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모돈의 수태율 높이기 · 골프를 1년만 해도 싱글이 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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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7월호 228 팜인사이드 들어가며 7월은 여름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폭염이 시작 되는 시기이다. 이맘때쯤이면 더위 먹은 양돈장이 하 나둘씩 문제를 드러낸다. 비육돈의 출하체중이 빠지 고, 수태가 안 되거나 발정이 오지 않는 모돈들이 늘 어나기 시작하면 농장주들은 겉으로는 그러려니 해도 은근히 아쉽고 걱정이 쌓인다. 예전에 비하면 시설 투자가 많이 이루어져 관리가 수월해졌지만, 새끼를 많이 낳는 모돈들은 더 예민하 고 관리하기도 까다로워져서 적응에 실패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게다가 새로 증축하여 돼지를 늘린 농장에는 초산 돈들의 여름 분만도 많아서 2산차 증후군을 겪는 경우 도 빈번하다. 여름철 농사에 농장의 성적과 수익이 좌우지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지만, 돼지를 20여 년 넘 게 키워도 여름 나기는 늘 어렵게만 느껴지는 농장주 들이 많은 것 같다. 여름철 모돈의 수태율 높이기 이 일 석 이사 (주)카길애그리퓨리나 양돈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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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여름철 모돈의 수태율 높이기 · 골프를 1년만 해도 싱글이 되기도 하고, 10년을 건성 으로 하거나 잘못된 방법으 로 열심히 하면 늘 보기

2018. 7월호228

팜인사이드

들어가며

7월은 여름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폭염이 시작되는 시기이다. 이맘때쯤이면 더위 먹은 양돈장이 하나둘씩 문제를 드러낸다. 비육돈의 출하체중이 빠지고, 수태가 안 되거나 발정이 오지 않는 모돈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면 농장주들은 겉으로는 그러려니 해도 은근히 아쉽고 걱정이 쌓인다.

예전에 비하면 시설 투자가 많이 이루어져 관리가 수월해졌지만, 새끼를 많이 낳는 모돈들은 더 예민하고 관리하기도 까다로워져서 적응에 실패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게다가 새로 증축하여 돼지를 늘린 농장에는 초산돈들의 여름 분만도 많아서 2산차 증후군을 겪는 경우도 빈번하다.

여름철 농사에 농장의 성적과 수익이 좌우지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지만, 돼지를 20여 년 넘게 키워도 여름 나기는 늘 어렵게만 느껴지는 농장주들이 많은 것 같다.

여름철 모돈의 수태율 높이기

이 일 석 이사(주)카길애그리퓨리나

양돈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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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철 모돈의 수태율 높이기

2018. 7월호 229

본인이 보기에는 양돈이 골프와 비슷한 점이 있다. 골프를 1년만 해도 싱글이 되기도 하고, 10년을 건성으로 하거나 잘못된 방법으로 열심히 하면 늘 보기 플레이를 하기도 힘들다. 간혹 아마추어가 프로선수도 하기 힘든 홀인원 대박을 터트리기도 하고, 프로선수

가 러프에 빠져서 매운 양파를 먹기도 한다.2017년 피그플랜 성적 분석에서 농가들의 최근 분만율 변화를 보면, 지난

10년간의 평균치를 넘지 못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걸 볼 수 있다.

딱히 경험과 시설을 내세울 것이 없는 농장이 많다는 사실에 무엇으로 성적 하락의 원인을 설명해야 할지 살짝 당혹스럽다.

본고에서는 자꾸만 거꾸로 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수태율과 분만율의 하락을 되돌리기 위해 해야 할 중요한 몇 가지를 살펴보기로 하겠다.

▲ (사진 1) 여름철 공태돈의 증가

(그림 1) 연도별 월별 분만율의 변화 (출처 : 피그플랜 2017년 성적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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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인사이드

2018. 7월호230

본론

수태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은 농장마다 조금씩 다르다. 농장에서 부족한 부분이 다르고 수태율을 떨어뜨리는 요인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태율을 올리는 방법도 매우 다양하겠으나 여기에서는 농가들이 예전에 비해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점들에 초점을 두고 이야기하고자 한다.

▣ 여름철 수태율을 올리기 위한 3가지 핵심 관리

첫 번째, 모돈의 분만 시 더위를 감소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분만을 할 때 더위 스트레스를 받으면 분만도 지연되고, 후산도 배출이 완전히 되지 않는 등 모든 것이 엉클어지게 되어 심각한 후유증을 낳는다.

결국 분만이 순조롭지 못한 모돈은 회복이 더디고 포유성적도 정상적이지 못하여 이유 후에도 재귀발정이 제대로 오지 못한다.

돼지의 평상시 정상적이고 편안한 호흡수는 분당 약 30회 전

후이지만 더위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무려 6배에 해당하는 180회로 호흡이 가빠진다. 이것은 다시 말하면 모돈이 100m 달리기를 하는 힘든 상황에서 분만까지 하는 극한의 고통을 느끼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모돈의 분만 시에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더위를 경감시키는데 최선을 다해야 하며, 그 방법으로 각얼음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권한다.

각얼음은 직접 사료통에 급여하거나 비닐봉지에 넣어 목덜미를 문질러 주기도 하고, 목덜미 위에 매달아 두어 드립쿨링을 하는 것도 좋다. 또한 서너 개씩 모돈의 항문에 넣어 주는 것도 체온을 떨어뜨리면서 관장 효과도 있어서 각얼음은 여름철 모돈관리에 있어서 일석사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림 2) 온도와 호흡수(출처 : Journal of Thermal Biology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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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철 모돈의 수태율 높이기

2018. 7월호 231

각얼음을 봉지에 넣어서 매달아 두면 응결된 물방울이 떨어져 매우 뛰어난 더위 진정 효과를 보여 주며, 스나웃쿨링으로 유속을 추가해 주면 체감온도를 더욱 낮추어 그 효과가 배가될 수 있다.

두 번째, 분만사에서 사료 섭취량을 최대로 높여 주는 것이다. 물론 분만사의 섭취량을 높이는 데는 분만을 순조롭게 돕는 것이 필요하고, 시원하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개별적으로 모돈에게 선풍기를 틀어 주거나 덕트를 통해 충분한

바람을 추가해 주는 것은 이미 기본이다.

사료 섭취량을 늘려 주기 위해 신선한 물을 충분히 마시도록 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많은 관리자들은 아직도 니플이 달려 있으면 모돈이 알아서 물을 필요한 만큼 잘 마실 거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가만히 생

각해 보면 조금 다를 수 있다. 즉 산부인과 환자라고 보아도 무방한 분만모돈이 스스로 뭔가를 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른다.

따라서 모돈의 상태를 확인하고 일일이 일으켜서 시원한 직수가 연결된 밸브를 열어 직접 물을 받아 주면 사료 섭취량을 늘리는데 그만큼 좋은 관리도 없다.

기다란 호스에 밸브 장치를 하여 끌고 다니며 강제로 모돈의 입안에 물을 넣어 주면 금상첨화이다. 호스를 모돈의 직장에 넣어 관장을 수시로 해 주는 것도 더위 해소와 섭취량 증대에 큰 도움이 된다.

▲ (사진 2) 분만모돈에게 각얼음 급여

▲ (사진 3) 분만모돈에게 각얼음 봉지 드립쿨링

▲ (사진 4) 포유돈에게 충분한 음수량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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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인사이드

2018. 7월호232

또한 모돈의 개별 섭취량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된 수준을 표시해 주면서 관리하는 것은 꽤 좋은 관리 방식이 될 수 있다. 직원들이 모돈의 상황을 한눈에 쉽게 알아볼 수 있고,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데 더 큰 동기부여가 된다.

만일 목표에 미달한 모돈들이 있다면 야간에 사료를 증가시키거나 수액 세트를 정맥 주사하여 식욕을 끌어올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 번째, 이유 후 빠른 재귀발정을 유도하는 것이다. 재귀일령이 빠른 모돈은 발정 지속 기간이 길어져 교배 성공률을 높이고 산자수 또한 좋아진다.

재귀일령은 분만사에서 포유성적과 체손실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포유성적이 나쁘고, 체손실이 적거

나 포유성적은 좋은데 체손실이 지나치면 재귀발정이 불량해지는 것을 흔히 관찰할 수 있다. 따라서 충분한 포유 자극을 위해 적정 포유두수와 포유기간을 유지하면서 등지방을 기준으로 4~5mm 이내의 적당한 체손실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혹시 눈에 띄게 체손실 폭이 큰 경우라면 이유 전부터 미리 비칸톨-E 등 영양제를 처치하여 발정 지연 가능성에 대비해 놓는 것이 필요하다.

▲ (사진 5) 모돈의 개별 섭취량 목표 확인

▲ (사진 6) 이유모돈의 강한 발정 유도

▲ (사진 7) 교배사에서 이유모돈의 특별한 영양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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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철 모돈의 수태율 높이기

2018. 7월호 233

이유 후 발정이 제대로 오지 않는 농장의 공통점으로 분만사에서 교배사로 이동하면서 사료가 포유돈 사료에서 임신돈 사료로 변경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최근 더욱 개량되어 가고 있는 모돈에게 이유 후 영양 수준을 높여 주는 것은 아주 기본적인 일임에도 불구하고 에너지가가 가장 낮은 임신돈 사료를 급여하는 과거의 주먹구구식 관리 방식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할 것이다.

유럽 선진국에서는 이유 후에 포유돈 사료에 어분과 지방, 미네랄 등을 강화해 주고, 설탕까지 모돈 두당 하루 100g씩 급여하고 있다.

맺으며

많은 농가들이 여름철 수태율 저하에 대비한 노력을 해 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패를 반복하고 있는 것은 실망스러운 사실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문제의 원인은 결국 더위 스트레스로 어려움을 겪는 모돈을 하나하나 제대로 돌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시

기에 꼭 필요한 일에 집중하는 것이 바로 문제를 개선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된다.

즉 분만할 때는 원활한 분만을 돕는데 집중하고, 분만 이후엔 최대한 사료 섭취량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이유 전후의 특별 관리를 통해 강한 발정을 유도하는데 집중한다면 이번 여름철의 수태율을 높이고 겨울철엔 분만사가 훈훈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간단한 방법은 지속적으로 강조되는 내용이지만 결국 누가 제대로 실천하느냐의 문제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모두 100점짜리 여름을 보내는 승자가 되기를 기원한다.

▲ (사진 8) 여름철 수태율 100% 달성

상기 원고에 대한 궁금한 사항은 글쓴이에게 문의바랍니다.☎ 글쓴이 연락처 : 010-3695-4029

문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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