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 가상현실(virtu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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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이 가져올 방송영상시장의 변화 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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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이 가져올

방송영상시장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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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ing industry White PaPer

실감 미디어 시대이다. 실감 미디어는 미디어를 통해 경험하는 환경이 마치 실제로 벌

어지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것처럼 생생한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미디어를 의미한다. 이

를 위해 실감 미디어는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오감을 활용하고,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함

으로써, 현실세계와 근접하게 생생한 현실감과 표현력을 제공하여, 실재감과 몰입감을 극

대화한다. 실감 미디어는 컴퓨터 그래픽, 디스플레이 그리고 응용시장 분야의 기술적 발전

을 통해 방송, 영화, 게임 등의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비롯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이용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실감 나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 오감효과, 동작인식 등의 기술이 이미 상용화되기 시작했고, 급격하게 성장한 네트

워크 기술의 발전과 스마트폰 시장에 의해 다양한 실감 미디어 서비스들이 소개되고 있다.

예컨대 오락 및 영화 등의 엔터테인먼트시장을 비롯하여 통신, 교육, 의료, 군사에 이르기

까지 새로운 영역을 확장하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실감 미디어 가운데 특히 가상현실은 2016년 시작부터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

대상이 되었다. 페이스북이 23억 달러에 인수해서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려진 오큘러스 리

프트(Oculus Rift)가 2016년 3월 28일에 첫 배송을 시작한 것을 비롯하여,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게임 플랫폼인 스팀(Steam)과 손잡은 HTC의 바이브(Vive), 이미 가정에 널리

보급되어 있는 플레이스테이션과 연계되는 플레이스테이션VR(PlayStation VR), 오픈소

스를 지향하는 레이저(Razer)사의 OSVR, 가장 넓은 시야각을 자랑하는 StarVR 등 다

양한 가상현실 하드웨어를 시장에 속속 선보이고 있으며, ‘360도 VR’이라는 이름으로 방

송영상시장 역시 새로운 모험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가상현실의 등장에 대해 전 세계의 시장 조사 기관은 가상현실의 전망을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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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게 예측하고 있다. 2020년 기준으로 가상현실 시장 규모를 마켓앤드마켓(Markets &

Markets)은 100억 달러, 트랙티카(Tractica)는 200억 달러, 그리고 트렌드포스(Trend

Force)는 700억 달러로 예측하고 있으며, 디지캐피탈(Digi-Capital)은 1,500억 달러(VR:

300억 달러, AR: 1,2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들 모두 가상현실시장을

긍정적으로 예측하고 있는데, 시장 규모를 천차만별로 예측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용

어에 대한 정의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가상현실, 증강현실, 360도 VR 또

는 혼합현실(Mixed Reality: MR)이라고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용어는 시장의 예측을 혼

란스럽게 만들 뿐만 아니라, 특히 방송영상시장의 미래를 마치 가상현실의 그것과 동일시

하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소위 가상현실이라고 말하는 실감 미디어

의 정의가 무엇이고, 방송영상시장과 관련된 가상현실의 의미를 파악하여, 가상현실이 가

져올 방송영상시장의 변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1. 360도 동영상은 가상현실이 아니다

가상현실은 말 그대로 현실과 비슷하게 가상의 것을 만들어 낸 환경을 의미한다. 가상

현실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세계(synthetic world)에 몰입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

는 환경을 의미한다. 밀그램과 키시노(Milgram & Kishino, 1994)는 가상현실을 “사용자

가 완전한 상태로 몰입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100% 가상으로 만들어진 세계”라고 정

의했다. 가상의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그 재현물이 얼마나 현실과 유사하냐의

여부에 따라 이용자는 긍정적 또는 부정적 경험을 하게 된다. 기술의 발달은 가상세계를

단지 보는 것에 그치게 하지 않고, 가상현실 속에 구현된 것들과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만

든다. 가상현실은 이용자와 상호작용이 가능하고, 이용자가 새로운 경험을 창출할 수 있

다는 점에서 일방적으로 구현된 시뮬레이션과는 구분된다. 또한 가상현실은 이용자를 가

상세계에 완전히 몰입시킨다는 점에서 증강현실 혹은 혼합현실과 구분된다. 증강, 혼합

현실은 가상환경(virtual environment)의 한 예이긴 하지만, 현실세계에 가상의 대상물

(object)을 보인다는 점에서 가상현실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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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5-1·밀그램과 키시노(Milgram, & Kishino, 1994)의 가상성의 연속성 개념

Mixed Reality(MR)

AugmentedReality(AR)

RealEnvironment

(RE)

VirtualEnvironment

(VE)

AugmentedVirtuality(AV)

Reality-Virtuality(RV) Continuum

밀그램과 키시노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포함한 혼합현실을 소개하며 현실에서 가

상현실에 이르는 다양한 기술적 분류를 시도했는데, 이러한 구분을 위해서 제시한 것이 <그림

1-5-1>의 ‘가상성의 연속성(virtuality continuum)’이란 개념이다. 즉 가상성이라는 개념은

어느 단계를 구체적으로 단절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가상의 대상물(object)이

얼마나 많이 더해지는가에 따라 가상현실에 가까워지며 연속체적인 속성을 띤다는 주장

이다. 가상성이라는, 즉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제공되는 대상물이 더 많으면 많을수록 증

강현실, 증강가상(Augmented Virtuality) 그리고 궁극적으로 오로지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 제공된 환경일 때 가상현실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수 있음을 제안한 것이다. 또한 현실

과 가상현실이라는 양극단 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바로 혼합현실이라고 주장한다. 이

들에 따르면, 우리가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용어인 증강현실은 혼합현실의 한 부류인 것

이고, 디스플레이에 구현되는 현실 환경에 비해서 컴퓨터 그래픽의 활용이 상대적으로 적

은 환경을 의미한다. 반대로 증강가상이라는 것은 디스플레이에 구현되는 현실보다 컴퓨

터 그래픽의 활용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단계를 의미하는데, 가상 환경 기반에서 현실이

부분적으로 더해진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짐작하다시피 가상의 대상물이 많다 또는 적다

의 기준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증강된 현실의 수준을 절대적 단위로 나누는 것은 불가능하

므로, 혼합현실은 결국 증강현실이든 증강가상이든 현실세계에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

지는 가상의 대상물이 함께 존재하는 모든 것을 칭한다.

밀그램과 키시노 이후 증강현실에 대해 가장 많이 인용이 될 정도로 보편적으로 받아

들여지는 연구는 아즈마(Azuma, 1997)의 논문이다. 그가 정의한 증강현실은 가상환경의

한 예로서, 가상현실은 이용자를 가상세계에 완전히 몰입하게 하지만, 증강현실은 현실세

계에 가상의 대상물을 구현하게 함으로써 실재(reality)를 대체(replace)하는 것이 아니라

실재를 보완(supplement)하는 역할을 한다. 그는 증강현실을 정의하는 세 개의 특징으로

현실과 가상이 결합되어야 하고, 실시간으로 상호작용이 가능하며, 가상의 대상물이 현실

세계에 정확하게 배치되어야(registration) 한다고 주장한다.

증강현실의 바이블 격인 이 두 논문은 증강현실의 정의를 각기 다르게 해석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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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을 이해하는 데 혼란을 준다. 그 차이를 구체적으로 구분해보면 크게 두 개로 정

리할 수 있는데, 먼저 가장 큰 차이는 증강현실이 포괄하는 범주의 차이이다. 밀그램과 카

시노의 정의에서 증강현실은 현실과 가상현실 사이에 존재하지만 현실에 가까운 낮은 차원

의 가상현실이란 의미가 강한 반면, 아즈마의 정의에서는 그 양에 상관없이 실시간으로 상

호작용할 수 있는 가상의 대상물이 존재하기만 하면 증강현실이 되는 것이다. 즉, 아즈마는

증강현실의 정의를 밀그램과 키시노가 정의한 혼합현실과 동일하게 사용하는 것이다. 또 다

른 차별점은 실시간과 상호작용성의 존재 유무이다. 밀그램과 키시노의 정의에서 혼합현실

(아즈마의 증강현실)은 가상의 대상물이 더해지는 정도가 중요하지만, 아즈마의 경우는 실

시간으로 가능한 상호작용성이 반드시 요구된다. 따라서 아즈마의 정의에 따른다면 가상의

컴퓨터 그래픽이 제공되었다는 것만으로는 증강현실이라고 부를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360도 동영상이 가상현실인가의 여부는 자연스럽게 해결된 것 같다. 스마트

폰에서 360도 동영상을 제공하는 앱을 살펴보면, 국내에서는 대표적으로 MBC의 ‘MBC

VR’, 해외에서는 뉴욕타임스의 ‘NYT VR’, 디스커버리의 ‘Discovery VR’ 등이 있는데,

이들은 360도 동영상을 제공하지만 ‘VR’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360도 동영상을 만드

는 영상 제작사와 영상 플랫폼, 360도 카메라를 판매하는 기업 그리고 언론사와 방송사에

서도 360도 동영상을 가상현실이라고 얘기하며 이용자를 헷갈리게 한다. 360도 동영상이

란 말 그대로 한 대 또는 몇 대의 동영상 카메라를 이용하여 360도 각도로 동시에 촬영한

영상을 말한다. 일반적인 영상과의 유일한 차이점은 기존에는 카메라 한 대로 전면부만 촬

영이 가능했다면, 360도 동영상은 말 그대로 360도를 촬영한 영상이라는 점뿐이다.

결론적으로 360도 동영상은 가상현실이 아니다. 다만 밀그램과 키시노의 정의에 따르

면 혼합현실에 속하는 증강현실이 될 수는 있다. 상호작용이 가능하지는 않지만 컴퓨터로

제작한 그래픽을 영상에 제공하는 것으로도 현실세계에 가상의 대상물을 보인 것이므로

그들의 정의에 따르면 혼합현실에 속하게 되는 것이다.

2. 360도 동영상의 제작 현황

360도 동영상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한 회사의 최근 사례를 보면, 발주 건수가 작년에

비해 세 배가 증가했고 이 수치는 더욱 증가될 것이라고 한다. 발주처도 다양해서 통신사

가 가장 적극적이고, 마케팅과 관련해서도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고 하니, 이러한 콘텐츠의

양적 성장은 결국 질적 성장을 견인하고 360도 동영상, 나아가 가상현실 생태계를 이루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다. 아직까지 콘텐츠시장의 준비가 미비한 데 비해 시장의 기대 수준

이 높고, 하드웨어 발전 속도가 콘텐츠 제작 또는 유통 속도보다 지나치게 빠른 것에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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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보아 우려되는 점이 없지 않으나, 콘텐츠업계에 몰려드는 투자금이나 분야의 확장성을

보았을 때 상황은 점차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 해외의 경우에도 360도 동영상 제작업체

인 전트(Jaunt)나 넥스트VR(NextVR) 등 점차 많은 기업들이 미디어 기업과 손을 잡고 대

규모 투자금 확보를 통해 스포츠, 게임, 라이브 공연 등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아이

러니하지만, 3D영상시장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은 업계의 노력이 그만큼 가상현실시장을

밝게 하고 있는 것이다.

스포츠는 현장에서 벌어지는 생생한 경기의 흐름을 전달하기 위해 360도 동영상을 적

용하는 분야 중 하나이다. 미국의 넥스트VR은 가장 앞서 있는 스포츠 분야 가상현실 콘

텐츠 제작업체인데, 폭스 스포츠(Fox Sports)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NBA와 미식축구, 내

스카(Nascar) 등의 경기를 360도 동영상으로 생중계를 하고 있다. 또한 2014년 가을에는

컴캐스트(Comcast)와 타임워너(Time Warner)가 포함된 투자자로부터 약 3천만 달러가

넘는 투자를 받은 바 있어 향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프로야구 경기를 360도 동영상으로 중계방송을 한 적이 있다. 3월 26

일과 27일 양일에 걸쳐 열린 KT위즈의 시범경기에서 1루와 3루, 그리고 포수석에 설치된

360도 동영상 촬영용 카메라 3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영상을 전송하면 이용자가 스마트폰

에 있는 앱을 통해 감상하는 ‘기가 VR’ 생중계 방송을 한 바 있다. 이처럼 스포츠와 연계

해서 방송사 역시 360도 동영상 콘텐츠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그림 1-5-2·넥스트VR의 골프 중계

대중 가수의 콘서트나 뮤직비디오 역시 360도 동영상으로 다수 제작되고 있는데,

2015년 5월에 선보인 Avicii의 ‘Waiting For Love’는 세계 최초의 인터렉티브 뮤직비디

오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가 ‘Bad’라는 곡을 360도 동

영상으로 만들어 공식 뮤직비디오를 선보였고, KT 자회사인 KT뮤직은 걸그룹 나인뮤지

스의 신곡 발표 쇼케이스를 음악서비스 ‘지니’앱과 ‘올레TV모바일’에서 생중계한 바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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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음악 분야는 360도 동영상을 통해 큰 인기를 얻은 대표적인 분야인데, 생동감 넘치는

현장의 분위기를 전할 수 있다는 점, 무엇보다도 아이돌 그룹의 경우 시청자가 보고 싶은

특정 가수만 계속 볼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지금은 비록 초기 단계로 단순

하게 하나의 360도 동영상 카메라 세트를 고정하여 전송하지만, 향후에는 8K급의 고선명

라이브 영상을 통해 가상현실 전용 극장 같은 곳에서 가상현실용 음향 시스템을 활용하

여 음악공연시장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국내 방송사의 경우, 지상파에서는 설연휴 특집 프로그램으로 기획된 SBS의 <먹스타

총출동>과 KBS의 <머슬퀸 프로젝트>에 360도 영상이 등장했는데, 이것은 스튜디오 안

에서 360도 영상 촬영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안겨줬다. KBS는 <서대문형

무소 고문체험관 VR>을 시작으로 <백남준 추모 10주기 특별전>, <국내 최초의 돔구장 고

척 스카이돔>,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프로야구 개막전>, <기상캐스터와 같이 걷는

윤중로 봄꽃축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인 바 있고, 지난 3월 30일 KBS 뉴스9에서

는 <송중기와 같이 엘리베이터 타기>를 가상현실로 제작해 KBS 멀티미디어뉴스와 KBS

WORLD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해서 일주일 만에 전체 200만 건이 넘는 도달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MBC는 지난해 8월, 유튜브에 ‘MBC VR’이라는 독립된 채널을 만들

고 <빛나거나 미치거나 VR>이라는 360도로 제작된 프로그램을 시범 제작한 이래로 뉴스,

아쿠아리움, VFX를 더한 동굴모험 등을 통해 가상현실 콘텐츠 제작을 위한 노하우를 습

득하고 있다. SBS는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제작 현장을 360도 카메라로 찍어 유튜브에

공개하고, 청룡영화제 시상식 현장을 360도로 담아내기도 했다. 또한 <박선영의 씨네타운>

에서 보이는 라디오를 통해 360도 동영상을 제공한 바가 있다. 종편채널 중에서는 JTBC

가 뉴스룸에서 360도 영상으로 공사 중인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촬영한 것을 비롯, XTM

의 <남자공감랭크쇼 M16>에서 360도 카메라를 이용하여 촬영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눈에 띄는 작품을 소개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림 1-5-3·MBC에서 제작한 360도 동영상 ‘빛나거나 미치거나 V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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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가상현실 기술이 갖는 혁신성과 호기심으로 인해 최근에는 가상현실 콘텐츠가 기

업의 마케팅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산타클로스 애니메이션을 만든 코카콜라, 해피밀 박스

를 카드보드형 가상현실 기기로 만든 맥도날드, 가상현실 영상으로 자사의 신차(XC90)를

테스트 드라이브할 수 있게 만든 볼보, 신혼부부가 멋진 허니문 여행지를 구경할 수 있도

록 텔레포터(Teleporter)를 만든 매리어트 호텔 등은 가상현실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온라

인상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KT는 360도 동영상으로 제작한 광고를 지상파에 첫선을 보

였다. ‘GiGA IoT 헬스’의 대표 상품들을 일상에서 어떻게 활용하는지 VR 카메라로 담았

는데, 유튜브 등 360도 동영상 재생을 지원하는 플랫폼에서 더욱 실감 나게 감상할 수 있

다. 한편, 2016년 칸 광고제 사이버부문 금상 수상작인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사

의 ‘화성 견학(Field Trip To Mars)’은 가상현실이 어떻게 광고에 접목되어 감동을 줄 수

있는지 보여준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그림 1-5-4·가상현실이 적용된 광고 ‘화성 견학(Field Trip To Mars)’

360도 동영상은 기존에는 접목되기 힘들게 보였던 분야에도 확산되고 있는데, 그 대표

적 분야가 저널리즘이다. 정보 전달을 위해 실감 미디어를 활용하는 것은 의심할 여지 없

이 적절한 접근 방식이다.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는 보급형 카드보드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Head Mount Display: HMD)를 구독자에게 배포하고 360도 동영상 앱을 통

해 가상현실 동영상을 제공했는데, 시리아 등 내전 지역 난민 어린이들의 절규를 생생하

게 다룬 난민 다큐멘터리를 360도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좋은 평가를 받았다. CNN도 미

국 민주당 대선 후보 토론회 중계에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해 인기를 끌었다. 국내의 언론

사에서도 360도 카메라를 활용해 지난 총선의 유세 현장을 다루거나 패션쇼, 스포츠 중

계 등을 시도하고 있다. 조선일보가 첫 가상현실 동영상 기사를 제공한 이래로 가칭 가상

현실 저널리즘이 막 꽃이 피기 시작한 것이다. 한편, 소셜미디어 기반 스타트업인 버지(The

Verge)는 미국 대통령 영부인 미셸 오바마(Michelle Obama)와의 인터뷰를 360도 혼합현

실 동영상으로 만들어 2016년 3월에 공개한 바 있는데, 동영상 안에서 이미지, 그래픽,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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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그래픽스 등 다양한 기법을 적절하게 이용함으로써 증강현실 영상이 정보 전달로도 훌

륭한 역할을 함을 보여주었다.

그림 1-5-5·버지(The Verge)가 제작한 미셸 오바마 360도 동영상 인터뷰

한편 가상현실이나 360도 동영상과 더불어 콘텐츠와 연동되는 액세서리와 같은 부가

시장도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가상현실 콘텐츠가 인기를 끌 수 있는 분야로

엔터테인먼트시장을 설명한 바 있는데,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도 성인용 콘텐츠가 가장

활발하게 유통될 것으로 보인다. VCR이 그랬고, 웹이 그랬듯이 개인 미디어의 특징을 갖

는 기기는 자신만이 원하는 콘텐츠를 소비하기에 가장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데, 특히 성

인용 콘텐츠는 이러한 개인 미디어로 즐기기 가장 좋은 영역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미 다

양한 기기가 가상현실 콘텐츠와 더불어 소개되었는데, 일본의 자위기구 제조업체인 텐가

(Tenga)는 오큘러스 리프트를 통해 노빈트(Novint)사의 팔콘(Falcon)이라는 촉감을 구현

하는 햅틱 기기에 자사 성인용품을 연결하여 성인용 영상을 시청하면서 자위를 할 수 있

는 가상현실 자위기기 세트를 소개한 바 있다. 이 제품은 향후 가상현실 기기가 어떻게 성

인용품에 적용될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성인용 영상물을 제작하는 영상제작업자는

향후 성인용품 제조업자와 손을 잡고 영상과 성인용품이 동시에 작업할 수 있는 프로그래

밍이 된 세트를 판매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이용자는 가상현실 환경에서 가상 또는 실제

캐릭터를 영상으로 보면서, 자신의 몸에 성인용품을 연결해서 사전에 프로그래밍된 대로

캐릭터와의 은밀한 행위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단지 시청자의 역할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

라, 마치 내가 영상의 주인공인 것처럼 경험을 극대화하는 이용자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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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60도 동영상 플랫폼

360도 동영상의 제작과 더불어 동영상을 유통하는 시장 역시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

국내외 주요 인터넷 포털 기업들 모두 가상현실을 경험할 수 있는 서비스 플랫폼 구축에

힘쓰고 있는데, 구글은 구글 플레이(Google Play)에서 가상현실용 앱을 제공하고 있고,

유튜브와 페이스북에서는 360도 동영상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유튜브는

360도 촬영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는 ‘360 live stream video’ 기능을 선보

였다. 웹에서는 HMD의 헤드 포지션 트래킹(head position tracking) 대신 마우스 드래

깅(mouse dragging)으로, 모바일에서는 유튜브 앱을 통한 접속으로 모바일 기반 HMD

에서 작동하는 360도 영상을 제공한다.

국내 포털은 가상현실 서비스 플랫폼을 아직까지 출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네이버가

360도 동영상 플랫폼을 현재 개발 중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통신사들이 가

장 적극적으로 가상현실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이미 올레 tv 모바일에서 ‘360도

VR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했고, ‘LoL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2016’ 결승전을 가상현실

방송으로 생중계 방영했으며, MBC의 예능프로그램 <주간 아이돌>을 가상현실 콘텐츠로

공개했다. 또한 국내 가상현실 콘텐츠 기업인 AVA 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

고 매달 한 편의 단편영화, 리얼리티 쇼 등의 가상현실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서비스할 예

정이다.

LG 유플러스는 ‘LTE 비디오 포털’에서 360도 동영상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데, 음

악, 스포츠, 성인 전용 콘텐츠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LG

유플러스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예능 방송을 360도로 촬영해 VOD로 제공할 예정인데, 인

기 예능프로그램 <1박 2일>은 5월 1일 본방송이 나간 이후에 360도 가상현실 <1박 2일>

영상을 탑재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상대적으로 더딘 진행 과정을 보이고 있다. 모바일 통합 동영상 플랫폼

인 ‘옥수수’를 통해 360도 가상현실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지만 아직까지 주목할 만한

사례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통합 콘텐츠 및 서비스 플랫폼 개발

이라는 중장기적 계획 속에서 속도보다는 기술적 성숙도를 바탕으로 시장 전체에 파급력

을 가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T리얼 플랫폼’으로 불리는 가상

현실 플랫폼을 통해 360도 촬영 도구와 영상압축 소프트웨어 등 제작 도구는 물론 이용

자가 즐기는 최종 콘텐츠를 포괄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큰 기대를 걸

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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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5-6·유튜브에서 제공하는 VR영상 플랫폼

삼성전자는 오큘러스 쉐어(Oculus Share) 외에도 미국에서만 접속 가능한 가상현실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인 ‘Milk VR’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음악, 스포츠, 액션, 라이프

스타일, 게임, 360도 영상 등의 콘텐츠를 구비하고 있는데, 실제로 제공하는 콘텐츠의 양

은 그리 많지 않지만, 플랫폼 내의 콘텐츠가 아닌 외부 콘텐츠 또한 ‘Milk VR’을 통하여

일부 접속이 가능하기 때문에 동영상 플레이어로서 커뮤니티 등에서 수요가 있으며 덕분

에 실행파일 및 기타 가상현실 영상들이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한편, 가상현실 영상 전문

서비스 플랫폼도 생겼는데, ‘자몽’은 안드로이드에서 ‘자몽 VR’을 검색하여 내려받아 이

용할 수 있다. 다양한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콘텐츠를 판매하고 있는데, 광고를 제거하

고 소비자들에게 고품질 3D 및 가상현실 영상을 제공하는 영상 유료결제 서비스를 제공

한다. 특히 성인용 영상 콘텐츠와 아동용 영상 콘텐츠 등 확실한 타깃을 대상으로 한 맞춤

형 서비스로 인기를 얻고 있다. 1인 미디어의 대표적 플랫폼인 ‘아프리카TV’ 역시 2015년

부터 가상현실 전용 스튜디오 설립과 더불어 ‘VR 콘텐츠 크리에이터’ BJ를 통해 가상현

실 영상 콘텐츠를 소개하는 ‘아프리카TV VR’을 운영하고 있다. BJ들과 일반인 모두 자

유롭게 영상을 업로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지만, 현재 23편의 가상현실 영상

콘텐츠만 업로드되어 있어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는 못하다.

4. 결론

가상현실이 최근에 급성장한 영역이다 보니, 제작, 유통, 소비 시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고, 이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3D시장의 실패를 답습하게 될지, 아니면 이를 반면

교사로 한 성공적인 시장을 열지 결정될 것이다. 가상현실 또는 360도 동영상을 만드는 데

있어 새롭게 요구되는 영상문법에 대한 고민이 오래 지속된다면, 이용자는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커질 것이다. 이것은 단지 시각적 반응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간과되었던

음향의 역할은 가상현실 환경에서 더욱 중시될 것이다. 가상현실 환경에서는 360도 동영

상을 통해 이용자가 그 환경 안에 내재된 경험을 부여하는데, 360도 동영상 속에서 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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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ing industry White PaPer

좌우로 움직이는 활동을 통해 단지 시각적 경험만 현실과 일치시킨다면, 지각의 불일치가

발생되어 몰입감을 약화시킨다. 인간의 오감 중 시각이 감각 정보의 7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이제까지는 시각적 만족감을 위한 기술적 발전이 대부분이었다면, 향후에

는 인간의 모든 감각을 몰입하게 하는 더욱 정교한 기술들이 적용될 것이다. 이용자의 행

동에 즉각적으로 반응해서 소리가 전달되어야 하고, 전후좌우, 위아래로 머리를 돌리면 소

리의 위치도 그에 따라 바로 바뀌어야 한다. 또한 앞서 설명한 영상의 세밀한 지연 시간까

지 정확하게 일치하는 음향효과를 살리려면 고려해야 할 점은 더욱 복잡해진다. 이러한 세

밀함이 가상현실에서의 생동감 넘치는 경험을 더욱 극대화시킬 것이다.

시장에 360도 카메라가 넘친다. 가상현실 기기는 거대 가전사에서부터 중국의 신흥

가전사에 이르기까지, 심지어 스타트업에서도 창의적이며 혁신적인 제품을 쏟아내고 있

다. 가상현실 서비스 플랫폼도 하나둘 생겨나고 있으며, 광고나 마케팅, 심지어 뉴스에서

도 360도 영상을 통한 콘텐츠를 전달한다. 무엇보다도 가상현실에 대한 이용자의 관심이

영상 콘텐츠뿐만 아니라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3D영상이 그랬듯 가상현실 역시 이용자 관점이 아닌 제작자와 공급자 위주의 관점에서 바

라보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가상현실에 대한 시장의 반응에서 정작 이용자는 빠져있

다. 기기 제조업자와 콘텐츠 제작자, 마케팅 에이전시, 언론사 등의 관심은 지극히 크지만

정작 이용자의 비중은 적다. 우리는 이미 3D영상시장의 실패를 바로 몇 년 전에 경험한 바

있다. 새로운 시장으로서 가상현실을 그 돌파구로 삼는 것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클까 걱정이다. 그래서일까? 오큘러스 리프트를 인수한 페이스

북의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가 가상현실의 생태계를 구축

하는 데 최소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한 것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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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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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rtual environments, 6(4), 355-385.

Milgram, P., & Kishino, F. (1994). A taxonomy of mixed reality visual displays.

IEICE TRANSACTIONS on Information and Systems, 77(12), 1321-1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