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동안 갑상선 환자 치료하고 연구하다 · 도 다른 사람에겐 아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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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삼수 끝에 대학에 입 학했다. 고3 때 지금의 수학능 력시험과 비슷한 예비고사제 도가 처음 생겼다. 예비고사 에 합격한 사람만 대학에 입 학원서를 내고 본고사를 볼 수 있었다. 그럭저럭 지방의 국립대학교 중위권학과에 합 격했다. 학업에 게을렀던 일 이 후회되고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보다 좋은 대 학을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과감히 재수를 선택했 다. 결과는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다시 와신상담 의 각오로 삼수생의 타이틀을 달았다. 처음의 굳 은 의지와 달리 시간이 흐를수록 긴장은 풀어지고 실력은 제자리를 맴돌았다. 결국 동일한 대학의 같 은 학과에 2년 늦게 입학했다. 세월만 허송한 꼴이 됐다. 상처 없는 영혼 없고 후회 없는 인생 없다고 한 다. 크고 작고, 강하고 약한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 에게나 삶의 기억에서 삭제하거나 정정하고 싶은 일이 있기 마련이다. 그것은 후회로 드러난다. 시간 을 되짚어 돌아갈 수 있다면, 내 인생의 딱 한 꼭 지만 수정할 수 있다면 재수 시절로 돌아가고 싶 을 만큼 지금도 후회가 크다 “그때 만약 내가 오로지 공부에 매달렸더라 면…?”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를 소환하여 현실에서 있 었던 사실과 반대의 가설을 세워가며 후회한들 무 슨 소용이 있겠는가. 아무리 후회한다고 운명의 범 위 안에 있는 인생의 역사 전반을 바꿀 수는 없다. 가장 크게 후회되는 포인트 한두 개 바꾼다고 해 서 내 삶이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도 않을 것 같다. 14 2020년 8월 7일 금요일 이종근 기자 [email protected] 내가 만약 윤철 /제자 이승연 /제자 이승연 전북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홍기환 교수가 교수생활 35년 동안 경험하 였던 갑상선 수술 후의 여러 증상들 에 대한 연구를 종합, 영문서적 ‘갑상 선 수술과 음성(Thyroidectomy and Voice, 출판 범문에듀케이션))’을 펴 냈다. 최근 갑상선 수술의 증대로 수 술 후 나타나는 여러 증상들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특히 갑상선암은 예후가 좋아 수술 후 합병증 없이 수 술하는 것이 수 술 후 환자의 질 향상에 매우 중 요하다. 저자는 갑상선 수술 후 나타나는 목이물감, 음성의 변화 및 삼킴 장애에 대한 이론 및 실제를 정 리해 국내 및 외국의 전문가에게 많 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비인후과, 두경부외과, 유방갑상 선외과는 물론 갑상선을 전문으로하 는 내분비대사내과에도 많은 의학 적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음성 과 언어를 전공하는 언어치료사에게 도 수술 후 나타나는 음성 변화에 대 한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 대하고 있다. 저자는 “지난 35년간 갑 상선 환자를 치료하고 연구했던 경험 들을 모아 한권의 책으로 묶었다”며 “이 책이 갑상선을 치료하는 국내외 의료진은 물론 갑상선을 공부하는 의 과대학 학생들과 연구자들에게도 많 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저자 는 음성언어의학회 회장 및 대한이비 인후과학회 부이사장을 역임하여 활 발한 학술-연구활동을 했으며 많은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11년 11월에는 ‘EBS 명의’에 선정 되어 방송에 소개된 바 있다. 지금보다 더 엄청나게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됐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없지 않지만 글쎄, 그럴 것 같지는 않다. 무궁하게 쌓인 인생 경험을 바리바 리 싸들고 과거로 돌아가거나 나의 인성을 이루는 DNA 또는 내 운명을 아주 확 바꾼다면 모르지만 백지상태로 시간만 되돌린다고 무엇이 크게 달라 지랴. 그래서 나는 타임 슬립(time slip)의 상상이나 ‘만약 내가 그때 그랬더라면…’ 하는 식으로 지난 일을 후회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지난 시간들은 추억의 자리에 잘 갈무리해두고 가끔 반 추하는 것으로 끝나야지 가설을 세워가며 후회한 다고 현실의 아픔이 가라앉거나 삶이 달라지지 않 는다. 마음의 회한이 커지고 상처만 깊어질 뿐이 다. 그렇다고 “내가 만약”이라는 가설의 상상력을 부정하거나 즐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솔직히 말하 면 나는 “내가 만약…‘이라는 상상에 하루에도 몇 번씩 빠져드는 마니아다. 뉴스를 보다가 나를 화나게 하거나 마음이 짠해 지는 안타까운 사건들을 만날 때면 바로 상상에 빠져든다. 그것들을 일일이 불러내어 일렬로 줄을 세우고 옛날에 통행금지 위반자 약식재판 하듯 하 나하나 내 마음에 들도록 속 시원하게 처분 한다. 그늘진 곳에는 따뜻한 바람과 볕을 보내고 병으로 신음하는 환자들에겐 치유의 광선을 쏘아 완쾌시 킨다. 잘못된 정치인이나 나쁜 놈은 때려주고 얄미 운 사람은 그 자리에서 야무지게 혼내준다. 그러려면 사건마다 내가 달라져야 한다. 제왕 적 대통령이 되었다가 돈으로 세상을 쥐락펴락하 는 재벌이 되기도 하고 소설 《인간시장》의 〈장총 찬〉으로 모자라면 〈맥가이버〉로까지 변신해야 한 다. 간혹 필요할 때는 신의 영역을 침범하기도 한 다.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인들 나를 따라올 수 있 을까. “내가 만약”의 상상이야말로 전지전능, 무소 불위의 권력이다. 조자룡 헌 칼 쓰듯 마귀 휘둘러 도 다른 사람에겐 아무런 피해도 없이 내 속만 시 원해지니 이보다 더 좋은 놀이가 어디 있을까. 이 상상 놀이는 중독성이 아주 강하다. 냉장고 에서 금방 꺼낸 사이다의 기포 터지는 시원함보다 더 한 마성에 나는 이미 중독 된지 오래다. 35년 동안 갑상선 환자 치료하고 연구하다 ■ 홍기환 `갑상선 수술과 음성' 꼭 가봐야 할 국내 대표 여행지 50곳 ‘하루 여행 하루 더 여행(지은이 최갑 수, 출판 보다북스)’은 당일치기로 다녀 올 수 있는 ‘하루’ 여행코스와 1박 2일 로 다녀올 수 있는 ‘하루 더’ 여행코스를 소개한다. 그래서 제목도 ‘하루 여행 하 루 더 여행’이다. 이 책은 ‘하루 여행’ 코 스 19곳, ‘하루 더 여행’ 코스 31곳 등 모 두 50곳의 도시를 소개하고 있다. 하루 여행 코스로는 서울을 비롯해 인천, 남 양주 등 수도권과 춘천, 포천, 원주 등 강 원권, 보은, 괴산, 서산, 부여, 예산 등 충 ‘한국 전쟁과 나(지은이 이현복, 출판 북트리)’는 저자가 직접 겪은 6.25의 경 험담을 약간 각색하여 소설로 작성한 내 용을 담고 있다. 실제 겪은 경험담을 토 대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좀 더 실감 나는 당시의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다. 스탈린과 모택동의 지원 아래 북한의 ‘식민지 조선 지식인, 혼돈의 중국으로 가다(지은이 주효뢰, 출판 소명출판)’는 1920년대 중국을 방문했던 식민지 조선 지식인들의 중국 인식을 중심으로 '중국 ‘한국 정원 기행(지은이 김종길, 출판 미래의창)’은 조선의 3대 민간 정원부터 별서·주택·별당 정원까지, 인문학적 시각 으로 쓴 한국 정원 기행서다. 세상의 아름다운 동천과 명승, 건축물 등을 글과 사진에 담아온 인문여행가 김 ‘공정한 경제 생태계 만들기(지은이 채 이배, 출판 헤이북스)’는 경제개혁이 시 급한데 정치는 왜 발목을 잡는지, 한국 경제 위기의 유일한 해법은 무엇인지를 말한다. 저자는 1998년부터 경제 전문가 로서 재벌개혁·소액주주운동 등 경제민 주화 시민운동을 해온 채이배는 ‘공정한 경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시민운동의 구호가 아닌 법률로써 그 토대를 공고히 천권과 대전을 포함 하고 있다. ‘하루 더 여행’ 코스로는 부 산과 대구를 비롯해 강릉, 태백, 울진, 봉 화, 남해, 함양, 장 수, 군산, 목포, 고흥, 신안까지 전국을 아 우른다. 이 책의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각 도시 를 테마를 정해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 다. 포천은 ‘자연주의’ 여행으로, 대전은 전면적인 기습 공격 으로 시작된 한국 전쟁은 남북의 군 인, 경찰과 무고한 민간인뿐만 아니라 미군을 비롯한 16 개국의 UN군, 그리고 중공군 등, 수백만 명이 희생된 엄청난 한반도의 수난이요 세계적인 비극이었다. 이 당시를 경험한 은 무엇이었는가'에 대한 답을 구하고 있 다. 저자는 '식민지 조선 지식인의 중국 인식이 어떠한 사상적 함의를 가지고 있 는가', '어떻게 하면 '영원한 이웃' 한 중 종길이 한국의 옛 정원을 학술서가 아닌 일반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인문학적 시각으로 새롭게 썼다. 동아시아를 대표 하는 중국, 일본만 가도 정원 관련 책들 과 연구가 매우 활발한 데 비해, 우리나 라는 연구서도 많지 않지만 그마저도 일 반인이 보기 어려운 학술서가 대부분이 다. 특히 일부 학자들의 전통 정원에 대 한 현학적인 태도로 인해 소수 관련자들 다지고자 20대 국회에 국민의당 비례대 표로 들어갔다. ‘공정, 민생, 미래 사회’라 는 입법 원칙을 세우고 합리적인 법안과 정책을 통해 의정활동에 전념했지만, 경 제개혁은 아직 갈 길이 멀고 그보다 먼 저 정치개혁을 해야 한다는 깨달음만 얻 었다. 그는 1975년 군산에서 태어났다. 인천 계산고를 나와 고려대에서 행정학을 공 ‘뉴트로’ 여행지로, 영월은 ‘가족 여행지’ 로 ‘해석’해 가장 최적의 여행코스를 소 개한다. 또한 충남 논산, 울산 울주, 전북 장수 등 여행지로는 다소 덜 알려진 곳 도 여느 도시에 뒤지지 않는 매력적인 여 행지라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작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여행작가다. 그가 직접 찍은 사진들은 이곳이 과연 한국이 맞나 싶을 정도로 매혹적이고 아름답다. 산과 바다, 단풍과 들판, 강, 안개, 숲 등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 책이 단순한 여행 가이드북이 아니라 한국의 아름다움을 담아 보여주는 화보 집처럼 다가온다. 사진을 좋아하는 독자 라면 이 책을 출사지를 선택하는 용도로 사용해도 좋을 정도다. /이종근 기자 저자는 실제 자신이 경험한 한국 전쟁의 경험담을 이 소설에 녹여냈다. 독자는 이 책을 펼치는 순간 타임 머 신을 타고 70년을 넘어 1950년 6월 28 일, 개전 사흘 만에 소련 탱크 T-34를 앞 세운 인민군이 서울을 함락한 그 참혹한 장면을 그대로 엿볼 수 있다. 그는 1·4 후퇴 때 다시 군산과 충청도 등지로 전전하다가 어청도로 피란한다. 이후 다시 군산으로 돌아와 미군 부대에 서 근무하는 등 휴전협정 이후 3년 3개 월 만에 서울로 돌아온다. /이종근 기자 양국이 민족주의, 근대주의, 정치적 이 념 등으로 인해 생 성된 편견과 오해를 넘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가'라는 문 제의식을 바탕으로 조선 지식인의 중국 인식을 설명하고 있 다. /이종근 기자 의 전유물이 되다시 피 한 우리 정원에 대한 인문학적 기행 서는 현재 전무한 실정이다. 따라서 이 책은그런 아쉬움들 을 반영해 매우 구 체적이면서도 활용 도가 높은 방법들을 제시한 점이 큰 특 징이자 장점이다. 먼저, 동선을 따라 정 원을 관람하면서 그 특징과 공간을 이해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종근 기자 부했고, 동 대학원 에서 법학을 공부 했다. 2001년 공인 회계사 시험에 합격 하여 삼일회계법인· 이엔테크놀로지 재 무팀장으로 일했다. 장하성 교수가 경제 민주화위원장으로 있던 참여연대 활동을 시작으로 김상조 교수가 이끈 경제개혁연구소와 경제개 혁연대,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등에서 재벌개혁·소액주주운동 등 경제민주화 시민운동을 1998년부터 20여 년간 함께 했다. /이종근 기자 ■ 최갑수 `하루 여행 하루 더 여행' 공정하게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꿈꾼다 ■ 채이배 `공정한 경제 생태계 만들기' 내 맘으로 한국 정원 들여다보기 ■ 김종길 `한국 정원 기행' 어청도로 피난온 이현복 중국이라는 `참조항' 도입 ■ 이현복 `한국 전쟁과 나' ■ 주효뢰 `식민지 조선 지식인, 혼돈의 중국으로 가다' ‘박물관에서 무릎을 치다(지은이 김정학, 출판사 곰 곰나루)’는 저자가 지난 10년 동안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미국·캐나다·호주의 박물관 36곳 현장을 찾아, 보 고 만지고 느끼고 마음에 담으며 쓴 글이다. 박물관 답사기로 읽을 수 있게 구체적인 설명과 안내 가 이어지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박물관 스토리텔링 ‘사랑행전(지은이 김선기, 출판 문학의식)’은 2020 문 학과의식 장편공모 신인문학상 당선작 으로 찬양과 헌 화의 세계를 밀도 있는 서사와 깊은 사유를 통해 형상 화한 작품이다. 저자는 한 인간을 향한 한 인간의 진실 하고 투철한 찬양을 통해 죽음이란 필연의 세계에 나 타난 진정한 헌화의 의미를 묻고 있다. 누군가를 혹은 사랑하는 자를 추도한다는 것의 의미, 그것은 부활과도 닮았고, 이상향의 실현 불가능성을 파기시킨다. 진실한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사라져가는 전통건축 기술의 계승과 보존을 위한 조사·연구사업의 하나로 니 장의 인터뷰 조사내용을 담은 ‘현재를 살아가는 니장- 흙을 다루는 장인’ 보고서를 펴냈다. 대목장(大木匠)·석장(石匠) 등과 함께 집을 짓는 데 ‘블루 드림즈 한국계 미국인과 로스앤젤레스 폭동(원 제 Dreams: Korean Americans and the Los Angeles Riots, 지은이 낸시 에이벨만 , 존 리, 옮긴이 이주윤, 감 수 오인규 감수, 출판 소명출판)은 한국계 미국인에 대 한 초국가적 접근을 통해 1992년의 LA 폭동, 한인 디 아스포라 그리고 미국 이데올로기에 대한 재해석을 담 고 있다. 저자 존 리(John Lie)와 낸시 에이벨만(Nancy Abelmann)은 LA 폭동의 배경과 한인 사회와의 관계 책이라 할 수 있다. 세계 박물관 현 장에서 ‘무릎을 친’ 경험을 살려 우 리의 박물관은 어떻게 세우고 운영 해야 할 것인지를 모색해 보인다. 박물관과 같은 문화적인 시설에 관 여하는 사람들이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종근 기자 사랑에 동참한 사람이라면 누구라 도 그들은 부활할 수 있고 이상향 에 닿으리라. “지붕까지 잡초가 무 성”한 배고픔과 허무의 세계에서 진실한 찬양과 헌화의 사랑, 다시 말해 어떤 허영도 전략도 존재치 않는 투명한 사랑의 스토리텔링은 작품에서 작중 인물 이 말했듯, 다이아몬드가 여무는 과정처럼 지고의 세월 속에서 강도 높은 순결성을 지니게 되는 사랑이 진지한 인간학의 계기를 만들고 있다. /이종근 기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온 니 장(泥匠)은 건축 공사에서 벽이나 천장, 바닥 등에 흙과 회, 시멘트 등을 바르는 장인이다. /이종근 기자 를 분석하기 위해 로스앤젤레스의 사회·경제적 변화와 함께 한인 디 아스포라의 역사, 미국 정착의 배 경, 고국과의 관계를 기술하였다. 이 과정에서 폭동 피해자를 비롯 한 사회·경제적으로 다양한 계층 의 한국계 미국인과의 인터뷰를 통 해, 주요 언론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함께 기 록했다. /이종근 기자 박물관 36곳 현장을 찾아, 보고 만지고 느끼고 마음에 담으며 쓰다 ■ 김정학 `박물관에서 무릎을 치다' 찬양과 헌화의 세계를 밀도 있는 서사 그들은 흙을 다루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초국가적 접근 통한 LA 폭동, 한인 디아스포라 그리고 미국 이데올로기 재해석 ■ 김선기 `사랑행전' ■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현재를 살아가는 니장-흙을 다루는 장인' ■ 낸시 에이벨만, 존 리 `블루 드림즈 한국계 미국인과 로스앤젤레스 폭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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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35년 동안 갑상선 환자 치료하고 연구하다 · 도 다른 사람에겐 아무런 피해도 없이 내 속만 시 원해지니 이보다 더 좋은 놀이가 어디 있을까

나는 삼수 끝에 대학에 입

학했다. 고3 때 지금의 수학능

력시험과 비슷한 예비고사제

도가 처음 생겼다. 예비고사

에 합격한 사람만 대학에 입

학원서를 내고 본고사를 볼

수 있었다. 그럭저럭 지방의

국립대학교 중위권학과에 합

격했다. 학업에 게을렀던 일

이 후회되고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보다 좋은 대

학을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과감히 재수를 선택했

다. 결과는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다시 와신상담

의 각오로 삼수생의 타이틀을 달았다. 처음의 굳

은 의지와 달리 시간이 흐를수록 긴장은 풀어지고

실력은 제자리를 맴돌았다. 결국 동일한 대학의 같

은 학과에 2년 늦게 입학했다. 세월만 허송한 꼴이

됐다.

상처 없는 영혼 없고 후회 없는 인생 없다고 한

다. 크고 작고, 강하고 약한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

에게나 삶의 기억에서 삭제하거나 정정하고 싶은

일이 있기 마련이다. 그것은 후회로 드러난다. 시간

을 되짚어 돌아갈 수 있다면, 내 인생의 딱 한 꼭

지만 수정할 수 있다면 재수 시절로 돌아가고 싶

을 만큼 지금도 후회가 크다

“그때 만약 내가 오로지 공부에 매달렸더라

면…?”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를 소환하여 현실에서 있

었던 사실과 반대의 가설을 세워가며 후회한들 무

슨 소용이 있겠는가. 아무리 후회한다고 운명의 범

위 안에 있는 인생의 역사 전반을 바꿀 수는 없다.

가장 크게 후회되는 포인트 한두 개 바꾼다고 해

서 내 삶이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도 않을 것 같다.

14� 2020년�8월�7일�금요일

이종근 기자 [email protected]

내가 만약윤철

/제자 이승연/제자 이승연

전북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홍기환

교수가 교수생활 35년 동안 경험하

였던 갑상선 수술 후의 여러 증상들

에 대한 연구를 종합, 영문서적 ‘갑상

선 수술과 음성(Thyroidectomy and

Voice, 출판 범문에듀케이션))’을 펴

냈다. 최근 갑상선 수술의 증대로 수

술 후 나타나는 여러 증상들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특히 갑상선암은

예후가 좋아 수술 후 합병증 없이 수

술하는 것이 수

술 후 환자의 질

향상에 매우 중

요하다. 저자는

갑상선 수술 후

나타나는 목이물감, 음성의 변화 및

삼킴 장애에 대한 이론 및 실제를 정

리해 국내 및 외국의 전문가에게 많

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비인후과, 두경부외과, 유방갑상

선외과는 물론 갑상선을 전문으로하

는 내분비대사내과에도 많은 의학

적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음성

과 언어를 전공하는 언어치료사에게

도 수술 후 나타나는 음성 변화에 대

한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

대하고 있다. 저자는 “지난 35년간 갑

상선 환자를 치료하고 연구했던 경험

들을 모아 한권의 책으로 묶었다”며

“이 책이 갑상선을 치료하는 국내외

의료진은 물론 갑상선을 공부하는 의

과대학 학생들과 연구자들에게도 많

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저자

는 음성언어의학회 회장 및 대한이비

인후과학회 부이사장을 역임하여 활

발한 학술-연구활동을 했으며 많은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11년 11월에는 ‘EBS 명의’에 선정

되어 방송에 소개된 바 있다.

지금보다 더 엄청나게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됐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없지 않지만 글쎄, 그럴 것

같지는 않다. 무궁하게 쌓인 인생 경험을 바리바

리 싸들고 과거로 돌아가거나 나의 인성을 이루는

DNA 또는 내 운명을 아주 확 바꾼다면 모르지만

백지상태로 시간만 되돌린다고 무엇이 크게 달라

지랴.

그래서 나는 타임 슬립(time slip)의 상상이나

‘만약 내가 그때 그랬더라면…’ 하는 식으로 지난

일을 후회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지난

시간들은 추억의 자리에 잘 갈무리해두고 가끔 반

추하는 것으로 끝나야지 가설을 세워가며 후회한

다고 현실의 아픔이 가라앉거나 삶이 달라지지 않

는다. 마음의 회한이 커지고 상처만 깊어질 뿐이

다. 그렇다고 “내가 만약”이라는 가설의 상상력을

부정하거나 즐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솔직히 말하

면 나는 “내가 만약…‘이라는 상상에 하루에도 몇

번씩 빠져드는 마니아다.

뉴스를 보다가 나를 화나게 하거나 마음이 짠해

지는 안타까운 사건들을 만날 때면 바로 상상에

빠져든다. 그것들을 일일이 불러내어 일렬로 줄을

세우고 옛날에 통행금지 위반자 약식재판 하듯 하

나하나 내 마음에 들도록 속 시원하게 처분 한다.

그늘진 곳에는 따뜻한 바람과 볕을 보내고 병으로

신음하는 환자들에겐 치유의 광선을 쏘아 완쾌시

킨다. 잘못된 정치인이나 나쁜 놈은 때려주고 얄미

운 사람은 그 자리에서 야무지게 혼내준다.

그러려면 사건마다 내가 달라져야 한다. 제왕

적 대통령이 되었다가 돈으로 세상을 쥐락펴락하

는 재벌이 되기도 하고 소설 《인간시장》의 〈장총

찬〉으로 모자라면 〈맥가이버〉로까지 변신해야 한

다. 간혹 필요할 때는 신의 영역을 침범하기도 한

다.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인들 나를 따라올 수 있

을까. “내가 만약”의 상상이야말로 전지전능, 무소

불위의 권력이다. 조자룡 헌 칼 쓰듯 마귀 휘둘러

도 다른 사람에겐 아무런 피해도 없이 내 속만 시

원해지니 이보다 더 좋은 놀이가 어디 있을까.

이 상상 놀이는 중독성이 아주 강하다. 냉장고

에서 금방 꺼낸 사이다의 기포 터지는 시원함보다

더 한 마성에 나는 이미 중독 된지 오래다.

35년 동안 갑상선 환자 치료하고 연구하다

■ 홍기환 ̀갑상선 수술과 음성'

꼭 가봐야 할 국내 대표 여행지 50곳

‘하루 여행 하루 더 여행(지은이 최갑

수, 출판 보다북스)’은 당일치기로 다녀

올 수 있는 ‘하루’ 여행코스와 1박 2일

로 다녀올 수 있는 ‘하루 더’ 여행코스를

소개한다. 그래서 제목도 ‘하루 여행 하

루 더 여행’이다. 이 책은 ‘하루 여행’ 코

스 19곳, ‘하루 더 여행’ 코스 31곳 등 모

두 50곳의 도시를 소개하고 있다. 하루

여행 코스로는 서울을 비롯해 인천, 남

양주 등 수도권과 춘천, 포천, 원주 등 강

원권, 보은, 괴산, 서산, 부여, 예산 등 충

‘한국 전쟁과 나(지은이 이현복, 출판

북트리)’는 저자가 직접 겪은 6.25의 경

험담을 약간 각색하여 소설로 작성한 내

용을 담고 있다. 실제 겪은 경험담을 토

대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좀 더 실감

나는 당시의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다.

스탈린과 모택동의 지원 아래 북한의

‘식민지 조선 지식인, 혼돈의 중국으로

가다(지은이 주효뢰, 출판 소명출판)’는

1920년대 중국을 방문했던 식민지 조선

지식인들의 중국 인식을 중심으로 '중국

‘한국 정원 기행(지은이 김종길, 출판

미래의창)’은 조선의 3대 민간 정원부터

별서·주택·별당 정원까지, 인문학적 시각

으로 쓴 한국 정원 기행서다.

세상의 아름다운 동천과 명승, 건축물

등을 글과 사진에 담아온 인문여행가 김

‘공정한 경제 생태계 만들기(지은이 채

이배, 출판 헤이북스)’는 경제개혁이 시

급한데 정치는 왜 발목을 잡는지, 한국

경제 위기의 유일한 해법은 무엇인지를

말한다. 저자는 1998년부터 경제 전문가

로서 재벌개혁·소액주주운동 등 경제민

주화 시민운동을 해온 채이배는 ‘공정한

경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시민운동의

구호가 아닌 법률로써 그 토대를 공고히

천권과 대전을 포함

하고 있다. ‘하루 더

여행’ 코스로는 부

산과 대구를 비롯해

강릉, 태백, 울진, 봉

화, 남해, 함양, 장

수, 군산, 목포, 고흥, 신안까지 전국을 아

우른다.

이 책의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각 도시

를 테마를 정해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

다. 포천은 ‘자연주의’ 여행으로, 대전은

전면적인 기습 공격

으로 시작된 한국

전쟁은 남북의 군

인, 경찰과 무고한

민간인뿐만 아니라

미군을 비롯한 16

개국의 UN군, 그리고 중공군 등, 수백만

명이 희생된 엄청난 한반도의 수난이요

세계적인 비극이었다. 이 당시를 경험한

은 무엇이었는가'에 대한 답을 구하고 있

다. 저자는 '식민지 조선 지식인의 중국

인식이 어떠한 사상적 함의를 가지고 있

는가', '어떻게 하면 '영원한 이웃' 한 중

종길이 한국의 옛 정원을 학술서가 아닌

일반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인문학적

시각으로 새롭게 썼다. 동아시아를 대표

하는 중국, 일본만 가도 정원 관련 책들

과 연구가 매우 활발한 데 비해, 우리나

라는 연구서도 많지 않지만 그마저도 일

반인이 보기 어려운 학술서가 대부분이

다. 특히 일부 학자들의 전통 정원에 대

한 현학적인 태도로 인해 소수 관련자들

다지고자 20대 국회에 국민의당 비례대

표로 들어갔다. ‘공정, 민생, 미래 사회’라

는 입법 원칙을 세우고 합리적인 법안과

정책을 통해 의정활동에 전념했지만, 경

제개혁은 아직 갈 길이 멀고 그보다 먼

저 정치개혁을 해야 한다는 깨달음만 얻

었다.

그는 1975년 군산에서 태어났다. 인천

계산고를 나와 고려대에서 행정학을 공

‘뉴트로’ 여행지로, 영월은 ‘가족 여행지’

로 ‘해석’해 가장 최적의 여행코스를 소

개한다. 또한 충남 논산, 울산 울주, 전북

장수 등 여행지로는 다소 덜 알려진 곳

도 여느 도시에 뒤지지 않는 매력적인 여

행지라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작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여행작가다. 그가

직접 찍은 사진들은 이곳이 과연 한국이

맞나 싶을 정도로 매혹적이고 아름답다.

산과 바다, 단풍과 들판, 강, 안개, 숲 등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 책이 단순한 여행 가이드북이 아니라

한국의 아름다움을 담아 보여주는 화보

집처럼 다가온다. 사진을 좋아하는 독자

라면 이 책을 출사지를 선택하는 용도로

사용해도 좋을 정도다.

/이종근 기자

저자는 실제 자신이 경험한 한국 전쟁의

경험담을 이 소설에 녹여냈다.

독자는 이 책을 펼치는 순간 타임 머

신을 타고 70년을 넘어 1950년 6월 28

일, 개전 사흘 만에 소련 탱크 T-34를 앞

세운 인민군이 서울을 함락한 그 참혹한

장면을 그대로 엿볼 수 있다.

그는 1·4 후퇴 때 다시 군산과 충청도

등지로 전전하다가 어청도로 피란한다.

이후 다시 군산으로 돌아와 미군 부대에

서 근무하는 등 휴전협정 이후 3년 3개

월 만에 서울로 돌아온다. /이종근 기자

양 국이 민족주의,

근대주의, 정치적 이

념 등으로 인해 생

성된 편견과 오해를

넘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가'라는 문

제의식을 바탕으로

조선 지식인의 중국

인식을 설명하고 있

다. /이종근 기자

의 전유물이 되다시

피 한 우리 정원에

대한 인문학적 기행

서는 현재 전무한

실정이다. 따라서 이

책은그런 아쉬움들

을 반영해 매우 구

체적이면서도 활용

도가 높은 방법들을 제시한 점이 큰 특

징이자 장점이다. 먼저, 동선을 따라 정

원을 관람하면서 그 특징과 공간을 이해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종근 기자

부했고, 동 대학원

에서 법학을 공부

했다. 2001년 공인

회계사 시험에 합격

하여 삼일회계법인·

이엔테크놀로지 재

무팀장으로 일했다.

장하성 교수가 경제

민주화위원장으로

있던 참여연대 활동을 시작으로 김상조

교수가 이끈 경제개혁연구소와 경제개

혁연대,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등에서

재벌개혁·소액주주운동 등 경제민주화

시민운동을 1998년부터 20여 년간 함께

했다. /이종근 기자

■ 최갑수 ̀하루 여행 하루 더 여행'

공정하게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꿈꾼다

■ 채이배 ̀공정한 경제 생태계 만들기'

내 맘으로 한국 정원 들여다보기

■ 김종길 ̀한국 정원 기행'

어청도로 피난온 이현복

중국이라는 ̀참조항' 도입

■ 이현복 ̀한국 전쟁과 나'

■ 주효뢰 ̀식민지 조선 지식인, 혼돈의 중국으로 가다'‘박물관에서 무릎을 치다(지은이 김정학, 출판사 곰

곰나루)’는 저자가 지난 10년 동안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미국·캐나다·호주의 박물관 36곳 현장을 찾아, 보

고 만지고 느끼고 마음에 담으며 쓴 글이다.

박물관 답사기로 읽을 수 있게 구체적인 설명과 안내

가 이어지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박물관 스토리텔링

‘사랑행전(지은이 김선기, 출판 문학의식)’은 2020 문

학과의식 장편공모 신인문학상 당선작 으로 찬양과 헌

화의 세계를 밀도 있는 서사와 깊은 사유를 통해 형상

화한 작품이다. 저자는 한 인간을 향한 한 인간의 진실

하고 투철한 찬양을 통해 죽음이란 필연의 세계에 나

타난 진정한 헌화의 의미를 묻고 있다. 누군가를 혹은

사랑하는 자를 추도한다는 것의 의미, 그것은 부활과도

닮았고, 이상향의 실현 불가능성을 파기시킨다. 진실한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사라져가는 전통건축

기술의 계승과 보존을 위한 조사·연구사업의 하나로 니

장의 인터뷰 조사내용을 담은 ‘현재를 살아가는 니장-

흙을 다루는 장인’ 보고서를 펴냈다.

대목장(大木匠)·석장(石匠) 등과 함께 집을 짓는 데

‘블루 드림즈 한국계 미국인과 로스앤젤레스 폭동(원

제 Dreams: Korean Americans and the Los Angeles

Riots, 지은이 낸시 에이벨만 , 존 리, 옮긴이 이주윤, 감

수 오인규 감수, 출판 소명출판)은 한국계 미국인에 대

한 초국가적 접근을 통해 1992년의 LA 폭동, 한인 디

아스포라 그리고 미국 이데올로기에 대한 재해석을 담

고 있다.

저자 존 리(John Lie)와 낸시 에이벨만(Nancy

Abelmann)은 LA 폭동의 배경과 한인 사회와의 관계

책이라 할 수 있다. 세계 박물관 현

장에서 ‘무릎을 친’ 경험을 살려 우

리의 박물관은 어떻게 세우고 운영

해야 할 것인지를 모색해 보인다.

박물관과 같은 문화적인 시설에 관

여하는 사람들이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종근 기자

사랑에 동참한 사람이라면 누구라

도 그들은 부활할 수 있고 이상향

에 닿으리라. “지붕까지 잡초가 무

성”한 배고픔과 허무의 세계에서

진실한 찬양과 헌화의 사랑, 다시

말해 어떤 허영도 전략도 존재치

않는 투명한 사랑의 스토리텔링은 작품에서 작중 인물

이 말했듯, 다이아몬드가 여무는 과정처럼 지고의 세월

속에서 강도 높은 순결성을 지니게 되는 사랑이 진지한

인간학의 계기를 만들고 있다. /이종근 기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온 니

장(泥匠)은 건축 공사에서 벽이나

천장, 바닥 등에 흙과 회, 시멘트

등을 바르는 장인이다.

/이종근 기자

를 분석하기 위해 로스앤젤레스의

사회·경제적 변화와 함께 한인 디

아스포라의 역사, 미국 정착의 배

경, 고국과의 관계를 기술하였다.

이 과정에서 폭동 피해자를 비롯

한 사회·경제적으로 다양한 계층

의 한국계 미국인과의 인터뷰를 통

해, 주요 언론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함께 기

록했다. /이종근 기자

박물관 36곳 현장을 찾아, 보고 만지고 느끼고 마음에 담으며 쓰다

■ 김정학 ̀박물관에서 무릎을 치다'

찬양과 헌화의 세계를 밀도 있는 서사

그들은 흙을 다루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초국가적 접근 통한 LA 폭동, 한인 디아스포라 그리고 미국 이데올로기 재해석

■ 김선기 ̀사랑행전'

■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현재를 살아가는 니장-흙을 다루는 장인'

■ 낸시 에이벨만, 존 리 ̀블루 드림즈 한국계 미국인과 로스앤젤레스 폭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