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 공동체 회복을 위한 치유의 서사: 『등대로』와 『막간』 자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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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dx.doi.org/10.21087/nsell.2021.02.78.75 『신영어영문학』, 78(2021. 2), 신영어영문학회, 75-95자신과 공동체 회복을 위한 치유의 서사: 『등대로』와 『막간』 *1 (KC대학교 / 강사) Moon, Hyangra. Healing Narrative for Self and Community Recovery: To the Lighthouse and Between the Acts. The New Studies of English Language & Literature 78 (2021): 75-95. Suffering from depression through her whole life, Virginia Woolf tried to overcome her illness through writing. This paper examines how Woolf wrote and connected self narration between the image of the artist projected in her work and her real life. In To the Lighthouse, Woolf experienced new insight by describing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characters. Revealing problems accumulated from the past, she was able to recognize her past and be in harmony with it. Furthermore, beyond the restoration of individual relationship, Woolf tried to show her reader how the community can be restored. In Between the Acts, Woolf made her reader/audience reflect themselves by watching the outdoor play. Besides, she helped them understand their status and participate in communities by using a megaphone for a new performance performed between the acts. Through this new performance and healing narrative which are a therapeutic tool, she could heal not only herself but also the community. (KC University) Key words: Healing Narrative, Community, Object Relation, Endopsychic Structure, Megaphone I. 들어가며 버지니아 울프(Virgina Woolf)질병에 대하여에서 문학의 주요 주 제 가운데 질병이 사랑이나 전쟁 그리고 질투 같은 주제에 비해 그 위치 를 점하지 못해왔다는 것을 이상한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1975, 9). 울프 의 지적처럼 문학 작품에서 등장인물의 신체적 질병이나 장애에 관련된 * 이 논문은 2019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NRF-2019S1A5B5A07107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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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자신과 공동체 회복을 위한 치유의 서사: 『등대로』와 『막간』 자신과 공동체 회복을 위한 치유의 서사: 『등대로』와 『막간』 77 측면보다

http://dx.doi.org/10.21087/nsell.2021.02.78.75

『신 어 문학』, 78집 (2021. 2), 신 어 문학회, 75-95쪽

자신과 공동체 회복을 위한 치유의 서사:

『등대로』와 『막간』*1

문 향 라(KC대학교 / 강사)

Moon, Hyangra. Healing Narrative for Self and Community Recovery: To the Lighthouse and Between the Acts. The New Studies of English Language & Literature 78 (2021): 75-95. Suffering from depression through her whole life, Virginia Woolf tried to overcome her illness through writing. This paper examines how Woolf wrote and connected self narration between the image of the artist projected in her work and her real life. In To the Lighthouse, Woolf experienced new insight by describing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characters. Revealing problems accumulated from the past, she was able to recognize her past and be in harmony with it. Furthermore, beyond the restoration of individual relationship, Woolf tried to show her reader how the community can be restored. In Between the Acts, Woolf made her reader/audience reflect themselves by watching the outdoor play. Besides, she helped them understand their status and participate in communities by using a megaphone for a new performance performed between the acts. Through this new performance and healing narrative which are a therapeutic tool, she could heal not only herself but also the community. (KC University)

Key words: Healing Narrative, Community, Object Relation, Endopsychic Structure, Megaphone

I. 들어가며

버지니아 울프(Virgina Woolf)는 「질병에 대하여」에서 문학의 주요 주

제 가운데 질병이 사랑이나 전쟁 그리고 질투 같은 주제에 비해 그 위치

를 점하지 못해왔다는 것을 이상한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1975, 9). 울프

의 지적처럼 문학 작품에서 등장인물의 신체적 질병이나 장애에 관련된

* 이 논문은 2019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NRF-2019S1A5B5A07107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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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자주 언급 되었지만 이를 주제로 한 체계적인 연구나 비평은 미

흡한 편이다. 울프는 그녀의 일기와 자서전적인 정보를 통해 자신의 우울

증에 대해 종종 언급하고 있을 뿐 아니라 여러 작품에서 전쟁과 폭력이

난무하는 삶 속에서 상처받고 위축되어 정신 질환을 겪고 있는 등장인물

들을 세 히 묘사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울프를 “일생에 걸쳐 그녀의 질

병과 맞서기 위해 노력한 용감하고 인내심 있는 지적인 여성”(175)이라고

평가한 리(Hermione Lee)의 언급처럼, 울프는 자신의 정신적 ․ 신체적 질

병을 분석하려고 노력했고 마침내 자신의 아픔은 단순한 질병이 아니라

유전적 ․ 환경적 ․ 생물학적 요인에 의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여겼다.

당대 최고 지성인들의 모임인 블룸즈베리(Bloomsbury) 그룹의 구성원으

로서 울프는 전쟁과 폭력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병든 개인에

그치지 않고 병든 사회까지 만든다는 것을 목도했다. 그래서 그녀는 공동

체에 관한 관심이나 가치를 인간이 추구해야 할 최고의 목적으로 간주하

게 된다(Froula 2). 울프는 문학에 몰입함이 개인적 고통을 해소 시켜 주

는 것을 넘어서서 억눌린 인간 고유의 본성을 회복하게 하고 보다 나은

공동체를 지향하게 한다고 여겼다. 이는 『존재의 순간: 과거의 스케치』

(Moments of Being)나 『새로운 자서전』(New Autobiography)을 비롯한 그녀

의 에세이와 비평서에서뿐만 아니라 『출항』(The Voyage Out 1920), 『등대

로』(To the Lighthouse, 1927), 『막간』(Between the Acts, 1937) 등 소설에

서 보인 관심과 다양한 실험적인 형식들이 그녀 자신의 아픔을 치유하고

성장한 모습들로서 입증되고 있다. 즉 그녀는 개인만을 강조하기 보다는

기존 문학인 모더니즘의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방식으로 보편적 가치를

통합하려는 작품을 쓰고자 했다.

이와 같은 울프의 작품세계에 대해 마이젤(Louis K. Meisel), 아벨

(Elizabeth Abel), 카라마그노(Thomas Caramagno) 스완슨(D. L Swanson),

마커스(Jane Marcus) 등은 정신분석학적인 측면에서 분석하고자 시도했

다. 그러다 20세기 후반에 이르면 작가의 내면에 중점을 둔 정신분석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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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보다 사회 정치 문화적 측면에서 분석하고자 하는 경향으로 바뀌었으

나 본 연구는 울프의 작품 활동과 그녀 질병 사이에 분명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전제하에 울프가 겪었던 우울증이 작품 속에서 어떻게 표현되었

고, 어떤 방식으로 치유되어 가는가를 프로이트(Sigmund Freud)와 클라인

(Melanie Klein) 그리고 페어베언(Ronald Fairbairn)의 이론과 결부시켜

고찰하고자 한다. 특히 그녀의 대표작에 속하는 『등대로』는 울프가 우울

증세가 심할 때에 쓴 작품으로 자전적인 요소가 많이 반 되어있고 『막

간』은 공동체를 모색하고 있는 작품에 속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위 두

작품을 중심으로 울프 자신의 정신 질환을 치유하기 위한 것뿐 아니라 작

가로서 공동체 또한 치유할 가능성을 열어주는 과정을 모색하고자 한다.

II. 『등대로』; 아버지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울프는 ‘삶이란 무엇이며, 현재의 나는 누구인가’라는 것에 관해 지속적

으로 질문해왔다. 이에 대해 팽(Nini Fang)은 그 질문은 단순한 철학적 질

문이 아니라, 자신의 우울증 때문에 생기는 자아와 타자 사이의 거리감을

분석하기 위한 울프의 탐색이라고 주장한다(69). 울프는 끊임없이 현재의

실재를 이해하려 했는데 그것을 위해서 과거를 분석하고 과거에 관해서 쓰

는 것을 시도했다. 이같이 사람들의 마음속을 들여다보고 해석하여 그들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치유했던 프로이트는 인간이 고통을 받고 이를 극복

하는 과정은 모두 자신의 내면에 숨어있는 무의식 속 상처 때문인데, 인간

은 스스로 이러한 무의식을 꺼내 보기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용

기를 내어 숨겨진 자신의 내면과 만나는 것이 바로 상처를 치유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울프는 『존재의 순간: 과거의 스케치』에서

어린 시절을 회고하며 어려서부터 자신이 받는 충격을 처리하는 방법으로

상황을 언어로 재구성하려 시도했고, 그러한 장면 만들기 작업이 궁극적으

로는 자신을 작가가 되게 한 근본적 바탕이었다고 다음과 같이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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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을 말로 표현함으로써 나는 그것을 완전하게 만든다. 그것이

하나가 되었다는 것은 그것이 나를 괴롭힐 힘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뜻한다. 아마도 그렇게 함으로써 고통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흩

어진 조각들을 한데 모으는 것이 내게 커다란 기쁨을 주었다. 이것

은 내가 알고 있는 가장 강렬한 희열일 것이다. 이것은 내가 글을

쓰면서 어느 것이 어디에 속하는지 발견할 때 어떤 장면을 제대로

만들고 어떤 인물을 제대로 그러내면서 느끼는 희열이다. 그리고 나

는 이 충격을 받아들이는 능력이 나를 작가로 만들어 준 것이라고

항상 생각하고 있다. 충격은 내 경우 즉각적으로 그것을 설명해야

겠다는 욕구로 이어진다. . . . 그리고 그것을 말로 표현함으로써 나는

그것을 현실로 만든다. (1989, 81)

이 같은 문학 치료의 역할에 대해 정운채는 “문학 치료의 궁극적인 지

향점은 건강한 자기 서사를 확립하는 일이며, 이러한 일은 누락 된 자기

서사를 보충하고 미약한 자기 서사를 강화하여 분열되어 갈등하고 있는

자기 서사를 통합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다”(65-67)라고 지적했다.

어린 시절 자신의 어머니나 아버지와의 관계를 통해서 개인의 내면을 이

해하고 분석하려는 프로이트의 심리 치료법과 마찬가지로, 울프는 그녀가

어린 시절 부모에 대해 경험했던 상실감을 거의 30년 후에 『등대로』에서

드러내고 있다. 『등대로』의 집필 과정에서 그녀는 자신의 우울1 한 감정의

상태를 느낄 수 있었고 자신의 감정들을 더 완전하게 나누는 어떤 것을 할

수 있을 것이고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Woolf 1953, 80).

『등대로』를 집필할 당시 울프는 우울증의 조짐을 보이고 있었는데, 우울

1 리더(Darin Leader)는 “우울이라는 것은 무의식적인 상실이 마음에 자주 떠

오름에 의해 야기되는 현상으로 상실의 경험은 심리적으로 등록되었지만, 증상

은 말할 수도 없고 조사 할 수도 없는 것”이라고 정의내리고 있다(Fang 39). 즉, 상실의 경험이 억압되어 있기 때문에 그는 잃어버린 것을 정확하게 인지 할 수

없고 따라서 이 슬픔을 위한 실질적인 애도가 일어날 수 없다. 이 상실은 실질

적 죽음에 의해서 뿐만 아니라 소원, 부재 혹은 분리를 통한 관계의 중지에 의

한 상징적 상실에 의해 더 자주 야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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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으로 심리적인 붕괴를 겪게 된 것은 아버지를 상실한 것에 의해 촉발되

었다. 표면상 아버지 램지가 하는 말은 항상 옳고 그 사실은 바꿀 수 없는

진실로 묘사되고 있는 『등대로』는 가부장적 사회의 권위를 인정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울프는 램지의 아들과 딸들을 통해 자신과 아버지와의 관

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작품 곳곳에서 발견되는데 이를테면

이제 겨우 6살인 제임스는 아버지를 “칼처럼 깡마르고 칼날처럼 편협한”2

집안의 폭군으로 인식한다. 또한 “부하들을 진두지휘하여 매처럼 무서운

기세로 죽음의 골짜기를 달리는. . . 총탄과 포탄의 세례를 받으며. . . 일제

사격을 가하고 우레와 같은 소리를 내는”(TTL 58) 등 아버지 램지에 대한

묘사는 아내와 자식들에게 무자비한 요구를 강요하여 램지부인을 지칠대로

지치게 만든다. 강압적인 아버지를 증오하는 제임스는 “만약에 가까이에

도끼나 부지깽이, 아버지의 가슴에 구멍을 내어 죽일 수 있는 물체가 있었

더라면 무엇이든지 상관하지 않고 움켜잡아 아버지의 심장을 찌르고 싶

다”(TTL 252) 고 느낀다. 램지에 대한 이같은 묘사에 대해 팽은 그는 “울

프의 아버지를 나타내는 것뿐 아니라 더 깊은 측면에서는 그 시대를 지배

하고 있었던 남성 세계를 나타내는 것”(100) 이라고 해석한다. 『등대로』전

반에서 지속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폭정이나 독재자’(TTL 249)라는 단어

들은 슬픔이나 상실이라는 단어와 대조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격노의 불

발탄을 마음속에 지닌 채 아버지를 노려보고만 있는”(TTL 249) 분노로 가

득 찬 제임스와는 달리, 남편의 모습을 무기력하게 지켜보는 램지여사는

아이들이 더 이상 성장을 하지 않기를 다음과 같이 바란다.

램지여사는 제임스가 하루라도 더 나이 먹기를 결코 원하지 않았다.

그들이 자라서 다리가 긴 괴물이 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

2 Woolf. Virginia. To the Lighthouse with Essays in Criticism. Annotated.

Critical Introduction by Young-Gyun Nah. Seoul: Shinasa, 1976, 20. 앞으로의

본문인용은 TTL로 표기하고 괄호 안에 쪽수만 표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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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을 메울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는 왜 이들이 자라

서 이 모든 것을 잃어야 하나 하고 생각했다. . . . 그녀는 항상 이들

을 어린아이의 상태로 데리고 있고 싶었다. . . . 왜 저 얘들이 자라서

이 모든 것을 잃어야 하나요? 그들은 다시는 결단코 저렇게 행복하

지는 못할 거여요. (TTL 94-95)

개인의 분노가 내면으로 향한 상태와 정신 에너지의 고갈로 나타난 이

우울증의 증상은 울프 자신의 우울증의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아버지에

대한 이들의 관계는 램지여사의 죽음을 전후로 변화를 엿볼 수 있는데

『등대로』 1부 ‘창’에서 묘사되고 있는 램지는 3부 ‘등대’ 마지막 장면에서

보이는 아버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울프는 자신의 아버지를 “가

여운 사람, 인간 중에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으로 묘사하는데 이는 사랑과

비난의 감정을 동시에 느끼면서 갈등하는 감정 사이에서 분열하는 모습을

암시한다(Bond, 158). 실제 울프의 아버지 레즐리 스티븐은 훌륭한 평판

을 가진 찬탄 받는 천재 작가이자 울프가 젊었을 때 되기를 꿈꾸었던 이

상으로서 딸에게 찬탄과 사랑을 받은 존재 다. 울프는 어머니보다 아버

지를 더 사랑했고 아버지의 삶의 방식들을 모방하고자 했다(Lee, 71-2).

그러나 레즐리 스티븐은 울프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는 계속해서 일

에 전념했고 『등대로』의 램지처럼 늘 그의 가까운 친구들에게서 자신의

천재성을 인정받기를 원했다. 게다가 레즐리 스티븐은 아내의 죽음 이후

에 자녀들에게 동정과 연민을 요구하면서 자기 슬픔에 빠져있었다.

화난 아들 제임스의 관점과는 다르게 동생 캠은 모든 것이 뿌옇고 아무

것도 보이지 않을 만큼 아버지에 대해서 알 수 없어 그의 참 모습에 대해

서 늘 의문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아버지가 무엇을 원하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음과 같이 궁금할 뿐이다.

그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녀는 궁금했다. 그렇게 고정

적으로 그렇게 열심히 그렇게 묵묵히 그가 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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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당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켐과 제임스는 둘 다 그것이

묻고 싶었다. . . . 그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를 않았다. 그는

그냥 앉아서 섬을 바라보고 우리는 각자 외로이 죽어간다. 아니면

드디어 나는 그것에 도달했다. 나는 드디어 그것을 찾아내었다. 라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몰랐지만 말은 하지 않았다. (TTL 277)

위 같이 아버지와 자녀 간의 관계를 작품 곳곳에서 드러내어 아버지에

관해 탐구하는 것은 가장 본질적인 것으로 울프 자신의 근원과 실존에 관

해 묻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울프는 자신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알게 되었

을 때 비로소 자신의 삶에 대해서도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게 된다. 울프

가 22세 때 아버지 레즐리 스티븐의 죽음은 한편으로 울프에게 안도감과

자유의 감정을 주었지만 그런 감정은 잠시뿐, 오히려 울프를 우울한 감정

으로 소용돌이치게 했다. 아버지의 죽음으로부터 얻은 자유는 자신의 마

음을 스스로 감금하게 할 뿐이었다. 자신을 괴롭히고 무의식적으로 잃어

버린 대상에 대한 증오의 칼날이 오히려 자신을 찌르는 칼이 되었던 것

이다. 울프는 “아버지의 상실을 (아버지를 전복시키고 열정적으로 미워 한

것) 자신의 무의식적인 상실”(Fang 129)로 기술하고 있는데, 이는 상처를

치료하기 위하여 자신의 내면에 숨어있는 무의식 속 상처를 꺼내어 숨겨

진 내면과 조우할 용기가 필요하다는 프로이트식 치료법과 마찬가지다.

울프는 자신에 대한 진실이 비록 불쾌한 진실임에도 이를 드러내는 용기

를 지녔으며, 이러한 용기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진실을 말하는 첫 단계

로 향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III. 『등대로』: 어머니와 딸의 관계 재구성

당시 대부분 사람은 프로이트의 정신 분석이론을 주요 이론으로 수용하

고 지배적인 담론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울프 역시 프로이트의 지적 통

찰력에 감동했지만, 욕망과 욕구에 근거를 둔 인간 심리에 관한 부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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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하지 않았다. 오히려 울프는 자신의 욕구나 만족에 대해서 적대적이

고 냉소적이었던 아버지보다 자신을 만족시키지는 못했지만, 어머니에 의

해서 오히려 보상을 받으려 했다.

『등대로』를 저술하는 동안 울프의 마음은 그녀가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경험했던 어린 시절로 회귀했다. 울프는 어머니의 죽음을 전혀 애도하지

못했으나 이에 비해 2년 후 1897년 연달아 이복 자매 스텔라의 죽음으로

인해 죽음의 의미가 깊숙이 각인되었다. 슬프고 무거운 감정을 느끼던 스

티븐 가의 아이들을 구해주었던 스텔라의 죽음은 어린 울프가 이전에는 무

시했었던 비극적인 상실을 인정하게 만든 두 번째 트라우마를 겪게 했다.

널리 잘 알려진 바대로 우울증이 있거나 자살 충동을 느끼는 사람들은

기억이나 사건들을 매우 구체적인 방식으로 쓸 가능성이 낮다는 연구 결

과와는 상반되게, 드살보(Louise A Desalvo)는 치유 서사가 되기 위해서

는 우리의 경험을 구체적이고 진정성 있고 풍부한 세부 사항으로 표현해

야 한다고 지적한다(57-58). 이와 비슷하게 울프도 『등대로』에서 램지가

사람들이 등대로로 여행하는 단 한 가지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 10년에 걸

쳐서 묘사하거나 “사물의 본질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50쌍의 눈으로도

충분하지 않다”(TTL 266)“고 할 만큼 구체적인 표현방식의 어려움을 토

로한다.

울프의 어린 시절은 상실감과 슬픔이 가득한 우울한 집안 분위기로 인

해 그늘졌다. 2부 ‘시간은 흐른다’의 전체 장에서 묘사되고 있는 상실감은

1차 대전으로 인해 모든 것이 상실된 당시의 사회상황과 함께 나타난다.

이를테면 램지부인의 갑작스런 죽음 후, 램지가의 황폐함은 “등불이란 등

불은 모조리 꺼지고, 달도 지고, 가느다란 줄기의 비가 지붕을 두들기는

가운데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어둠이 억수같이 내리기 시작했다”(TTL

178)로 묘사되거나, “육체나 정신이 거의 남아 있지 않고, 바람과 파괴로

가득 차 있었고 단념하고 모든 것이 함께 동작을 멈추었고, 모두와 함께

무 목적성, 비탄의 돌풍만이 남아 있다”(TTL 179). 이 같은 고통스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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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로망스는 릴리의 여성적인 목소리를 통해서 램지부인의 존재와 죽음

을 인정하고 “균형 잡힌 인간관계”를 맺게 되는 것을 작품 전반에 걸쳐서

보여주고 있는데 이것은 드살보가 지적한 또 다른 치유 서사의 특징이기

도 하다(59).

릴리는 비록 램지부인의 친딸은 아니지만, 아내와 어머니로서의 램지부

인을 바라보며 자신의 인식을 넓혀나가고 또한 그녀를 통해 비전을 성취

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램지부인의 정신적인 딸이 된다. 릴리가 램지 부

인에게 보이는 사랑과 증오의 양가적 감정은 울프의 과거와 우울증의 근

원을 재 구성 하기 위해 필요하다. 여자아이의 궁극적 사랑 대상은 아버

지가 아니라 최초의 사랑 대상인 어머니라는 클라인의 주장은 여자아이에

게 아버지가 주된 인물이라는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이론을

넘어선 것이다(김진옥 55). 클라인(M Klein)의 관점3으로 파악해 볼 때,

이 우울한 아이가 병리적으로 되지 않기 위해서 아이는 어머니에게서 분

리되는 것 대신에 지속적인 모성적인 돌봄이 필요한데 이 모성적인 돌봄

은 아이가 우울증을 극복할 때 감정적 어려움에 처해 있는 아이를 도와주

기 위해 필요하다(Klein 344-69). ‘care’라는 단어는 비탄을 의미하는 고딕

어 kara에서 왔는데 돌봄의 본질적인 의미는 함께 슬퍼하고 비애를 경험

하며 함께 울부짖는 것이다.

그러나 램지부인이 릴리에게 모성애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결과 릴

리를 우울 상태에 남게 했고, 램지부인의 죽음은 릴리에게 트라우마를 다

시 떠 올리게 한다. 램지부인에 대한 릴리의 절박하고도 긴급한 요구들은

『등대로』전반을 통해서 반복적으로 거절당한다. 릴리는 자신의 갈망이 아

3 대상관계 이론가 클라인은 프로이트에게서 병리적으로 간주되고 성숙되지

못했던 유아기의 고착 이론들을 어머니와 아이의 관계로 발전시켰다 클라인은

‘사랑, 죄 그리고 보상’에서 아이와 어머니의 관계를 정의하고 있는데 개인의 정

신에서 어머니는 자아 보존적인 요구와 감정적인 욕망을 만족하게 해주고 개인

에게 안정감을 주기 때문에 어머니가 우리 마음에서 하는 역할은 중심적이고 오

래 지속된다고 제시하고 있다(Klein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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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 강렬하다 하더라도 혼자만의 것이며 램지 부인을 소생시킬 수 없으

며 더구나 램지부인의 죽음은 자신에게 고통이라는 것을 인지하게 한다.

프로이트 비평가들은 램지부인의 죽음은 어머니와의 공생적인 관계로 머

물고 싶었던 릴리의 유아적인 소망에서부터, 릴리가 그 죽음을 인정하고

어머니에게서 비로소 분리되는 기회로 볼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Hirsch

111).

어머니의 죽음 후, 릴리가 사랑받았던 대상을 상실하고 그 회복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절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릴리는 그리기에 몰두한다. 그

림을 통해서 릴리는 무의식적인 깊이로 가라앉게 되는데, 이것은 인상주

의 화가들이 사용하는 방식으로, 자유 연상의 정신 분석적인 방식을 모방

한 것이다. 릴리의 그림은 그녀가 마음속에 소환할 수 없고, 검열되지 않

았던 그녀의 심리적인 현상을 포착하도록 해준다(Fang 109). 그러나 릴리

는 자신의 그림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에 빛과 그림자와 대중의 관계에

관해 탠슬리가 질문하자 그것에 현명하게 대답할 수 없다. 자신감을 잃은

릴리의 그림은 엉망이 되었고 “그녀는 그것을 어디에도 걸지도 않을 것이

고 결코 남에게 보이지 않을 것”(TTL 85) 이라고 생각한다. 릴리는 그림

을 마쳐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그 끔찍한 시련을 견뎌내기 위해서 몸을 도

사렸다(TTL 85). 이 같은 릴리의 심리 상태는 페어베언4의 내적심리구조

이론5과 관련지어 설명할 수 있다. 그에 의하면 우울증인 사람은 타자와의

4 페어베언은 개인의 발달의 개념을 관계적인 구조 모델에 기초된 것으로 생

각한 첫 번째 사람이었다. 그는 개인의 주요 요구를 관계 추구 혹은 대상 추구

로 이해했다. 그에게서의 대상이란 프로이트가 추구하는 생물학적 충동 본능이

아니고 자신에게 중요한 타인들과 관계를 맺고자 하는 요구를 말한다.5 페어베언은 정서 발달을 타자들과의 관계가 자연스럽게 성숙해 나가는 과

정으로 본다. 페어베언이 주장하는 정서 발달 단계는 유아적 의존단계, 과도기적

단계, 성숙한 의존의 단계로 나누어진다. 유아적 의존 단계에서 성숙에 도달하기

위해 아동은 부모에 대한 의존적 관계를 포기하고 자신을 그들로부터 분리된 존

재로 경험하며 자신의 내적 대상에 대한 애착을 포기해야 한다. 아동이 내적 대

상들을 포기하면 자아의 분열은 사라지고 정서적으로 완전한 발달을 이룬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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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공동체 회복을 위한 치유의 서사: 『등대로』와 『막간』 85

상호활동에서 외부 세계와 계속적인 상호 작용을 하기보다는 외부 세계를

거절하고 회피하면서 내부 세계에 갇혀 살게 된다(Rubens 56). 이 타인에

대한 거절과 회피는 릴리의 유아적 의존단계를 나타내는데 릴리가 그림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뱅크스 덕분이다.

그러나 누구라도 그녀의 삼십 삼년 인생의 찌꺼기를 보아야 한다는

것: 매일 매일의 삶이 그 모든 세월을 살아내면서 말로나 행동으로

나 표현한 적이 없는, 한층 은 한 어떤 것과 섞인 것을 보여야 한

다는 것은 고뇌스러운 일이었다. 동시에 그것은 무지무지하게 신나

는 일이다. . . . 그것은 이미 남에게 보여졌다. 그것은 이미 그녀를 떠

나갔다. 이 남자가 그녀와 심오하게 내 한 그 어떤 것을 나누어 가

졌다. . . . 즉 이제는 더 이상 저 긴 회랑을 쓸쓸히 혼자가 아니고 누

군가와 팔짱을 끼고 걸어 내려 갈 수 있다는 − 이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신비스러운 감정이고 가장 즐거운 느낌이었다. (TTL 86-88)

“오만하지 않으며, 완전히 이타적이며, 관대하고 순수하고 웅적인 ...

인간 가운데 가장 훌륭한”(TTL 49) 뱅크스는 릴리가 그림을 그리려 할

때 마다 “마음을 산란하게 만들어 잘못된 붓을 집어 들게 만드는”(TTL

216) 램지와 비교된다. 릴리에게 힘을 주는 위와 같은 뱅크스에 대해 아

벨은 『등대로』에서 등장인물들이 타인과 고독하지 않으면서도 조화로운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는 가능성이라고 제안한 바와 같이(76-83), 그림을

그리면서 릴리는 “자신은 이러이러한 사람이고, 사람들과도 이러이러한 관

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고 브러시를 치켜들었다”(TTL 216).

드디어 균형 잡힌 시각과 관계를 가지게 된 릴리가 그림을 완성할 때

캠 또한 아버지가 자신을 바라보며 거기에 있기 때문에 그녀는 자신이 하

한 상태가 된다. 그러나 이런 과정이 방해받게 되면 내적 관계들이 증가하게 되

고 그 결과로 내적 세계가 분열되어 정신병리가 발생한다. 아이가 성숙한 의존

적 단계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감정적인 친 함을 나누는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

다(Green berg & Mitchell,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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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향 라86

고 싶은 대로 계속 생각할 수 있고, 절벽에서 익사하는 법이 없을 것이라

는 통찰을 함께 얻게 된다(TTL 267). 아버지는 캠과 제임스에게 아무것

도 요구하지 않고 그냥 앉아서 섬을 바라보고 그들은 각자 외로이 죽어가

는 것이 삶이라는 것을 울프는 물론 릴리도 캠도 알게 된 것이다. 그림을

통해 릴리는 램지부인이 그녀에게 어떤 의미 는지, 그녀는 어떤 사람인

지를 탐구하며 이해하려 하고 이로써 릴리는 자신의 슬픔을 치유할 수 있

게 된다. 릴리/울프는 그림/소설의 완성 과정에서 치유 글쓰기가 줄 수 있

는 수용, 진정성, 깊이와 평온을 불러오는 관점의 변화와 지혜를 성취할

수 있게 된 것이다(DeSalvo, 28).

IV. 『막간』; 공동체와 함께하는 예술가

드 살보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 대해 글을 쓰는 사람들은 역설적으

로 사랑하는 사람의 삶의 의미를 찾는데 열중하며, 치유 서사는 고통스런

경험으로부터 우리가 성취한 ‘통찰’을 보여준다고 지적한다(59). 수많은 죽

음을 목격한 울프는 그 죽음들이 부질없는 것이 되지 않도록 삶의 의미를

만들고자 노력한다. 『등대로』에서 이제 성숙해진 울프는 “자신의 삶은 다

른 사람들의 삶이며 자신의 아버지의 삶이며, 모리스의 삶이며, 자신의 친

구의 삶이며 니콜라스의 삶”이라고 밝히고 있다(1965, 367). 이 같은 개인

에게서 타인에로의 울프의 확장은 『세월』(The Years, 1937)에서 ‘공과 사’

의 관계와 어느 것을 쓰고 어느 것을 쓰지 않아야 되는지에 관한 고민으

로 확대된다.

사실 지독하게 우울증에 빠져있던 나라는 여인에게 경의를 표한다.

수시로 두통에 시달리던 여자, 자신의 실패를 확신했던 여자, 그런

어려움에도 그녀는 일을 해낸 것 같다. 낡은 천처럼 너덜너덜 해진

머리를 가지고 어떻게 그 일을 해냈는지 나도 모르겠다. (1953,

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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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공동체 회복을 위한 치유의 서사: 『등대로』와 『막간』 87

이제 그녀는 또 다른 삶, 또 다른 세상에 대한 막연한 비전을 드러내면

서 내면에서 외면세계로 향하게 된 것이다. 즉 울프는 사실을 직면할 수

있고, 흉한 상처, 편견, 무력감, 폐쇄공포증을 다시 묘사할 수 있게 된 것

이다. 『3기니』(Three Guineas, 1938)를 집필하면서 사적 공간에서 공적 공

간으로 넘어간 울프는 『막간』을 구성 할 때 공적인 세계와 사적인 삶을

연결하도록 공헌한 것은 프로이트의 가계구조의 이론이 한몫을 차지했다

(1953, 310). 이제 울프는 더 이상 개인적인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다른

삶을 살아갈 방법을 모색하기에 이른다. 그녀는 다른 삶을 살아가기 위해

다른 사회관계를 만들 필요가 있으며 다른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

고 생각한 것이다.

울프가 『막간』을 집필하려고 할 1939년 9월에는 아시니아 호가 독일

잠수함에 격침당하게 되고, 울프는 전쟁은 절망적인 질병 같은 것이라고

느낀다(1953, 320). 하루 종일 그녀 마음을 짓누르고 두려운 생각 속에서

그녀는 자신이 도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이며, 국사회를 어떻게 위로 하

며 서로 따뜻하게 도울지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제 아무리 전쟁의 비극이 쌓이더라도 그보다 더 현실성이 있는 생각

이 있다. 우리는 어떤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것일까? 내가 할 수 있

는 유일한 기여는 나의 이 정돈되지 않은 생각들: 그것은 자유를 위

한 총질이다. (1953, 306)

전쟁으로 세계가 호전적이고 독단적이 되었을 때 울프는 그 분열과 상

처를 치유할 수 있는 가능성을 문학 속에서 찾고자 했고 상처 당한 자들

스스로의 참여적 독서와 글쓰기를 통한 사회변혁을 주장한다. 이는 다음

세대를 억압으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한 수단이며 이 시기는 작가에 대한

새로운 개념이 필요하다고 여겼던 것이다. 울프는 집단적인 문학적 행위

가 수반될 때 비로소 억압적이고 병든 사회구조에서 변화가 생겨 날 수

있음을 암시하면서 『기우는 탑』(The leaning Tower)에서 사회적인 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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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향 라88

인 관객들을 향해 ‘우리’라고 지칭하며 문학이라는 공동의 땅에 함께 서서

심연을 건널 것을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 . . 더 이상 탑도 없고 계급도 없어서 우리는 우리 사이에 울타리

없이 공동의 땅에 함께 서 있을까? . . . 문학은 어느 누구의 사유지가

아니고 문학은 공동의 장이다. 그것은 여러 나라로 쪼개져 있지 않

다. 거기에는 전쟁도 없다. 우리는 자유롭게 겁 없이 침범하여 우리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자. 이렇게 해서 국 문학은 이 전쟁에서 살

아남고 심연을 건널 것이다. (1975, 154)

울프가 사용한 이 ‘우리’라는 개념은 그녀가 『막간』을 구상하면서 ‘나’를

거부하고 대치된 개념으로 다시 강조되어 등장하게 된다. 그녀가 사용한

‘우리’라는 개념은 객체들 사이의 관계성을 지시하는 공간으로 바꿔 이야

기 할 수 있다. 이런 구도는 『등대로』에서 인물과 인물간의 대립적인 특

성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면, 『막간』에서는 마을을 구성하고 있는 온갖

종류의 사람들이 등장하고, 인물들 간의 관계적 구도가 기계적이며 인위

적인 형태로 작용하여 드러난다. 『막간』에서는 청중이 연극을 보듯, 작품

속 등장인물들은 상대를 인지하고 바라봄으로써 각각의 인상들을 구성하

고, 각 객체들 간의 관계적 의미가 부여된 공간을 만들어 낸다. 여기서 인

물들 간의 관계성은 인물 그 자체의 고유한 개성이나 특성을 드러내는 것

이 아니고, 상대적으로 부여되는 가치체계를 의미하고 있다.

어느 유월 저녁 시점으로 진행되는 『막간』은 청중들이 모여서 국 역

사에 대한 야외극을 지켜보면서 그들의 집단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플롯

이 없고, 극도로 의식적인 상징과 음악에 의존하는 중세 시대의 종교적

야외극은 전체 드라마를 통합할 도덕적이고 국가주의적인 주제를 나타내

기 위해 사용되었다면 『막간』에서의 야외극은 지역 사회 내에서 청중들

의 역할을 재 확신하고 계속된 지지를 고무하기 위해서 사용되었다

(Miller 139). 7년째 마을에서 행해지는 『막간』의 야외극은 여자 아이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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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 존스가 자신이 국임을 밝힌 후, 자신의 대사를 잊은 장면으로 시

작된다.6 윙윙, 칙칙 거리는 기계 소리로 청중들은 그녀의 대사를 전혀

들을 수 없고(BTA 78) 소녀로 자라 초서 시대를 연기하는 힐다의 말 또

한 청중들은 단지 한 두 마디만 듣게 된다(BTA 80). 이어서 희화화 되

어서 등장하는 엘리자베스 여왕 시대도 역시 플롯도 없고 의미도 없이

연극이 끝난다.

엘리자베스 시대 이후 프로그램에서는 “ ‘막간’ 차 마실, 반 시간의 막간

을 확성기가 알린다”(BTA 92). 일반적으로 막간극은 본 공연 사이에 이

루어지는 짤막한 연극이나 노래 혹은 춤 공연을 의미한다. 실제로 막간극

은 언어와 플롯에서 자유로운 형태의 연극으로 확장된 공연예술이라 할

수 있다. 막간극에서 울프는 확성기를 사용하 는데 이는 에디스 시트웰

(Edith Louisa Sitwell)의 향이다(Phillips 36). 공연 시 사용되는 확성기

의 소리는 특별하게 개인의식과 공동체 사이의 전달자로서 담화의 생각을

나타내므로(Phillips 37) 울프 역시 이 막간극에서 마을 사람들을 그들 자

신들의 공연 예술로 끌어들이기 위해서 확성기를 사용한 것이다.

“우리는 흩어지지만”(BTA 198)이라는 축음기의 노래 소리가 확성기를

통해서 울려 퍼지자 관객들은 각각의 생각으로 빠져들게 된다. 막간이 있

기 전에 야외극에서 한 공연에서 배우들은 그들의 역할을 잘 할 수 없었

을 뿐 아니라 관객들은 극의 의미를 알 수 없다. 청중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자일즈와 콥스코너의 코빗을 본 라트로우브는 그녀가 보여준 25분이

실패했다고 여기고 있었지만 맨리사는 “우리만의 연극을 해야 해요, 우리

가 그들에게 보여주어야 해요”(BTA 102) 라고 하면서 자신들의 역할을

강조하자 청중들은 서로 돌아서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BTA 114).

다시 라트로우브의 역사적인 야외극이 현재로 진행될 때, 서서히 배우들

6 Woolf, Virginia Between the Acts, A Harvest/HBJ Book: Sandiego, 1941, 77. 앞으로의 본문인용은 BTA로 표기하고 괄호 안에 쪽수만 표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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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향 라90

은 관객들에게 거울로 제시된다. 확성기를 통해서 나오는 익명의 목소리는

“조각, 부스러기, 파편”(BTA 192) 같은 주변의 소리와 리듬들을 함께 연

결한다. 야외극의 끝에서 울프는 “고상한 선율”(BTA 188) 같은 동요 리듬

을 넣어 고립된 청자들을 편안한 마음으로 안정시키고, 조용히 앉은 청중

들에게 거울의 조각들을 반사시키면서 각자를 반성에 이르게 한다.

. . . 리듬을 깨고, 운문을 잊어버립시다. 그리고 차분히 우리 자신들

을 생각합시다. . . . 아 우리는 모두 똑 같아요. 이제 저를 보지요. 덤

불 속에, 이파리들 사이에서 짐짓 분개하는 척 하는 저 자신은 비난

을 피할 수 있나요? 항의하고 있고 산 제물이 되고 싶은 욕망에도

불구하고. . . 우리 자신들을 보세요. (BTA 187-188)

위와 같은 어떤 공통의 결론에 이르기 전에 확성기로 말하는 익명의 커

다랗고 단호한 목소리를 들은 후 청중의 한 사람인 스트리트필드 목사는

야외극의 의미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질문하고 대답한다.

적어도 제게는 우리가 서로에게 속한 구성원들이라는 것을 암시했어

요, 각자는 전체의 부분입니다. . . . 우리가 감히 삶을 우리 자신으로

국한 할 수 있을 까요? 감을 주고 널리 펴지는 혼이 있다고 우

리가 주장 할 수 있지 않을까요? (BTA 192)

그녀는 우리 모두가 모든 역할을 연기한다는 것을 의미했다고.. 제가

그의 의미를 이해했다면, 그도 그렇게 말했지요, 자연도 참여했어요.

(BTA 197)

그녀의 의미는 우리 모두가 연기한다는 것이라고 그가 말했어요. 그

래요. 하지만 누구의 연극이지요? 아아 그것이 의문이군요. 그리고

만약 우리가 질문하게 두었다면. . . . 어쩌면, 그녀가 의미하고자 했던

것이 바로 그런 게 아닐까요? (BTA 199-200)

이는 이제 “우리는 동굴 속에서 나와서 서로 싸우고 난 뒤에 포옹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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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공동체 회복을 위한 치유의 서사: 『등대로』와 『막간』 91

것”(BTA 219)이라는 서로의 화해와 일체를 뜻한다. 야외극은 막간에서

흩어진 마을 사람들이 다시 극으로 돌아와서 연극을 끝내고 흩어지면서

“통합과 흩어짐”(BTA 201)을 경험하게 한다. 하워드(John Howard)는 야

외극의 전통은 지역사회를 사랑하는 청중들 때문에 유지되며, 청중들이

공유한 경험, 가치, 욕망을 통합하는 종교적 야외극들은 극에 참여하는 신

자들에게 구원과 보상을 제공한다고 주장한다(14). 이것은 공동체에게 긍

정적인 비전을 제공하고 구성원들 사이에 서로에게 접한 관계성을 생기

게 한다.

축음기는 부인할 여지없이 승리에 찼지만 고별을 고하는 음조로 긍

정하고 있었다. 우리는 흩어집니다. 한데 모 던 우리, 하지만 축음

기가 주장했다. 그 조화를 만들었던 것이 무엇이든 우리 유지합시다.

아아, 우리 함께 합시다. 청중이 되풀이해서 답했다(구부리고, 응시

하고, 더듬으면서). 왜냐하면 함께하는 속에 기쁨이, 달콤한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흩어집니다. (BTA 196)

『막간』에서 야외극은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이 청중들의 인식에 변화를

가져옴을 암시한다(Farfan 97). 페어베언의 관점에서 자아라는 것은 기억

하고, 욕망하고, 가지고, 만드는 관계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정의될 수 있

다(Rubens 153). 욕망은 우리가 욕망하는 대상과 분리할 수 없다. 우리는

타자가 수행하기를 바라는 욕망을 가지고 있으며 그 욕망은 우리가 친

함을 유지하는 어떤 특별한 사람과 연관된 것처럼 울프의 특별한 사람들

은 그녀의 독자이자 그녀에게 관계된 모든 공동체라 할 수 있다. 울프는

그녀의 마지막 작품 『막간』에서 독자들이 직접 문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새로운 공연극을 소설에 도입하고 확성기를 이용함으로 독자들을 하나의

세계 안에서 잠재적 상호 교류를 할 수 있게 하 다. 예술 작품을 창작한

다는 것은 작가에게 알려진 최고의 항 우울제를 투여하는 일 일수도 있다

는 드살보의 주장처럼(DeSalvo 269), 자신의 과거의 기억을 되짚기 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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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향 라92

여 시작된 울프의 글쓰기 치료는 이제 독자들의 기억들도 함께 모을 수

있는 이야기 서사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V. 나가며

울프가 『자신만의 방』(A Room of One’s Own)에서 밝혔듯이, 당대의

여성 작가들은 남성의 검열에 의해서 통제당하고 세상에 대해 자신의 시

각을 왜곡해야 했다. 비평가들은 울프의 작품과 일기에 대해서 여전히 ‘소

설적인 일기’, ‘자서전 적인 소설’이라고 지적한 것처럼 그녀는 자신을 드

러낼 수도 없었고 자신의 참 모습을 드러내 보이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혹자는 울프가 자신이 상실한 것이 무엇인지

를 정확하게 알지 못했고, 억압된 것을 표현하지 못했기 때문에 우울증을

앓게 되었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등대로』와 『막간』에서 살펴본바 같이, 울프는 치열하게

자신만의 독특한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우울증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노력하 다. 그녀는 글쓰기라는 작업을 통해서 무의식적

으로 심리적 갈등에 작용하는 자신의 우울증이라는 질병의 근본 원인과

역사를 되짚어보기 시작했고 마침내 조각난 부분들을 하나하나 맞추어 이

해하게 되었다.

『등대로』에서 울프는 여러 시 공간을 넘나들며 초점을 바꾸면서 가족서

사를 통해 그녀가 느꼈던 삶에 대한 모습들을 효과적으로 묘사했다. 글쓰

기를 통해 치료를 시작하는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를 레슬리의 이상화된

천사로서 보다는 자신이 바라던 모성애를 갖춘 어머니로 묘사한다. 또한

비록 자신의 아버지가 어머니를 힘들게 하는 것에 분개했지만 아버지도

희생을 강요하는 사람이면서 동시에 희생자로 그녀의 아버지를 더 이상

높은 사회적 위상을 가진 아버지가 아니고 그녀 자신의 아버지로서 생각

하게 된 것이다. 이것은 마치 자신의 세계에 갇혀있던 아이가 새로운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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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공동체 회복을 위한 치유의 서사: 『등대로』와 『막간』 93

인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세계와 소통 할 문을 찾게 된 것처럼 그녀의 평

생에 걸쳐 지속가능한 화합을 이룬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프로이트의 체

제 속의 가부장제를 넘어서서 울프는 자기탐색과 그 과정 가운데 마침내

예술가로서 통합을 향해 나아가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막간』에서 그녀는 새로운 형식의 소설−극−소설의 서사 기법으로 관객

들을 막간극이라는 공연에 끌어들이는 실험을 하게 된다. 그녀는 다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 예술가의 사명은 독자들로 하여금 시

대적 아픔을 인지하고 역사에 동참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와 같은

그녀의 공동체 인식은 병든 지역 사회라는 환경에서도 개인을 지탱시켜주

고 독자들에게 울림을 주는 역량 있는 작가로 성장할 수 있는 한 요인으

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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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공동체 회복을 위한 치유의 서사: 『등대로』와 『막간』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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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접수일: 2021. 1. 14 / 수정완료일: 2021. 2. 21 / 게재확정일: 2021.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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