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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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3일 목요일 신년특집 호남 고속철도 건설공사 4공구가 위치한 정읍을 찾아 KTX에 몸을 실었다. 3시간 여를 달려 정읍에 도착, 마중을 나온 최태수 철도공단 호 남본부 전철전력PM 부장의 안내를 받아 금일 공사현장으로 이동 했다. 협곡지형 가운데서 공사를 하는데다 철로가 가로지를 터널까 지 뚫어놓은 상황이라 바람이 거세다. 바람골이 만들어진 것이다. 체감온도만 영하 5℃를 넘다보니 추위와의 싸움이 가장 큰 걱 정이라는 게 근무자들의 설명이다. 최 부장은“조금 추운 날씨지만 올해 안에 4-1 토공구간에 전 주가설을 완료한다는 목표 달성을 위해 근로자들이 쉴 틈 없이 일 하고있다”고말했다. “우리 현장 무재해로 가자! 좋아! 좋아! 좋아!” 동그랗게 둘러선 무리에서 커다란 함성이 들려온다. 작업할 내용을 전파하고, 위험요인을 공유하는 안전교육과정 ‘툴박스미팅(TBM)’이다. 공사를 시작하기 전 과업에 대해 이해하고 안전에 대한 인식을 상기 시키는 과정이다. 오늘 진행되는 공사는 전주를 심 는 것이다. 열차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차선을 설치하기 위한 설비다. 현장에는 4공구 시공을 맡은 우민 전기와 감리사인 세종기술 직원들의 작업이 한창이다. 한 구석에서는 거대한 장비를 이 용해 전주를 심을 땅을 파고 있다. 돌가루와 먼지가 날리는 것을 방 지하기 위해 물을 미리 부어뒀다. 돌 이 많은 지대기 때문이다. 먼지 등이 날리지 않아서 비교적 안전하게 작 업할 수 있다. 전주를 심는 위치는 측량사의 세심한 계산을 거쳐서 정한다. “350km/h로 달리는 열차가 지나가는 구간입니다. 조금이라도 위치가 비틀어지면 전차선과 열차 간 이격이 생겨 전력손실 우려 도 있고,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죠.” 최 부장은“열차의 운행속도가 빨라질수록 정밀함을 지키는 것 이 신뢰성있는 열차를 만드는 기본”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크레인에 전주를 걸어 세우는 작업을 실시한다. 전주 모양이 평소 길가에서 보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일반 전기공사에 쓰이는 전주가 긴 원형이라면 철도공사에서는 H형 전주를 사용한다. 처음 전주를 심을 땅을 파는 작업과 마찬가지로 공사의 정밀도 를 높이기 위해서라는 게 최 부장의 설명이다. 전주를 따라 철로가 깔릴 때, 철로에서 수직으로 마주보도록 해 야 한다는 것이다. 철도가 전차선을 따라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 도록 하기 위해서다. 특히 전주가 90�로 정확하게 서야만 한다. 전차선이 걸릴 때 장 력 때문에 기울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설계과정에서도 반영 하고 있다. 최 부장은“지난 10월부터 본격적인 전기공사를 시작해서 60일 넘게 무사고를 이어가고 있다”며“전기공사는 위험요소가 많기 때문에 특히 안전을 중점적으로 생각해야한다”고 말했다. 특히 땅을 파는 장비나 크레인 등 거대한 장비들을 많이 쓰기 때문에 장비사용원칙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철도공단은 사전에 등록되지 않은 장비는 현장에 반입을 철저 하게 금지하고 있다. 또 과거 크레인에 달린 박스를 타고 이동하다가 사고가 발생하 는 등 전례를 막기 위해 목적 외에는 장비의 사용을 엄금한다. 장비 동작 중에 안전지시를 내려야 하기 때문에 신호수도 반드 시 배치한다. 사소한 일에도 신경을 써야한다는 게 최 부장의 설명이다. 잠깐 의 방심에도 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요즘처럼 시스템이 잘 갖춰 진 건설현장에 가장 큰 사고요인은‘사람’이기 때문이다. “철도는 공공시설이기 때문에 국민과의 약속인 공기를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최 부장은“사고가 발생하면 그만큼 공기도 길어지게 된다”며 “안전시공을 통해 정해진 기일 안에 공사를 마치겠다”고 다짐했다. 전북 정읍= 윤대원 기자<ydw@> 안전사고‘ZERO’적기준공‘OK’ 지난해 10월 호남고속철도 전기공사가 본격 적으로 시작됐다. 고속철도에서 전기공사는 열 차가 달릴 수 있는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기반 인 전차선로를 까는 작업이다. 고속철도 건설공 사의 핵심인 셈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사장 김광재)는 호남고 속철도 건설사업을 위해 총사업비 8조7283억 원을 투자, 지난 2006년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호남고속철도가 완성되면 경부고속철도와 함께 우리나라 양대 기간망으로서 교통∙생활 축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철도공단 측 의 설명이다. 사업기간 중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철도공단에 따르면 건설기간 동안 생산유발 20조7000억원, 임금유발 4조2000억원, 고용유 발 17만2000여명에 달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광주송정역까 지 이동시간도 기존 159분에서 93분으로 1시 간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본지는 호남고속철도 전기공사가 한창 인 전라북도 정읍시를 찾아 철도 안전건설현장 을 탐방해보기로 했다. 작업前 TBM 통해 작업자 간 안전의식 상기 정밀화된 작업이 고속철도 품질관리 생명 호남고속철도 전차선로 공사현장을 가다 “호남고속철도는 우리기술로 완성되는 첫 고속철도입니다.” 최태수 한국철도시설공단 호남본부 건설처 전철전력PM 부장은“기 존 경부고속철도는 프랑스에서 기술을 이전받아 완성한 것”이라며“고 속철도를 우리 기술로 직접 건설하는 사업에 참가하게 돼 자부심을 느 낀다”고말했다. 최 부장은 과거 국내 고속철도건설을 전담했던 한국고속철도건설공 단 설립 때부터 이 분야에 몸 담아온 전문가다. 경부선부터 호남선으로 이어지는 국내 고속철도역사의 산증인인 셈이다. 최 부장은 지난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호남선 전기공사 작업 에서 오송~익산 간 3∙4공구의 공사계획과 관리∙감독을 담당하고 있 다. “전차선 공사는 고속철도가 달릴 수 있도록 하는 기본골격을 만드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작업인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350km/h 정도 초고속으로 열차가 달려야 하는 것이니만큼 안 전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한다고도 했다. “350km/h의 고속철도가 달리기 위해서는 사소한 작업이라도 정밀도 를 높여야 합니다. 사소한 부품결함으로 타이타닉이 침몰했습니다. 우 리는 고객의 안전을 책임지고,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현장의 근로자들 한명 한명이 작업의 완성도를 높여주길 당부하고 싶 습니다.” 전기공사는 감전∙추락∙협착 등 안전사고요인을 대부분 갖추고 있 기 때문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분야다. 따로 떨어져서 작업을 실 시하는 공사내용 탓에 잠시라도 한 눈을 팔면 집중력이 금방 흐트러질 수도 있다. 최 부장은 현장의 근로자들에게“최근 발생하는 안전사고들은 시스 템이나 설비의 결함보다는 인적요인으로 인한 것이 대부분”이라며“작 업하는 매 순간마다 집중력을 잃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호남선 공사에는 400km/h로 달릴 수 있는 시험선 구간이 두 군데 설치됩니다. 그야말로 국내 최고속의 철도를 만들게 되는 것이죠. 내 자식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한 점의 흠 없이 호남선을 완공시키고 싶 습니다.” 최태수 철도시설공단 호남본부 건설처 전철전력PM 부장 “우리기술로 완성 되는 첫 고속철도 ‘내자식만든다’생각으로혼신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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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3일 목요일 신년특집

호남 고속철도 건설공사 4공구가 위치한 정읍을 찾아 KTX에

몸을 실었다.

3시간 여를 달려 정읍에 도착, 마중을 나온 최태수 철도공단 호

남본부 전철전력PM 부장의 안내를 받아 금일 공사현장으로 이동

했다.

협곡지형 가운데서 공사를 하는데다 철로가 가로지를 터널까

지 뚫어놓은 상황이라 바람이 거세다. 바람골이 만들어진 것이다.

체감온도만 하 5℃를 넘다보니 추위와의 싸움이 가장 큰 걱

정이라는 게 근무자들의 설명이다.

최 부장은“조금 추운 날씨지만 올해 안에 4-1 토공구간에 전

주가설을 완료한다는 목표 달성을 위해 근로자들이 쉴 틈 없이 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현장 무재해로 가자! 좋아! 좋아! 좋아!”

동그랗게 둘러선 무리에서 커다란 함성이 들려온다.

작업할 내용을 전파하고, 위험요인을 공유하는 안전교육과정

‘툴박스미팅(TBM)’이다.

공사를 시작하기 전 과업에 해

이해하고 안전에 한 인식을 상기

시키는 과정이다.

오늘 진행되는 공사는 전주를 심

는 것이다. 열차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차선을 설치하기 위한 설비다.

현장에는 4공구 시공을 맡은 우민

전기와 감리사인 세종기술 직원들의

작업이 한창이다.

한 구석에서는 거 한 장비를 이

용해 전주를 심을 땅을 파고 있다.

돌가루와 먼지가 날리는 것을 방

지하기 위해 물을 미리 부어뒀다. 돌

이 많은 지 기 때문이다. 먼지 등이

날리지 않아서 비교적 안전하게 작

업할 수 있다.

전주를 심는 위치는 측량사의 세심한 계산을 거쳐서 정한다.

“350km/h로 달리는 열차가 지나가는 구간입니다. 조금이라도

위치가 비틀어지면 전차선과 열차 간 이격이 생겨 전력손실 우려

도 있고,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죠.”

최 부장은“열차의 운행속도가 빨라질수록 정 함을 지키는 것

이 신뢰성있는 열차를 만드는 기본”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크레인에 전주를 걸어 세우는 작업을 실시한다.

전주 모양이 평소 길가에서 보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일반 전기공사에 쓰이는 전주가 긴 원형이라면 철도공사에서는

H형 전주를 사용한다.

처음 전주를 심을 땅을 파는 작업과 마찬가지로 공사의 정 도

를 높이기 위해서라는 게 최 부장의 설명이다.

전주를 따라 철로가 깔릴 때, 철로에서 수직으로 마주보도록 해

야 한다는 것이다. 철도가 전차선을 따라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

도록 하기 위해서다.

특히 전주가 90�로 정확하게 서야만 한다. 전차선이 걸릴 때 장

력 때문에 기울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설계과정에서도 반

하고 있다.

최 부장은“지난 10월부터 본격적인 전기공사를 시작해서 60일

넘게 무사고를 이어가고 있다”며“전기공사는 위험요소가 많기

때문에 특히 안전을 중점적으로 생각해야한다”고 말했다.

특히 땅을 파는 장비나 크레인 등 거 한 장비들을 많이 쓰기

때문에 장비사용원칙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철도공단은 사전에 등록되지 않은 장비는 현장에 반입을 철저

하게 금지하고 있다.

또 과거 크레인에 달린 박스를 타고 이동하다가 사고가 발생하

는 등 전례를 막기 위해 목적 외에는 장비의 사용을 엄금한다.

장비 동작 중에 안전지시를 내려야 하기 때문에 신호수도 반드

시 배치한다.

사소한 일에도 신경을 써야한다는 게 최 부장의 설명이다. 잠깐

의 방심에도 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요즘처럼 시스템이 잘 갖춰

진 건설현장에 가장 큰 사고요인은‘사람’이기 때문이다.

“철도는 공공시설이기 때문에 국민과의 약속인 공기를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최 부장은“사고가 발생하면 그만큼 공기도 길어지게 된다”며

“안전시공을 통해 정해진 기일 안에 공사를 마치겠다”고 다짐했다.

전북 정읍= 윤 원 기자<ydw@>

안전사고‘ZERO’적기준공‘OK’지난해 10월 호남고속철도 전기공사가 본격

적으로 시작됐다. 고속철도에서 전기공사는 열

차가 달릴 수 있는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기반

인 전차선로를 까는 작업이다. 고속철도 건설공

사의핵심인셈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사장 김광재)는 호남고

속철도 건설사업을 위해 총사업비 8조7283억

원을투자, 지난2006년부터공사를시작했다.

호남고속철도가 완성되면 경부고속철도와

함께 우리나라 양 기간망으로서 교통∙생활

축을형성할것으로기 된다는게철도공단측

의설명이다.

사업기간중지역경제에미치는 향도크다.

철도공단에 따르면 건설기간 동안 생산유발

20조7000억원, 임금유발 4조2000억원, 고용유

발 17만2000여명에 달하는 효과를 기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광주송정역까

지 이동시간도 기존 159분에서 93분으로 1시

간가까이줄어들전망이다.

이에 본지는 호남고속철도 전기공사가 한창

인 전라북도 정읍시를 찾아 철도 안전건설현장

을탐방해보기로했다.

작업前TBM 통해작업자간안전의식상기

정 화된 작업이 고속철도 품질관리 생명

호남고속철도전차선로공사현장을가다

“호남고속철도는 우리기술로 완성되는 첫 고속철도입니다.”

최태수 한국철도시설공단 호남본부 건설처 전철전력PM 부장은“기

존 경부고속철도는 프랑스에서 기술을 이전받아 완성한 것”이라며“고

속철도를 우리 기술로 직접 건설하는 사업에 참가하게 돼 자부심을 느

낀다”고 말했다.

최 부장은 과거 국내 고속철도건설을 전담했던 한국고속철도건설공

단 설립 때부터 이 분야에 몸 담아온 전문가다. 경부선부터 호남선으로

이어지는 국내 고속철도역사의 산증인인 셈이다.

최 부장은 지난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호남선 전기공사 작업

에서 오송~익산 간 3∙4공구의 공사계획과 관리∙감독을 담당하고 있

다.

“전차선 공사는 고속철도가 달릴 수 있도록 하는 기본골격을 만드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작업인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350km/h 정도 초고속으로 열차가 달려야 하는 것이니만큼 안

전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한다고도 했다.

“350km/h의 고속철도가 달리기 위해서는 사소한 작업이라도 정 도

를 높여야 합니다. 사소한 부품결함으로 타이타닉이 침몰했습니다. 우

리는 고객의 안전을 책임지고,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현장의 근로자들 한명 한명이 작업의 완성도를 높여주길 당부하고 싶

습니다.”

전기공사는 감전∙추락∙협착 등 안전사고요인을 부분 갖추고 있

기 때문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분야다. 따로 떨어져서 작업을 실

시하는 공사내용 탓에 잠시라도 한 눈을 팔면 집중력이 금방 흐트러질

수도 있다.

최 부장은 현장의 근로자들에게“최근 발생하는 안전사고들은 시스

템이나 설비의 결함보다는 인적요인으로 인한 것이 부분”이라며“작

업하는 매 순간마다 집중력을 잃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호남선 공사에는 400km/h로 달릴 수 있는 시험선 구간이 두

군데 설치됩니다. 그야말로 국내 최고속의 철도를 만들게 되는 것이죠.

내 자식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한 점의 흠 없이 호남선을 완공시키고 싶

습니다.”

최 태 수철도시설공단 호남본부 건설처 전철전력PM 부장

“우리기술로완성되는첫고속철도

‘내자식만든다’생각으로혼신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