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sonable partnership

6
SPOTLIGHT 100 취재 장유진 REASONABLE PARTNERSHIP 101 산돌커뮤니케이션 & 토탈 아이덴티티 REASONABLE PARTNERSHIP 한글 폰트 개발회사 산돌커뮤니케이션과 네덜란드의 디자인 에이전시 토탈 아이덴티티 간의 최근 MOU 체결을 기념하며 이와 관련하여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기업이 여태껏 쌓아온 작업의 결과를 정리하여 살펴본다

Upload: vuduong

Post on 30-Jan-2017

257 views

Category:

Documents


1 download

TRANSCRIPT

Page 1: REASONABLE PARTNERSHIP

SPOTLIGHT

100

취재

— 장유진

REASONABLE PARTNERSHIP

101

산돌커뮤니케이션 & 토탈 아이덴티티

REASONABLE PARTNERSHIP

한글

폰트

개발회사

산돌커뮤니케이션과

네덜란드의

디자인

에이전시

토탈

아이덴티티

간의

최근

MOU 체

결을

기념하며

이와

관련하여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각 기업이

여태껏

쌓아온

작업의

결과를

정리하여

살펴본다

Page 2: REASONABLE PARTNERSHIP

SPOTLIGHT

102

지난 9월 24일 서울 산돌커뮤니케이션의 사무실에 반가운 손님이 방문했다. 네덜란드 디자인 에이전시인 토탈 아이덴티티(Total Identity)의 대표 밥 반데리(Bob van der Lee)였다. 이날 산돌커뮤니케이션과 토탈 아이덴티티 간의 MOU 체결이 있었고, 두 회사의 대표는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기업전용서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CA: 먼저 각 회사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토탈 아이덴티티 밥 반데리 대표(이하 토탈): 토탈 아이덴티티는 1963년에 ‘토탈 디자인(Total Design)’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하여 작년에 50주년을 맞았습니다. 15년 전에 ‘토탈 아이덴티티’로 리브랜딩을 했고요. 아이덴티티를 단순히 비주얼적인 측면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전략, 커뮤니케이션, 기업 문화 등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요즘 시대는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세상이라 광고 같은 걸로 회사의 이미지를 만들 수는 없어요. 아이덴티티는 DNA와도 같은 것인데 이로써 회사를 표현하는 것이죠. 사람들이 종종 더치 디자인의 비밀을 물어봐요. 저는 그러면 이렇게 답하죠. “영어로 이야기 하자면 신이 세상을 만들었지만, 네덜란드 사람들은 홀란드를 만들었다.(네덜란드 국토 반 이상이 해수면보다 낮아 인간이 직접 땅을 만들었다는 표현이다.)” 네덜란드는 국토 자체를 디자인한 문화 즉, DNA를 갖고 있기에 모든 곳에 기능적이고 실용적인 방식으로 디자인을 해온 것이고 이를 토탈 아이덴티티는 다양한 분야에서 50년간 적용해온 것이죠. 철도, 건설, 식음료 아이덴티티 등 다채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한국에 가장 잘 알려진 것은 현대카드 기업전용서체 영문 폰트를 만든 일이었습니다. 클라이언트의 규모가 작든 크든 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어떻게 강화시켜 사람들에게 이해시킬 것인가가 저희가 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산돌커뮤니케이션 석금호 대표(이하 산돌): 산돌이 하는 일은 뚜렷합니다. “우리는 폰트를 짓습니다.(We build fonts.)” 산돌이 존재하는 이유는 한글이 국가의 얼굴이고 브랜드라고 확실히 믿기 때문이죠. 현재 417종의 폰트를 개발했고 기업전용서체 프로젝트도 다수 진행하여 현재까지 약 600종 정도의 폰트를 개발했습니다. 최근에 가장 두드러지는 프로젝트는 지난 4월에 공개한 산돌구름 서비스에요. 일종의 서비스 플랫폼인데 사용료를 받고 폰트를 빌려주는 개념이죠. 그동안 폰트를 구매해도 한 컴퓨터에서밖에 쓰지 못하고 맥용을 따로 사야한다든가 제약이 있었는데 아이디만 있으면 어디서든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는 폰트 사용자의 환경을 완전히 바꾼 혁신이라고 할 수 있죠. 산돌은 국내에서 폰트와 관련하여 글로벌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거의 유일한 회사에요. 마이크로소프트의 기본 폰트인 맑은 고딕이나 최근 어도비와 구글 측과 진행한 본고딕을 예로 들 수 있죠. 이제 프로젝트에 있어서 국가라는 개념은 거의 사라진 것 같아요.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시장에서 제한 없이 활동하고자 합니다.

CA: 이번 MOU 체결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더불어 토탈의 경우 일반적인 지사 형태가 아니라 파트너십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산돌: MOU 체결은 파트너십 관계를 맺고 동반자적 관계로 미래의 시장을 향해 같이 나아가자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이미 여러 글로벌한 타입 관련 회사와 관계를 맺고 있었어요. 라틴 폰트가 필요한 프로젝트가 있으면 영국의 달튼 맥(Dalton Maag) 혹은 미국의 크리스찬 슈와르츠(Christian Schwartz) 등에게 일의 일부분을 맡기는 식이었죠. 그 나라의 문자는 해당 문화에 젖어있는 사람이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개인적인 신념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글로벌한 프로젝트라면 우리가 한글 폰트를 담당하고 토탈이 라틴 폰트를 담당할 수도 있겠고, 국내 프로젝트의 경우 우리가 폰트를 맡는다면 토탈이 아이덴티티를 담당하는 등 서로에게 이점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 같아요.

토탈: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MOU는 어떠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서로 도우려고 우선적으로 노력한다는 간단한 내용입니다. 산돌의 목표가 “폰트를 짓습니다.”라면 우리의 목표는 “아이덴티티를 만듭니다.(We build identities.)”라고 말할 수 있어요. 좋은 파트너십은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없고 상대방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분명히 아는 것입니다. 서로 같은 일을 한다면 파트너십을 맺을 이유가 딱히 없죠. 서로의 경험을 더하면 산돌과 함께 더 나은 것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지사를 갖지 않는 건 우선 아이덴티티는 해당 지역 문화와 밀접한 관련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 이는 배우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해당 문화에 대한 이해가 보다 높은 이들과 파트너십의 형태로 일을 진행하는 것이죠. 한편으로는 더 이상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라는 것을 믿을 필요가 없어요. 아디다스와 글로벌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180’이라는 암스테르담의 한 에이전시가 있는데요, 이곳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크리스 멘돌라(Chris Mendola)가 한 이야기가 대표적이죠. “좋은 컨셉은 잘 이동합니다.(Good concept travels well.)” 컨셉이 명료하고 이야기가 좋으면 굳이 지사가 없어도 프로젝트를 제대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REASONABLE PARTNERSHIP

103

CA: MOU 체결 이전 상대 기업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갖고 계셨는지 궁금합니다.

토탈: 같은 프로젝트에서 우리는 라틴 폰트를, 산돌은 한글 폰트를 담당한 경우가 몇 번 있기는 하지만 사실 모두 우연이었고 여태까지 만나본 적이 없었어요. 때문에 어떠한 견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은 없네요. 제가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지금 굉장히 기쁘다는 거예요. 이번 기회에 산돌이 진행한 작업들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파트너십을 맺으면 좋겠다는 판단이 들어서 기꺼이 한국에 오게 된 것입니다.

산돌: 토탈에 대한 첫인상은 현대카드 기업전용서체였어요. 토탈 측에서 카드의 코너를 서체에 반영하는 그 컨셉을 잡은 것인데 여태까지 국내에서 브랜드 폰트의 원조로 인정받는 획기적인 사례였죠. 그간 토탈 아이덴티티의 업적을 보며 이러한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는다는 것이 우리에게도 굉장히 좋은 기회라고 여겼습니다. 가깝게 지내면 서로 배울 점이 많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CA: 기업전용서체를 개발하는 것이 갖는 이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토탈: 날이 갈수록 서로 다른 분야의 상품이 점점 더 비슷해지고 있어요. 기업도 마찬가지고요. 이처럼 모든 기술이 교환 가능해지면서 오히려 브랜드가 점점 더 중요해졌죠. 시장 점유율의 4-50%가 브랜드 가치에 의해 좌우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만큼 개성 있는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것이고 여기에서 기업전용서체는 해당 브랜드를 특별하고 개성 있게 만드는 요소가 된 것이죠.

산돌: 한국의 시장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보탠다면 사실 폰트를 통한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주목을 하게 된 계기가 현대카드 서체였죠. 한국 기업들에게 기업전용서체의 중요성을 강력하게 심어준 계기가 되었어요. 이를 좇으려는 일종의 붐이 지난 10년간 있었고요. 이제는 기업뿐만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브랜드 폰트를 개발하는 환경이 되었으니, 폰트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나가는 것에 있어서 한국은 성공적인 나라 중 하나라고 봅니다. 이처럼 수요가 있으니 토탈 아이덴티티 측에서도 한국의 상황에 관심을 갖는 것이겠고요.

CA: 그렇다면 기업전용서체를 개발하는 구체적인 과정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산돌: 우선 해당 기업에서 먼저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합니다. 어떠한 목적으로 개발하겠다는 의뢰를 하는 것이죠. 여기에서 어떠한 철학을 담을 것인가 뿐만 아니라 용도가 무엇이냐가 굉장히 중요해요. PC에서만 사용할 것인지 모바일에서도 적용할 것인지 등 어떤 기기에서 쓸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이와 같은 기획 회의를 거쳐서 키워드를 정리하고 견본 작업을 진행합니다. 여러 견본을 갖고 하나로 좁혀나가는데 먼저 해당 기업에서 자주 사용하는 문장을 작업합니다. 이후 빈출자 200자, 그 다음에는 2,350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11,172자를 완성시켜가는 것이죠.

토탈 아이덴티티TOTAL IDENTITY

TOTALIDENTITY.COM—

1963년 빔 크로웰(WIM CROWEL) 등이 ‘토탈 디자인(TOTAL DESIGN)’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네덜란드의 독립 에이전시이다. 기업 브랜딩 컨설턴트 회사로서 1999년에 현재의 회사명으로 리네임하였고 암스테르담에 위치하고 있다. 브랜딩과 관련하여 기업 브랜딩(CI) 리뉴얼, 글로벌

브랜딩 전략 컨설팅, 아이덴티티 관리 시스템 등 다각적으로 전문화되어 있다.

산돌커뮤니케이션SANDOLLCLOUD.COM

—1984년 석금호 대표가 설립하여 올해 30주년을 맞은 한글 폰트 개발회사이다. 기업전용서체까지 포함하여 현재까지 약 600여종의 한글 폰트를 개발했으며

최근에는 ‘산돌구름’ 서비스 플랫폼을 런칭했다.

Page 3: REASONABLE PARTNERSHIP

SPOTLIGHT

104

가 각 간 갈 감 강 개 거 건 것 게 결 경 계 고 골 공 과 관 교구 국 군 된 두 드 들 디 따 때 또 라 란 람 래 러 레 려 력 련로 료 르 른 를 름 리 린 마 만 말 며 면 명 모 무 문 물 미 민 및바 반 발 방 배 법 병 보 본 부 분 불 비 사 산 상 새 생 서 선설 성 세 소 속 수 술 스 습 시 식 신 실 심 아 안 않 알 야 양 어 업없 었 에 여 역 연 였 영 예 오 와 요 용 우 운 울 원 위 유 육 으은 을 음 의 이 인 일 임 있 자 작 장 재 저 적 전 절 점 정 제 조종 주 중 증 지 직 질 집 찰 책 체 초 추 치 카 크 타 태 터 토 특 파포 프 피 하 학 한 할 합 해 향 험 현 형 호 화 환 활 회 후 히

210 Frequency Occurrence Characters Medium 52 / 68 pt

산돌헤드라인 시티체 프로젝트: 산돌 도쿄 5종—제작 기간: 3개월공개 일시: 2012년디자이너: 곽두열—‘산돌 도쿄’는 그란샨 2014 통합 디스플레이 서체 부문 1위(아트, 헤드라인, 스크립트, 기타 디스플레이 포함)를 차지한 서체로, 탈네모꼴이면서도 기존의 탈네모꼴이 가졌던 한계를 벗어난 형태가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에 서체가 정해진 기본 모듈 안에서 한정적인 형태를 보여줬다면 여기에선 기본 모듈에서 필요에 따라 변화를 주어 한글이 갖고 있는 모듈의 다양성을 강조한 점이 눈에 띈다. 이는 미리 설정해 놓은 모듈에 모음, 자음을 무조건 맞추어 넣어야 한다는 기존 조합형 한글의 공식을 깨는 방향으로 한 단계 진보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모음을 기준으로 한 세로조합과 가로조합의 특성은 글자에 독특한 외형과 율동감을 부여한다. 도쿄체는 다양한 한글 자소의 위치 변화를 디지털화한 폰트이다. 글줄 및 자소 ‘ㄹ’의 차별적 표현은 이 서체만의 개성을 보여준다. ‘ㄹ’의 경우 과거 일본 성의 동양적이면서도 웅장한 모습과 기울기에서 따온 형태가 적용되어 인상적이다.—답변자: 디자인센터 타이포랩팀 강주연 사원 (폰트 디자이너)

그란샨 2014—그란샨(GRANSHAN)이란 아르메니아와 뮌헨 타이포그래피 학회가 주최하는 국제 컨퍼런스이자 비-라틴 폰트 축제로, 폰트 디자인과 관련하여 가장 권위 있는 국제 대회 중 하나이다. 2008년에 시작해 올해로 7년째를 맞았고 매년 꾸준히 진행되어 총 80여 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작년까지는 아르메니아어, 아랍어, 중국어, 키릴어, 그리스어, 인도어, 디스플레이 폰트 부문에서 경쟁이 이루어졌지만 올해부터는 한글과 태국어도 추가되어 총 9개의 부문으로 늘어났다. 이 대회 자체가 매년 세계에 더 많은 언어를 소개하자는 의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란샨의 수상자는 상금 약 150만원과 함께 국제 타이포그래피 협회의 추계 학술 대회인 ATYPL을 즐길 수 있는 영광을 안게 된다.

105

SANDOLL COMMUNICATION

본고딕—제작 기간: 2년공개 일시: 2014년 7월디자이너: 장수영, 강주연—‘본고딕’은 구글의 노토 산스 CJK(NOTO SANS CJK), 어도비의 소스 한 산스(SOURCE HAN SANS)의 한글 이름으로 ‘근본이 되는 산세리프 서체’라는 뜻이다. 구글의 자본과 어도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각국을 대표하는 동아시아 폰트 기업들이 합작하여 만든 서체인데, 마이크로소프트의 ‘맑은 고딕’, 애플의 ‘고딕 네오1’ 등 산돌이 그동안 진행해온 글로벌 프로젝트의 경험을 인정받아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한글은 산돌, 한문은 시노타입, 일문은 이와타가 각각 맡아 제작했으며 어도비에서 컨트롤 타워 역할을 담당하여 프로젝트 전반을 진행하였다. 각 나라별 서체의 톤을 맞추기 위해 주로 이메일을 통하여 의견을 주고받았다. 특히 제작이 까다로운 한글 고어의 경우 어도비의 언어학 박사인 켄 룬드(KEN LUNDE) 박사 및 구글 본사의 한글담당자와 의견을 교환하여 제작하였다. 본고딕의 전반적인 디자인은 한자 코즈카(KOZUKA) 고딕, 영문 노토 산스를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본문과 제목, 인쇄와 화면에 두루 사용될 수 있도록 현대적인 구조에 정교한 곡선 표현이 특징이다. 한글 11,172자를 완성형으로 제작하였고 고어 또한 백만 자 이상의 조합이 가능하다. 자주 쓰이는 고어의 경우 완성형으로 500자가 따로 제작되었다. 제작 분량이나 디자인의 완성도 외에 기술적인 부분 또한 공이 많이 들어갔다. 본고딕은 총 7개의 굵기로 제작되었는데 이 중 중간굵기 5종은 TWB라는 어도비가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을 통해 자동으로 파생 및 제작되었다. 또한 오픈타입 피처 기능을 이용하여 구두점의 크기나 위치 또한 각국의 문자에 맞게 따로 설정하여 글자의 형태뿐만 아니라 조판 또한 통합된 폰트로써 기능하게끔 노력을 기울였다. 서체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엄청난 시간과 인력, 비용 등을 생각하면 본고딕 프로젝트가 앞으로도 실현되기 힘든 전무후무한 프로젝트임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각국의 서체전문가들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만들어진 최초의 서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국적화, 국제화라는 추세에 맞춰 각국의 문자를 아우르는 통합된 폰트에 대한 수요는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는 점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앞으로 산돌이 글로벌 서체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방향을 제시해주는 시발점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기업의 사회 환원이라는 대승적인 목적으로 제작된 서체인 만큼 오픈 소스로 제공되었는데, 이를 통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폰트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답변자: 디자인센터 커스텀폰트팀 장수영 매니저 (폰트 디자이너)

Page 4: REASONABLE PARTNERSHIP

SPOTLIGHT

106

광야/동백꽃체—제작 기간: 3개월공개 일시: 2014년 10월디자이너: 박진경(광야체), 이형원(동백꽃체), 강민재(기획 및 디자인)

—답변자: 디자인센터 커머셜폰트팀 박진경 매니저 (폰트 디자이너)

광야체: 돌기부분을 작업하며 ‘광야’의 첫인상이 정해졌다. 붓으로 힘 있게 눌러 쓴 듯 묵직함을 표현하여 ‘광야’만의 아날로그적인 느낌을 살렸다

동백꽃체: 가로와 세로 대비가 있는 두꺼운 폰트이다. 고딕 구조에 명조의 특징인 장식과 굴림을 더하여 복고적인 감성을 더했다. 이 서체에서 여성적인 느낌이 나는 이유는 장식의 둥근 모양 덕분이다.

107

SANDOLL COMMUNICATION

산돌구름 서비스의 현재—

산돌구름은 월 9,900원의 가격으로 365종의 폰트를 제공하는 베이직 상품, 월 29,900원에 417종(2014년 10월 기준)의 폰트를 기본으로 하여 매월 신규 폰트가 추가되는 플러스 상품, 월 39,000원으로 모든 상업 분야의 라이선스를 사용할 수 있는 라이프 상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지 6개월 만에 가입자 수 3만 명을 돌파했고 2015년에는 20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8-2013년 6년간 폰트 구매자가 2만 명 수준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폭발적인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산돌구름 서비스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산돌구름은 인터넷을 통해 클라우드 방식으로 원하는 장소,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치에서 필요한 폰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서비스로 지난 4월에 런칭했습니다. 산돌구름에 가입하면 더 이상 외장하드에 폰트 파일을 복사해서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되죠. 이 서비스는 월 단위 결제가 가능해서 필요한 시기에만 폰트를 사용할 수 있고, 하나의 계정으로 여러 장치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모든 장치에서 폰트 목록이 동기화된다는 점, 윈도우와 OSX를 동시에 지원하고 폰트가 호환된다는 점 등을 특징으로 합니다. 또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는 긴급한 상황에서도 제한적으로 폰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오프라인 긴급모드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 형식으로 폰트를 제공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산돌은 2005년부터 ‘NEXT’ 말 그대로 ‘다음 시대’의 폰트 시장을 준비하기 위한 비밀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습니다. 이때 이미 회원제, 기간제, 사용권, 사용료와 같이 산돌구름의 기본 서비스 개념은 완성되었죠. 다만 소비자들이 받아들이기에 너무 이린 시기라고 생각하여 꾸준히 시장의 흐름과 기술 동향을 파악하면서 최적의 때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2008년 스마트폰 등장 이후 매우 큰 변화가 일어났고 이때 친숙해진 ‘클라우드’ 개념이 NEXT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죠. 이제 적절한 시점이 됐다는 판단 하에 2012년 말부터 본격적인 산돌구름 서비스 개발을 시작했어요.최초 기획에서의 포지셔닝은 ‘놀랍게 저렴한 가격으로, 모든 폰트를 제공합니다.’였습니다. 폰트 산업이 성장하지 못하는 원인과 소비자들의 불만 원인이 모두 합리적이지 못한 폰트 가격 구조에 있다고 분석하여,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폰트 회사가 아니라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가격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가격을 제공하면서도 폰트 회사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남은 과제였는데 그 해답을 산돌은 클라우드 서비스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와 같은 서비스가 앞으로의 폰트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산돌구름을 통해 변화를 일으키고 싶었던 그 첫 번째는 폰트 시장에서 저작권 단속을 없애는 것입니다. 단속을 통해 수익을 올리기보다는 폰트 품질과 서비스로 경쟁하는 정상적인 산업으로 탈바꿈해야 폰트 업계에 미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두 번째는 시장 규모의 확대시키는 것, 특히 개인 용도의 시장이 새롭게 창출되는 거예요. 저렴하고 편리한 폰트 서비스가 있다면 개인 용도로 가입하는 사람들이 생겨날 수 있으니까요.마지막으로 유통 능력이 없는 영세한 폰트 회사와 디자이너에게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제공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폰트 시장의 파이를 키우게끔 노력하고 폰트 디자이너들은 좋은 폰트를 개발하는 데에 역량을 집중하여, 궁극적으로 좋은 결과물이 더 많이 개발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에 폰트 서비스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산돌구름 서비스 플랫폼은 이미 서드 파티의 폰트 회사와 개인 디자이너들이 폰트 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게끔 개발되어 있죠.

산돌구름에 대한 현재까지의 반응 혹은 피드백이 궁금합니다.—

클라우드 방식의 서비스라는 점에 대해서 거부감이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처음에 있었습니다만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서비스 개념을 아주 명쾌하게 이해했습니다. 특히 기업의 경우엔 라이선스가 모두 해결된 라이프 상품에 대해 반응이 폭발적이죠. 아직 6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가격적인 면과 폰트의 질적인 면 모두 사용자를 만족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봅니다. 업계에서도 유사한 폰트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폰트 시장에는 산돌구름과 같은 서비스 개념이 자리 잡게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답변자: 전략기획팀 장현진 팀장

Page 5: REASONABLE PARTNERSHIP

SPOTLIGHT

108

네덜란드 정부 기관 디지털 플랫폼HOLLAND: I-BASE—프로젝트 기간: 2008-2014년프로젝트 팀: 마르셀 도우(MARCEL DOUW), 아르비드 스미트(ARVID SMIT), 마이크 융슐라거(MIKE JUNGSCHLAGER), 에드윈 반 프라엣(EDWIN VAN PRAET), 유 자오(YU ZHAO)

—2009년 정부 부처부터 각종 실행 기관까지 네덜란드 정부의 모든 기관이 단일한 로고를 사용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토탈 아이덴티티는 포괄적인 디지털 플랫폼을 만들어 정부의 단일한 CI 도입을 용이하게끔 하는 과제를 맡았다. 동시에 기관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그 거리를 좁힐 수 있도록 해야 했다. 사용자 그룹과 프로젝트 자체의 복잡함 그리고 그 규모를 다루는 것이 이 과제를 해결하는 데에 있어 관건이었다. 디지털 플랫폼 아이-베이스(I-BASE)의 컨셉은 모든 기관에 있어 동일하고 필수적인 정보는 중앙에서 관리될 수 있게 하고, 각 기관의 특수한 요소와 모듈은 자체적으로 정보에 더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가이드라인, RSS, 뉴스, 뉴스레터 관리, 이미지 관리, 디자인 툴 등 굉장히 다양한 요소와 모듈에 사용자가 접근성을 가질 수 있도록 말이다. 이는 사용자의 로그인 코드와 권한에 따라서 차이를 두었고 이에 ‘마이 1 로고(MY 1 LOGO)’라는 개인화된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모듈의 사용을 통해 CI의 올바른 적용을 가능하게 하는 데 그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2011년 모든 기관은 아이-베이스 안에서 자신의 가이드라인과 응용법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토탈 아이덴티티는 각 기관이 이 일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2010년에 새로운 장관 팀이 집권을 시작하면서 정부 구조를 재개편하여 이 프로젝트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는 60개가 넘는 정부 기관의 로고타입과 커뮤니케이션을 4주 안에 재개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CI 가이드라인, 변형된 디자인 툴 등을 제공하며 기간 내에 겨우 이 일을 마쳤다. 동시에 완성된 시스템을 업데이트했고 새로운 계정 승인 시스템을 도입했다. 아이-베이스는 이 모든 압박을 견뎌낸 작업이었다.

109

TOTAL IDENTITY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 대관식 디자인CITY DRESSING FOR KING WILLEM ALEXANDER INAUGURATION—클라이언트: 암스테르담시의회프로젝트 기간: 1주일공개 일시: 2013년 4월—담당: 쿠베이든 포스트마(KOEWEIDEN POSTMA)

디자이너: 에디 웨그먼(EDDY WEGMAN), 자크 쿠베이든(JACQUE KOEWEIDEN), 마크 홀트만(MARK HOLTMANN), 욘 달(JORN DAL)

기획: 휴고 반 덴 보스(HUGO VAN DEN BOS)

재무: 딕 드 흐루트(DICK DE GROOT), 에르멜린데 반 르줄(ERMELINDE VAN REUSEL)

—제작 협력: 스튜디오 볼라에자르트/테페 프로덕티즈(STUDIO VOLLAERZWART/TEEPE PRODUCTIES)

제작: 반 스트라튼(VAN STRAATEN), 반 데 바크 VMF(VAN DER VALK VMF), 버티컬 비전(VERTICAL VISION), 맥스텐션(MAXTENSION), 파테 그룹(PATER GROEP)

—지난 2013년 네덜란드에서 123년 만에 탄생한 남성 국왕 빌럼 알렉산더르의 대관식을 위해 암스테르담시 외관 디자인이 진행되었다. 쿠베이든 포스트마(토탈 아이덴티티 그룹의 일부)는 1주일 만에 이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했기에 장엄하면서도 축제의 분위기는 잃지 말자는 목표에 집중했다.

왕관이나 국왕의 이미지 없이 빌럼 알렉산더르의 이니셜 W와 A를 이용하여모노그램을 현대적으로 바꾸었다.

큰 규모로 여러 상황에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게끔 모듈식의 그리드를 활용하였다.

공식 프로그램 주변에는 국기 색상으로 디자인한 깃발을, 그 외 지역에서는 여느 때처럼 퀸즈 데이(QUEEN'S DAY)를 기념할 수 있게끔 왕가의 색상인 주황을 활용한 깃발을 사용했다.

Page 6: REASONABLE PARTNERSHIP

SPOTLIGHT

110

그랜드 디파트 투르 드 프랑스 2015 비주얼 아이덴티티 & 캠페인 디자인GRAND DÉPART TOUR DE FRANCE 2015 VISUAL IDENTITY & CAMPAIGN DESIGN—클라이언트: 위트레흐트시(LE TOUR UTRECHT)

프로젝트 시작 시기: 2013년 11월—기획 디렉터: 한스 브란트(HANS P BRANDT)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펠릭스 얀센스(FELIX JANSSENS)

디자이너: 아서 리매클(ARTHUR REMACLE), 디미트리 반 로에넨(DIMITRI VAN LOENEN), 펠릭스 얀센스—스포츠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라면 한번쯤 들어보았을 자전거 경주대회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가 2015년에는 네덜란드의 위트레흐트에서 시작된다. 토탈 아이덴티티는 이 ‘그랜드 디파트(GRAND DÉPART)’를 기념하며 위트레흐트시의 비주얼 아이덴티티와 캠페인 디자인을 진행했다. 위트레흐트시의 브랜딩 프로그램 내 주력 프로젝트였으며 모든 분야에서의 도시 개발을 반영하고자 했다. 젊은 인구의 생동감, 크리에이티브 도시로서의 혁신적 역량, 생명과학 분야에서의 과학 연구기관의 힘 등을 포괄하는 ‘활력(VITALITY)’을 테마로 하였다. 비주얼 아이덴티티와 캠페인은 네덜란드와 위트레흐트시를 프랑스의 스포츠 이벤트와 전체적으로 연결시켜 주었다. 도시의 빨간 삼각형 문장을 두 바퀴에 대입시켰는데, 이는 리트벨트(RIETVELD)와 딕 브루너(DICK BRUNA) 같은 유명한 더치 아이콘을 연상시키는 선택이었다. 그래픽 아이콘 주변의 구체적인 비주얼 언어는 특색이 없는 하이테크 스포츠 선수들로부터 벗어나 아이덴티티를 친밀하고 도시적이며 크리에이티브하게 만들어 준다. 캠페인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공개되었다. 도시의 외관, 웹과 모바일, 프로모션 애니메이션, 선수들의 공식 키트 그리고 브로슈어, 포스터, 깃발, 상품 같은 이차적인 요소들에도 디자인이 적용되었다.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세계의 가장 큰 연간 스포츠 행사 중 하나로 프랑스와 인접 국가를 달리는 자전거 경주대회이다. 매해 7월에 3주간 진행되고 총 21개의 구간을 거쳐 프랑스의 샹젤리제 거리에서 끝이 난다. ‘그랜드 디파트’는 대회의 시작을 알림과 동시에 경주의 첫 번째 구간을 의미하는데 2015년에는 네덜란드의 위트레흐트시에서 출발한다. 전세계의 스포츠맨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대중에게도 전설적인 행사로 아마우리 스포츠 협회(AMAURY SPORT ORGANIZATION, ASO)에서 개최하고 있다.

111

TOTAL IDENTITY

토탈 아이덴티티가 제작한 기업전용서체

01원라이너ONELINER—클라이언트: 토탈 아이덴티티 자체 폰트공개 일시: 2001년디자이너: 아드 반 도믈렌(AAD VAN DOMMELEN)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다루는 회사를 위한 디자인은 기본적이면서도 명료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원라이너'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선의 굵기가 동일한 글자로 서체를 제작했다. 대비가 적은 딘(DIN)이나 아이소놈(ISONORM) 같은 서체와 닮았으며 선의 너비를 조정함으로써 서체의 굵기를 바꿀 수 있다.

02알-푸타임AL-FUTTAIM—클라이언트: 알-푸타임공개 일시: 2002년디자이너: 엘레 반 데어 토른 브라이도프(JELLE VAN DER TOORN VRIJTHOFF)

03유앤아이YOU AND I—클라이언트: 현대카드공개 일시: 2004년디자이너: 아드 반 도믈렌, 안드레 몰(ANDRÉ MOL)

—현대카드는 타겟 그룹에 맞게 서로 다른 신용카드를 개발하는 등 특정한 브랜드 확장 방안을 갖고 있었다. 각각의 브랜드에 맞게 개인적인 스타일과 독특한 느낌을 추구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기업의 특성을 반영하여 서체를 제작했다. ‘유앤아이’ 서체의 흥미로운 부분은 신용카드의 형태와 크기에 정확히 맞아 떨어지게끔 속공간을 디자인했다는 점이다.

04LG 스마트LG SMART—클라이언트: LG 글로벌공개 일시: 2013년디자이너: 펠릭스 얀센스, 아드 반 도믈렌, 디미트리 반 로에넨—기업전용서체에 대한 요즘의 트렌드는 단순히 기업의 비즈니스를 반영하는 구조화된 서체로부터 벗어나, 기업의 태도를 보여주는 더욱 명백한 서체로 나아가고 있다. 이에 독특한 시그니처를 제공하는 캘리그래피적인 타입 원칙과 LG의 브랜드 기하학적 구조를 결합하는 특별한 접근법을 통해 서체를 제작했다.