 채소

나 생선가게에서도 보여지고 있다. Pine Labs의 조사 결과, 화폐개혁이 발표 된지

이틀 만에 카드 사용량이 60% 증가 하였다고 발표했다.

② 전자결제업체를 활용한 모바일 결제 도입

화폐개혁을 통해 발전을 모색하는 대표적인 산업으로는 IT 산업이 있다. 부패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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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사회를 선언한 정부가 소득세를 징수하기 위해서는 금융 정보를 추적할 수 있게 해주

는 IT 시스템이 필요하고 화폐개혁 이후 현금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Paytm이나

Mobikwik과 같은 모바일 페이먼트 기업이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되었다.

Goldman Sachs에 따르면 Paytm은 화폐개혁 이후 5일 동안 500만 명의 신규 가입

자들이 있었으며, 1주일 사이 전자상거래를 제외한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결제 금액

만 해도 15억 루피(한화 약 250억원)에 달했다고 한다[18]. 이러한 급격한 증가는 외부

환경에 따라 발생된 부분도 있겠지만 Paytm 자체적으로도 예상되는 변화에 대비하

고 준비한 결과일 것이다. Paytm은 화폐개혁 이후 신문에 전면 광고를 지속적으로

싣는 등 홍보 강화에도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또한, 추가 고객 확보를 위해 시장에

서 소비자가 씨앗이나 생선을 살 때나 인도의 대중 이동수단인 ‘릭샤’를 이용 할 때에

도 Paytm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등 유통망 확대에 노력을 기울여왔다. 또

다른 인도의 온라인 플랫폼 거래업체인 Mobikwik 또한 화폐개혁이 발표된 이후 100

만 달러를 투자해 Mobikwik Lite를 출시하였다. 이 어플리케이션은 용량이 1MB 이

하로 스마트폰은 있지만 열악한 인터넷 환경에서 생활하는 소상공인을 위해 전화 한

통화로도 다운로드가 가능하며 휴대폰 번호 하나만으로도 가입할 수 있게 만든 모바

일 결제 시스템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Mobikwik은 화폐개혁이 시작된 이후 10일

동안 매일 20만 명의 신규 사용자를 유치하고 있으며 기존보다 25배 이상의 온라인

트래픽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③ 금융사 연계 선대출 지원 등 소비자 구매 옵션 다양화

화폐개혁으로 인한 소비 침체 속에서 돌파구를 찾는 기업 중 하나로 자동차 제조사들

이 있다. 인도는 자동차와 같은 값비싼 소비재를 살 때에도 선수금과 할부금을 현금

으로 지급하는 비중이 높다. 따라서, 소비 둔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Suzuki

Motorcycles는 Paytm과 HDFC 은행과 협력하여 당장의 현금 지불 없이도 차량 구

매가 가능한 금융 상품을 출시하였다. 이 상품은 소비자가 Paytm을 통해 20,000루

피를 먼저 지불하면, 잔여 금액에 대해서는 할부를 통해 미래에 지불할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이 상품을 이용해서 차를 구매하면 소비자에게 Paytm을 통해 3,000루

피를 Payback 해주는 제도로 당장의 현금이 없어도 차량을 구매할 수 있게 도와준

다. 이 외에도, 공무원 또는 HDFC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는 소비자가 Suzuki 오토바

이를 살 때 차량 금액의 전액을 할부로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을 선보였다. Suzuki는

곧 HDFC은행 계좌가 없어도 소득 증명을 할 수 있다면 10%의 금액만 현금으로 내

면 나머지는 할부로 전환해 주는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현금 조달이

어려워진 소비자를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19]. 또한, Honda 자동차

도 화폐개혁으로 인한 판매 축소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HDFC, AXIS, ICICI은행과

8 LG경제연구원


협력하여, 자동차 구매 시 금액을 우선적으로 100% 대출해주는 판매 형태를 출시했

다. 또한, 25,000루피 이상의 월급을 받는 공무원들을 대상으로도 자동차 가격의

100%를 대출해주는 상품을 출시하였고, 추후 자영업자와 회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도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20].

4. 향후 전망

모디 총리는 지하 경제의 자금 양성화와 디지털 거래 시스템의 정착을 목표로 급진적

화폐개혁을 단행했다. 그러나, 신권 유통이 원활하지 못한 가운데 상인, 기업들은 물

론 국가 경제 성장률도 악영향을 받고 있고, 모디 정부의 일방적 정책에 항거하는 시

위도 이어지고 있다. 인도가 화폐개혁으로 부패, 암거래, 지하경제 등 만연한 문제들

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 지도 아직 의문이다. 불법 자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인

당 인출 금액의 한도 제한을 피하기 위해 여러 사람의 계좌에 나눠 입금을 하고 있으

현금이 사라진 인도의 디지털 마을 ‘Akodara’

최근 인도의 화폐개혁으로 인해 대부분의 시장에서 현금 거

래가 어려워지고 있지만 이전과 다름 없는 생활을 하는 디지

털 마을이 있다. Gujarat의 북쪽 지역에 위치한 인구 1,145명

의 지역 마을이며 Modi 총리에 의해 2015년 1월 2일 ‘Digital

Village’로 지정된 Akodara다. 이 ‘Digital Village’ 프로젝트

는 사회 곳곳에 디지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ICICI은행과 지

역 행정부가 협력하여 착수되었으며 인도 주정부가 추진중인

‘Digital India’라는 프로그램의 한 부분으로 시작되었다.

이 프로젝트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Akodara 마을을 세 가

지 C(Cashless(현금이 불필요한), Connected(연결된),

Comprehensive(종합적인))에 기반하여 디지털 마을로 바꾸

는 것이었다. ‘Cashless’를 위해 마을에서 현금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게 시스템을 구축하였고 지역 사회 어디에서든 현

금 없는 생활이 가능하도록 했다. 상점에서 우유를 사거나 시

장에서 생선을 살 때도 SMS 결제 방식 등을 이용할 수 있었

고 월급을 수령 할 때도 모바일 뱅킹과 같이 현금거래가 필요

없는 전자 결제를 사용하였다, 또한, ‘Connected’를 위하여

Wi-fi 타워를 설치하여 초고속 인터넷 망을 보급하였으며, 마

을 사람들은 서로의 휴대폰으로도 거래를 할 수 있게 되었으

며, Facebook이나 웹페이지도 제작하여 농산물 가격 등을

바로 볼 수 있게 하였다. 또한 ‘Comprehensive’를 위해 시

장 시스템에서 현금을 없앤 것에 그치지 않고, 전자화된 학

교 커리큘럼을 도입하였고, 학교 관리 소프트웨어와 스마트

기기 등도 설치하였다. 이외에도, 디지털 관련 직업교육 또

한 제공하여 마을 사람들이 스스로 디지털화된 사회 속에서

살아갈 수 있게 했다.

Modi 총리는 디지털 기술이야말로 도시와 시

골의 장벽을 없앨 수 있는 수단이며 이 프로젝

트의 성공이 다른 마을의 디지털화에도 영향을

끼쳐 인도 전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고 말했다. 현재 ICICI 은행은 Akodara에서 멈

추지 않고 향후에도 디지털 기술 교육과 인프

라를 꾸준히 제공하여 100개 이상의 마을을 지

속적으로 ‘Digital Village’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Akodara의 디지털 교육 현장 및 로고, 출처: Akodara 웹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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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상당 수의 검은 돈은 이미 금, 은, 부동산에 투자됐거나 해외 계좌로 넘어간 상태

라고 한다[21]. 내년 1분기가 지나도 화폐개혁으로 인한 효과 보다 서민들, 영세상인들

의 어려움과 피해, 그 후유증이 계속되고 국가경제에 대한 마이너스 효과들이 이어진

다면 모디의 향후 개혁 정책의 동력이 약화되고, 2017년 예정된 7개 주의 의회 선거

에서도 모디 총리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이런 여러 문제들과 우려들이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한편으로는 많은 이들이 화폐개

혁을 지지하고 있으며 화폐개혁이 인도경제 시스템의 효율화와 투명화에 기여할 것

이라는 기대 또한 커지고 있다. 인도 일간지 Daily News & Analysis(DNA)가 11월

23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화폐개혁에 반대하여 이전으로 다시 돌아가자는 의견에

대해 78%가 반대했으며[22], 모디 총리가 11월 22일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

자의 93% 이상이 부패 청산을 위해 이번 화폐개혁을 찬성한다고 밝혔다[23].

그러나 현금중심적인 결제시스템이 바뀌지 않는다면 그 효력은 일회성으로 끝날 수

있다. 혼란이 진정되고 신권의 유통이 활발해진다면 현금 거래율이 증가할 것이고,

과거 1978년 시행된 인도 화폐개혁 때처럼 신권으로 구성된 지하 경제가 재활성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화폐개혁의 궁극적인 목표는 구 화폐의 신규 화폐로의 원

활한 대체가 아니라 현금결제 중심체제를 신용결제, 디지털 결제 시스템으로 전환하

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모디 총리도 화폐개혁 이후 연설을 통해 “우리의 목표는 현

금이 필요 없는 사회로 가는 것이다”라고 선포하고 디지털화 확대에 총력을 다할 것

을 다짐하고 있다.

신규화폐로의 대체가 상당히 지연되고 있는 것도 그 원인이 무엇이든 결과적으로 화

폐 없는 사회로 나아가는 데는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인도 시장

의 대다수를 차지하던 현금 거래는 농촌에서조차 점점 수표, 체크카드, 신용카드 등

의 거래방식으로 변화하고 있고, 더 나아가 Paytm과 같은 모바일 결제 시스템도 확

산되고 있다. 화폐개혁 이후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들은 신권의 교체를 위해 계좌를

만들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체크카드나 할부 사용의 증가를 불러오고 있다. 기존 계좌

사용자들도 현금 부족으로 인해 신용카드나 모바일 페이먼트의 사용을 늘리는 선순

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인도 정부도 카드 결제를 할 때 지불하던 수수료를 한

시적으로 면제해주며 카드 사용을 권장하고 있고, ‘Digital India’라는 프로그램을 추

진하며, 현금이 불필요한 사회로의 이행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빌게이

츠도 Times of India와의 인터뷰에서 “인도에서 향후 디지털 거래가 급격히 증가하

며, 수년 내에 규모에서나 비율에서 가장 디지털화한 경제권이 될 것”이라고 한 것처

럼 화폐개혁은 인도 결제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의 시작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인도는 아직 화폐개혁에 따른 후유증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어 그 결과가 어떻게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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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쉽게 가늠하긴 어렵다. 이번 화폐개혁이 인도가 화폐 없는 사회로의 발걸음을 내

딛는 계기가 된다 하더라도 아직 은행계좌 조차 없는 사람이 많고 신용카드 보급률이

극히 낮은 상황에서 단기간 내에 큰 변화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화폐개혁을 지지하고 디지털화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며 부가세 단일화

등과 같이 모디의 다른 개혁 정책들도 그 중요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 이번 화폐개혁

후 모디의 정치적 위상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면 인도의 변화와 개혁의 흐름은 보다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www.lge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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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1 ] World Bank (2011), Global Findex

[ 2 ] Reserve Bank of India (2016.03), ‘Concept Paper on Card Acceptance Infrastructure’

[ 3 ] Morgan Stanley Research report (2015.02.02), ‘The Next India: Internet-Opening Up New Opportunities’

[ 4 ] The American Interest (2012.12.12) ‘Illegal Land Sales Dominate Indian Black Market’

[ 5 ] Thomson Reuters (2015.10.27), ‘GFMS Gold Survey Q3 2015 Review and Outlook’

[ 6 ] Hindustan Times (2016.06.06) ‘Three key takeaways from PM Modi’s Switzerland visit’

[ 7 ] Kotak Institutional Equities (2016.11.22) ‘India Daily’

[ 8 ] First Business (2016.10.01) ‘Rs 65,250 cr black money declared: Relief to Modi govt; now it’s time for final crackdown’

[ 9 ] Market Realist (2016.11.22) ‘Why India Demonetized 2 Currency Notes’

[10] Hindustan Times (2016.11.12) ‘ATMs not equipped to dispense new notes, require machine reconfiguration: Report’

[11] 주택금융사 Housing Development Finance Corp. Ltd(HDFC)의 회장 디팍 파렉(Deepak Parekh) 의 연설 (16.11.12)

[12] Times of India (2016.11.24) ‘Demonetisation: Housing prices to drop up to 30%, wiping Rs 8 lakh crore in value’

[13] First Business (2016.12.08) ‘Demonetisation one month: Jewellers feel the heat of cash crunch as gold sales slump nearly 90%’

[14] Society of Indian Automobile Manufactures(SIAM) Report (2016.12)

[15] IDC 애널리스트 자이팔 싱(Jaipal Sign) 분석 인용

[16] The Economic Times (2016.11.25) ‘Demonetisation: How India's internet commerce industry is coping currency recall’

[17] The Indian express (2016.11.18) ‘Demonetisation: Sharp surge in demand for card-swipe machines’

[18] Goldman Sachs (2016.11.28) ‘India: ‘De-monetization Dashboard’

[19] International Business Times (2016.11.24) ‘Suzuki partners with Paytm, HDFC to offer cashless schemes’

[20] The Hindu Business Line (2016.11.21) ‘Honda Cars ties up with HDFC, Axis and ICICI for ‘100%’ vehicle loans’

[21] Harvard University 경제학자 Rohini Pande 발언 인용

[22] Daily News & Analysis (2016.11.25) ‘Poll Results: Over 78% DNA readers don’t support Opposition’s agitation against demonetization’

[23] MashableAsia (2016.11.28) ‘PM Narendra Modi says everyone on Narendra Modi app is happy with demonetization’

본 보고서에 게재된 내용이 LG경제연구원의 공식 견해는 아닙니다. 본 보고서의 내용을 인용할 경우 출처를 명시하시기 바랍니다.

인도의 화폐개혁과 '현금 없는 사회'의 꿈 · 인도의 화폐개혁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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